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20 00:44:28

네이션 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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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민족(ethnic)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내셔널리즘인 에스닉 내셔널리즘의 사례가 많지만 미국 내셔널리즘, 프랑스 내셔널리즘, 싱가포르 내셔널리즘, 대한민국 내셔널리즘, 중화민국 내셔널리즘 같은 국적자/시민권자(citizen)를 중심으로 한 시민 내셔널리즘의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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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한국에서
2.1. 21세기


Nation-building

1. 개요

네이션 빌딩은 네이션(국민 혹은 민족) 정체성을 건설해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네이션 빌딩은 주로 정부나 국가(state)에 의해 실행되는 경우가 많다. 전통적으로 한국의 네이션 빌딩은 에스닉 내셔널리즘에 기반해 왔으나 21세기 들어서 점차 시민 내셔널리즘으로 전환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한국어로 굉장히 번역하기 어려운 개념인데 민족 건설#, 국민 건설#, 민족 만들기#, 국민 만들기#, 민족국가건설#, 국민국가건설#, 민족 형성#, 국민 형성# 등으로 실로 다양하게 번역이 가능하다. 이처럼 네이션 빌딩의 네이션은 국민으로 번역되기도 하고 민족으로 번역되기도 하는데, 이는 각 네이션의 빌딩이 시민적/국민적으로 형성될 수도 있고 민족적/종족적으로 형성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 한국에서

한국에서 네이션 빌딩은 에스니시티적 의미의 민족(ethnicity)에 기반해왔다. 이는 한국이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주된 소수민족 없이 하나의 민족(한민족)으로 구성되어 왔다는 점, 일제강점기한반도 분단 등으로 인해 더더욱 시민적인 '국민'보다 종족적인 '민족'이 강조되었다.

초기 네이션 빌딩은 독립운동가들, 해방 후 군사독재자들이 주도해왔다.

한국의 초기 네이션 빌딩은 단군민족주의와도 연관이 있는데, 혈통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동질적인 단일민족 한민족의 단결을 도모했고 이는 한국에서 하나의 국가는 하나의 민족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홍익인간이 주요 교육 원칙으로 자리잡았으며, 개천절을 주요 국가 기념일로 지정하였다.

한국학자인 브라이언 마이어스 교수에 따르면 이승만, 박정희 등 우익 독재자들은 입헌민주주의(또는 자유민주주의)보다 김일성 악마화와 혈통적인 민족주의(race-based nationalism)를 통해 네이션 빌딩을 해왔는데,[1] 이 때문에 대한민국이라는 공화국의 이데올로기와 국가정신을 전혀 형성하지 못하였고, 이에 영향으로 한국은 국가정신이나 애국심보다 민족의식, 민족주의가 훨씬 더 사회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고 분석하였다.

2.1. 21세기

2000년대 들어서는 혈통적 민족보다는 시민적 국민의 개념으로 정부차원에서 네이션 빌딩을 추진하고 있는 추세이다. 물론 한반도 분단으로 인한 남북대치나 친일파(친일반민족행위자) 청산 문제로 인해 혈통적 민족 개념을 아예 부정하지는 않지만, 21세기 들어 뉴라이트를 비롯한 국내 보수 진영에서 건국절 논쟁, 노무현 정부 시기에 국기에 대한 맹세에서 '조국과 민족'에 대한 충성의 내용을 삭제하고 '대한민국'에 충성하게끔 내용을 변경한 것[2], 다문화주의의 대두, 탈민족주의(post-ethnonationalism)[3]적이면서도 안티내셔널리즘은 아닌 시민적 국민 기반 내셔널리즘을 홍보하는 정부의 정책 등에서 알 수 있다.

2010년대 이후부터는 여전히 혈통적 민족 개념이 상당히 남아 있음에도, 정치인들 차원에서 시민적 국민으로 네이션 빌딩을 하려는 움직임이 전보다 커지고 있다. 비록 반대여론으로 실패하긴 했지만 문재인 정부 시기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민형배를 포함한 12명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4]홍익인간[5]을 교육과정에서 제외하고 시민적인 민주공화국 의식을 교육이념으로 바꾸려고 시도하였다. 윤석열 정부는 소위 반일 민족주의[6]를 비판하고 있으며, 이민 확대 정책과 다민족국가로서의 국민정체성을 홍보하고 있다.[7]

다만 민족, 즉 종족적 의미의 네이션(ethno-nation 또는 ethnic nation)은 오랫동안 독립운동과 근대화를 이끌어가며 한국사회를 지탱해오고 단결력을 높여준 주된 동력이자 문화적 축이였기 때문에, 이러한 요소를 완전히 배제한 미국식, 프랑스식 시민 내셔널리즘이 대한민국에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이민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고 다른 민족이나 문화에 대해 배타성을 낮추어야 하며, 종족 내셔녈리즘이 위험성이 큰 이념인 것은 일정 부분 사실이지만, 한국의 역사적/정치적 현실을 고려할 때 소위 시민 내셔널리즘과 에스닉 내셔널리즘(민족주의)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며 어느 한쪽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1] 심지어 김일성 악마화도 (종족적) 민족주의에 기반해 이루어져 왔다. 가령 박정희 정부 시절 김일성을 '반민주적인 전체주의 독재자'라고 비난하기보다는 '소련에 나라 팔아먹은 민족반역자'라고 비난하기 일쑤였다. 이는 남한 정부가 입헌민주주의보다는 한민족의 대변인인 것처럼 받아들여졌다.[2] 때문에 위에서 언급한 브라이언 마이어스 교수도 한국 정치 기준에서는 성향이 보수정당에 가깝지만, 노무현을 다른 한국 보수진영 대통령들보다 더 긍정적으로 본다.[3] 모든 형태의 내셔널리즘을 부정하는 형태의 탈민족주의(안티내셔널리즘)와는 다르다. 한국에서 소위 '탈민족주의' 담론은 임지현같이 내셔널리즘 자체를 부정하는 방향은 비교적 소수이며, 주로 혈통적 민족(ehtno-nation) 개념을 해체하면서 시민적 국민(civic nation)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4] 민형배(대표발의자), 김민철, 문진석, 변재일, 소병훈, 신정훈, 안규백, 양경숙, 양기대, 이정문, 황운하, 김철민.[5] 위에서 언급한 단군민족주의와 깊은 연관이 있으며, 실제로 강경 민족주의자(ethno-nationalist)이자 일민주의자였던 안호상의 영향을 받았다.[6] 한국의 반일 민족주의는 시민 내셔널리즘보다 종족 내셔널리즘과 더 연관이 있다고 브라이언 마이어스, 신기욱, 로버트 켈리 등이 지적하지만, 반일 민족주의가 훨씬 종족 내셔널리즘에 가까운 일본 제국주의에 저항하기 위해 생겨났다는 배경은 생략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7] 그러나 북한을 반민족적이라고 지탄하는 등 반공 민족주의적 시각을 완전히 버렸다고 보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또한 뉴라이트 기조 등 일본의 종족 내셔널리즘에 기초한 전쟁범죄를 축소하는 것을 묵인하는 등의 행적 때문에 그저 일본 제국주의를 옹호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