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6-28 14:56:39

로마식 작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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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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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트리아 노미나
2.1. 이름(프라이노멘)
2.1.1. 주요 프라이노멘
2.2. 씨족(노멘)2.3. 가문(코그노멘)2.4. 칭호(아그노멘)2.5. Filiation
3. 여성의 작명4. 외국인의 작명

푸블리우스 코르넬리우스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1]
이름 씨족 가문 칭호
프라이노멘 노멘 코그노멘 아그노멘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의 이름 풀이

1. 개요

고대 로마와 이탈리아 문화권이 가지는 특이한 작명법으로 고대의 다른 유럽, 지중해의 문화권과는 구별되는 작명법이다.[2] 기원전 7세기부터 발달되기 시작하여 기원후 7세기까지 사용되어 중세 초기에 사라졌지만 다른 유럽 문화권의 작명법에 큰 영향을 주었고 현대의 언어에까지 그 흔적이 남아있다. 전통적으로 트리아 노미나(삼면 작명법)라고 지칭되며 이름(프라이노멘), 씨족(노멘), 가문(코그노멘)의 조합으로 구성된다. 다른 고대 문화권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가족 또는 씨족에서 고유적으로 물려지는 성의 형태(노멘)이 나타난 것이다. 유럽식의 작명인 이름+성의 형태가 바로 로마식 작명법에서 유래한 것이다.

2. 트리아 노미나

프라이노멘 - 노멘 - 코그노멘으로 구성되는 로마식의 작명법으로 모든 로마인이 세 구성을 모두 이름에 쓰는 것은 아니었지만 여러 개의 구성 요소를 가지는 이름은 외국인과 로마 시민을 구별하는 특징이 되었다.
  • 가이우스(프라이노멘) - 율리우스(노멘) - 카이사르(코그노멘)
코그노멘 없이 프라이노멘과 노멘으로만 구성된 이름은 주로 공화정 시기 평민 계급 출신[3] 중에 많았다. 가이우스 마리우스가 대표적인 사례. 오랜 역사를 가진 귀족 가문들은 거의 예외 없이 세 가지 요소를 모두 이름에 포함했다.

2.1. 이름(프라이노멘)

이탈리아 문화권 또한 초기에는 다른 문화권과 마찬가지로 개인을 나타내는 간단한 하나의 이름만을 사용하였는데 개인의 이름을 나타내는 프라이노멘은 여기에서 기원하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프라이노멘의 종류는 축소되어 로마 제국 시기에는 12개의 라틴 프라이노멘만이 주로 사용되었고 오래된 가문에서 드물게 옛날 이름을 사용하거나 새로 만들어 사용하였다.

프라이노멘은 개인을 지칭하는 이름으로 특정한 의식 이후에 부모에 의해 선택된다. 보통은 같은 가족 구성원의 아이들은 다른 프라이노멘을 가지게 되고 보통은 가족의 전통에 따라 정해졌다. 예시로 첫째 아들은 아버지의 이름을, 그 동생들은 아버지의 형제들이나, 다른 조상들을 따서 주로 지었다. 이러한 이름의 계승은 가족의 지속성을 표현함과 동시에 씨족을 구분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관습에는 예외도 있었는데, 예를 들어 모계의 이름을 딴다든지, 새로운 이름을 만들거나 잘 안 쓰는 이름을 만들기도 했다. 후자의 예외는 로마 공화국 말기에서 로마 제국 초기까지 유명한 가문에서 유행하였다.

사람을 이름만으로 부르는 것은 주로 가족이나 친한 친구, 혹은 클리엔테스 관계에서 친밀함의 표현으로 사용했다. 공식석상에서는 주로 '코르넬리우스 스키피오'처럼 씨족+가문명으로 부르거나 그냥 '스키피오'라고 불렀다. 만약 해당 인물이 큰 업적을 세워서 공식적인 칭호를 얻게 되면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라고 가문+칭호로 불렀다.

시간이 지나면서 프라이노멘은 이름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기 시작했는데 그 원인으로는 많은 황제들이 입양되면서 임페라토르 칭호를 앞에 붙이거나 자신의 코그노멘으로 프라이노멘을 대신하기도 하고, 자신의 프라이노멘을 많은 사람에게 수여하는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또한, 관습상으로 모계의 프라이노멘을 추가하여 2개 이상의 프라이노멘을 가지거나, 아들들에게 같은 프라이노멘을 주는 등의 이유로도 프라이노멘의 기능은 꾸준히 쇠퇴하였다.

프라이노멘의 종류가 워낙 적다 보니 한 글자, 길게는 2~3글자로 축약하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아래의 filiation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2.1.1. 주요 프라이노멘
  • 루키우스(Lucius): L.로 축약.
  • 가이우스(Caius): C.로 축약.[4]
  • 마르쿠스(Marcus): M.으로 축약. 가장 널리 사용된 3대 프라이노멘이 여기까지이다.
  • 퀸투스(Quintus): Q.로 축약.
  • 푸블리우스(Publius): P.로 축약.
  • 티투스(Titus): T.로 축약
  • 그나이우스(Cnaeus): Cn.으로 축약. 도미티우스 가문에서 파생된 전 가문에서 반드시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였다.
  • 티베리우스(Tiberius): Ti.로 축약.
  • 섹스투스(Sextus): Sex.로 축약. 잠깐, 뭐?
  • 데키무스(Decimus): D.로 축약.
  • 아울루스(Aulus): A.로 축약. 서로마 제국 멸망 때까지 사랑받은 10위권 내 이름 중 하나다. 율리우스 가문에서 코그노멘으로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 마니우스(Manius): ꟿ. 로 축약되나, 공화정 후기부터는 M'.으로 축약됨. 공화정 말 이후 거의 쓰이지 않아 사라짐.
  • 아피우스(Appius): Ap.로 축약, 종종 App.로 축약. 사비니, 오스카, 움브리아의 전통을 고수한 클라우디우스 가문 본가에서 주로 사용했다.
  • 파우스투스(Faustus): F.로 축약. 코르넬리우스 술라 가문에서 자주 사용하였다.
  • 세르비우스(Servius): Ser.로 축약.
  • 포스투무스(Postumus): Pos. 또는 Post.로 축약.
  • 셉티무스(Septimus): 다른 프라이노멘과 달리 인기가 없어, 축약 표기가 없으나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황제의 경우 Sep.으로 축약해 사용함.
  • 스푸리우스(Spurius): S.로 축약.
  • 마메르쿠스(Mamercus): Mam.로 축약.
  • 누메리우스(Numerius): N.로 축약.

2.2. 씨족(노멘)

성(姓)에 대응하는 것. 노멘의 발달 시기는 특정하기는 어려우나 고대 로마의 건국 시절부터 이러한 노멘을 사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주로 노멘은 단어나 이름에 접두어, 연결어 등을 붙여서 만들어졌다. 예를 들어 MarciusMarcus에서 유래된 노멘이고 이는 원래 Marci fillus[5] 의 의미를 가진다. Sextius, Publilius, Lucilius와 같은 이름들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졌다[6] 이후 로마의 영토가 확장되면서 다른 문화권 형태의 노멘들도 유입되기 시작하였다. 이후 노멘의 기능 또한 프라이노멘과 비슷하게 축소되었는데 서기 212년 세베루스 왕조의 카라칼라 황제의 안토니누스 칙령 이후 로마 시민권을 얻게 된 이들은 카라칼라의 노멘을 따라 '아우렐리우스'라는 노멘을 썼다. '플라비우스'라는 노멘도 실제 출신과는 관계없이 널리 사용되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서 노멘도 형식상으로만 존재하는 이름이 되어갔고, 이미 고대 후기에는 황제들의 이름을 봐도 노멘은 죄다 플라비우스였다. 노멘을 쓴 마지막 로마(비잔티움) 황제는 이라클리오스 왕조의 마지막 황제였던 유스티니아노스 2세였다.

노멘 gentilicium은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서 공유되는 이름으로 부계를 따라 물려진다. 로마 초기에는 가족(gens)이 자체적으로 국가 안의 작은 국가로서 가족 내의 신성 의례를 감독하고 가족 구성원에 대해 사적인 법을 만들고 집행하였기 때문에 노멘은 매우 큰 의미를 가졌다. 하지만 로마가 확장하면서 이러한 의미는 점차 퇴색되었다.

예외도 있지만 전통 귀족인 파트리키 신분과 평민 계급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노멘을 보는 것이다.

2.3. 가문(코그노멘)

가족성 문서 참조. 코그노멘은 원래 이름 이외의 그 사람의 특징을 나타내는 별명같은 것이었으나, 아버지의 별명을 자식이 그대로 물려받는 일이 많아지자 점차 씨족의 소분류인 가문명을 의미하는 이름이 되었다.[7] 딱 성에서 씨(氏)가 분화하는 모습과 같다. 로마에서는 씨족명을 마음대로 바꾸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로 여겨졌지만 코그노멘은 자식이 새롭게 바꾸고 싶으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바꿀 수 있었다고 한다.

로마인들에게 있어, 코그노멘은 이 사람이 어느 가문에서 태어났고 부모가 어떤 가문, 조상을 뒀는지 보여주는 의미도 있었다. 따라서 공화정 후기부터 일부 귀족들 사이에서는 코그노멘을 아이의 프라이노멘으로 짓고, 코그노멘에 또 다른 조상의 코그노멘을 짓는 작명법이 유행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프린키파투스 중기(서기 1세기 후반 이후)부터 등장한 로마 원로원 내 세습 귀족들의 전체 이름을 보면 노멘 뒤에 붙은 코그노멘이 부모 양가에게서 물려받고 덧붙인 형태로 길게 연결된 모습을 보인다. 이렇게 이름이 길어진 덕분에 원수정 중기 이후로는 귀족 가문의 인물들을 구분하는 것이 공화정 시대나 원수정 초기에 비해 쉬워진 편이다.

2.4. 칭호(아그노멘)

코그노멘의 의미가 별명에서 가문명으로 변한 뒤에 어떤 사람에게 별명이나 칭호를 붙여야 할 일이 생기면 코그노멘 뒤에 또 하나의 이름을 붙였다. 이걸 아그노멘이라고 한다. 주로 전쟁에서 큰 전공을 세운 장군에게 존칭의 의미로 붙여주거나, 양자를 입양했을 때 양자가 원래 가졌던 씨족명을 아그노멘으로 붙여주었다.
  • 네로[8](프라이노멘) - 클라우디우스(노멘) - 드루수스(코그노멘) - 게르마니쿠스(아그노멘)
  • 가이우스(프라이노멘) - 율리우스(노멘) - 카이사르(코그노멘) - 옥타비아누스(아그노멘)
  • 루키우스(프라이노멘) - 아이밀리우스(노멘) - 파울루스(코그노멘) - 마케도니쿠스(아그노멘)

2.5. Filiation

사전적으로는 부모와 자식 사이의 법적 관계를 의미하며, 로마식 작명법에서는 본인의 이름에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이름을 함께 표기하여 구분하는 것을 뜻한다. 노멘이 발달하기 전 개인을 구별하기 위해 사용되는 방식으로 사용되었다. 노멘이 발달한 이후에도 대가족에서 구성원을 구분하기 위해 주로 노멘과 코그노멘 사이에 특정한 약자를 넣어 사용하였다.
  • 마르쿠스의 아들인 루키우스 - 루키우스, 마르키 필리우스(Lucius, Marci filius) - 루킬리우스(Lucilius)로 발달
  • S. Postumius A. f. P. n. Albus Regillensis - Spurius Postumius Albus Regillensis 아울루스의 아들이자 푸블리우스의 손자인 스푸리우스 포스투미우스 알부스 레길렌시스[9]
모계의 filiation을 사용하는 경우 gnatus를 사용하여 표현하였다.
  • N. Fabius Q. f. M. n. Furia gnatus Maximus - 마르쿠스의 손자이자 퀸투스의 아들이자 푸리아에세서 태어난 누메리우스 파비우스 막시무스[10]
노예들도 filiation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노예일 경우 servus, serva를 나타내는 s, 해방된 노예일 경우 libertus, liberta를 나타내는 L을 사용하였다.
  • Alexander Corneli L. s. -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의 노예인 알렉산데르
  • L. Cornelius L. l. Alexander -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의 해방된 노예인 알렉산데르

3. 여성의 작명

라틴어에는 남성·여성형 명사가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여성은 고유의 프라이노멘으로 작명되었다. 하지만, 점차 여성의 프라이노멘은 무시되었고, 로마 공화국 말기에는 거의 쓰이지 않게 되었고 여성은 주로 노멘이나 코그노멘으로 기록되었다. 이러한 일의 원인 중 첫 번째는 남녀 모두의 프라이노멘이 기능을 잃게 됐던 것이고 두 번째는 가족 내에서 프라이노멘으로 여성을 구별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현대와는 달리 로마 시대에는 여성이 결혼시에 성(노멘)을 바꾸지 않았기 때문에 부계로 물려지는 다른 가족 구성원들의 노멘과 쉽게 구분이 가능했다. 딸의 경우에도 노멘이 여성형 명사 형태를 가지기 때문에 쉽게 구분이 가능했다. 딸이 여러명일 때도 주로 코그노멘을 사용하여 구분하였다.
  • 푸블리우스 세르빌리우스(Publius Servilius) 가 딸이 두 명일 때 - Servilia Major, Servilia Minor[11]
  • 푸블리우스 세르빌리우스가 딸이 여러 명일 때 - Servilia Prima, Servilia Secunda, Servilia Tertia… 등으로 표현
만약 더 정확한 구분이 필요해지면 '~의 딸 ~'으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 Annia P. Anni senatoris filia - 원로원인 푸블리우스 아니우스의 딸 아니아

4. 외국인의 작명

로마가 확장되면서 외국인은 주로 파트로누스의 프라이노멘과 노멘을 받고, 그 뒤에 코그노멘으로 자신의 지역이나 원래 가지고 있던 이름을 나타냈다.
  • 마르쿠스 안토니우스(파트로누스의 프라이노멘과 노멘) + 고르디아누스('옛 프리기아의 도시 고르디아 사람')

[1] '아프리카를 정복한 자'라는 뜻이다. 제2차 포에니 전쟁에서 카르타고한니발 바르카를 무찌르고 로마를 구해낸 뒤에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이 칭호를 사용했다.[2] 이 당시 유럽과 근동 세계에서 갈리아게르만 등 이탈리아 북부는 물론, 고대 그리스메소포타미아 지방 등에서도 성씨 개념이 딱히 없었다.[3] 넓은 의미의 평민으로, 전통 귀족인 파트리키 신분이 아니라는 뜻이다.[4] 현재는 Gaius라 쓰는데 C로 작성하는 이유는 고대 시절에는 C와 G가 구분되지 않았기에 가이우스를 Caius로 썼기 때문이며 그 흔적이 남은 것이다.[5] 마르쿠스의 아들[6] 각각 Sextus, Publius, Lucius에서 유래함.[7] 평민 계급에서는 코그노멘을 안 붙이거나 진짜로 별명을 붙이는 경우가 많았고, 가문명으로 쓰이는 건 주로 귀족 계급의 이야기였다.[8] 클라우디우스 가문의 지파 가문 네로에 쓰인 코그노멘이나, 해당 인물은 개인 이름으로 사용했다.[9] f: filus ~의 아들인, n: nepos - ~의 손자인[10] f: filus ~의 아들인, n: nepos - ~의 손자인, gnatus: ~에게서 태어난[11] 세르빌리우스의 여성형은 세르빌리아이고 이 둘은 대세르빌리아, 소세르빌리아로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