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상상의 동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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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野干불경 및 불교에서 유래된 설화에 등장하는 개과 동물의 모습을 띤 상상의 동물. 야간(夜干), 사간(射干), 실가라(悉伽羅)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2. 상세
2.1. 기원
본디 산스크리트어로 '울부짖는 것'을 뜻하는 스리갈라(सृगाल, sr̥gāla)라고 이름 붙여진 야수로, 그 정체는 인도를 비롯한 남아시아 일대에 서식하던 자칼로 추정되고 있다.자칼은 인도에서 시체를 버리는 숲 혹은 화장터를 돌아다니며 제물을 훔치고, 시체를 건드리기까지 하는 불길한 짐승으로 여겨졌다. 칼리 혹은 두르가와도 동일시되는 여신 차문다의 상징이기도 했으며, 불교가 창시된 후에는 지옥에서 죄인들을 뜯어먹는 요괴로 등장하는 등 죽음과 깊은 관련이 있는 동물로 그려지곤 했다.
이러한 자칼의 모습은 동아시아로 불교가 전파되자 현지의 언어로 음차되어 알려지게 되었는데, 이 지역에서는 본토와는 다르게 자칼이 없었기에 최대한 비슷한 모습과 성질을 지닌 동물을 찾아내어 설명해야만 했다. 마침 동아시아에는 여우나 승냥이 등 친척뻘인 짐승은 있어서 현지화에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다.
2.2. 외형과 습성
당나라 시기에 저술된 《본초습유(本草拾遺)》에 의하면 '나무에 자주 오르는 기질이 있는, 청황색의 개와 닮은 악한 짐승'이라 묘사되고 있다. 송나라 시기에 저술된 《번역명의집(翻訳名義集)》에서는 '여우와 닮았으나 더욱 작고, 무리지어 다니거나 밤에 울부짖는 것은 늑대와 닮았다'라고 소개했다. 《정자통(正字通)》에서는 '여우를 닮아 검은 털을 지닌 짐승으로, 호랑이나 표범을 잡아먹기에 사냥꾼이 이를 두려워한다'라 설명한다.아비지옥의 소지옥 중 하나인 야간후처(野干吼處)에서는 깨달은 자를 비방하고 불법을 훼손한 자들에게 덤벼들어 죄를 저지른 신체부위를 뜯어먹는다고 전해진다. 쇠로 된 주둥이와 불꽃으로 이루어진 이빨을 지닌 여우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일본에서는 야칸이라 불리며, 이나리의 영향을 받아 호법신 다기니천을 등에 태우고 다니는 영험한 하얀 여우로 그려지거나, 다기니천이 짐승의 모습을 취한 것이 곧 야칸이라거나, 아예 이나리의 권속으로 등장할 때도 있었다. 마침 자칼도 여우처럼 곡식을 훔쳐먹는 쥐를 사냥하는 습성이 있기에 호법신뿐만 아니라 풍요의 신의 상징으로 편입된 것이다. 텐구 신앙과도 엮여 이즈나곤겐, 아키하곤겐, 구힌의 존재를 형성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헤이안 시대부터는 불교나 음양도에 기반을 둔 식자층에 의해 '여우를 달리 부르는 표현'으로 취급되었다. 《슈가이쇼(拾芥抄)》에서 '여우(야칸)의 울음소리로 길흉을 점친다(野干鳴吉凶)'거나 《아즈마카가미(吾妻鏡)》에서 '여우(야칸) 때문에 명도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野干(狐)によって名刀の行方が知れなくなったこと)'는 등의 기록이 남아있는 것이 그 예. 이 밖에도 노가쿠의 여우 가면을 야칸이라 부르거나, 살생석과 코카지 등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여우를 야칸이라 부르는 등[1] 여우=야칸이라는 인식이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3. 대중매체
- Fate 시리즈에 등장하는 타마모노마에는 아마테라스의 분령인 구미호로 소개되며 여우로서의 정체성이 강하지만, Fate/EXTRA의 인물 배경에서는 '엄밀히 말해 야칸(=자칼)'이라 설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