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6 01:32:11

하동 순찰차 40대 여성 사망 사건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사건 사고 관련 서술 규정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1. 개요2. 상세3. 여담4. 둘러보기

1. 개요

2024년 8월 16일 경상남도 하동군에서 40대 여성이 파출소 순찰차에 들어가 갇힌 뒤 36시간만에 숨진 채로 발견된 사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폭염에 의한 질식사이나, 조사 결과 명백한 인재로 밝혀져 충격을 주었다.

2. 상세

2024년 8월 17일 오후 2시경 경상남도 하동군 하동경찰서 소속 진교파출소에 근무하던 직원이 순찰차 뒷좌석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을 보고 살펴보다 엎드린 상태로 숨져 있는 40대 여성 A씨를 발견하였다. 이 순찰차는 15일 오후 4시 56분 주차한 뒤 17일 오후 2시 9분께 A씨를 발견할 때까지 45시간 13분 동안 주차돼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8월 16일 오전 2시경 파출소에 주차돼 있던 순찰차 뒷좌석으로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고, 가족들이 17일 오전 11시경에 실종 신고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해당 순찰차를 타고 출동하려던 이유가 다름아닌 A씨를 수색하기 위해서였는데, 실종자가 그곳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한편 A씨는 지적장애 2급(정도가 심한 지적장애)에 14년 동안 의료기관에서 입원치료를 받다가 한달 전 퇴원하여 가족들이 있는 하동으로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순찰차는 문이 잠겨있지 않아 A씨가 그대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순찰차 뒷좌석에는 안에서 열 수 있는 손잡이가 없고 앞좌석 사이에는 격벽이 설치되어 있어 A씨가 순찰차에 최대 36시간 동안 갇혀있다 폭염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으며,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8월 19일 부검을 할 예정이라 밝혔다.#

감찰 결과 해당 파출소에서 심각한 근무 태만이 있었음이 밝혀졌다. 불이 켜져있는 파출소에 찾아온 A씨는 먼저 출입문을 두드리고 당겨보기도 했지만 잠겨 있었다. 3분가량 문 앞에 앉아 있다가 순찰차 뒷좌석으로 들어갔다. 이 때 파출소 내부엔 경찰 4명이 있었다고 한다. 진교파출소에는 야간에 4명이 3시간마다 교대로 근무하는데, 2명은 10분 안에 출동할 수 있는 태세를 취하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대기 근무자, 나머지 2명은 상황 근무자(신고 전화를 포함해 파출소에 찾아오는 민원인 등을 응대함)로 일한다. 그런데 이 4명 모두 잠이 들어 있었다. 3명은 2층 숙직실에서, 나머지 1명도 1층 회의실에서 자고 있었다. 이 때문에 파출소에 사람이 온 것 자체를 몰랐다.

파출소 안에서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않자 파출소에 들어가는 것을 포기한 A씨는 파출소 마당에 주차해 있던 순찰차 2대(순18호·순21호) 가운데 순21호 뒷문을 열고 뒷좌석에 들어갔다. 순찰차를 주차할 때는 도난사고 등에 대비해 반드시 문을 잠그도록 정해져 있으나, 순21호는 문이 열린 상태였다. 순찰차 뒷문은 뒷좌석의 용의자가 달아나는 것을 막기 위해 밖에서만 열 수 있고, 안에서는 열 수 없게 되어 있다. 또 순찰차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는 투명한 칸막이로 막혀 있어 한번 문이 닫힌 상태에서 혼자 빠져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A씨는 순찰차 뒷좌석에 꼼짝없이 갇혀버렸다.

그래도 매뉴얼대로 순찰차에 16일 오전 8시쯤 시동을 걸어 주행거리를 포함한 차량ㆍ장비 이상 여부를 점검했으면 애먼 사람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이후 36시간 동안 진교파출소 경찰들은 해당 순찰차를 몰아 7회에 걸쳐 8시간 동안 순찰을 해야 했지만 실제로는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사건이 벌어진 지 고작 4시간 뒤인 16일 새벽 6시부터 7시까지 1시간 동안 순찰을 해야 했으므로 예정대로 했다면 빨리 구출될 수 있었다. 이 기간 동안엔 근무 교대도 세 번 이뤄졌다. 근무 교대를 할 땐 전·후 근무자 사이에 인수인계가 이뤄지고, 순찰차는 청결 상태를 포함해 음주 측정기 등 자동차 안팎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이마저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 앞문을 열어서 시동도 켜지 않은 상태로 운전석 계기판만 눈으로 보는 등 형식적으로 업무점검을 했기에, 유리창 선팅이 진하게 돼 있고 앞·뒷좌석을 나누는 가림막이 설치돼있는 순찰차 구조상 A씨를 빨리 발견하지 못했다. 순찰차 앞문이 잠기지 않은 상태인 것도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무점검만 제대로 했어도 A씨가 숨지기 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시 하동군은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상태였기에 더위 속에 밀폐공간 안에 고립된 A씨는 손자국, 신발자국 등 흔적을 창문과 뒷좌석 곳곳에 남기며 탈출하려고 몸부림쳤으나, 순찰차 뒷좌석에 들어간 뒤 12시간 정도 16일 오후 2시께 결국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으며 그 후로도 꼬박 하루 가까이 방치되었던 것이다.[1]

경상남도경찰청은 진교파출소 직원 16명 가운데 13명을 전보 조처했으며,[2] 하동경찰서 서장·범죄예방과장·계장을 교체했다. 지시사항을 기록하는 근무갑지에는 순찰계획이 적혀있었으나 근무 결과 특이사항을 기록하는 근무을지에는 순찰하지 않은 이유가 기록돼 있지 않은, 즉 실제로 하지 않은 순찰을 한 것처럼 허위 처리한 것을 파출소장, 순찰근무를 배정하는 순찰팀장 등 진교파출소 직원 모두가 이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한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근무태만 사실이 확인된 만큼 징계 절차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김남희 경상남도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도 깊은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지역 경찰에 대한 인식 전환 교육과 근무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청은 군 지역에 있는 전국 3급지 경찰서에 대해 특별점검을 했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경찰 운영 전반에 대한 개선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반복 실종을 막기 위해 배회감지기 보급과 지문 사전등록 등을 확대하기로 했다.#[3]

3. 여담

본 사건이 발생한지 한 달 후 9월 18일, 하동경찰서 옥종파출소 소속 경찰관이 인근 진주시 한 모텔에서 만취상태로 종업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 이 때문에 하동경찰서가 또 다시 논란에 휩싸이게 되었다.

4.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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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씨의 부검 결과 고체온증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었다.[2] 조처가 없는 3명은 당시 휴가 중이었어서 그렇다.[3] 주민등록증에 지문이 있어도 또 지문을 찍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