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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운과 사회3. 관념과 학문4. 게임에서5. 창작물에서6. 예시
6.1. 사회 계급6.2. 국가6.3. 캐릭터
7. 관련 문서

1. 개요

불행한 사람을 비웃지 말라. 자기의 행복이 영원한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것인가.
라 퐁텐
/ luck
  1. 이미 정하여져 있어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천운(天運)과 기수(氣數).
  2. 어떤 일이 잘 이루어지는 운수.

2. 운과 사회

…자신은 죽어라 노력해서 하버드에 왔으며 따라서 자신의 지위는 능력으로 정당화된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들이 운이나 기타의 통제 불가능 요인으로 입학한 게 아니냐는 말에는 거센 반발이 있었다…(중략)…그들은 은연중에 도움 받을 자격이 있는 가난한 사람과 그런 자격이 없는 가난한 사람을 구분했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힘에 맞서 싸우는 사람은 정부 보조를 받을 만했다. 다만 불우해서 가난해진 사람은 자격이 없었다
마이클 샌델, 《공정하다는 착각》 中
근대 시민 혁명의 시대가 도래하기 전까지 인간 사회는 출생 시의 운이 신분으로 굳어지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현대 사회에서는 이를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금수저와 같은 말에서도 보듯 운수 좋게 잘 타고 태어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현대 사회는 노력에 의한 계급 상승을 사회의 목표로 표방하고 있으므로, 출생의 운을 비롯하여 운이 지나치게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편, 노력을 통한 성공이 가로막힌 사회에서는 또다른 운에 의존하는 경향성도 나타나곤 한다. 사회적 계급 이동이 거의 일어나지 않아 고착화된 사회에서는 복권과 같은 일확천금에 눈을 돌리는 이들도 많이 생긴다.

운은 사회에서 불평등 요소이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평등하다. 환경이나 노력으로 어떤 행위의 확률을 변동시킬 수는 있어도, 확률적인 사건의 최종적인 결정은 인간이 결코 손을 댈 수 없다. 즉, 운은 인간의 손을 완전히 떠난 자연의 영역이다.[1] 출생의 운도 이미 결정이 났고 재시도할 수 없기 때문에 불공평한 것이지, 만약 태어나기 전에 어떻게 태어날지에 대한 확률을 미리 알고 이를 태어날지 말지를 선택할 수 있다면 그다지 불공평한 일이 아닐 것이다.[2] 때문에 고대 그리스의 경우 고위 직책을 뽑기로 결정하는 경우도 있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공평하긴 할지언정 사회의 효율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오늘날 국가들에서는 채택되지 않는다. 운의 이러한 자연적 성격 때문에 확률적인 선택을 초자연적인 의 뜻이라고 여기는 문화적 관념도 세계 곳곳에서 발견된다.

인간 사회의 상당수 선택은 확률적으로 성공실패가 크게 갈린다. 성공의 확률이 지극히 낮은 일 중에서 성공의 결과가 매우 크게 나타나는 것도 있고, 이런 선택은 흔히 도박에 비유된다. 현 자본주의 사회는 (시장 질서 내에서의) 개인의 도전을 대체로 권장하는 편이며, 이에 맞춰 도전 실패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체계도 (보험이나 파산 등) 과거에 비해 좀 더 갖춰져있다. 사람의 성격에 따라 얻을 수 이득은 낮지만 실패 확률이 낮은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고, 좀 더 모험적이지만 큰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다.

서양 문화권의 경우 동양 문화권에 비해 비교적으로 운의 존재나 중요성을 덜 믿는 경향이 많다. 이는 서구권이 본인의 노력과 책임을 제일 중요시 하는 개인주의 아래에 발달하였고, 상술하였듯이 이를 통해 운 같은 리스크를 무릅쓰고 개인의 도전을 권장하는 자본주의 사회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유복하게 자란 미국 국민이든 비교적 불우하게 자란 개도국 이민자든, 그 어느 환경에서 자라는 운을 가졌어도 누구나 노력하면 동등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 사상 역시 사회에 깊게 뿌리를 내렸다. 덕분에 그만큼 모두가 더욱 개인 삶에 있어서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문화가 형성 되었지만, 사회적으로 불우한 사람들은 불운 때문이 아니라 그만큼 더 노력을 하지 않아서 그렇다는 사회적 편견도 굳게 자리잡았다. 또한 을 통한 권선징악은 세상에 실존한다고 강조하는 기독교 문화를 통해 운이나 불운은 결국 본인의 업보 때문이라는 견해도 믿는 사람들이 꽤 있다. 하지만 서구권 사회 역시 장기적인 경제 침체로 아무리 노력해도 살기 퍽퍽해진 사회가 되었고, 특히 밀레니얼세대 이후로는 운은 어떻게든 노력으로 커버가 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해 많이 냉소적인 분위기가 되었다.

3. 관념과 학문

수학적으로 보면 운은 예측 불가능한 매우 다양한 변수들이 공존하는 모집단이다. 여기서 '매우 다양한'은 무한대를 말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무수히 많은 원숭이에게 마찬가지로 무수히 많은 타자기를 건네 주어 아무렇게나 영원히 치게 하다보면 그 중 성경 한권이 완성된다거나, 동전을 영원히 던지다보면 억단위로 앞면만 나온다던가 하는 상상하기 힘든 일들도 일어나는 것도 가능은 하다는 것이다. 확률이 0이 아니기 때문에.

컴퓨터로는 완전히 무작위한 운을 구현하기가 생각보다 힘들다고 한다. 컴퓨터에서 나오는 숫자들은 어쨌거나 계산이라는 확실한 결과를 가지고 있는 값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컴퓨터에서 랜덤을 구현할 때에는 '현재 시각'처럼 입력값이 무작위인 것을 이용한다고 한다.

철학적으로 나가면 결정론이라고 하는데, 모든 우주만물을 관찰할 수 있다면 모든 사건들을 예측 가능하므로 세상 모든 일의 결과는 결정되어있다는 식의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5분 앞도 못내다보는 인간은 이 운이라는 요소 즉, 불확실한 미래에 휘둘리게 되어있다.

고전역학으로 볼 때 거시 세계의 물리적 움직임은 대체로 결정론적이다. 즉, 초기 시점의 각 물질의 질량과 물질에 가해지는 힘을 온전히 파악할 수 있다면 특정 시간 후의 모습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이것이 가장 단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로켓 설계인데, 발사 후 특정 시점의 물리적 환경을 예측하여 발사체 분리/추진 등을 결정한다. 이런 경우에도 예측대로 되지 않는 때는 분명 발생하지만 이는 특정 변수를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고[3] 모든 요소를 계산에 넣는다면 확실히 예측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한다. 아직까지 유인 우주선은 위험성이 높고[4] 원격 조종도 어려우니 특정 상황에 어떻게 작동하라고 미리 설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기예보 역시 아직 변수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래서 구라청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이따끔 틀리는 것이고 이를 온전히 파악한다면 이론상으로는 매우 정확한 수준의 예측이 가능하다. 이러한 뉴턴 고전역학의 결정론과 관련된 개념이 라플라스의 악마이다. 한편 미시 세계, 대표적으로 양자에서는 그렇지가 않다는 불확정성 원리가 유명하다. 즉,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일정 수준 이상으로 정확히 측정해낼 수 없다는 원리이다.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God doesn't play dice)라고 말한 바 있다. 여기서 주사위는 확률과 운을 나타낸 것으로 매우 러프하게 말하자면 "세상이 운에 따라 결정될 리 없다"라는 뜻이다.

운이나 불운은 한꺼번에 온다는 말도 있으며 네이버 캐스트에서는 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했다. 만약에 운과 불운이 각각 무작위로 일어난다면 군집 현상에 의해 일정한 간격보다는 불규칙한 간격으로 생기게 되고, 이 때문에 가끔 가다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시드 마이어는 본인의 저서 "시드 마이어"에서 완벽하게 확률적으로 전투 승패를 결정했더니 플레이어에게서 "왜 방금 전에 졌는데 이번에도 또 지냐" 하는 항의를 꽤 받았다고 한다. 블리자드 게임의 경우 스타크래프트는 독립 시행이기에 언덕 밑에서 위로 공격하는 것이 연속적으로 계속 빗나갈 수 있다[5][6]

어떠한 학자들은 운이나 불운의 연승연패를 승자와 패자 효과(Winner and loser effects)로 설명하기도 한다. 경쟁하는 환경에서 우연히 연승을 거둔 사람은 심신적으로 더욱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며[7] 향후의 승률을 늘려가지만, 우연히 연패를 경험한 사람은 더욱 방어적이고 소극적이 되며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미래 승률을 더 낮춘다는 것. 본 효과는 원래 생태계에서 동물들 사이의 먹이사슬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설명하기위해 만들어진 가설로, 비슷한 체급의 동물들간의 싸움에서 운좋게 상대를 수차례 이긴 뒤 더욱 공격적이게 된 동물들은 상위 포식자로, 운 나쁘게 수차례 진 뒤 더욱 방어적이게 된 동물들은 하위 사냥감으로 진화했다는 추측이다.

어쨌든 인간의 감각으로는 좋은 운과 나쁜 운이 어느 정도 균질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률적이다'라고 생각하지만[8] 실제 확률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 데서 발생하는 괴리이다. 다만 '한꺼번에 올 수도 있다' (꼭 균질한 간격으로 찾아오지는 않는다) 라는 것이지, '늘 한꺼번에 온다'는 것은 아니다.

개개인의 범위에서 비평등하게 운과 불운이 갈리는 것을 심리학적으로 설명하려는 연구들도 있다. 대표적인 실험이 다들 한번 쯤은 들어봤을만한 신문류 실험들. 예시 중 하나로 본인 운이 좋다거나 나쁘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다른 실험조로 분류한 뒤, 각각 많은 사진이 담긴 신문을 주고 사진이 몇 개인지 세게 하였다. 운 나쁜 사람들은 사진을 세는 데에만 몰두하였지만, 운 좋은 사람들은 신문 여기저기를 살펴보다 '그만 세세요. 사진은 총 43개입니다'라고 작게 숨겨놓은 문구를 발견하여 평균적으로 더 빨리 끝냈다는 것. 즉, 운 나쁜 사람들은 평소 불안감 때문에 특정한 걱정이나 목표에만 몰두하다보니 기회를 더 쉽게 못 보고 놓친다는 것이다.# 여기에 상술한 패자 효과로 더 방어적이고 소극적으로 상황을 둘러보는 상태라면 기회를 더욱 쉽게 놓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앞서 게임 문단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개인의 자유의지는 확률적 요소이며 미리 설계할 수 없는 개념이다. 때문에 "이 설계한 이 세계에 어째서 이 존재하는가"하는 악의 문제에서 자유의지라는 확률적 요소가 원인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4. 게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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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인간의 창작물이기는 하지만 소설이나 영화 등의 일방향 창작물과는 다른 특징을 가진다. 그것인즉 게임 참가자가 선택의 권한을 가진다는 것이다.[9] 따라서 각 게임 참가자는 현실과 마찬가지로 100% 예측할 수는 없는 운과 맞닥뜨리게 된다. 게임 설계에 따라 확률을 조절할 수는 있지만 확률적 사건의 선택은 오로지 참가자의 것이기 때문에 제작자가 확률적 사건의 결과물을 온전히 통제할 수는 없다.[10]

플레이어들은 게임의 각 순간에서 여러 선택지를 맞닥뜨리며, 이때 무엇을 할지는 이익과 손해에 따라 판단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플레이어의 자유의지에 따르기 때문에 확률적이다.[11] 이익과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 (혹은 사전에 파악할 수 없는) 여러 자유로운 선택지가 있을 때에는 더더욱 그렇다. 가령 스타크래프트에서 6시로 정찰을 갈지 3시로 정찰을 갈지는 플레이어 마음인데, 운이 좋으면 처음 정찰을 시도한 곳에서 적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이처럼 대결 상대의 자유의지로 인한 확률 역시 게임의 재미를 늘려주는 요소 중 하나이다. 인공지능을 상대할 때보다[12] 사람과 상대할 때 더 재미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게임은 새로운 확률적 사건을 직접 발생시킬 수 있는 매체이므로 운에 따라 스토리를 전개시키기도 용이한 편이다. TRPG 같은 것이 그런 예로, 게임 마스터는 행동에 따른 확률의 큰 틀을 짤 뿐 실제로 그 행동이 일어날 것인지 말지는 주사위의 운, 즉 다이스 갓을 따른다. 게임의 흐름의 대부분을 총괄하는 게임 마스터도 이 운만큼은 자기가 정할 수 없고 현실의 주사위가 불러일으키는 운에 따를 뿐이다. 그래서 이런 류의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요행을 노리고 얼척없는 행동을 하기도 하며 이러한 도박이 매우 드물게 성공하는 것도 재미 요소가 된다.

더 나아가 운을 핵심 컨텐츠로 삼는 게임들도 있다. 놀이에 대해서 다룬 로제 카이와의 '놀이와 인간'에서는 놀이를 나누는 4대 분류로 '아곤'(경쟁), '알레아'(우연), '미미크리'(흉내), '일링크스'(현기증)를 제시하는데, 여기서 알레아가 운에 의한 놀이이다. 이처럼 인간의 놀이에서 운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저자는 '아곤'이 인간의 노력을 적극 권장하는 놀이 방식이라면 '알레아'는 인간이 완전히 손을 놓고 운명만을 기다리는 방식으로 대조된다고 서술하였다. 이 '알레아'라는 표현은 라틴어로 "주사위"를 가리키는 말인데,[13] 오늘날에도 운을 활용하는 게임에는 주사위가 널리 쓰이고 있다.

오늘날 컴퓨터 게임에서도 운은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현실과는 달리 더 확률이 높은 운에 의해서 무언가 큰 보상을 얻게 되면 플레이어들은 보통 기뻐한다. 그러나 플레이어들은 동시에 어느 정도는 자기 노력에 의해서 무언가가 성취되길 바라기 때문에('아곤') 운의 비율이 지나치게 큰 게임은 운빨좆망겜이라는 비난을 받게 된다. 운빨좆망겜에서도 다루는 바이지만 이러한 운 위주의 게임은 다른 종류의 게임에 비해서 만들기가 상당히 쉽고[14] 2000년대 이후 부분유료 시대가 도래하고서부터는 을 넣어 가챠 횟수를 늘리는 등 확률에 영향을 줄 수 있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돈을 벌기도 아주 쉽다. 사실 운의 요소가 큰 게임들이 근래에 와서 욕을 먹는 것은 이 이유가 더 클 수도 있다.

아울러 기능적인 면에서도 주사위 정도가 대표적인 확률 장치였던 기존 게임과는 달리 비디오 게임에서는 컴퓨터의 계산 능력의 도움으로 더욱 다양한 확률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15] 다만 컴퓨터로 구현된 확률 장치는 플레이어의 눈에 작동 메커니즘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확률 장치를 고안한 사람이 확률 조작을 저지르는 폐단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16]

RPG 게임의 캐릭터의 스탯 중 '행운'이 있는 게임들도 있다.[17] 이 스탯은 대개 게임상의 확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그런데 확정적 이득을 주는 다른 스탯에 비해 행운 스탯은 확률을 100%로 올려주지 않는 이상 결국 이 존재하기 때문에 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는 플레이어들도 많다.[18]

특이하게도 운을 위주로 한 놀이들은 인간에게서만 관찰되며 동물들에게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같은 책). 지능이 우수한 동물 중에서는 확률이라는 개념을 파악하는 종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나(#), 이를 체계화해서 놀이의 형태로 만드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하는 듯하다. 운을 이용한 게임은 자연상에서 확률로 나타나는 것들을 발견하고(주사위를 던졌을 때 맨 위에 나오는 면, 상자 안에서 안 보고 제비 뽑기) 이러한 확률을 원하는 때에 일으킬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고도의 지능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즉, 자연물의 원리를 파악해 도구화하는 지능이 없으면 운으로 된 놀이를 만들기가 어렵다.[19] 다만 만들기가 어렵다는 것이지 이미 인간이 만들어놓은 확률형 장치에는 동물도 쉽게 빠져드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운도 실력이다"는 말이 있다. 논리적으로는 성립이 안 되는 이야기지만[20] 실력이 있을수록 운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실력이 낮은 사람은 확률이 아니라 아예 대놓고 보너스를 줘도 활용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매번 주어지는 것도 아닌 확률적으로 찾아오는 행운을 잘 활용할 가능성은 그보다도 더 낮을 것이다. 때문에 약자의 행운은 온 줄도 모르고 그냥 지나가버리고,[21] 실력자의 행운은 게임 승패의 결정타로 이어지곤 한다. 이것이 반복되면 지켜보는 사람들로서는 실력자에게 운까지 뒤따르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운을 잘 활용하는 것도 실력이다"라고 할 수 있다.

몇몇 게임에서는 사건 자체는 확정적이나 그 사건의 특정 값을 확률적으로 정하기도 한다. 가령 적을 공격하는 대미지를 주사위로 결정하는 식이다. 던전 앤 드래곤이 그러한 게임으로 유명하며, 대개 dice의 앞글자 + 평면 수로 'd12' 식으로 표기하곤 한다. TRPG는 아니지만 워크래프트 3에서도 대미지의 폭을 주사위 식으로 확률적으로 구현한다.

5. 창작물에서

대다수 창작물에서 주인공사망과 같은 큰 타격을 입으면 스토리 전개가 매우 힘들어진다는 현실적 난점 때문에 주인공은 이른바 플롯 아머라고 하는 거대한 주인공 보정의 운이 따르기 마련이다. 또한 주인공에게 특이한 일이 일어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전개가 많아 주인공에게는 Boy Meets Girl 같은 우연한 만남도 자주 일어난다. 그나마 이야기가 끝날 때에는 그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마지막에는 패배하는 경우도 많지만, 마지막에조차도 해피 엔딩이 독자들에게 인기가 좋다는 상업적 이유로[22] 운 좋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운도 전개에 필요할 정도로만 끌어와야지, 너무 지나치면 편의주의적인 전개라며 날먹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23]

아울러 작품 내에서 육감이나 이 좋다는 캐릭터들은 자기 감에 따라 찍어도 얼추 맞추는 경향을 보인다. 다만 현실이든 창작물이든 그런 초능력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보기보다는 그냥 운이 좋은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좋은 일이 생기면 운이 좋은 것이고 좀 더 능동적으로 자기 의지대로 선택하면 감이 좋다는 식이다.

그런데 너무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면 우연적 전개라고 해서 개연성이 없다면서 비판받을 가능성이 높다. 운 좋은 일을 겪은 사람이 현실에 없는 것은 아니기에 핍진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창작물의 운은 결국 작가가 정할 수 있는 확정적인 것이라는 점이다.[24] 즉, 현실에서는 성사 확률이 낮은 일이 운 좋게 풀려나가도 왜 그런 일이 나한테는 안 일어나는가 하고 배는 아파하겠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으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25] 창작물의 운은 작가가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운에 의지한다는 것은 사실상 설명을 포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때문에 창작물은 최소한의 개연성은 갖추고 있어야 하는 반면, 현실은 말도 안 되는(개연성이 없는) 운이 적지 않게 발생하기 때문에[26] 종종 "현실이 창작물보다 더 개연성이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27] 그래서 위에서 말한 대로 애초에 설정에서부터 운이 좋다는 식으로 타고난 캐릭터들조차도 별 생각 없이 '운이 좋아서 다 잘 풀렸다' 식으로 전개했다간 날먹 사기 캐릭터라며 비난을 사기 십상이고 조절을 적절히 잘 해야 한다.

창작물에서는 극한의 행운과 극한의 불운을 연속적으로 삽입하여 복선으로 활용하곤 한다. 예를 들어 그냥 지나가다 벼락을 맞는 사람은 로또에도 당첨될 수 있다던가, 왠지 좋은 일이 생긴다 했더니 안 좋은 일의 징조였다는 식이다. 한국에서 이런 이야기로는 운수 좋은 날이 제일 유명하다. 꼭 상쇄될 필요는 없고 큰 행운을 미래의 큰 행운에 대한 복선으로, 혹은 그 반대도 가능하다.[28] 여하간 이야기라는 것은 예측이 되어야지만 개연성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어처구니 없을 정도의 불행이나 행운이 갑자기 터지는 것이 현실이지만, 설령 이것을 이야기화한 창작물이라 해도 창작물 스토리로서 받아들여질 때에는 확률적 사건도 어느 정도 예측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 이전에 별개의 확률적 사건을 삽입함으로써 복선을 마련하곤 한다. 다만 앞서 말했듯이 이 세상의 확률적 사건은 대체로 독립시행이므로, 이러한 창작물상의 기법은 엄밀히 따지자면 현실적이지는 않은 것이다.

운을 능력으로 활용하는 캐릭터들도 있다.

6. 예시

6.1. 사회 계급

6.2. 국가

영토의 위치나 역사적 환경상 운이 좋았던 나라들을 나열한다.
  • 미국: 이 분야의 끝판왕. 북아메리카 중부를 사실상 독점하며 두 대양과 넓게 접해있다는 지정학적 이점으로 경제/군사적으로 매우 운이 좋은 위치에 있으며, 질 좋은 토양과 풍부한 자원까지 점유하고 있다. 참조[29]
  • 중국: 황하~장강 평야는 고대 이래로 지금까지 가장 많은 인구를 부양할 수 있는 황금 지대이다.
  • 일본: 동아시아 최동단의 섬나라로 방어에 유리하다. 국가적 패망을 맞은 태평양 전쟁 이후에도 6.25 전쟁으로 전쟁 특수를 보았다.
  • 산유국: 오일머니로 경제적 혜택을 입고 있다.

6.3. 캐릭터

작중 전개상 운이 좋은 것이 아니라, 설정상 행운/불행을 타고난 예만 싣습니다.
  • 가난뱅이 신이! - 사쿠라 이치코: 보통 인간은 행복과 불행의 에너지가 적절한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는데, 이치코는 특이하게 일반인의 천 배가 넘는 행복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한편 빈보다 모미지를 비롯한 가난뱅이신은 선천적으로 운이 없다.
  • 놓지마 정신줄 - 대박순: 복권 당첨은 물론, 시험을 찍어도 일등이보다 높은 점수를 받거나, 심지어는 모카노 왕국의 왕세자비가 되었다.
  • 단간론파 시리즈 - 나에기 마코토, 코마에다 나기토: 두 사람 모두 무작위 추첨으로 천재적인 자질을 가진 학생들만이 들어올 수 있는 키보가미네 학원에 입학이 당첨되어서 '초고교급 행운'이란 직함을 달고 들어올 수 있었던 학생이었다. 나에기는 단지 그뿐이고 딱히 더 운이 좋지는 않지만, 코마에다는 진짜로 행운이 캐릭터 특성으로 작중에서도 운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 단간론파 어나더 - 마에다 유우키: 위의 원작 시리즈의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초고교급 행운으로서 입학했지만, 위의 인물들과는 차원이 다른 행운을 보여준다.
  • 대박(드라마)
    • 백대길: 생명적 천운을 타고났다. 즉 무슨 짓을 당해도 죽지 않는다. 그래서 자신의 목숨을 건 내기는 무조건 이긴다. 하지만 이 천운을 빼면 불운을 더 타고난게 맞다. 왕자로 태어났지만 어머니에게서 어쩔 수 없이 버려지고 친아버지가 자신을 죽이려고 했고 양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하고 자신의 색시로 만들고 싶을 정도로 첫눈에 반한 여성과 적이 되고 많은 인물들에게 얻어터져서 몇 번이나 죽을 뻔한다. 10회도 되기 전에 실제로 죽을 만큼 얻어터진 거와 목숨을 건 내기까지 합하면 이미 10번을 훨씬 넘게 죽을 고비를 넘겼다. 노비로까지 팔려갔으니 말 다했다. 또한 타짜 짓을 안 하면 내기에서 대부분 진다.
    • 연잉군: 형 대길이와 달리 전체적 천운을 타고났다.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세자의 어머니가 사약을 받고 처형 당하고 그녀의 가문이 망한다.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는 정일품 후궁 빈이 된다. 왕권이 강한 왕의 애첩에게서 태어나 왕자로 살며 친어머니와 친아버지에게서 관심을 받고 자라며 제대로 된 학문과 무예를 배우고 호위 무사에게 보호를 받으며 돈 걱정 없이 산다. 형 윤 세자와 비교했을 때 연잉군은 선천적으로 건강하고 총명하다. 또한 내기에서 언제나 이긴다. 왕위를 생각해도 형 세자가 아프고 또 다른 형은 공식적으론 죽었고 현왕인 아버지가 자신을 밀어준다. 왕위를 이미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역시 나중에 연잉군은 왕이 된다. 뭐 이미 연잉군이 태어나기도 전에 세자가 있는 시점에서 연잉군이 왕이 될 운명이라는 신점이 나왔으니 말 다했다.
  • 도박묵시록 카이지 - 효도 카즈야: 아버지 효도 카즈타카는 작중에서 자기가 왕의 운을 가지고 있다는 소리를 하지만 실제로는 운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통찰력과 계략으로 자기가 이길 확률이 극히 높게 만드는 것이다. 왕의 운 운운하는 것은 이런 말을 실력으로 현실화하면서 상대의 기세를 제압하는 기선제압에 가깝다. 반면 아들 카즈야는 작중 설정상 인간을 초월한 강운을 가지고 있다.
  • 떴다! 럭키맨 - 럭키맨, 왕재수: 그냥 스토리 자체가 이 사람의 운에 의해 이루어진다. 운빨로 이루어진 성과를 다른 사람들이 능력 빨로 착각하는 착각물.
  • 럭키언럭키 - 안녹희: 어마어마한 행운 능력자로 52,531개의 프로토타입 소스가 들어가도 행운능력 덕분에 기적적으로 살아남았고 시험에서 다 찍기만 했는데도 전교1등의 성적을 냈다.
  • 로맨티컬리 아포칼립틱 - 지 캡틴: 아마 여기 있는 캐릭터 중 가장 운이 좋은 케이스. 일명 세계에서 가장 강한 운의 소유자. 바이오매트릭스117 왈, '우주의 양자 도덕률을 씹어먹는 존재, 죽음 자체가 보호하는 존재라고.
  • 리오 레인보우 게이트! - 리오 롤린스 타치바나: 카지노에 나타나 지나가기만 해도 주변에 있던 손님들에게 잭팟이 터진다.
  • 마법소녀 육성계획 시리즈 - 프리미엄 사치코: 마법이 누군가를 럭키하게 만드는 것으로 그 운은 인생 전부의 운으로 운을 전부 사용하면 비참한 운명을 맞게한다는 무서운 마법이다.
  • 메이플스토리 - 팬텀(메이플스토리): 스킬 중 하나인 럭 오브 팬텀시프를 보면 '최고의 행운을 타고난 팬텀은 스킬 사용 시 한 번 죽을 운명을 거슬러 되살아나게됩니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 언데드 언럭 - 이즈모 후코 작품 제목인 '언데드 언럭'에서 언럭에 해당되는 인물. 자신과 신체접촉한 인물은 불운을 겪게 된다.
  • 원피스 - 원피스 필름 골드바카라: 럭키럭키 열매의 능력자로 타인의 운을 흡수해서 자신의 운으로 써먹는다.
  • 역전재판 시리즈 - 스즈키 마코: 운이 나빠서 사건에도 자주 휘말리며(사라진 역전, 역전의 레시피 등) 작중에서도 자기는 운이 나쁘다고 언급한다. 가위바위보에서 이긴 적은커녕 비긴 적도 없다고 한다.
  • 이런 영웅은 싫어 - 언럭키: 이름부터 '불행'이다. 타인의 불행을 자신이 대신 받아들이는 능력과 자기 주변 사람들에게 불행을 일으키는 체질이 있다. 그런데 주인공 나가는 럭키가이 기믹으로 이 능력을 씹었다(…).
  •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 사토 카즈마: 작중 탑클래스의 행운 수치를 자랑한다. 행운 수치에 의해 명중률 보정이 생기는 '저격' 스킬을 카즈마가 사용하면 아예 엉뚱한 방향으로 화살을 쏘더라도 때맞춰 돌풍이 분다던가 하는 이유로 무조건 적에게 날아가 맞을 정도. 다만 같은 파티의 어느 잉여신이 워낙 괴멸적인 불운으로 주변 사람들의 행운까지 깎아먹는 탓에 카즈마까지 덩달아 불행해지는 경우가 많다.
    • 에리스: 행운의 여신인 만큼 그 카즈마를 능가하는 행운을 가지고 있다. 운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가위바위보 승부에서는 져본 적이 없다는 카즈마를 간단히 이겨 버렸다.
    • 아쿠아: 기본적으로 여신이라서 대부분의 스테이터스가 최상위 수준이지만 지능과 행운 둘만큼은 예외적으로 낮다. 그나마 지능은 평균에 좀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행운은 말 그대로 괴멸적이라서 단순히 본인의 운이 안 좋은 정도가 아니라 주변 인물의 행운을 깎아먹을 정도다. 주된 피해자는 사토 카즈마.
  • 좀비 랜드 사가 시리즈 - 미나모토 사쿠라: 무려 1기 1화에서부터 시작하자마자 트럭에 치여서 죽었다.
  • 죠죠의 기묘한 모험
  • 커피우유신화 - 오선지: 본인이 (자각은 못하는) 세상의 신이기 때문에, 스스로가 "나는 불행하다"라고 믿고 있어서 실제로도 자기자신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

7. 관련 문서


[1] 물론 이는 동일한 확률 장치에서의 이야기이다. 현실의 확률 장치는 인간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인위적인 개입이 있을 수 있다. 뽑기 게임에서 심심치 않게 확률 조작이 터지는 것이 바로 그러한 예이다. 확률적 사건에 대해서 사람들은 '나오고 안 나오고는 자연의 영역이다'라고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사건이 일이 일어날 때 매우 크게 분노한다. 전제하고 있던 공평함을 깨뜨렸기 때문이다.[2] 일례로 많은 사람들이 가챠에 돈을 쏟아붓고 실패하지만 확률 조작만 없다면 확률이 매우 낮더라도 '불합리하다'라고까지 생각하진 않는다. 확률이 낮음을 인지했고 본인이 자신의 의지로 그것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정 불합리하다면 안 하면 그만인 것이다.[3] 물론 우주에는 그런 예측 못할 변수가 아주 많기는 하다. 그러나 시간과 자원의 한계로 당장 파악할 수 없는 것에 무한정 대처할 수는 없으므로 계산은 이를 배제하고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오늘날까지 우주 발사체 기술은 일단 많이 쏴보는 경험이 중요하다. 각각의 발사 상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변수)는 발사 경험을 통해서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그런 요소들을 관찰하여 고려하면 고려할수록 문제 확률을 줄일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에 이러한 노력을 하는 것이고, 결정론적이라는 합의가 완전히 없이 무슨 노력을 하든 성공과 실패는 운에 달렸다고 하면 우주 발사체 발사에 있어서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4] 위 각주에서도 다루듯 우주 발사체 기술은 아직 완벽히 파악하지 못한 우주의 변수들로 불확실성이 높은데, 인간의 목숨은 되돌릴 수 없으므로 반복 시도라는 방법을 쓰기가 어렵다. 그런 이유로 우주 기술이 현실화된 지 반 세기가 넘는 지금도 유인 우주선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5]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시스템/공격 및 방어 참조.[6] 워크래프트 3는 이전의 시행 결과를 어느 정도 반영해서 균질한 결과가 나오도록 유사 무작위 분포(Pseudo Random Distribution, PRD) 방식으로 결과를 도출한다고 한다. 제물시행 문서에서 구체적인 작동 메커니즘을 확인할 수 있다. 대충 요약하자면 25% 확률을 그냥 구현하는 게 아니라 처음엔 확률이 8%이다가 첫 시도에서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면 16%(계속 안 일어나면 25%로 상승), 일어나면 다시 8%로 떨어지는 식의 메커니즘이다.[7] 어느 연구에서는 이 효과를 테니스 선수들로부터 조사하며 경기를 이기면 더욱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상승하고 지면 하락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하기도 했다.[8] 사실 이 감각은 확률에 대한 감각이라기보다는 '공평함'에 대한 감각에 가깝다. 안 좋은 사건이 몰려서 찾아오면 그 순간 불공평해지기 때문이다.[9] 게임 설계에 따라 선택 요소가 없이 정해진 길로만 가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 게이머들은 정해진 대로만 하는 데에서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선택 요소를 완전히 넣지 않을 수는 없다. 이러한 선택의 개입은 소설, 영화 같은 일방향 매체와 게임이 스토리 전개에서 차이를 보이는 근본적인 요인 중 하나이다. 때문에 게임에서의 여러 선택지를 지녔던 스토리가 소설화되면서 하나의 공식 스토리 라인으로 정해지는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 QTE에 대한 게이머들의 반응이 호불호가 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게이머로선 타이밍 좋게 버튼을 누르는 것 외의 선택 요소가 없기 때문에 게임이라기보다는 영화 같은 단방향 매체를 보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실제로 QTE는 영화식 연출을 기반으로 게임적 요소를 약간 넣은 것에 가깝다.[10] 그래서 게임에서는 개발자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행동을 플레이어가 수행하는 광경이 종종 나타난다.[11] 때문에 손익 계산에 능한 고수들끼리의 대결에서는 모두가 명백한 이득의 길로 향하기 때문에 확률적 요소가 좀 더 적은 편이다. 히카루의 바둑에서도 히카루가 하수와 상대할 때 상대가 아무렇게나 두자 오히려 예측하기 어려워 잠깐 당황한 적이 있다. 삼국지 가후전에서는 이 현상을 두고 "이익을 쫓는 사람은 예측하기가 쉽다"라고 말하기도 했다.[12] 2020년대 들어서는 빅데이터 기반 머신러닝으로 AI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인간이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는 AI도 많이 보이게 됐지만 아직까지 게임에 그런 AI를 탑재한 예는 거의 없다.[13] 그래서 카이사르가 했다는 말로 유명한 "주사위는 던져졌다(Ālea iacta est.)"에도 이 단어가 들어간다. 다만 카이사르는 이 어구를 그리스어로 말했다고 한다.[14] 아래 운으로 된 게임을 동물이 구축해내기 어려운 것과는 조금 대조된다. 처음 확률이라는 개념을 터득하고 확률 장치를 개발해내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일단 확률 장치를 만들고 나면 확률적 요소 그 자체만으로 재미를 이끌어내기 쉽다. 막말로 원시적인 룰렛판에 좋은 상품들만 몇 개 걸어둬도 확률형 게임이 된다.[15] 다만 아래 관념 문단에서 보듯 컴퓨터는 임의의 값을 출력하는 데 의외로(?) 약해서 시행 시간과 같은 외부의 요소를 끌어와 임의성을 구현하곤 한다.[16] 오프라인의 주사위도 사기 주사위 트릭이 없는 것은 아니나 직접 확인해보면 사기성을 알아볼 수 있는 반면, 컴퓨터 확률 장치는 코드를 뜯어보기 전까지는 물증을 잡기가 어렵다. 도박묵시록 카이지456 주사위 같은 일이 컴퓨터 게임으로 슬쩍 구현됐다면 이를 적발해내기가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17] 마비노기의 럭키가이가 유명하다.[18] 확률이 아무리 높아봤자 성공/실패 2가지 뿐이므로 결국 50%나 마찬가지라는 그런 이야기가 돌기도 한다. 물론 확률적으로는 틀린 이야기이나, 수치상의 확률에 가까워지려면 큰 수의 법칙에서 보듯 어느 정도 시행 횟수가 많아야 하므로 몇 번 안 해봤을 때에는 높은 확률에 걸맞지 않게 실패가 자주 뜨는 등의 일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19] 그에 비하면 다른 세 종류는 좀 더 만들기 쉽다. 아곤은 특정 지점까지 누가 빨리 뛰는가 식으로, 일링크스는 환각 성분이 있는 약물로 동물도 쉽사리 시도할 수 있다. 미미크리의 경우 모방은 어느 정도 지능이 있는 동물이라면 으레 갖고 있는 본능이므로 더더욱 말할 것도 없다.[20] '운빨좆망겜'의 반댓말이 '실력겜'인 데에서 보듯 게임에서는 '운이 중요한 게임'과 '실력이 중요한 게임'이 주로 대조된다.[21] 혹은 큰 행운이란 걸 알지만 활용할 적절한 타이밍을 찾지 못하고 고이 모셔두다가 결국 패배로 이어지곤 한다.[22] 때문에 향유자의 소비가 더 중요한 매체에서는 창작자가 "나는 새드 엔딩을 원했지만 잘 안 팔릴 테니 해피 엔딩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 식으로 밝히는 때가 종종 있다. 반대로 혼자서 취미로 쓰는 작품이라면 이런 요소는 신경 쓸 필요가 없고 그냥 자기 취향대로 하면 그만이다.[23] 그나마 작품 시작의 설정은 다소 확률이 낮은 사건이 발생해도 독자들이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편이다. 어쨌거나 좀 특이한 계기가 있어야지만 관심을 끌 만한 이야기가 생겨나기 쉽기 때문이다. (물론 스토리텔링이 탁월한 사람은 매우 흔한 사건으로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기는 하다.) 그래서 트위터에서는 한때 밈으로 "장르를_시작도_못하게_해보자" 해시태그가 유행하기도 했다.[24] 그리고 전술하듯 게임은 창작물임에도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확률적 사건이 벌어지기 때문에 운을 좀 더 적극적으로 게임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25] 링크한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사건도 응모 당첨자를 사이트 관리자가 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으므로 회원들에게 비판을 받은 것이다. 그렇지 않고 정말 사람이 영향을 끼칠 수 없는 벼락을 맞는 것 같은 일이었으면 '정말 신통하게도 그런 일이 일어났구나, 기묘하긴 해도 어쩔 수 없지'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26] 그런 이상한 사건들이 각 개인들에게는 확률이 매우 낮지만, 인간 사회 전체를 기준으로 하면 시행 횟수가 매우 커지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단적인 예로 아는 사람이 죽는 것은 확률이 낮은 일이지만, 지구 전체로 치면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죽고 있다. 더욱이 미디어의 발달로 시공간적으로 매우 떨어져있는 남의 사건을 접할 수도 있게 되면서 '특이한 사건들'을 들을 기회는 매우 많아졌다.[27] 그렇기 때문에 창작물의 개연성 부족에 대한 비판에 "현실은 더하다" 식으로 반박하면 오히려 더 욕을 먹게 된다.#[28] 다만 사람에게는 공평함에 대한 감각이 있기 때문에 상쇄되는 사건이 좀 더 이입이 잘 되는 편이다. 확률이 작은 좋은 일이 두 번 일어나든, 확률이 작은 좋은 일/나쁜 일이 번갈아 터지든 확률이 낮은 것은 똑같지만 전자의 사건은 '어떻게 불공평하게 한 사람한테 그렇게 계속 좋은 일이 일어나냐' 식으로 납득하지 못할 가능성이 좀 더 크다. 한편 계속 안 좋은 일만 터지는 것은 '저 캐릭터는 참 불쌍하다' 식으로 동정을 사긴 하지만 불합리하다고 여기는 반응은 좀 더 적게 생기는 편이다. 좋은 일이 일어나면 작품 전개가 쉬워지지만 안 좋은 일은 앞으로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상대적으로 더 어렵기 때문에 날먹 논란도 좀 더 덜하다.[29] 지식해적단의 영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