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자격 없는 자가 힘을 얻으면 세상은 어지러워집니다. 세상이 어지러워지면 지상의 생명들은 고통에 몸부림치고 지하의 영혼들은 편히 쉬지 못합니다.
심배, 원담을 설득하기 위해 보낸 글에 있던 문구.
亂世 / Turbulent period심배, 원담을 설득하기 위해 보낸 글에 있던 문구.
어지러운 세상 혹은 다스려지지 않는 시절을 말한다. 인세지옥(人世地獄)이라는 말과 동의어로 사용 가능하다. 인간이 문명을 일군 역사 시대 이래 사람과 사람이 함께 화목했던 태평성대도 간간이 도래하나, 사람이 사람을 믿지 못하여 사회 내부적으로 급격한 정치적 혼란을 겪거나, 외부의 침략으로 인한 생지옥과 같은 시절은 인류사와 함께 이어져 왔다. 보통 이러한 시절을 난세라는 용어로 호칭한다. 물론 이런 시대는 대다수의 사회 구성원들이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 없기에 이를 평정하려는 사람들도 으레 나오기 마련이며, 이런 사람들을 보통 영웅이라 한다. 난세의 영웅이라는 표현은 이런 점에서 나온 말. 그래서 주인공이 영웅이나 그에 준하는 존재여야 할 무협지나 사극의 주요 배경이기도 하다. 태평성대라면 세종 시기 등 몇몇 예외적인 경우를 빼면 갈등 구조를 만들어나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대말은 치세. 조조에 대한 평가인 치세의 능신, 난세의 간웅과 같이 쓰인다. 다만 단독으로는 치세보다는 태평성대가 더 많이 쓰인다.
2. 설명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를 도전과 그 도전에 대한 응전의 반복이라는 말로 정의했다. 이 말대로 난세의 특성을 정의하자면 다음과 같다.- 사회 내부적인 정치/경제적 혼란과 사회 외부에서의 무력/경제적 침입.
- 내·외부적 혼란에 대한 수습 과정.
토인비의 말을 인용하자면 사회 내부적, 외부적인 혼란을 도전으로, 그에 대한 수습 과정을 응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보통 그 이전까지 혼란을 많이 겪지 않은 사회의 경우 사회 내·외부적인 혼란과 침입을 겪더라도 금방 회복되어 제1,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것을 극복이라 한다. 그러나 사회 내·외부적인 단점과 모순점이 극대화될 경우 곧 국가 막장·멸망 테크를 타게 되며 그 국가 혹은 사회는 멸망하게 되니 그것을 실패라고 한다.
아래 설명될 예시들은 이런 '도전'과 '응전' 혹은 '극복'과 '실패'를 겪었던 '난세'에 대한 기록이다.
3. 역사적인 예시
3.1. 세계사
3.2. 아시아
3.2.1. 동아시아
3.2.1.1. 한국사
- 삼국시대 : 고구려, 백제, 신라 3국과 그 외 부여, 가야 여러 소국 등 수많은 세력이 합종연횡을 거듭한 한국사의 대표적인 난세. 한국사 왕조만이 이 난세에 개입한 게 아니라 중국 역대 왕조와 돌궐, 말갈, 거란, 철륵 등 북방민족, 그리고 백제의 우군으로 고구려나 신라와 싸운 왜국군 등 동아시아의 여러 세력이 개입해 고구려-수 전쟁, 고구려-당 전쟁, 관산성 전투, 백강 전투 등 많은 국제전이 일어났다. 종국에는 신라와 당나라가 나당연합군으로 연합해 고구려와 백제를 무너트리고, 이내 당나라가 신라를 상대로 나당전쟁을 벌인 뒤 당나라가 한반도에서 물러나면서 삼국통일전쟁이 막을 내렸다.
- 나말여초 : 후기 신라 진골 귀족의 권력 독점과 정치 혼란, 그로 인한 각지에서의 도적 출현, 호족의 반독립화는 신라를 말 그대로 난세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반독립화된 호족들 중 유력 호족이었던 궁예, 견훤, 왕건 등의 세력이 중심이 되어 후삼국시대가 시작되기도 했으며 종국에는 왕건의 고려가 건국되고, 이후 수도 경주를 제외한 한반도 영토 대부분의 통제권을 상실하여 사실상 수도 경주만을 실효통치하는 도시국가의 수준으로 몰락한 신라가 경순왕의 고려 항복으로 멸망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후백제까지 고려와의 일리천 전투에서 패망하여 통일이 되면서 혼란이 수습되었다.
- 무신정권기 : 1170년부터 1270년까지, 100년에 달하는 총체적 난국의 시대였다. 무신정변으로 정권을 잡은 무신들의 폭정이 국가 체제 파탄과 수많은 지방 반란을 초래했다. 또한, 군사력이 무신들의 사병에 의존하는 기형적인 상태가 되었으며, 이는 여몽전쟁 대처 실패와 국토 초토화로 이어진다. 결국 무신정권은 몽골의 지원을 받은 고려 왕실이 직접 끝장내며 종결된다. 이 시기를 전후로 하여 고려 왕조는 멸망할 때까지 이전의 국력을 회복할 수 없었고 끝내 중흥하지 못한 채 조선으로 왕조가 교체된다.
- 세도정치기 : 외척가문들이 권력을 독점하고 지방 수령 및 향리들의 수탈이 심해져 백성들의 삶이 피폐해졌다.
- 일제강점기 : 일본 제국은 조선을 강제 병합한 이후 1910년부터 1945년까지 가혹한 식민통치를 한국사 최초로 외세의 통치가 펼쳐졌다. 한민족의 국어, 역사 같은 문화와 더불어 조선인의 혼까지 처절하게 일본화하기 위한 황국신민화 정책까지 펼치는 등 족히 난세라 칭할 정도로 무자비한 통치였다. 그러나 조선인 내부적으로 이 난세를 수습하기 위한 독립운동가들의 처절한 몸부림도 있었다.
- 해방정국과 6.25 전쟁: 해방의 기쁨도 잠시, 일제의 지배가 끝나자마자 새로이 한반도에 들어온 두 초강대국, 미국과 소련은 삼팔선을 경계로 각각 남한, 북한 지역을 차지하고 군정을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남북한 모두 사회적 혼란이 초래되었으며, 냉전의 시작과 함께 한반도 내 좌우익간 이념 갈등이 심화되면서 한반도의 새로운 불씨로 작용하게 된다. 양측의 갈등은 결국 남쪽의 대한민국, 북쪽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독자 정부 수립과 남북분단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때 해결되지 못한 이념 문제는 적화통일이라는 야욕을 품고 있던 김일성의 욕심이 더해져 끝내 6.25전쟁이라는 파국을 맞이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게 되었다.
3.2.1.2. 중국사
사실상 난세가 끊인 적이 드물다 보니 중국인의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위진남북조시대
- 후한 말기~서진 시대: 흔히 알고 있는 삼국시대, 《삼국지연의》의 배경이 되는 시기라서 동양권에서 난세를 논할 때 가장 유명한 시기이기도 하다. 184년 황건적의 난을 시작으로 307년 영가의 난까지를 일컫는다. 고평릉 사변으로 위나라의 사마의가 정권을 잡고 사마염이 천하통일을 한지 10년 만에 팔왕의 난이라는 반란이 터지고, 혼란이 수습되자 마자 곧바로 영가의 난도 터져 결국 서진도 멸망했다.
- 오호십육국시대~남북조시대: 황하 문명의 형성 이래 처음으로 북방 유목민에게 중원을 빼앗겼다. 수많은 유목민계 왕조가 난립하고 사라지길 반복했으며, 오죽하면 대학 교수들조차 학생들에게 해당 시대는 일일이 알려고 하지 말라며 고개를 젓는 시대이다.
- 수말당초: '랴오둥에 가서 개죽음 당하지 말아라.'라는 노래가 유행할 정도로 수많은 젊은이들이 요하의 늪과 압록강 주변, 랴오둥 벌판 등에서 죽어나갔으며 거기에 더해 대운하를 비롯한 역대급 대공사로 허리가 빠지는 부역을 감당해야만 했다. 사상 최대의 원정+사상 최대의 토목공사를 둘 다 진행시킨 결과, 수양제는 신하들에게 살해되고 수나라는 민란으로 멸망했다.
- 당말송초: 안사의 난 이래 외적이 대규모로 침공하고, 번진이 할거하여 당나라 최고의 난세였으며, 이후 황소의 난으로 당나라가 멸망하고 나서 오대십국시대라는 반세기 동안 이어질 또다른 난세가 찾아왔다. 이는 송태종 조광의가 천하를 통일함으로써 끝이 났다.
- 송나라 말기
- 북송 말기: 애초에 송나라는 정치력과 경제력 면에서는 중국의 역대 왕조들 가운데 최상위권이었지만, 대신 군사력이 최하위권이었던지라 요나라, 금나라, 서하 등 외세의 침략에 엄청나게 시달렸고 심지어는 일본이나 고려 등에게도 경제와 외교적인 이익도 뜯어먹히는 등 온갖 수모를 당했다. 결국 금나라가 굴욕적인 조공 요구와 칭제건원으로 시작해 상황, 황제, 상황후, 황후, 황자, 황녀가 싹다 포로로 잡혀가는 역대급 대참사로 마무리되었다.
- 남송 말기(송말원초): 남송 시대에도 북송 시절의 못된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국방 업무를 소홀히 했다. 거기다가 군인들의 대우를 매우 개판으로 한 결과, 원나라에 의해 멸망하게 된다. 물론 예상 밖으로 조국을 지키려고 헌신한 애국지사들이 굉장히 많았지만 결국 모든 면에서 훨씬 뛰어난 원나라가 승리하게 되었다.
- 원 지배 시기: 한족 중국인들에게 역사상 최악의 시기였다. 일부를 제외하면 원나라 치하에서 송나라 유민들(주로 남송인들)은 가장 낮은 '4등급'의 최하위 노예였다. 장강 유역 개발과 이앙법의 힘으로 세계 역사상 최초 1억 명을 돌파한 송나라 인구가 원나라 시대에는 송나라 시절보다 훨씬 넓은 영토를 자랑했음에도 6~7,000만 명까지 떨어지니, 총기나 가스실 등도 없었던 시대에 이 정도로 인구를 줄여놓은 몽골인들이 대단할 지경(...).
- 원말명초: 원나라가 쇠락하자 한족 왕조를 수복하자며 홍건적을 비롯한 여러 군벌들이 궐기했으나, 어느 정도 몽골을 몰아내자 거짓말처럼 자기들끼리 싸우기 시작했다. 그나마 주원장이 이를 수습하고 중국 대륙을 통일한 뒤 명나라를 건국해 한동안 태평성대를 누리긴 했다.
- 명말청초: 이자성의 난을 비롯한 농민들의 반란으로 시작해 새로운 북방 이민족인 만주족이 명나라를 멸망시키고 청나라를 건국한 뒤 중국인들에게 만주족의 풍습 강요(특히 변발) 및 양주 대학살 거기에 삼번의 난까지 이어진다.
- 청나라 말기
- 중화민국
- 군벌 시대
- 중일전쟁 및 국공내전: 장제스의 북벌로 중국은 통일되었지만 군벌 간 느슨한 통합이란 통일의 한계와 곧바로 중국공산당의 준동 그리고 일본 제국이 침공했다. 이 시기 사망자 숫자는 적게는 2,000만 명에서 많게는 3,800만 명까지 잡기 때문에 소련과 버금간다. 일본군의 잔학성은 '학살' 그 자체를 '군부대의 작전 목표'로 잡은 삼광작전으로 더 설명이 필요한지? 거기에 일본이 중국과 벌인 전쟁에서 패망하자마자 일본이라는 공동의 적이 사라진 중국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이념으로 삼는 국민당과,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를 이념으로 삼는 공산당끼리 이념 차이로 인해 바로 싸우기 시작했다.
3.2.1.3. 일본사
3.2.1.4. 베트남사
3.2.2. 기타 아시아 지역
-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의 팔레스타인
- 인도-파키스탄 전쟁
3.3. 유럽사
3.3.1. 서유럽
- 게르만족의 대이동으로 인한 서로마 제국 붕괴: 고대 말 중세 초 서유럽.
- 마자르의 침입: 몽골이 동유럽만 초토화를 시킨 것과 달리 마자르는 서유럽까지 구석구석 다 침략했다. 프랑스와 독일과 이탈리아와 스페인 반도에 심지어 북아프리카까지 진출해 약탈했다. 훈족도 몽골족도 마자르족에 비하면 양호하다 할 정도였다.
- 바이킹의 침입: 로마 제국의 영토 내로 밀려들어온 게르만족의 후손들이 과거에 남하하지 않고 남아있었던 다른 게르만족의 제2차 민족 대이동을 겪게 되었다(...). 특히 잉글랜드는 바이킹들의 침략이 가장 극심했던 곳으로서 앵글로색슨이 세운 7왕국 중 6왕국이 모조리 바이킹의 손에 넘어가 과거 자기들이 몰아낸 켈트계 브리튼인들처럼 될 뻔 했으나 웨식스 왕국 단 한 곳이 끈질기게 살아남아 잉글랜드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었다.
- 이슬람의 침입: 이슬람 제국의 정복전, 아랍 제국~오스만 제국의 콘스탄티노플 공방전
- 흑사병: 유럽 대륙의 인구가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들고, 기존의 장원 체계 붕괴에 일조했다. 참고로 동시대 중동과 중앙아시아 및 더 나아가 중국에서도 엄청나게 사람들이 죽어나간 세계적인 대재앙이기도 했다.
- 세계 대전: 유럽의 전성기를 대표하던 제국주의 체제의 벨 에포크가 종식되고, 전 세계를 주도하던 헤게모니를 미국에게 빼앗긴 계기가 되었다. 내부적으로도 전쟁으로 인한 수많은 사상자 및 기아가 속출했으며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최강대국으로 군림하던 영국과 프랑스 등의 식민제국들이 한 동안 자신들이 그렇게나 얕보던 미국으로부터 원조와 물자배급을 받는 수준으로 추락하고 신생 공산주의 국가인 소련의 위협에 시달렸다.
3.3.1.1. 영국사
3.3.1.2. 프랑스사
- 카페 왕조 초기
3.3.1.3. 독일사
3.3.1.4. 이탈리아사
- 르네상스기
3.3.1.5. 스페인사, 포르투갈사
3.3.2. 동유럽
3.3.2.1. 러시아사
- 건국 직후 러시아 연방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3.3.2.2. 그리스사
3.3.3. 기타 유럽 지역
- 유로마이단 이후 우크라이나: 돈바스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3.4. 아메리카
- 대내전과 2019년 위기 이후 베네수엘라
3.5. 아프리카
- 독립 이후의 남수단
- 독립 이후의 에리트레아
3.6. 오세아니아
- 서구 열강의 통치로부터 벗어난 이후의 오세아니아 국가들
4. 관련 문서
[1] 북한 역사상 최악의 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