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말자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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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3. 수사 및 재판4. 재심 5. 여담6. 둘러보기

1. 개요

1964년 5월 6일 당시 19세 여성 최말자가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21세 남성 노재동의 혀를 깨물어 절단한 사건.

정당방위의 범위에 관해 논란이 된 사건이며 형법 교과서에도 나올 정도로 유명한 사건이다.

2. 상세

1964년 5월 6일, 김해군(현 김해시) 대동면 예안리에 사는 19세 여성 최말자(崔末子)양은 자신의 집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었다. 오후 4시경, 이웃 마을에 사는 21세 남성 노재동(盧在東) 씨는 '할말이 있으니 잠시 만나자'며 최 양의 집을 찾아왔다. 최 양은 '만날 필요가 없다'며 거절했으나 노 씨는 '기어이 만나야겠다'며 버텼다.

노씨가 길을 알려 달라고 묻자 최씨는 노씨를 집에서 100미터 가량 떨어진 큰 길까지 데려갔다. 그러다 별안간 노씨가 '키스만이라도 하자'며 최 양에게 애원했고, 둘은 20분가량 길에서 엎치락 뒤치락 거리며 공방을 벌였다. 노 씨는 최씨를 넘어뜨려 입을 맞추려고 시도했고 최 양은 노씨의 혀를 물어 1.5cm가량의 혀를 절단하였다. 노 씨의 비명에 놀란 최 양은 집으로 도망갔다.

얼마 후 정신을 찾은 노 씨는 피투성이가 된 채 최 양의 집으로 달려가 '혓바닥을 찾아달라'고 애원했다. 최양은 남동생과 함께 나와 길에서 노 씨의 혓바닥을 찾았고, 노 씨는 잘린 혓바닥을 들고 2km나 떨어진 병원으로 가 수술을 하고 입원까지 하게 되었다. #

3. 수사 및 재판

사건 이후 경찰은 최말자의 정당방위 주장을 받아줬지만, 검찰이 이를 뒤집고 조사를 시작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최 양은 영장 없이 구속되어 옥살이도 했다.

한편 노씨의 일행 10명은 최 양의 집에 찾아와 집을 엉망으로 만들면서 난동을 부렸고 노씨는 "나를 병신으로 만들었다" 라고 난리를 쳤다. 게다가 검사는 최 양에게 "남자를 불구로 만들긴 했으니 책임져야 하지 않냐. 결혼하면 해결된다" 라고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고 한다.

현장검증 및 재판 과정에서 '왜 노 씨를 만났느냐?'는 질문에 최 양은 '빨리 보내기 위해서였다'고 말했으나 노 씨는 '친절하게 웃으며 대해주어서 함께 100미터나 걸어갔었다'고 했다.

최 양은 "노 씨가 성폭행할 목적을 가지고 강제로 키스하더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 씨는 "혀가 잘린 것은 첫 번째 키스가 두번째 키스이다. 첫 키스 때 최 양은 순순히 응했으며 그 후 서로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시 키스를 했던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번째 키스는 최 양도 정열적이으며 아찔한 찰나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녀를 안은 채 땅에 같이 넘어졌으나 정신을 차려보니 혀가 잘라졌었다"고 주장했다. 이 말을 들은 최 양은 '이 개새끼야! 왜 거짓말을 하느냐?'고 악을 쓰며 노 군에게 달려들어 재판장이 말리기까지 하였다.

당시 현장검증을 방청한 시민들 중 일부는 "그런 표독한 처녀가 있느냐?"며 노 씨를 동정했고, 일부는 "입술이 제2의 정조가 아니냐? 어느 처녀가 겁탈하려는 총각을 가만두겠느냐?"며 최 양을 옹호했다.

1964년 10월 21일, 검찰은 최 씨에게 징역 단기 1년, 장기 3년을, 노 씨에게는 징역 8개월을 구형했다.

1965년 1월 13일, 부산지방법원(이근성 부장판사)은 중상해죄로 기소된 최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는 한편, 노씨에게는 강간미수죄를 적용하지 않고 특수협박 및 주거침입죄만 적용하여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최씨가 노씨의 혀를 깨물어 저항한 것은 설령 그것이 자신의 순결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었다 하더라도 노씨의 혀가 1.5cm나 잘려 나간 이상 정당방위로 보기에는 지나쳐 인정될 수 없으며 노씨가 최씨를 덮친 데는 최씨가 원인을 제공한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1심 판결 선고 후 최말자는 법을 알지 못한 관계로 항소를 못 해 그대로 1심 판결이 확정되면서 재판은 종결되고 말았다.

이후 피해자 최씨측이 재심을 요구하면서 인터뷰한 기사에 따르면 재판 당시 주장한 것과는 달리 노씨는 언어 구사 능력을 잃거나 장애인이 되지 않았고 신체검사 1등급으로 군 복무도 잘 마쳤으며 가정을 이루고 자식까지 낳아 잘 살았다고 한다.

4. 재심

2020년 5월, 사건이 발생한지 56년만에 최씨는 부산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2021년 2월 18일 부산지법(권기철 부장판사)은 최 씨의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무죄로 볼 만한 명백한 증거가 없고, 사회문화적 환경이 달라졌다고 하여 사건을 뒤집을 수 없다"고 밝혔다. #

2021년 9월 6일, 부산고법 형사1부(박종훈 부장판사) "재심청구를 기각한 원심 결정은 정당하다"라며 재차 기각했다. 재판부는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됐다고 평가하기 어렵고, 법률 해석과 적용 오류를 지적하는 원고 측의 주장도 재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재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

최씨는 2023년 5월 31일 대법원에 재심 청구 탄원서를 접수했다.

2024년 12월 18일,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최씨의 재심 청구를 기각한 원심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판결문 전문

재판부는 "1964년 당시 최 씨가 7월 초순경 검찰에 소환돼 9월 1일 구속영장이 발부될 때까지 불법 구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공소시효가 만료되었더라도 형사소송법 제422조에서 규정한 '확정판결을 얻을 수 없는 때'로 간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씨의 진술은 일관성이 있으며 당시의 재판 과정과 부합하는 직·간접 증거들이 이를 뒷받침한다."면서 "원심이 최 씨 진술의 신빙성을 깨뜨릴 충분한 반대 증거나 사실조사를 하지 않고 단순히 증거 부족을 이유로 청구를 기각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 [판결] 대법원, 60년 전 '강제 키스 혀 절단 사건' 재심 결정

5. 여담

2020년 부산 황령산에서 발생한 유사 사건인 부산 황령산 혀 절단 사건에서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중상해로 고소했다가 역으로 강간치상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으면서 최말자 사건도 재심으로 무죄가 선고될 수 있을 지 여부가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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