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982년 12월 14일에 서울특별시 금천구 호암산에서 일어난 엽기살인사건.2. 사건 내용
1982년 12월 14일 서울특별시 구로구 호암산[1]에서 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었다.[2] 조사 결과 사망자는 24세[3]의 이발소 여종업원 김경희로 밝혀졌다. 발견 당시 그녀는 독살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것을 자살이라고 해석하면 김씨는 산에 올라간 후 굳이 자의로 옷을 벗은 뒤 극약을 먹고 바닥에서 몸부림치다 사망했다는 괴상하기 짝이 없는 결과가 나온다.[4] 그러나 이상하게도 저항한 흔적이 전혀 없고 시신이 옷을 벗고 바닥에 쓰러져 몸부림치다 사망했다.
이런 이유로 한국 경찰 역사상 최초로 프로파일링 기법이 동원되었으며 곧 범인이 잡혔다.
3. 범인 이동식
기사에 실린 이동식의 사진 |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줄곧 특별한 아이디어를 고안해내지 못해 사진 공모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되자 그는 고심 끝에 죽음을 비롯한 더욱 자극적인 컨셉을 사진에 담기로 작정했다.[6] 그는 죽음을 가장 극적이고 아름다운 순간이라고 생각했고 후처[7]를 모델로 네크로필리아적인 요소가 담겨 있는 사진을 몇 번이나 찍었으나 연출된 죽음에 대해 만족하지 못했고[8] 결국 가서는 안 될 길을 걷고 말았다.
어느 날 이동식은 자신이 다니던 퇴폐 이발소의 직원인 24세 김경희[9]에게 출세를 시켜 주겠다며 누드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했다. 그녀가 수락하자 함께 산에 올라갔고 김 씨에게 추울 테니 감기약을 준답시고 청산가리가 들어있는 약을 건네주었다. 이동식은 독약을 먹은 김 씨가 땅바닥에 쓰러지면서 몸부림치는데도 불구하고 아랑곳하지 않고 그 모습을 21장이나 사진으로 찍는 만행을 저질렀으며 그녀가 숨을 거둔 후에도 손을 묶거나 옷을 벗기고 촬영을 계속했다.
4. 수사 과정
처음 이동식을 조사했을 당시, 경찰은 유력한 증거인 피해자 사진을 찾기 시작했지만 현장에서도, 이동식이 거주한 보일러 현장 소장실에서도 결국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 담당 형사가 그 소장실의 일부분만 도배되어 있는 걸 보고 벽을 두들기니 합판이 있다는 걸 발견해 합판을 뜯어내 사진이 들어 있는 필름을 발견했다. 그러자 이동식은 '본인은 이미 죽은 이후에 피해자를 찍은 것일 뿐 본인이 죽이지 않았다'고 발뺌하기 시작했다.결국 형사들은 사진 작가를 비롯해 전문가들을 찾아다녔는데,신구전문대(현, 신구대학교) 사진과 홍순태 교수는 '사진을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솜털이 서 있으면 살아 있었다는 것을, 솜털이 누워 있으면 이미 사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는 증언을 한다. 경찰이 이를 바탕으로 검증한 결과 솜털이 서 있는 사진부터 점점 누워가는 흔적들을 발견했고 결국 살아 있을 때부터 죽어가는 사람을 찍었다는 것이 입증되면서 증거로 채택되었다.
이동식의 입장에서는 결국 자승자박한 꼴이 되었는데 본인이 사진작가였기 때문에 1980년대 일반인들이 거의 쓰지 않는 고급 카메라를 사용했기에 현미경 확대가 가능해 땀구멍이나 솜털을 확인해 증거로 채택될 수 있었다.[10]
계속해서 범행을 부인하던 이동식은 결국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이동식은 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고 이에 형량이 무겁다면서 항소, 상고를 거듭했지만 모두 기각당한 뒤 1984년 2월 16일에 사형 확정 판결되어 2년 뒤인 1986년 5월 27일을 기하여 서울구치소에서 사형이 집행되었다.
5. 여죄 수사
이동식과 실종된 전처 방 씨의 사진 |
6. 그 외
- 굉장히 엽기적이고 충격적인 사건이라 여러 매체에서 이 사건을 다루었다.
- 당시 시대 상 피해자의 인권 따위는 없었기에 이동식이 찍은 피해자의 사진이 그대로 신문에 실렸고, 일부 잡지에서는 대형 컬러 사진으로 피해자가 고통스러워 하는 과정, 끝내 사망하는 과정 등 을 한 장 한 장 분석까지 하였다.[21]
- 범인이 이 사진을 전시했는데 연출된 사진이라고 둘러댔으나 우연히 사진을 본 의사가 사진 속 인물의 동공이 풀려 있는 것을 보고 실제 죽음을 찍은 것이라고 판단해 경찰에 신고했다는 설도 있지만 사실무근이다. 참고로 기막힌 이야기 실제상황에서는 이 설을 반영했으며 극적인 효과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 이동식의 사형 집행은 서울구치소의 서대문 시절의 마지막 사형 집행이었으며 그는 이곳에서 집행된 마지막 사형수다. 이후 서울구치소는 이듬해에 시흥군 의왕면(현 경기도 의왕시)으로 이전했으며, 현재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으로 존재하고 있다. 이동식은 서울구치소에서 복역 중 가톨릭에 귀의해 '바오로'라는 세례명을 받았으며 사형 집행 후 천주교 종로성당이 관리하는 나자렛 묘원에 묻혔다.
- 당시 해외토픽으로도 나왔을 정도로 쇼킹한 사건이었다. 한국에 번역된 일본의 모 유명 사진작가의 에세이집에도 이 사건이 언급되어 있는데 비뚤어진 미학을 경계하자는 의미로 예를 들었다고 한다.
- 신의 퀴즈 3기 5화 데스 마스크의 모티브가 된 사건이며 작중에서 이 사건이 직접 언급되었다.
- 수사9단의 Pain 사건의 모티브가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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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95년 구로구에서 금천구가 분구되어 현재는 금천구다.[2] 어린이들이 군인 놀이(병정 놀이)를 하다가 발견했다고 하며 그 어린이들의 말로는 처음에는 마네킹인 줄 알았다고 한다.[3] 1958년생.[4] 실제로는 벗고 죽은 게 아니라 죽은 뒤 벗겼다.[5] 당시 일반적 SLR 카메라인 Nikon FE가 27만 원 정도로 국립대 한 학기 등록금 수준이었다.[6] 그가 모 대회에서 은상을 받은 작품도 죽어가는 닭을 소재로 한 것이었다.[7] 2남 1녀를 둠[8] 이것 때문에 후처와도 자주 다투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9] 1958년생. 5년 전 대구광역시에서 결혼해서 아이도 둘 낳았지만 남편의 주벽을 견디지 못해 가출한 후 홀로 상경한 터였다.[10] 시대가 80년대 초반인 1982년이고 이 시기는 흑백 사진도 제법 쓰였던 시기이다. 이런 시대에 현미경 확대로 솜털까지 확인할 수 있는 고급 카메라는 정말 드물었다.[11] 실화극장 죄와 벌 문서 참조.[12] 1980년대 후반 실제 사건을 재현한 에피소드. 여기서 범인을 연기한 배우는 심문하던 형사에게 예술을 위해 죽였다고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며 형사들이 멍때리는 장면이 나왔다. 종결 이후 10대 사건 시리즈 범죄라는 재현극에서 2부로 방영했다.[13] 2003년 10월 13일 37회 방송분. 참고로 이 에피소드에서 범인 이동식의 이름은 '한동수'로 바뀌었으며 한동수를 연기한 배우는 야인시대에서 장도영 역을 맡았던 이경영이다. 2심 담당 검사인 박남용이 나와서 증언했는데 당시 1심 담당 검사였던 이종백 검사가 고위직에 있었던 탓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14] 1997년 8월 5일 방송분. 199회 "죽음의 미학" 편[15] 2015년 11월 12일 112회 방송분. 여기서는 이동식의 이름이 이재석으로 바뀌었으며 2010년대의 사회상을 반영해서 일부 각색되었다. 가령 범인이 이발소가 아닌 미용실을 방문한다든가, 범인이 인터넷으로 청산가리를 구입한다든가.[16] 2012년 1월 1일 498회 방송분 "언빌리버블 스토리 - 미치도록 찍고 싶었다" 편. 여기서는 실제 사건보다 상당히 순화되었는데 실제 사건은 누드 사진이었으나 당연히 아이도 보는 예능인 서프라이즈에서는 그냥 사진으로 제안되어서 옷을 벗지 않으며 피해자의 어두운 가정사도 나오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야기가 실제 사건을 자세히 다루기보다는 범인의 시점으로 순정 드라마마냥 피해자와 썸을 타는 식으로 진행되다가 마지막에 반전을 치는 형식으로 다뤄졌다. 드라마를 위해 정보를 희생한 셈이다.[17] 2021년 6월 24일 15회 방송분. 원래는 제목 그대로 괴담을 다루는 프로지만 해당 방영분은 예외적으로 '귀신보다 무서운 사람 특집'이라는 제하에 이 사건을 포함해 실제로 일어난 범죄 사건들을 소개했다. 해당 방영분에서는 이 사건과 함께 대순진리성도회 사건과 김선자 연쇄 독살사건도 소개되었고 괴담이 아닌 실제 사건인 관계로 어둑시니 및 촛불은 쉬어갔다.[18] [19] 2022년 3월 6일 방송분. 김상욱은 "이때 제가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우리집 뒷산이었다"고 언급하며 당시를 회상했다. [20] 블랙: 악마를 보았다 4회 2022년 03월 23일 방송분. [21] 물론 신체의 민감한 부위 등은 모자이크로 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