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0-03-16 10:44:52

계획적 구식화


영어: Planned obsolescence, built-in obsolescence
프랑스어: Obsolescence programmée
한국어: 계획적 구식화, 계획적 진부화
일본어: 計画的陳腐化

1. 개요2. 상세3. 유형
3.1. 고안된 내구성(Contrived durability)3.2. 수리 방지(Prevention of repairs)
4. <낭비 사회를 넘어서> 관련 이야기
4.1. 반론
5. 사례6. 관련 문서7. 관련 여파

1. 개요

제너럴 모터스의 전설적인 CEO였던 알프레드 슬론이 처음 창시한 경영기법으로, 의도적으로 제한된 수명을 가진 제품을 만들고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그 제품을 더 이상 쓸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전략이다. 중고 시장을 견제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전략은 소비자의 제품 구입 횟수를 늘려서 장기 판매량을 창출하기 위하러 만들어졌다. 계획적 구식화는 독과점일 때 더 심화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시장에 경쟁자가 많으면 제품 수명이 길어진다. 관련된 글

2. 상세

시장에서의 경쟁을 기반으로 한 자본주의에서는 기업 사이의 품질 경쟁으로 말미암아 공산주의와 같은 계획 경제 체계와 달리 제품의 수명이 향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시장에서의 자율 경쟁은 결국 승자와 패자로 나누며, 승자가 시장을 독과점한다. 그리고 독과점한 기업인들은 제품의 수명을 고의적으로 떨어뜨려 교환 사이클을 줄임으로써 자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 사회가 만들어진 지도 오래 지났다.

물리적으로 물건이 닳고 고장나서 못 쓰게 되는 물리적 마모도 있지만, 개인의 선호도나 유행 등을 통해 제품을 더 이상 쓰고 싶지 않도록, 또는 쓸 수 없도록 만드는 사회적 마모도 있다. 곧, 상품의 가치를 고의로 떨어트리는 것. 예를 들자 하면, 같은 의류래도 천이 닳아 찢어져서 버리게 되는 것이 물리적 마모이고, 반대로 옷이 아직 멀쩡하지만 유행이 지나 촌스러워서 버리게 되는 것이 사회적 마모이다. 예시로 든 옷에 이 두 가지를 같이 적용한 것이 바로 패스트 패션이다.

이러한 물리적/사회적 마모는 자원 낭비와 환경 오염을 야기하기 때문에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고(1, 2), 이에 따라 프랑스에서는 '계획적 구식화 방지(Halte à l'obsolescence programmée)' 법 및 단체를 2015년에 도입하여 계획적 구식화를 범죄로 규정하였고, 이를 위반하면 최대 징역 2년이 선고되고 벌금 30만 유로를 물어야 한다. 그 전부터 수리에도 관심을 두고 있고, 공유경제연계하기도 하는 듯하다.

심지어 가격을 낮추고자 노동을 착취한다는 이야기와 자원 문제로 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는 이야기("희토류 확보를 위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전쟁")도 있고, 한편으로 계획적 구식화가 집단 어리석음의 증거라는 의견도 있다(#, #).

3. 유형

  • 광고, 상품 외모(디자인) 따위로 자극하기, 빠른 단종
    사회적 마모의 예로, 신상품 출시 앞뒤로 구상품은 단종하고 구상품의 광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방송하지 않고, 자사 신상품을 기능성이나 내구성, 외모 따위로 자사 구상품이나 타사 상품과 비교하기도 한다. 곧, 설혹 구상품/타사 상품이 더 좋아도 심리를 건드려 나빠 보이게 하는 것. 스마트폰은 보통 1~2년 정도 지나면 단종된다. '구식화'와 '진부화'의 원래 뜻에 가까운 전략이기도 하고(1, 2),[1] '디자인 전략'도 그 예이기도 하다.
  • 상위 호환/하위 호환 중단, 빠른 사후 지원(A/S) 종료
    신형 부품/소프트웨어를 구형 부품/소프트웨어들과 호환되지 않게 설계하는 것과 어느 날부터 새 드라이버, 새 펌웨어 따위를 제공하지 않아 서로 호환되지 않게 방치하는 것도 이런 사례일 수 있다. 인텔 CPU와 MS 윈도우도 이런 사례(1, 2). 시간이 어느 정도는 지나면 부품을 일찍 단종시켜 무상 수리커녕 유상 수리조차 할 수 없게 막기도 한다. 이는 규모의 경제와도 유관한 문제이다.

3.1. 고안된 내구성(Contrived durability)

고안된 내구성은 출시 전에 제품 수명이 단축되도록 제품을 설계하는 전략이다. 단가 문제와 상관없이 일부러 저질 부품을 사용하거나 과도한 마모를 유발하는 부품을 사용하는 식. 환경단체에서 만악의 근원으로 묘사되기는 하지만 생산력, 즉 가성비를 끌어올리는 데에 이만한 전략이 따로 없다. 좋은 제품 만드는 회사의 딜레마. 과연 그럴까?

장난감 속 작고 부서지기 쉬운 플라스틱 부품, 빨리 닳는 배터리 등이 여기 해당 사항이다. 아래 유형과 연계되어 멋지지만 겉만 멀쩡하고 잘 부서지는 구조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스마트폰의 설계 수명이 2년인 건 공공연한 사실. '멀쩡한 고물' 중고휴대폰 年 1천200만대. 오죽하면 종이가 더 낫다는 의견도 있겠는가...
  • 종이책의 미래 1("디지털 기술이 가진 신속한 변화의 특성이 이윤 추구 논리와 결합해서 제품의 수명을 더욱 단축시킴으로써 자원 낭비를 더 초래하기도 한다. 전자 제품 및 부품의 생산, 소비,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젯거리다."), 2("물론 전제조건은 무선인터넷과 속도와 확장성, 사용료가 관건일 것이다. 아직 종이책을 고집하는 분들에게는 전자책이 멀리만 느껴질 것이다.")
  • 종이가 스마트폰보다 친환경적인 이유는?("제품 수명에 따라 불과 1~2년만에 쓰레기처럼 버려져 재활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환경 오염의 주된 원인이 된다. 종이는 쉽게 썩지만 스마트폰은 그렇지 못하다.")
  • 종이책 vs 전자책 1, 2, 3.
    물론 계획적 구식화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종이도 잠깐 쓰고 금방 버리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다.

옷으로 따지면 부푼 옷감은 얼마 안 가 뜯어져 펑퍼지게 되고 세탁관리도 어렵게 되며, 실이나 다른 재료도 아끼기 때문에 잘 보관하지 않으면 옷이 분해되고(…) 금방 털이 날리는 지경이 되는 등 회생할 수 없도록 망가지기 쉽게 만들어 놓는 셈이다.

이러한 고안된 내구성의 전략의 역사적인 사례로는 T-34 전차가 있다. 1941년에 급박한 전황에서 각 차량의 평균 수명은 공장에서 생산된 후 6개월 이내이고 그 기간에 기동하는 거리는 1500 km 내외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도출되었다. 설계진은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일부러 부품의 수명을 1500 km 앞뒤로 제한하였고, 복잡한 부품은 간략화하였고, 상대적인 저질 재료라도 잡히는대로 쓰고 품질 검사도 최소한으로 줄여서 물량을 늘리는 데에 주력했다. 그 결과로 T-34의 생산비는 2년 뒤에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고, 3만여 대에 달하는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2]

좀 더 자세히는, 이 내구연한을 정하는 것은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소련이나 독일이나 아무도 수행하지 않은 방식이다. 실제로는 자본주의적 생산관리가 극에 달한 미국이 소련의 제1차 5개년 계획을 물질적, 인적으로 지원해주는 과정에서 받은 개념이다. 원래 자본주의적 생산관리가 이렇다. '분업'이나 '컨베이어 벨트 제조공정' 같은 걸 하는 걸 보면 왜 그때까지는 그렇게 안 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쉬워 보이겠지만 정작 받지 못한 국가는 그런 개념도 모르고, 개념을 알아도 구체적으로 생산라인을 설계하는 건 노하우가 없으면 엄청 어렵다.

구체적으로 탱크의 가장 과부하를 받는 부분이 엔진과 구동계열인데, 그 당시에 엔진 공정상으로 내구연한을 1천 500 km 이상 올리려면 몰리브덴처럼 생산량이 극히 제한된 희소합금이 엄청나게 들어간다. 그런데 몰리브덴 함량을 최소한으로 억제한 만큼만 써도 대충 1500 km까지는 버텨주기 때문에 이 제한에 맞춰서 엔진의 사양을 정했고, 그에 따라 다른 부품과 설계를 모두 변경했다. 차체가 8천 km를 버티면 뭘 하겠는가? 어차피 다른 부분의 부품 때문에 1500 km가 지나면 폐차되어 버릴 텐데 말이다.

이렇게 되면 차체 프레임 생산공정에서 희소합금을 아예 안 쓰고 통짜 강철을 써서 원가를 절감하고 정밀가공 공정을 패스해 버리고 주물생산된 걸 그대로 출고해서 생산성을 올려도 차체는 2천 km는 거뜬히 버틴다. 그 전에는 신경을 조금만 더 써주면 훨씬 더한 안정적이고 내구연한도 오래가는 부품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공장관리인이나 작업자들이 마무리 공정까지 세세하게 신경을 썼지만 탱크는 어차피 다른 부품이 고장나거나 적의 포탄에 맞아 격파될 것이라는 전제로 해서 이런 걸 강제로 막은 것이다.

이런 시스템이 모든 부품에 적용된다. 이에 따라 엉뚱한 장인정신 발휘하기보다는 이렇게 모든 부품이 지향해야 할 내구연한을 정하고 그에 맞춰 제작법을 개선하면 투입해야 하는 노동력과 자원을 아끼면서도 1.5천 km 정도는 너끈히 굴러가는 전차를 싸게, 많이 낼 수 있는 것이다. 독일식 전차의 장인정신의 반대의 자본주의적 생산방식이고, 이 생산방식을 미국에서 도입한 소련에서는 T-34를 독일전차의 수를 압도하고도 남을 만큼 생산해냈다.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마차에도 그런 예가 있다. 마차의 굴대나 바퀴는 빨리 마모되지만 의자나 외장은 거의 마모되지 않으므로 굴대나 바퀴는 비싸도 튼튼하고 두껍게 만들어 내구성을 높이고 반대로 의자 등은 겨우 무게를 지탱할 정도로만 약하고 얇게 싸게 만들어 굴대가 다 마모되어 마차가 내려앉는 순간 의자도 마모되어 약해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서지게 만드는 것으로 어쩌면 경제적 엔지니어링의 이상이라고 할 수가 있다.

놀랍게도 이 방식은 생명체의 구성 방식과 아주 유사하다. 인간의 신체기간의 보증기간은 약 30년이다. 의학의 도움없이 자연상태로 두어도 박테리아 감염 따위의 다른 생명체의 간섭이 없는 이상적인 상황에서는 30년 정도는 거의 95% 이상이 문제없이 생존할 정도로 돌아간다. 그러나 30년이 지나면 여기저기 부품들이 진부화가 시작되는데, 이를테면 항문의 강도가 약해져서 치질이 오거나 각막이 내구연한이 다해서 눈이 급격히 나빠지거나 소화기관과 근력이 쇠퇴하거나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같은 부분을 커버하기 위하기에는 상어 이빨처럼 각막이 뒤에서 계속 생성되거나 항문점막이 착탈되고 새로운 세포로 교체되는 식의 해결책이 필요한데, 이러는 식으로 하기에는 매우 많은 생물학적 자원(즉 열량과 단백질, 무기물)이 들어간다.

따라서 각막이나 항문이나 인간의 신체에서 현 구성상태상으로 30년쯤 지나면 보증기간이 만료되는 부분인데, 놀라운 점은 이 부분이 더 못 버티는 시점에 맞춰져서 약간의 에너지만 있어도 유지할 수 있는 소화기나 근육 등의 다른 부분들까지 단체로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하는 점이다. 가장 약한 부품의 보증기간에 맞춰져서 다른 부품들까지 모두 보증기간이 만료되는 방식은 가장 적은 에너지로 신체를 구성하고 효율적인 생명활동을 하도록 진화된 생물체에도 기본 옵션으로 탑재되어 있는 것이다.

다만 신형 제품이 구형 제품보다 수명이 더 짧다고 모두 고안된 내구성에 속하는 것은 아니다. 구성 부품이 간단하고 종류가 적을수록 고장이 적고 수명이 오래가는 것은 어떤 기계에도 통하는 공통점이다. 신형 제품일수록 여러가지 기능을 수행하느라 부품이 복잡하거나 그 종류도 많을 수도 있어 고장이 더욱 잦고 수명도 짧을 수도 있다. 방향 전환과 간단한 풍속 변경 기능만 있는 일반 선풍기가 여러가지 전자 기능을 탑재한 신형 서큘레이터보다 더 튼튼하고 오래가는 게 그 예이다. 이것비디오비전도 그런 예로 볼 수 있겠다. 이는 비교의 문제이기도 한데, 개발자들이 처음부터 의도한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이 '고안된 내구성'과는 거리가 있고, 잘 비교하는 방법은 일반 선풍기는 선풍기끼리, 서큘레이터는 서큘레이터끼리 비교하는 것이다.

고안된 내구성의 또 다른 방식은 운영체제 따위를 건드려 금방 망가지게 하는 것이다.

3.2. 수리 방지(Prevention of repairs)

가정에서는 수리할 수 없거나 어렵게 일부러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거나 분해할 수 없게 만들기도 하고, 아예 수리할 수 없게 설계하기도 한다. 곧, 수리하려 하면 더 망가져서 아예 새로 사는 것이 더 낫게 만드는 것. 유상 수리 기간이 남아 있어도 수리비를 비싸게 책정해 새로 사는 것이 더 낫게 하기도 한다. 필요성이 있는 건 아니고 경쟁 시에는 효과가 덜하지만 생산자 입장에서는 돈을 확실하게 더 받아 챙길 수 있기에 선호한다. 볼펜과 사인펜은 잉크가 다 쓰이거나 굳으면 분리해서 펜 심을 교체해야 이어서 쓸 수 있으나 분리를 막는 것도 한 예로 볼 수 있다. 불편한 의류 디자인을 유행하게 해서 과시욕을 촉진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수리하기 쉽게 만들고도 부품을 금방 단종하는 것도 이런 예로 볼 수 있는데(#), 이는 위의 빠른 사후 지원 종료와도 관련된 문제이다.

4. <낭비 사회를 넘어서> 관련 이야기

세르주 라투슈의 책 <낭비 사회를 넘어서-계획적 진부화>[3]에는 계획적 구식화는 생산량이 낮았던 전통 사회에서 성장 사회, 즉 생산량이 높은 사회로 넘어오며 발생한 현상으로, 낭비와 과소비가 중점적으로 일어나며 공산품, 음식 등을 거쳐 예술 분야, 심지어는 사회 전체로까지 감염의 과정과 같이 계획적 구식화가 퍼져나갈 것으로 예측되었다고 적혀 있다. 또한, 이 책에서 계획적 구식화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순기능 역시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의 계획적 구식화는 이와 같은 순기능에서 왜곡되어 오히려 일자리를 없애는 역효과를 만들어낸다고 주장한다("바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문제다. 소위 인권의 본질(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가치하락. 인간의 가치가 땅에 떨어진 근원적 이유가 바로 ‘계획적 진부화’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經-財 북리뷰] 낭비 사회를 넘어서("스웨덴의 경우 공동 주택 지하에 공동 소유 세탁기를 설치해 건물 관리인이 관리하는 등 내구재 공유를 실천하고 있다.")

4.1. 반론

저자는 자본주의가 존속하는 데에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소비이므로 그 소비를 촉진하고 고양시키고자 광고를 생산하며 의도적으로 제품의 수명을 단축시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경제학적으로 충분한 근거가 결여되어 있다. 왜냐하면 저축은 소비에 필연적이며 생산에도 필연적으로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비 말고 오히려 저축이야말로 자본주의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단언하는 것이 합당하다. 자본구조가 증축되는 데에도 있거나 심지어 현존하는 자본구조를 종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에도 있어서 그에 상응하는 저축이 수반된다. 만약 우리가 저축하지 않고 소비에만 주력하면 자본소비(Capital Consumption)가 발생해 자본구조는 급속히 해체되며, 미래의 소비를 위하는 어떠한 생산도 못 하게 될 것이다.[4]

또, '계획적 구식화'라는 개념 자체에 의문이 대두될 수 있다. 저자는 자본주의 아래에서의 경쟁이 궁극적으로 독점으로 귀결되어 내구성을 인위적으로 단축시키는 것으로 귀결되도록 한다고 단언하는데, 문제는 정부의 간섭이 없는 순수한 자유시장에서는 엄밀한 의미에서 '독점'과 같은 것이 없는 것이다! 요컨대, 특정한 시장에서 A기업이 B, C기업을 제치고 압도적으로 득세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것은 A기업이 B, C기업보다 더 싼 가격에 더 질 높은 재화를 소비자들에게 공급하여 소비자들의 압도적인 선택을 얻었을을 시사한다. 그러나 그랬다고 A기업이 더는 소비자들에게 종전과 동일하게 봉사하지 않아도 불로소득을 취득할 수 있다는 의미일까? 그렇지 않다. 시장은 언제나 자유롭게 개방되어 있으므로 A기업은 종전과 동일하게 언제나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봉사해야 할 것이다. 안 그러면 즉각적으로 그 기업에 대항하는 경쟁자들이 대두되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5] 즉, 소비자들에게 더 낮은 가격과 더 높은 품질의 재화를 제공하는 데에 성공한 기업이 득세하도록 하는 사회적 과정이 (자본주의적) 경쟁이다.

계획적 구식화의 다양한 사례로 일회용품 등이 언급되지만 이 역시 동일한 내구재보다 훨씬 더 싼 가격으로 한시적으로 사용할 것을 갈망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9,000~10,000 원이면 구입하는 일회용 카메라를 10년이나 20년이 가도록 생산하라는 요구가 더욱 허무맹랑하지 않은가? 또한 펌웨어 지원 중단, A/S 중단이 언급되기도 하나 비유가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 공소시효 제도가 왜 있는지를 상기해보자. 자원이 무궁무진하지는 않으므로 신상품과 구상품 모두에 충분한 부품이나 지원인력과 자원, 그리고 비용을 균일하게 투입할 수는 없는 일이다. 구상품에 자원을 투입할수록 신상품의 수리에 투입될 자원이 줄어들 것이고, 신상품에 자원을 투입할수록 구상품에 투입될 자원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가령 동일한 자원을 갤럭시 S10의 부품을 구입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옴니아 2의 부품을 구입하는 데 사용해야 하는가? 그리고 단종은 수요가 적거나 없으므로(더 이상은 생산함으로써 이윤을 창출하기 어려우므로) 오히려 그것을 생산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손해이며, 비용이 발생할 때 수행된다. 그러니 지나친 고증은 낭비이고, 적당한 고증 오류는 경제적이다.

5. 사례

  • 애플
    • 아이팟
    • 아이폰 - 배터리게이트. 애플의 신뢰성에 치명타를 준 사건으로, 신 기종을 낼 때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기존 기기를 못 쓰게 한다는 의혹이 더욱 증폭되었다.
    • 에어팟 - 수리를 못 해 고장나면 반드시 리퍼를 받아야 한다. 방수 기능을 넣고자 기기를 밀봉하느라 어쩔 수 없이 본드를 사용한 것이 아니고 단순 생산성을 위하러 본드를 사용해 분해 시 내부 손상이 필연적이다. 방수되기도 하는 갤럭시 버즈가 수리될 수도 있는 것과 대조된다. 에어팟에서 가장 문제가 된 배터리도 버즈는 규격화된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설수리점에 맡겨서 교체하거나 자가수리할 수도 있다. 그래서 iFixit에서 수리 편의성 0점을 맞는 기염을 뱉었다(에어팟, 2). 갤럭시 버즈의 수리 편의성은 6점이다.
    • 애플의 미니멀리즘 철학도 계획적 구식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 소니 - <소니타이머> 문서 참조.
  • 재봉틀 - 해당 기계의 내구성이 매우 좋아 그다지 안 팔리다 보니 고의적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고장나도록 부품을 약한 것으로 바꾸었다.
  • 잉크젯 프린터 - 제품에 인쇄물을 출력할 수 있는 횟수가 미리 정해져 있어서 기계가 멀쩡해도 횟수에 도달하면 유상 A/S를 받거나 프린터를 새로 사야 한다. 물론 비쌀수록 그 횟수는 높게 설정되어 있다. 특히 앱손 프린터에 그 경향이 세다. '잉크패드 카운터'로 검색하면 엡손 프린터 이야기가 많이 나올 정도로 유명하다.
  • 프린터 카트리지 - 재사용되면 문제를 일으키게 하기도 한다.
  • 제너럴 모터스 - 이 마케팅 기법을 처음으로 사용한 기업으로서 쉐보레, 뷰익, 폰티악, 캐딜락 같은 다양한 소비자의 취향과 유행에 맞추는 브랜드 전략을 함께 활용해 그 당시에 미국 자동차 시장을 지배한 헨리 포드를 꺾고 한동안 자동차 시장의 1인자로 군림했다.
  • 레플리칸트 - 창작물에서 등장한 계획적 구식화의 사례. 레플리칸트는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 등장하는 인조인간들로, 이들은 인간과 차이가 거의 없으면서도 제작회사에서 정한 4년의 짧은 수명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고칠 수도 없다. 고안된 내구성과 수리 방지 두 요소가 같이 있는 셈. 각본가 햄튼 팬처는 '실제 자동차 업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 인텔: CPU, 메인보드 - CPU 세대가 두 세대 정도, 심하면 한 세대마다 새 칩셋과 새 소켓을 내놓아 CPU를 업그레이드하고 싶으면 기존의 메인보드까지 교체하도록 강제한다. 그와 달리 시장점유율이 불리했던 경쟁사 AMD는 반대로 메인보드 규격을 오래 유지하여 시장 점유율을 압도적으로 끌어올렸다.
  • 삼성(#)
  • 백열등 - 여기 참고.
  • 일회용품 - 전부는 아니고 영역이 겹쳐져 있을 수야 있고 상기 사례들과 달리 구매자도 이러한 일회적 사용에 대해 합의하고 구매하므로 비판의 지점은 다르지만 계획적 구식화의 극단적 사례이다. 가령 일회용 카메라는 한번 사용하면 신제품으로 다시 사야 한다.
  • AMOLED - 소자 중 파란색이 유독 빠르게 번인되는데[6], 휴대폰 교체 주기와 맞물려서 새 기기로 교체하는 것을 유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산다.

6. 관련 문서

7. 관련 여파

  • 고증오류 - 계획적 구식화도 고증이 막히는 원인이기도 하다. 특히 산업혁명 이후 물건들은 고증하기 어렵게 되었다. 고증거리는 아니어도 백남준다다익선 같은 옛날 작품의 보존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한정판 - 한번 생산되기 시작하면 언제는 단종되거나 새로 개정되어 생산되기 시작하니 대부분은 사실상 한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위 문단에도 적혀 있듯이 이미 상품만의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 새로움에 호소하는 오류(#), 세대갈등, 세대차, 콘텐츠, 팝콘 브레인
    • [대중문화의 겉과 속]("참을성 없는 TV 리모컨세대에 영합해 유행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는 견해는,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세대 갈등을 낳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책임을 TV세대에게만 물을 순 없다.", "심지어 사상도 유행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점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른바 사상의 대중 시장 에선 흔히 사회적 빈혈 이 발생한다. 새로운 사상은 단지 샤롭다는 이유만으로 그 이전의 사상을 밀어낸다. 기존의 것을 유행으로 못 쓰게 만드는 고의적 진부화 는 유행 산업만의 마케팅 기법이 아니다. 늘 새롭게 앞서가야 한다는 현대인인의 강박 관념은 사회 정의와 도덕마저도 이미지로 판단하기를 서슴지 않는다. 우리는 때로 이미지의 유행을 완강히 거부해야만 할 그런 세상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 계획적 구식화는 문화콘텐츠도 잔뜩 쏟아지는 요즘에 문화콘텐츠마저 패스트 패션처럼 금방 구식화되어 한낱 여흥거리로 전락한 원인일 수 있다. 다른 원인도 있긴 하지만 게임 불감증도 그런 예로 볼 수 있다. <복돌이/원인 및 자기합리화 사례> 문서의 <오래 지난 소프트웨어 또는 희소성> 문단과 <조금만 하려고> 문단, <불법 공유> 문서의 <판매자 측에서의 노력> 문단도 참고. #
    • '팝콘 브레인'이 된 신문기자
      팝콘 브레인을 두고 이야기할 적에 디지털 콘텐츠에 한정하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는 패스트 패션처럼 오래전부터 이어지는 문제이다.

[1] 사실 내구성이 낮게 고안되는 것은 '계획적 노후화'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내구성이 낮게 고안되어도 오래 생산되는 물건도 있기 때문. 반대로 내구성이 높게 고안되고도 빨리 단종되는, 곧 빨리 구식이 되는 물건도 있다.[2] 물론 운좋게 좋은 품질의 재료와 공정결과가 겹쳐져서 걸려 나온 T-34는 고장에 시달리지 않고 오래 장수하기도 했다.[3] 이때 '계획적 진부화'는 '계획적 구식화'와 같은 뜻이다.[4] 소비자의 생계가 책임져져야 하는 까닭이기도 하다.[5] 이를 입증하는 증례 역시 허다하다. 기존에 국내 실시간 스트리밍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던 아프리카 TV트위치유튜브와 같은 경쟁사들에 자리를 양보한 것을 생각해보라.[6] 기술적 문제도 크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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