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09년 4월 20일 전라북도 정읍시에서 사채업을 하던 이 모 씨(당시 37세)[1]가 채무자 성치영에게 살해당한 뒤, 5년 만에 시신이 발견된 사건. 유력한 용의자가 있고, 수배 중에 있으나, [age(2009-01-01)]년 째 용의자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라, 현재까지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 다른 미제사건과 달리, 누가 범인인지는 분명히 밝혀졌기 때문에 해결 가능성이 높은 사건이라고 볼 수 있으나, 유력한 용의자를 찾아야만 몇 가지 의문점을 풀어갈 수 있다.실종으로 알려진 사건 초기에 보도된 기사[2]
2. 전개
2.1. 수상한 남편
2009년 4월 20일 당시 전라북도 정읍시 공평동 265번지에 있던 이삿짐 센터[3]인 동방화물[4]에서 화물차 기사 일을 하는 성치영(당시 38세)[5]은 전주지방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다. 그가 파산 선고를 받을만큼 빚을 지게 된 이유는 순전히 도박 때문이었는데, 하지만 파산 선고를 받았다고 해서 채권자들의 빚 독촉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사건 당시 그에게 전화를 건 사람은 도박판에서 속칭 전주(錢主)[6] 역할을 하던 사채업자[7] 이 모 씨였다. 이 모 씨는 성치영이 다니는 화물차 회사 대표의 동생이었는데, 이따금 사무실에 들러 기사들에게 도박 자금을 꿔주던 사람이었다. 파산 전날이자, 사건 전날인 4월 19일에도 성치영은 한 푼이라도 따자는 심정으로 이 씨에게 50만 원을 빌렸다고 한다.성치영은 전주에 있는 법원에서 재판을 마치고, 5시 20분에 정읍에 도착했다고 아내[8]에게 알렸다. 그런데 성치영이 도착을 알린지, 3시간이 넘게 지나도록 귀가하지 않자, 성치영의 아내는 남편을 찾으러 8시 30분 쯤에 화물차 사무실을 찾아갔지만, 실내 전등이 꺼져 있었고, 아무도 없었다. 5시 20분에 정읍에 왔다는 성치영은 그로부터 4시간이 한참 넘은 뒤인 밤 9시 30분에 집에 돌아왔는데, 몰골이 이상했다. 머리카락과 바지가 흥건히 젖은데다, 옷도 흙투성이여서, 마치 흙탕물에서 구른 사람 같았다. 게다가 손등에 상처까지 입은 상태였는데, 이를 이상하게 여긴 아내는 "무슨 일이냐"고 걱정스레 물었지만, 성치영은 단지 "넘어져서 다친 것"이라고만 대답했다. 같이 잠자리에 들었는데, 자는 줄 알았던 성치영은 집에 돌아온 지 5시간 후인, 이튿날 새벽 2시 반에 또 갑자기 사라졌다. 처음 보는 흰색 르노삼성 SM3[9]를 타고, 어디론가 향한 남편은 1시간 쯤 뒤에 들어와 다시 잠을 청했다.
비슷한 시각에 화물차 회사 대표(피해자 이 모 씨의 형, 당시 49세)는 제수(남동생의 아내)와 함께 사라진 동생을 찾으러 다녔는데, 4월 20일에 점심을 먹고 집을 나선 동생이 휴대폰을 꺼둔 채[10], 다음 날 아침까지 집과 연락이 두절되었기 때문이다. 그에 앞서 회사 대표인 이 모 씨의 형은 4월 21일 오전 10시경 제수(피해자 이 모 씨의 아내)로부터 애들 아빠(피해자 이씨)가 연락도 안 되고 집에도 오지 않아 걱정된다는 연락을 받고, 제수와 함께 정읍 상동지구대를 찾아가 동생에 대한 실종 신고를 접수하고, 동생의 흔적을 찾기 위해 기차역 주변 여관과 주차장을 돌아다녔지만 찾지 못하였고, 사무실로 이동해 내부를 유심히 살폈다. 아니나 다를까 사무실 안은 종이가 흩어져 있고, 냉장고도 열려 있을 뿐 아니라 바닥 곳곳에 혈흔이 떨어져 있었고, 사무실 내 화장실에도 혈흔이 곳곳에 있었으며, 바깥(사무실 외부쪽 물웅덩이)에도 핏자국들이 남아 있었다.[11] 이는 단순 실종이 아니라 누군가가 동생을 해코지했다는 것이 틀림없었다.[12]
이 핏자국들을 확인한 경찰은 곧바로 실종 사건에서 강력 사건으로 전환했으며, 유력한 용의자로 성치영을 지목했는데, 그가 범인으로 지목된 이유는 살인 후 시체 유기가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추정[13]되는 4월 21일 오전 2시 30분부터 오전 4시까지 1시간 30분 동안 그와 아내 A씨의 진술이 엇갈려 알리바이가 확인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치영은 집 근처에서 맥주를 마셨다고 했지만, 아내는 남편이 차를 타고 나갔다고 한 것이 상반되었다.[14] 한편, 피해자 이 모 씨의 차량은 번호판이 바뀐 채, 정읍 아산병원에 세워져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차의 운전석 문 손잡이와 운전대에서 성치영의 지문이 발견되었다. 경찰에서는 성치영이 이 모 씨와 빚 문제로 다투다 이 모 씨를 살해했고, 시체를 어딘가에 유기했으며, 도주 경로를 들키지 않게 하려고, 이 모 씨의 차에 다른 차 번호판까지 훔쳐 달았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이 모 씨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기에, 아무리 그가 범인으로 강력하게 의심되어도 살인범으로 체포할 수는 없었다.[15] 경찰은 이 모 씨의 시신을 찾는 데 주력했지만, 여전히 발견되지 않았다.
2.2. 사라진 살인범과 발견된 사체
시신 발견이 늦어진 사이, 이 사건의 범인으로 강력하게 거론된 성치영은 도주해 버렸다. 2009년 4월 24일 성치영은 정읍의 신태인역 앞에서 부인과 3명의 딸들을 만났고, 부안터미널 근처의 한 모텔에서 숙박했으며, 다음 날이자 2차 조사일이던 4월 25일 오전 10시에 헤어졌는데, 이후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16] 그의 아내는 남편(성치영)이 2, 3일 머리를 식히고 온다고 해서 현금 10만 원과 체크카드 1장, 양말과 속옷 등을 사주고 헤어졌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성치영은 [age(2009-01-01)]년 째 행방불명 상태다.사건이 일어난지 5년 3개월이 지난, 2014년 7월 16일 드디어 피해자 이 모 씨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이 모 씨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현장으로 보이는 화물차 회사 사무실에서 불과 3km밖에 떨어지지 않은 폐정화조 속이었다. 현장 공사를 하던 중 우연히 백골 하나가 발견되었는데, 백골의 DNA가 이 모 씨의 혈흔 속 DNA와 일치해 신원이 밝혀진 것이다. 사체에는 좌우 갈비뼈 10여 곳에 예리한 흉기에 의한 자창이 있었고, 걸친 옷[17]에서도 흉기에 찔린 자국이 있었다.[18] 시신이 발견되자, 경찰은 이 사건을 살인사건으로 확정하고, 범인인 성치영의 소재 파악에 주력했지만, 여전히 그의 행방은 묘연하고 목격담마저 없다.
3. 범인의 행방은?
범인 성치영은 현재 '피의자 소재불명'이라는 이유로 기소중지된 상태다. 그의 행방에 관한 문제를 놓고, 경찰 측과 피해자 유가족 측의 의견이 약간 엇갈린다.3.1. 신분 세탁 후에 밀항?
경찰 측에서는 성치영이 신분을 세탁하고, 외국으로 밀항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초동수사를 했던 전북 정읍경찰서 고영호 경위는 그가 희귀병인 베체트병[19]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 꾸준히 약을 복용해야 하는 사람인데, 건강보험관리공단에 의뢰해 베체트병 환자 명단을 싹 다 뒤졌으나, 성치영으로 의심되는 사람조차 찾을 수 없었다고[20] 하며, 성치영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고, 정읍에서 민간방범대원으로 3년간 근무해 경찰의 생리를 잘 알고 있어, 충분히 타인 신분으로 살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즉 성치영이 타인의 신분으로 신분을 세탁해, 국내에 거주하고 있거나 밀항하여 외국에 있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3.2. 공범에게 살해?
하지만 경찰 측의 주장과 달리, 피해자 이 모 씨의 형인 화물차 회사 대표는 성치영 외에 다른 공범이 더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동생은 본래 돈을 꿔준 사람이 많아 원한 관계가 많았으며, 성치영은 키가 164cm밖에 안 되는 왜소한 체격인 반면, 동생(피해자 이 모 씨)은 키 170cm, 체중 72kg의 보통 체격이었다고 한다. 성치영보다 체격이 큰 이 모 씨를 성치영 혼자서 살해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21]성치영이 부인에게 "나는 목격자일 뿐"이라고 말한 점도 '그가 정말 범인일지 의문스럽다'는 것이 유가족 측의 주장이다. 유가족 측은 그가 범인이 아닐 가능성도 있으며, 공범이 있을 수 있고, [age(2009-04-25)]년 째 행방이 묘연한 이유는 그 역시 공범에게 살해당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4. 수사
경찰은 성치영이 검은 과거를 지우고 새 삶을 살고 있더라도 언젠가 정읍에 남아있는 가족이나 지인들과 접촉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그 흔적을 포착하는 것이, 사라진 성치영을 찾아낼 수 있는 유일한 열쇠인 셈이다.5. 여담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2017년과 2019년, 2020년 7월에 제보를 받았으나, 유의미한 제보가 없었던 모양인지 방영되지 않았다.2020년 중요지명 피의자 종합수배 전단에 살인 용의자 중 1명(고유번호 3번)으로 성치영이 공개수배되었다. 2023년 상반기까지 중요지명 피의자 종합수배 전단에 대부분 수배번호 3~4번에 올라오다가[22] 2023년 하반기에는 2번으로 올라왔는데, 검거되거나 혹은 정말 공범이 있고, 공범에게 살해되었다면, 시신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계속 중요지명 피의자 종합수배 전단에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원칙대로라면, 시신이 발견된 2014년부터 결정적 증거들을 바탕으로 공개수배 결정을 내릴 수 있지만, 손수호 변호사는 당시 굉장히 많은 미제사건 중 하나였고, 우선적으로 관심받지 못 한 탓에 10년이나 지나서 장기 미제사건으로 분류되는 바람에 뒤늦게 공개수배가 된 것이 아닌가 하고 주장했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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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이 발생한 사무실에서 자주 생활했었다.[2] 해당 기사에 피해자 이 씨의 본명과 성치영이 범행 후 몰았던 르노삼성 SM3의 상세한 차량번호가 나오며, 전주 사업가 납치강도 사건과 함께 보도되었다.[3] 사건 이후에는 주천삼거리주유소가 입점해 있다.[4] 이로 인해 언론에서는 2020년 1월 성치영이 중요지명 피의자 종합공개수배 전단에 실림과 함께 이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정읍 이삿짐센터 살인사건이라는 명칭으로 많이 알려졌으며, 정읍 화물차 차고지 살인사건으로도 알려져 있다. 2009년 실종으로, 최초 보도 당시에는 시기동으로 보도된 바 있다.[5] 전라북도 부안군 줄포면 출생. 2021년 하반기까지의 패턴 상으로, 하반기 수배전단에서 나이가 올라가는 것을 보면, 상반기 생이 확실하며, 성치영이 수배 전단에 실리기 전인 2016년에 이 사건에 대해 보도되었을 당시, 보도된 시점의 나이와 사건 당시 나이가 혼동되어, 한동안 해당 문서에 사건이 발생했던 2009년 당시의 나이가 45세로 잘못 기재되기도 했다.[6] 도박판에서 돈을 대주는 사람을 말한다. 그 사건이 일어난 곳의 근처 지명인 지역명 전주가 아니다.[7] 사건 초기 기사에는 직원(회사 동료)으로 잘못 보도되었다.[8] 한국일보에서 보도된 기사에 의하면, 사건 당일이 부인의 생일이었지만, 상환할 수 없을 정도로 빚이 불어난데다, 딸이 3명이나 있어, 파산 밖에는 길이 없던 상황이었다고 한다.[9] 2008년식 뉴제너레이션 PE16 모델이다. 사건 초기 기사에서 해당 차량이 피해자 이 모 씨 명의의 차량으로 확인되었다.[10] 사건 당일, 오후 9시 30분에 휴대폰의 전원이 꺼진 것이 사무실 인근 기지국에서 감지되었으며, 같은 날 오후 8시에 경찰이 탐문을 벌여, 피해자 이 모 씨가 혼자 일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는 사람이 있다.[11] 보도된 내용에 의하면, 당시 혈흔이 발견된 곳은 총 7곳으로, 출입문 손잡이, 내실 바닥 2곳, 의자, 웅덩이, 화장실 스위치, 세면대에서 혈흔이 발견되었다.[12] 상술한 내용들을 종합해 보자면, 피해자 이 모 씨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시간은 오후 8시였으며, 성치영의 아내가 오후 8시 30분에 화물차 사무실에 찾아갔지만, 아무도 없었다고 하였는데, 이 30분의 시간 사이에 사무실에서 살해당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13] 후술하겠지만, 사건으로부터 약 5년 뒤에 그 추정대로 시체가 유기된 상태로 발견되었다.[14] 만약 성치영의 진술이 사실이면, 성치영은 자다 말고 술을 먹으러 나갔다가, 음주운전을 하지 않기 위해 차는 정읍 아산병원에 세워 놓고 그대로 갔다는 말이 된다. 즉 당시 성치영의 이동 경로는 집에서 SM3를 몰고 정읍 아산병원으로 먼저 갔고, 그 다음에 집 근처에 위치한 어떤 음식점이나 주점으로 걸어서 이동해 맥주를 마신 후 집으로 이동한 것이 된다.[15] 시신이 없어도 다른 증거가 충분하다면 살인죄 적용이 가능하지만, 이 사건은 시신이 없으면 기소할 증거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16] 아내에게 말한 대로라면, 늦어도 4월 28일에는 집에 왔어야 하는 상황이었다.[17] 검은색 점퍼와 검은색 운동복 바지. 갈비뼈 10곳에 창상 흔적이 있었다면, 검은색 점퍼에 흉기 자국이 있었다는 이야기다.[18] 상술된 바와 같이, 내실 바닥을 제외한 화장실 스위치, 의자, 세면대, 문 손잡이, 웅덩이 등 총 7곳에서 혈흔이 발견되었다면, 흉기로 살해함과 동시에 바닥에 혈흔이 남고, 문 손잡이, 스위치, 세면대, 의자에서 혈흔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범행 후 피가 묻은 손으로 스위치나 문 손잡이를 만졌거나, 범행 흔적을 어떻게든 지우기 위해 세면대로 가서 손을 씻었지만, 세면대 수도꼭지를 접촉해 혈흔이 남게 되고, 의자에 앉아 상의 끝자락 또는 바지에 튄 피가 의자에 묻음으로 인해, 내실 바닥 2곳을 제외한 5곳에서 혈흔이 발견되었을 가능성이 높다.[19] 반복적으로 입 안에 궤양이 생기고 성기부에 궤양이 발생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눈 안에 염증이 발생해서 시력을 잃을 수도 있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20] 이 점 때문인지, 베체트병은 투약 치료 없이는 버틸 수가 없다는 점에서 단독 범행으로 사망했다는 설도 돌았다.[21] 다만, 이 정도의 체격 차이는 그렇게까지 큰 것도 아니고, 가해자가 작정하고 흉기를 들고 공격하면, 피해자를 충분히 살해할 수 있다. 애초에 어린이와 건장한 성인 남성 수준의 극단적인 차가 나지 않는 한, 흉기를 든 사람을 맨몸으로 이기거나 제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례로 일본 프로레슬링의 전설 역도산도 덩치와 주먹으로는 일본에서 최강 수준이었으나, 어이없게도 일개 야쿠자에게 칼맞아 죽었다. 당시 나이트클럽에서 시비가 붙어 싸움이 벌어졌는데, 주먹으로는 당연히 역도산에게 상대가 안 되어 털리자, 칼로 공격하여 살해했다. 그나마도 피지컬과 싸움실력이 좋은 상대가 경계하고 있는 상태라면, 칼로 공격해도 실패할 수 있으나, 애초에 계획살인이라면, 방심하고 있는 상대를 기습적으로 공격하니, 피지컬과 싸움실력이 의미가 없어진다. 더군다나 안면이 있는 상대라면, 더욱 긴장과 경계를 풀고 방심할 수 있으니, 살인을 마음 먹고 틈을 노린 뒤 갑자기 급소를 노려 찌른다면 당할 수밖에 없다.[22] 2020년 하반기 이후에는 사실상 3번으로 고정된 상태다.[23] 예외로 2005년 11월 9일에 자신의 집 안방에서 13세 미만의 어린이를 강간한 혐의로, 사건 발생으로부터 10년이 지나 장기 미제사건으로 분류된 2015년 하반기 8번을 시작으로 2016년 상반기 10번, 2016년 하반기 13번, 2017년 상반기 10번으로 등록된 김○중(사건 당시 58세)도 사건 발생 후 늦게 등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종합수배 전단 등록으로 인해 검거된 사례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