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26 14:30:28

사이언스 픽션/한국

한국의 장르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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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BL · GL · 남주 ·
G : 남, 여성향 기조가 어느정도 존재했으나, 대부분 이후처럼 정형화된 모습은 아니었다.
한편 1세대는 PC 통신 판타지를 기준으로 명명된 점 유의. 무협, SF 등 장르문학 자체는 이전부터 꾸준히 생산되고 있었다.
C : 2차 세계, 가능 세계 구도 없이 클리셰, 소재적 관습이 전제되는 장르 유형. 주로 장르 태그로 언급된다. 일부 장르 태그는 웹소설 용어 참고
고전문학 · 현대문학 · 웹소설 매체 · 웹소설 장르 분류 · 웹소설 관련 용어 }}}}}}}}}


1. 개요2. 설명3. 역사
3.1. 일제 강점기
3.1.1. SF 소설의 첫 번역3.1.2. 한국 최초의 창작 SF 소설
3.2. 해방 이후3.3. 70~80년대 : 장르 투자와 성장3.4. 90년대 : SF 붐3.5. 00년대 : 장르적 침체3.6. 10년대 : 장르적 약진
3.6.1. 페미니즘의 도입, 그리고 빛과 그림자
3.7. 기타
3.7.1. 한국 SF 영화3.7.2. 학계3.7.3. 북한 SF
3.7.3.1. 기타 참고자료
4. 한국 SF의 문제점5. 유형6. 작품 목록
6.1. 소설
6.1.1. 웹소설
6.2. 영화6.3. 만화6.4. 작가
7. 한국의 SF 문학및미디어상8. 관련 문서

1. 개요

한국의 사이언스 픽션을 다루는 문서.

2. 설명

SF는 오랫동안 한국에서 마이너 장르 취급을 받아 왔으나, 2010년대 후반에 들어와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장르 중 하나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아예 SF 자체가 '소수의 특이 취향' 취급받은 적이 있으며 한때는 팬덤 내부에서도 "한국의 SF 시장은 사실 서로가 작가이자 독자인 500명의 인원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등의 자조적인 밈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SF 문학, 즉 과학소설에 한정했을 경우의 얘기이고,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영화 등의 비주얼 매체의 경우는 스타크래프트나 건담이나 스타트렉 등의 인기 작품들을 통해서 지난 수십년 동안 한국 대중문화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결국 'SF는 마이너한 장르'라는 밈은 소설을 중심으로 한 SF 팬덤과 영화나 게임 등의 개별 SF 작품(또는 매체) 의 팬덤들이 처음부터 아예 따로 따로 놀았기 때문에 생겨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식의 괴리는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존재하고, 팬덤들이나 매체들 사이의 교류도 전무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의 경우는 SF 영화나 애니메이션, 게임을 가볍게 즐기는 팬층에 비해 SF 문학 팬들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다는 특징이 있다.) 1960년 대에 SF 문학이 이미 문화적인 시민권을 얻고, 이를 바탕으로 10여년 뒤인 1970년대 중반부터는 SF 애니메이션이나 SF 영화 붐을, 1980년대에 SF 게임 붐을 차곡차곡 경험해 오며 두터운 SF 팬덤층을 구축해 온 일본과는 달리, 체계적인 SF 문학 소개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SF 문단은 커녕 장르 개념조차도 제대로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압축 성장을 한 한국의 경우 뚜렷하게 'SF팬'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활동해 온 팬덤은 후술할 (일각에서 '코어 SF 팬덤'이라고 불리는) PC통신발 과학소설 팬덤이 유일하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현실적으로도 단순한 감상 위주의 동호회 활동이 아닌 적극적인 창작 활동은 소수나마 SF 문단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특히 2010년대 후반부터는 작가들과 독자들의 수가 눈에 띄게 많이 늘었다. 1990년대에 데뷔한 작가들이 스스로의 역량 탓이든, 타의에 의해서든 활동을 이어가지 못한 탓에 최악의 작가 기근을 맞았던 2000년대 초반에 비하면 확실히 나아졌다. 2021년 상반기 현재 SF만을, 혹은 적어도 SF를 중심으로 장르문학을 꾸준히 출간하는 전문 출판사가 여러 곳이며[1] SF소설 시장은 10년새 5.5배 성장했다.[2] 주류 언론에서도 SF소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3]

한국에서 번역되는 외국 SF의 경우 베르나르 베르베르처럼 번역서가 나왔다 하면 꾸준히 베스트셀러가 되는 작가도 있으나 베르베르의 팬을 자처하는 한국 독자들 다수는 베르베르를 SF 작가로 인식하지 않으며 출판사인 열린책들 역시 출판 전략상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을 SF 소설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하지는 않는다.[4] 베르베르의 팬픽 공모전이었던 《나무 2》 이벤트의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문학평론가 이남호가 "베르베르의 상상력은 삶과 세상에 대한 반성적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공상과학소설과 구분된다"는 황당한 멘트를 내놓은 것도 이런 우민화 출판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타임슬립 전쟁물을 포함한 대체역사물의 경우는 SF의 하위장르라는 점을 감안하면 80년대 비명을 찾아서부터 웹소설이 대세가 된 지금까지 꾸준히 창작과 수요가 있었다고 볼 수 있으며 2000년대 후반 도서대여점에서 유행했었던 게임 판타지 역시 엄밀히 따지자면 SF의 하위 장르인 사이버펑크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5] 대다수 한국 독자들은 대체역사물이나 게임 판타지 작품들을 SF라고 의식하고 읽지는 않는다.[6]

한국에서 지금까지 종이책으로 가장 많이 팔린 SF 소설은 베르베르의 <개미>와 다나카 요시키의 <은하영웅전설>인데 전자는 뉴에이지 운동의 영향을 받아 과학적 타당성에 크게 얽매이지 않은 소프트 SF, 후자는 삼국지와 전국시대 군담물를 바탕으로 우주스킨을 씌운 일본식 스페이스 오페라다. 베르베르는 독자가 골치아파하지 않으면서 일정 수준의 재미는 보장되는 무난한 장르물을 프랑스 작가가 쓴 고급스러운 지적 오락으로 포장한 출판사의 홍보 전략이 제대로 먹힌 경우이고, 은하영웅전설은 동아시아인이라면 누구나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플롯과 작가 특유의 매력적인 캐릭터성에 민주정과 전제정의 대립이라는 있어 보이는 구도로 90년대의 젊은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서구 SF 작가중에서 한국 독서 시장에 성공적으로 뿌리 내린 사람은 21세기 최고의 현역 SF 작가라는 평을 듣고 있는 테드 창이 유일하다. 그의 중편 네 인생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 컨택트(2016)의 높은 비평적 평가에 힘입어 제1작품집인 《당신 인생의 이야기》(2002)와 제2작품집인 《》(2019) 양쪽이 국내에서 베스트셀러 자리까지 오른 매우 희귀한 사례이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영국 가디언지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소설 중 하나로 뽑혔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인 《숨》의 경우는 버락 오바마의 2019년 여름 독서 목록에서 "가장 좋은 종류의 SF 소설(the best kind of science fiction)"이라는 격찬을 받으며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SF중에서도 진입 장벽이 특히 높다고 간주되는 하드 SF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일단 사 놓고 보는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들었다는 점이 고무적이지만, 여전히 SF보다는 작가 테드 창 쪽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아 있다.

3. 역사

3.1. 일제 강점기

3.1.1. SF 소설의 첫 번역

한반도에 최초로 소개된 SF소설은 쥘 베른의 작품들이다. 1907년 재일유학생 박용희가 《해저 2만리》를 《해저여행기담》이란 제목으로 번안하여 학술지 태극학보(太極學報)에 연재하다 중단되었으며 1908년 신소설가 이해조가 《인도 왕비의 유산》을 《철세계》라는 단편으로 번안하여 연재했다.

3.1.2. 한국 최초의 창작 SF 소설

한국 최초의 창작 SF로 유력한 작품은 김동인의 1929년작 단편 《K박사의 연구》이다.[7][8] 이 작품은 질적 편차가 심한 김동인의 단편 중에서 유머와 상상력, 확실한 기승전결을 고루 갖춘 좋은 SF단편이지만 김동인은 《젊은 그들》, 《운현궁의 봄》, 《대수양》 같은 역사소설에 더 관심을 기울여서[9] 이 한 작품외에 SF는 쓰지 않았고 해방이 찾아왔다.

3.2. 해방 이후

해방후 SF계의 대표적 작가는 아동문학가 한낙원이 있었다. 해방전 이북에서 방송 일을 한 인연으로 한국전쟁 발발후 월남하여 유엔 방송 업무를 맡게 된 그는 이때 미국산 SF소설들을 번역, 번안하며 SF와 인연을 맺게 된다. 그리하여 50년대부터 여러 잡지에서 아동용 SF 작품들을 연재했다. 하지만 그가 한창 활발하게 활동한 50~70년대 한국은 아동용 장르문학을 대거 소비해 줄 수 있는 경제상황이 아니었다. 이로인해 병원 사무장 일로 생계를 이었고 80년대들어 SF 창작활동이 줄어서 90년대까지 어린이 잡지에 그의 작품이 계속 실렸음에도 오늘날 잊혀진 이름이 되었다.

그 다음은 문윤성이다. 그가 1965년 발표한 장편 《완전사회》는 한국 최초의 성인용 장편 SF 소설이다.[10] 남성과 기존의 가족제도, 이성간 조화를 긍정하는 여성들이 여성우월주의자들에 의해 화성으로 추방되어 여성들로만 가득찬 사회를 그리고 작품으로 자위행위(홀랜)과 동성애(께브)의 갈등이 주된 소재로 등장한다. 다시 말하지만 60년대 작품이다. 엄청난 파격이었지만 문윤성은 본업이 추리소설가라 이외에 장편 SF소설을 쓰진 않았다.[11]

한편, 만화계에서 국내 최초 창작SF는 1959년 나온 시리즈물 만화 정의의 사자 라이파이가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매카시즘이 팽배하던 한국사회 분위기에 휘말려서 정권의 탄압을 받았고, 작가는 곧바로 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일회성에 그치고 만다.

3.3. 70~80년대 : 장르 투자와 성장

오해하면 안되는게 한국 SF는 처음부터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한 게 아니다. 비록 창작 SF는 한낙원, 문윤성과 복거일 사이에 거대한 공백이 존재하나 일본어판 중역 위주의 해외 SF 번역은 퀄리티가 심하게 떨어질 지언정 60년대 말부터 활발하게 진행되었고 정부가 과학기술발전을 장려한 80~90년대 사회분위기 덕분에 장르판에서 곧잘 묶이는 판타지에 비해 월등히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12]

물론 한국 정부의 문화검열과 사회적 편견도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그건 추리, 판타지, 무협 등 타 장르들도 공통적으로 겪은 일임을 감안하면 00~16년 사이 한국 SF의 침체는 어디까지나 대중적인 히트작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작가들이 모이지 못하게 만든 스스로의 무능력이 가장 큰 원인이다.

과거 산업화시대에는 경제개발과 과학기술이 중시되던 분위기였고,[13] 이런 배경속에서 과학소설이란 타이틀을 단 SF는 꾸준히 발매되었다. 1970-80년대 학원사나 삼성출판사에서 일본 중역판의 청소년 취향의 SF 전집이 발매되었다. 이 시기에는 "공상과학소설"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유통되었는데 직지프로젝트로 온라인화된 아이디어회관 문고는 1975년에 간행되었는데 당시 유명 아동문학가인 이원수씨의 서문이 붙어 있다.

1950~80년대 사이에 나온 고전SF의 번역본들은 고전 판타지 소설이 그랬듯이, "과학소설"이란 타이틀을 따로 달지 않고 일반 순수문학전집이나 아동문학전집에 들어가 어린 독자들과 만나는 일도 흔했다.[14] 1980년대를 대표한 추리문고집이었던 자유사상사의 《자유추리문고》에 아이작 아시모프의 《강철도시》와 어슐러 르 귄의 《어둠의 왼손》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 처럼 추리소설과 함께 묶이는 일도 많았다. 인터넷도 없고 대학마다 운동권이 득세하던 군사정권 시절 대학생들이 눈치 안보고 커뮤니티 활동을 하기도 힘들었기 때문에 팬덤 활동은 없었지만 이때 뿌려진 씨앗은 90년대 한국 SF 전성기의 밑거름이 되었다.

애니메이션으로 눈을 돌려보면 1970년대에는 일본의 《마징가Z》를 베끼긴 했지만, 김청기의 《로보트 태권 V》를 시작으로, 해마다 극장판 로봇이나 SF 애니메이션이 나왔다.[15]

제5공화국 시절의 경우 당시에 《UFO로보 그렌다이저》가 한국에 수입되었는데, 이걸 전두환 전 대통령 영부인 이순자 여사가 보고, 허무맹랑하고 폭력적인 로봇 애니메이션을 수입하지 말라는 뉘앙스의 일장연설을 했다는 카더라가 있는데 메칸더 V사이코아머 고바리안은 대체 뭐란 말인가? 여기에 《우주선장 율리시즈》나 《우주전함 야마토》 같은 애니메이션도 지상파에서 방영되면서 최소한 어린이들 사이에선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16]

이외에도 《렌즈맨》, 《캡틴 퓨처》, 《미미의 컴퓨터 여행》 등의 SF적인 내용을 담은 애니메이션은 많이 지상파를 통해 가정에 전해졌으며, 김형배와 고유성 같은 작가들은 SF성향이 가미된 만화들로 인기 작가로 자리 잡았다. 외화로 시선을 돌리면 《타임머신》이나 《V》를 비롯한 여러 SF 소재 미국 드라마들이 80년대 컬러TV의 보급과 함께 방송을 탔으며, 이 또한 SF 쪽 팬층이 생겨나는 바탕이 되었다.

이렇게 5공화국 시기 SF 장르는 TV로 어린이부터 청소년 계층에 걸쳐서 나름대로 인기를 얻으며 자리를 잡게 된다. 당시 어린이 도서의 붐 속에 좀 더 어린 독자층이 보게 편역된 SF 소설들이 쏟아졌으며, 이런 소설들 역시 SF 팬덤의 확대에 일조했다.

그리고 성인 SF도 결코 1990년대부터 번역된게 아니다. 한국에서 아서 클라크 팬덤을 형성시킨 모음사의 과학소설걸작선 초판은 1979년에 나왔다. 아서 클라크의 《스페이스 오디세이》와 《최후의 인간》, 레이 브레드버리의 《화성 연대기》, 반 보그트의 《스페이스 비글》 같은 명작 SF들이 포함되어 있는 이 걸작선은 1990년대까지 꾸준히 재판되었다.

90년대들어 출판시장이 호황을 맞고, 인터넷이 들어오고 군사정권이 무너지면서 정치적인 족쇄가 사라지자 SF 출판시장은 더욱 활발해졌다. 1990년대 초반부터 SF 빅3라고 하는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A. 하인라인, 아서 클라크의 주요 작품들이 번역되면서 SF인기에 불을 지폈다. 이외 프랭크 허버트의 《듄 시리즈》도 출판되었고, 대중적인 작품을 잘 쓰는 마이클 크라이튼의 작품은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이 시기 주목해야 할 출판사는 나경문화, 현대정보문화사, 고려원 그리고 시공사다. 나경문화는 그전부터 인문계 출판사를 운영하던 실업가 조명준이 컴퓨터/기술 서적 출판에 손을 뻗쳐 만든 출판사였는데[17] 1992년 나경 SF페어라는 전집을 기획해 아서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과 《도시와 별》, 호세 필립 파머의 《연인들》, 폴 앤더슨의 《타우제로》[18]를 출간했고 그외에 사이언톨로지 교주 로널드 하버드의 《배틀필드》와 데이비드 비숍의 《우주사냥개》, 제임스 블리시의 《우주도시》(1권만)를 출간했다.[19] 또 1993년부터 《나경SF 매거진》이라는 SF전문 잡지를 출간했는데 서점에서 판매하는 게 아니라 SF독자들이 인당 1만원씩의 회비를 내면 무료로 분기별로 한 번씩 보내주는 비상업용 잡지였다.

현대정보문화사는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와 《로봇 시리즈》, 《우주 3부작》에 클라크의 《라마와의 랑데부》를 들여와 국내 아시모프 팬덤의 총본산 역할을 했다. SF 번역/평론가 박상준이 이 현대정보문화사의 과학소설을 통해 SF판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오만가지 장르를 모두 취급하던 거대 출판사 고려원은 로버트 하인라인의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과 프랭크 허버트의 《듄 시리즈》, 아서 클라크와 젠트리 리가 공저한 《라마 시리즈》를 출판하면서 아주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고려원은 심지어 《스타워즈》의 확장 세계관을 다룬 《쓰론 트릴로지》 3부작과 《스타트렉》 소설까지 출판했다. SF에 대한 깊은 관심이라기보다는, 무조건 손에 잡히는 대로 일단 내고 본다는 고려원의 영업전략의 일환이었지만, 정상적인 경로라면 거의 출판될 수 없는 작품들이긴 했다. 현재도 이 작품들은 중고책 시장에서 부르는 게 값인 정도로 거래되고 있다. 《세계 SF 걸작선》, 《코믹 SF 걸작선》, 《시간여행 SF 걸작선》이란 3권 단편집이 하인라인의 《여름으로 가는 문》과 묶여 전집으로 출간되었으며 아시모프의 《로봇 시리즈》는 고려원의 문고판으로 나온 것이 90년대 최후 판본이다.

마지막으로 전두환의 장남 전재국이 인수해서 키웠다가 28년만인 2018년에 다시 매각한 시공사는 은닉 재산을 둘러싼 정치적인 시비에 휘말리면서도 2000년대 전후의 한국 서브컬쳐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다른 출판사들이 외환위기의 광풍속에 스러져 가는 사이에도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하던 이 출판사는 SF 번역가인 김상훈의 기획을 바탕으로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 SF 팬덤의 단비였던 《그리폰 북스》를 발간했고 수익성만 생각했으면 절대 번역/출간될 수 없는 마이너한 작품들을 한국에 지속적으로 들여왔다.

3.4. 90년대 : SF 붐

90년대 내내 한국에서 SF의 붐을 일으키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은, 바로 SF 평론가이자 번역가인 김상훈과 SF 칼럼니스트인 박상준이다. 국내파인 박상준은 고려원을 비롯 많은 출판사들을 통해 꾸준하게 SF를 기획했으며, 명번역자이자 해외 SF 전문가로 알려진 김상훈은 1990년대 중반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후 시공사의 그리폰 북스 시리즈를 비롯한 여러 SF 총서를 기획하고 직접 번역함으로써 1차 SF 출판붐의 불을 당겼다.

SF팬덤의 발전 양상을 살펴보면 80년대 후반부터 PC통신이 대중화되면서 서브컬쳐라 할 수 있는 SF동호회 활동이 표면화되었다. 통신 동호회 활동을 통한 개인 번역과 통신소설 연재는 SF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성수의 《아틀란티스 광시곡》이 연재된 시기는 1989년인데, 천리안에서 연재되던 것이다. 그것을 시발로 PC 통신연재 후 서적출판되는 작품들이 줄줄이 나왔다.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는 처음부터 서적판이었지만 92년간 《파란 달 아래》[20]는 통신연재였다. 을지서적판 《은하영웅전설》이 통신상에서 광범위한 인기를 자랑하던 시기도 이 때고 이한음이 대중과학잡지 과학동아에 SF꽁트를 연재하던 때도 대략 이 즈음이다. 기사

1995년부터 상술한 《그리폰 북스》가 출판되고, PC통신과 맞물리면서 국내SF의 재도약이 이루어진다. 해외의 명작들이 속속들이 번역출판되고, PC통신을 통해서 자체적인 정보교환이 가능해지자, 국내에도 확실한 SF 팬덤이 등장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PC통신에 기반한 팬덤의 바탕 위에서, 1990년대 내내 엄청난 양의 창작 SF들이 쏟아졌다. 90년대는 그야말로 한국 SF 창작의 전성기였다. 출간 자체도 상당히 많이 이루어졌는데, 이는 구 사회주의권의 몰락과 급진적인 학생운동의 쇠퇴로 갈 길을 잃은 인문·사회과학 출판사들이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 헤맸는데, 그 중에 하나가 SF였던 것이다.[21] 대표적인 예가 들녘 출판사.[22]

1990년대는 PC 통신 발 소설 붐과 관련하여, 이공계 전공자들의 SF 창작활동이 활발했던 시기이기도 했다. 이성수의 《아틀란티스 광시곡》, 임준홍의 《네메시스의 서》, 염승호의 《하이브리드》, 정년철의 《헤테로》, 박석재의 《가리봉의 비밀》,[23] 이한음의 《신이 되고 싶은 컴퓨터》, 노성래의 《바이너리 코드》, 김호진의 《인디케이터》, 이종호의 《피라미드:정복자 세트》, 이영의 《신화의 끝》 등이다. 이중 《헤테로》와 《인디케이터》는 90년대 한국 SF 추천할때 곧잘 포함되는 작품이다. 유감스럽게도 이들은 2000년대 한국 SF의 쇠락속에 아무도 창작활동을 이어가지 못했다.

당시 교보문고, 영풍문고 같은 대형서점에는 SF만을 진열하는 서가가 있었을 정도였으니[24] SF는 하나의 명확한 장르로서 사람들에게 인식되면서, SF만을 찾는 독자층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심지어 문단의 대접까지 좋았다. SF팬들의 일부는 기성 문단이 SF를 무시한다고 지레짐작하고 심지어는 적대시하는 경향까지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상술한 이남호의 경우처럼 가뭄에 콩 나듯 나오는 주류문학 인사들의 망언이 이런 편견을 강화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악의라기보다는 무지에서 비롯된 발언이며, 문단이나 출판사 인사들은 오래 전부터 SF에 대해 (그 상업적인 가능성과는 별도로) 호의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

1987년 발표된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는 한국 최초의 포스트모더니즘 소설로서 문단에 거대한 충격을 주었고, 문단에 SF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계기가 되었다. 80년대 최고작가인 이문열의 《우리가 행복해지기까지》(1989)를 비롯해 구광본의 《처음이자 마지막, 끝이고 시작인 이야기》(1990), 고원정의 《대한제국 일본침략사》(1994), 김란기의 《21세기 배달민족사》(2005) 등 기성작가들이 복거일의 영향을 받아 대체역사물을 집필한바 있고 듀나는 전성기 끝물에 나온 태평양 횡단특급으로 2003년 동인문학상 후보로 올라갔으며 대학 재학중 《클론 프로젝트》로 SF 소설가로 데뷔했던[25] 장강명은 2011년 한겨레 문학상으로 등단해 일반문학과 SF를 오가며 잘만 활동하고 있다. 본인은 SF를 쓴다는 자각이 없었는데 SF쪽에서 먼저 받들어 모신 케이스인 배명훈은 문단에서 총애한다고 코어 SF팬덤에서 싸잡아 욕하던 작가고 2011년 젊은작가상 수상자에 판타지/SF 소설가 김이환이 들어가고 정세랑은 한국 문학계 한축인 창비에서 챙겨줬다.

3.5. 00년대 : 장르적 침체

하지만 2000년을 전후로, 아마추어 창작의 장이던 PC통신 연재소설의 헤게모니는 90년대 대히트한 퇴마록드래곤 라자의 열풍을 앞세운 판타지 소설이 쥐게 되었고[26], SF 관련 팬층은 완전히 쪼그라들었다. 국민들의 독서량이 제법 많았고 백만단위 판매고가 가능했던 90~00년대 초반의 흥기를 판타지는 잡았고, SF는 잡지 못했다. 이는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까지, 판타지는 이우혁의 《퇴마록》과 이영도의 《드래곤 라자》가 100만 이상을 팔아치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대중화에 완벽하게 성공한 반면에, 한국 창작SF는 고상한 사고실험과 사회와 인간에 대한 고찰을 하며 평론가와 코어 팬덤 보기 좋은 작품만 쓰다 히트작을 내는 데 실패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27] 그나마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가 비평과 판매량 모두에서 성공했지만, 《퇴마록》이나 《드래곤라자》에 비하면 코끼리 앞의 쥐였다. 여기에 해리 포터 시리즈가 번역되고 반지의 제왕 실사영화 시리즈가 개봉해 판타지는 세대를 아우르는 데까지 성공했지만 자기네들끼리 놀던 SF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결국 90년대에 출현했던 숱한 한국 SF 작가들은 논객활동에 빠져 외도하다 죽음을 앞두고서야 돌아온 복거일과 제대로 된 장편 하나 못쓴채 전성기 끝난 듀나를 제외하고는 창작 활동을 이어가지 못했다.

SF 소설가 시어도어 스터전은 "SF 소설의 90퍼센트는 쓰레기들이라고 정의하는 기준대로면 모든 것의 90퍼센트 역시 쓰레기들이다. 모든 것은 같은 품질비율을 가지기 때문이다."라는 발언(흔히 스터전의 법칙으로 불리는)을 남겼다. 이런 극단적인 발언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한 가지 확실한 점은 하나의 걸작 아래에 아홉개의 범작과 졸작이 존재하니 질적 향상을 위해선 우선 상업적인 성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2000년 전후부터 최근의 신진 작가들의 대두 이전까지, SF는 거의 사멸상태에 가까웠고, 대부분 게임이나 영화 같은 (주로) 외국에서 제작된 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향유되거나, SF 분류로 놓을지 과학교육동화로 부르는 것이 좋을지 미묘한 몇몇 소설들이 이따금 나타나는 식이었다. 그 외에 박민규, 백민석, 이영도 같은 작가들이 SF적으로 슬립스트림을 시도해 왔고, 근래 SF 소설가를 표방한 몇몇 작가가 월간지나 무크지에 단편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독창적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며, 외국 SF를 조금씩 변형한 수준에 그쳤다고 봐야 한다. 박민규 같은 표절작가는 여기에 끼워놓고 논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고.

21세기의 한국 SF 팬덤은 오프라인에서는 거의 활동하지 않는 데다가 대표성을 가진 온라인 커뮤니티조차 없어서 존재 여부 자체가 불확실한데, 이런 팬덤을 타겟으로 지목한 1인 출판사 불새는 1기 첫 3권의 권당 판매량이 300권에 불과해 시작하자마자 좌초위기를 맞었고 결국 3기를 완결짓지 못한채 폐업했다. 최근 들어 나름 SF팬덤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는 중소 출판사 아작이 2016년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체체파리의 비법》 출간을 앞두고 펀딩을 했는데 참여 인원은 고작 600명 이었다. 당연히 목표금액은 못채웠는데 600명이 참여한건 그때까지 최고 기록이었다. 저 300~600이 한국의 코어 SF팬덤의 화력이란건데 조아라만 가도 저거보다 많이 나오는 작품 꽤 있다. 불새의 발악, 페미코인까지 긁은 《체체파리의 비법》 펀딩

상황이 이러니 올드비를 자처하는 많은 SF 팬들이 '읽고 싶은 SF 소설이 정발되면 무조건 사라'고 충고하는데, 실제로 국내 출판사에서는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라 할지라도 10년이 넘어서야 재판을 한다거나, 아예 재간을 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해서, 인기 있는 작품의 경우는 중고 책에 높은 프리미엄이 붙기도 한다. 여기에서 자유로운 출판사들은 민음사 계열인 황금가지, 시공사, 열린책들, 현대문학 산하의 폴라북스, 문학동네출판그룹 계열의 북하우스 같은 거대 출판사들밖에 없다. 이 출판사들은 E-Book 전환도 잘 되어 있고, 빠르게 절판되는 일도 없으며, 절판되어도 물량이 많이 풀려있어 상태 좋은 중고책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제대로 된 시장 조사도 하지 않고 무작정 SF 출판에 뛰어든 소규모 출판사는 거의 예외없이 실패했고, 절판된 그들의 책은 희귀본이 되었다.

3.6. 10년대 : 장르적 약진

2010년대 후반 들어서는 3세대 한국 SF작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김초엽은 2020년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정세랑, 이산화, 홍지운, 심너울, 천선란 등 신예 작가들과 듀나, 곽재식, 정소연 등의 작가들이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SF소설을 잇달아 집필하고 있으며 시장의 반응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2020년 1월부터 9월까지의 SF소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5배일 정도다. #

2009년에는 SF와 판타지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최초의 도서관 SF&판타지 도서관이 개관하였다. 현재 파주로 이전 휴관중이며 2021년 정식개관 예정이다.

3.6.1. 페미니즘의 도입, 그리고 빛과 그림자

2010년대 이후 한국의 3세대 SF 작가들은 전세계가 발전함에 따라 TIRF 계열의 래디컬 페미니즘 성향이 강한 경우가 대다수이며, 작품의 주제의식에도 그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없다.[28] 물론 이는 한국만의 경향은 아니며, 전세계적으로 정치적 올바름이 창작물에서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현상의 일환이라고도 할 수 있다.[29] 특히 다른 한국의 장르소설(웹소설)과 달리 종이책으로 나오는 한국 SF 소설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강한 편이며, 같은 SF 소설이라고 할지라도 웹소설 형태로 나오는 소수의 SF 소설[30]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없다.

소설의 주제의식에 올바른 성평등을 지향하고 있는지는 독자마다 의견이 크게 다르다. 적어도 작가진과 팬덤의 페미니즘 추구는 굉장히 선명하다. 듀나, 이산화[31], 홍지운, 해망재[32]같은 일부 SF 작가들트페미적인 모습과 페미니즘과 거리가 있는 타 장르 및 정체성 집단에 배타적인 성향 및 선민사상을 작품 뿐만 아니라 트위터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 아예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는 이러한 성향의 작가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클로저스 티나 성우 교체 논란 이후 노골적으로 남덕을 비롯한 10~30대 남성과 이들이 많은 남초 커뮤니티에 매우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비난의 강도만 다를 뿐 대부분의 3세대 한국 SF작가들은 상술한 페미니즘 성향을 지니고 페미니즘 비판에 대한 적대적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곽재식같은 극소수 작가들만이 '상대적으로' 이러한 경향이 낮다고 평가받지만, 곽재식 본인은 이러한 평가를 부정한다고 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SF 작가와 팬덤 이외의 사람들에 대해 대놓고 적대적이고 비난만 안한다는거지, 소위 트위터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작가와 팬덤이 말하는 래디컬 페미니즘에 대해서는 비판보다는 방관이나 암묵적 동의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SF 소설을 소비하는 팬덤 역시 마찬가지다. 안 그래도 한국에서 SF는 서브컬처 팬덤에게조차 인지도가 낮았으며 '힙스터의 산물' 취급을 받았는데, 이러한 경향성이 드러나면서 10대~30대 남성이 주류를 이루는 인터넷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한국 SF 소설을 적극적으로 배척하는 편이다.[33] 이러한 작가와 팬덤의 급진적 행동은 후일 SF가 출판계를 넘어 대중화된다면 여러 소모적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걸핏하면 작가와 팬덤 모두 합심해서 남덕을 공격하는 성향 때문인지 남덕이나 남초 커뮤니티와 상당히 적대적인 관계이며, 같은 래디컬 페미니즘인 TERF와도 적대적인 관계지만 이쪽은 TERF에게 일방적으로 공격 '당하는' 관계이고 남덕이나 남초 커뮤니티와는 다르게 굉장히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강약약강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밖에 상호교차성 페미니즘 계열과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페미니즘 계통의 사유가 SF에 침투해 들어오는 것은 우연이 아닌데, 이는 3세대 페미니즘으로 분류되는 상호교차성 페미니즘[34] 이후의 페미니즘 먹거리로 논의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소위 테크노 페미니즘 계통[35]이기 때문이다. 특히 4차산업혁명이나 포스트휴먼같은 이슈가 대두되면서 이런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최근 출간되는 페미니즘 도서에서 SF와 페미니즘의 융합을 촉구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며[36] 이런 한국 페미니즘을 주도하는 층의 영향이 파급되고 있는 상황이다.[37]

이는 단지 한국에서만의 경향은 아니며, 서구 페미니즘계에서도 SF쪽으로 손을 뻗고 있다. 서구 페미니즘의 경우 도나 해러웨이 같은 페미니스트가 '사이보그 선언'이라는 글을 발표한 것이 1985년이며[38], 로지 브라이도티 같은 페미니스트의 경우 2017년 명시적으로 포스트휴먼 페미니즘이라는 제목의 책을 쓰기도 하였다.[39] 꽤 오래전부터 관련 논의가 있었고 현재진행형이기도 함을 알 수 있다. 이 두 인물은 마이너한 인물들이 아니며 서구는 물론 한국 페미니즘 계에서 꽤 읽히고 인용되는 인물들이다. 따라서 한국은 물론 서구 SF계에 페미니즘적 논의가 대대적으로 유입되어 들어오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명확한 기획이자 의도있는 움직임으로 파악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40] 이러한 페미니즘 계통으로부터의 SF로의 침투는, 한국 SF에 활력을 주고 파이를 키우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있으나, 확고한 시장과 독자를 확립하지 못한 취약단계에 이미 정치논리에 의해 장악당하여 장르의 자생력을 상실할 부정적 가능성 역시 암시한다.

3.7. 기타

3.7.1. 한국 SF 영화

소설/만화가 아닌 영화의 경우, 대한민국은 SF 영화의 불모지라는 자조섞인 평가가 있을 정도다. 무엇보다도 1세기를 넘는 역사를 가진 SF라는 방대한 장르를 제대로 이해하고, 전세계의 SF 팬들이 진지하게 감상할 수 있는 수준의 영상물로 재생산할 능력을 가진 각본가, 영화감독, 영화 제작자충무로에는 없다. 2020년대 현재, 한국영화의 가장 큰 고질병으로 지목되는 신파 체질을 극복하고 SF의 내용과 형식 양쪽을 만족시키는 지적이고 세련된 상업영화를 찍기는커녕, SF 장르의 근간을 이루는 현대 SF 문학에 대해 제대로 개념 정립조차도 안 된 사람들이 모여서 SF랍시고 만들다 보니, 괴수물이나 무협 판타지 따위를 SF로 홍보하는 코메디가 벌어지거나, 그게 아니면 할리우드 SF 영화의 클리셰 몇가지만 대충 붙여놓고 거기에 자신들이 익숙한 신파를 끼얹은 괴작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그런 작품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면, SF는 자기 영화의 부차적인 소재나 장치에 불과하고 실은 '보편적인 인간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든지, SF의 탈을 썼을 뿐이지 실은 인간 심리와 감정에 천착한 멜로극이었거든요라는 식의 황당하고 불성실한 변명을 되풀이하는 자가당착의 늪에 빠진다.[41] 그럼 왜 SF 영화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것일까? SF 따위는 어린 관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가벼운 눈요기감에 불과하고, (감독이 생각하는) 심오한 인간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을 정도로 진지하고 성숙한 장르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은 것일까?라고 반문하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물론 장르영화에서 클리셰를 활용하는 것은 전혀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이미 알려진 클리셰들을 '얼마나 능숙하게 다루느냐?', 혹은 '창조적으로 변형하는가?' 이것이 바로 감독과 각본가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스로 SF 영화를 표방한 한국 영화들의 절대다수는 그런 클리셰들을 거의 기계적으로 이어붙이는 수준이다. 한마디로 가방끈이 짧고 SF장르에 대한 이해가 얄팍한 탓에 제대로 베끼지도 못하는 것이다. 현대인으로서의 최소한의 과학적 상식을 가지고 있는지도 의심스러울 때가 많은 데다가, 모르면 공부하려는 의욕조차도 없어 보이는 고질적인 반지성주의적 경향도 한국 SF 영화의 완성도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42].

물론 모든 감독이 이과 출신 영화 감독인 폴 버호벤이나 제임스 카메론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SF를 제작하고 싶은 영화 제작자들은 과학적 지식을 스스로 공부하는 노력을 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것이다. 해외에서 사례를 본다면 인터스텔라의 각본가 조나단 놀란은 인터스텔라의 각본을 집필하면서 물리학을 녹여내기 위해 4년간의 각본 작업과 함께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에서 상대성 이론을 배웠으며 인터스텔라에 대한 기사 여기에 킵 손 교수의 자문을 받아 과학적인 고증면에서 상당한 성취를 이루는데 성공했다. 또한 스탠리 큐브릭은 황금시대 SF작가 중 한 사람인 아서 클라크와 SF영화 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만들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영화계는 이들처럼 이과쪽 인물들을 섭외하고 공동으로 영화 작업에 나서거나 과학지식을 받아들일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는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렇게 SF의 장르 문법과 과학적 논리에 무지한 상태에서 제작에 나선 결과 거액의 제작비를 동원해서 이른바 'SF 블록버스터'에 도전했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2002)와 내츄럴 시티(2003)는 엄청난 혹평과 함께 흥행에서도 참패했고, 사회적으로도 물의를 빚은 D-WAR(2007)의 경우는 SF가 무엇의 약자인지도 모르고 괴수가 등장하는 판타지물을 'SF 영화'라고 강변하는 제작자의 돌출 행동[43] 탓에 그렇지 않아도 척박했던 국내 SF 영화의 창작 환경을 한층 더 악화시켰다.

그나마 《지구를 지켜라!》(2003)와 《불청객》(2010)은 드물게 신파를 배제하고 키치 감성을 앞세운 컬트 SF 영화로서 SF 팬덤을 포함한 관객층 일부의 호평을 받았지만, 지구를 지켜라!는 흥행에서 참패했고, 불청객은 초저예산으로 만든 인디 영화의 틀을 넘지 못해서 큰 인지도를 얻지 못했다. 《설국열차》(2013)가 흥행에 성공하긴 했지만, 설국열차는 원작이 외국 만화인데다가 SF 장르 영화라기보다는 봉준호 특유의 우화적 작가주의 판타지에 가까운 탓에 SF 팬덤에서는 큰 호응을 받지 못했다.

저예산으로 찍은 시간여행 영화인 《열한시》(2013)는 각본면에서는 상당히 선전했지만 SF라기보다는 무미건조한 스릴러 영화에 더 가깝다는 평과 함께 흥행에 실패했으며, 《로봇, 소리》(2016)는 평이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역시 흥행에서는 실패하고 말았다. 각본 단계에서 허술함을 지적받고 무산된 SF 영화 귀환SF는 비주얼로 도배하면 끝이라는 충무로 인사들의 무지함을 극명하게 보여준 반면교사로 남아 있다.

2021년 2월에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승리호》는 한국에서는 처음 제작된 스페이스 오페라 영화인 데다가 한류 버프 덕인지 공개 첫날부터 상당한 주목을 받으며 스트리밍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일반 관객들이 보아도 좀 과할 정도의 B급 SF 영화 클리셰신파 코드로 점철된 탓에 실제 반응은 선의에서 나온 호평과 현실적인 혹평이 반반 섞여 있는 것에 가깝고, SF 팬덤 쪽에서는 어차피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2021년 12월에 한국 최초의 우주 SF 드라마로 기대를 모으며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고요의 바다》 역시 한류 버프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감상을 방해할 정도로 허술한 과학 설정과 고질적인 신파 체질을 지적받으며 SF 장르에 도전해 온 한국의 최신 실패작이라는 외신의 혹평을 받았고, 결과적으로 한국 SF 영화 불모지론을 강화했다.

2023년 공개된 정이 역시 SF에 대한 몰이해와 억지 신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같은해 개봉한 더 문도 한국영화 최초로 달탐사 SF를 다뤘다. 너무 심한 억지감동, 신파극까지는 아니지만 수준떨어지는 대사와 연출,스토리,과학적인 오류 등 완성도면에서 혹평을 피하지는 못했다.[44][45][46]

3.7.2. 학계

한국 SF에 대한 학계 연구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석박사 레벨에선 박상준, 김상훈이 쓴 글을 거칠게 베낀 논문도 보인다. 학계가 장르문학을 백안시해서 그런 건 아니고, 제대로 된 논문이 쌓이기엔 아직 역사도 짧고, 한국어로 번역된 작품이나 자료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3.7.3. 북한 SF

환상소설도 써야 한다. 환상소설의 폭을 넓혀 사회생활도 환상형식으로 그려낼 수 있다. 가령 지금 모든 사람이 통일된 조국앞날을 그려보면서 신심에 넘쳐 투쟁하고 있는데 작가가 조국통일의 대사변을 맞이한 그날의 감격적인 모습을 환상적으로 형상한 소설을 써낸다면 사람들에게 커다란 기쁨과 희망을 주고 그들의 사업과 생활을 고무해줄 것이다. 그런 식으로 공산주의리상사회,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가 실현된 앞날의 우리 조국이나 자주화된 세계의 모습을 환상적으로 그려낼 수 있다. 그런 소설은 휘황한 래일에 대하여 해설하는 강연보다 더 큰 감흥을 줄 수 있다. 환상소설에서 환상은 허황된 공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환상소설에서 환상은 력사와 과학발전의 합법칙성에 기초하여야 하며 생활의 진실에 발을 붙여야 한다.
김정일, 『주체문학론』, 평양: 조선로동당출판사, 1992, 247~248쪽. 북한 SF가 국가의 지원아래 지속적으로 창작되는 이유, 절대로 발전할 수 없는 이유가 명확히 드러나는 글이다.

북한에서는 과학환상소설이라고 부른다. 최초의 창작 SF는 1949년 발표된 이봉권의 《방전탑의 비밀》. 이후 점진적으로 세를 불려가다 80년대 후반부터 크게 늘어나 황정상의 《푸른 이삭》, 박종렬의 《두 개의 화살》, 라경호의 《먼 우주로의 려행》, 김승욱의 《새 세대》 등이 속속 발표되었다. 북한의 창작 SF는 거의 대부분 아동층을 대상으로 하는데 과학입국을 위해 정책적으로 SF 창작을 장려하고, 사회주의국가 건설의 무기로서의 아동교육을 중시한 사회주의 국가의 오랜 전통이 남은 것이다.[47]

표현의 자유가 아예 없는 나라답게 과거 소련 이상으로 창작에 제한이 많다. 우선 스트르가츠키 형제의 작품같은 디스토피아 문학, 체제비판은 절대 불가하다. 오직 강성대국으로 나아가는 사회주의 유토피아물만 가능하다.

북한의 문화예술 용어들을 정리한 『과학예술사전』에서는 아예 과학환상소설을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자연을 정복해나가는 인간들의 활동과 투쟁을 환상적 수법으로 보여주는 문학예술작품"라고 정의해 놓았다. 북한의 SF는 어린이들에게 과학적 환상을 심어주어 국가의 과학발전을 앞당기는 사상적 무기에 불과하며 주체사상에 기반한 강력한 의지와 신묘한 과학기술에 의해 지금의 고난은 모두 극복될 것이라는 환상을 심어주는 역할만을 강요받는다.

일성, 정일, 정은이란 이름을 쓸 수 없고 심지어 생일이 같으면 바꿔야 하는 것처럼 SF소설 속에 김씨 일가를 등장시킬 수 없다. 살아있는 최고지도자는 감히 소설 따위에 등장시켜 자기 멋대로 써먹는 것은 심각한 불경이며, 미래의 김씨 일가를 등장시키는 것은 권력 구도에 이래라저래라하는 반역행위가 되기에 절대 다룰 수 없다.

아직도 농업이 주류인 후진국이라 서해 바다속에서 항암 작용이 있는 특수한 벼를 제배해 강성대국을 건설한다는 《푸른 이삭》처럼 농업 혁신에 관련된 소설이 많이 나오며 사악한 미제국은 늘 악역으로 등장해 용맹한 북한인민들에게 패배한다. 핵개발을 시작한 이후로는 원자력으로 강성대국을 건설하는 소설들도 등장한다. 물론 뉴클리어 아포칼립스물도 쓸 수 없다.
3.7.3.1. 기타 참고자료
“북한 SF에는 북한사회의 현실과 소망이 담겼죠”
북한에도 ‘SF소설’ 있다는데…

4. 한국 SF의 문제점

  • 부족한 역사
    100년이 넘는 서구 SF는 물론이고 7,80년대경부터 SF가 본격적으로 자리잡은 일본 SF에 비해서도 한국 SF의 역사는 얇은편이다. 역사가 무조건적인 수준을 보장하는것은 아니지만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시행착오적인 작품들과 참고해야할 성공 작품의 수가 그만큼 부족하다는 것이다.
  • 오락성 경시
    상업적 오락적 SF에 대해 부정적인 면이 있어 창작자들의 창작 의욕을 반감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스타워즈를 비롯한 스페이스 오페라물이 부진한 성적을 거둠과 함께 인터넷 곳곳에서 오락적인 SF에 대해 이게 SF냐는 부정적인 여론을 심심치않게 찾아볼 수 있기도하다. 서구 SF 또한 시작은 펄프픽션과 스페이스 오페라처럼 오락성 위주의 SF였고 거기에 반발하여 세련되고 정교한 SF를 찾으면서 오늘날 여러 과학성을 추구하는 SF가 정착된 역사이기에 많은 사람들을 유입시켜주는 오락성은 무시할 수 없다.
  • 유입부족
    SF의 근본은 종이책 시장 위주로 형성된 작품들과 과학책일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종이책 시장이 절대적으로 크기가 작을뿐더러 유입조차 없는 실정이라 그와 함께 SF또한 침체되가는 상황이다. 웹소설에도 SF가 있다지만 대부분의 독자와 작가가 판타지와 무협과 로맨스쪽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에 별 재미를 못보는 실정이다[48].
  • 부족한 인식과 타 장르에 대한 경쟁력
    여러가지로 SF라는 장르에 대한 인식이 확립되었다고 보기 힘들다. 일단 '공상과학' 꼬리표는 이제는 케케 묵어서 논할가치가 없다시피해도 판타지나 무협과 경쟁해야하는 위치에서 SF는 불리하다는 인식이다. SF는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 부족한데 요컨대 '그런것들에 비해 나을게 뭐냐'는 인식이 천장 역할을 한다 할 수 있겠다. 아무래도 판타지와 무협과 SF의 공통점은 허구를 배경으로 한 허구의 이야기인데 여기에 SF는 '과학'이라는 것이 끼어들어서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진입장벽이 생기며 또한 태클을 거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에서 장르소설판은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주인공에 대한 환상을 파는 업종이나 다름없는데 판타지와 무협과 달리 SF는 그런 부분에서 제약이 생기며 이미 자리잡혀 있는 판타지나 무협에 대해 앞서는 부분이 없다 보는 것이다. 'SF 기술력으로 할 수 있는거? 마법하고 무공으로 다 되는데?'라는 인식이다[49][50][51]. 판타지나 무협은 편의주의적이나마 장르 클리셰에만 충실하되 참신한 구석을 보여주면 어지간한 부분은 눈을 감아주지만 SF는 이미 그런 클리셰가 나올대로 나와있고 과학이라는 요소 때문에 엄해진다는 것이다. 하드 SF류는 이런 초인 판타지 장르가 아니라고 해도 대중적인 인식이나 인기가 없기 때문에 독자나 작가 입장에서 기피 대상이다. 아무튼간 이런저런 진입장벽을 뚫는다고 해도 딱히 독자 입장에서 얻는 재미나 작가 입장에서 성공이나 수입 같은 리턴 이득이 그리크지 않은 하이리스크 로우리턴 장르라는 공통적인 인식이 SF에 자리 잡혀있다. 다만 장점이라면 시각 매체쪽으로 판타지나 무협에 비해 거부감이나 유치함이 덜 할 수 있고 스케일을 표현하기가 용이하다는건데 이런것조차 한국 SF 영화들의 저조한 성적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 천편일률적인 소재
    공모전에서 섹스봇을 금지하는 이유 SF소설 공모전때 섹스봇과 같은 자극적인 소재로 쏠림이 심해져서 아예 금지까지 했다고 한다[52]. 좁은 규모로 인해 소재가 부족하다보니 발생하는 현상일것이다. 과거 영화 아일랜드가 개봉했을때 복제인간에 대한 소설이 쏟아져 나왔다던데 그런 문제점이 반복되는것으로 보인다.
  • 필력
안한세는 폰 노이만이 제안한 밀도 행렬을 이용한 엔트로피의 개념에 특히 관심을 가졌다.
"미치코, 전에 통신이론에서 배운 샤논의 엔트로피 생각나니?"
"응, 어떤 정보를 나타내는 비트(bit)가 취할 수 있는 확률의 역수에 2를 밑으로 하는 로그(log)를 취한 것 말이지?"
(중략)
"만약에, 노이만 엔트로피를 샤논 모델에 적용시키면, 어떻게 될 것 같니? 내 생각엔 0이나 1 대신에 영자역학의 상태 벡터를 이용해서 정보를 표시하면 어떻게 될까, 궁금한데."
(중략)
이틀 밤을 꼬박 세운 후, 그들은 힐버트 공간의 상태벡터들의 중첩 원리(superposition principle)를 이용하면, 여러 연산을 한 번에 할 수 있다는 것을발견하였다.
(후략)
임페리얼 코리아 3권 中.
위는 2003년작 임페리얼 코리아라는 소설로 작가는 물리학자에 서울시립대학교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로 과학적 지식은 전문가였으나 글실력이 부족했는지 난해한 전문 용어들과 딱딱한 대사투로 가득한 작품이 나와버렸다. 극단적인 예시를 들었지만 SF는 대중을 겨냥하기 때문에 어려운 용어를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와 캐릭터 및 서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일찍이 아이작 아시모프도 고유명사를 남발하는 소설은 좋지 않다고 얘기했던 오래된 문제.

5. 유형

5.1. 사이버펑크

5.2. 스페이스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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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1. 스페이스 오페라/웹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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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작품 목록

6.1. 소설

6.1.1. 웹소설

6.2. 영화

6.3. 만화

6.4. 작가

  • 7~80년대

그 외엔 작품목록 참조

7. 한국의 SF 문학및미디어상

8. 관련 문서


[1] 아작, 허블, 그래비티북스, 안전가옥 등[2] https://www.mk.co.kr/news/culture/view/2020/07/723489/[3]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210, https://www.mk.co.kr/news/special-edition/view/2020/12/1332755/[4] 프랑스어로 쓰인 베르베르의 작품 대다수가 정통 과학소설이라기보다는 SF의 아이디어를 차용한 판타지에 가깝다는 점도 일조했겠지만, 열린책들이 SF계의 명번역가이자 기획자인 김상훈에 의해 '경계소설' 시리즈로 명명된 소프트 SF 작품들을 다수 출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SF 독자들보다는 일반 독자들을 중시하는 국내 출판사의 일반적인 풍조를 답습했다고 하는 쪽이 더 정확하다.[5] 실제로 일본의 게임 판타지 장르인 VRMMO소설가가 되자에서 SF의 하위 장르로 분류된다.[6] 그나마 2010년대 이후 웹소설 시장이 크게 활성화되면서 웹소설 붐을 타고 조아라문피아 등지에서 신의 아바타, 킬 더 에일리언, 우주게임의 사령관, 좌천된 하급 장교가 살아남는 법 등의 스페이스 오페라 소설들이 판타지 소설의 카테고리 안에서 조금씩 유료연재로 팔리고는 있으며 그중에서 상업적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작품도 있지만, 연예계물, 스포츠 판타지 등 확실한 수요가 있어서 공급도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다른 웹소설 내부의 하위 장르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7] 유력하다. 일본은 1900년 오시카와 슌로우가 쓴 《해저군함》, 중국은 1904년 발표된 작자미상의 《달 식민지 이야기》가 각각 최초의 SF로 확인되지만 한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후보가 바로 이 작품.[8] 1921년에 나온 소설 《이상촌》이 먼저라는 주장도 있다.관련 논문 하지만 이상촌은 순수창작이 확실한 《K박사의 연구》와 달리 에드워드 벨러미의 《뒤돌아보며》의 영향하에 있는게 확실해서 《높은 성의 사나이》와 《비명을 찾아서》처럼 모티브만 빌려온건지, 《인도 왕비의 유산》과 《철세계》처럼 번안작인지 연구가 더 필요하다.[9] 일제강점기엔 문학으로 먹고 살기 팍팍하면 역사소설을 많이 썼다. 분량도 많이 뽑을 수 있고, 이데올로기에서 한결 자유로우며, 이른바 통속소설 중에서 제일 돈이 되었기 때문. 당시 지금의 양판소나 무협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게 역사소설이었다. 이런 분위기는 1970년대까지도 이어졌다.[10] 1965년 한국일보사의 <주간 한국>에서 주최한 제1회 추리 소설 공모 당선작이었다. 당시엔 SF공모전이 아예 없어서 활발했던 추리소설 공모전에 발표했다.[11] 이 소설은 이갈리아의 딸들류 작품이 아니다. 여성우월주의자들이 지배하는 작품속 미래의 지구는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우나 인권이나 문화 측면에선 심하게 구멍난 억압적인 사회로 기존 가족제도는 물론 사람과 사람간의 애정까지도 철저히 부정한 끝에(동성애가 무기징역이다.) 아예 무성화를 택하는 인구가 늘면서 인구감소로 미래가 사라져가는 사회다.[12] 역시 자주 엮이는 추리의 경우 의외로 외환위기 이전까진 SF, 판타지 다 씹어먹었다. 일제강점기부터 채만식, 이해조, 최독견, 김운정, 방정환(그 방정환 맞다. 어린이용 추리작품을 쓰거나 번역.) 그리고 김내성 같은 추리작가들을 배출했고 김내성에서 김성종으로 이어지는 굳건한 인기작가 계보가 있었고 SF 팬덤이 존재하지도 않던 71년에 대학교수들이 주축이 되어 미스터리 클럽을 만들 정도로 팬덤의 역사가 깊었다. 이것은 추리가 유치한 장르소설이 아닌 식자층의 지적유희로 받아들여진 덕분이고, 일제강점기에 교육받은 당시의 3, 40대 식자층은 일본어 문고판으로 해외 추리소설을 쉽게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셜록 홈즈 시리즈는 지금도 아동들의 사고력, 창의성 증진이란 간판으로 잘 팔린다.) 이 미스터리 클럽은 1980년대에 한국 추리작가 협회로 거듭나는데 경제적으로 호전된 1980년대에는 상금 1천만원이 걸린 김내성 추리문학상을 비롯한 여러 공모전과 추리 신춘문예, 추리 전문잡지, 추리전문 출판사들이 속속 등장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이 전성기는 1990년대 중반까지 이어졌으나 IMF 외환위기로 직격타를 맞아 신인작가 등용문과 연재장소가 사라지면서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1990년대 후반부터 떠오른 인터넷에 판타지처럼 제대로 뿌리를 내렸다면 달라졌겠지만 이때 추리작가들은 이른바 '스포츠신문 감성'에서 벗어나지 못해 젊은층의 취향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후 2000년대 황금가지 등의 노력으로 추리시장 자체는 다시 일어섰지만 거의 다 외국 소설을 번역한 것이었고, 국산 추리 소설은 2010년대 이후에나 조금씩 부활하기 시작했다.[13] 당시 어린이들의 장래 희망 1순위가 과학자였다.[14] 아동도서로 탐정물이 2천년대의 해리포터만큼이나 인기몰이를 하던 1980년대에 성인도서 하드보일드 고전 탐정물 역시 교보문고 책장에 수두룩하게 꽂혀 있었음에도 지금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런 걸 2000년대 이후 재출간하면서 국내 최초라는 이름을 붙인 경우가 있듯이, SF도 마찬가지 처지로 잊혀진 것이 많다.[15] 저 위 《정의의 사자 라이파이》가 그러한 비극을 당하지 않았다면, 이러한 애니메이션으로 나왔을 것에서, 시대적 여건 등은 논외로 한다면, 해당 정권이 가진 모순에 실소를 금치 못하는 이들이 많다.[16] 사실 이런 것은 SF라기보다는 그 전 세대부터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을 들여오던 것의 연장선상에 있다. 왜색이 적고 더빙과 색칠로 적당히 넘어갈 수 있는 건 그나마 거대로봇물특촬물이니.[17] 《컴퓨터 일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한다》는 컴퓨터 책을 출간해 대박을 쳤다. 그전까지 컴퓨터 서적은 딱딱한 기술서적이었는데 나경문화는 당시 잘나가던 코미디언 전유성을 내세운 유머러스한 설명으로 컴퓨터를 배우곤 싶은데 어려워서 거부감을 느끼던 독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이 책은 이후 인문계 출판사들이 컴퓨터 서적 출간에 대대적으로 뛰어드는 계기가 되었다.[18] 이중 《유년기의 끝》을 제외한 3권은 2020년 시점까지 유일한 번역본이며 《유년기의 끝》도 시공사 역본보다 번역 평가가 더 좋다.[19] 《우주도시》 1권과 《연인들》, 《타우제로》는 수능에 출제되어 유명한 희곡 《만선》의 작가 천승세다. 구제할 길이 없는 불량학생으로 주먹질로 학창시절을 보낸 천승세는 고등학교 졸업후 무위도식하다 어머니가 쓴 글을 보고 흥미가 동해 심심파적으로 써본 글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문단에 발을 들인 천재과였는데 해양소설을 쓰기 위해 직접 원양어선 선원으로 취직해 세계 바다를 돌아다니다 익히게 된 영어로 번역작업을 했다.[20] SF임을 내세우지 않고 작가 이름을 내세워 라디오 책광고를 하기도 했다.[21] 여담으로 이쪽 인력들이 호구지책을 찾아서 떠난 곳들 중에 하나가 바로 충무로라고 일컬어지는 한국영화계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한국영화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급성장한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22]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 헤매던 들녘 출판사는, 결국 《퇴마록》과 《로도스도 전기》라는 공전절후의 대박을 터뜨리면서 지금까지도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두 작품으로 국내에 판타지 붐을 일으키면서, 출판계와 대중문화 그리고 서브컬처에 한 획을 그은 것은 덤.[23] 박석재 박사는 뒷날 송유근 연구부정행위 사건의 주모자로 전국민에게 이름을 알린다. 1997년에 나온 가리봉의 비밀은 IMF 여파로 서점에서 금방 자취를 감췄고 1999년 여주인공 이름을 바꾸고, 1장을 더 추가하고 내용에도 변화를 준 개정판 <코리안 페스트>가 출간되었다.[24] 2010년 이후 대형서점을 가보면, SF소설들은 추리소설이나 판타지소설이 전시된 서가 한 귀퉁이에 마구잡이로 전시되어있다. SF만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었다는 방증이다.[25] 장강명은 대학 졸업후 기자생활을 하다가 작가로 전업했다. 《클론 프로젝트》는 학생때 쓴 작품이라서 작가 전업후 쓴 작품들과 비교하면 완성도 차이가 심하다. 그때문인지 작가 본인은 저서 《당선, 계급, 합격》에서 《클론 프로젝트》를 흑역사라 생각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26] 그 영향인지, 전자책이 화두가 된 2000년대 후반을 보면, 장르소설 하위 카테고리로 SF와 판타지가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여 있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27] 90년대 당시 대중적으로 팔릴 만한 이야기를 써보려는 시도가 젊은 이공계 출신 작가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는 했었다. 이성수의 《아틀란티스 광시곡》은 컴퓨터 천재 주인공이 아틀란티스 대륙과 버뮤다 삼각 지대의 비밀을 밝혀내고 아틀란티스인과 힘을 합쳐 아틀란티스를 침략하는 반란군으로부터 지구를 지켜낸다는 내용이다. 정년철의 《헤테로》는 우생학을 내세워 열등 유전자를 배제하려는 다국적 회사의 음모에 맞서는 이야기이다. 임준홍의 《네메시스의 서》는 혜성충돌에 밀리터리 SF를 더했다. 염승호의 《하이브리드》는 인간 게놈 연구에 종사하던 박사가 범죄가 유전된다고 보고 이를 악용하는 범죄집단에 맞서는 내용이다. 하지만 'SF동호회 활동 열심히하는 학생'이었던 이들은 데뷔작 이후 창작활동을 계속 이어가지 못했고, 결국 명문대학생들의 재기 넘치는 시도 정도로 끝났다.[28] 3세대 SF가 딱히 소프트 SF라고만 보기도 힘들다. 소프트 SF 자체가 모호한 개념이기 때문이다.[29] SF 시장에서 최고의 권위를 가진 상인 휴고상의 경우 2014년을 기점으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속으로 여성 작가가 최우수 장편 부문을 수상했으며, 상을 받은 작품들의 성격 역시 바로 페미니즘 SF 또는 우주 일상물이다.[30] 단순한 스페이스 오페라나 분위기 차용 정도가 아니라 SF에 해당하는 웹소설들도 없지는 않다.[31] 그나마 이산화는 TERF 성향의 래디컬 페미니스트와의 분쟁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트위터를 중단했다고 복귀했는데, 복귀 이후에는 자신이 참여한 작품과 프로젝트 소개 이외에는 이전과 같이 트페미 및 래디컬 페미니즘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트윗을 일체 하지 않고 있다.[32] 전업 SF 소설가는 아니고 타 장르의 작품을 썼지만 SF 계열에서도 작품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으며, 위의 문제점에 부합하는 인물 중 하나다.[33] 게임 판타지 소설,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재 등 어디까지나 '배경 소재'로만 등장하는 상황에는 큰 거부감을 보이지 않으나, SF 독자들에게도 이런 소재가 SF로 인식되지 않는 점은 동일하다.[34] 현재 현실정치에서 목소리를 내는 페미니즘 단체들은 대체로 이 계통이다.[35] 테크노 페미니즘은 주디 와이즈먼의 게념이다. 그러나 그 외에 다른 여러 페미니스트들이 비슷한 논의를 하였고 하고 있다. 사이보그 페미니즘, 포스트휴먼 페미니즘 증의 표현들이 별도로 존재하는데 이 계통 전체를 아우르는 단일한 용어는 아직 정립되지 않은 것으로 관찰된다.[36] 최근 페미니즘 관련 글에서 SF와 페미니즘의 연관은 꾸준히 한 파트씩은 할당되고 언급되는 추세다.[37] 참고1 해당 글에서도 다음 세대의 페미니즘으로 포스트휴먼 페미니즘을 제시하고 그 수단으로 SF를 삼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참고2와 같은 연구기획에서도 이런 흐름을 관찰할 수 있다. 참고3이나 참고4에서도 주류 사이언스픽션에 페미니즘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함을 주장하고 있다.[38]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메리 셸리의 책 프랑켄슈타인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페미니즘과 엮기도 한다.[39] 다만 관련 논의 자체는 그 이전부터 했던 인물이다. 참고1에서 이미 2003년에 인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40] 참고에서 한국 페미니스트 SF가 서구의 어떤 작가들에게서 영향을 받았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페미니스트 SF로 어떠한 정치적 효과를 노리는지 확인할 수 있다.[41] 무지에서 비롯된 이런 식의 책임 회피성 발언의 역사는 길어서, 'SF의 탈을 쓴 신파극'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초대형 SF 블록버스터 내츄럴 시티(2003)를 18년 전에 찍은 민병천 감독의 씨네21 인터뷰에서도 소재와 장르 문법 사이의 역학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갈팡질팡하는 전형적인 구세대 영화인의 모습을 볼 수 있다.[42] 물론 이것은 대중예술 장르인 SF를 만들기 위해 과학자나 이과 출신이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휴고상 수상작 히페리온의 작가 댄 시먼스는 교육학 전공,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작가 더글러스 애덤스는 문학 전공, 스타워즈조지 루카스는 예술학 전공, 로저 젤라즈니는 연극 전공, 어슐러 K. 르 귄은 문학 전공이다. 이과 계열의 작가로는 황금시대의 작가인 아이작 아시모프, 아서 클라크, 로버트 A. 하인라인, 폴 앤더슨 등이 대표적이고, 이공계 전공 작가로는 래리 니븐, 스티븐 백스터, 제임스 호건, 조 홀드먼, 할 클레멘트, 닐 스티븐슨, 테드 창, 그렉 이건, 앤디 위어등이 대표적이고, 저명한 이과 출신 영화 감독으로는 폴 버호벤, 제임스 카메론 등이 있다.[43] 영화 홍보를 하면서 SFXVFX를 SF의 동의어로 사용함으로써 SF 장르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이해를 한층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44] 더 심각한건 8월 3일 열린 GV에서 김용화 감독은 생각했던 것보다 관객들이 <더 문>을 덜 사랑해주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에 진행을 맡은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가 GV에 참석한 관객들을 향해 "여러분들 탓입니다."라고 말하며 유쾌하게 흘리려 했지만, 여기서 김감독은 그냥 넘어갈 부분에서 사뭇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뒤이어 "아직까지 한국 관객분들께서 SF를 대하는 거리감이 상당하다고 느꼈다.", "우리나라 과학 기술을 조금 더 존중하는 문화가 됐을 때 더 멋진 우주 영화를 가지고 돌아오겠다." 등의 말을 덧붙였다. 결국 23년의 한국 감독의 SF에 대한 관점이 옛날과 다를바가 없다는걸 보여주었다.[45] SF 장르가 아니어도 어느 장르던 감독이 영화의 흥행 실패 원인을 관객에게 전가하는 거는것은 그야말로 금기다. 감독과, 앞으로 만들 작품에 대한 이미지를 크게 망치기 때문.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 때 고평가를 받았으나 이후 염력에서 혹평을 받더니 부산행 후속인 반도에서 혹평을 받았다. 관객들이 밋밋하단 평을 자주한다 말에 "전혀 약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약점이라 생각하신 분들은 변화를 못 받아들이시는 게 아닌가."라는 반응을 보여 대중들에게 많은 비난을 받았다.[46] 당연한 소리지만 관객은 SF는 허울뿐이고 신파적 요소만 들어간 SF영화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47] 대만에 계엄령이 내려져 있던 시절 검열에 막힌 작가들이 무협지를 썻듯이 소련에선 검열과 탄압으로 창작에 제한이 걸린 작가들이 동화창작을 많이 했다. 유리 올레샤,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다닐 하름스 등등.[48] 이는 한국내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서스펜스 물 장르들도 겪는 고민이다.[49] 예를 들어서 SF에서 초인의 종류는 크게 제다이 같은 초능력자, 강화복이나 로봇 같은 기계류나 무기의 힘을 빌리는 캐릭터, 신체개조/개조인간/강화인간 등이 있는데 제다이와 같은 초능력자는 이미 무협에서 무림인이나 판타지의 마법사가 차지하고 있다고 보고, 광선검류 포지션은 검강이 가져가버렸고, 강화복이나 기계류나 무기에 의존하는 캐릭터는 판타지에서 마법으로 작동하는 갑옷이나 기계나 무기란 식으로 등장할 수 있으며 애초에 소위 템빨 캐릭터를 멀리하는 한국 장르 소설판에서는 자연스럽게 기피 대상이며, 신체개조/개조인간/강화인간 스타일 초인은 이미 판타지와 무림에서 그런거 필요없이 수련하면 된다는 인식이다.[50] 보통 판타지의 차원이동이나 회귀물 클리셰를 SF에서 적용하는것도 어려운게 차원이동이나 회귀는 판타지에서도 어려운 기술로 취급되나 SF나 과학 기술 기준으로 보면 정말 말도 안되는 마법이고 고차원적 고도의 기술에 가깝다. 대개 이름난 SF 작품을 들여다봐도 이런 차원이동이나 회귀 기술을 사용하는 종족이나 집단이나 인물이 극히 드문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로 이걸 설득력있게 과학 기술로 설명하기가 매우 힘든것. 또한 빙의나 환생 이런건 정신을 전송하는 방식이라던가로 할 수 있겠지만 결국에 판타지에서 빙의 환생이 가져다주는 의외성이 주는 느낌은 부족하다. TS 요소도 SF에서도 과학으로 얼마든지 되겠지만 '그냥 판타지니까'로 설명할 수 있는 판타지와 다르게 SF는 과학을 외삽한 설정이나 설명이 필요할것이다.[51] SF 병기로 해낼 수 있는 막대한 파괴력조차 이미 한국 기준 하이파워 판타지나 무협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인식이다.[52] 실제로 작품 투고수는 다른 소재 작품들보다 아래였지만 이런 작품들은 글 자체도 못 썼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