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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야인시대의 등장인물.인물 모티브는 일제강점기와 해방 직후에 깡패 및 정치깡패로 활동한 실제인물인 정진룡(丁鎭龍). 김두한의 회고록에서는 정진영(丁鎭英)으로 기록되어 있다. 캐릭터의 이름에서부터 드러나지만 아래에 자세히 서술된 드라마의 캐릭터 정진영은 대체적으로 김두한의 회고록에 기록된 내용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 한편, 극작가에 의해 일찍부터 사회주의 사상에 감화된 것으로 왜곡되어, 실존인물의 행적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배우는 어린 시절은 서주형(본명 서현석)[1], 청년 연기는 김정민, 중년 연기는 차광수가 연기하였다. 1부에서 2부로 넘어가는 시점이었던 8.15 광복 이후, 청년기에서 중년기로 바뀌는 배역 교체가 너무 닮아서 적절했고, 위화감이 없어서 놀라웠다는 이야기가 많다. 특히, 2부의 정진영(차광수), 개코(성동일), 이정재(김영호) 등을 맡은 배우들은 당시 30대 후반이라서, 당시 기준으로는 중년이라 해도 큰 위화감이 없었던 것도 시청자들이 받은 충격에 한몫했었다. 다만, 중년이라고는 하지만 정진영을 포함해 이들의 작중 나이대는 아직 청년인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다.[2] 죽마고우 역인데 김영철 배우와의 나이 차가 13년에 이른다.
2. 작중 행적
2.1. 소년기
배우 | 서주형[3] |
등장 에피소드 | 2~8화 |
공부 열심히 해서 높은 사람 돼 가지구, 우리같은 거지도 없고 부자도 없는 누구나 같은 비로도치마[4]를 입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 거야.
배우는 서주형. 수표교 거지패에서 눈먼 홀어머니와 함께 지내는 것으로 처음 등장한다.[5] 이후 거지패에 몸담게 된 김두한에겐 개코와 함께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김두한이나 정진영이나 성격이 조용하고 철이 빨리 들었다는 공통점이 있어서인지, 김두한은 개코보다 정진영이 더 잘 맞는 모습을 보여준다.
부모님에게 벌어진 비극도 결국엔 가난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던 정진영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입신하고,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진다. 때문에 밤마다 독학으로 글공부를 하여 거지 신세임에도 불구하고 글을 읽을 줄 알았고,[6] 김두한에게 나석주의 존재를 알려주기도 했으며 김두한의 큰 그릇을 알아보고선 김두한에게 공부할 것을 제의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장 과정을 통해 정진영은 사회주의적 사상을 동경하게 된다.[7] 언젠가 자신과 어머니같이 가난에 괴로워하는 사람이 없이 모두가 평등하게 사는 낙원을 만들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된다. 사회주의 사상은 이때 접한 것으로 보이며 자신의 이상과 접점이 많았던 사회주의에 빠지게 된다. 이후 사회주의 사상을 더 많이 배우기 위해 정진영은 모스크바로 가려는 마음을 품었으나 형편이 형편인지라 소련유학은 단념하고 만다.
친구인 김두한에게도 직접 말하길 "공부 열심히 해서 거지도 없고 부자도 없는 세상을 만들 거야." 라든지 아직 사회주의를 공부한 것은 아니지만 이미 사회주의에 호감을 가질만한 생각을 갖고 있음을 수 차례 보여준다. 물론 이 당시까지만 해도 정진영은 사회주의를 공부한 적도 없고 그냥 정진영이란 캐릭터를 보여주는 장치였을 뿐이다. 어쨌든 이 장면은 훗날의 복선 구실을 하게 된다.
거지임에도 개코와 달리 자존심도 강하고 상당히 사려깊은 모습도 보였다. 김두한이 가족과 재회하여 거지촌을 떠나 원노인 밑에 들어갔음에도 원노인과 두한이에게 빌붙기는 커녕 오히려 비굴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두한이를 피해 다녔다.[8] 설렁탕을 얻어먹기 위해 개코가 정진영을 끌고 사동옥에 찾아갔으나, 정진영은 구걸을 거부하고 개코를 이끌고 도로 거지촌으로 돌아간다. 이들의 뒷모습을 본 원노인은 정진영은 거지지만 훗날 제 몫을 하게 될 인물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정진영은 이 일을 계기로 구걸로만 살아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아이들과 함께 망태기를 만들어 넝마주이일도 겸하며 살아간다.
2.2. 청년기
배우 | 김정민 |
등장 에피소드 | 9~50화 |
나는 공산당이 될 거야. 못 사는 사람들을 위해 일할 거야. 프롤레타리아 말이야.
이제 진정한 독립 공화국이 탄생할 겁니다! 하하, 이런 날이 오다니!! 모든 인민들이 평등하게 잘 사는 나라!! 하하하하!!!![9]
청년기의 배우는 김정민. 김두한이 주먹패 생활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된 사건도 정진영과 관련되어 있다. 당시 만주로 떠나서 독립군이 되고 싶었던 김두한에게 연결책[10]을 알아봐준답시고 정진영이 소개한 사람이 바로 쌍칼 조직의 끄나풀인 털보였던 것이다. 이에 털보가 돈만 먹튀하고 입을 씻는 것도 모자라 돈이라도 돌려받으려고 따지러 간 정진영이 얻어맞는 모습을 보자 꼭지가 돈 김두한은 털보와 김무옥을 때려눕히면서 사실상 주먹패로 입문을 하게 되면서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극의 주된 무대인 우미관이 아닌 거지촌에 살기 때문에 청년기 김두한이 등장하는 시기에는 비중이 적은 편이다. 김두한이 뭉치 패거리의 급습에 당하고 잠시 종로를 떠난 후 다시 돌아올 때 구마적에게 던질 도전장을 전해주러 무려 직접 구마적을 찾아가는 대담함을 보여주기는 했다. 그 외에는 자신의 꿈대로 사법 고시에 응시하였지만 자신과 주변의 기대와 달리 낙방했고, 그때 절망하다가 친구 김두한에게 '주먹패에 들어가면 안 되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한다.[11] 물론 김두한은 자신과 달리 배운 것도 많고 올곧은 품성을 가진 정진영을 주먹패에 들이는 걸 굉장히 아까워했기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이후 구마적의 부하 왕발에 의해 저격당할 뻔한 김두한을 막고 나서서[12] 총을 대신 맞기도 하였는데, 이 사건 이후 정진영은 병원에서 김두한에게 '주먹패에 들어가고 싶다'고 결심이 굳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 뒤에는 정식으로 우미관 패거리에 합류한다.
합류 후, 말단인 개코와는 달리 김두한의 중요한 자리에 동행하는 등 조직 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조직 내 몇 안 되는 인텔리인 데다, 생각도 깊다 보니 유능한 참모로 대우 받을 수 있던 것. 때문에 개코를 늘 깔보던 번개, 더불어 김무옥, 문영철도 정진영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으며, 개코, 번개, 털보와 서열이 동급이자 당시 우미관패 말단라인 멤버였던 삼수는 아예 정진영을 형님으로 모실 정도였다.[13] 같은 참모인 김영태는 정진영을 많이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김두한이 박인애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는 것을 그에게만 말한다거나, 순사폭행죄와 거주지 이탈 등으로 김두한이 형무소에 갇혀 있을 때 유일하게 같이 면회를 가자고 한 대상도 정진영이었다. 문제가 생겨 의논할 때 김영태, 정진영 둘이서 문답을 주고받는 장면이 꽤 나왔다. 번개와 어울려다니는 개코와 달리 정진영은 김두한, 김영태, 문영철 등과 자주 동행했다.
당시 교육을 받기 어려웠던 일제강점기 시절에도 불구하고 우미관 식구들 중 김영태와 더불어 엄청난 엘리트였다. 공부를 많이 했던 만큼 일본어와[14] 러시아어를 구사할 줄 아는 인물이었으며 1부 후반때 일본어로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얌전한 인상임에도 1인칭이 보쿠가 아닌 오레라고 말을 한다.[15]
이후 5 vs 40으로 싸운 장충단 공원에서의 싸움에도 참가하거나, 김두한이 일본군에게 쫓길 때도 김두한을 보좌하는 등[16], 김두한의 죽마고우로서 빠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때문에 활약상은 같은 친구이자 김두한의 주먹패에도 먼저 가담했던 개코보다도 더 화려하다. 일자무식 개코보다 훨씬 더 유능하니 당연하지만. 박인애가 이 군과 결혼해 힘들어할 때도 김두한을 풀어주기 위해 유일하게 술친구가 되어준 것도 물론 정진영이었다.
2부에서 적대 관계를 넘어 아예 증오 수준의 관계가 되어버린 신영균과도 이 당시에는 큰 충돌이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신영균, 삼수, 개코 일행이 이정재와 손잡고 문달영에게 복수를 이룬 뒤 다음 날 김두한 일행 앞에 찾아와서 인사를 하는데, 이 때 정진영 혼자 신영균 일행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2부의 독기 어린 모습과는 달리 1부의 정진영은 겸손하고 예절을 잘 지키는 성격에 가까웠다. 김무옥, 문영철을 항상 형님으로 대접하며 존댓말을 썼으며, 쌍칼이 돌아왔을 때에도 신경전 벌이지 않고 개코와 함께 자기소개를 하며 깍듯하게 형님 대접을 했다.
다만 항상 예의 바르고 겸손한 성격이었던 것만은 아니다. 아사히마찌 패거리에게서 가져온 아편 가방에 대해 없애버릴 것을 주장하기도 했고[17][18] 김두한과 함께 마루오까를 찾아가서 부하들을 풀어달라고 할 때, 그나마 마루오까가 다음 날 풀어주게끔 손을 잘 써 뒀지만'이왕 풀어주시는 김에 오늘 밤에 풀어주시면 안 됩니까'라고 무리한 요구를 했다가 거절당하고 김두한에게도 만류당한 적이 있었다. #
주먹패에 가담한 이후에도 어린 시절에 공부했던 사회주의 체제를 이상적인 이념이라고 생각해왔던 것은 변하지 않았는데, 그러던 와중 일제강점기 말기에 사회주의자 신불출 등을 만나서 사회주의를 깊이 배우게 되었고,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좌익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다.
여기서 사회주의에 빠져들게 되는 결정적인 복선이 50회에서 언급이 되는데, 조선이 8.15 광복을 맞이하면서 우미관 식구들이 모두 기뻐하는 가운데, 정진영이 "이젠 진정한 독립 공화국이 탄생할 겁니다! 아! 이런 날이 오다니! 모든 인민들이 평등하게 다 잘 사는 나라!" 라면서 기뻐하는데, 이 때 김두한의 참모 김영태가 정진영을 뭔가 불안하는 듯이 심상치 않게 바라보는 모습이 나온다. 안 그래도 주먹패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위험한데 그 신념이 확고했기에 더 걱정되었던 모양이다.
사실 김영태가 정진영을 왜 그런 시선으로 봤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2부에서 다뤄질 정진영과 김두한의 이념 갈등으로 인해 우정이 갈라지는 모습을 본다면 그 복선으로는 참으로 알맞은 장면이다.[19] 좌익 우익의 이념대립은 김좌진이 일본 쪽이 아닌 공산주의자에게 총 맞아 죽은 작중에서도 잘 드러난다. 김영태가 작중 몇없는 인텔리이자 김좌진 장군을 존경했던 쌍칼의 오른팔이었던 만큼 이러한 이념대립에 대해 모를 리가 없었기에 노골적으로 공산주의 이념에 영향받은 저 발언을 들으면 굉장히 우려스러웠을 것이다. 실제로 작중에서 이념갈등은 2부의 큰 줄기를 이루게 되며, 김영태를 통한 복선 전달은 2부 초반에서도 한번 더 나온다.
2.3. 중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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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관편 | 혼마찌편 | 일제강점기편 | 공산당편 | 자유당편 | 군사정권편 | |
구마적 | 하야시 | 미와 | 정진영 | 이정재 | 박정희 |
배우 | 차광수 |
등장 에피소드 | 50화 선행출연 / 51~76화 |
소속 | 우미관 → 공산당 전위대 |
선행출연할 당시의 모습 |
공산주의를 접하면서, 난 내 인생의 의미를 되찾았어.
광복과 동시에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면서 2부 공산당 편의 메인 빌런으로 등극한다. 이전에는 주먹패의 참모이자 나긋나긋하고 차분한 인텔리 포지션이었으나, 해방이 되자마자 바로 좌익의 조선청년전위대 활동에 몸을 담았고 우미관 패거리와 다니는 시간보다 전위대 간부 및 좌익 활동에 투자하는 시간이 늘면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1부에서는 김두한이나 개코에게만 반말을 썼고, 문영철이나 김무옥 등 나머지 우미관패 조직원들에게는 존댓말을 쓰는 비중이 높았던 반면 2부부터는 오히려 하대하는 듯한 고압적인 말투로 변했다.
이를 보여주는 장치로 50회 말에서 김영태가 정진영을 의미심장하게 쳐다보는 장면이 한 차례 나왔는데, 51회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한번 더 나온다. 정진영이 김두한에게 '오늘 시간이 안 되냐, 그분도 오늘 시간이 되신다고 하시거든'이라고 설득을 하는 장면에서 김두한이 수락하자 정진영이 호탕하게 웃는데, 바로 뒷장면에서 심상치 않은 BGM과 함께 김영태가 무언가 생각에 잠기는 표정을 짓는다.[20]
그리고 정진영의 언행 변화는 더욱 극적으로 드러났다. 2부 초기만 하더라도 이념에 대해 확실히 노선을 결정한 사람은 우미관에서 정진영 한 사람 뿐이었으며, 그 외에 다른 우미관패 조직원들은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큰 형님'이란 호칭 대신 '전위대장님'이란 표현을 쓰고 '언제까지 그렇게 건달로 살 생각이냐, 정신개조가 덜 됐다'라면서 신영균을 비롯한 우미관 일행들을 질타한다. 그러면서도 정작 본인이 몇 초 만에 김영태에게 '형님' 이라고 부르며 주먹패 시절 버릇을 못 버린 언행불일치를 보여준다. 사실 이건 언행불일치라기보단 연장자인 김영태에 대한 예의를 지킨 것으로 보는게 맞다.
명동파와의 술자리에서도 황병관이 공산당을 비난하자 정진영이 이에 크게 분노하고, 당신이 알면 얼마나 아냐며 따지는 바람에 말싸움으로 번질 뻔한 걸 김두한이 겨우 말렸다.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정진영의 언행을 목격한 이화룡도 "거 빨간 물이 완전 이빠이 들었구만 기래?"라면서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다. 사실 명동파는 이북에서 활동하던 건달들이었는데 공산당은 이념이 다르면 부모형제 할거없이 인민재판으로 처형하는 꼴이 조직폭력배마저 경악할 모습이라 본인들도 험한꼴 당하기 전에 월남한 사람들이니 그런 집단을 추앙하는 정진영을 그저 한심하게 쳐다보는 것도 당연한 것이었다.
작중 등장인물들도 정진영의 변화를 의식하고 있는데, 친구인 김두한 뿐만이 아니라 우미관 패거리들도 '마치 뭐에 씌인 사람 같다', '마치 눈에 독이 오른 것 같다', '진영이 쟤가 어떻게 저렇게 딴 사람이 됐냐' 라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정진영의 돌발 행동 이후 김무옥이 '쟤는 신경쓰지 말고 건배나 합시다.'라고 하는 걸 보면 우미관 패거리들은 이런 정진영의 태도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한술 더 떠 53화 김두한이 외출한 상황에서 정진영이 김영태에게 공산당의 가두 시위가 있는데 김두한이 없으니 지금 모두 데리고 나와달라고 요구하자 김영태는 자신에게는 결정권이 없다고 거절하였고, 이에 정진영은 김영태에게 나오고 싶지 않으면 나오지 말라고 화를 내며 우미관을 나갔다. 정진영이 나간 뒤 직전에 호칭 때문에 잠깐 다툼이 났던 신영균이 김영태에게 무례하게 구는 것에 분노하여 자리를 박찼을 정도로 무례한 행위였지만, 그마저도 김영태가 정진영을 이해해 줘서 사태가 크게 번지는 일은 없었다. 이후 신영균은 자신에게 대하는 정진영의 태도나 정진영이 김영태에게 대하는 태도를 보고 '정진영이 미쳤다'고 평가할 정도였으니 선을 넘어도 씨게 넘은 것이다.
작중에서 김영태는 단순 주먹 선배나 참모가 아니고 정신적 지주 그 자체인 인물이다. 쌍칼 시절부터 조직에 몸을 담아왔고 그 이후에도 계속 조직을 뭉치고 다져왔다. 정진영도 김두한과 함께하며 그것을 두 눈으로 본 인물이니, 그걸 정진영이 모를리가 없는데도 이렇게 무례한 일을 저질렀던 것이다. 김두한을 주축으로 하는 우미관패의 참모이자 작중 오른팔과 왼팔 격이자 같은 부두목 격인 김무옥, 문영철과 함께 부두목을 겸임하고 있는 인물로 주먹 세계에선 아주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로 볼 수 있으며 그 이유로 오야붕이자 주먹 황제인 김두한도 김영태를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도 형님으로 대우하는 데다, 김두한 이전 오야붕이었고 존재감 역시 상당했던 쌍칼도 김영태를 형님으로 대우하며 존중하였다. 웬만한 대형조직의 오야붕들도 김영태한테는 동등하게, 혹은 그 이상으로 대우할 정도에, 이 시점에선 이미 주먹 세계에선 원로급이자 주먹 세계에 있어선 역사의 산 증인이나 마찬가지인데, 중간 보스로 승격하고 2참모를 겸임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며 같은 우미관패 조직의 행동대장으로 중간 보스보다 서열이 위인 신영균을 상대로도 1부까지만 해도 말단 간부였던 정진영이 신영균은 커녕 김영태에게까지 무례한 태도를 보이는 주먹세계의 율법을 무시한 하극상스러운 행동을 보였으니 손가락질을 받는 건 당연지사다. 애초에 김영태까지 갈것도 없이 당장 신영균한테 보인 태도만 해도 주먹세계의 율법상 있을 수 없는 짓을 저지른 셈이었다.
그나마 정진영이 김영태한테 대든 것은 이때가 거의 유일했고, 우미관패와 완전히 적이 된 후에도 김영태한테는 끝까지 형님 대접하며 예의를 갖췄다. 그 또한 주먹패 출신으로서 과거 참모이자 큰형님 격이었던 김영태한테 만큼은 끝까지 예의를 지킨 셈인데 전위대장이 됐다곤 해도 주먹패 시절을 완전히 지우진 못한 것이다. 즉, 김영태는 군대로 비교하자면 총사령관에 맞먹는 지휘관급인 김두한 밑에서 참모장내지는 부사령관급의 직책 위치쯤 된다. 사실 정진영이 김영태한테 만큼은 끝까지 예의를 지킨 것도 주먹패 시절을 지우지 못했다기보단 아무리 빨간물이 들었다고 해도 연장자에 대한 예의는 지킨 것으로 보는게 맞다.
어쨌든 이때까지는 김두한과 친구로서의 관계가 잘 유지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청년단을 이끄는 재목으로서 굉장히 유용한[21] 김두한을 뺏기지 않으려는 우익 세력은[22] 김두한의 아버지가 친일파나 일본군이 아닌 고려공산당 박상실, 즉 공산주의자에게 암살당했다는 사실을 김두한에게 알려주면서 김두한을 우익 쪽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고, 정진영은 김두한을 어떻게든 본인과 같은 길로 돌려세우려고 하였으나[23] 공산주의 최고의 핵심 인사였던 박헌영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중요 인사가 된 정진영과, 아버지의 원수 공산주의자들과 결코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김두한은 같은 길을 갈 수 없는 잔인한 운명에 놓이고 말았다.
결국, 죽마고우로 생사를 같이할 정도였던 둘도 없는 친구였던 정진영과 김두한은 독대 이후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 갈라서게 되고, 그러면서 우익 청년단의 수장인 김두한의 정반대 포지션에 서게 된다. 김영태의 언급에 의하면 우미관 패에서 절반 이상이 정진영을 따라 좌익 세력으로 붙었다고도 나온다.[24] 사실 이에 대한 복선은 어느 정도 깔려 있었는데, 최동열과의 만남에서 김좌진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김영태가 "아버님의 원수가 공산당이란 게 사실이라면 그들과 같이 일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라고 김두한에게 말할 때, 야인시대 주제곡 전설의 영웅을 피아노 버전으로 어레인지한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그 음악의 제목이 이별이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도 김두한을 죽이려 하는 지도부와 김천호 같은 강경파와는 달리 끝까지 김두한을 재전향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지만, 신불출의 납치사건과[25] 국군준비대가 김두한 패거리의 습격을 받아 참혹하게 전멸한 광경을 본 정진영은 결국 김두한을 표면적으로나마 완전히 적으로 돌리게 된다.[26] 결국 중앙극장 습격 사건에서 실마리를 잡은 정진영은 김두한이 숨어있던 애기보살의 집을 습격하였고[27], 집을 지키던 상하이조와 김관철, 아구 셋만으로 지키기 역부족이기에 김두한이 직접 나서서 정진영과 1대 1로 대화를 한다. 그러나 정진영이는 김두한의 설득에 내심 동요하나, 결국 조국과 인민을 위해서 김두한의 머리에 총을 쏜다. 하지만 김두한은 근거리에서 머리에 총을 맞았음에도 기적적으로 생존하였으며 개코를 뺀 우미관패들[28]은 이 사건을 계기로 의리를 저버린 것도 모자라 오야붕인 김두한을 죽이려 한 정진영을 죽여버리기로 제대로 작정을 해버렸고, 암살 미수 전까진 그냥 이념 때문에 의리를 저버린 옛 동료이자 적 정도였지만 암살 미수 이후 아예 정진영과는 관계를 끊어버리고 철천지 원수 관계가 되었다. 삼수조차도 정진영을 더이상 형님 취급하지 않을 정도였고, 김두한 역시 그 때까지 남아있던 일말의 미련을 끊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도 이 때까지는 정진영이 김두한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었는지 김천호가 약속을 깨고 김무옥을 비겁하게 죽인 것을 알고 허성탁과 김천호를 힐책했다.[29][30]
하지만 두 친구가 반목하는 것을 보면서 계속 상심했던 개코가 줄기차게 설득을 시도하고 정진영 때문에 괴로워한다. 신영균으로부터 계속 정진영한테 미련을 가질 거면 아예 전위대로 가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 개코의 방문에 정진영은 다시 한 번 김두한을 만나볼 생각을 하였고, 김두한 역시 개코의 간곡한 부탁에 마음이 흔들려 둘은 정말로 마지막이 될 지 모르는, 그리고 서로가 뭔가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에서 만남을 약속하고, 정진영은 둘이서 만나고 싶지만 신변 보장이 어려울 거라며 비무장 상태에서 명동장이라는 곳에서 5대 5로 만날 것을 제안하고 동의한 김두한은 개코 문영철 김영태 신영균을 데리고 나오고 정진영은 김천호, 김해숙 등을 데리고 나온다. 김두한은 물론이고, 김무옥의 죽음으로 한동안 전위대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못하던 문영철 역시 이 만남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정진영은 공산당에 들어간 이후로 가장 동요하는 모습을 보인다. 허성탁과 이야기 하는 도중 좌우합작운동에 대하여 잘될 수 있는 일이지 그러니까 만나는 것 아니겠나, 안되는 것 보다는 되는게 낫다 같은 말을 한다든지, 본인도 너무 지쳤다던지, 자신이 바라던 공산주의는 이런게 아니었다던지. 그리고 결국 그런 것과 함께 정진영의 사상이 계속 동요할 것을 염려한 부대장 김천호는 계략을 써서 일부 전위대원들에게 김두한의 별동대 변장을 시켜 정진영 일행을 습격하도록 하고,[31] 그 과정에서 동료 공산당원인 김해숙이 죽게 된다. 정진영은 당연히 김두한이 비겁한 방법으로 그들을 습격하려 했다고 믿었고, 김해숙은 정진영의 인생에서 마음을 준 처음이자 마지막인 여자였기 때문에, 정진영의 분노와 배신감은 극에 달하였고 김두한 일행과 개코의 간절한 애원도 무시한 채 정진영은 끝내 김두한에게 이것이 마지막임을 고하고 돌아서게 된다. 사실 이건 상식적으로 따졌을 때 김두한 일행의 말이 맞는 말이지만[32] 그 상황에서의 정진영에게 그런 말이 귀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그래도 파토낸 뒤 이성을 찾자 여태까지 봐 온 김두한의 성격과, 정말 김두한의 계략이었다면 자신들을 그냥 돌려보낼 리 없다며 진범이 따로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가졌으나[33], 여공들의 파업 현장에서 김두한이 조직의 명예를 위해 개코를 자신의 손으로 죽이는 것을 목격하면서 완전히 김두한을 죽이기로 결심하게 된다.[34] 이 시점에서 정진영은 공산주의 낙원을 만들려 했을 뿐인데, 그 과정에서 친구도 잃고 연인도 잃는 등, 헬게이트가 열린 현실에 절망하여 "김해숙 동무가 죽었듯이, 개코도 죽었고, 무옥이도 죽었고, 나도 죽을 것이다. 그렇다면 두한이도 죽어야지. 암! 죽어야지! 그래, 빨리 다 끝내야 한다. 다 끝내야 해! 우리 다 함께 죽어버리는 거야! 어차피 우리들의 시대는 이렇게 끝나는 거야!"며 사실상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김두한을 죽이는 일에만 매달리게 된다. 이 장면은 이념과 사상 대립의 비참함과 비극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BGM도 정말 슬프다.
두한아, 나 진영이다! 문을 열어라!! 어서 열어!!!
이후 정진영은 김두한의 별동대가 둘로 나뉘어 각각 김일성 암살과[35] 미국에서 귀국하는 이승만 호위를 맡으러 떠난 틈을 놓치지 않고 김두한, 김영태 외에는 사실상 아무도 없는 별동대 본부를 급습한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열 몇 정도 되는 장정들이 잠긴 대장실 문 하나를 못 열어서 시간을 상당히 버리는 병크를 저질렀고, 김일성 암살 실패[36]와 이승만의 귀국 연기로 인해 별동대원들도 모두 본부로 돌아오면서 정진영은 오히려 독 안에 든 쥐가 되어버렸고, 별동대 건물을 탈출하는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결국 얼마 못 가 붙잡히고 만다. 그리고 전위대 대원들은 그대로 포획되어 전향이 아니면 죽음을 선택하라며 고문을 당하다가 이중 몇몇은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죽었고, 특히 부대장이었던 김천호는 그 과정에서 끝까지 전향 안하겠다고 우기다가 신영균과의 결투 끝에 죽었다. 죽은 김천호를 본 전위대원들은 겁을 먹고 전향서를 쓴 뒤 다들 도망친다.
그러나 정진영은 이미 김두한을 저격했던 전적이 있을 뿐더러 이번에도 김두한을 죽이겠다며 기습을 했다가 잡힌 꼴이라 그냥 무사히 풀어줄 수는 없었다. 별동대원들 역시 정진영이 몇 번이나 김두한을 죽이려 했으니 이번만큼은 절대 봐주어선 안 된다고 당부하였고, 김영태마저 '자신은 죽여야 한다고 의견을 표했지만 두한이는 여전히 너를 살리고 싶어한다'고 당부하고, '그까짓 이념이 우정이나 목숨보다도 더 좋냐'며 정진영을 설득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개코처럼 고통도 없이 끝내달라'였으며,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떨쳐내지 못한 김영태도 설득을 포기하고 '야 인마... 정진영이!'라면서 호통을 친다. 김영태의 설득까지 실패한 사실을 들은 김두한은 오랫동안 괴로워하며 정진영을 죽이거나, 전향시키도록 결정해야 했다. 명동장에서의 오해 후에 줄곧 정진영과 대화하고 싶어 김두한은 정진영을 대장실로 불러 식사와 술을 대접하고, 자신도 마지막으로 설득해보았지만, 전위대도 모두 와해되고 본인도 더 이상 빠져나갈 곳이 없음을 깨달은 정진영은 죽음을 선택한다. 김두한 역시 "너는 내 친구가 아니라 형제였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되어야 하느냐, 이것이 네가 그토록 바라던 낙원이야?"라며 설득했지만, 정진영은 "한 세대가 평화롭게 살기 위해선 전 세대가 희생되어야 한다. 난 내가 선택한 길을 후회하지 않아."라며 끝내 공산당으로서 죽는 것을 선택한다.
정진영: 안돼! 두한아... 나만 죽을 순 없다. 같이 가자. 나만 죽을 순 없다. 너도 죽어야 해!
어차피 너나 나나 너무 많은 사람들을 죽였어... 같이 가자구, 같이 가!
김두한: 진영아...
정진영: 같이 가야 해!!! 같이 죽자구...! 나도... 지금도 널 좋아한다. 같이 죽어서, 저세상 가선 싸우지 말자... 다시는 싸우지 말자! 두한아... 용서해라...!
어차피 너나 나나 너무 많은 사람들을 죽였어... 같이 가자구, 같이 가!
김두한: 진영아...
정진영: 같이 가야 해!!! 같이 죽자구...! 나도... 지금도 널 좋아한다. 같이 죽어서, 저세상 가선 싸우지 말자... 다시는 싸우지 말자! 두한아... 용서해라...!
결국 김두한은 품에서 권총 한 자루를 꺼내주며 개코에게 그랬던 것처럼 자결을 권유하고 돌아섰다. 권총을 잡은 정진영은 자결할 생각으로 총을 자신의 머리에 겨눴다가, 갑자기 김두한에게 총구를 돌린다. 그는 김두한과 함께 죽고자[37] "우리 때문에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다. 부디 저세상에서는 다시는 싸우지 말자."라며 방아쇠를 당겼는데...
2.3.1. 최후
빈 총이야... 네가 스스로 죽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그걸로 끝내려고 했다. 너의 그 지독한 이념이 함께 죽는 거니까.
그래... 저세상에서 다시 만나자. 결국은... 내가 해결하는 수밖에 없겠구나.
김두한
그래... 저세상에서 다시 만나자. 결국은... 내가 해결하는 수밖에 없겠구나.
김두한
사실 김두한이 준 권총에는 총알이 없었다. 사실 친형제나 다름없는 정진영을 차마 죽일 수 없었기에, 정진영이 자결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전에 심영이 전향서를 썼듯이 공산주의 이념을 포기했다고 여기고 살려주며 마무리하려고 했던 것이다.[38][39]
그러나 정진영은 마지막까지 김두한의 기대를 저버렸고, 결국 김두한이 꺼내 쏜 총을 맞고 사망하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바로 이 선택 때문에 정진영은 끝내 이념에 살고 이념에 죽는 광신도로서 죽었고, 이로써 김두한은 수표교 거지 시절부터 같이 지낸 개코와 정진영을 자기 손으로 직접 살해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념 갈등 앞에서는 부모도 친구도 없었던 이념 간의 대립과 전쟁의 비극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정진영의 거지시절부터의 과거 행적이 어깨동무를 배경음으로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정진영을 살해한 이후, 전향서를 받고 풀어줬던 전위대 간부 하나가 미군 군사경찰에게 김두한 패거리를 고발함으로써[42] 미군이 들이닥쳐 김두한 별동대를 잡아들이는 와중에, 김두한은 죽은 정진영을 안고 눈물을 흘리다 미군들에게 저항없이 잡혀간다.[43] 후에 미군이 김두한이 백의사 밑에서 수행한 백색테러들에 대해 심문할 때, 아무리 봐도 뻔한 것들까지 시치미를 떼며 부인하지만 정진영과 개코를 죽인 것만큼은 일절 부인하지 않고 순순히 인정했다.[44]
원작 소설에서는 큰 차이는 없지만 개코의 장례식에 친구로서 참석하여 김두한과도 대화를 나누는 등 세세한 부분에서 차이가 있으며,[45] 결정적인 차이는 죽음을 맞는 장면인데, 원작에서는 정진영을 생포한 김두한이 그를 지하실에 감금시킨 뒤 처분에 고심하는 사이 신영균이 명령을 기다리지도 않고 몽둥이로 때려 죽인다.
사실 실존인물 정진룡도 민청본부에 끌려가서 맞아 죽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역사와 가까운 죽음은 오히려 이쪽이다. 그리고 이것만 놓고 보면 신영균이 단순히 자기의 성격을 못 이기고 일을 저지른 것 처럼 보여도 그 이유를 알면 평소의 행적과는 달리 머리를 좀 굴렸다는 걸 알 수 있는데 만일 김두한이 직접 정진영을 죽이라고 명령하면 그 즉시 김두한은 살인 주범이 돼버리며, 그렇다고 김두한이 그를 풀어주면 나중에 후환이 될 수도 있었던 것을 신영균은 알았기 때문에 자기 손에서 처리하는 것이 자기 오야붕인 김두한에게 조금이나마 유리하다고 생각한 것. 허나 이러한 신영균의 계략으로도 손쓸 수 없을만큼 김두한이 주도한 사건이 규모가 크고 또 횟수도 많았던지라 결국 미군정에 의해서 사형을 언도받는다. 참고로 이때 김천호도 거의 죽일 뻔했으나 극적으로 살아났다.
3. 평가
개코가 해방정국에서 좌, 우익 친구를 둔 회색분자의 딱함을 보여준 캐릭터라면, 정진영은 좌익 쪽에서 친구 간의 비극을 대변하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친구를 상대로 방아쇠를 당겨야 한다는 현실을 원망하면서도 자신이 충성하는 공산당의 명령과 스스로의 사명을 철저히 완수해야 한다는 두 역할 사이에서 번민하고 있는 상당히 입체적인 캐릭터이다. 다른 공산당 측 인물들이 대책없이 망가지거나 지극히 평면적인 것과 비교하면 김두한과 대립하며 당시 이념의 갈등을 보여주는 상당히 비중있는 인물이다.김두한과 적대하게 된 이후에는 정말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주위 환경이 매우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좌익을 부흥시키려고 노력했으나 죄다 실패했다. 경찰은 이미 우익 편이지, 김두한 패거리뿐만 아니라, 명동파마저도 좌익이라면 대놓고 적대하지[46], 조선청년전위대의 전력도 부실해 시라소니 1명에게 정예 부대가 개박살나는 등... 무엇보다 군대도 만들어 보고, 연극선전도 해보고, 파업도 하고, 급습도 해보고 사회주의 노선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는데 족족 저지당했다. 그야말로 2부 내내 고생만 하다가 저세상으로 가 버렸다.
3.1. 우미관 패거리와의 갈등
비록 정진영 본인은 입체적인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념 때문에 친구를 적대하게 된 것은 사실인 데다 자기 마음대로 우미관 패거리를 좌익으로 끌어들인 것도 모자라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려고 했었다. 따라서 개코와 김두한을 제외한 주변인들이 내리는 정진영에 대한 평판은 영 좋지 못하다. 공산주의자들에게 전혀 우호적이지 않은 시대상과 작품 분위기를 제쳐두고라도, 일단 어린 시절부터 항상 자신을 위해 많은 것을 베풀고 도와줬던 김두한을 한순간에 배신했기 때문이다. 김두한은 거지 시절 정진영을 포함한 다른 거지들에게 항상 횡포를 일삼던 왕초를 결투 끝에 쫓아내 주었고, 원노인의 집으로 거처를 옮긴 다음에도 거지 패에 설렁탕이나 먹거리를 제공해 주기도 했으며, 정진영이 사법시험에 낙방해서 크게 좌절하고 있을 당시에 조직의 참모로 영입하여 해방 이전까지 먹고 살 길을 마련해주기도 하고, 그 이후에도 정진영에게 생활비를 보태주고 모친과 함께 살 집까지 마련해 주는 등 정진영 입장에선 김두한이 은인과 같은 존재였다. 뿐만 아니라 주먹계에서도 이념 하나만으로 그런 친구를 등진 정진영의 행동은 비판받았다. 김두한패나 명동패는 말할 것도 없고, 잠시 손을 씻었던 이정재에게조차 '김두한과의 의리를 저버렸다'며 호되게 까였다.또한, 행적 항목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해방 이후의 정진영은 공산당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였는데, 이게 주변인들이 보기에는 너무 과했다. 일례로 자신과 싸움을 할 뻔 했던 명동파의 황병관은 작중 이화룡의 오른팔이자 그 맨발의 대장이 형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서열이 높았던 반면, 정진영 본인은 조직의 하급참모에 불과했던 데다 양 조직 사이에 존재했던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모두가 화합하자는 술자리에서 저런 짓을 했다는 것은 남들 입장에서는 단순히 불쾌한 것을 넘어 규율을 어기고 하극상을 시도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할 말이 없었다. 거기에 좌익 활동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중간보스 듀오인 김무옥&문영철과 참모장이자 부두목인 김영태나 행동대장 격인 신영균을 상대로도 시비가 붙거나 거만하게 행동하면서 주먹 세계의 율법을 한참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등, 대놓고 어그로를 끌 만한 행동을 했다.
물론 본인은 더 이상 주먹세계의 인물이 아닌, 공산주의 혁명가로서의 세계의 인물이라는 의식이 강했겠지만 문제는 저걸 공산주의에 딱히 관심이나 호감이 없는 우미관패 식구들에게 강요한 것도 모자라 자기가 김두한 다음가는 상전 행세를 했다는 것이다. 가만히 있었다면 그래도 중립적으로 볼 수 있었을텐데, 무턱대고 고압조로 나오면서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바람에 해당 사상에 대해 비호감을 가지기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가 정진영은 53화에서 기존 주먹계의 서열을 무시하고 전위대식 서열을 강요했는데, 문제는 김두한을 빼면 좌파와는 정말 접해본 적도 없던 상황이었던 데다 나머지 인원을 포섭하는데 별로 공들이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저런 행동을 하는 바람에 다른 이들과 싸우기 직전까지 갔다. 그나마 김영태, 김무옥, 문영철, 김삼수, 개코는 1부에서 좌익인 신불출과 한 번 만나서 술을 마시기는 했으나, 그게 전부였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멤버들 중에서 신불출과 같이 합석한 사람은 김영태 한 명밖에 없었으며, 나머지는 다른 자리에서 마셨다. 그리고 해당 술자리에서 신불출의 좌익 사상에 대해 공감한 것은 정진영 단 한 명 뿐이었으며, 나머지 사람들은 흥미롭게 듣기는 했어도 그저 듣기 좋은 말 정도로 넘겨버렸다.
정진영 입장에서야 김두한이 전위대에 들어오면 다른 우미관패 식구들도 함께 들어오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조직 전체가 전위대에 흡수된 것이니 더 이상 우미관패식 서열이 아니라 전위대식 서열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 모양이나, 실상은 김두한을 빼고는 전위대에 들어간 것은 정진영과 김두한 간에 있었던 일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기 때문에 본인들 스스로가 전위대에 들어갔다는 인식 자체도 전무했다. 따라서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소속을 우미관패로 여겼지 전위대라는 인식은 없었다. 그렇다고 정진영이 그런 이들을 전위대에 동화되기 위한 노력을 시도했거나, 적어도 본인들이 전위대에 들어갔다는 인식 자체를 심어주려 한 것도 아니다. 즉, 우미관패와 사이가 벌어진 것은 김두한의 변심도 있지만 본인이 주먹세계의 율법을 어기거나 상관에게 대드는 잘못된 행동을 연달아 범해버리는 바람에 정진영 혹은 공산주의에 대한 반감이 커진 것도 컸다. 막말로 아무 사람 하나 데려와 공산주의 단체에 넣는다고 그 사람이 바로 공산주의자가 되는건 아니지 않은가? 게다가 잘 대접해주거나 지속적인 교육(혹은 세뇌)가 있어야 그래도 관심을 가지고 호감도 가지겠지만 아무것도 안 해주면서 명령질만 하니 문제가 될 수 밖에, 그 점에서 보면 정진영의 행동은 순진하거나 멍청하거나 둘 중 하나다.[47]
다만 작중 정진영의 행적을 보면 그 나름대로의 이유는 있었다. 길바닥 거지 출신이라 어린 시절부터 항상 가난과 멸시 속에 성장해야 했고, 암울한 환경에서도 출세를 위해 열심히 공부를 했으나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해야 했다. 결국 친구 빽으로 주먹패에 들어가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사회주의 사상에 물들 수 밖에 없었던 것이며, 주먹패가 되는 것 또한 그가 진정으로 바라는 목표가 아니었다. 장님이 된 어머니를 좀더 편한 곳에 모시고 싶어해서 잠시 주먹패에 들어가게 된 것. 일본이 물러가고 좋은 세상이 오면 다시 공부하겠다고 어머니께 다짐도 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좌익 활동에 투신한 이후에는 조선청년전위대장 자리에 오르면서 공산당 내에선 나름 힘 있는 직함을 달았고, 곧 나라를 움직이는 활동의 주축이 되는 등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지위에 오르다 보니 그 개인적으로도 이 모든 것을 쉽게 포기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사실 정진영의 입장에서 보면 어쨌든 자신을 따라 전위대에 들어갔다가 우익으로 돌아선 김두한이 오히려 배신자로 보일 수도 있다. 물론 김두한에게는 공산당에 의해 아버지가 살해당했다는 누구나 납득할 만한 명분이 있었고, 주먹패 대다수는 김두한의 부하이지 정진영의 부하가 아니다. 게다가 정진영은 이 당시 우미관패 내에서는 참모급이어도 김영태같은 무게감 있는 수준도 아니고 조직의 2인자는 사실상 김영태인데도 전위대를 내세워 그 김영태에게 명령질을 했다. 아무리 김두한과의 우정이 있어도 그렇지 진짜배기 2인자를 놔두고 다른 우미관패 식구들에게는 남같은 전위대 내세워 자기가 2인자인 것마냥 행세를 한다는 것은 정말 봐주기 어려운 행위였을 것이다. 결국 정진영의 편을 들어줄 사람은 없었다.[48]
김좌진의 죽음에 대한 진실 관련도 정진영의 책임이 컸다. 일단 신불출로부터 김좌진을 죽인 박상실이라는 자가 사회주의자였던 것은 사실이긴 해도 김좌진을 죽인 것은 일제의 사주에 의한 것이며,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는 또 다르다는 말을 들어서 확인했지만 정진영은 김두한이 백의사로부터 들은 진실을 털어놓기 전까지 그 사실을 함구한 채 끝까지 일제에게 암살되었다고 말해왔고, 김두한이 진실을 말하고서야 박상실에 대해서 털어놓았지만 오히려 자신도 사실을 알면서 다른 공산주의자들처럼 숨겨왔다고 생각해버리게 되는 바람에 역효과만 가져왔다.
거기다가 그 이후에는 이것이 널 위한 거짓말이었다는 소리를 늘어놓더니 급기야는 김두한을 부르주아지로 몰아가기까지 한다. 54~55화의 이 둘의 결별을 다룬 장면을 보면 김두한이 명백히 정진영보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대처했다. 이 때, 김두한 입장에서는 쌍욕이 튀어나와도 이상할 상황은 아니었을 정도였는데, 상식적으로 15년 동안 아버지가 어떻게, 누구에게 죽었는지도 제대로 몰랐던 상황에서 박용직과 백의사가 수상하긴 해도 나름대로 구체적이면서도 일리가 있는 발언을 하거나 증거를 갖추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아버지의 친구에게 여쭤보라는 설득까지 했던 반면에 친구라는 놈은 무작정 아니라고 말하며 숨겨왔던걸 얘기해서 왜 그걸 숨기고 있었냐고 하는데 그걸 이해해주지는 못 하고 있었다. 심지어 친구의 아버지가 친구 본인에게 얼마나 큰 존재였는지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거 이외에는 할 말 없으니까 이념으로 비난한 것이다. 애초에 김두한에게 있어서 이념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던 감안하면 정진영은 말을 잘못해도 단단히 잘못했다. 그나마 친구니 이 정도로 끝났지 생판 남이었다면 김두한이 주먹을 휘두르고도 남았을 일이다. 게다가 그 전에는 박용직을 불러 만난것을 알고는 김두한에게 다신 그런 자식 불러들이지 말고 전위대장답게 처신하라느니 설교를 늘어놓는데, 이게 명령조인 바람에 경고를 먹기도 했다. 아무리 사적이더라도 조직 내에서의 상하관계가 있는데 지가 화났다고 하극상을 일으킨 것이다.[49]
우미관패와의 관계도 그렇다. 해방 이후 정진영은 본격적으로 공산주의자로서의 길을 걸으며 김두한을 포섭하는데 문제는 김두한은 순전히 친한 친구가 하자고 하니까 친구따라 간 것일 뿐이었으며 공산주의에 대해서는 아는게 전혀 없었고 심지어 공산주의에 대한 관심도 없었다. 그저 친구가 따르는 거니 마냥 좋은갑다 하고 여길 뿐이며 신불출과 박헌영도 이를 어느 정도 알고 있어서 김두한을 철저하게 공산주의에 세뇌시켜야 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허나 정진영은 순진하게도 김두한이 진심으로 공산주의자가 되었다고 멋대로 판단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전위대의 하부 조직이 된 우미관패를 무리하게 공산주의식으로 대하기 시작한다. 예시로 큰형님, 오야붕 등으로 부르는 것을 못하게 하고 전위대장님 이라고 부르게 하며, 반발하거나 거부감을 느끼면 아직 사상 개조가 덜 되었다고 질타했다. 그것도 모자라 김두한의 허락없이 우미관패를 동원하려는, 김두한 입장에서는 월권 행위나 다름없는 짓까지 저지르려고 했다. 그 전에는 그저 공산주의가 얼마나 좋은지만 말했던 것과는 대비된다.
문제는 먼저 부하들을 이끄는 김두한부터가 공산주의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부하들은 더 했다는 점이다. 전위대 결성식에서도 김두한은 전위대장이니 당연히 갔지만, 정진영을 빼고 나머지 우미관 패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나마 김두한은 공산주의에 물든 정진영을 어느 정도 이해해주기라도 했지 부하들은 다들 하나같이 갑자기 변해버린 모습을 보며 언제 사고치지나 않을지 걱정이나 하던 이들이었는데 진짜 사고를 친 셈이다. 그래도 정진영이 2인자였다면야 기분은 나빠도 김두한의 허락을 받았다면 혹은 받지 않았다고 쳐도 어쨌든 김두한이 전위대에 들어간 건 사실이니 어느정도 따랐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정진영은 그런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 조직의 1인자는 당연히 김두한, 그리고 2인자이자 참모는 김영태로 쌍칼이 오야붕일 적부터 조직에 몸담았던 데다 다른 우미관패 식구들도 김두한이 없으면 김영태의 말을 들을 정도로 김영태를 신뢰한다. 게다가 김영태는 그 김두한마저도 직책은 아래일지라도 조직의 선배로써 형님이라 부르고 존대하며 극진히 대접하는 존재이다.
반면 정진영은 개코와 더불어 어릴 적부터 김두한의 각별한 친구이기는 했으나, 그외에는 내세울 게 별로 없었고 조직에서는 2부에서막 행동대장으로 영입된 신영균이나 홍만길 등과 급이 비슷한 처지였다. 1부에서 김두한 옆에서 김무옥, 문영철, 김영태 등과 자주 동행하기는 했지만, 실제 서열은 엄밀히 말하면 달랐다.
그런 주제에 '최소' 2인자가 아니, 1인자가 해도 못마땅한 짓거리나 연달아서 하고 앉았으니 안 그래도 사고치지 않을까 불안했던 것이 맞다고 말한 것과 동시에 그 사고가 조직 내부에서의 분란이니 인상이 나빠지는 것은 당연했다. 게다가 정진영은 우미관패의 우두머리인 김두한만 넘어오면 모든 게 다 해결될거라고 믿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정작 우미관패에 당근을 제시하거나 공산주의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나 하다 못해 전위대 소속으로서 우미관패를 설득하거나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조차 얘기해주지도 않았으면서, 볼 때마다 사상에 물들지 않았다고 질타만 한 등 방법론적인 문제도 있었다.[50]
물론 본인 딴에야 공산주의는 가장 위대한 사상이자 가치이므로 굳이 애기해줄 필요도 없다 생각했을 수 있다. 그러나 거듭 강조하는 바와 같이 본인 빼고 다들 공산주의가 뭔지도 몰랐고 이념에는 관심이 없었다. 구태여 있다고 하면 조국을 위한다는 것 정도인데 이때까지만 해도 그건 반일을 의미했지, 우익이냐 좌익이냐는 그들에게 존재조차 없었다.
심지어 해방된 지 오래되지도 않아 이들에게 남아있는 주먹의 이미지는 어디까지나 일제 강점기의 이미지지 좌우익의 대립 속에서 이념을 위해 싸우는 주먹도 아니고 전위대에 가담한지는 오래되지도 않아 우미관패가 정진영의 기대대로 움직여주려면 그냥 가만히 놔두기만 해서는 안 되었다. 즉 우미관패를 상실한 것에는 김좌진 암살이라는 공산주의자들의 원죄가 있지만, 그 이외는 정진영의 책임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 때의 문제점들이 전위대장이 된 뒤에도 옮겨간 것으로 볼 수 있다.
3.2. 무능한 전위대장
뭔가가 있어...
2부 작중 가장 많이 반복하는 대사.[51]
전위대장 노릇을 할때 행적으로 보면 한 조직의 리더 자리에는 영 맞지 않는 인물이며 오야붕보다는 참모에 더 적합한 인물이다. 부하들을 통솔하고 결정을 내리는 위치가 아니라 중간 자리에 앉아 위에서 내려준 결정을 받아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거나 보완하는 역할을 하는 것에 적합한 인물인 것이다. 사실 정진영이 2부가 시작될 시점까지 책상머리에 앉아 공산주의 사상 공부만 하거나, 김두한 밑에서 조직원 역할만 했지 단 한 번도 리더로서의 역할을 해본 적이 없다는걸 생각하면 이상한 일은 아니다. 김두한은 리더로서 다소 문제가 많을지언정 어쨌건 성공적으로 해방 직전까지 거대 조직을 통솔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심지어 그 개코조차 거지패 두목이라도 해봤던 걸 생각하면, 정진영은 리더십을 키울만한 경험을 전혀 거치지 못한 채 실전에 내던져진 셈이다. 정진영도 그런 자기 한계를 잘 알아서 김두한을 대장으로 내세웠으나, 결국 김두한이 우익으로 넘어가자 어쩔 수 없이 정진영이 대장이 된 것이긴 하지만. 2부 작중 가장 많이 반복하는 대사.[51]
통제력부터가 문제가 있었는데, 김두한이 다혈질에 호전적이라 트러블을 많이 일으키긴 했으나 탁월한 싸움실력과 카리스마를 갖춰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할 정도로 부하들에 대한 통제가 확실했다. 심지어 이마저도 오히려 호전성과 난폭함에선 김두한 부하들이 자기들 오야붕보다 더 했고 반면 김두한은 부하들에 비하면 비교적 신사적인 성격이었는데도 이 정도였다. 자신보다 더 호전적이고 더 난폭한 부하들을 확실하게 통제했다. 대표적으로 신영균은 호전성과 난폭함을 주체하지 못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하여 사고도 몇번 쳤지만, 김두한이 직접 명령을 내렸을 때에는 충실하게 따랐다. 반면 정진영은 아래 사람인 김천호와 김해숙에게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렸다. 김해숙과는 사적으로 연인 사이, 김천호는 죽음까지 불사할 정도로 헌신적인 골수 공산주의자라 조직이 붕괴되지는 않았지만 그 이외에는 조직 운영이 심각하게 혼란스러웠다. 그게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 김천호가 김두한의 행적을 꾸며 같은 편인 김해숙을 쏴죽인 것. 부하가 대장 명령에 불만을 품고 은밀히 테러를 자행해 같은 편을 쏴죽인 건데 김두한 패였으면 상상도 못할 행동이다. 용산 파업에서도 김두한이 금강을 쓰러뜨린 뒤 공산당 인원들이 약속을 깨고 김두한을 공격했으나, 정진영은 이를 막지 못했다. 그나마 김천호가 대놓고 1인자가 되려고 노리는 모습 없이 정진영을 아주 잘 따르긴 하지만, 그뿐이고 제대로 된 행동 통제에는 대부분 실패했다. 부하들을 불러다가 고함을 치고, 허성탁의 말에 반발하여 총을 꺼내는 등 무게를 잡는 모습을 아예 보여주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카리스마를 발산하여 부하를 통제한다'라기 보다는 단순히 '화를 주체하지 못하여 표출한다'는 이미지가 더 컸다.
부하들의 역량도 부족하다. 정예를 뽑아서 명동파를 치러 보냈는데, 정작 시라소니 1명에게 죄다 박살났다. 정예라는 것들이 시라소니 1명에게 깨질 정도면 이화룡과 정팔을 포함한 명동파 전체를 상대로는 이길 수 있을리가 없다. 우미관패, 혼마찌, 동대문파, 명동파중에서 전위대가 가장 무술실력이 처지는 조직이었다. 이는 같은 진영의 신불출조차도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역시 우리 전위대는 저들보다 한수 아래요."라며 인정한 부분이다.
또한 신불출 납치, 국군준비대 습격, 심영 습격 등의 큰 사건이 터지기 전에도 매번 "뭔가가 있어..."만 남발하고 아무런 대책도 취하지 않다가 털리는 모습이 상당히 자주 나온다. 명색이 조직의 우두머리인데 판단 능력도 영 좋지 못하며, 일이 터지고 나서야 김천호와 부하들을 갈구기만 했다. 특히나 김두한 패거리가 대놓고 백색테러를 감행하고 있는데, 김두한이 며칠 보이지 않는다고 심영 경호를 줄여서 명동파를 치러갈 생각을 하는 등, 안전불감증이 의심가는 행동까지 한다. 어릴 적부터 함께 지내며 김두한은 상식적인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 것임에도 말이다. 국군준비대 해체 사건 직후, 박헌영이 정진영에게 전화하여 심영을 필두로 한 사상투쟁을 잘 보호해달라고 부탁하면서 김두한이 또 뭔짓을 저지를지 모른다고 주의를 준다. 그리고 정진영 역시 김두한이 위험요소임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김두한이 잠깐 안 보이니까 주 임무를 소홀히 했고, 결국 심영은 고자가 되고 말았다.
2부 초반의 주적이지만, 1부 최종보스이자 혼마찌의 오야붕인 하야시나, 동대문파 회장인 이정재와 비교해봐도 정진영의 무능함은 유난히 두각을 드러낸다. 저 둘은 자신과 부하들이 하나같이 출중한 무술실력을 가지고 있고, 부하들을 이끄는 카리스마를 겸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진영은 이도저도 아니었다. 저들을 정진영과 비교하는 것이 실례일 정도다.
그나마 인텔리 출신인 걸 인증하듯 김두한이 쓰는 차의 이동루트를 추적해서 애기보살 집을 습격하는 것에는 성공하긴 했다. 염동진만이 그 위험성을 간파했고 나머지는 짐작도 하지 못해 완전히 허를 찌른 데다가 김두한 한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서 좌익 측이 당시 그렇게 당하기만 했어도 김두한을 잡을 수만 있으면 일발역전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정진영은 김두한이 방심한 틈을 잘 노렸고, 지근거리에서 헤드샷까지 날렸는데도 김두한은 죽지 않았다. 상황을 뒤집을 마지막 찬스였지만 그것마저도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수 백만 분의 일의 확률이라고, 정말 아슬아슬하게 두개골을 뚫리고도 뇌신경이 무사했다는 말을 집도의가 하긴 한다. 참으로 운빨마저 없는 인물이다.
3.2.1. 반론
반론의 논거는 반대로 정진영이 유능하다는 것이 아니라 유독 무능하다고 콕찝어 까일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정진영이 리더보다 참모에 더욱 어울리는 인물인 것은 맞지만 리더로서 심각한 하자가 있던 인물은 아니다. 다만 상대가 너무 강했던 탓도 있고 남한은 미군정인 데다 남한의 경찰과 판검사들이 공산주의에 적대적인 관계로 공산당이 불리한 입장에서 싸웠던 탓이 크다. 김두한도 작중 리더로 좋은 평가를 받곤 하지만 사실 김두한의 리더십은 상당히 위험하며 이때문에 조직이 망할 뻔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주인공 보정 등으로 결과가 좋았을 뿐 이상적인 리더는 아니다. 오히려 이상적인 리더는 하야시 쪽이 작중 최고로 꼽힌다. 김두한처럼 조직을 위기에 빠뜨린 적 없이 싸우지 않고 이기는 모토로 조직을 운영했기 때문. 굳이 변호하자면 정진영은 상대가 좋지 못한데 지원도 그에 못 미치고 운도 없었다 볼 수 있다.
작중 정진영의 뜻에 반해 했던 김천호의 돌출행동은 뛰어난 리더십을 보유했다는 하야시 조직에서도 가미소리의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즉 이는 리더십의 문제가 아닌 조직의 풍토 문제며 우미관 조직에서 이런 일이 없던 것은 과거 주먹패의 낭만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리더 한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용산 파업은 정진영보다 서열이 높은 허성탁의 지시로 약속을 파기한 것이라 막을 수가 없던 위치였다. 마치 가미소리의 비겁한 짓을 막지 못하고 썩은 표정으로 싸움에 참가하지 않은 시바루 같은 입장이었다.
부하들의 역량부족은 맞다. 다만 이는 상대가 강한 것일 뿐 대원들도 운동유단자로만 수십명이 있을 정도니까 무능은 아니다. 시라소니한테 털린 거는 솔직히 그럴 수 있는 편이다. 하다못해 명동이나 우미관도 오야붕까지 나서지 않으면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 우미관도 신영균 이하가 싹다 덤볐다가 모조리 털린 전적이 있다.
확실히 김두한의 활약에 털린 것은 맞지만 이는 김두한의 선제 공격에 일단 얻어맞고 시작한 측면이 크다. 대한민청 발족식과 동시에 바로 신불출 납치와 국군준비대 해체 공격에 나섰다. 조선청년전위대는 발족 뒤에 신탁통치 찬성운동이나 연극 상영이나 하는 등의 선전을 지키는 방어적인 일들이 우선이었다. 선제 공격은 김두한 개인에 대한 공격 뿐이었다.
즉, 전위대 쪽은 김두한 개인에 대한 공격을 제외하면 우익진영에 대한 직접적 공격은 없었고 대한민청 쪽은 정진영 개인에 대한 공격을 자제한 대신 무차별적인 공산당 조직에 대한 무력 강경 진압에 나섰다. 그래서 초반에는 김두한이 전위대 쪽의 기습을 개인무쌍으로 털어버리며 위기를 넘긴 뒤 대한민청 결성 직후부터 다방면으로 신속히 기습을 하여 신불출과 국군준비대를 제거했으며 연이어 심영과 중앙극장까지 날려버렸다. 하지만 털리면서 결국은 김두한의 뒤를 기어이 따라잡아 김두한이 머물던 애기보살의 요정을 포위, 김두한을 사지로 모는 것에 성공한다. 운이 나빴을 뿐 이 한 방으로 승부는 충분히 갈릴 수 있었다.
하야시처럼 작중 리더들 중 최강급이라보긴 어렵지만 콕찝어 무능하다고 평가받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상 남한 자체가 미군정이라 우익이 유리한 상황에 경찰도 김두한 편에 명동도 서북청년단이라며 우익 청년집단이었고 불리한 와중에 할 수 있는 것은 해봤지만 역부족이었다 봐야 할 것이다. 애초에 그가 이끌었던 조직자체가 결성된 지 얼마 안 된 집단이라 명동이나 우미관같은 오래된 조직과의 결속 비교도 힘들고 어쨌든 리더가 하자있어서 조직이 망한 케이스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다만 불리한 상황을 극복할 만한 리더십을 보이지 못했을 뿐. 여러모로 작중 남로당이 이래저래 하자가 많다 보니 상황에 휘둘리고 허구한날 털리는 모습이 부각되기는 했다.
3.3. 요약
극중 정진영은 공산당 전위대장 김두한의 참모로 그칠 위인이었으나, 김두한과 우미관패의 탈퇴로 전위대 조직이 소멸하면서 허울뿐인 전위대를 떠안고 번번이 주어진 임무를 완수해내지 못한다. 김두한 살해 음모는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김두한이 정진영을 결국 죽여야 한다고 마음 먹은 순간 김두한에게 직접 살해당함으로써 끝난다. 즉, 이념 대립 속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폭력을 가한 김두한이라도 어릴 적 벗만큼은 어찌하지 못한다는 인정적인 면을 부각하고, 끝내 그런 친우마저 살해할 수 밖에 없는 혼란기의 비극에 절정을 찍는 장치로써 정진영은 그 역할을 다 하였을 뿐이다. 1부의 건달들처럼 개인의 무력이나 리더십을 전위대 조직과 직접 연결시켜 정진영에 대해 가타부타 평가를 내리기에는 그만한 깜냥이 안 되는 인물이다.4. 야인시대 합성물에서
합성물의 주요 등장인물 · 장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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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 | 김두한 | 상하이 조 | 의사양반 | 이정재(형사양반) | 심영의 어머니 | |||||||||||||||||||||||||
조병옥 | 이승만 | 염동진 | 김좌진 | 정진영 | 장택상 | |||||||||||||||||||||||||
시라소니 | 나레이션 | 임화수 | 박용직 | 김종원 | 미군양반 | |||||||||||||||||||||||||
조연 등장인물1 | ||||||||||||||||||||||||||||||
박헌영 | 김형사 | 신불출 | 문영철 | 김무옥 | 이석재 | |||||||||||||||||||||||||
문예봉 | 미와 와사부로 | 워태커 | 광대 | 이기붕 | 김영태 | |||||||||||||||||||||||||
신영균 | 개코 | 애기보살 | 김해숙 | 곽영주 | 눈물의 곡절 | |||||||||||||||||||||||||
최동열 | 백관옥 | 신익희 | 유진산 | 고깃집 아저씨 | 유지광 | |||||||||||||||||||||||||
박마리아 | 중앙극장 관객 | 이화룡 | 임동호 | 신성모 | 금강 | |||||||||||||||||||||||||
마이클 상사 | 김관철 | 정팔 | 김이수 | 학생들 | 원노인 | |||||||||||||||||||||||||
연구 대상2 | ||||||||||||||||||||||||||||||
황철 | 구마적 | 신마적 | 쌍칼 | 이강석 | 김천호 | |||||||||||||||||||||||||
아구 | 황병관 | 삼수 | 박정희 | 휘발유 | 돼지 | |||||||||||||||||||||||||
조열승 | 맨발의 대장 | 홍만길 | 김두한의 친할머니 | 개고기 김 | 마루오까 | |||||||||||||||||||||||||
하야시 | 이억일 | 오상사 | 와싱턴 | 김기홍 | 번개 | |||||||||||||||||||||||||
나미꼬 | 시바루 | 망치 | 이강욱 | 김영삼 | 장경근 | |||||||||||||||||||||||||
이철승 | 애란 | 쪽박 | 최순주 | 독사 | 이영숙 | |||||||||||||||||||||||||
갈치 | 고바우 | 왕초 | 털보 | 홍영철 | 도꾸야마 | |||||||||||||||||||||||||
타 작품 등장인물3 | ||||||||||||||||||||||||||||||
궁예 (태조 왕건) | 세기중기 수리공 (영웅시대) | 왕창한 (미지왕) | 나레이션 양반 (태조 왕건) | 홍재근 (야수) | 흑곰4 (바리바리 짱) | |||||||||||||||||||||||||
레이 북두의 권(실사한국판) | ||||||||||||||||||||||||||||||
장면 | ||||||||||||||||||||||||||||||
폭☆8 | 백병원 앞을 지나가는 자동차 | |||||||||||||||||||||||||||||
1. 주요 등장인물만큼 많이 합성되지는 않지만 합성물에는 사용되거나 원작 내 이름이 없는 인물 또는 사물. 2. 아직까지 이들이 비중있게 나오는 합성물은 많이 나오지 못했지만, 부분적으로나마 쓰이고 있거나 거의 쓰이지 않았다 하더라도 여러 야인시대 합성물 제작자들의 연구 대상에 포함되는 인물 또는 사물. 3. 야인시대가 아닌 다른 작품에서 출연했지만 야인시대 출연 배우와 같은 인물이 맡은 배역이라서 합성물에 쓰이고 있는 인물 또는 사물. | }}}}}}}}} |
알빠노?
초기 합성물에서의 비중은 매우 낮았고 심영의 상관 역으로 가끔 나오던 게 전부였다. 유튜브 진출 이후 별의별 인물이 다 조명받는 탓에 꽤나 전보단 출연이 많아지긴 했다. 주로 감정조절을 못하는 분노조절장애로 나오거나 공산당 진영 중에선 정상인 이미지로 상사 박헌영의 꼰대짓이나 다른 단원들의 기행에 뒷목잡는 경우가 많다. 어쨌든 캐릭터성이 굉장히 애매한 인물이라 초기에는 크게 각광받지 못했다.
일단 본격적으로 정진영의 캐릭터성이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2017년즈음 합성물의 다변화를 위해 활용 회차가 확장되면서 '김두한을 공산당에 가입시켜 전위대장으로 내세웠으나, 박용직의 난입으로 김좌진의 죽음에 대한 내용이 폭로되고, 이후 백의사에 의해 김두한이 김좌진의 죽음을 알게 되면서 끝내 갈라서게 된다'는 2부 초기의 서사가 밝혀지기 시작했을 때이다. 그리고 이 서사를 발굴한 작품은 심영, 아버지의 원수로 추측된다.
이를 바탕으로 김두한의 친구였던 데다 김두한과 대립하면서 차마 인연을 끊지 못하고 좋아한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한지라 보통은 김두한과 친구 사이, 혹은 친구였다가 절교한 사이, 심하면 김두한과 사귀는 사이로도 그려지지만[52] 대체로 일단 나오면 한결같이 까이는 역할로 나오며 시라소니 이상의 좁은 입지로 나온다. 악의 축이자 친구인 두하니에게 매일같이 무시당하며 김두한 개새끼를 외치거나, 김두한 등에게 총을 맞고 죽는 역할.
또한 심영과 같은 공산당원 동무이다 보니 심영의 동료나 상사 포지션으로써의 비중도 합성물에서 제법 나오는 편이며 대놓고 심영을 갈구거나 괴롭히거나 놀리거나, 혹은 같이 놀거나 하는 내용의 합성물들도 나오는 편이다.
죽기 직전 빈 권총의 방아쇠를 당기거나, "쏘지 마!"라는 대사를 외치는 씬[53]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처절하게 망가지면서 웃기는 역할로 쓰일 때도 종종 있다.
심지어는 이 인물도 상하이조 처럼 제5공화국과 엮이는데 정진영의 배우인 차광수가 제5공화국에서는 허삼수역을 맡는 데다가 야인시대의 김두한과 제5공화국의 전두환의 이름이 비슷해서 야인시대와 제5공화국을 왔다갔다 하는 합성이 되기도 했다. 예를 들면 두한아! 라고 외쳤는데 그 상대라는 게 김두한이 아닌 전두환.[54]
커플로는 김두한이나 김해숙하고 엮이며 이때문에 양성애적 모습을 보인적도 있다.
기본적으로 합성물에서의 입지는 그저 그렇다. 김두한의 죽마고우 포지션을 맡고 있지만, 큰 차별화 요소가 없는 것이 크다. 독특한 억양과 캐릭터성으로 떠오르고 있는 조병옥, 염동진, 박용직 등에 비하면 정진영은 다소 차분하고 진지한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네타 요소가 잘 발견되지 않는 점이 크다.[55] 그나마 공산당 열성당원이라는 특성을 살려 미와 경부 같은 광신도 기믹을 살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장인들은 그런 정진영이라는 캐릭터를 잘 분석하여 충분히 매력 있는 대역으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시가 '야인들의 마피아게임' 시리즈. 해당 시리즈에서는 훌륭한 직감과 판단력으로 상황을 유리하게 이끄는 모습을 보이고 2에서는 아예 마피아들을 속일 계획을 세워 마피아들을 완벽하게 속이고 뒤통수치는 치밀함과 김두한이 함정을 파 놓은 것을 간파해 같이 작전을 짠 시라소니에게 티를 크게 내지 않으며 전달하는 등,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각인될만한 활약을 해 시즌 2에선 MVP를 먹기도 했다.[56]
이 밖에도 마피아게임에서는 김두한과의 라이벌 구도가 잡혀 캐릭터성이 살아있다. 시즌 1에서 김두한의 계략에 당한 후 2에서 통수를 치는 장면이라든가, 시즌 3에서 "저건 분명 김두한의 컨셉질이다"나 "보스는 김두한이야" 라는 장면 등, 원작에서 친구사이였다가 대립하게 된 것을 생각하면 적절한 설정인 셈.
최근에는 전위대 내부의 나만 정상인 포지션이 되기도 한다. 김천호는 툭하면 다혈질에 아무것도 안 했는데 반동분자라 판정하는 성급한 일반화로 급발진하기 일수고, 김해숙은 심각한 색적광이라 틈만 생기면 자신을 덮치려고 매의 눈으로 바라보지, 심영과 신불출은 이런 상황을 대놓고 부추기다 보니 이에 대해 골머리를 않는 포지션으로 나온다.
유년시절 정진영도 쓰였다.#
청년 시절 정진영도 쓰인 적이 있는데, 주로 청년 김두한과 붙어 다닌다. # 물론 청년 김두한이 찬밥이라 청년 정진영도 잘 안 쓰인다.
4.1. 내가 고자라니에서
박헌영의 명령으로 님을 상영하는 심영을 호위하는 일을 맡게 된다. 그러나 이화룡의 명동이 서북청년회 결성식에 참여하려고 하자, 그걸 저지하기 위해 심영의 호위를 빼내서 김천호에게 명동을 치라고 명령하는 대실수를 하고 만다. 하지만 김천호를 비롯한 전위대 대원들은 시라소니 한 사람한테 맞고 돌아왔고 주력부대의 부재로 경계가 늦춰진 그 틈을 타 김두한이 중앙극장에 쳐들어가 연극을 망치고, 전위대를 박살내고 끝끝내 도망치는 심영을 고자로 만들었다.사실 명동을 치긴 쳐야 했다. 김두한의 우미관은 이미 두목부터 사상을 전향하여 정진영의 전위대에 강력한 적이 되었고, 맨몸격투 및 총격전에서까지 다 밀리는 데다 너무 오랜 기간을 종로 및 서울에 자리잡았고 그가 주먹 소집령을 내리면 많은 수의 주먹들이 그를 지원할 수 있었기에 섣불리 건드리면 뿌리를 뽑기는커녕 되려 전위대가 크게 박살날 가능성이 있다. 결정적으로 드라마 64~65화 시점에서는 그가 대한민청의 실질적 수장인 데다[57] 우익들의 지원까지 받고 있다.
반면 명동파는 이권 문제로 갈등을 겪던 이화룡과 정팔의 두 집단 연합으로 구성이 되어있는 데다[58] 서울에 온 지 얼마 안 되었고 조직도 상기한 이유로 우미관 패보다 약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하였고[59] 결정적으로 우미관 이상으로 반공 분위기가 강해서이다. 애초에 명동파라는 집단 자체가 작중 묘사되지 않은 월남 이후 받아들인 신입 일부를 빼면 두목부터 말단 졸개까지 공산당 등쌀에 못 이긴 월남 깡패들로 이루어져 있다. 반면 우미관은 좌익에 원한을 가진 두목이 우익으로 전향하자 그의 결정대로 조직이 우익 활동을 하게 되었고 그마저도 일부는 정진영을 따라 좌익 측에 붙었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더 공산당에 대한 증오가 큰지는 이미 답이 나와있다.
문제는 이화룡, 정팔 등이 이북에서는 톱 급인 실력을 가지고 있는 데다 조직력 또한 무시할 수 없고 결정적으로 무기를 못 쓰는 데다[60], 휘하 주먹패들인 맨발의 대장, 황병관도 꽤 실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설렁 습격 때 다 있었더라도 여러 가지 요인을 볼 때 명동파도 어느 정도 피해를 입을진 몰라도 결국 비참하게 당하는 건 전위대이다. 결정적으로 텅 빈 본부에는 딱 한 사람이 남아있었는데 그게 바로 시라소니이다. 이미 데뷔 때부터 만주와 평안도의 거물 박두성 오야붕을 박치기 한 방에 보내버리고[61] 전위대 규모 이상의 조직들도 박살나거나 혹은 피해다니던 게 시라소니고, 천하의 조선 주먹왕 김두한마저 그의 강함을 인정, 싸우지도 않고 무릎 꿇은 게[62] 바로 시라소니이다. 그런 그가 고작 운동 좀 한 동네 싸움짱 20명 가량이 몽둥이 몇 개 들고 온 놈들한테 진다? 시라소니가 린치 사건 때처럼 비겁한 술수나 병이 있지 않은 이상 그럴 일은 절대 없다. 당시 상황을 동물에 비유하자면 만렙 싸움꾼 호랑이 한마리와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싸운 맷집 좋은 토끼 20마리꼴, 게다가 그 싸운 동기마저도 도망치려 그런게 아니라[63]그 호랑이를 족치려고 덤벼들었다. 당연히 그 전위대 대원들이 만렙 시라소니에게 발릴 수밖에 없는 싸움이었다.
황급히 중앙극장을 찾아갔지만 이미 김두한 패가 극장을 습격한 후 떠나버린 후였다. 이때, 극장에서 빠져나온 심영의 동료 배우들인 황철, 문예봉에게서 심영이 부상을 입고 도주했다는 사실을 안 정진영은 김천호를 시켜 심영을 찾게 했으나, 오히려 김두한이 먼저 찾아 심영을 죽이러 찾아간다.
그리고 극장 안에서 군중 속을 빠져나가다 최동열을 만나고 최동열은 그에게 안타깝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정진영은 김두한과의 사이가 벌어진 것은 안타까워도 그는 내가 죽일거란 말을 한다. 그리고 바로 뒤 전위대 대원에게 김두한이 폭탄을 던지고 심영에게 총을 쐈단 말을 들었다. 그 뒤 그와 워태커 소령과 최동열의 눈빛이 교차되면서 그 장면이 끝난다. 여담으로 그 후에 나온 장면이 바로 심영의 내가 고자라니 이다.
한편 심영이 내가 고자라니 라고 말한 직후 한바탕 소란으로 텅 빈 중앙극장에는 어질러진 무대와 실의에 빠진 그와, 김천호, 전위대 대원들만 남는다. 그리고 "당에 누를 끼쳤다", "박헌영 동지가 신신당부하던 과업이었다" 라는 말을 하지만 이미 소용없는 일이고 그와 동시에 전위대 대원들과 김천호에게 심영을 찾으라 말하고 자신도 그를 찾으려 한다.
한편 그는 경찰이었던 형사양반 이정재에게 부탁해서 심영의 위치를 파악하려 하나 돌아온 대답은 싸늘했고 오히려 그에게 핀잔만 들었다.[64] 그 이후 정진영은 경찰은 철저한 반동이라 말하고 돌아간다.
운이 좋게도 심영은 전향서를 쓰는 선에서 목숨을 건졌고[65], 김천호와 김해숙이 심영을 반동이라고 매도하는 가운데서도 심영이 모든 것을 고백함으로써 자아비판을 한거라고 감싸준다.[66] 극 중(61화)에서 내가 고자라니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신불출이 김무옥 등에게 테러를 당한 사건 이후의 일을 논하는 자리에서 심영은 정진영에게 김두한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기에 신불출이 테러를 당했다면서 강하게 나무란 적이 있고, 정진영은 그에 대해 면목이 없다고 사과한 적이 있었다. 그랬던지라 이제 상황이 역전되어 자신이 반동으로 매도당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그를 감싸주는 정진영이 더 고마웠을 것이다. 정진영의 입장에서는 심영을 저렇게 만들어놓은 김두한이 더 나쁜 인간이기 때문이다.
잘 언급되지는 않지만 여기가 바로 심영 목숨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고비였다. 정진영이 관대하게 자아비판 처리해줘서 그렇지 안 그랬으면 김천호와 김해숙이 반동이라고 심영의 어머니[67]나 심영 둘 중 하나를, 혹은 둘 다 쏴죽였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나 김천호는 우익에게 매우 적대적이었고 급한 성격 때문에 정진영이 없었다면 심영을 어떤 수를 써서라도 죽였을 것이다.[68]
결국 자신이 뭐하냐고 나무라던 정진영 덕에 심영은 당을 위해 부상을 입은것과 협박을 당한 것이 참작되고 전향서를 썼던 사실을 고백한 것이 자아비판으로 처리되어 목숨을 건졌고, 박헌영은 어머니와 함께 심영을 월북시킨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심영이 처형당했다면 공산당은 이미지가 더더욱 나빠졌을 것이다. 하지만 정진영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이미 자신을 포함한 당원 모두가 욕하는 그 반동 쪽으로 기울었다.
5. 기타
야인시대 메인 빌런들 중 유일하게 김두한에게 살해당한 인물이다. [69]정진영의 최후에는 약간 기묘한 부분이 있는데, 김두한은 누명을 쓴 데다가 사건을 덮는 것도 가능했던 개코는 아무런 망설임없이 죽였으면서 정작 불순분자 집단인 조선청년전위대를 이끌면서 틈만 나면 김두한을 죽이려고 했던 정진영에게는 살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없이 주변 시선의 유무다.
개코는 실제로 강간을 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오해받을 여지가 너무나 많았다. 또한 현장에는 평소의 개코를 잘 아는 우미관 식구들 외에도 공산당 전위대와 시위하던 여공들이 전부 몰려와 있어 조용히 무마시키는게 불가능했다. 이 상황에서 무작정 개코를 감싸주었다가는 애국을 명분으로 내세운 청년단의 명예가 바닥을 치게되고 추후에 우익 청년단 수장으로서 영이 서지 않을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반면 정진영은 청년단 본부에서 일을 벌이다 잡혔다. 김두한의 최측근 부하들과 전향서를 쓰거나, 전향을 거부하고 죽은 전위대 외에 제3자가 없어 (전향서 쓰고도 미군에 고발할건 예상 못했으니)말이 새나갈 염려가 없었다. 정진영이 이념을 포기하면 전향했다는 명분을 세울 수 있다. 적대조직과 제3자들이 바글거리는 곳에서 강간 혐의를 받은 개코에는 상황이 전혀 달랐다.
친구였던 김두한과 이정재는 2부 와서 폭삭 늙어버리고 얼굴이 크게 달라져버려 같은 사람인가? 스러운 위화감이 심한 반면[70] 이쪽은 개코와 더불어 1부의 배우와 싱크로가 적절해서 위화감이 없다는 평이다.[71]
김두한을 따른 주먹들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김두한을 따른 인물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김두한의 사람이었던 정진영은 결국 배신자로서 죽어가고 첫 만남은 김두한과 적대관계였던 김무옥, 문영철, 신영균은 죽는 순간까지 김두한의 사람으로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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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드라마 반올림에서 주인공 옥림이의 절친인 욱이를 연기했던 아역배우 출신.[2] 차광수는 참고로 전작인 여인천하에서는 조광조를 맡았고, 같은 작가의 후속작인 영웅시대에서는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를 모티브로 한 인물인 지상훈 우진상사 창업주를 연기했다.[3] 서현석에서 개명.[4] 1940년대 당시 비로도 치마는 정장이자 사치품이라고 여길 정도로 고급 치마였다.[5] 아버지는 일본의 앞잡이 노릇을 하다 죽었다는 것이 정진영의 대사를 통해 드러난다. 정진영이 김두한에게 털어놓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의 아버지는 정진영의 어머니를 호강시켜주고자 돈을 벌고 싶어 일본 밀정 노릇을 시작했다고 한다. 다만 6회에서 어머니의 말에 따르면 그저 완장이 좋아서 밀정 노릇을 했다고도 한다. 그러나 만세 운동 당시 그 자리에 있던 정진영의 아버지는 성난 군중들에게 맞아 죽었고 그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한 어머니가 스스로 눈을 찔러 맹인이 되었다고 한다. 하필 눈을 찌른 이유는 자신이 비로도 치마같은 화려한 것에 눈길을 주어서 남편이 그때문에 일본 밀정 짓을 해서 죽었다고 생각했기 때문.[6] 일제강점기 당시는 문맹률이 지금보다 훨씬 높았다. 게다가 이 당시는 신문이나 서적들에 한자나 일본식 어휘도 많이 썼던 시절이라 글을 읽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웠던 시절이다. 문맹률이 낮아졌다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주요 신문들은 세로쓰기에 한자투성이라 신문을 아무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으면 상급부대 행정병이 되어 꽤 편하게 군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7] 본격적으로 공부해서 생긴 것이 아니라 그냥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다가 공부를 하여 자신의 생각과 유사한 점이 있는 사회주의 사상에 감화된 것이다. 유년기까지는 사회주의 사상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다.[8] 김두한의 아버지 김좌진의 사망 소식을 접했을때 두한이를 위로하러 한번 찾아간 적은 있었다.[9] 앞으로의 갈등과 흑화를 암시하는 중요한 복선 대사 중 하나며, 평소에 웃을 때보다 부자연스럽다. 기뻐하는 정진영을 뭔가 씁쓸해하면서 의미심장하게 쳐다보는 김영태의 표정과 대비된다. 하지만, 정진영이 사후에 일어날 민족의 비극이 된 사건들과 그가 꿈꾸던 사회주의 국가의 몰락을 감안한다면 눈물이 앞을 가릴 일이다.[10] 사실 김두한에겐 최동열 기자라는 더 믿을만한 연결책이 있었으나, 오래 전부터 최동열에게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은게 마음에 걸린지라 김두한 스스로 해결책을 마련하고자 했다.[11] 변호사 시험에서 낙방한 후 상실감과 슬픔에 잠겨서 앉아 있을때, 찾아온 개코(야인시대)가 "너 설마 (시험에서) 떨어져뿐 것이여?!" 라고 경악하자 "왜, 내가 떨어진게 이상하냐? 너희들 눈에는 내가 대단해보였을지는 몰라도 나는 그저 우물 안 개구리일 뿐이였어." 라고 자조하며 씁쓸하게 웃으며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한다. 그 이후 개코에게 술을 마시자고 권유하고 개코는 네가 낙방했는데 무슨 술이냐며 정진영 대신 아쉬움과 분함을 울먹이며 내비친다. 정진영도 개코의 말을 듣고 그의 품에서 눈물을 흘릴 정도. 결국 그날 밤 개코와 함께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셨는데,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엄청 퍼 마셔서 다음날 아침 곯아떨어졌다고 개코가 이야기한다.[12] 사실 이때 왕발이 총알을 두번 쐈는데, 그 중 첫 발은 김두한을 맞췄다. 두 번째 총알을 정진영이 몸을 던져 막은 것이다. 정진영은 치명상을 입었으나 김두한은 오른쪽 어깨에 총을 맞은 것에 그쳤고, 김두한은 싸우지 못하게 막기만 했을 정도였다.[13] 삼수는 그것도 2부에서 정진영이 이념문제로 우미관패와 멀어졌을 때도 마찬가지였으며 김무옥이 파업 현장에서 총격전 중 사망하는 사건 직전까지만 해도 형님 대접을 해 줬다.[14] 하야시 집에 찾아갔을때 일본어를 구사했다.[15] 참고로 보쿠는 자신을 낮춰서, 오레는 자신을 높여서 표현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즉, 정진영은 야쿠자 앞에서도 당당하게 자신을 높였다. 그리고 신마적과 구마적 또한 오레를 쓰는 것으로 보아 극중 일본어를 구사할 줄 아는 조선인 인물들은 자신을 높여서 말을 한다.[16] 때문에 헌병대 폭행사건으로 우미관 패거리들이 다 끌려가서 고문받는 와중에 정진영 혼자만 김두한 빼내느라 피해있던 탓에 혼자 고문받는 일은 면했다.[17] 인민의 정신을 병들게 하며 중국이 망한 것도 아편 때문이니 돌려줘서도 안되며 가지고 있어서도 안 된다고 했다. 인민이라는 워딩과 중국의 미래를 생각하면 일종의 복선이기도 하다.[18] 정진영을 제외하고는 오야붕 김두한부터 말단인 개코, 번개까지 아편에 대해 가벼운 인식을 가졌기 때문에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아편을 팔자는 주장을 했다. 그나마도 2인자인 김영태가 아편에 대해서 나름 걱정했으나, 이것은 그 아편이 자기들 것이 아니라 아사히마찌패에서 뺏어온 것이라 자기 생각으로는 돌려줘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부하들이 팔자고 부추기고 오야붕 김두한이 동의하는 모습을 보여서 걱정스러워 한 것이지, 정진영처럼 아편을 대놓고 없애야 한다고 말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19] 사실 일제강점기 당시에도 이념대립은 있었으며 이 때문에 같은 목적을 위해 목숨 걸고 싸우는 독립운동가들도 서로 사이가 나빴고 내부분열이 심했다. 자유시 참변이나 김립 피살 사건 같은 일들이 괜히 일어난 게 아니다. 영화 암살에 나오는 김원봉과 김구가 그렇게 살가운 사이일 리가 없다는 건 이미 유명한 이야기다.[20] 이 장면 이후에 문영철, 김무옥과 대화를 나누는데 자신은 김두한이 치안대에 들어가 있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고 한다. 좌, 우 둘 중 하나에 치우치면 무언가 큰일이 생길 것이라는 복선도 남기면서. 그리고 하는 말이 "박헌영이라... 지독한 공산주의자지. 평생 감옥을 제 집처럼 드나들던 사람이야."[21] 극중에서 김두한의 조직원이 경성에만 수천 명은 있을 것이라는 언급이 나온다. 또 김두한 본인의 이름값도 높고 실력도 대단하니, 좌우익 어느 쪽이든 청년단 성격의 단체를 맡기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게다가 이 시점에서 김두한은 총으로 무장한 일본군 해군 무관부를 단 한 명의 사상자도 없이 점령하고 일본군을 몰아낸 것으로 명성이 높아져 있었다. 그리고 정진영이 김두한과 사이가 틀어진 이후에 한탄하듯 김해숙에게 말한 것처럼, 절친한 친구 김두한과 더불어 '낙원의 세계'를 만들고 싶어했던 우정도 한 몫하였다.[22] 정확히는 염동진과 유진산, 박용직을 중심으로 하는 백의사와 그 주변 세력이다.[23] 신불출에게 들은 얘기를 그대로 설득에 써먹어 김좌진을 죽인 박상실은 사회주의자였으나 실상은 친일파였다고 했지만 오히려 김좌진의 죽음에 대해 알고 있었으면서도 감춘 셈이라서 김두한을 더 화나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김두한이 공산당과 갈라서기로 한 이유는 단순히 아버지의 원수가 공산당 소속이라서만이 아니었고, 공산당의 만행 때문에 김좌진이 공산당을 혐오했다는 염동진의 설명을 들어서 공산당과 싸우는게 아버지의 뜻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24] 우미관패 절반이 정진영을 따라나선 이유는 아무래도 정진영 본인과 김천호가 그들을 설득(이라 쓰고 세뇌)시켜서 따라나선 것으로 추정된다.[25] 이 사건으로 신불출은 한쪽 다리를 못 쓰는 불구자가 되어 월북하고 만다.[26] 그럼에도 여전히 김두한에 대한 우정이 조금은 남아있어서 김두한을 제거해야한다는 박헌영의 말에 크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인다.[27] 당시 김두한과 청년단은 위에서 서술한 국군 준비대 사건으로 인해 미군에 쫓기는 신세여서 다른 부하들은 지방에 내려가 있었고, 애기보살의 집에는 애기보살과 김두한을 제외한 상하이 조, 김관철과 아구 이 셋이서 집을 지키고 있었고, 그나마 경비를 서는 것은 아구 혼자서 경비중이었다. 때문에 수많은 전위대가 접근하는 걸 인지조차 못했다. 또한 백관옥도 있었으나 그가 나가자마자 습격했었다.[28] 김두한이 죽었다는 말을 당시 경호 중이던 아구에게 들은 우미관패들이 빡쳐서 정진영을 죽여 복수를 하겠다며 상경해서 우미관으로 갔는데 그곳에 김형사가 기다리고 있었고, 김형사는 김두한이 생존했다는 소식을 전함과 동시에 국군준비대 사건을 쌍방과실로 대충 덮기 위해(경찰들도 사건 당시 김두한에게 협력을 했기에 수사가 커지면 곤란했다) 일단 형식적인 조사를 하려고 우미관패를 경찰서로 호송한다. 이때 개코는 김형사와 맞닥뜨리기 전 오줌을 싸느라 다른 식구들과 떨어져서 김형사의 말을 듣지 못했고, 경찰들이 우미관패들을 데려가는 걸 본 개코는 또 경찰이 자신들을 체포하려는 것으로 알고 불안해함과 동시에 어떻게든 정진영과 만나봐야겠다며 전위대 본부로 간다.[29] 정진영과 금강은 김두한과 금강의 1:1 결투에서 금강이 패배해 이미 약속했기 때문에 총을 쏘지 말라고 했으나, 허성탁과 김천호가 계속 다그쳐 약속을 깨버린 것이다.[30] 정진영과 허성탁의 관계는 처음에는 용산철도 파업때까지는 나름 원만하였으나, 이 과정에서 공산당 측의 약속 위반으로(서로 물러가는 조건에서 김두한과 금강이 결투를 벌였으나 금강이 패했다. 금강은 약속대로 철수하려 하였으나 김천호와 허성탁이 일방적으로 약속을 무시하고 김두한에게 총을 쏘았던 것.) 김무옥이 사망하고 파업 현장도 실패로 돌아가자 허성탁에 대한 불만이 자리잡기 시작한다. 용산 파업이 실패로 끝난 이후 또 총파업을 시작하라는 허성탁의 지시에 "우리는 많이 지쳤소. 도대체 총파업을 해서 얻은 결과가 뭐요? 오히려 당의 입지가 좁아지고 규모가 더욱 축소됐소!" 라고 일갈하는 모습에서 그와의 대립각이 점점 심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첫 사랑 대상이던 김해숙이 김천호의 계략으로 피살된 이후에는 아예 공산당의 지상낙원 생각은 커녕 삶의 의지마저 놓아버리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허성탁이 서열 운운하며 성질까지 긁자 권총을 뽑아 그에게 겨누며 "야 이 새끼야! 여기서 서열 따지지 마라! 죽고 싶어?! 나는 지금 눈에 뵈는게 없어. 더 이상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 당은 누구에게나 평등해! 서열?! 웃기지마. 꺼져 임마! 꺼지라고!" 라고 말하며 점점 거칠어지기 시작한다.[31] 처음에는 김두한 일행을 습격해야 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으나 자칫 잘못해서 실수라도 하면 전위대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분노한 정진영한테 먼저 죽을 판이였다. 게다가 어차피 전위대에서는 쭉 김두한을 습격했지만 단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으니 그런 짓은 하나마나였고 오히려 정진영의 마음이 아예 돌아설 수가 있기에 김두한 일행을 습격해봤자 자신들한테 좋을 게 하나도 없으므로 계획을 바꾸었다.[32] 김영태의 말대로 김두한의 부하들이 죽였는지도 확실치 않았다. 또한 전위대는 김두한의 우미관 패거리가 죽였다고 주장하지만 우미관 패거리는 김두한의 명령 없이는 움직이지 않는 조직이라는 걸 정진영도 잘 알고 있었고 절친한 친구인 김무옥을 잃은 문영철조차 이 만남에 많은 기대를 하고 왔을 정도면 나머지도 그만큼 기대를 했을테니 딴 마음을 먹는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그리고 정진영은 김두한의 아버지 김좌진이 공산당원에게 살해당한 걸 알면서도 속였고 김두한을 죽이려고 총까지 쐈으며, 김무옥까지 전위대한테 죽었다. 그렇기에 정진영조차도 김두한과는 더 이상 대화를 할 수도 없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했었으니 김두한도 다른 조직원들이 주장하는대로 정진영을 죽일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자리를 만든 다음에 기습하는 작전을 쓸 필요도 없이 진작에 죽일 수도 있었고 우미관 패는 전위대 보다도 세력도 크기에 언제든지 전면전에 돌입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신불출, 심영 등을 습격하면서도 정진영 한테만큼은 끝내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개코가 말하는 것처럼 정진영은 김두한의 둘도 없는 친구이기 때문이고 그런 김두한이 이제와서 전위대를 기습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상황이다.[33] 그래서 이를 지시했던 김천호 및 그 부하들이 필사적으로 말을 맞춰 김두한의 짓이라며 김두한에 대한 증오를 불태우게 해야했다.[34] 개코를 죽이고 울면서 힘없이 걸어가는 김두한을 보면서 "두한이 네가... 개코를 죽이다니!... 두한이 네가... 내 반드시... 반드시 네놈을 죽일 것이다!... 반드시!" 라고 말하면서 크게 분노한다.[35] 전위대 측에서는 그냥 지방에 잠시 나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36] 별동대의 목표였던 산정호수 별장에 김일성이 없었다. 1946년 3월 1일에 있었던 백의사의 암살기도를 토대로 각색한 듯 하다. 극 중에서는 결사대를 평양과 산정호수 별장의 두 곳으로 나누어 김일성을 암살하기로 하고 계획을 실행에 옮겼는데, 다만 후술된 내용처럼 당시 극중의 배경은 1948년이다.[37] 어차피 대한민청 본부에 있는 이상 그 수장인 김두한을 죽인다 해도 살아서 빠져나갈 방법은 없었다.[38] 이런 재출발의 기회는 훗날 김관철과 홍영철의 충돌이 극에 달했을 때 김두한이 허공에 총쏘며 김관철한테 욕심에 눈먼 너의 모습은 죽었고 너는 새롭게 다시 태어난거라며 반성의 기회를 줬던 장면에서 되풀이된다.[39] 하지만 정진영이 정말로 살아서 나갔더라도 신영균이 오야붕이 살려준다 해도 내가 죽인다는 기세로 단단히 벼르고 있었기 때문에 살아남기는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설령 김두한이 미리 언질을 줘서 어떻게든 살아남더라도 신영균이 최소 다리 하나는 부러뜨렸을 것이다.[40] 총을 맞은 후 천천히 쓰러지며 다시 한 번 '두한이'라고 하지만,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입모양으로만 나왔다.[41] 이때 김두한의 얼굴을 보면 살짝 울먹이고 있다.[42] 그후 그 전위대원은 군사경찰이 눈 앞에서 총을 겨누고 있는 상황에서 신영균의 총에 맞아 죽는다.[43] 이때 워태커는 죽은 사람이 공산당 간부라는 걸 알아본 뒤 김두한이 눈물을 흘리는 걸 보자 놀란 반응을 보인다. 워태커야 계속 둘을 지켜본 사람이 아니니 김두한이 정진영과 절친이었다는 걸 모르고 적대 관계였다는 것만 알았을 수도 있다.[44] 미 군정에 체포된 후 연행되어 갈 때에도 김영태와 식구들에게 정진영의 장례식을 못 치러준 것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을 드러내기도 한다.[45] 다만 이는 개코의 최후 역시 드라마판과는 다르게 설정된 것도 있다.[46] 시라소니는 그나마 정치를 좋아하지 않았으나 공산당에 대한 반감은 있었다. 본인도 공산당은 박멸되어야 한다고 하는 마음은 있었던 것이다.[47] 특히 신영균과의 점점 심해지는 갈등이 이런 점에 감안한다. 신영균은 정진영의 좌익 행보를 점점 못마땅하게 여김과 그가 하는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으며 자신이 배웠으면 얼마나 배웠다고 위계질서까지 어기냐고 빨갱이 물이 잔뜩 들어선 놈이라고까지 한다.[48] 김두한이 전위대장이었던 시절에도 같은 전위대에서나 2인자였지 우미관에서는 잘 쳐줘야 중상급 내지는 중간급 간부였을 뿐이다. 우미관의 1인자격인 김두한, 참모장이자 2인자 격인 김영태를 제외한 상급 간부는 김무옥, 문영철 밖에 없었다. 한마디로 신영균과 동급인 상황에서 그에게 명령질을 한 것.[49] 또한 염동진(야인시대)은 중국에서 공산당의 흉포와 간계로 인하여 전 가족이 몰살당한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고, 김좌진(야인시대)의 동지이자 친구였던 이규갑은 자유시에서 김좌진이 공산당원인 박상실에게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 당시 총독부 기록에도 "1930년 고려 공산당원 소속 박상실에게 김좌진 피살"이라는 문구가 적혀져 있었다.[50] 우미관패를 전위대에 동화시키기 위해서 하다 못해 신영균, 홍만길, 휘발유 등에게 전위대 내의 간부 자리를 주었거나, 어떻게든 잘 설득하거나 전파를 해서 공산주의의 이상향을 알려주어 감화시켜도 모자랄 판에 무작정 윽박지르거나 전위대식 사고를 강요하니 개코를 제외한 우미관패들이 정진영에게 반감이 없는 게 이상한 것이다.[51] 문제는 이 말을 하면서도 매번 김두한 측의 정확한 계획을 파악하지 못하다가 일이 터지고 나서야 현장으로 부랴부랴 향한다.[52] 대사를 적절히 손질만 해도 우정을 사랑으로 변환시킬 수 있다.[53] 원래는 김두한과 금강의 대결에서 금강이 패배하자 부하들에게 김두한을 쏘지 말라고 하는 말이지만, 합성물에서는 그런 거 없이 자신이 죽기 직전에 발악하는 대사로 자주 쓰인다.[54] 여담으로 제5공화국에서의 전두환 역할은 원래 이덕화가 아닌 김영철에게 제일 먼저 갔다고 한다.[55] 청년 김두한이 장년, 유년 김두한과 달리 소스로 잘 쓰이지 않는 것과 비슷한 이유다. 합성물 특성상 이리저리 구르면서 망가져야 재미가 있는데 워낙 진지하고 간지나는 캐릭터라 망가뜨릴 구석이 없어서 합성물에선 찬밥신세다. 배우도 이걸 아는지 방송에서 푸념을 늘어놓았다[56] 사실 시즌 1에서는 민폐 캐릭터였는데, 2와 3에서 에이스로 거듭난 것이다. 1에서는 의사였으나 자힐만 하다가 의사로서의 활약은 보이지 못하고, 마피아인 김두한의 전략을 간파는 커녕, 김두한의 계략에 그대로 넘어가버려 아무것도 한 것이 없었다.[57] 물론 대한민청에는 이승만, 김구, 여운형, 유진산 같은 여러 우익 거물들이 그의 상관이었지만 그들이 직접적으로 대원들을 거느리고 테러할 사람이 아니었기에 이 단체 본업이었던 백색테러 활동 같은 무력활동을 할 사람은 당시 무력조직이 있었는 데다 본인의 실력과 명성이 있었던 김두한이 수장이 되었다. 김두한/생애 항목 참조.[58] 다만 합치고 몇 화 지나지 않아 처음부터 한 집단인 것처럼 서로 사이좋게 지낸다.[59] 김두한과 이화룡의 싸움을 본 사람이 정진영이다. 이화룡이 불리한 걸 본 후 김두한보다는 약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야인시대에서는 오야붕의 주먹 실력으로 조직의 강약이 결정되어서 큰 판단 미스는 아니다.[60] 정진영이 무기를 쓰지 말라고 지시했다. 무기를 함부로 쓰다간 민주주의의 법칙으로 군정을 맡고 있는 미군에게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작중에서도 김두한이 총 든 부하들을 이끌고 국군준비대를 습격하여 백 명이 넘는 공산당원들을 죽인 대가로 김두한과 그를 경호하는 소수의 부하들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지방에서 강제 은거 생활을 해야만 했다.[61] 1부에서 나온 장도리와 신영균의 대화에서 밝혀짐.[62] 이 때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다. 둘이 맞붙으면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막상막하였겠지만 빨갱이와 싸우기도 바쁜데 시라소니 같은 거물까지 적으로 둘 순 없어서 김두한이 먼저 무릎을 꿇었다.[63] 20명 일일이 쫓아가서 조지기엔 시라소니나 호랑이나 불가하다. 단 한두 명 정도가 도망가다 시라소니에게 박살날 수 있다.[64] 물론 이때는 그도 심영의 위치를 알고 있었고 취조까지 했으나 위치를 함구하라는 상부의 지시인 데다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공산당원에게 위치를 알려준다고 생각해봐라. 이건 그에게는 경찰에서의 입지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일이었다. 애초에 그는 좌익을 반기지도 않는다.[65] 열성당원을 자처하던 심영에겐 굴욕도 그런 굴욕이 없었지만...[66] 정진영 역시 김두한처럼 눈 먼 홀어머니와 단둘이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만큼 심영의 어머니 때문에 그런 반응을 보였을 확률이 높다.[67] 공산당 때문에 아들이 그렇게 된거라고 생각해서 공산당에 매우 적대적인 태도를 비췄다.[68] 사실 심영이 전향서를 쓰게 된 것도 정진영과 전위대원들이 심영을 빨리 찾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전위대가 심영을 좀 더 일찍 찾고 백병원에 김두한 패들보다 먼저 도착했다면 김두한을 막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심영은 전향서를 쓸 일도 없었고, 김천호에게 배신자라고 매도당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69] 구마적은 김두한에게 패배한 후 만주로 떠났고, 미와는 자살했으며, 이정재는 사형당했다.[70] 김두한은 분명 2부 초에 아직 청년기인데 2부 배우의 연령 탓에 무슨 50대스러운 노안이 되었고 이정재는 외관나이 이전에 눈 크기가 확 차이나기 때문에 그냥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수준이다. 그 밖에 홍만길, 휘발유 등의 1부에서 배우가 교체된 인물들 역시 1부와 2부에서의 모습이 외관, 나이, 캐릭터성 등등에서 거의 다른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괴리감이 없지않아 있는 편이다.(그나마 휘발유는 1부에 비해 점잖아졌을 뿐 1부 특유의 개그 캐릭터 요소나 감초같은 면모는 어느정도 남아있는 편.)[71] 일단 1부 젊은 시절 배우 김정민이랑 2부의 차광수 배우의 눈 크기나 눈매 등이 상당히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