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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미국과 폴란드의 관계.폴란드는 유럽에서 손꼽히는 친미 국가 중 하나다. 유럽은 서방 세계의 주축을 이루고 있고, 러시아와 벨라루스, 세르비아, 아르메니아[1] 정도를 제외하면 전부 친미에 가깝지만, 폴란드는 그 중에서도 미국과의 관계를 각별히 중요시하고 있다. 미국 역시 폴란드를 유럽의 중요한 안보 파트너로 간주한다.
폴란드가 미국에 우호적인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폴란드 코앞에 있는 러시아 때문이다. 또한 미국에 거주하는 약 1천만여 명 규모의 폴란드계 미국인들이 폴란드 본국에 대한 지원 목소리를 내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2. 역사적 관계
2.1. 20세기 이전
미국이 독립을 쟁취하던 18세기는 폴란드 리투아니아가 국력이 급속히 약화되던 시점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카지미에시 푸와스키, 타데우시 코시치우슈코 같은 인물들이 미국과 폴란드 양측에서 모두 활약하는 등, 양국 사이의 인적 교류는 활발한 편이었다. 18세기 말 폴란드 분할로 폴란드 리투아니아가 멸망하면서 폴란드 독립운동을 펼치던 지식인 일부는 미국으로 망명하였다.19세기에는 폴란드 서부를 지배하던 프로이센 왕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붐이 불면서 프로이센 내 폴란드인 상당수가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프로이센의 폴란드인들이 대거 이민하자 오스트리아 제국, 러시아 제국의 폴란드인들도 미국으로 대거 이민에 합류하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폴란드계 미국인 인구 규모는 폴란드계 프랑스인 규모보다 훨씬 더 커졌다. 이 외에도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반에는 폴란드 동부를 지배하던 러시아 제국에서 반유대주의 기조가 일면서 폴란드 내 상당수 유대인들이 미국으로 이민하였는데, 이들은 폴란드계 미국인 정체성 대신에 미국 유대인 정체성을 가진 경우가 많았다.
2.2. 20세기
1차대전 이후 민족자결주의 원칙에 의해 폴란드는 다시 독립을 쟁취하였다. 다만 20세기 초반에는 W.A.S.P.들 사이에서 폴란드계를 비롯한 가톨릭 신도들이 미국으로 너무 많이 유입되고 있다는 불만이 나왔고, 폴란드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민 제한 쿼터가 등장하게 되었다.냉전 시절 폴란드는 소련의 위성국 중 하나였는데(바르샤바 조약기구), 당시 소련과 적대하다가 몇 차례 피를 본 아픈 기억이 있다. 또한 1991년 소련의 붕괴 직후 러시아의 상황이 좋지 않았을 때 서방 세계에서 추진한 동진 정책의 최우선 대상으로서 NATO에 편입, 안보를 보장받았으나 폴란드는 지정학적으로 여전히 대 러시아 전선의 최전방이다.
2.3. 21세기
러시아와 직접적으로 맞닿는 국경선은 러시아의 월경지인 칼리닌그라드가 있으며, 러시아 본토 국경선으로는 벨라루스나 발트 3국, 우크라이나를 통해 한 다리 건너야 하지만 벨라루스는 대표적인 친러 국가이고 발트 3국은 반러 성향이 매우 강하지만 러시아군에 대항할 군사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유럽 고속도로의 주간선인 E30 노선이 유럽의 평지를 뚫고 가는 노선이다. 베를린 - 포즈난 - 바르샤바 - 브레스트 - 민스크 - 모스크바까지 단 하나의 구릉지조차 없는 대대적인 평지다. 이른바 동유럽 대평야라 불리는 곳에 떡 하니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가 딱 끼어 있다. 독일 수도 베를린 -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까지 무려 2,100km가 한 고속도로로 이어진 평지다. 때문에 폴란드는 매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지정학적 이유로 폴란드가 러시아에 느끼는 안보 위협은 서북유럽 국가들에 비할 바가 아니고, 사실상 러시아를 상대로 유의미한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라가 미국밖에 없다 보니 폴란드는 국가안보 측면에서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미국에 의한 안보 의존, 미국 입장에서는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에 폴란드는 중요한 동맹국이다. 이런 이유로 어떻게든 최전선에서 조금이라도 멀어지고자 우크라이나의 NATO, 유럽연합 가입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한 나라가 바로 폴란드였고,[2]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정국 혼란을 틈타 크림 반도를 합병하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나라도 폴란드였다.
폴란드는 오래 전부터 미국 주도의 MD 체제를 희망해 왔으며, 러시아의 반발로 지지부진하다가 크림 사태를 계기로 다시 적극 추진 중이다. 폴란드의 정치 엘리트들은 이를 통해 자국에 대한 미국의 보호 의지를 확인하고 싶어한다.
모든 엘리트들이 미국을 추종하는 것은 아니다. 소위 대서양(유럽) 중시와 태평양(미국) 중시 중에 어느 쪽이 맞느냐는 논쟁이 정치 엘리트들 사이의 오랜 답없는 논쟁이기도 하다. 하지만 서유럽 주요 강대국들이 대체로 상황이 좋지 않은지라 미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한 가지 명확한 것은 폴란드의 정치 엘리트들은 나라 자체가 지도상에서 지워지는 흑역사[3]를 오래 겪으면서 강대국(러시아, 미국, 독일[4]) 사이에 낀 중견 국가로서 자신들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국가 안보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적인 이유 외에 다른 이유로는 폴란드계 미국인이 많다는 것이다. 최초 미국 정착지인 제임스타운 시절부터 폴란드계 주민이 이주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19세기 폴란드가 러시아의 지배를 받게 되자 수많은 폴란드인이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미국에만 1,000만 명 가량의 폴란드계 미국인이 있다. 폴란드의 인구가 4,000만 명이 안 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굉장한 수치. 전 국민의 4분의 1이 넘는 폴란드계 주민이 미국에 사니, 폴란드인들로서는 미국이 좀더 가깝게 여겨지는 것도 이상할 것은 없다. 미국에서 폴란드계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은 일리노이 일대로, LOT 폴란드 항공이 각 항공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노선으로 인정되는 001편을 뉴욕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이나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이 아닌 시카고행 항공편에 부여하고 있다.
이런 사정 때문인지, 폴란드의 플래그 캐리어인 LOT 폴란드 항공은 유럽에서 보기 드물게 보잉을 좋아하는 항공사 중 하나다.
2018년에 독일과 러시아가 새로운 가스 수송관을 연결하려고 하자 폴란드 측은 반대했고, 미군 영구 주둔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측은 중유럽에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폴란드에 미군 4,000명을 추가 배치했고, 미군 기지를 영구적으로 설립하는 것도 검토했다.# 그리고 미군이 군사적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폴란드에 미군 병참기지를 건설할 것이라고 나토가 밝히자 러시아는 반발했다.# 그리고 미국측은 폴란드에 병력을 추가로 파병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미국과 폴란드의 밀월 관계가 나타나고 있다.#
토니 블링컨 장관과 폴란드의 즈비그니에프 라우 외무장관이 전화통화를 하면서 미국측이 폴란드를 지지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에서 일부 시위대가 타데우시 코시치우슈코 동상에 혐오 낙서는 물론, 침을 뱉거나 소변을 보는 만행을 저질렀다.# 막상 코시치우슈코는 친우인 토마스 제퍼슨에게 "노예제의 존재는 분명 신생 미국에게 두고두고 큰 걸림돌이 될것"이라며 경고했고, 죽어서는 제퍼슨을 집행인으로 지목하며 남은 재산을 노예 해방과 해방 노예 교육용 학교 설립에 써달라고 유언을 남겼을 만큼[5] 18세기 말이란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도 굉장히 진보적이었던 노예해방론자였기 때문에 시위대가 무식한 짓을 했다고 비판 받았다. 해당 사건이 터지자 주미폴란드대사관은 해당 역사적 사실을 설명하는 성명문을 발표하며 유감을 표했다.
양국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3월 25일에 바이든 대통령이 폴란드를 방문하면서 제슈프시를 방문했다.#
2023년 2월 4일, 미국 국무부는 폴란드 측과 전략대화를 하고 북한의 러시아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2월 10일, 미국 측은 바이든 대통령이 2월 20일 ~ 24일까지 폴란드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2023년 3월 21일 NATO소속 미군이 폴란드에 영구주둔 미군기지를 건설하면서 폴란드는 핵우산을 얻게 되었다. 폴란드는 더욱더 적극적으로 국방을 강화하면서 무기를 우크라이나에게 넘겨줄 여력이 생겼고 보통 외국 군사기지가 생긴다면 반전단체나 인근 주민들이 거부하는 님비현상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위협이 와닿는 입장인지라 반대는 매우 적고 오히려 환영하고 있다.
3. 군사 교류
약 4~5천명의 미군이 동유럽과 발트해 국가 순환 배치 형태로 주둔하고 있다. 폴란드는 1989년 동유럽 최초로 공산주의 노선을 폐기한 이래, 정책적으로 친미 행보를 걷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폴란드는 이라크 전쟁 당시, 전쟁에 찬성은 물론이거니와 지상군을 파견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물론 이 부작용으로 내부적으로는, 미국과의 군사동맹에 대한 회의가 살짝 일어나기도 했다.폴란드는 2020년에 F-35 32대를 도입하는데 성공했다.[6] 이는 구 공산권 출신 국가가 F-35 도입에 성공한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한 사례로, 미국이 폴란드를 유럽에서의 중요한 안보 파트너로 여긴다는 이야기가 단순히 말뿐만이 아님을 증명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7]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에서 감축한 9,000여명의 미군 중 일부를 폴란드로 배치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미국은 폴란드와 방위협력 관련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1천명의 미군을 폴란드에 추가 배치할 계획이라고 미국 국방부가 밝혔다.#
8월 15일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폴란드를 방문해 폴란드 주둔 미군을 증강하는 내용의 방위협력 강화 협정(EDCA)에 서명할 예정이다.# 그리고 폴란드를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은 8월 15일에 폴란드와 방위협력 강화 협정을 체결했다.#
4. 관련 문서
[1] 다만 아르메니아는 아르메니아 학살 관련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친러 정책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2] 결과적으로 이는 돈바스 전쟁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지만, 어쨌든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의 NATO 및 EU 가입을 적극 지지한 것 자체는 폴란드 입장에서 충분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3] 폴란드 분할, 독소 폴란드 점령 등이 있다.[4] 역사적으로 폴란드의 전통적인 위협 대상 중 하나였다. 1990년에 통일되고 적극적으로 서방세계의 일원이 되면서 현재 독일과의 관계는 괜찮은 편이다.[5] 그러나 좀 많이 불편했던 제퍼슨이 유언 집행인이 되길 거부하고, 죽기 전에 유언을 한번만 작성한게 아니라서 사후 법적 공방에 휘말리다 코시치우슈코의 유산은 유럽과 미국 사이 공중분해되면서 이루어지지 못했다.[6] 미 의회의 판매 승인이 난 것은 2019년의 일이다.[7] 타 도입국들과 달리, 폴란드에게 있어서 F-35 도입은 단순히 미국산 최신 전투기를 32대 질렀어요 하고 말 수준의 이벤트가 아니다. F-35/운용국 문서를 보면 알 수 있다시피 현재까지 F-35 도입에 성공한 국가들은 전부 미국의 상위 티어 동맹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들이고, 미국이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게 된 국가는 F-35 프로그램에서 퇴출당했다. 사실상 폴란드가 미국의 중요한 안보 파트너로 격상되었음을 전 세계에 알리는 이벤트라고 봐도 무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