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손치

"경(卿)의 병환이 이토록 심한데, 짐이 경에게 계속 중책을 맡기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하나, 이를 맡길 다른 이가 없으니 어찌해야 하겠는가?"

"죽어서야 그칠 뿐이니, 어찌 감히 힘을 다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들은 모두 대신(大臣)으로서 중책을 맡아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데, 위급한 시기에 병든 자가 먼저 나서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이겠습니까?"

"염지(鹽池)는 하늘이 내려준 귀중한 자원이고, 수도 근처에 인접해 있으므로, 이를 소중히 여기고 보호하며, 합리적으로 배분하여 널리 활용해야 합니다. 지금 사방의 경계가 불안정하고, 국고가 이미 바닥난 상태입니다. 더구나 기주(冀州)와 정주(定州)는 이미 멸망하거나 혼란에 빠져, 평소에 조달하던 비단을 더 이상 거둘 수 없습니다. 감히 생각건대, 부고(府庫)는 나가는 것만 있고 들어오는 것이 없으니, 반드시 잘 경륜하여 수입과 지출을 서로 보완해야 합니다. 염세(鹽稅)를 간략히 논하건대, 1년 동안의 세입을 비단으로 환산하면, 최소 30만 필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이는 마치 기주(冀州)와 정주(定州)를 수도 근처로 옮겨 놓은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옵니다. 지금 이를 폐지한다면, 이는 두 번 잃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신이 이전에 엄중한 어명을 거스르고 먼저 관내(關內)의 적을 토벌하지 않고 하동(河東)부터 탈환한 것은, 장안의 상황이 안심할만하고 포판(蒲阪)의 상황이 급박하기에 그러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포판이 한 번 함락되면 염지를 잃게 되고, 삼군(三軍)의 생명줄과 구제책이 완전히 끊기게 됩니다. 하늘이 대위(大魏)의 편이라면, 신의 계책은 틀리지 엇나가지 않을 것입니다.

예전에 고조(高祖)께서 천하를 다스리시던 승평(升平) 시기에도 부족함이 없었으나, 여전히 염관(鹽官)을 새로 설치하고 이를 감독하게 하셨습니다. 이는 이익을 탐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익으로 인해 풍속이 문란해지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더구나 지금 왕공(王公)들은 헛되이 녹을 먹고, 백관(百官)들은 녹봉만 받아갈 뿐입니다. 조세로 징수한 것 중 벌써 6년치의 곡식을 소모하였고, 내년의 자원까지 미리 조달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모두 백성들의 재산을 착취하고, 그들의 체력을 빼앗은 것입니다. 어찌 감히 감히 이를 바라고 말씀드리는 것이겠습니까? 이는 부득이한 사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신은 이미 사감(司監)과 장위(將尉)를 보내어 부대를 이끌고 돌아가게 하여, 평소와 같이 세금을 거두게 하였으니, 이후의 조서를 기다리며 따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