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 투탕카멘의 단검. 운석(운철)으로 만든 단검으로 유명하다. 발굴 당시 3천년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녹슬지 않은 상태로 발견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준 대단한 유물이기도 하다. 길이는 약 35cm 정도다.2. 특징
2016년 엑스레이 조사 결과 이 단검의 칼날은 대부분 철로 만들어졌고, 약 11%의 니켈과 0.6%의 코발트가 들어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일반적으로 주조된 고대 철검의 경우[1] 많아봤자 니켈 함량이 최대 4%를 넘지 않는데, 이 단검에는 무려 11%가 넘는 니켈이 함유되어 있다. 보통 운석의 운철에는 5~35% 정도 니켈이 함유되어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일반 철광석이 아니라 운석을 녹여서 만들었다는 뜻이다.심지어 당시 투탕카멘의 시대인 기원전 1323년 경의 고대 이집트에서는 철로 만든 검 자체가 대단히 희귀했다. 철을 녹이고 다시 두드려 검을 만드는 기술 자체가 당시로서는 굉장히 까다로운 작업이었기에 철검은 아무나 함부로 가질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당시에는 철이 같은 양의 금보다도 비쌌고, 투탕카멘의 선대 파라오인 아멘호테프 3세는 철제 물건들을 왕실 선물로 주기까지 했을 정도였다. 그래서 철검 자체만으로도 그 가치가 엄청났을진대 심지어 '하늘에서 떨어진 철'로 만든 검이니 얼마나 그 가치가 엄청났을지 짐작해볼 수 있다.
3. 발견
투탕카멘의 무덤에서는 총 19개의 철제 유물들이 발견되었다. 투탕카멘의 가면 안에서 미라의 머리를 받치는 철제 받침대, 금팔찌에 연결된 철제 아뮬렛 등등 이 단검 말고도 다른 철제 유물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 철제 유물들은 이 단검에 비해서 유난할 정도로 그 제작 솜씨가 조잡했다. 이 단검만 정말 독보적으로 그 제작 솜씨가 뛰어났던 것이다. 이때문에 아마도 이 단검이 고대 이집트가 아닌 다른 곳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당대의 고대 이집트는 아직 철을 능숙하게 다룰 기술이 부족했기에, 상대적으로 야금술이 발달했던 아나톨리아나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단검을 친선교류용 선물로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설도 있다.발굴 당시의 모습. | 손잡이와 칼집의 확대한 모습. | 칼날을 황금으로 만든 투탕카멘의 황금 단검. 운철 단검과는 다른 유물이다. |
이 단검은 칼날은 운철을 녹여만든 철로, 손잡이는 황금으로 만들어 끼웠다. 보통 단검의 칼날만 유명해서 손잡이는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세히 보면 손잡이도 엄청나게 정교하다. 금으로 원통을 만든 뒤 그 위에 색조 도자기와 색유리로 장식을 넣었고, 미세할 정도로 작은 금구슬들을 하나하나 붙여서 문양을 만들어넣었다. 얇은 황금으로 만든 칼집 역시 마찬가지다. 한쪽은 백합꽃 문양을 마치 비늘무늬처럼 새겼고 반대쪽에는 깃털 문양을 넣은 후 아누비스의 머리 모양으로 마감했다. 칼날이 워낙 대단해서 그렇지 손잡이와 칼집도 그 가치가 상당한 유물이다.
[1] 고대 철검 뿐만 아니라 19세기 이전까지 제조된 거의 모든 철제 물건들이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