남돌물

2020년대에 등장한 남돌물의 기원은 90년대부터 인터넷 아이돌 팬덤에 의해 양, 음지에서 연재되었던 보이그룹의 아이돌 팬픽이다.

물론 남돌물의 실질적 형성은 남성향 웹소설의 브로맨스 서사 유행과 (장르 드리프트로 인한 대체제 탐색 과정에서 주목된) 기존 연예계물 문법의 접합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남돌물의 주제와 성격에는 보이그룹 아이돌 팬픽이 존재하며 강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두 매체간의 연결점은 핵심 소재, 향유층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다.

향유층의 중복
남돌물의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브로맨스 선호 여성향 향유층은 보이그룹 아이돌 팬픽 향유층과 관련이 있다. 2010년대 말 남성향 웹소설에서 브로맨스 서사를 찾아내 덕질하던 여성향 독자층은 Twitter를 비롯한 SNS 매체에 집결하였던 서브컬쳐 여성향 동인 팬덤으로 간주되는데, 이 동인 팬덤은 같은 위치에 존재하던 보이그룹 아이돌 팬픽 향유층과 중복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한편 보이그룹 아이돌 팬픽을 연성, 소비하던 팬덤이 남성향 웹소설의 브로맨스, BL 드리프트 관련 작품을 향유하며 남돌물로 진입하거나, 웹소설을 향유하던 팬덤이 남돌물의 덕질 소재에 주목하여 남돌물 창작, 소비층으로 진입하기도 하였다.

덕질 경험 기반의 향유
한편 보이그룹 아이돌 팬픽과 남돌물의 핵심 요소인 실제 연예계와 보이그룹, 팬덤 고증은 실제 아이돌 덕질 경험에서 비롯한다. 작가의 덕질 경험을 통해 형성된 고증과 밈의 사용은, 동질 경험을 가진 향유층의 몰입감을 높이고 취향 공동체로 단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브로맨스 서사 원형으로서의 보이그룹 아이돌 팬픽과 팬덤.
한편 남돌물의 특성중 하나인 브로맨스 서사, 나아가 남돌물 향유층의 정체성인 브로맨스 선호 여성향 인터넷 문학 향유층이라는 성향은 동성애 모티브를 소재로 인터넷 문학을 창작해오던 보이그룹 아이돌 팬픽 팬덤에서 기원하고 있다.

2.1.2. 그 외 유사 장르

남자 아이돌, 보이 그룹 소재 BL 소설: 아이돌 팬픽 외에 남돌물과 유사한 형태를 가진 소설은 BL 소설 중 남자 아이돌, 보이그룹 등 연예계를 소재로 삼은 작품들이 꼽힌다.

남성향 연예계물 작품: 위의 사례를 제외하고, 남자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삼은 최초의 연예계물 웹소설은 2016년 3월 15일 문피아에서 연재된 마지막한자의 <천하제일 아이돌>이다. 천하제일 아이돌은 상업적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보였지만, 이후 <삼촌팬, 아이돌 되다!>를 제외한 상업적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보인 아류작들이 형성되진 않아 남돌물과 직접적인 관련은 찾기 어렵다.

이는 당시 연예계물이 남성향 강세 장르였으며, 여성향 독자들은 남성향 웹소설인 연예계물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아이돌 팬픽이 여전히 존재하여 충분한 대체제로 작동하였다.

2.2. 2010년 말: 장르적 형성

2.2.1. 장르 드리프트 논란과 브로맨스 서사의 주목

남돌물의 형성은 2018년을 기점으로 발생한 남성향 유명 웹소설들의 장르 드리프트 논란에서 출발한다. 남성향 웹소설의 흥행작이었던 전지적 독자 시점, 내가 키운 S급들, 회귀자 사용설명서에 브로맨스를 선호하는 신규 여성향 독자들이 유입되면서, 작품 중후반부 구매력 강화라는 전에 없던 구매 패턴이 생겨난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독자층의 형성, 그리고 이를 통한 새로운 웹소설 소비 패턴이 나타난 결과, 남성향 웹소설 작가 커뮤니티에선 (위의 작품들을 필두로 하여)작품 중후반부부터 브로맨스 서사, BL 서사를 강화하는 장르 드리프트 문법이 유행한다.

그러나 장르 드리프트 문법은 반짝 유행한 후 사라진다. 브로맨스, BL요소를 선호하지 않는 기존 남성향 독자층의 반발이 누적되었을 뿐더러, 2010년 중후반부터 심화된 젠더 갈등이 장르 드리프트 논란으로 인해 웹소설로 전이되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장르 드리프트 작품군은 곧 BL 드리프트라는 명칭으로 불리며 젠더 갈등의 주 무대가 되었고, 이로 인한 피로와 피해가 누적된 결과 장르 드리프트는 웹소설 문법의 금기로 자리잡게 된다.

이처럼 장르 드리프트, 나아가 BL 드리프트 논란은 사그라 들게 되었으나, 이 논란의 과정에서 웹소설 작가들은 한가지 사실을 알게 된다. 여성향 웹소설 향유층 중엔, 남성이 등장하여 브로맨스 서사를 선보이는 남주물 웹소설을 선호하는 특정한 여성 향유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이었다.

2.2.2. 남돌물의 형성

이러한 환경을 바탕으로 2019년에 문피아에서는 성스러운 아이돌, 카카오페이지에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가 연재되었으며 2020년에는 시리즈에서 치트 쓰는 아이돌이 크게 히트를 치며 브로맨스 서사를 선호하는 여성향 향유층에게 인기를 얻으며 남돌물 유행의 기반이 되었다.

이 상황에서, 2021년 카카오페이지에 발매된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이 카카오페이지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끌면서[1] 2020년대에 카카오페이지를 중심으로 남돌물 유행이 발생하게 된다.

3. 특징

3.1. 여성향 아이돌 팬픽의 영향

남돌물은 여성향 연예계물의 하위 장르로 여성향 서사를 지녔으며, 때문에 사회적 성공과 명예를 추구하는 일반적인 (주로 남성향)연예계물 주인공 서사와는 달리 (주로 여성향이 선호하는)인물 간 상호작용과 교류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남돌물은 기존 여성향 연예계물 작품군과도 주제와 소재가 다르다. 여주인공이 연예계에 종사한다던지, 남성 아이돌과의 로맨스를 소재로 하는 작품군과 달리 남돌물은 남주물 장르로 노맨스 전개를 하거나 남성 아이돌들 간의 우정과 교류, 브로맨스를 주로 다루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정과 교류, 브로맨스를 중심으로 하는 이유는 남돌물 향유층이 여성향 로맨스 소설, 여성향 연예계물 향유층이 아닌 보이그룹 아이돌 팬픽 향유층이거나, 그와 유사한 성격을 지닌 브로맨스 서사 선호 향유층이기 때문이다.

이 중 전자 즉 보이그룹간의 케미에 집중하거나, 보이그룹의 외형소를 추출하여 (주로)동성애 모티브로 재창작하던[2] 보이그룹 아이돌 팬픽 향유층과 향유 문화는 자연스럽게 남돌물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예를 들어, 남돌물에 영향을 끼친 보이그룹 아이돌 팬픽의 요소로는 후술될 덕질 경험의 반영이 꼽힌다. 이처럼 아이돌 팬덤으로서 인식하고 향유해온 (아이돌 팬픽을 포함하는)아이돌 문화의 고증과 반영, 공동체 의식은 남돌물 향유층의 주요 결집 요소로 여겨진다.

3.2. 덕질 경험의 영향

남돌물은 연예계와 보이그룹, 아이돌 팬덤을 소재로 하는 만큼 아이돌 팬덤 경험 즉 덕질 경험의 영향을 받는다. 아이돌 팬덤, 커뮤니티의 내부 문화를 관통하는 덕질과 밈의 소설 내 반영은 향유층의 몰입도를 높이며, 동시에 목적 지향적이거나 캐빨물 성향이 중심이 되는 남성향 연예계물이나, 로맨스 혹은 여주인공의 성장을 중심으로 하는 여성향 연예계물 작품군과의 서사적 차이점을 부여한다.

3.3. 브로맨스 서사

남돌물은 여성향 남주물의 하위 장르로, 브로맨스 서사를 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남돌물은 보이그룹 아이돌의 우정, 교류 혹은 브로맨스와 같은 케미 요소를 활용하며, 이 과정에서 이성과의 로맨스는 노맨스로 배제되거나 생략되는 편이다.

상술된 것 처럼, 브로맨스 서사는 2019년 경의 장르 드리프트 논란에서 나타난 (남성향 웹소설의) 브로맨스 서사 선호 향유층을 겨냥한 서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보이그룹 인터넷 팬픽의 동성애 모티브 서사에서 영향을 받기도 하였다.

보이그룹 팬덤에서 창작하던 동성애 모티브 서사가 유사연애 심리 하에 이성과의 로맨스를 거부하며 형성된 팬덤 내부의 장르 코드 즉 내부 문화였던 만큼, 이 문화를 향유했던 아이돌 팬덤 향유층의 경험이 남돌물에 투영되기도 한 것 이다.

4. 클리셰

유행의 흐름을 만들어낸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의 빅 히트로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여럿 만들어진 만큼 해당 작품과 유사한 클리셰가 자주 보이는 편이다.
프로듀스 101 시리즈를 모티브로 한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하며, 보이그룹에서 아이돌 정상을 노리는 서사를 노리는 작품이 많다.
주인공은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모습으로 등장한다. 또한 연예계와 방송계, 팬덤 여론에 대해서도 능숙하게 인지하고 뒤에서 소속사나 팀에 크고작은 영향을 미치고 악성 루머나 비방 여론 등으로부터 팀원들을 지키는 모습도 자주 보여준다.
한국의 엔터 업계를 현실적으로 반영하여 음반 발매 전략, 콘서트, 음방, 정산, 소속사 또는 모기업과의 갈등, 라이벌 그룹과 소속사 견제, 예능 프로그램 촬영, PD나 스태프 등의 제작진들과의 소통 또는 갈등, 팬덤 여론 묘사과 팬덤간의 분쟁과 같이 국내 연예계에서 활동하는 아이돌이 겪는 현실적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그에 주인공이 대응하는 식으로 마치 기업물 느낌이 짙은 요소가 자주 묘사된다.

5. 작품 목록

* 웹툰화가 된 경우☆
* 드라마화 된 경우♡

다시 한번 아이돌☆
삼촌팬, 아이돌 되다!
성스러운 아이돌☆♡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망나니 PD 아이돌로 살아남기
지구를 멸망시키러 왔단다
K-POP 탑스타는 1살부터!
시한부 아이돌이 살아남는 법
신의 아이돌
연기 천재, TOP 아이돌! ☆
기레기와 함께하는 연예계 생활 ☆
절대 실패하지 않는 아이돌의 기술
생계형 아이돌의 세계정복
아이돌이 될 계획은 아니었다
탑스타의 재능서고☆
천재 아이돌인데 패시브가 개복치
인생 2회차 아이돌의 럭키플랜
인생 2회차는 만능 아이돌☆
아이돌 게임 속에서 살아남기
능력을 숨긴 천재 아이돌
혼자할거면 두번 데뷔 안함
어차피 탑 아이돌
꺼진 아이돌도 다시보자
차원이 다른 아이돌
손맛으로 구제하는 망돌인생☆
원티드 : 아이돌의 아이돌이 되었다
빙의했는데 아이돌을 잘함
복수하는 김에 아이돌 탑 먹겠습니다
얼굴천재 아이돌 연예계 접수하다
아이돌은 파산 안하나요?
데뷔 후에 흡혈은 안됩니다
데뷔 직전 죽다 살아난 아이돌입니다
천마는 아이돌이 되었다
천하제일 아이돌: 웹소설 시장 최초의 남돌물
잘 고쳐서 탑아이돌
주의! 우리 아이돌은 물어요
작곡천재 아이돌 해보겠습니다
막내는 아이돌이 되어야 한다
천재 아이돌의 1군 가이드
용사 파티부터 시작하는 아이돌 생활
갓 아이돌 프로젝트
아이돌 안 그만두겠습니다
리셋을 다 쓴 아이돌입니다만
14년차 천재 연습생의 데뷔 공략
회귀 후, 천재 아이돌이 되었다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망돌의 수납멤버가 회귀했다
아이돌로 회귀하다
아이돌 매니저지만 데뷔하겠습니다
성공을 보는 아이돌
내 아이돌의 꽃길을 위해
1000억 들고 데뷔합니다
죽었다 깨어나도 아이돌
남돌 전성기 속 최강 신인
세자 저하 아이돌하신다
탑아이돌의 막내 멤버가 되었다☆
이 아이돌은 주목받고 싶지 않습니다
얼굴천재 아이돌로 2회차 인생
라이벌과 함께하는 아이돌 생활
복수하는 김에 아이돌 탑 먹겠습니다
회귀자 멱살 잡고 데뷔합니다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아이돌이 될 꽃은 첫 삼월부터 안다
망겜 속 황태자가 아이돌을 잘함
지옥에서 돌아온 아이돌
아이돌하면 입금되는 능력 생김
천재 프로듀서 아이돌 되다
악성 멤버가 돌아왔다!
조선의 광대, 아이돌이 되다
김 대리는 아이돌이 싫어
빌어먹을 아이돌
환생한 모차르트의 음악방송
환영받지 못한 아이돌에게 축복을
엔딩을 위한 아이돌 안내서

6. 기타

연예인으로서의 성공담을 그리는 기존의 한국 남성향 연예계물과는 성향 차이가 매우 심하다. 기원 자체는 남성향 연예계물이지만, 실질적인 서사 구조는 과거 인터넷 소설 시절의 BL 팬픽 등과 같은 연예인 팬덤 문화에서 강하게 영향을 받았다. 가상의 아이돌 팬 활동이 활성화되는 등 러브 라이브! School idol project series, THE iDOLM@STER, 앙상블 스타즈! 등 일본 아이돌물에 가까운 성향도 나타난다.

[1] 다만 '데못죽'은 브로맨스적 요소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 '노맨스' 작품이다. 작품 자체의 성향도 소위 '돌판'에 대한 철저한 고증과 함께 남성향 웹소설에서 보이던 '사회적/직업적 성공'에 초점을 두는 등 '유사연애'가 아닌 '유사덕질'에 가까운 소구점을 지닌다. 작품이 시장에서 성공한 데에는 여성향 서브컬쳐 소비층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BL/브로맨스 요소를 배제하고 딱 '또래간의 우정' '끈끈한 팀워크' 선으로 정리한 영향이 없지않다.[2] 아이돌 팬픽의 동성애 모티브는 주로 유사연애 심리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아이돌 멤버의 연애를 거부하는 유사연애 심리가 팬덤 내부의 흥미본위 창작 형태와 결합하며 동성애 모티브로 확장된 것. 남돌물 대다수가 노맨스 브로맨스 노선을 타는 것은 이 보이그룹 아이돌 팬픽의 동성애 모티브가 연장된 것이라 볼 수 있다. 한편 걸그롭 아이돌 팬픽의 동성애 모티브는 00년대 후반 걸그룹 유행과 함께 형성되었으나 2010년대 조아라에서의 유행과 대외 노출을 겪으며 연예계 종사자로 동업하는 등의 비교적 대중적인 소재 위주로 변모하였고, 이같은 변모는 이후 남성향 연예계물의 초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