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995년 대구광역시 수성구 황금2동에서 가출한 아내에 대해 앙심을 품은 남편 김광년(당시 38세)이 자신의 세 자녀를 무참하게 살해하고 암매장한 비속살인 사건.2. 전개
1995년 2월, 대구 수성구 황금동에 소재한 파출소에 38세의 남성 김광년이 아내와 아이들의 실종신고를 하러 찾아왔다. 그의 말을 종합해보면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가출한 후 연락도 없고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이었다.김광년의 말에 따르면 아내가 어린 삼남매를 데리고 사라진 날은 1월 27일 새벽이었다. 사건의 발단은 부부싸움이었다. 두 사람은 성격차이 등으로 인해 심한 불화를 겪어왔으며 계속되는 부부싸움으로 한시도 집안이 편한 날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아내와 아이들이 사라지기 전 날도 마찬가지로 아내와 수시간에 걸쳐 고성과 폭언이 오가는 심한 부부싸움을 했다고 털어놨다. 부부싸움을 한 뒤 그는 분한 마음을 간신히 억누르며 잠이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아내와 아이들이 동시에 사라졌다 는 것이었다. 사연을 모두 들어본 경찰은 일단 아내와 삼남매에 대해 가출신고를 접수한 후 며칠 더 기다려보기로 결론내렸다.
그런데 얼마 후 이 사건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출했다던 아내의 행적이 6일 만에 확인된 것이었다. 아내는 삼남매가 사라졌다는 말에 큰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 그녀는 경찰조사에서 “1월 27일 새벽까지 남편과 다퉜다. 반복되는 불화를 도저히 견디기 힘들어 오전 7시 30분께 혼자 집을 나왔다. 6일까지 여관에서 혼자 지냈으며 아이들의 행방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진술했다.
3. 삼남매의 실종
결국 이 사건은 7일, 아동실종사건으로 접수돼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우선 삼남매의 행적조사에 들어갔고, 평소 학교주변과 놀이터 등 아이들이 자주 가던 곳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아이들의 동선을 파악하는 동시에 목격자를 찾았다. 우선 삼남매가 모두 초등학생이기에 자발적으로 가출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했고, 삼남매가 평소 부모의 잦은 부부싸움으로 인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는 점에 주목해 이들이 집 밖을 배회하다가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파출소에 수사본부도 설치하고, 전단지 2만장을 전국에 배포했다.하지만 수사에 착수한 지 수일이 지나도록 목격자는커녕 사건해결에 대한 실마리도 나오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 지속되었다. 세 명의 아이가 동시에 사라졌는데 목격자가 전혀 없다는 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경찰 내에서는 수사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불안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으며, 심지어 제2의 개구리소년 사건이 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밤낮없는 수사와 수색에도 불구하고 20일이 넘도록 희미한 단서조차 나오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경찰들은 원초적인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김광년이 가출한 아내를 돌아오게 하기 위해, 혹은 제 멋대로 집을 나간 아내를 골탕먹일 생각으로 아이들을 친척집에 숨겨놓고 허위신고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경찰은 김광년과 그의 아내를 상대로 상대로 수차례 조사를 벌였고 그 과정에서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을 받게 됐다. 진술의 진위를 확인하는데 도움을 받기 위해 동원된 거짓말탐지기 결과에서 김광년은 거짓 반응을 나타냈으며, 결정적으로 김광년의 르망 승용차 트렁크와 옷, 욕실 등에서 혈흔이 감지되었다.
경찰은 김광년을 유력 용의자로 보고 집중적으로 추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매번 말을 바꾸며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다. 경찰은 “ 이미 증거를 확보했다. 꿈에 자식들이 나타나지 않느냐. 이제라도 솔직히 털어놓고 참회해야 하지 않겠나 ”는 말로 끈질기게 김광년을 설득했고 결국 김광년으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받기에 이른다.
3.1. 자백
조사결과 드러난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본래 경상북도 점촌시[1]에서 한국전기통신공사 점촌전화국 소속 기술직 6급으로 근무했던 김광년은 결혼 후 고부갈등과 성격차이 등으로 인해 아내와 심한 불화를 겪어왔다. 심각한 갈등을 견디지 못한 아내는 그간 네 차례나 가출을 하는 등 집안은 사실상 파탄상태였다. 아내의 잦은 가출과 가정불화가 반복되자 김광년은 결국 전업투자자가 될 요량으로 직장에 사표를 내고 가족들과 대구로 이사를 왔다. 특정한 직업 없이 증권투자를 하며 어렵게 생계를 이어나갔으나 계속되는 실패로 그나마 있던 돈도 전부 탕진해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경제적인 어려움은 부부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계기가 됐다.사건 전날, 아내가 다른 남자와 무선 호출을 하는 것을 목격한 김광년 아내를 추궁했고 이 과정에서 아내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다. 이에 분노한 김광년은 외도를 꼬투리잡아 아내에게 5000만 원을 요구했고 아내로부터 ‘1000만 원을 친정에서 마련해 주겠다’는 각서를 받아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아내가 각서를 챙겨서 가출해버리자 그는 극한 분노와 배신감에 휩싸이게 됐다는 것이다.
3일이 지나도 아내가 돌아오지 않자 분노를 참을 수 없었던 김광년은 아내에 대한 복수심에 사로잡힌 나머지 아무 죄없는 아이들을 상대로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범행을 결심하게 된다. 1월 30일 오후 1시 30분경 과도와 삽을 준비한 그는 “엄마 찾으러 가자”는 말로 자신의 큰딸 김혜정(당시 12세)양, 작은딸 김미화(당시 10세)양, 아들 김승일(당시 8세)군 모두를 차에 태운 뒤 처갓집으로 갔다. 하지만 처갓집에 아무도 없자 김 씨는 아이들에게 ‘나물을 캐러 가자’는 말로 속인 뒤 경산시 백천동의 뱀사골 공동묘지로 향했다. 아빠와의 나들이에 아이들은 무척이나 들뜬 모습이었다.
김광년은 먼저 큰딸 선혜 양을 불러 손을 운동화 끈으로 묶었다. 갑작스러운 아빠의 행동에 놀란 선혜 양은 뭔가 심상치 않은 상황을 눈치채고 아빠에게 매달렸다. 김광년은 “아빠, 제발 살려주세요”라는 딸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목을 조르고 흉기로 찔러 처참하게 살해했다. 이어 그는 10여m 아래에서 놀고 있던 작은딸과 아들을 차례로 불러 같은 방법으로 살해한 후 미리 준비한 삽으로 깊이 1.5m의 구덩이를 파 삼남매를 암매장했다. 이후 그는 태연히 집으로 돌아온 후 뻔뻔스럽게도 경찰에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실종신고를 한 것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삼남매의 목을 조른 것도 모자라 흉기로 확인사살까지 했다는 그의 말에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범행 일체를 털어놓은 뒤 김광년은 “어린 것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라며 통곡했으나, 그 와중에도 이 모든 것이 다 아내 때문이라며 아내에 대한 증오심은 누그러뜨리지 않았다고 한다.
“주식투자로 많은 돈을 잃어 신경이 무척 예민해져 있었던 데다가 아이들의 얼굴만 보면 죽이고 싶도록 미운 아내가 떠올라 견딜 수 없었다”는 것이 그의 얘기였다. 21일 오전 9시경 뱀사골 공동묘지 정상에서 나란히 손이 묶여 피투성이 상태로 꽁꽁 얼어붙어 있는 삼남매의 사체발굴이 이뤄졌다.
4. 결말
대법원에서 사형을 확정받은 김광년은 대구교도소에서 복역하다 1999년 8월 15일 김대중 대통령이 실시한 광복절 특별사면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어 현재까지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5. 대중매체에서
이 사건이 대중매체에서 유일하게 다뤄진 사례는 KNN 현장추적 싸이렌에서의 '마지막 비명' 편이며 극중에서 가해자 김광년[2] 역은 연극배우 최재민이 맡았다.6. 관련 기사
#7.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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