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4 22:41:52

히전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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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역사
2.1. 유래2.2. 2020년 이후: 히전죽 메타의 축소·분리
3. 특징
3.1. 히로인의 배제의 사이다 문법3.2. 장르 구분 의식과 서사 신뢰 클리셰
3.2.1. 고전적 히로인 클리셰의 분리3.2.2. 라이트 노벨 테이스트와의 거리감3.2.3. 여성향 로맨스와의 분리 의식
3.3. 현 세대의 관념 반영3.4. 작가들의 역량 문제3.5. 소설이라는 장르상의 문제
4. 오해
4.1. 여성 혐오 서사4.2. 상호작용 활성화에 따른 부각4.3. 여성향의 상황
5. 기타6. 관련 문서

1. 개요

'로인 되기 입시다'의 줄임말.

웹소설 유행어 중 하나로, 말 그대로 특정 등장인물이 히로인[1]이 되기 전에 죽여서(혹은 죽은 거나 마찬가지로 비중을 줄여서) 그 인물로 예상되는 발암요소를 미리 없애라는 뜻이다. 웹소설의 특징인 막힘 없는 사이다 전개와 이를 중시하는 독자들 중 극단화된 부류, 즉 사이다패스를 상징하는 말 중 하나다.

2. 역사

2.1. 유래

파일:히전죽2.jpg

'히로인 되기 전에 죽입시다'란 말은 2018년 웹소설 《규격 외 등급 해석사》의 댓글[2]에서 첫 등장했다. 해당 소설의 히로인으로 예상되는 여성 조역 중 하나가 주인공의 전개를 방해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자, 암 유발 요인이 될 것 같다면서 히로인으로 만들지 말고 죽여 없애자는 댓글이 달린 것.

이는 과거 대여점 양판소가 범람하던 시절 스토리 전개는 뒷전이고 새로운 히로인을 얻는데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정작 그렇게 얻은 히로인이 공기화되거나 매력은커녕 발암만 유발하는 전개에 데인 독자들 사이에 나오던 '차라리 히로인이 없는 게 낫다'가 극단적으로 표출된 형태이다.[3]

이후 이러한 댓글이 캡쳐되거나 인용되며 '히전죽'이라 줄여 부를 정도로 이 용어가 웹소설 작가와 독자 전반에 퍼지게 되었고, 이는 나아가 감정인간관계를 대부분 배제한 채 주인공의 성장과 성공에 집중하는 남성향 웹소설을 상징하는 용어, 문법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2.2. 2020년 이후: 히전죽 메타의 축소·분리

히전죽 즉 노맨스는 웹소설 시장 초기, 2010년대 중반[4]까지는 남성향 웹소설의 중요 문법으로 다뤄졌으나, 2010년대 중반 이후 웹소설 시장에 1020 독자의 영향력이 커지고 《소설 속 엑스트라》로 인해 남성향 웹소설 시장에서 하렘물, 정실대전 등의 캐빨물이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히전죽 문법의 영향력은 상당히 축소되었다. 2020년대 이후부터는 히로인의 캐릭터성과 관계에 집중한 아카데미물 또는 캐빨물 웹소설들이 주로 트로피 히로인을 내세우는 경향이 있는 기업물, 전문가물 등의 작품군과 함께 순위권을 양분하고 있다. 아카데미물을 포함한 캐빨물 웹소설 작품군은 외려 정실대전을 도입하거나, 독자들에게 히로인의 매력을 어필하곤 한다.

작품 외적으로는 대한민국의 젠더 갈등이 큰 영향을 끼쳤다. 2010년대 후반 이후 《전지적 독자 시점》, 《내가 키운 S급들》, 《회귀자 사용설명서》로 대표되는 일부 남성향 웹소설의 브로맨스, BL 노선 전환에 거부감을 느낀 남성 독자들이 BL 요소의 간섭과 페미니즘 사상이 도입될 여지가 적은 히로인 투입, 나아가 여성향 독자들이 거부감을 느끼는 장르인 하렘물을 선호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회귀자 사용설명서》의 경우 남성 독자들이 보기에도 수위가 간당간당했던 진성 남성향 하렘물을 500화를 견디며 기어이 BL화시켰기에 《전지적 독자 시점》, 《내가 키운 S급들》보다 남성향 독자층에게 훨씬 더 욕을 먹는다. 전독시, 내스급 등 비교적 조기에 드리프트한 다른 웹소설과 달리 500화라는, 보통 웹소설이라면 완결났을 분량까지 남성향 하렘물로 진행하다가 갑자기 BL 노선으로 드리프트한 탓에 500화 가까이 회사설을 따라갔던 남성 독자들이 충격과 배신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회귀자 사용설명서 작가 흙수저의 전작인 《맛집판타지》나 《그린스킨》이 19금 하렘물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충격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상기한 회귀자 사용설명서의 BL 드리프트는 남성향 웹소설에서 작가와 독자 사이의 신뢰 파괴를 야기했다. 회사설의 BL드리프트 이후로 장르소설 마이너 갤러리 등의 남성향 웹소설 커뮤니티에서는 전작도 남성향 떡타지 하렘물이던 작가가 썼는데다 진성 남성향 하렘물이었던 회사설도 BL드리프트를 했으니 다른 남성향 웹소설도 안심할 수 없다는 여론이 형성되었고 이는 2010년대 후반이후의 남성향 웹소설에서 비중 있는 남자 조연 캐릭터와의 우정 묘사 소멸히전죽 문법의 축소, 남성향 웹소설의 하렘물 유행을 촉발하였다.

이 후 서브컬쳐 계열 작품에 친화적인 플랫폼인 노벨피아가 본격적으로 대두되었다. 그에 따라 남성향 하렘물 시장도 침체기에서 벗어나 웹소설 업계에서 어느 정도 파이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로서 일단 웹소설 문단 전체의 기조에서는 벗어나게 됐다.

하지만 히전죽 요소의 핵심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핵심 전개에서 주인공에게 도움을 주지 못 하거나 매력 어필 면에서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독자들의 반감을 얻는 건 마찬가지란 이야기. 때문에 주인공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고, 발목을 잡지 않느냐에 따라 히로인의 평가가 갈리기도 한다.[5] 또한 고전적인 히전죽 문법을 고수하거나 트로피 히로인을 채용하는 작품들은 지금도 문피아에서 꾸준히 발매되고 있다.

좀 더 세부적으로 설명하자면 1020대 청년 남성 독자가 많은 아카데미물 등 속칭 캐빨물 웹소설 작품들은 히로인의 매력을 강조하며 하렘물정실대전을 도입하는 쪽이 주류지만, 4050대 이상 중년 남성 독자가 많은 기업물, 전문가물, 무협 웹소설 등의 작품들은 트로피 히로인이나 히전죽이 아직까지 주류라고 볼 수 있다. 꼭 4050 남성독자 대상 작품이 아니더라도, 스포츠 판타지, 대체역사물 같은 경우에는 하렘물을 지양하는 경향이 대부분이며 트로피 히로인을 두는 경우가 많다.[6]

결론적으로 같은 남성향 웹소설이라도 장르와 대상 독자층에 따라 히로인 비중 유무, 하렘물과 트로피 히로인 여부가 갈리는 셈이다.

한편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장르소설 여성 독자층에선 남성향의 노맨스 문법을 그다지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되었다. 남성향에서 묘사되는 히로인은 남성향 요소가 많아 여성 독자들이 몰입하기 어려우므로, 캐빨물 여캐를 볼 바에야 없는 게 낫다는 의견. 요컨대 여성 독자가 남성향 소설을 읽는다면 노맨스가 하렘보다 낫다는 의견이 우세해진 것이다. 또한 동시기 로판이나 여주판의 부상과 함께, 본격적으로 여성 서사를 보고 싶으면 로판이나 여주판을 보면 되지 굳이 목적이 다른 남성향 장르소설을 보러 갈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퍼져나갔다.

이 때문에 2020년대 이후 시점에서는 남성향 소설에서 노맨스를 요구하는 독자들 중에서는 오히려 여성 독자들의 비중이 커진 편이다. 특히 무협 웹소설에서 이런 경향이 강한데 예전부터의 장르적 관습이나 정통 무협을 들먹이며 노맨스를 맹목적으로 요구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기존 중년 독자층에서도 주인공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트로피 히로인에는 상대적으로 관대했다는 점, 무협 독자층의 세대 교체로 인해 젊은 남성 독자들은 히로인 투입에 거부감을 적게 가진다는 점, 그리고 김용의 작품인 신조협려, 의천도룡기 등 고전 무협부터 전통적으로 무협에 로맨스는 필수요소였다는 점에서 결국 예전의 히전죽처럼 자기들 입맛대로 작가를 쥐고 흔들려는 점은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3. 특징

남성향 웹소설의 노맨스 문법을 대표하는 용어인 히전죽 서사의 형성에는 사이다 문법과 과거 대여점 시절의 고전적 히로인 클리셰에 대한 반감이 존재하며, 그 외에도 웹소설의 젠더 분리의식, 라이트 노벨과의 거리감, 향유층의 현실 인식과 같은 요소들이 영향을 끼쳤다.

3.1. 히로인의 배제의 사이다 문법

웹소설 이전의 (남성향)한국 장르 판타지 씬은 겜판소양판소 그리고 현대 갑질물로 대표되는 발전 과정을 거쳤으며, 이 발전과정을 통해 장르 판타지 씬은 향유층의 대리만족을 추구하는 성향을 강화한다. 이같은 한국 장르 판타지씬의 후계자인 웹소설은 현실을 배경으로 하는 현대 갑질물의 영향을 받아 복잡한 현실의 구조와 트라우마를 직접적, 적극적으로 대리만족하는 매체로 자리잡았다. 이 대리만족의 문법이 바로 흔히 언급되는 사이다 문법이다.

사이다 문법은 향유층이 체감하는 역동적이고 복잡한 현실을 단순화하고, 직관적인 이야기로 재구축한다. 이를 통해 향유층들은 현실의 결핍을 보상받거나 대리만족하게 되었으며, 이같은 선택을 되풀이한 결과 웹소설은 장애물이 없고 직선적이며 단순명료한 이야기를 지향하는 향유층이 확고한 주류, 나아가 골격 그 자체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 사이다 문법의 서사적 특징 중엔 이야기를 복잡하거나 멈추게 만드는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있다. 이에 따라 주인공의 발목을 잡거나 사건을 지연시킨다면 조연조차도 서사상에서 배제되었으며, 그 결과 남성향 웹소설은 모든 사건을 주인공 자신만의 역량으로 해결시키는 성향이 강해지며, 이는 웹소설의 전형적인 서사 흐름으로 이어진다. 주인공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곧 서사 전개와 사건 해결로 이어지므로, 남성향 웹소설의 주인공은 소설의 엔딩까지 성장하고 성취하고 해결하는 것을 끝없이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당연히 가장 큰 (주인공의)인간 관계이자 스트레스 요소이기도 한 연애, 그리고 연애 대상은 최대한 등장시키지 않는 것이 트렌드가 되었다. 이야기를 그만큼 멈추고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야기의 멈춤과 복잡함은 주인공의 역량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인식되어 향유층의 몰입과 대리만족을 저해했으며, 나아가 상술된 서사 흐름의 방해, 중단으로 연결되기도 쉬웠다.[7]

그리하여 소설 속 엑스트라 이전의 남성향 웹소설은 비중있는 히로인이 아예 존재하지 않거나, 지극히 단순화되어 주인공의 강한 능력, 일회성 구원에 반하는 트로피적 존재로 격하시키는 게 강세가 되었다. 이처럼 트로피화된 히로인은 유의미한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반 하렘 정서를 피해가기도 했다.

3.2. 장르 구분 의식과 서사 신뢰 클리셰

히전죽 서사, 메타의 형성에는 상술한 사이다 서사 외에도, 타 웹소설 장르 클리셰와의 구분 의식 형성, 그리고 이같은 구분 의식의 서사 신뢰화 즉 클리셰화가 꼽힌다. 남성향 웹소설 장르 메타가 변하면서, 어떤 장르의 클리셰를 쓰는 것, 그리고 쓰지 않는 것 자체가 작품 내 향유공동체의 형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나아가 서사 신뢰를 담보하는 장르적 클리셰로 자리잡은 것이다.

이는 도서대여점양판소, 겜판소의 클리셰 전형화가 웹소설 시대로 이어진 것으로 여겨진다. 과거엔 작가의 취향과 출판사의 니즈가 클리셰 전형화를 이끌었다면, 이젠 장르 간 구분 의식과 이를 통한 장르 내 향유 공동체의 결집이 클리셰 전형화 즉 서사 신뢰를 낳게 된 것이다.

이같은 상황 하에, 10년대 남성향 웹소설의 서사 신뢰를 담보하는 클리셰 중 하나로 구세대적 클리셰, 라이트 노벨과의 거리감, 여성향 로맨스 장르와의 거리감을 담보하는 의미의 히전죽이 부각된다.

3.2.1. 고전적 히로인 클리셰의 분리

히전죽 클리셰는 히로인과의 인간관계나 감정교류에 비중을 두어 글을 연재하면 글이 루즈해지면서 독자들에게 반감을 얻는다는 논지로 시행되지만, 상술한 것처럼 과거 도서 대여점 시절의 고전적인 히로인 클리셰 때문에 싫어하는 경우도 상당했다. 웹소설 시점에선 한참 유행이 지난 고전적 히로인 클리셰에 거리감, 반감이 형성되었거나, 당시의 부정적 독서 경험 즉 스트레스, 트라우마를 일으키는 요소로 인식된 것이다.
  • 주인공에게 사건을 주거나 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히로인이 납치되는 붙잡힌 히로인 클리셰.[8]
  • 주인공에게 민폐행위를 하는 클리셰.
  • 과거엔 츤데레나 히로인 이벤트 정도로 여겨졌던 행위들이 2010년대에 이르러 민폐로 인식되면서 역반응을 얻기도 하였다. 이같은 츤데레 류의 히로인 서사는 후술될 라이트 노벨과의 거리감, 분리의식과 겹치며 반 라노벨 정서를 형성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과거 남성향 장르 판타지씬에서 쓰였던 고전적 히로인 클리셰는 2010년대 남성향 웹소설 메타에서 사실상 분리되거나 지양되어야 할 고구마 클리셰로 여겨진다.

3.2.2. 라이트 노벨 테이스트와의 거리감

한국 장르 판타지 씬은 일본 판타지 창작물과 관련이 많았으며, 클리셰, 캐릭터, 세계관 등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같은 일본의 영향은 00년대 당시에 왜색으로 비판받았으며 나아가 한국인이라면 한국적인 판타지를 창출해야 한다는 한국형 판타지 논쟁의 시발점이 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내외로 비판받거나 논쟁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에, 일본 창작물의 영향은 한국 장르 판타지 씬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하기 어려운, 거리감 있는 요소가 되어간다.

이 거리감은 라이트 노벨의 한국 도입 이후 분리의식으로 발전한다. 라이트 노벨에서 주로 쓰이는 상투적인 전개, 성격을 이질적인 것으로 보고 반감을 갖게 된 것이다. 이중 특히 이질적으로 여겨진 것이 히로인 비중이 높은 전개였다. 라이트 노벨은 히로인 비중이 높은 전개가 많았는데, 그에 반해 남성향 웹소설은 사이다 추구 과정에서 히로인의 비중을 축소키는 등 전혀 다른 노선을 타게된 것이다.

이같은 평행선은 라이트 노벨과 공재하던 장소인 도서 대여점의 몰락, 2010년대 국내 오덕계의 주 매체 모바일 게임 이동까지 겹치며 웹소설과 라이트 노벨의 확연한 분리 의식, 이질감 인식으로 자리잡는다. 때문에 웹소설에선 라이트 노벨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전개, 특히 라이트노벨 히로인 클리셰 전개를 이질적으로 보는 성향이 강해졌으며, 2018년 아카데미물을 통한 캐빨물의 히로인 캐빨 서사의 메이저 진입 전까진 마이너 장르로 연명하거나 배척되었다.

이는 히전죽이 등장한 '규격외 등급 해석사'의 댓글에서도 볼 수 있는데, 히전죽이 등장한 댓글란의 다수가 라노벨 감성이라며 거부감을 느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규격외 등급 해석사'는 캐빨물의 결절점이 된 '소설 속 엑스트라'의 흥행기에 연재된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018년까지도 웹소설에선 라이트 노벨 테이스트, 특히 히로인과 관련된 라이트 노벨 식 전개에 분리의식을 넘어서 거부감을 느끼는게 주류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3.2.3. 여성향 로맨스와의 분리 의식

웹소설은 젠더에 따라 남성향, 여성향으로 분리할 수 있으며 이 분리가 매우 엄격하다. 이같은 분리 의식은 2010년대 중후반 웹소설 젠더 갈등을 겪은 결과 상호 성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며 더 강한 분리의식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그 이전, 2010년대 까진 젠더 분리 의식의 존재에 비해 상호 이해도가 그리 높지 못하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즉 피상적인 상호 성향에 대한 이해 특히 장르 문법에 따른 구분법 정도로 젠더 경향성을 인식, 분리하는 경향이 강했던 것이다.

대표적인 피상적 인식으로는 특정 장르 문법과 젠더 경향성의 동치가 꼽힌다.
  • 2010년대엔 남성향에선 로맨스 즉 주인공과 파트너의 교감 서사를 로맨스 판타지로맨스 소설을 위시한 여성향 중심의 문법으로 인식하였다. 때문에 로맨스를 주 소재로 다루거나 주제로 한 작품군은 여성향 장르를 연상시킨다며 거리감을 느끼거나 나아가 반감을 받기도 했다.
  • 반대로 여성향에선 로맨스가 없는 (성공, 성취, 모험 위주의)판타지, 무협, 현판(특히 헌터물) 부류를 남성향 문법, 비 메이저 여성향 문법[9]으로 인식하고 거리를 두거나, 배타적으로 대하는 경향이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여주판을 비롯한 비 로맨스 서사의 축소 및 마찰이 있다.
  • 대부분의 웹소설은 대리만족과 몰입을 중시하기 때문에, 자신의 성별, 성향과 매칭되는 주인공 성별로 성향을 인식, 구분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같은 경향은 웹소설의 연재 특성과 관련이 있다. 웹소설은 단순히 읽히거나 소비되는 것이 아닌, 작가와 독자가 장르 내 취향 공동체로 결집하여서 연재를 함께 이어나간다는 독특한 환경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 예를 들어 작가에겐 댓글과 독자 여론을 관리하는 커뮤니티 관리자로서의 기능이 요구되기도 하며, 동시에 독자의 여론과 작품의 방향의 밸런스를 조율해야 하는 역할도 주어진다. 독자들은 댓글과 별점을 통해 작품의 전개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나아가 읽고 소비하는 행위 그 자체만으로도 작가의 연재 방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구매수가 적으면 작가가 내용을 고칠 수밖에 없다. 이는 웹소설의 작가와 독자가 상호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성격 즉 '취향 공동체'로 결집하는 특성을 보여준다. 작가가 연재를 잘하고 독자는 잘 읽는게 끝이 아닌, 작품을 통해 규합된 취향 공동체로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웹소설의 꾸준한 연재와 소비 즉 생존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때문에 웹소설의 작가, 독자가 같은 니즈와 취향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 즉 신뢰감은 웹소설 향유의 핵심 요소로 여겨진다.

이 상황에서 2010년대 중반까지의 웹소설은 장르적 신뢰를 형성하는 요소로 클리셰뿐만 아니라 '특정 장르 문법'을 젠더적 특성으로 인식, 분류하는 피상적인 인식을 쓰곤 하였다. 특히 남성향의 젠더 경향성 구분은 여성향보다 피상적 성향이 강한 것으로 간주되었으며[10], 이같은 남성향의 피상적인 젠더적 장르 문법 인식은 2010년대 후반 웹소설 젠더 갈등을 거치고 나서야 더욱 발전한다.

정리하면 2010년대 중반 까지 남성향 웹소설의 장르 인식, 구분법에선 로맨스를 주 소재로 하는 건 이질적인 여성향의 전유물이라는 피상적 인식이 강했으며, 때문에 강한 로맨스 서사를 예상하게 하는 수준의 히로인 서사 활용은 남성향의 클리셰와 문법을 따르지 않는 신호 즉 대리만족과 몰입을 방해하는 이질적 장르 요소로 여겨졌다.[11] 때문에 작가와 독자가 장르 내 취향 공동체로 결집하여 연재를 이어나가게 되는 웹소설 환경 상 이같은 신호는 거리감, 반감으로 이어지기 쉬웠다.

3.3. 현 세대의 관념 반영

한편 히로인 배제는 남성향 웹소설 독자의 사회적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 현 세대의 남성향 웹소설 독자=남성 독자들은 여러 사회적 경제적 요인들로 인해 연애결혼과 점차 거리를 두고 있다. 이들에게 연애와 결혼은 차츰 구시대적인 개념이자 위험부담이 큰 행위로 귀결되고 있고, 인간관계는 부담스러운 감정노동을 동반하는 것으로 전락하고 있다. 나아가 공감이나 감정이입조차도 부담스러운 감정노동으로 인식하고 거부한다. 굳이 매체를 통하여 연애에 관련한 대리만족을 추구하지 않으며, 그보다는 개인의 성취 성공에 좀 더 집중하는 편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주고객층의 취향에 맞춰서, 한국 웹소설은 되도록 연애와 히로인을 배제한다는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이어진 것이다. 또한 같은 이유에서, 한국 웹소설은 등장인물 간의 인간관계와 감정교류 등을 가급적 최소화하는 작법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이는 본문에서도 언급한 대로 한국 웹소설의 고객층 입장에서 볼 때 인간관계란 그저 감정노동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국 웹소설의 주고객층에게 있어선 연인 간의 사랑은 물론이고 친구 간의 우정 같은 것도 그저 불필요한 감정노동일 뿐이다. 그렇기에 한국 웹소설에서는 이러한 감성적인 요소들이 가급적 배제되는 관행이 있다.

3.4. 작가들의 역량 문제

다만 '히로인 배제'란 현상이 남성향 웹소설에서 가진 독자 취향의 보편성 문제는[12] 어느 정도 과장된 면은 있다. 히로인이 나오고 썸과 연애에 이르는 감정교류가 나오면서 분량을 잡아먹어도 결국 잘 쓰면 먹힌다.[13] 독자들이 웹소설에 기대하는 것 중 '현실의 대리만족' 이라는 게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그 현실의 성공에 연애가 들어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남자들이 현실에서 성공해서 좋은 여자 만나려는 게 도리어 보편적인 감정이기도 하고, 중 장년의 남성 독자들이라고 해도 매력적인 히로인이 나오는 충분히 가슴 설레이는 연애 서사를 마냥 싫어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다만 말도 안 되는 캐릭터가 나와서 주인공 발목이나 잡아가는 발암캐나 되는 주제에 서사 자체도 '대체 저런 애랑 왜 사랑에 빠지는거지? 주인공이 호구인가 병신인가 또라인가?' 라는 식의 생각을 갖게 만들어 주니 그럴거면 그냥 여캐따위는 집어치우고 무공이나 배우던가 돈이나 벌던가 하나만 해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이야기를 말이 되게 못 쓰니 보기 싫은 것이 어찌 보면 제일 큰 이유다.

한국 웹소설이 감성적인 요소들이 가급적 배제된다고 하지만, 그런 요소들을 잘 쓰면 독자들이 외면할 이유가 없다. '나 혼자 진짜 재벌' 같은 경우 재벌물 주제에 무슨 말도 안 되는 신파냐 하는 비판도 없지 않지만, 신파적 요소들이 오히려 독자들에게 어필하는 모습이 있어서 꽤나 성공한 작품이 되었다. 신입사원 김철수의 최혜나도 오묘하게 센척하는 부분은 있지만 로맨스 서사나 캐릭터가 무난하다 보니 오히려 독자들에게 응원을 받기도 한다.[14][15][16] 그럼에도 신파나 히로인의 서사가 작품의 흥행에 도움이 되면 되었지 비판거리가 되지는 않았다는 것... 그러니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에 나오는 유리누나 같은 굉장히 매력적인 히로인이 나온다면 그 긍정적인 효과는 더 말 할 것도 없다.

어쨌던 주인공의 성공에 해가 안 되면서 독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면이 있다면 히로인이 여럿이 나오던 작품 내내 연애를 줄창 하던간에 독자들은 박수를 치면 쳤지 욕은 안 할거라는 것.[17] 그러니 결국은 저런 공감가는 감정적 서사와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역량있는 작가가 많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히전죽 운운하는 말이 나오면서 '연애장면 따위는 때려치고 그냥 돈 버는 이야기나 줄창 써라...' 라는 반응이 나오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3.5. 소설이라는 장르상의 문제

현실에서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매력을 느끼는 제일 원초적인 요소가 '외모' 인데, 소설의 경우는 텍스트라는 장르 특성상 여캐의 외모에서 나오는 매력을 어필하기는 쉽지 않다. 반대로 언행이나 상황에서 주는 비호감 요소들은 그대로 어필이 가능한데, 어지간한 미형 외모로 넘어갈 수 있는 현실이나, 웹툰, 애니 등의 장르와 다르게 웹소설에서는 그 요소들을 여캐의 외모로 덮는다는 건 불가능하기까지 하다. 그러다 보니 현실에서 미인들이 남자들에게 했다면 좋게 넘어갔을 만한 일들이 웹소설에서는 '히전죽' 반응이 나오게 되는 것. 현실에서 '히이잉'을 시전한 걸스데이의 혜리는 그거 하나로 엄청난 호감을 끌어냈지만, 웹소설 미래를 보는 투자자의 엘리 김은 '히잉'만 한다고 댓글서 줄창 욕을 얻어먹는 걸 보면 쉽게 와 닿는 사실이다.[18] 반대로 웹툰 뷰티풀 군바리라시현같은 캐릭터는 저게 웹툰 없는 웹소설 장르였다면 좋은 소리 조금이라도 듣기 무척 힘든 캐릭터이기도 하다. 웹소설과 웹툰에서 같은 인물의 반응이 확 차이가 나는 예가 왕따가 격투기를 너무 잘함의 여캐 중 하나인 강혜민 기자인데, 웹소설에서는 그저 '주인공이랑 썸 타던 기자 하나 있던거 같은데 걔 어디갔지?' 정도의 반응이라면 웹툰화되면서 제법 매력있는 그림체로 그려지자 굉장히 폭발적인 반응이 나왔던 것...[19]

이러니 매력있는 여캐를 묘사하기가 웹툰이나 애니보다 훨씬 힘든게 사실인데, 이 때 일러스트 잘 그려놓은 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 당장 욕먹다가 비쥬얼빨로 히전죽 여론을 단숨에 진압한 예가 '용을 삼킨 마법사'에 나오는 히로인 헤카테 황녀... 말투도 희한한 데다 여성스러운 면도 영 없고 묘사된 스타일도 썩 매력있어보이지 않은데다 주인공보다 연상이기까지 해서 주인공과 엮이는 걸 썩 좋아하지 않던 캐릭터에 대한 여론이 소설에 달라붙은 일러스트 한 방으로 완전히 뒤집혀서 '제대로 된 걸크러쉬 누님캐' 라면서 찬양하는 여론들이 급격히 늘어났으니... 다만 잘못 그리면 안 하느니만 못하는 케이스도 있는지라, '회귀자의 성공 투자법' 에 나오는 히로인 후보 중 하나인 지유같은 경우는 일러스트가 나오자 마자 온갖 비난들이 난무하면서 '댓글은 잘 안 다는데 삽화 작가님이 그린거죠? 돈 주고 한거면 환불하십쇼' 라는 내용의 댓글이 그 회차 베스트도 아니고 700회 넘어가는 그 소설 전체의 베스트 댓글이 된 일도 있었다.

4. 오해

히전죽 문법은 남성향 노맨스 문법이지만, 어원이 워낙 과격한 의미였다보니 종종 웹소설을 향한 비판,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 논란, 비판은 히전죽 문법에 대한 오해로 더욱 커지곤 한다.

4.1. 여성 혐오 서사

히전죽에 관한 대표적인 오해로는 여성혐오 서사가 있다. 히전죽은 여성이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극단적으로 배제하자는 의미이며, 그 동기가 여성혐오에 있다고 오해하는 것이다.

이같은 오해는 해당 밈이 여성향 서브컬처 팬덤에 유포되면서 시작되었고, 동시에 웹소설 관련 작법서, 장강명 작가의 책 이게 뭐라고(2020)[20]에서 히전죽이 언급되며 확산되었다. 이들은 주로 히전죽을 '남성 주인공을 위해 여성을 배제하는 서사'로 설명하고 있는데, 이 설명을 읽은 독자, 그리고 (이미 여성혐오로 인식하고 있던)여성향 웹소설/서브컬처 팬덤이 언급하는 과정을 통해 남성향 웹소설에는 여성 혐오 서사가 존재하며 그것이 히전죽이다라는 인식이 퍼져나간 것이다.

허나 히전죽에 대한 젠더적 비판은 겉만 읽은 오해다. 이러한 오해는 히전죽의 의도, 즉 주인공의 서사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캐릭터라면 히로인이라도 독자 보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이른바 설치지 않도록 배제해야 한다는 점까진 맞게 이해하고 있으나, 히전죽이 여성 혐오가 아닌 근본적인 웹소설의 문법 즉 신뢰있는 사이다 논리에 근거하는 점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상술된 히전죽의 유래에선 발암의 기운을 전제한다. 히로인에 대한 반감이 아니라 발암 즉 주인공을 방해하고 독자들의 몰입을 저어하는 인물이 히로인이라는 중요한 인물로 자리잡아 계속 나타나기 전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히로인을 거부하는 의미가 아니라, (남성향)주인공의 서사를 방해하는 반동인물에 대한 반감을 의미한다. 이같은 반동인물에 대한 반감은 노맨스와 관련된 히로인 축소, 배제 요구에서도 관찰되며 상술된 #히로인의 배제의 사이다 문법 문단에서 그 관계가 설명된 바 있다.

헌데 이같은 반동인물 반감, 주인공에게 집중되는 서사는 웹소설에서 갑작스레 튀어나온 것이 아니며, 과거 세대의 남성향 장르 판타지부터 웹소설까지 일관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양판소, 겜판소, 현대 갑질물 등 과거의 남성향 장르 판타지에선 주인공의 서사가 하이 판타지에서 영웅 판타지로 변형되었다가 다시 먼치킨 서사로 압축된 바 있으며, 이 과정에서 주인공의 성취와 성장을 가로막는 반동인물의 서사는 피아를 막론하고 약화, 축소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웹소설 시대에 신뢰있는 성취 서사, 고구마에 대한 반감을 의미하는 사이다 문법으로 압축되기도 한다.

이처럼 히전죽이 내포한 반동인물의 배제, 주인공의 서사는 양판소/겜판소현대 판타지(현대 갑질물)→웹소설로 이어지는 남성향적 성취 서사의 연장이며, 사이다 문법의 일면에 해당한다. 단지 그것이 과격한 언어로 돌출되었고, 이에 주목하였을 뿐인 것이다.

한편 히전죽에 남자 버전이 따로 없는 이유는, 여캐가 아닌데도 고구마를 주는 남성 캐릭터는 이미 숱하게 죽여서 없기 때문이다. 고구마를 주는 여캐를 죽이니 마니 말이 나올 때, 고구마를 주는 남캐는 빨리 죽이는 게 상식이라 논란 자체가 거의 나오지 않는 셈이다. 즉 생존자 편향의 오류다.

또한 여캐가 남성향 웹소설적 문법을 따라 사이다를 주기만 하면 그때는 여캐의 발목을 잡는 남캐가 배제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이다 문법에 근거한 배제 정서의 주안점은 히로인, 조연이냐가 아니라 고구마를 주는 반동인물인가에 있다는 것.

또한 사이다 문법에 근간한 캐릭터 배제 정서는 사이다 문법과 독자-작가간의 상호작용 체계를 공유하는 여성향 웹소설에서도 등장하곤 하며, 마찬가지로 극단적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후술될 #여성향의 상황 문단 참고.

4.2. 상호작용 활성화에 따른 부각

남성향의 히로인 배제 즉 히전죽에는 상술된 #타 장르·클리셰에 의한 거리감에서 지적되었듯 클리셰 변화의 영향도 존재한다. 과거 장르 판타지 씬에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던 히로인 클리셰들이 현 세대에 이르러선 지루하고 관습적인 클리셰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히전죽은 이처럼 관습적인 클리셰에 대한 반감이 웹소설 시대에 발달한 작가-독자간 상호작용의 활성화에 따라 부각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츤데레 히로인, 붙잡힌 히로인은 과거엔 하나의 클리셰로 받아들여졌지만, 이를 되풀이한 결과 현 웹소설 시대에선 지루하고 흥미롭지 않은 서사로 받아들여진다. 이같은 지루함은 과거 도서대여점 시기엔 하차 혹은 비판의 선에서 그쳤으며, 인터넷 활동과 댓글로 표현되더라도 출판 시장이 중점이었기 때문에 인터넷의 의견으로 그칠 뿐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웹소설 시기에 이르러 상황이 바뀐다. 연재, 출판의 무대가 웹소설 플랫폼으로 일원화되고 독자들의 댓글을 통한 작품 내 공동체 문화가 정착한 결과, 과거엔 부각받지 못했던 독자의 상호작용 특히 댓글의 중요도가 상승한 것이다.
  • 예를 들어 초반부 댓글의 우호도는 이후의 독자 유입도에 영향을 준다.
  • 노출도가 우선되는 베스트 댓글의 성격과 형태는 향유층의 웹소설 소비 성향에 영향을 준다.
  • 댓글은 작품의 소비자들의 의견이 가장 직접적으로 표출되는 형태이며, 독자의 소비를 통해 연재의 신뢰성을 담보받는 작가는 이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 작가들은 댓글을 관리하는 게시판의 관리자 역할을 부여받기도 한다.[21]
  • 웹소설은 작가가 쓰고 독자가 읽는 매체에서 나아가, 작가가 작품의 기획에 맞추어 고유의 권한을 유지하면서도 독자의 요구에 봉사해야 하고, 독자는 취향 공동체를 형성하고 결속하여[22] 연재 신뢰를 담보해야 하는, 작가-독자 간 상호작용에 의해 탄생하는 매체가 되었다.

이처럼 댓글을 통한 취향/향유 공동체 문화가 웹소설에서 작가의 존재만큼 중요해진 결과, 과거엔 파편화된 개인 비평으로 남았을 의견이 하나의 향유 공동체를 형성하여 구체화되기도 쉬워졌고 작가와 작품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쉬워졌다. 이같은 맥락에서 히전죽은 개인의 충격적인 발언에서 멈추지 않고, 장르 공동체의 충격적인 밈으로 부각되는 것이다.

4.3. 여성향의 상황

마찬가지로 여성향 웹소설도 유사한 상황, 정서가 나타난다. 서사의 신뢰성을 저해하거나 고구마를 유발할 것 같은 인물이 등장한다면 마찬가지로 적극적이거나 극단적인 배제를 요구하는 것이다.
  • 여주의 로맨스 파트너인 남주와 연관되거나, 그를 놓고 경쟁하는 여성 캐릭터의 배제를 요구한다.
  • 여주판의 경우, 여주인공 서사를 지연하는 로맨스 파트너의 배제를 선호한다.
  • 여주인공의 성취 서사를 좋아하는 향유층은 로맨스 서사를 예고하는 로맨스 파트너의 비중을 축소하거나 배제를 요구한다.
  • 남주가 여주의 발목을 잡거나 서사를 저해하는 불편한 관계가 주목되면, 마찬가지로 배제를 요구한다.

이같은 여성향의 캐릭터 배제 요구는 여적여, 여돕여같은 피상적인 의미로 언급되기도 하지만, 그 실체는 웹소설 전체가 공유하는 서사 신뢰의 연장 즉 사이다 문법에 근간을 둔 상호작용에 해당한다. 서사를 방해할듯한 인물이 등장한다면 배제하거나 축소하여 서사적 신뢰를 지키길 바라는 것이다. 웹소설 장르는 사이다 문법을 골격으로 두고 발달한 만큼, 신뢰있는 사이다 서사를 위한 캐릭터 배제 성토는 여성향, 남성향 웹소설을 가리지 않고 모두 등장하는 일이다. 단지 그것이 각 젠더장르에서 어떤 방법으로 정착하였고, 어떤 형태의 밈으로 주목받고 돌출되었느냐의 차이일 뿐인 것이다.

5. 기타

  • 충격적이면서도 남성향 독자들의 특성을 상징하는 용어다 보니, 사이다 메타 후반에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향 웹소설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용어로 자리잡게 되었다. 남성향 웹소설을 다룬 학술지나 논문, 비평 서적에서 한두 번씩은 꼭 언급되는 편.
  • 해당되는 작품들이 웹툰화나 게임화가 될 경우 일부 작품에선 배제된 히로인들이나 조역 내지 기타 단역 여캐라도 최대한 비중을 끌어들이려고 각색이 되는 편이다.

6. 관련 문서



[1] 여성만이 아닌 남성 히로인, 즉 남주 역시 포함된다.[2] 2018년 10월 9일자 문피아 연재분(33편)[3] 일본에서도 2010년대 이후 마구 쏟아져나온 일본의 이세계물 상당수가 이런 문제를 고스란히 답습한다. 그나마 일본의 이세계물은 일러스트 버프+일본식 모에 요소의 조합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최대한 어필하기에 어느 정도 커버가 되는 편. 실제로 한국에서도 히전죽 소리가 나오는 여캐의 일러스트가 예쁘게 잘 나오거나 섹스어필 장면이 나오면 갑자기 캐릭터 여론이 호의적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4] 그 당시에도 《탑 매니지먼트》, 《업어 키운 걸그룹》 등 히로인의 매력을 어필하는 작품은 메인이 아니었을 뿐 종종 존재했으며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5] 어느 히로인이 발암 전개를 일으키거나 사고를 치면 '넌 정실 탈락이다' '이게 히로인? 그냥 죽이는 게?'라는 반응을 보이거나 한 히로인이 전개를 캐리하거나 사이다 장면을 보여주면 '믿겠다 너는 정실이 맞군' '아 ㅋㅋ 다른 년들은 눈물의 패배자위나 하고 있으라고 ㅋㅋ' 하는 식이다. 장난 같지만 실제로 하렘물 작품에서 정실대전 관련 묘사에서 상당수가 저렇게 댓글을 달고 있다. 이렇듯 예전처럼 히로인의 존재 그 자체를 배제하지는 않을지언정, 그 근본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6] 대체역사물, 스포츠물에서도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 《내 독일에 나치는 필요없다》, 《용병대장과 성녀》처럼 매력적인 히로인을 묘사하거나, 《체육고 영재로 회귀했다》, 《걸그룹 소설 아닌데요?》, 《같은 꿈을 꾸다 in 삼국지》처럼 하렘을 지향하는 작품이 없는 건 아니지만 드물다.[7] 후술되지만, 도서대여점하 판타지 소설의 고전적 히로인 클리셰도 영향을 끼쳤다. 납치되거나 곤란한 사건의 시작점이 되는 등 주인공에게 소위 고구마를 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때의 독서경험이 부정적이었던 웹소설 독자라던지, 사이다 성향이 강해진 웹소설 독자에게 경험적 경계심을 일으킨 것. 그나마 그 시절 판타지 소설은 고구마가 그 정도였지, 90년대의 남자의 향기 따위로 대표되는 남성향 로맨스라는 물건은 남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모든 걸 다 바치고 인생을 포기하고 대신 죽기까지 하는 고구마를 넘어선 지뢰들이 대거 포진해있는 상태의 그 무엇이었다.[8] 예를 들어 히전죽의 원문 댓글이 달린 규격 외 해석사의 해당 에피소드에선 히로인이 주인공에게 본심을 말하지 않고 떠나버렸다가 습격당하는 상황이 묘사된다.[9] 예를 들어 BL, 백합 등의 동성애 서사, 페미니즘의 영향을 받은 여성 서사 중심의 노맨스 문법 등. 특히 후자는 같은 여성향으로 분류되었고 실제로 같은 카테고리에서 판매되기도 했으나, 향유층이 확실히 분리되었기에 오히려 상호 마찰을 겪으며 이질성, 배타성을 강화하기도 한다.[10] 여성향도 피상적인 성향이 있었으나, 남성향에 비하면 일찍이 장르 태그를 활용하는 면모를 보였으며, 향유층간의 결속과 신뢰 확인을 작품 향유의 중심으로 두는 경향도 더 강했다. 또한 여주판을 비롯한 노맨스 소설, 여성 서사가 반영된 걸크러쉬 소설들과의 공재는 로판 향유층과의 마찰과 분쟁을 일으켰지만, 한편으론 남성향에 비하면 보다 빠른 장르적 광의화를 끌어내기에 이른다.[11] 다만 트로피 히로인화 클리셰는 비교적 관대하게 받아들여졌다. 히전죽 원문 댓글처럼 발암의 기운이 느껴질 때 히전죽이 이뤄지지, 발암의 기운이 없다면 별달리 배척할 이유가 없다는 것.[12] 기업물, 전문가물 등의 주된 독자들은 연애나 감정적인 서사를 선호하지 않는 것이 보편적이다 라는 식의...[13] 웹소설계에서 일컬어지는 소위 필력은 취향을 이긴다는 말이 괜히 회자되는 게 아니다.[14] 최혜나와 김철수가 서로간에 말도 안 되는 오해를 하면서 진도를 못 빼고 있을 때 안타까워서 답답해하는 댓글이 많은 추천을 받았다. 저 두 작품은 심지어 문체나 내용을 보면 젊은 세대를 노리고 쓴 작품들도 아닌데다, 감정이나 로맨스 서사, 혹은 히로인 캐릭터의 매력이라는 측면에서 마냥 뛰어난 작품도 아니다.[15] '나 혼자 진짜 재벌'의 주인공 이동호가 최희에게 고백하는 장면 보면 6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과 회귀했다는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무슨 아재가 한참 어린 여자한테 하는 말투지, 20대 초중반의 청년이 두 살 연상의 여자에게 고백하는 모양새랑은 거리가 한참 멀다. 이게 어차피 소설의 주된 요소도 아니고 하니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갈 뿐. 김철수와 최혜나의 연애 과정도 작중 배경이 2003,4년에 김철수가 한국나이 25,6세 최혜나가 27,8세로 그 때 기준으로도 썩 많은 나이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한국 영화가 '방화'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시절의 후시녹음 청춘영화같은 분위기가 난다. 그렇던 저렇던 작품 큰 줄거리에 크게 문제가 안 되고, 커플의 관계가 이뤄지는 서사가 그런대로 보기 괜찮고 억지스럽지 않으니 크게 문제가 안 되는 것. 뒤집어서 말하면 저 정도로 서사의 기본만 지켜도 히전죽 여론이 주가 되는 일은 많지 않다는 이야기다.[16] 심지어 중년남자들이 많이 보는 사이트인 문피아에서 연재하는 시간을 달리는 소설가에서 여캐들이 나오자마자 달린 노맨스 원하는 댓글에는 추천이 거의 없이 비추만 엄청나게 달리는 사태도 벌어질 정도니 히전죽이니 노맨스니 하는 게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독자들이 보는 남성향 웹소설이라고 해서 절대적인 취향은 아니라는 이야기다.[17] 심지어 뭐라도 이뤄지는 게 맞는 스토리라인에서 그게 안 되면 미친듯이 작가가 욕을 먹기도 한다. 당장 게임 속 바바리안으로 살아남기에서 인형과 결혼하겠다는 주인공 보면서 어떤 반응이 나왔는지를 보면... 어거지 노맨스는 어거지 로맨스만큼 욕을 먹는다는 이야기. 당연한 이야기지만 노맨스도 노맨스가 이뤄지는 서사가 중요한지라,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필요한 상황에서 말도 안 되는 사유로 넘겨버리면 비판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18] 실제로 저 작품이 웹툰화가 되었는데, 작화수준이 좋다보니 시작부터 여캐들이 소설과 달리 댓글에서 호평받는 중이다. 가장 극과극인게 꼰대라고 욕먹던 오택규 누나 오현주가 거의 '눈나 나 죽어'수준의 평가를 조금씩 받는 중이라는 것...[19] 특히 이 웹툰은 원작을 굉장히 충실하게 따라가며 스토리 전개를 하는 웹툰이다. 강혜민이라는 인물 역시도 소설이나 웹툰에서나 모두 동일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같은 선상에서 비교가 가능하다. 소설 결말 그대로 따라갔다가는 폭동날지도...[20] 해당 에세이에선 히전죽의 양상을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를 싫어하는 남성향 독자들', '(남자 주인공이)활약하는데 옆에서 설치지 말아야 한다', '남자 영웅이 한낱 여인에게 감정적 영향을 받아선 안된다', '전체 이야기, 남자 주인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히로인을 거부하는 서사' 부류로 설명하고 있다.[21] 웹소설 소통의 매체성(mediality)과 독자의 위상 및 비평의 문제. 김준현. 2022. 112p[22] 인터넷 소설의 독자 댓글 연구. 2015. 서인숙. 5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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