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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아랍어 الوحدة الإسلامية영어 Pan-Islamism
전세계 무슬림들이 이슬람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사상. 범아랍주의, 이슬람주의와 혼동되기도 하나 다른 사상이다. 전자는 종교를 막론하여[1] 모든 아랍인의 통합을 주장하고, 후자는 이란처럼 샤리아에 입각한 이슬람 신정을 추구하는 보수 사상이다.[2]
범이슬람주의는 민족을 초월하여 보스니아, 말리, 모로코, 사우디, 이란, 타지키스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코모로 등 모든 이슬람권의 통합을 주장한다. 1900년을 전후로 하여 유행했고, 이슬람권 각지의 반제국주의 투쟁 및 민족주의 발흥에 영향을 주었다. 일종의 종교 내셔널리즘이다.
2. 상세
19세기 중반 무렵 이전 세기부터 네지드, 북인도, 서아프리카 등지에서 일어난 이슬람 부흥주의 및 반서구주의 사조들에서 영향을 받은 학자 자말룻딘 알 아프가니가 전 무슬림이 단결하여 외세에 저항해야 함을 주장했다. 오스만 제국이 탄지마트에도 불구하고 서구 열강에 지속적으로 밀리던 시기에 술탄-칼리파 압뒬하미트 2세는 어차피 친서구 정책을 해도 그들을 따라잡기는 요원하니, 다른 무슬림 국가들과의 연대해서 서구에 맞서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일례로 1908년에 완성된 다마스쿠스와 성지 메디나 & 메카를 잇는 철도 프로젝트인 히자즈 철도 (Hicaz Demiryolu)는 전세계 무슬림들의 모금으로 이루어져, 범이슬람주의를 대표하는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1920년을 전후로 인도 아대륙의 무슬림들이 추진한 칼리파트 운동도 범이슬람주의의 영향 하에 벌어졌다. 20세기 초엽 전세계 무슬림들에게 영향을 주었던 범이슬람주의는 청년튀르크당의 집권으로 오스만 제국이 튀르크주의를 내세우게 되고, 1924년 범이슬람주의의 구심점이던 칼리파제 마저 폐지되자 쇠퇴하였다.
범이슬람주의는 본래 이슬람 모더니즘 계열의 학자들이 주로 지지했으나, 간혹 이슬람주의에서도 주장하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 무슬림 형제단[3]처럼 이슬람 국가들의 단결을 지지하거나, 칼리파제 부활을 통해 과거 이슬람 제국처럼 영토적 통합을 제안하기도 한다. 그러한 이슬람주의 식의 범이슬람주의는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후 무자헤딘들에 의해 공유되더니, 알카에다 등 글로벌 테러 단체들이 활용했고 결국 2010년대 ISIS (다에시)가 칼리파를 자칭하기에 이른다. 물론 현대의 이슬람주의식 범이슬람주의는 기존의 순니-쉬아간 종파 통합을 강조한 사상을 탈피, 철저히 수니파 위주의 사상으로 변질된 것이다.
한편 일반 무슬림들 사이에서 범이슬람주의는 그저 사원이나 순례 등에서 다른 무슬림을 보면 국적에 상관없이 '쌀라말레쿰' 인사를 나누고 반가워하는 정도에 그친다. 특히 아랍권에서는 팔레스타인을 필두로 한 범아랍주의에 가려져 있다. 다만 이란,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 비아랍권 이슬람 국가들에서는 (이슬람의 발상지인) 아랍권 이슬람 국가들과의 연대를 위해 범이슬람주의를 더 강조하는 성향이 있다. 비아랍권 나라들에서도 (이슬람이 다수인) 팔레스타인에 대한 연대 운동이 강력히, 그리고 종교적으로 일어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