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7 21:09:08

직장생활/부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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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연공서열주의의 폐해
2.1. 부조리하고 비합리적인 조직 문화2.2. 상급자에 대한 비판 차단2.3. 조직 내의 암적 존재 퇴출의 어려움2.4. 하급자를 향한 방해 공작
2.4.1. 파벌을 형성하고 따돌리는 행태
2.5. 일방적인 하급자의 의견 묵살
3. 하급자에게 책임 전가
3.1. 이해하기 어려운 명령에 대해 의문/질문 금지3.2. 납득하기 어려운 명령에 대해 반론 금지
4. 서열을 유지하기 위한 업무 방해
4.1. 하급자에 대한 고의적인 업무 방해4.2. 직무교육 차단
5. 독자적인 기준 준수 강요
5.1. 명목상의 행복도 향상 조치5.2. 독자적인 예절5.3. 독자적인 보고 요령
6. 서열을 과시하기 위한 낭비
6.1. 전시행정6.2. 할 일이 없는데도 장시간 남아있게 강요6.3. 휴가를 못 쓰게 강요6.4. 필요 이상으로 긴 결재라인6.5. 회식 강요
7. 불공정한 인사고과 기준
7.1. 아부와 감정노동 중심의 인사고과7.2. 짬순 중심7.3. 성차별 중심7.4. 라인, 인맥 중심의 인사고과7.5. 기수제의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뛰어난 아랫사람의 승진 방해7.6. 예외
8. 하급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사내 정치
8.1. 집단 괴롭힘8.2. 성차별8.3. 자진퇴사 유도8.4. 출신지에 따른 편가르기8.5. 배신뒷담화8.6. 힘이 약한 집단에 대한 배척
8.6.1. 유학파 배척8.6.2. 비숙련 비정규직 배척8.6.3. 신규 직원을 향한 부조리한 행태8.6.4. 프리랜서 배척8.6.5. 전공, 또는 담당 분야가 다른 사람 배척8.6.6. 비정규직 내부의 군기
9. 경영진이 어리석어서 벌어지는 일
9.1. 경영진의 사생활이 부도덕한 경우
9.1.1. 부조리를 넘어 불법에 해당하는 경우
9.2. 종교 강요
9.2.1. 반대의 경우
9.3. 경영진의 이간질
10. 하극상11. 경력직과의 갈등12. 기타 오해로 인한 갈등13. 기타
13.1. 기업 자체의 조직적 관리13.2. 돌려 말하기 계통의 조언을 가려 듣기
14. 결론15. 근절되기 어려운 이유16. 대처법
16.1. 묵인16.2. 회피
16.2.1. 선공후사
16.3. 소극적인 저항16.4. 폭로와 공론화
16.4.1. 개인적으로 외부 도움 활용
16.5. 퇴사, 이직16.6. 인수

1. 개요

학원이 아니라고, 여긴 직장이라고. 공부하지 마! 공부해서 와.
- 미생에서 김동식장그래에게.
대한민국에서[1] 직장생활을 할 때, 조직 내 약자로서 직면하게 되는 조직문화 부조리를 다룬다. 케바케이기 때문에 꼭 모든 회사가 다 이렇지는 않지만, 대다수의 직장이 하급자 인권을 버러지 취급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대중화된 것은 다 이유가 있기에 그렇게 된 것이다.

직장은 기본적으로 성과를 내야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학교와는 다르다. 학교가 말 그대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전부인 곳인만큼 학업에서의 미숙함은 대부분 용인되며, 학교폭력과 같은 심각한 교칙위반만 아니라면 학창시절을 무난하게 넘기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직장의 경우, 사칙을 준수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며, 나아가 업무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면 무조건 지적받거나 갈굼을 먹고, 심하면 문제사원으로 찍혀 해고당할 수도 있다. 즉, 학교는 성과를 내지 못해도 규칙만 준수하면 되지만, 직장은 둘다 갖추어야 하므로 무난하게 보내기가 학교보다 훨씬 어려운 곳이다.

또한 직장생활은 인간의 본능과 반대되는 일이다. 거의 항상 아침 이른 시간에 기상하여 직장까지 출근해 장시간 근무하고, 늦은 시간에 퇴근해 짧은 휴식을 취한 뒤 잠을 자고 다음 날 다시 출근하는 사이클을 반복해야 한다. 게다가 출근해서 수행하는 일도 혼자서, 내키는 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거치고 서로 간에 호흡을 맞춰가며 일해야 하며, 사회생활 측면에서의 인간관계 문제까지 신경써야 한다. 이 때문에 직장생활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주며, 누구나 해야 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즐기거나 무덤덤히 넘어가는 일로 취급되지 않고, 소위 말하는 "버텨야 하는" 일로 취급된다. 때문에 견디지 못하고 이직을 반복하거나 아예 백수, 프리터로 사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고, 자영업자 중 상당수도 이런 남 밑에서 일하면서 생기는 스트레스 때문에 자영업을 선택한 경우도 많다.

이러한 문제들은 만약 극소수 신의 직장에 근무하거나 제대로 된 진로 선택, 혹은 덕업일치 등으로 인해 직장에 대한 만족감이 매우 높은 경우라면 겪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만족을 모두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직장에서 근무를 해야 하므로 피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월요병을 호소하고 퇴사를 끊임없이 고려하는 등, 심한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겪으면서도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직장생활을 소화하고 있다.

이처럼 업무에서의 리스크만 해도 쉽게 견디기 어려운 일인데, 이러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보다도 대다수의 직장인들을 괴롭히는 문제가 인간관계에서의 문제이다. 많은 어른들이 소위 말하는 "사회생활"의 악명을 강조하고 이를 배경으로 자식이나 후배들을 훈계하려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다.

이 문서에서 다루는 대부분의 내용은 인간관계에 대한 문제이다. 이는 인간관계 문제가 직장생활에서의 스트레스 중 상당 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업무 관련된 내용은 사실 업계나 회사별로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한 문서에서 자세히 다루기는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2. 연공서열주의의 폐해

상명하복上命下服: 위에서 명령하면 아래에서는 복종한다 (상하 관계가 분명함)
"학교에서 배운 것은 사회에서 아무런 쓸모도 없다.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경험과 연륜이다."
"상사가 그 자리에 있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이다."
"주제파악을 못 한다. 주제넘는 말을 한다. 잘 모르는 일에 함부로 끼어든다. 함부로 말한다."
"어리다. 어리석다. 철이 덜 들었다."
"아무 것도 모르면서 아는 체를 한다. 헛웃음만 나온다. 우습다. 우스운 짓을 한다."
"조그만한 일만 있으면 잘난 척을 한다."
"상사를 무시하고 상사에게 대든다. 버릇이 없다. 다른 사람을 곤란하고 당황스럽게 만든다."
= 내가 연차가 짬밥이 높으니까 내 부하로서 비위를 맞춰라.

직장에서 사람의 높고 낮음, 행동을 해도 되는지 하면 싫어하는지, 말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1차적인 기준은 위계질서이다. 직장 내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 위계질서에 동의한다면, 그 위계질서를 부정할 때 강한 불이익을 받게 된다.

그 위계질서는 현재 직급, 입사 당시의 직급, 입사 순서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 학력, 경력, 자격증, 업무성과' 등은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위계질서에 영향을 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직장 중 상사가 부하보다 무능하다고 인정해주고 부하가 상사에게 대드는 것을 장려하는 곳은 없다. 있다면 오너가 직접 관여하는 곳뿐이다. 중간관리직이 원하는 부하는 "공을 많이 세운 뒤 그 보상은 부하 자신이 아닌 중간관리직이 받을 수 있게 하는 부하, 잘못을 저지르지 않되 중간관리직이 잘못을 저지르면 대신 떠넘겨받는 부하, 상명하복하며 조금도 비위를 거슬리지 않는 부하"이다. 길게 써서 어려워 보이지만 '귀족과 노예' 관계로 이해하면 간단함 특히 그 상사가 사수, 직속상사, 팀장 등 위계질서 바로 위에 위치한 상사일 경우 직속상사를 이길 방법은 단 하나도 없다.

공동체적인 가치와 질서를 개인이 흔드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러 1~3년차 사원의 능력을 비하하는 전략이 불문율적으로 채택된 곳도 있다.[2] 이런 직장이라면 아무리 잘해봤자 짬차서 이직할 시기(4년차~)가 되지 않으면 칭찬도 받지 못하고 인사고과도 엉망이다. 이런 곳에서 인정받고 싶으면 연차가 찰 때까지 표정관리를 잘 해야 하며, 조직의 이익보다 직속상사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2.1. 부조리하고 비합리적인 조직 문화

상사, 상급자가 틀린 말을 해도 꾹꾹 참아야 한다. 진짜 x같거나 피가 거꾸로 솟구칠 것 같아도 토를 달거나, 상사의 잘못을 드러내거나, 토론을 요청하거나, 뒷담화가 상사 귀에 들어가면 괴롭힘이 시작된다. 이게 대한민국의 회사생활이다.

규칙에 정해진 대로 돌아가는 사회에서는 성희롱, 술 강요, 폭언, 폭력, 인신공격, 은따 등은 분명히 없어야 바람직하며, 이런 사회는 윤리적으로도 바람직하고 건강한 사회이다. 의견이 다를 경우 자료에 기반한 토론에 의해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이 건강한 의사소통이며, 서로간에 오해가 생겼을 경우 대화를 통해 푸는 것이 건강한 인간관계이다. 규칙을 준수하며 공동의 이익을 최우선 목표로 두며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범죄가 처벌되는 이상적인 회사라면 하급자이든 상급자이든 규칙에 정해진 대로 하면 된다.

하지만 닫힌 사회는 절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고 바람직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불문율갑질이 회사 공동의 이익이나 공공의 이익을 저해할 정도로 강력한 회사라면 나이 어리고 경력 짧은 하급자의 행동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직속 상사까지 괘씸죄의 타겟으로 만들 수 있다. 상하간에 의견이 다를 경우 하급자에게 복종하기를 강요하며 하급자의 의견은 말하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는 문답무용이 갑을관계 하의 합리적이지 못한 의사소통이며, 상하간에 오해가 생겼을 경우 대화를 통한 오해 해소를 시도하지도 않고 권력관계에 의해 악의적인 괴롭힘을 하며 받아주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보이지 않는 규칙을 준수하기보다는 보이는 상급자의 주먹 앞에서 복종하고 아양떠는 방법을 배워야 직장생활 잘 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회계부정이나 횡령 같은 걸 잡아내서 직속상사를 몰아내는 방법뿐이다. 그러면 상사는 쫓아낼 수 있을지 몰라도, 보통은 은따 때문에 자기 자신도 작은 발버둥조차 치지 못한 채 같이 나가야 한다. 회사에서 돌아가는 일 중에는 조직의 목적을 위한 이익이 아니라 상급자의 사적인 권력을 위한 일도 있다. 여기 대해서 부조리라며 이야기하면, 사적인 권력을 누리고 싶어하는 불온한 상사에게 보복을 당한다. 더 높은 상사에게 부조리의 개선을 건의할 경우, 불온한 상사는 자신의 잘못을 밝혀낸 바람직한 부하를 조직 내의 배신자라며 최우선 제거 대상으로 선정한다.

오너(사장)-전무-상무-부장-차장-과장-대리-사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회사를 상상해보자.
  • 단가 인하와 업체 변경에 대해 의견을 내기 전에 조직의 역사를 살펴봐야 한다. 오너의 친인척이 맡고 있는 납품업체에 대해 '경쟁업체보다 비싸고 품질은 떨어지니까 바꾸자'고 했을 경우, 그 의견은 씨알도 먹히지 않고 각하당하며 괘씸죄를 얻게 된다. 부장이 뇌물을 받고 있을 수도 있고, 대리 선에서 접대를 요구하면서 그 납품업체를 유지하고 있을 수도 있다.

2.2. 상급자에 대한 비판 차단

한 장교가 혁혁한 업적을 세운 프리드리히 2세에게 “폐하처럼 훌륭한 전략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왕은 전쟁사를 열심히 공부하라고 말했다. 장교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론보다는 실전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왕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부대에 전투를 60회나 치른 노새가 두 마리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여전히 노새다.”

비슷한 환경을 갖춘 사람이 비슷한 커리어패스를 거친다면 비슷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대학의 같은 학과를 졸업한 두 사람이 있고 A는 4년차 대리 B는 1년차 주임이며 전공과 전혀 관계없는 업무를 담당한다면, 둘의 성과는 짬순으로 정해질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에는 평균치에서 벗어나는 특이한 케이스가 꽤 많다는 게 문제다. (고졸+5년 경력)이 (지거국 대졸+경력없음)보다 짬순으로는 위이지만 그게 계속 유지될까? (지방인재 특별전형 채용 +1년경력)이 (국내 최고 명문대 졸+경력없음)보다 짬순으로는 위이지만 그 차이가 과연 몇년이나 갈까?

특히 실력이나 경력 이외의 요소로 위계질서가 꼬이면 더 복잡해진다.
  • A대리 (26세, 대졸, 이 회사에서 3년 경력),
  • B사원 (32세, 석사 졸, 같은 업계의 회사에서 4년간 일하다가 신입사원으로 다시 입사했음. 회사 방침으로 인해 다른 회사의 경력과 석사 학위가 호봉으로 인정되지 않음)
두 사원이 있다고 하자. 이 상황에서 둘의 의견이 충돌하면 나이가 많고, 경력도 길고, 학력도 높지만 모든 사람이 A대리의 의견을 들어준다. 만일 B사원이 자신이 나이가 많고 경력이 길고 학력이 높다는 이유로 자신이 맞는다고 말하면 직급도 낮은 게 위아래를 모른다면서 갈굼으로 밟아서 매장시켜 버린다. 실제로 A와 B중 누가 맞는지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상사와 의견 충돌을 일으키는 것은 그 회사에서 잘릴 각오로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 왜 이런 짬순이 먹힐까? 한국인의 습성에 의해 '비슷한 커리어패스를 거쳐온 사람이 사실은 나보다 낫다는 것'을 인정하기 참 힘들기 때문이다. 학력이 길든, 학벌이 좋든, 경력직이든, 전공자이든, 자격증이 있든, 입사시험을 잘 치든, 인사고과가 좋든, 한국인의 습성상 깎아내리고 싶으면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깎아내리게 된다. 결국 이런 비난은 자신이 더 잘났다는 걸 인정해줘야 끝난다. 다만 이런 식으로 서로 우위를 주장하며 싸우면 조직에서 아무도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직급짬순을 기반으로 한 서열을 만들어놓고 그에 복종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상사의 무능함을 조직에서 뒷담화하다 들키는 정도만으로도 80% 이상 부하 쪽에서 매우 큰 손해를 보게 된다.[3] 모두가 암묵적으로 상사가 더 무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윗사람에게 '기분나쁘지만 꼭 필요한 소리'(직언)를 하면 괘씸죄로 인해 승진길이 막히고 은따를 당하며 퇴사 위협을 받는다.
아무것도 모르는 게, 다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입을 놀린다.
멋대로 상급자에게 대든다.
꼬투리만 잡지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소리를 한다.
위에다 이상한 소리를 해서 우리 팀 전체에 피해를 끼친다.

대인배 상급자는 정말 드물다. 평범한 직장상사들은 임원급의 사람들 만큼의 시야와 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언을 하면 안 된다. 팁이 있다면, 승진이 비정상적으로 느린 상사라든지 뒷담화를 함부로 퍼뜨리고 이간질에 맛들이는 상사, 여기저기서 폭언을 하고 소리를 지르는 상사 등 타인에 대한 공감과 배려가 없고 시기심이 많은 상사가 이쪽 문제를 자주 일으키니 주의하자.

자신이 하려는 직언이 "상황에 맞고 올바르고 조직에 이익을 준다"는 것만 갖추고 있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절대 직언을 하면 안 된다. 자신의 말을 상급자가 수용해주어야 그 말이 가치가 있다. 만일 당신의 제안이 상급자의 이익을 해치거나 상급자에게 책임을 묻는 등 직속 상사를 기분 나쁘게 하는 내용이라면 다른 어떤 요소를 갖고 있든 간에 아웃이다. 이런 요소를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면 스스로 며칠 이상 수십번 검토를 해 봐야 하며 절대 즉흥적으로 이야기하면 안 된다. 그래도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비공개적으로 친한 사람의 조언을 비밀리에 구해야 한다. 안 친한 사람이나 적에게 조언을 구하면 그대로 뒷담화로 새어나가 보복을 당하기 때문이다.

이런 절차를 거쳐 절대 직속 상사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면, 어떻게 최대한 부드럽게 전할수 있을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런 걸로 문제를 일으킨다면 웬만하면 다국적 기업에 취업하는 게 좋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삼성의 직장문화에 대해 이직자들을 모아놓고 인터뷰를 해서 논문을 내놓은 적이 있다. 다국적 기업 대리 출신으로 스카우트된 사람은 "삼성은 하급자의 권한이 너무 적다. 내가 이전 회사에서 대리로서 가졌던 권한은 삼성의 상무이사급과 맞먹는다"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또, 미국 해군에서는 하이먼 리코버같은 장군은 자기보다 직급 높은 사람들에게 온갖 화나는 소리를 했지만 33년간 미국 해군핵추진프로그램 국장으로 종사했다. 미국 육군에서는 조지 S. 패튼 장군 역시 아이젠하워 대장에게 밉보이고도 대장까지 진급했다. (영리 요소가 없는 "미국 군대"가 영리 목적으로 운영되는 "한국 사기업"보다 조직문화 면에서는 더 효율적이다.)

2.3. 조직 내의 암적 존재 퇴출의 어려움

공직처럼 직업안정성이 높은 직업에 이런 경우가 있다. 30년간 한 직급에서 승진을 못 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
업무성과가 다른 구성원들보다 현저히 낮은 사람
일을 시켜놨더니 사고를 자주 쳐서 다른 구성원들이 뒷수습에 매달리게 하는 사람
들어올 때는 설사 정책적 배려로 특채되었다든가 인맥을 이용한 낙하산으로 들어왔다든가 해서 어설펐다 해도, 근무태도가 성실한 사람이라면 이런 식으로 업무 능력이 남보다 떨어지지는 않는다. 업무 속도가 느리더라도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해서 보통 수준은 맞출 수 있고, 업무를 잘 모르면 퇴근 이후에도 죽어라 공부해서 발전을 보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좀 불성실한 사람이라고 해도 정상적인 경쟁을 거쳐서 들어온 사람이라면 남들보다 눈에 띄게 뒤처지는 경우는 드물다. 큰 조직이라면 어디에나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있고, 반복해서 몇 년간 같은 일을 하면 저절로 나아지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입은 어느 조직이나 적응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업무능력이 선배들보다 떨어진다고 해서 심하게 타박하지는 않는다.
"난 이것 배운 적 없어서 못 해."
"내가 왜 이것까지 배워야 해? 다른 사람이 할 줄 아니까 난 이런 것 굳이 몰라도 돼."
즉, 이런 소리를 듣고 다니려면, 비경쟁적인 선발과정×불성실한 업무학습태도가 쌍으로 갖춰져야 한다. 똑 부러지게 잘 하는 일이 있다면 차라리 그 일에만 집중하는 편이 생산성 측면에서 나을 수도 있겠지만, 그럴만한 일 조차도 없다면 개노답.

불성실한 근무태도도 있다.
지각, 결근, 무단조퇴를 하고,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을 규정보다 길게 쓰는 등 규정을 어기는 사람.
근무시간 중에 빈둥대느라 업무에 방해를 주는 사람. 주식, 쇼핑, 인터넷, 잡담, 담배, 휴대폰 등이 있다.[4]

오히려 이런 사람들이 친목질이나 인간관계, 인맥질로 승승장구하는 케이스가 많다.

오래 상대하거나 오래 친하게 지내다 보면, 상대방이 아무리 더티하게 행동하더라도 그것을 어지간하면 그냥 넘어가는 것이 많다. 오랜 친구끼리도 심하지 않은 이상 더럽고 추한 언행이나 행동을 그냥 옛 정을 생각해서 넘어가는 일이 많이 존재하는데, 직장생활에서도 그런 현상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겉보기에는 합리적이지 않지만 그런 인물들이 조직에서 퇴출되지 않고 유지되는 것이다. 여기에 평소 일은 못해도 그사람 사람은 좋다는 평을 받은 인물이라면 더욱 퇴출시키기가 쉽지 않다.

2.4. 하급자를 향한 방해 공작

5명짜리 부서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A가 인사고과에서 1등에서 2등이 된다면 B가 2등에서 1등으로 올라간다는 뜻이다. B 입장에서 A를 실력으로 경쟁해서 이길 자신이 없다면,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여 A를 뒷담화로 깔아뭉개서라도 A의 자리를 B가 차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런 것은 비윤리적이지만 B 입장에서 이런 선택을 하는 사람은 적어도 100명 중 10명은 된다.

아주 유치하고 천박한 생각이지만, 이런 사람들은 일 잘하는 사람들을 끌어내리면서 자신의 자리를 유지한다. 이 때의 핑계는 '나댄다, 잘난척한다, 예의가 없다, 이기적이다' 등이 있다. 아무리 이타적으로 행동하더라도 자기보다 업무 성과가 좋을 것 같으면 이런 핑계를 끌어오므로, 이런 것을 당할 것 같으면 이런 이들에게 인정받을 생각 하지 말고 상사에게 아부를 하는 게 낫다. 하지만, 상급자의 시기심이 너무 심한 경우에는 뛰어나 보이는 하급자를 아예 쫒아내려는 시도를 하는 경우도 있다.[5]

사실 상사에게 아부하고 업무성과가 좋고 사회성이 좋다고 해도, 주변에서 시기하면 인정받기는 힘들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매번 공감되는 사항인데, 부서장이 굉장히 특정 아랫사람 D를 아끼고 칭찬한다고 하자. 그러면 D는 우수한 사람으로 대접받을까? 쉽지 않다.
"D는 부장 믿고 까불어. 정말 역겹다."
이 때문에, 칭찬받는 상황에서도 처신을 정말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부족한 게 많은데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제가 더 잘해야 할 것 같아 부담스럽네요... 하하" (뒤로 빼기)
"에이, 제가 잘한 게 아니라 모두 E 대리님이 제일 잘 하시는 일이죠." (다른 사람을 추켜세우기)
이런 식으로 해야 겨우 동료나 상급자들의 시기심을 주체시킬 수 있다.

특히 직속 상사나 사수와 심한 갈등이 생겼을 경우, 일을 잘해서 인정받겠다는 생각은 소용없다. 외부 언론에서 인정받는다든지 자신을 눈여겨본 다른 팀장이 채어갈 정도의 S급 인재를 제외하면 직속 상사가 괘씸죄로 묻어버린다. 회사에서 할 수 있는 일 중 "나 아니면 안 되는 일, 나만 할 수 있는 일, 내가 안 하면 큰일나는 일"은 절대 없(도록 만들려고 노력한)다. 자신이 능력있다고 생각하는 신입사원일수록 이런 생각을 가지기 쉽고 능력있으니만큼 우대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직속 상사 입장에서 어떤 일을 다섯 사람에게 시켜서 꼴보기 싫은 유능한 부하 1명과 비슷한 성과를 낼 수 있으면 유능한 부하를 회유해서 자기 편으로 만들기보다는 나머지 5명에게 시키고 은따를 시키는 식으로 대응한다. 만약 자신이 5명보다 더 뛰어난 먼치킨이어서 자신을 따돌리자 업무성과가 떨어졌다? 그러면 그 때는 "독불장군식으로 혼자 하던 것보다 5명이서 하자 다양성 덕에 업무성과가 좋아졌다"며 거짓 보고를 해서라도 쫓아낸다. 어차피 똥군기 부리는 상사들 머리속에 회사의 이익 같은 것은 없다.[6]

더더욱 끔찍한 경우는 상사가 하급자의 뛰어난 능력을 시기하는 경우이다. 발목 잡기는 유감스럽게도 신입사원 정도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LG의 A씨는 '명문대 출신 최연소 임원'으로 유명했으며 동기들보다 5년 이상 앞서 승진했다. 하지만 상무 직급에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2012년 8월 자살했다.
2012년 4월 방송통신위원회가 국내 IPTV 가입자 500만명 달성을 기념해 A씨에게 동탑산업훈장을 주기로 했다. A씨의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게 방통위가 결정한 일이었다.
본부장은 본부 공식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부회장님이 '대표이사에 앞서서 상무직급에 있는 A씨가 훈장을 받는 것이 불쾌하다. 훈장을 취소하고 싶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 조직이 A씨에게 내리는 사실상의 '사형선고'였다.
A씨는 그 이후 눈에 띄게 말수가 줄었다. 회의를 들어가도 주도를 하지 못했다. 공황장애가 온 거 같다고 했다. 주위 사람에게 "사는 것이 재밌느냐"며 "그동안 회사와 집만 다니고 취미나 다른 일이 20년간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사내 소문은 빨랐다. A씨는 과거 친했던 동료들이 자신을 멀리하고 등을 돌린다며 배신감을 토로했다. 사내 이메일로 "군중 속의 고독을 느낀다"고 호소하기까지 했다. 돌아오는 메아리는 없었다.링크

똥군기 잡는 조직일 경우, 모든 명예는 아랫사람이 아니라 윗사람이 가져가도록 강요하는 게 문제이다. 반대로, 똥군기 잡는 조직과 관계할 때는 자신이 잘해준다고 한 일로 인해 그 조직의 아랫사람이 부당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2.4.1. 파벌을 형성하고 따돌리는 행태

임원 급에서가 아니라 사원~과장 등 일반 실무자 급에서도 파벌을 형성해서 따돌림을 하는 경우가 있다. 좀 심하게 말하면 선후배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마음에 들지 않으며 평소 자기 소신대로 열심히 일하는 선배 직원이 싫어서 쫓아내려고 일부러 상급자에게 깎아내리는 쪽으로 계속 말을 하고 자기 위아래로 파벌을 형성한 뒤 왕언니 행세를 한 사례도 있다.

신문기사에서는 전공 관련 업무를 하는 경력직 사원을 예시로 들었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신입사원이든 비정규직이든 파견직이든 심지어 중간 간부건 간에 짬이 낮거나 힘이 없다 싶으면 이런 왕언니의 폐해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왕언니라 할 만한 사람은 전체 여직원 그룹을 리드하며 관계를 주도한다. 이 사람이 밥을 먹고 매점에 가자면 다 같이 가야 하고, 커피를 마시며 전날 본 드라마에 대해 얘기하면 맞장구를 쳐야 한다.

모두 그녀에게 ‘찍힐까’ 두려워하는 분위기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그 왕언니와 사소한 말다툼이라도 하게 되면, 여직원들은 자기도 같이 괴롭힘을 당할까봐 다들 찍힌 사람을 피하고 자기네들끼리만 몰려다니며, 온갖 안 좋은 소문을 내고 다닌다. 왕언니 역할을 하는 사람은 보통 오랫동안 근무를 해서 회사 내 사정에 정통하고, 뒷소문을 퍼뜨리거나 조정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래서 직급에 상관없이 관리직들도 그녀를 쉽사리 어떻게 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직급과 나이에 관계 없이 왕언니는 절대 건드리지 않는 것이 직장생활을 오래 하는 데 유리하다.[7]

왕고는 자취생이냐, 가족이랑 함께 사느냐 여부로도 파벌을 만들기도 한다. 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은 주거비로 다달이 나가는 지출이 없어서 자취하는 직원에 비해 주머니 사정이 여유로운데, 왕고가 자취를 하는 사람이면 이걸 못 마땅하게 보고 은근 슬쩍 돌려까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는 것. 예를 들어, 후배 직원이 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이라면, 일부러 들으라는 듯이 지난 가을에 했던 나 어그 부츠 사야 하는데라는 이야기를 겨울이 다 끝나갈 때까지 한다거나 하는 식이다.

비슷한 사례로 거주지로 파벌을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흔히 좋은 동네로 인식되는 곳에서 거주하는 직원이 있다면 그 직원이 자기보다 직급이 낮음에도 봉으로 여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 직원이 호의에서 커피를 돌렸으면 호의가 지속되면 권리로 알아요라는 말이 있듯이 절대로 그 직원에게 커피를 사 주지 않는다. 대신 자기가 잘 보이고 싶은 윗사람에게는 선물을 한다.

왜 왕고는 하찮은 이유로 사람을 괴롭히는가? 회사 안에서 뒷소문을 퍼뜨리고 조정하는 데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이런 사람들은 대개 상사에게서 미움을 사므로 짬에 비해 승진이 느리다. 설사 인정을 받는다고 쳐도 상사들은 이들이 결코 일을 잘하는 게 아니며, 그저 잘보이는 척만 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여차 하면 주도권 뺏기기 십상이며, 이런 사람은 그동안 누려온 주도권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경계심이 들면 본능적으로 사악하게 행동한다.

일을 열심히 하고 잘 하면 왕언니의 괴롭힘을 면할 수 있을까? 오히려 점점 심해진다. 신문기사에 따르면, '왕언니'보다 실적 많이 냈다가 1년간 '직장 왕따' 당한 사례가 소개되었다. 직장 상사가 김씨를 인정하자 왕언니의 눈 밖에 났다. 일을 많이 하지 못하도록 갖은 압박을 가했다. 이런 왕언니 앞에 '학력이 높거나, 직급이 높거나, 나이가 많거나, 지식 수준이 월등히 뛰어난 사람'이 나타난다면 시기심을 사기 쉽다. 갈등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바싹 수그려서 절대 복종하는 것 외에는 없다. 새롭게 나타난 사람이 별로 주도권을 빼앗으려는 의도가 없다 해도 왕언니는 경계심이 본능적으로 발동해서 복종과 경쟁 사이의 선택을 강요한다. 여기서 복종 이외의 선택을 하면 자기 수하가 아닌 적으로 간주한다. 이 '복종'에는 왕언니가 주도하는 질서대로 노는 것도 포함된다. 이렇게 놀자는 데서 빠지고 따로 놀기 시작한다면 왕언니는 '확실히 눌러야겠다'고 나서게 된다. 특히, 두 사람의 논쟁이 다른 직원들도 있는 공개적 자리에서 있었을 경우 왕언니 입장에서는 절대 굽힐 수 없는 선전포고로 받아들인다. 어떻게 해서든 자기가 힘세고 강하다는 사실을 남들 앞에서 확실히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왕언니와 상대할 때는 이런 심리적 원인이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이런 사람과 적대할 때 주변 사람이 도와줄 것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정신과 전문의는 "많은 사람들이 1인자에 대한 두려움으로 왕따에 동조하거나 무관심해 진다"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왕따로 희생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의 한 직장동료는 "그러고 싶진 않은데 정말 정말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왕언니와 적대하게 될 때 회사에서 공개적으로 힘으로 싸워 이기는 복수를 하게 되면 자기 자신도 조사 과정에서 다치게 되니 그렇게 좋은 선택이 아니다. 일단 단 한 명이라도 좋으니 왕언니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을 찾아내 동조자로 만드는 것이 좋다. '왕언니와 그 일당'은 그렇게 결속력 있는 조직이 아니다. 동조자가 한 명씩 늘어나면 왕언니의 집요한 괴롭힘도 견디기 나아질 수 있다.

일단 갈등이 생겼다면 바싹 수그리든 사과를 하든 화해를 시도하든 대화를 시도하든 간에 절대 나아지지 않으니 헛된 노력을 해서는 안 된다.

왕언니가 설치고 다닐 수 있는 건 회사의 인사 시스템이 엉망이고 왕언니의 상사가 인사고과를 왕언니에게 평범하게 주고 있기 때문이거나, 위로 올라갈 곳도 아래로 내려갈 곳도 없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왕언니와 공개적으로 싸우고 싶다면 이런 회사의 인사고과 시스템을 생각해보는 게 좋으며, 장기적으로는 해당 회사를 떠나는 게 좋다. 하지만 왕언니를 피하겠다는 목적만으로 대우가 더 나쁜 회사로 이직하거나 무작정 사표를 내는 것은 손해를 보는 것이므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위의 사례에서 추가적으로 왕언니가 없던 회사에서 새로운 사람이 올 경우 왕언니 노릇을 하려고 든다. 이전 회사에서도 이런 영향력을 행사했던 경험이 있으므로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려 한다. 구축이 어느 정도 되면 위의 사례들 처럼 사내 정치를 시도하는데, 이렇게 되면 기존에 다니던 사람들도 피해를 보기 시작하며 해당 회사 퇴직 말고는 답이 없다.

2.5. 일방적인 하급자의 의견 묵살

상사보다 나은 자신의 숙련도를 남이 알게 하고 상사의 잘못을 남이 알게 할 경우 트집, 해코지 등을 당하기 쉽다. 뛰어난 아랫사람 vs 무능력한 상사 매치를 하면 95% 이상 무능력한 상사가 이긴다.
"간단한 일을 쓸데없이 만들어서 시킨다, 날 무시한다, 자신의 실수를 떠넘긴다, 상사가 무능하고 일 처리를 못한다. 내가 상사보다 합리적으로 사고한다. 상사는 내가 말해도 무식해서 못 알아듣는다."
"이걸 꼭 제가 해야 해요?" / "이걸 꼭 해야 해요?"
"저는 싫습니다." / "이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이런 건 규정에 어긋납니다."
위 이야기는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그 한 번 생각하고 내리는 오더가 5분만에 모든 사람 앞에서 틀렸다는 게 밝혀지는 경우가 있다. 공학기술, 법 관련 문제는 옳고 그름이 너무 분명하다.[8]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아랫사람은 대부분 부서 분위기를 망가뜨리는 버릇없는 X, 헛똑똑이라고 불리며, 능력에 무관한 괘씸죄갈굼당하고 밟히면서 승진에서 밀려나게 된다.

평범한 한국 기업에서는 비정규직이나 사원급에서는 진취적으로 일을 더 잘 해보려 해도 시키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바꿀 만한 권한이 없으며, 일 처리를 해 주지 못하는 중간관리직을 원망하기 쉽다. 그런데 평범한 한국 기업에서는 상당히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더라도 권한이 없다.
"제가 외국계 금융권 회사에서 대리로 있었는데, 삼성의 상무급과 권한이 비슷합니다."
삼성경제연구소, 직장문화 관련 연구

그러다 보면 임원이나 중간관리직들은 혁신이라면 무조건 거절부터 하게 된다. 임원이 혁신안을 채택해서 상부에 올린다 하더라도 잘 되었을 때 임원 자신에게는 아무런 보상이 없다. 임원 자신이 전문가라서 성공을 100% 확신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실패했을 때는 시키는 대로 하던 것보다 몇 배나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러면 관료제의 폐해를 그대로 안게 된다.

이 때문에 아랫사람이 뭔가를 바꾸려면 중간관리직들을 설득하는 데 굉장한 노력을 들여야 한다. 그건 그런 재능을 타고나지 않은 사람에게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무리 진취적인 사람이라도 대기업 시스템에서 뭔가를 바꾸기보다는 그냥 관행대로 시키는 대로 하는 쪽을 택하게 된다.

심지어 임원조차도 뭔가 밑에서 열심히 잘해보려고 해도 오너의 비위에 어긋나면 논란 종료이다.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라면 '비용 대비 이익이 남지 않는다, 비효율적이다, 비합리적이다, 이미지가 떨어진다, 노력이 지나치게 낭비된다, 성과를 측정하기 어렵다' 등 합리적인 이유를 대면서 하지 말라고 하고 다른 대안을 찾아보겠지만, 'LG전자 프랑스인 상무 사례'에서는 부회장이 '그런 시도는 싫다'고 말하는 것으로 충분했다.[9] 들어줄 만한 아량을 지닌 상사가 아니라면 가급적 제안을 올리지 않도록 하자.

3. 하급자에게 책임 전가

대기업 해외 법인장: "현지에서 채용한 (외국인) 직원과 일하는 게 너무 답답합니다."
인사 컨설턴트: "그 사람이 앞에 있다고 생각하고 (한국어로) 하고 싶은 말을 속 시원하게 해 보세요."
대기업 해외 법인장: "제발 좀 알아서 챙겨라!"

매우 적절한 예시다!

상사들은 "자신이 설명한 내용과 영 다른 엉뚱한 보고서를 들고 오는 부하는 질색이다. 마감시간 임박해서 뜬금없이 들고 온 거라서 수정도 하기 힘들다."라고 '부하의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져서 그렇다'는 질책을 한다.

그런데 이는 갑과 을에서 오는 불균형이다.

서로간에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하는 대화에서 의사소통 장애는 더 심각해진다. 한 인사 상담 전문가가 기업 내부 회의를 관찰한 결과, 대부분의 대화 내용은 "회사를 어떻게 하면 잘 되게 할까"가 아니라 "우리는 잘못이 없다. 우리는 최선을 다 했고 할 만큼 했다."는 내용을 상사에게 납득시키기 위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었다. 상사가 하급자를 질책하면서 태도나 책임감을 탓하는 것과 비슷한 경우이다. 이런 회의를 통해 뭔가 의미있는 결과물이 나오고 회사가 무궁무진하게 발전하길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다.

특히 표준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일하는 회사일수록 이런 의사소통 장애가 더 커진다. 매뉴얼, 프로세스는 일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해서 내놓은 것인데, 어떤 곳에서는 그걸 싹 다 무시하고 "우리는 상황과 맥락에 따라 처리하는 게 더 편하다. FM대로 하는 건 생각이 없는 거다"라는 식이 되면 상사와 하급자 간의 갑과 을 관계가 더 벌어진다.

상사가 하급자의 '태도, 성실성, 의지, 꼼꼼함, 책임감, 변명' 같은 요소들을 질책하는 상황이라면, 대부분은 책임 전가가 진짜 목적이다.

정말로 상사가 하급자가 앞으로 잘 하면 우리 팀이 잘 풀릴 텐데...라고 간절히 바랬다면 태도나 책임감 같은 걸 지적하지 않는다. 하급자가 게으르고 일을 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라면 상사가 내 지시가 없더라도 반나절 간격으로 일의 진행상황을 보고하라는 식으로 지시해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하급자가 일을 엉터리로 해서 생긴 문제라면 상사가 일을 잘 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일에서 생기기 쉬운 실수들을 정리해 주든지, 어떻게 하면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배울 수 있도록 해준다. 그리고 하급자가 아니라 상사 자신이 문제이거나, 상황이 문제이거나, 단순히 운이 나빴던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상사의 목적은 자신은 잘못이 없고 이 문제는 하급자의 잘못이라고 남들 앞에 보여주기 위한 책임 전가다. 그러니 상사의 의도를 읽지 못하고 그와 반대되는 상사의 잘못으로 생긴 문제입니다라고 해 버리면 당연히 불이익을 받는다.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상사는 업무능력 면에서 인사고과를 깎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기분이 잔뜩 나빠져서는 온 회사에 뒷담화를 퍼뜨리고 팀워크 면에서 인사고과 최하점을 줄 것이다.

반면, 위 상황에서 "죄송합니다. 모두 제 잘못입니다. 최대한 빨리 원상복구시키겠습니다."라고 하면 업무능력 면에서 인사고과가 깎이는 것은 위와 똑같지만, 항상 이렇게 자기 탓을 돌리는 사람이 있다면 적어도 상사는 그 잘못에 대해서 회사 전체에 뒷담화를 퍼뜨리거나 팀워크 면에서 낮은 인사고과를 주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평소에 밉보인 사람이라면 아무리 자신의 탓으로 돌려 봤자 "그래, 네가 무능하고 멍청해서 생긴 일이지, 난 네가 빨리 잘렸으면 좋겠다!" 하면서 업무능력, 팀워크 양쪽 다 인사고과를 깎고 뒷담화를 퍼뜨릴 수도 있다. 왜 이런 책임 전가를 하냐 하면, 대한민국 내 거친 조직문화의 특성상 누구든 간에 한 명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후배가 책임을 거부하거나 후배의 책임이 아니라는 게 밝혀져버리면, 그 때는 선배나 상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 그 때문에 아랫사람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떠넘기는 것이므로 설명해봤자 먹히지 않는다.
(상사의 잘못이지만 그것을 대놓고 밝힐 수 없는 상황에서) "네가 미리 잘 했어야지 이제 와서 너 혼자 문제를 터뜨려놓고 왜 변명질이냐"
(원시적인 회사 구조를 개혁하지 않은 탓으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네가 알아서 챙겼어야지 왜 문제를 터뜨리냐?"
분명히 아랫사람이 요구되는 대로 했고 시킨 대로 했더라도, 윗사람이 맞춰주지 않은 것 때문에 생기는 문제도 다 아랫사람이 게으르고 멍청하고 불성실하고 무책임한 탓으로 전가되게 된다.

정말 비상식적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런 것을 피하려면 창업하거나 외국에 취업하는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에 있는 대부분의 조직이 문제 해결하는 방식이 똑같이 때문이다. 잘 되면 상사 덕이고 잘못되면 부하 탓이다.

이런 책임 전가를 당할 때는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 아무리 설명을 해도, 상대방은 처음부터 들을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설사 서면으로 몇백 페이지를 써오고 전문가의 의견을 가져온다 하더라도 직급이 낮으면 아무도 읽어주지 않고 쓰레기통에 버린다. 그리고 '변명에 책임 전가나 하는 후배'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상사가 말할 때, 위 상황에서 '어떤 대안을 제시하면 나를 높이고 상대를 깎아내릴 수 있겠다...'라는 대안을 알고 있다면 그 대안을 제시하면서 하급자를 깎아내렸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안을 주지 않고 질책하는 건 상사 입장에서도 자신을 높일만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질책을 당할 때는 상사에게 대안을 주는 것이 좋다.

단, 상사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대안은 안 된다. 갈굼이 더 심해질 것이다.
A "지난 번 말씀하신 건은 알아봤는데 적당한 대상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건 안 될 것 같습니다."
B "지난 번 말씀하신 건은 알아봤는데 적당한 대상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대신 이건 어떨까 하고 조사해 본 건이 있는데 검토해주시겠습니까?"
A "OO 업체에서 납품날짜를 못 맞추겠다고 합니다. 늦어질 것 같습니다."
B "OO 업체에서 납품날짜를 못 맞추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쪽 실무진에게 물어봤더니 재료 수급 문제로 연기되고 있다고 합니다. 3일만 시간을 더 줄 수 있다면 납품에는 차질이 없을 겁니다."
A "말씀하신 서류를 확인하려면 차장님께서 가지고 계신 문서를 열어 봐야 합니다. 그러게 제가 미리 안 된다지 않았습니까."
B "말씀하신 서류를 확인하려면 차장님께서 가지고 계신 문서를 열어 봐야 합니다. 다음부터는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겠습니다."
하급자가 A와 같은 말을 하면 심한 갈굼을 하는 상사가 있다. 물론 그런 사람은 B처럼 말해도 "네가 뭔데"라면서 갈구겠지만, A처럼 말했을 때보다는 덜 갈군다는 차이가 있다.

책임 전가가 심해지면 아랫사람 입장에서는 미친다.
상사의 지시가 잘못된 것을 발견하고, 아랫사람이 상사의 지시를 무시하고 자신의 생각대로 수정해서 한다.
→ "왜 말귀를 못 알아먹고 네 마음대로 위아래를 무시하면서 일을 하냐 ..."고 핀잔을 듣는다.
→ 멍청한데다, 버릇도 없고, 함부로 시키지도 않는 문제를 일으키고 다닌다고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 나중에 아랫사람이 바꾼 대로 한 것이 잘 한 일임이 밝혀지고, 그로 인해 상사가 포상을 받는다.
→ "잘했다" 한 마디로 끝
→ '앞으로는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해야겠다...'고 다짐함
→ 상사의 지시가 잘못된 것을 발견했으나, 시킨 대로 함
→ 예견대로 일이 망함
→ "잘못된 것이 있으면 고쳐서 해야지 왜 아무 생각 없이 일을 하냐, 아랫사람이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 왜 내가 시키지도 않은 엉터리 일을 하고 문제를 자꾸 일으키냐"면서 핀잔을 듣는다
→ 책임감이 없고 자신의 지시를 이해하지 못하고 일을 한다면서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 '앞으로는 문제 생길만한 건 물어 가면서 해야겠다...'고 다짐함
→ 상사의 지시가 잘못된 것을 발견하고 물어봄
→ "네 위치에서 감히 그런 것을 물어보냐, 네가 이것을 알아야 할 권한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네 일이 아닌 것에 함부로 주제넘게 관여하지 마라, 네 위치에서 알아야 할 것이 아니다..."면서 핀잔을 먹는다
→ 물어봤는데 안 가르쳐 준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다. 그를 수습하기 위해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 '앞으로는 필요하더라도 혼날 것 같으면 안 물어봐야겠다...'고 다짐함
→ 문제가 발생
→ "모르면서 왜 안 물어보냐, 왜 가만히 있냐. 일에 아무 관심이 없으면 회사는 왜 나오냐,..."면서 핀잔을 먹는다.
→ 업무태도가 소극적이라고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한마디로 어떻게 처리하든 까인다. 직장생활에서 이런 종류의 상사에게서 말귀 잘 알아듣는다는 소리 들으려면, 상사 기분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상사가 책임질 일도 없애고 상사가 주위로부터 인정받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만은 않다. 어차피 닦이는 자리이니, 이직할 생각이 없으면 팀을 옮길 때까지 참아야 한다. 이런 사람들은 원칙이 없는 책임회피의 달인이므로, 잘못을 따지고 원칙적으로 하려고 하다가는 철저히 손해를 본다.

여담이지만 이런 문화가 지속되면 직장은 발전하지 않는다. 상사는 '무책임하고 알아서 못 챙기는 부하를 혼냈으니 내 역할은 그만'이라고 착각하지만, 근본적 원인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만간 그 문제가 재발하게 된다.

3.1. 이해하기 어려운 명령에 대해 의문/질문 금지

  • 상사가 하급자의 보고를 이해하지 못 함
    • 하급자에게 다시 물어본다. → 잘 해결된다.
    • 하급자가 쓸데없는 내용을 많이 집어넣어 엉터리 보고를 만들었으니, 간결하게 다시 만들어오라고 한다. → 하급자가 불이익을 받는다.
    • 모르겠다며 그냥 미뤄둬서 기한이 밀린다. → 하급자가 불이익을 받는다.
  • 하급자가 상사의 지시사항을 이해하지 못 함
    • 하급자가 물어 볼 경우 '그런 것도 이해하지 못하고 함부로 되물어본다'면서 질책한다. → 하급자가 불이익을 받는다.
    • 하급자가 이해하지 못하고 물어보지도 못한 채 자신의 생각대로 했다가 잘 된다. → 잘 해결된다.
    • 하급자가 이해하지 못하고 물어보지도 못한 채 자신의 생각대로 했다가 나쁘면 '자기 고집대로 함부로 처리하다가 망하게 했으니 부하 책임'이라고 한다. → 하급자가 극심한 불이익을 받는다.

직장에서 후배를 깎아내릴 때 '의사소통이 안 된다,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 산다, 말귀를 못 알아들어서 답답하다'는 다음 표현 중 하나의 완곡표현일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
1. 내가 뭔가 가르쳤는데 내 말이 틀렸다고 했다. (선배가 틀린 경우를 포함한다)
2. 내가 말해줬는데 기분나쁜 표정이 드러났다.
3. 내가 말해주기 전까지 이곳의 불문율을 모르고 있다.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문제인 걸 알아채야 하는데 알아보지도 않으려 든다.
4. 내가 뭐가 문제인지 말해주지 않고 '행동을 고치고 처신에 주의하라'라고 말했는데, 무슨 행동을 고치라는 것인지 못 알아들어서 내가 원하는 행동을 고치지 않았다.
이거 규정에 있는 건가요?
저는 규정대로 했는데요.

이러면 '되받아치기를 한다, 규정에 없으면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시키지도 못하느냐, 개념없고 위아래를 몰라본다'면서 갈굼을 하는 회사가 있다.
불공평합니다. 신입이라고 이렇게 함부로 해도 되는 겁니까?

이런 질문은 해 봐도 답이 없다. '닫힌 사회라서 그러니 참든지 바꾸든지 나가든지'라고 하는 수밖에.
"제가 어떻게 해야 만족할 건데요?"

물어봤자 안 가르쳐준다. 갈등을 조장하는 상급자에게 신입의 권리 따위는 안중에도 없기에,

라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다.

3.2. 납득하기 어려운 명령에 대해 반론 금지

핑계는 주로 이런 것이다.
변명하지 마라. 나대지 마라. 꼬박꼬박 말대답하지 마라. 하루 종일 요리조리 말장난이나 하면서 핑계만 만든다. 자기 주제를 모르고 대든다. 내가 문제 없게 하라고 하지 않았나?
= 야, 이딴 일 때문에 굳이 나한테까지 피해가 가야겠냐? 어차피 누구든 한 명이 반드시 책임져야 할 거, 그냥 밑바닥인 네가 누명 쓰는 걸로 퉁쳐. 상사인 내가 중요하지, 네 안위가 뭐가 중요하냐?

상사가 부하에게 뭔가를 시켰을 때, "죄송하지만 어려울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그 자체만으로 싫어하는 상사가 많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명령, 부하보다 무능한 상사가 내리는 판단 착오의 명령, 부하가 대신 처벌받게 하고 상사가 살아남기 위해 내리는 책임 전가성 명령이더라도 상사는 "네, 알겠습니다"라는 답을 원하며, "아니 그럼 부장님은 이게 상식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논리적으로 질문을 던져도 "그거야 네 사정이고, 아무튼 하라면 해! 어디 건방지게..."라는 면박이 돌아올 뿐이다.

따라서 다음 이야기는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눈치껏 하지 못한다. 눈치가 없다. 알아서 챙기지 못한다. 아랫사람이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
= 어흠, 굳이 체면 떨어지게 입 밖으로 말하지 말아도 아랫것들이 나의 비위를 맞춰야 하지 않겠느냐? 그리고 나는 책임질 만한 이야기 밖으로 꺼낸 적 없다.

4. 서열을 유지하기 위한 업무 방해

한국 회사에 입사하면서 '일을 열심히 하고 잘 하고 좋은 성과를 내서 승진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한다면, 그 생각을 빨리 버려야 한다. 오너는 그런 걸 원할지 몰라도 중간관리직이나 중견급 실무자들은 회사 이익보다는 나에게 고개 조아리고 굽신거리면서 철저히 복종하는 것을 더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4.1. 하급자에 대한 고의적인 업무 방해

상사 대신 부하를 혼나게 만들거나 부하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워 상사가 살아남기 위한 목적으로 엉터리 형식의 보고를 제출하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결재라인에서 기안자(사원)-차장-부장이 있다고 하자.
  • 비문을 쓰기를 강요한다: 술어에 호응하는 주어를 파악하기 어렵게 문장을 고쳐 책임소재를 흐리기 위한 것이며, 보고서가 지저분해져 기안자가 혼나게 된다.
  • 겹말을 강요한다. 틀린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강요한다. 보고서가 지저분해져 기안자가 혼나게 된다.
  • 쓸데없이 로마자로 표기된 모든 단어의 첫 글자를 대문자로 쓰라고 한다.

보고서를 이렇게 만들면 위에 올라가서 왕창 깨지게 마련이다. 그러면 어떻게 되냐고? 당신의 보고서를 망쳐놓은 당신의 상사는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을 당신에게 덮어씌우게 마련이다.

이걸 시키는 목적을 이해해야 한다. 부장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뭐든지 잡아내서 한두번 빠꾸를 먹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보고서의 내용은 읽어보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차장이 형식적으로 훌륭한 보고서를 올리면 내용을 가지고 빠꾸를 먹을 것이고 이 때 욕은 차장이 먹는다. 하지만 차장이 사원에게 엉터리 보고서를 만들게 강요하면, 욕은 사원이 먹고 차장은 욕을 먹지 않는다. 그리고 빠꾸된 뒤 똑같은 내용에 형식만 정상적으로 수정하면 무사 통과된다. 이런 경우 목적 자체가 불순한 만큼 부하 사원 입장에서 대책은 없다. 그냥 이런 상사가 인사이동하거나 정년이든 뭐든 퇴직하기를 빌자.

4.2. 직무교육 차단

신문 인터뷰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 C씨(26)은 2월 대기업의 인사 부서에 배치되어 회사의 직급·직무 변화를 분석하는 일을 맡았다. 과거의 직급 기준 때문에 애로가 생기자 부서 내 8년 선배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런데 "그런 것까지 일일이 알려줘야 되냐"라는 핀잔이 돌아왔다.

안 알려주는 이유는 보통 이런 이유다.
  • 아랫사람이 배워서 자신보다 잘 하면, 윗사람은 멍청하다고 비교되고 인사고과에서 손해볼까봐 위기의식을 느낀다.[10]
  • 상사가 제대로 가르쳐 줘서 하급자가 그대로 잘 따라하면, 갑질하며 밟을 건덕지가 없다. 상사가 제대로 안 가르쳐주고 하급자가 자기가 알아서 하다가 망하면 "왜 네 맘대로 하냐, 누가 너보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이렇게 나대랬냐" 하면서 밟을 수 있다. 반대로 하급자가 제대로 알려고 상사에게 물어보면 "교육 못 받았냐, 그런 거 하나하나 일일이 다 꼬치꼬치 가르쳐줘야 하냐"면서 밟을 수 있다.
  • 새로 부임한 사람을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한다. "여기 사람들 다 아는 걸 왜 너만 모르냐"라는 식이다. 조직 생활이 무의식 중에 체화되는 단계에 도달해 스스로의 업무는 당연하게 처리하지만, 정작 업무처리 방법을 말로 설명해보라 하면 "하면 된다" 이상의 구체적인 설명이 나오지 않는다.

기업은 하나의 닫힌 사회이다. 많으면 30년까지 한 직장에서 재직한다. 그러다 보면, 원래 사회상식이 그런 것인지, 아니면 이 회사 안에서만 이런 규칙이 있는 것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업계 용어 문제를 보자. 조직 안에서는 모든 사람이 이런 용어를 자연스럽게 아는데 조직 밖에서 막 들어온 신입사원은 전문용어를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이로 인해 생긴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신입사원이 멍청해서 못 알아듣는다. 아무리 어리고 어리석어도 정도가 있지 요즘 애들은 왜 이렇게 아둔하고 개념이 없어...갑의 횡포로 전가되기 쉽다. 실제로는 이것은 멍청해서 못 알아듣는 것이 아니다. 같은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경력직 입사자라고 해도 조직문화와 업무 처리과정에 적응하는 데는 1년 이상이 걸린다. 신입사원이라면 2년~3년이 걸리며, 대놓고 배움에서 배척당하는 비정규직이라면 아예 익숙해지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11]

이때 부조리를 좋아하는 이들은 "윗사람이 좀 그렇다고 하면 아랫사람이 고쳐야 하는 것이다, 기존에 어떤 질서가 있다면 신입이 동의하지 않았다 해도 지켜야 하는 것이다,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한다.[12]

이런 트집은 서열을 유지하기 위한 업무 방해의 일종이다. 따라서 이런 트집을 잡는 상대는 절대로 자신이 트집잡히지 않을 만큼 가르쳐주지 않으므로, 자신이 알아서 배우는 수밖에 없다. 만일 그런 것을 모르는 책임을 전가당하는 것이 화난다면, 부장~임원으로 낙하산 인사로 오는 수밖에 없다. 갑과 을의 문제는 쉽게 근절되지 않기 때문이다.[13]

4.2.1. 사무 용어

품의서, 탕비실, 파티션, OJT 같은 말은 기업 입사 전에는 잘 쓰지 않는 말이다.[14] 직급직책에 대해서도 누가 명확히 정리해서 설명해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자기가 알아서 배우고 와야 한다. 그나마 이런 말은 전문적인 말도 아니고 눈치로 대충 때려잡거나 사규를 비롯한 사내 자료를 대충 훑어보면 감을 잡을 수 있다. 더 자세히 들어가면 회사마다 다른 전문용어와 약어들이 수두룩 빽빽하다.

5. 독자적인 기준 준수 강요

5.1. 명목상의 행복도 향상 조치

정시 퇴근 보장, 자율출근제를 통해 오후 늦게 출근, 야근 폐지, 술 강요 폐지. 많은 기업 홍보부에서는 언론 보도자료를 내놓아 선진적인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자랑한다. 그런데 정작 거기 가 보면, 자율출근제도가 있다고 해서 오전 10시에 출근하면 죽도록 꾸짖음을 당하고 인사고과 최하점을 맞거나, 야근을 폐지했다고 해서 정시 퇴근했더니 불성실하다고 해고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 때 관리자의 멘트는 "제도가 있다고 해서 그걸 쓰는 놈이 바보지" 라고 말하게 된다. 따라서 기업에서 '위계질서 중시(상명하복), 근로시간 확대, 기존의 관행에 따른 통제' 3가지 가치에 반하는 새로운 시도를 한다면, 절대 그 제도를 이용하지 말고 다른 이들이 그 제도를 자연스럽게 이용하는 관행이 형성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눈치없는 놈이라고 불리며, 기업 상층부에서 만들어 준 제도를 실제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보복을 당하게 된다.

5.2. 독자적인 예절

누구에게 존댓말을 쓰지 않으면 비난받는가에 대한 문제는 한국어의 높임법 항목으로.
누구에게 존댓말을 쓰면 비난받는가에 대한 문제는 압존법 항목으로.
서비스업에서 등장하는 특수한 존대법사물존칭을 확인할 것.

여기다가 이게 존댓말인가 반말인가 하는 문제까지 생긴다. 사전에도 없고 누가 규정으로 정한 적도 없는 출처불명의 존댓말과 반말 표현을 자신들 나름대로 정립한 뒤 아랫사람에게 강요하는 현상을 말한다.
1시간 초과하면 추가 비용이 발생되세요.
불고기 버거는 나오는데 7분 정도 걸리세요.
서비스 업종에서 흔히 쓰이는 국적 불명의 존댓말은 반드시 점원들이 한국어를 몰라서 쓴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이렇게 안 말하면 자신을 하대했다고 생각해서 클레임을 넣는 바보들이 어디에나 한두명은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다.
신입사원 A: 부장님 상태가 어떠세요?
신입사원 B: 부장님 컨디션이 어떠세요?
위 상황에서 신입사원 B는 별 문제가 안 되지만, 신입사원 A는 버릇없다고 비난을 하는 회사조차 있다.

님귀하가 올바른 존댓말이라고 우기는 사장도 있다. 원래 이 경우는 의미가 겹치므로 두 단어 중 하나만 써야 하는데, 굳이 한꺼번에 써야 한다고 고집하면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동갑이고 직급도 동일한데 입사 순서가 다르다는 이유로 하대 논란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네이트판에 올라온 생일 축하해요 라고 하는게 하대인가요?라는 글에 나온다.

정규직으로 입사한 막내 직원이 비정규직인 동갑 직원에게 생일 축하해요라는 문구와 함꼐 기프티콘을 보냈는데, 비정규직 직원은 이를 받고 고마워하기는커녕 '선배를 하대했다'라며 선배에겐 생일 축하드립니다라고 하는 게 예의라면서 훈계를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 예법을 확인해 보면 과거에는 오히려 축하드립니다라는 표현이 과잉 높임이라 해서 문제가 되었다. 지금은 극존칭으로 허용하지만, 먼저 입사한 비정규직 직원은 극존칭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하대는 아니다.참고 1 상명대학교 국어문화원에서도 두 표현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링크

5.3. 독자적인 보고 요령

자세한 내용은 보고 문서로.

상사에게 보고할 때는 상사가 보고받기 원하는 스타일에 맞추는 게 낫다. 보고서, 기획문서, 프레젠테이션으로 인해 문제가 생길 경우 보고 문서로. 이런 문제에 부닥친다면, 스스로나 누군가를 원망하기보다는 이 회사 안에서 쓰이는 양식을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

다만, 양식에 정해져있지 않은 여러가지(불문율이라든지, 상사의 취향이라든지)가 또 있는데, 규정에도 나오지 않고 쓸데없어 보이지만 눈치로 파악해서 맞춰야 한다. 예를 들면 군대에서는 서류에 스테이플러를 찍을 때 스테이플러 심이 종이 윗변에 평행해야 한다. 대학때 레포트 찍듯이 대각선으로 찍으면 엄청 혼난다. 표를 그릴 때도 군대에서는 오른쪽 변과 아래 변을 굵게 해야하지만, 회사에 따라 네 변이 같은 굵기여야 하는 곳도 있고 좌우 양쪽 변을 투명하게 해야 하는 곳도 있다. 역시 맞추지 않으면 작살난다.

그 외에, 결재라인을 벗어나 직속상사보다 더 높은 상사에게 직접 보고하거나, 직속상사와 상의하지 않고 본사에 보고를 해서 직속상사가 손해를 보는 경우 직장생활에서 심한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해당 문서로.

6. 서열을 과시하기 위한 낭비

6.1. 전시행정

프랑스인의 사례에 따르면, 전시행정에도 불만을 보이지 않고 상사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는가를 시험하기 위해 일부러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등 미치광이 같은 엉터리 명령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 가령 프랑스 법인에 대기업 부회장이 방문하는데 현지 가전제품 매장에서 자기 제품이 잘 팔리고 있는 것처럼 속이기 위해 팔리지 않는 자사 제품을 거짓으로 진열해놓으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하자.
  • 케이스 1: 비합리적인 명령을 일체의 이의 없이 주어진 그대로 수행한다. 그 과정에서 5명 정도의 직원이 현지 매장 담당자를 설득하고 자사 제품을 진열했다가 치우는 데 5일 정도를 소모했다고 하자. 부회장은 30분 정도 둘러보고 만족했다고 하자. 이러면 천만원의 비용 손실 (인건비와 수송비용 포함), 협력업체들의 불만을 얻게 된다.
  • 케이스 2: 비합리적인 명령이라 판단하고, 자사 제품을 거짓으로 진열해놓는 대신 해당 명령에 허비되는 비용을 마케팅 비용에 투자한다고 하자.
회사에 이익을 주는 쪽은 케이스 2다. 그런데 케이스 2처럼 하면 한국 대기업에서는 잘린다. 상급자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일은 한국 기업에서는 돈 몇억원보다 훨씬 중요할 수도 있다.

이런 기업에서는 회사의 고위 임원이 점포를 방문한다고 하면 전 직원이 매장 청소에 동원된다. 군대에서 부대장이 온다고 하면 난리 나는 것처럼 말이다. 그것 때문에 페인트칠을 다시 할 때도 있다. 예를 들면 화물 엘리베이터를 3일 동안 수세미로 닦았다. 이런 일이 한 달에 한두 번씩 있다. 휴일인 사람도 사복을 입고 나와 청소를 한다. 강제로 출근하는 거다.

6.2. 할 일이 없는데도 장시간 남아있게 강요

할 일이 없는데도 상급자에게 열심히 하는 척 보이려고 강제로 오래 남아있게 한다. 이렇게 연장된 시간에 맞춰서 일을 질질 끌면서 하거나, 업무시간에 놀고 야근을 하거나, 이렇게 해도 시간 때우기가 어려운 경우 불필요한 일을 만들어내거나 심하면 일부러 일을 약간 잘못하고서 수정한다는 핑계로 야근을 하기도 한다. 이런 야근이나 주말 출근이 강요되는 이유는, 시스템이 커지면 커질수록 관료제 하에서 누가 일 잘하는지 티가 나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명확한 인사고과 기준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것을 만들려면 돈과 시간이 든다. 상사 입장에서도 승진은 스트레스이고, 상사의 상사를 대하는 것도 스트레스이다. 내가 뭔가 하고 있습니다. 난 정말 유능한 관리자야.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왜 이런 일을 굳이 보여주기 위해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지니면 갈굼을 당하기 쉽다. 이런 기업에서 정시 퇴근은 상상할 수도 없다.
사원 김갑씨가 있다.


상황 1: 오전 8시 50분에 나와서 오후 6시 10분에 퇴근. 조기출근/야근/주말 출근을 강권하는 상사가 있었지만 '업무를 모두 마쳤기 때문에 집에 가겠다'고 응답. 업무시간 중에는 휴대폰 만지기/컴퓨터 게임/인터넷/직장동료와의 수다 등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5분도 아까워하며 업무에만 집중한다. 처세술이니 아부이니 표정관리니 뭐니 하는 것은 신경쓰지 않고 집에 가서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외국어, 컴퓨터, 전공지식을 배우며 외국 사례를 수집하는 등 어떻게 하면 회사에 돈을 벌어줄까를 항상 고민한다. 그 결과 업무성과가 좋아서 회사 곳곳에서 포상금을 받는다. 술 강요 싫어해서 소주를 먹지 않고, 회식은 1차만 참석하고 집에 갔다. 욕설과 고함에는 기분이 나빠져서 표정관리를 하지 못했다. 좀 엉뚱하다 싶은 지시는 다시 되물어서 확인하고, 회사에 폐를 끼칠 것 같은 지시는 실행 이전에 거부한다. → '태도가 글러먹었고 예절이 없기 때문에 지금 당장 업무성과가 좋다 해도 장기적으로 도태된다'면서 낮은 평가를 받는다.


상황 2: 김갑씨는 다른 부서로 문책성 인사 이동을 당한 뒤 오전 7시 30분에 나와서 오후 11시에 퇴근. 조기출근/야근/주말 출근은 상사의 기준보다 더더욱 많이 했다. 회식에는 새벽 1시까지 참석. 배가 아파 죽겠어도, 토가 나와도 술은 주는 대로 떡이 될 때까지 받아 마신다. 김갑씨는 수면 부족과 술에 의한 건강 악화 때문에 회사에서 몰래몰래 졸고, 상사가 보지 않을 때는 컴퓨터 게임을 몰래 설치해서 하는 등 업무성과가 예전보다 매우 떨어졌다. 회사 몰래 연기연극학원을 다녀서 표정관리에도 익숙해졌고, 처세술 책을 많이 읽어서 아부에도 익숙해졌다. 좀 엉뚱하다 싶은 지시는 아무리 말이 안 되더라도 상명하복에 의해 시행하고, 회사에 폐를 끼칠 것 같은 지시는 반론 없이 실행한 다음 잘못된 결과가 나왔을 때는 자기 자신이 모든 책임을 상사 대신 뒤집어쓴다. → '잘 버티며 성실하고 태도가 좋다, 지금 당장은 업무성과가 낮지만 금세 크게 좋아질 잠재력을 갖고 있다'면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둘이 똑같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평가에 큰 차이가 나게 된다. 회사 일을 망쳐놓으면 망쳐놓을수록 좋은 평가를 받게 되면 어안이 벙벙해질수밖에 없다.

'선배가 아직 퇴근하지 않았는데 후배가 버릇없이 간다'는 이유이거나 '빨리 퇴근을 하면 상사의 상사에게 불이익을 받는다'라는 이유로 상사가 쓸데없이 눈치를 주어서 일이 없는데도 강제 야근을 하면서 멍하니 시간을 축내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회사에 뭔가 신문기사가 뜨거나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자신들과 아무 관련없는 일이라도 일단 비상사태라며 주말에 부르거나 야근시킨다. 상사의 더 높은 상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시키는 거다. 와서 일을 하면 그나마 괜찮은데, 그냥 앉아서 대기하다가 집에 간다. 그냥 가만히 앉아 있을 수도 없고 해야 할 업무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좌불안석의 시간을 보내고 성과가 남지 않는다.

한국 사기업에 다니고 있다면, 야근을 하지 않으면서 우수한 사원으로 인정받고 좋은 인사고과를 받을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 취준생 중에는 '일부 인사관리가 허접한 기업에서나 야근이 일상화된 것이고, 잘 찾아보면 야근을 하지 않더라도 나의 우수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지만, 구글코리아 같은 다국적 기업의 한국 지사이거나 일부 공공기관이나 국책연구소, 그도 아니면 일부 스타트업을 제외하면 그런 곳은 없다. 그마저도 스타트업은 안정성 면에서 어떻게 될 지 모른다. 1~2시간 업무를 연장하는 건 관행적으로 당연한 거고, 4~6시간까지도 더 일한다. 바쁠 때에는 밤새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러면서도 연장근무 수당은 못 받는다. 한국의 생산성이 낮은 가장 큰 이유다.

6.3. 휴가를 못 쓰게 강요

휴가를 많이 쓰면 '놀고 있는 걸 보니 한가한가 보다'라는 비난을 받을까봐 강제로 사규에 정해진 휴가를 못 가게 한다.

사실 2010년대 들어서는 공무원, 공공기관, 공기업에서는 사기 진작, 비효율적인 노동문화 개선, 선진국들 문화 유입 등으로 인해 법정 휴가를 모두 쓸 수 있게 되었다.[15] 하지만 이들조차도 5년차 정도까지는 기업에서 3일 이상 연속으로 휴가를 내는 게 신혼여행을 제외하면 힘들다. "신입사원 주제에 주제 넘고 겁대가리 없다", "지 혼자 외국 회사 다니는 줄 안다" 등의 비아냥을 듣게 되며, 부서 전체에 뒷담화를 돌려서 여러 사람들에게 비난을 듣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중간관리직이 괜찮다고 하는데도 밑에서 15~25년차 기성 실무진들이 갈굼을 하고 모욕을 준다. 심지어 신입이 여행, 경조사 등의 사유로 휴가를 2-3일 또는 그 이상 요청했다는 커뮤니티 글이나 뉴스에 비아냥 댓글이 많이 달릴 정도로 신입이 휴가를 쓰는 것을 좋게 보지 않는 분위기가 온라인상에도 만연해있다.

이렇게 비난하는 주된 이유는, 길게 휴가를 내게 되면 대직자에게 일이 넘어가기 때문에 남에게 피해를 준다는 점, 자신이 휴가를 내버리면 다른 사람들이 휴가를 쓸 수 없기 때문에 남에게 피해를 준다는 점을 들어 '남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막는 것'이라고 포장한다. 더 고약한 것은, 이렇게 갈굼하는 15~25년 경력 실무자들은 후배에게 피해주는 것 따위에는 전혀 구애받지 않고 자기들 맘대로 자유롭게 휴가를 쓴다. 자기 자신은 지킬 생각조차 없는 규범이지만 아랫사람에게만 지키라고 강요하는 경우가 있다. 비열한 일이지만, 회사를 그만둘 생각이 없는 한 따지면 불이익을 받는다. 예를 들어 아랫사람이 휴가가는 것은 '1주일씩이나 휴가를 연속으로 쓰는 것은 대직자를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해 놓고, 정작 자기 자신은 3주씩 휴가를 쓰면서도 대직자를 마련해 놓지 않아서 업무를 마비시키는 경우 등이 있다.

사기업에서는 더더욱 심각하다. 법정 휴가는 15일일지 몰라도, 신입 시절에는 4~5일 정도밖에 쓰지 못한다. 더 쓰려고 하면 온갖 갈굼을 해서 법정 휴가도 지키지 못하게 한다. 심지어 범세계적 전염병이 선포되는 비상 국면에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해 휴가를 쓰려고 할 때도 마찬가지. 오히려 이럴 때는 내로남불이 더 심해지는데 몸에 이상이 생겨 휴가를 쓰려고 하면 꾀병으로 간주하고 못쓰게 하거나 쓰는 대신 고과상 불이익을 주는 반면, 전염병 확진자로 분류되었을 때는 "아프다고 미리 말을 안해서 휴가를 안 쓴 네 책임"으로 돌린다. 결국 이런 행태는 구로 코리아빌딩 콜센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집단 감염 사건쿠팡 부천물류센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집단 감염 사건 등의 집단 감염 사태를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일부 회사에서는 연가보상비에 관한 근로기준법 규정을 지키기 때문에 휴가를 마구마구 쓰라고 한다. 주로 일거리가 없는데 인건비 나가는 게 아까울 때 쓰는 선심이다.

유럽은 어떠냐고? 월급 150만원 받는 사기업 신입사원도 마음껏 5주씩 휴가내고 놀러다닌다. 아무도 뭐라고 안 한다.

6.4. 필요 이상으로 긴 결재라인

한국 기업에는 보고-지시가 중요하다. 중요한 의사결정은 오너와 임원들이 하는 것이고, 실무자들은 결정권이 없고 그들의 의사결정을 받기 위해 보고서 작성에 심혈을 기울이는 식이다. 또, 지시사항을 이행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쏟는다. 그 과정에서 실무자가 창의적 적용이나 개선안을 피드백하는 일은 괘씸죄를 뒤집어쓰게 된다. 현장에서 문제가 있었다 해서 실무자가 순식간에 해결해버리면, "네까짓 것이 무엇인데 함부로 보고도 없이 결정을 하냐"면서 비난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기획 업무를 생각해보자. 사원 한 사람이 사무실 안에서 전기를 절약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냈다고 하자. 상무 선까지 기획안이 올라가면 충분한 테스트가 가능할 정도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회사 전체에 확대할 수 있다고 하자. 그러면 사원이 바로 상무에게 가서 서류를 제출하면 그것이 올바른 의견이라면 통과될까? 퍽이나 그러하겠다. 그랬다가는 퇴사당할 정도의 갈굼을 당한다.
  • 사원은 먼저 사수 (사원 3년차~대리)에게 보고를 한다. 아마 사수가 실패시 책임을 뒤집어쓸까봐 '어디 경력도 짧은 게 우리 회사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면서 이런 걸 제안하고 있느냐?'라고 묵살할 것이다. 만일 차장에게 바로 가져갔다가는 그것이 채택되더라도 "윗사람을 함부로 무시하는 싸가지없는 놈"이라면서 갈굼과 불이익을 당한다.
  • 운 좋게 사수가 동의했다고 하자. 그러면 과장에게 중간 검토를 받는다. 그리고 높은 확률로 묵살당한다. (1) 경력도 짧아서 아무 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엉터리 아이디어를 생각짧게 제안하는 것 같아서. (2) 폰트, 글씨 크기, 단어의 뉘앙스가 마음에 들지 않고 영혼을 사로잡는 설득력이 보고서에 담겨 있지 않아서. (3) 괜히 실패하면 과장, 대리까지 책임져야 할까봐. 이제 이 반론들을 침묵시키기 위해 3번 정도 왕복하면서 과장의 입맛에 맞는 형식의 보고서로 수정해야 한다.
  • 운 좋게 과장도 동의했다고 하자. 그러면 차장에게 중간 검토를 받는다. 그리고 높은 확률로 묵살당한다. '사원이 3번 동안 왕복하면서 수정한 보고서'는 '과장이 생각하는 올바른 형식의 보고서'인데, 차장이 바라는 보고서는 '차장이 생각하는 올바른 형식의 보고서'이기 때문이다. 3번 더 왕복하면서 차장의 입맛에 맞는 형식의 보고서로 수정해야 한다.
  • 운 좋게 차장마저 동의했다고 하자. 이제 회의 때 부장에게 가져간다. 하지만 회의날 부장의 기분이 나쁘면 이 의견은 역시 묵살당할 것이다.
  • 부장, 상무보의 동의 절차를 거친 뒤 최종적으로 상무의 동의 절차를 거치게 되고, 상무까지 동의했다면 그제서야 사원의 의견이 통과되는 것이다.

사실 관료제에서 벗어난 회사라면 임원들이 '부장들의 보고를 받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보다는 '훌륭한 사원들을 뽑아서 교육시키고, 임원이 개입할 일이 없이 알아서 일할 수 있는 직장문화 조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6.5. 회식 강요

한국 조직생활에 있어서 정직원이 회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들면 집단괴롭힘을 당한다. 반대로 집단괴롭힘 대상자라서 이직, 퇴사시키고 싶은 사람이라면 정직원이라도 회식 자리에 부르지 않는다. 이 자리는 내부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자리이기 때문에 계약직, 비정규직, 알바생, 일용직 등은 끼고 싶어해도 절대 끼워주지 않는다.
신문 인터뷰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 C씨(26)은 자신의 대학 졸업식 때문에 어머니가 상경하자 마중을 가고 싶어했다. 그런데 그 날 마침 부서 회식이 잡혔다. 상사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퇴근 후에 마중을 가려 했더니 묘한 뉘앙스를 담아 "잘 생각해보라"고 했다. 고민하던 C씨는 입사 4달만에 대기업을 퇴사했다.

통상 회식은 1주전, 또는 적어도 며칠전에는 잡는데, 다음과 같이 빼도박도 못하는 경우도 있다.
같은 부서내에 급히 프로젝트가 변경되어 새로운 프로젝트 팀에 그날 투입 되었는데, 이미 그 과제원들은 오늘 새로운 사람온다고 회식 잡아놓은 상태다. 신규인력은 오늘 회식할지 안할지 미리알 수 가있나. 사전, 다른 중요한 개인일이 이미 잡혀있었는데, 이런 말도 안되는 경우도 있다. 이럴때는 개인일 아무리 중요해도 급하게 당일 취소 다 시켜야한다. 당사자를 위해서 회식을 준비했다는데, 정작 피해보는 것은 그 당사자이다.
당사자 투입된 후, 천천히 당사자 및 전체인원 일정 봐가며 잡아야 할 것 아닌가, 당자사 빼고 자기들 끼리 잡아놓고선 오자마자 회식이라니.....

그날 다른 일정과 겹치는 사람, 술을 싫어하는 사람, 간질환 환자, 채식주의자, 생선 못 먹는 사람, 개고기를 싫어하는 사람 등에게는 죽을 맛이 된다. 임신 준비중인 여직원에게 술을 먹이거나 성희롱이나 성추행급의 일을 일으키거나 심한 경우 여사원에게 술 강요로 꽐라로 만들어 성범죄를 저지르거나 자동차를 운전해온 사원에게 음주운전을 강요해도 아무런 문제가 안 되는 막장인 곳도 있다.

그리고 회식때 똥군기잡는 회사도 아직 존재한다. 특히 공공기관이 심한 편인데 예를 들어, 한전이나 한수원에서는 처 회식때 처장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자리에 앉아서도 안되며, 모 중공업에서는 신입사원 환영 회식시 2차 이후는 신입사원이 쏘는 것이 관례다. (물론 한수원처럼 회사 돈으로 하는 공식 회식이 아닌 경우 밥을 먹건 골프를 치건 무조건 하급자가 돈내는 소름끼치는 곳도 있다.[16] )

7. 불공정한 인사고과 기준

기업체에서 승진을 좌우하는 것은 인사고과(=근무평정)라는 평가이다. 주로 관리자가 평가하는 것이며, 팀 내 다른 직원들이 평가하는 다면평가, 동료평가라는 것도 있다.

학창시절에 생각하는 직장생활에서는 승진을 빨리 하려면 '일을 잘 해낸다, 일을 열심히 한다, 전문적인 일을 할 능력을 키운다' 같은 게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본성에 대해 잘 안다고 자신하는 사람들도 직장생활 경험 전에는 "힘든 상황이라도 늘 웃으면서 성실하게 맡은 바를 해내면, 결국엔 사람들이 알아주게 되어 있다"고 훈훈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영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무직 현장에서는 그런 것이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특히 통상 관리 업무, 프로젝트 위주로 진행되는 부서에서는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업무성과보다는 부서장이 얼마나 자신을 좋게 보느냐가 인사고과를 좌지우지한다. 이 문제는 평가 기준 자체가 애매하다는 데서 나온다.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직장에서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인사고과와 승진은 불가능하다. 간단하게 비유해서, 하루종일 타자 입력을 하는 일자리와 하루 종일 전화 걸고 받기를 하는 일자리가 있다고 하자. 둘 중 어느 쪽을 먼저 승진시켜줘야 할까? 일의 성격이 다른 일자리이므로 일의 내용만 보고는 객관적인 기준 같은 건 없기 때문에 상사가 원하는 쪽이 먼저 승진한다.
얼마나 회사에 돈을 많이 벌어주냐, 얼마나 일의 성과가 좋냐
어떤 기술이 있고 어떤 일을 해낼 수 있고 어떤 것을 해내지 못하는가
어떤 교육을 받았고 어떤 학위를 가지고 있으며 무엇을 알고 있나
일을 열심히 하는가, 꾸준히 자기계발을 하고 노력하는가
이런 것은 한국 직장에서 인정받는 요건에 들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꽤 높다.

논공행상에서 발탁승진, 초고속 승진, 개인에 대한 성과급 등 잘 한 행동에 대한 보상은 거의 없고, 업무상의 실수에 대한 처벌부터 시작하여 실험하다 깨먹은 것도 변상, 복장불량도 질책, 상사가 주말에 등산하자거나 부장에게 고급 오디오 세트를 넣어주는 등 비용을 낭비하는 의전 등에 반항하면 괴롭힘, 등등 회사에 있는 모든 시간이 감시와 처벌의 대상만 되는 것이다. 이런 회사에서는 업무를 최우선시하고 직장의 발전을 최우선시하는 사람은 살아남을 수 없다.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라고 말한 것은 윗사람의 콧대를 세우기 위해 인사를 잘 하고 다니라는 것이 아니라 10만명을 먹여살릴 인재를 발견했으면 무능한 상사들이 발목이나 잡고 돌아다니지 말라는 것이다.

7.1. 아부와 감정노동 중심의 인사고과

신문 인터뷰에 따르면, 대기업에 다니는 김 모 대리(32)는 "상무가 화장실 앞에 서 있다가 용변을 보고 나오는 전무에게 깍듯이 수건을 건네는 모습을 보고 아부의 극치를 봤다"며 "줄 잘서야 출세한다는 게 눈이 보이니 이에 능숙하지 않은 사람은 사내 대인관계 형성 자체가 스트레스"라고 인터뷰했다.

눈치없는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고 오래 일해서 좋은 성과를 내면 직장생활 속에서 "쟤 사회생활 잘 한다. 참 사람됨이 훌륭하고 성실하다."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일은 점점 많아지고 퇴근시간은 점점 늦어지는데 인사고과와 평판은 점점 나빠지는 경우가 훨씬 흔하다. 쉽게 얕잡혀 보이고 일을 잘 해내더라도 성과를 인정받지 못하고 한직만 도는 경우가 있다. 사회성이 없어서 윗사람의 기분을 나쁘게 하면 평가도 엉망이고 뒷담화도 많이 돌아다니고 승진도 늦게 하게 된다. 소위 만년 대리, 만년 과장으로 불리는 타입이다. 세상에는 아무리 잘 해도 인정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오히려 눈치빠르고 싹싹한 무임승차자가 훨씬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일을 잘하더라도 직속 상사에게 "나를 무시해서 기분나쁘다"는 인상을 주면, 맞는 소리를 해도 욕을 먹고 인사고과는 최하점을 받게 된다.

이해관계에 예민한 집단 구성원은 집단의 기득권 세력과 배척받는 사람이 누구인지 최대한 빠르게 알아내려 든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기득권 세력은 자신에게 아무 것도 잘해 준 것이 없더라도 아부를 하고 비위를 맞춰주고 친해지려 든다. 이런 것을 결정하는 요인은 '친해지려는 노력', '옳고 그름 등 윤리적인 판단' 같은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서열이다.
  • 감정노동: 조직 밖에서 개인적으로 나쁜 일이 있었다 해도 건물 안에서 한숨을 쉬거나 표정이 나쁘면 갈굼을 당한다. 돌려말하는 표현으로는 "나도 모르게 쉽게 얼굴을 찌푸리거나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도 표현한다. (돌려말하는 표현만 보면 좋은 말이다. 다만, 상사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하급자에게만 적용된다.)
  • 아양: 상사가 한 마디 하면 거슬리는 말이라도 꼬투리 잡지 않고 찬양한다. 예를 들면 워크샵, 회식 같은 데서 아무도 재미없어하는 재롱잔치라도 일단은 한다.

7.2. 짬순 중심

위 문단만 보면 "아, 그럼 비위 잘 맞춰서 상사한테 인정받으면 되겠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닫힌 사회의 특성상 누가 성과를 올렸고 누가 상사에게 잘 보였느냐와 관련없이 순번을 정해 밀어주는 경우가 생긴다.

이런 회사에서는 일을 열심히 하면 '승진'하는 게 아니라, '일이 더 많아질 뿐'이다. 하루 종일 놀고 있는 말년 과장은 인사고과 A를 받고,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하고 야근에 주말 특근까지 하는 1년차 대리는 C를 받는 식이다. 이걸 눈치챈 사람들은 다같이 일을 미루고 떠넘기는 식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어차피 일을 열심히 해봤자 승진할 수 없고 성과급도 받지 못하고 인정조차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회사가 고용안정성이 낮다면 이직을 하려고 들고, 고용안정성이 높으면 그냥 버티면서 다같이 놀든지, 버티면서 인정 못 받으면서 일 열심히 하든지 세 가지 루트를 타게 된다. 정보경제학에서 말하는 주인-대리인 문제라고 할 수 있으며, 놀고 있는 말년과장 개개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인사고과 제도를 설계한 인사부서의 잘못에 가깝다.

심지어 공직사회에선 성과급조차 다시 회수해서 직급순으로 나눠주는 곳도 있다. 월급에 강제 포함해서 나눠주지만 그걸 다시 걷어서 나눠주는 것이다. 불법이긴 한데, 뭐...

7.3. 성차별 중심

역시 여자가 팀장인 부서는 안 돼.
- 미생의 마부장

고약한 경우는 업무성과와 관계없이 남자직원과 여자직원을 성차별하는 경우이다. 차별을 안 하는 곳에서는 여직원이든 남직원이든 일을 가리지 않고 시키는데다 승진도 비슷비슷하게 한다. 하지만 성차별으로 인해 지나치게 과소평가 받는다면 이직을 하는 것이 훨씬 낫다.
  1. 여직원을 차별하는 경우 중요한 일은 남자직원 위주로 맡기고 여자직원에게는 평가받기 어려운 소모성 일을 시킨다. 잡일, 잡담은 여직원도 함께 하지만 중요한 일, 중요한 정보는 소외받는다. 심지어 여직원 비율이 높은 곳에서도 이런 차별을 하는 회사가 있다.
  2. 채용부터 차별하는 곳이라면 들어가서도 차별한다. 이런 경우 남녀직원의 입사 시점 합격기준이 다른 경우가 많다.
  3. 반대로 외모지상주의에 의해 센스 넘치고 예쁘고 몸매좋은 여직원에게 인사고과를 몰아주는 경우도 있다. 물론 능력이 좋으면 문제가 될 게 없다. 문제는 업무 능력이 평균 미달이라도 몰아준다는 점. 이런 경우 해당 회사의 여직원은 그냥 해당 사무실의 간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7.4. 라인, 인맥 중심의 인사고과

한국에서도 자신에게 잘 대해주던 부서장, 임원이 파워게임에서 밀려나면, 그 밑에 있는 사람들도 험한 꼴을 보는 경우가 많다. 회사의 이익과는 정말 아무 관련 없는 사내 정치에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되는 거다.

다만, 이쪽은 서구 선진국 (캐나다, 호주, 영국, 미국 등 영미권 국가 및 북유럽 일부 국가)이 더 심하다. 고용 유연성이 강하고 캐삭빵을 좋아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사내정치에서 윗분이 밀려나면 아예 그 밑의 라인 자체가 통째로 갈려나가는 일도 왕왕 있다는 듯. 이쪽은 그 대신 직장문화가 한국에 비해 평등하고 한국에서 괘씸죄 살 만한 말 이것저것 다 하고 다니며 기분나쁘면 때려치우고 재취업하면 된다. 이런 나라는 유연성만큼 안전성(실업급여, 직업교육 등)이 탄탄하고 정규직이고 비정규직이고 직장에서 잘리는 게 별로 충격적인 일도 아닌지라 한국의 정리해고를 생각하면 조금 곤란하다. 직무 능력에 큰 문제가 없을 경우 실업급여와 회사에서 챙겨준 위로금으로 잠깐 쉬다가 그냥 다른 곳에 다시 취업하곤 한다.

7.5. 기수제의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뛰어난 아랫사람의 승진 방해

  • 나이제(2번 항목)를 시행하는 직장은 이 문단의 설명 대상에서 제외한다. 나이 많은 하급자가 들어오면 얼마든지 짬순이 바뀔 수 있다. 주로 승진 제도가 없는 비정규직에서 드러난다.

입사 순서에 따라서 권리와 제약이 정해지는 기수제라고 해도, 실력에 따라 직급이 바뀔 경우 갑을관계의 폐단은 줄어든다. 예를 들어 두각이 보이는 후배는 빨리빨리 승진하고, 실력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은 연차가 많아도 인정받지 못하는 기업이라면 위계질서와 그로 인한 갈등은 의미가 줄어든다. 계속 승진하고 싶으면 후배를 찍어누르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자신의 업무능력 향상에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업 같은 직무에서는 실적이 안 나오는 사람에게는 10년차고 20년차고 없다. 공직이라 해도 박사, 기술사의 전문성을 인정해주는 기업이라면 취득 즉시 1계급 특진을 시켜버려 대졸 입사 후 7~10년 정도면 차장까지 승진할 수 있다. 이런 데서도 무능한 사람은 과장까지밖에 승진하지 못하므로, 7~10년만에 신입사원을 자신의 상사로 봐야 하는 상황이 충분히 올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연공 서열, 나이에 의해서만 실력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윗사람으로서 자기 역할을 해내려면 경험에서 점점 배워야 한다. 예를 들어 20년간 일해 온 사람이 2년간 해 온 사람에게 성과를 따라잡힌다면 이 사람의 18년간 경력이라는 건 그냥 헛된 숫자놀음이고 아무 의미 없는 것이다. 위계질서가 꼬이는 경우는 '나이 어린 상사 vs 나이 많은 하급자' 상황이 될 경우가 많다. '회장님 자녀'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이 경우는 대부분 '유능한 상사 vs 무능한 아랫사람'인데, 나이 서열과 입사 순서를 중요시하는 집단에서는 설사 자기가 노력하고 자기가 인정받아서 먼저 승진했더라도 잘 인정해주지 않고 시기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를 막아보려고 기업 입사에서 나이 제한을 거는 경우가 있다.

다만, 짬순은 기업에 따라 다르다. 어떤 기업에서는 입사 15년이 지나든 20년이 지나든 짬순이 바뀌지 않는다. 이 말은 후배를 아무리 괴롭히더라도 보복당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군대와 별 차이가 없으며, 상사에게 밉보이면 아예 다른 도로 가든지 다른 나라로 가든지 다른 기업으로 가야 한다. 이런 조직에서는 개개인의 실적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아무리 노력해도 업무성과가 눈에 드러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대개 부장이나 하급 임원 선에서 밉보이면 다른 도로 가는 정도로 해결된다.

사업 분야가 비제조업 중에서도 기존에 정해진 것을 관리하는 일(공직, 공공기관, 발전소, 정유사, 사무직 등)인 곳이 있다. 이런 조직은 대체로 업무량도 적고, 실적 압력도 적고, 휴가와 출산휴가와 육아휴직도 마음대로 쓸 수 있다. 업무 난이도가 낮아 누구를 시켜도 일할 수 있기 때문에 학력이 차이나도 업무에서 문제를 적게 일으킨다. 사기업이라도 정년이 보장되는 곳도 있고, 연차가 많이 쌓이면 연봉도 높게 받기도 한다. 그것이 짬질의 근원이 된다.
  1. 누구를 시켜도 할 수 있는 일을 준다. = 이 때문에 1년~2년 단위로 직무가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회계, 영업, 구매, CS교육 등을 1년 반마다 바꿔가면서 한다고 생각해보자. 전문성, 일관된 경력이랄 만한 게 생기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직을 하고 싶어도 나갈만한 곳이 없다.
  2. 업무실적 때문에 나쁜 고과를 받는 일이 적다. = 이 때문에 짬순이 그대로 유지된다. 상사가 실력도 없고 성격도 나쁘더라도 웬만하면 절대 안 잘리고 자신의 윗자리에서 갑질을 멈추지도 않는다. 물론, 앞으로 잘릴 거라는 희망도 없다. 거기다가, 위에서 말했듯 상사가 이직을 해서 나가지도 않는다. 자신이 위로 올라가기 어렵다. 서열 관계가 역전되려면 같은 직급으로도 부족하고 더 높은 직급 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한 번 선배는 20년간 선배이다. 물론 승진이 한 번 뒤집힐 정도만 되어도 더이상 직급으로 깔아뭉개긴 어렵지만, 가장 승진이 느린 사람과 빠른 사람을 비교하더라도 나이 많은 과장급 위에 서려면 15년은 걸린다. 모든 상사들이 자신의 승진을 밀어줬을 때. 거기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업무능력이 좋다 해도 천대한다.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비인기 부서로 발령을 내거나 인사고과를 낮게 주는 식이다.
  3. 업무능력에 차이가 적어서 명문대 출신에게 열등감 느낄 일이 적다. = 다른 사람을 조직 부적응자로 깎아내릴수록 자신의 승진이 빨라진다. 약한 사람을 깎아내리는 뒷담화에 집중한다. 상대에게 해가 되는 뒷담화를 퍼뜨리는 것은 물론이고, 말도 안 되는 루머나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서 퍼뜨리기도 한다.
  4. 남보다 잘난 사람이 아랫사람으로 들어오더라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 = 혹시라도 짬순을 뒤집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별로 잘못한 것이 없어도 밟는다. 트집잡는 방법은 업무실적보다는 예의, 태도, 버릇 같은 쪽이다. 남보다 못난 사람 역시 갖가지 트집을 잡아서 신나게 무시당한다. 이런 조직에서 가장 우대받는 사람은 짬순이 높은데다 루머를 퍼뜨리는 힘이 강한 유형이다.
  5. 이런 기업에 고졸이나 전문대졸로 들어오면 성과를 통해 자신의 업무능력을 증명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무슨 문제만 생기면 상사들이 거기다 끌어다붙여서 갈구기도 한다. 역으로 이렇게 천대받으면 피해의식이 강해져서 자기 밑에 학력 좋은 사원이 들어오면 아무 것도 잘못한 것이 없어도 갈군다.

7.6. 예외

모든 회사가 그런 건 아니다. 기계, 컴퓨터, 회계처럼 O/X냐가 명확히 갈리고 소수만이 해낼 수 있는 종류의 일에서는 이런 위계질서보다는 '일을 해낼 수 있냐 없냐'가 더 중요하다. 못 하면 누가 보더라도 바로 티가 나기 때문에 도저히 묻어갈 수 없다. 또 전문직 자격증, 석사-박사 학위를 가진 사람을 상위 직급으로 입사시키거나, 외부 경력직 채용을 통해 상위 직급으로 채용된 사람이 주류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전문성을 기대하고 채용하는 것이니만큼 신입사원보다는 높은 대우를 받게 된다. 이런 특징을 가진 회사에서는 무능한 사람이 입사하면 시킬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에 연차가 높아도 승진도 안 되고 발언권도 없다. 이 때문에 전문기술을 요하거나 석박사 위주로 구성된 연구소는 사무행정직 회사보다는 훨씬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보인다.

8. 하급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사내 정치

뛰어난 사람을 괴롭혀서 쫓아내고, 자기보다 무능한 사람들을 남겨놓아서 자신이 돋보이게 하면 출세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A씨는 이런 태도로는 사회생활 잘 하기는 어렵겠어."
"A는 신입사원치고는 굉장히 주제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 같아."
"집에서 애나 볼 것이지 나이먹고도 그 따위로 일을 하고 있는지." (결혼한 여직원에게)
"공부만 하고 외우는 것만 할 줄 안다. 조직생활과 세상 순리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른다. 저런 사람은 인간미라고는 하나도 없어서 팀웍을 해치고 같이 일하면 피곤하다. 명문대 나왔다고 유세나 부릴 줄 알지 제대로 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 명문대 나왔지만 저런 사람은 아무 필요가 없고 나보다 못하다." (학벌이 좋은 사람에게)
"줄을 서고 아부를 하는 것에만 신경써서 남에게 피해를 준다. 교양없고 무식한 사람이 목소리만 크면 다인줄 알아서 아주 경멸스럽다. 무식하고 배운 것이 없어서 아무 일도 시킬 수 없다. 무능, 태만의 대명사 같은 인간이다." (학벌이 나쁜 사람에게)
"예의없고 버릇이 없다. 막돼먹었다." (신입사원에게)

회사에서는 이런 식의 하급자를 대상으로 한 눈치주기, 갈굼. 내리갈굼, 뒷담화, 은따, 집단괴롭힘 등의 배척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것을 심하게 받는다면, "내가 잘못해서 그런가, 나만 공격하나" 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 본질은 상처를 주고 싶어서 끌어다 붙이는 것이니 넘어가면 된다.
  1. 주로 개인 감정이 거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업무에 있어서까지 부당한 평가절하나 책임전가를 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해낸 양이 100이라면, 밉보이는 사람은 업무능력을 평가절하해서 70이나 30 정도로 평가해버리는 식이다. 한 번 적으로 돌리면 이런 사람들은 적으로 간주한다.
  2. 경력, 학력, 파벌 등을 질투해서 생기는 경우도 있다. 10~30년차 사원이 신입사원을 질투해서, 들어올 때마다 갈굼부터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이 사람이 잘 해서 못 해서가 아니라 그냥 특정 집단에 속해 있기만 하면 전부 공격한다고 보면 된다.
  3. 간혹 업무성과가 나쁘거나 사규를 어기는 등 불량한 경우도 있다. 사실 업무성과가 나쁘다면 인사고과를 박살내면 되고, 사규를 어긴다면 징계를 먹이면 되기 때문에 이런 이유는 드물다. 사실 이 정도 문제를 일으키고 부서장이 그 사실을 안다면 짐을 싸고 집에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8.1. 집단 괴롭힘

처음에는 파벌을 형성하여 무리를 만드는 데서 시작해서, 나중에는 뒷담화, 집단괴롭힘을 주동하여 팀워크와 효율성을 극도로 저해한다. 이런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도 40명 이하 규모 조직의 팀워크를 풍비박산내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파벌에 동참하지 않는 구성원은 뒷담화와 따돌림의 대상이 되고, 파벌에 동참하는 구성원은 친목질 리더에게 충성하느라 조직 전체의 효율성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높으신 분들이나 파벌에서 공격당하는 구성원들 입장에서는 핵탄두 보듯이 할 수밖에 없다. 입김 센 사람이 A는 OOOOOO해서 정말 밥맛이야라고 하면 다른 구성원들이 일일이 A에게 그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지 않고 동조해서 싫어하게 마련이다. 파벌의 우두머리와 척을 지는 것은 직장생활을 지옥으로 만드는 지름길. 그러나 이들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공격당하는 구성원들도 바보는 아닌지라 나중에 "간사하고 나쁜 놈"으로 낙인찍혀 오히려 몇배로 역관광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같이 동조했던 사람들은 슬그머니 발을 빼고 주동자들이 책임을 다 지게 된다.[17]

파벌의 적대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크게 의미두지 말고 최대한 신경을 끄는 게 좋다. 정신승리법일수도 있지만, 회사 안에서 인간관계란 공적인 관계와 별개로 사석에서 친하거나 사내 연애 커플 같은 특별히 가깝고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친하게 지내는 거 같아보여도 이직 후에는 연락 한 번 하지도 않고 연락 한 번 오지도 않는 그런 관계가 되어버린다.

이런 사람들은 조직의 목표 달성이라는 중요한 목표를 무시하기 때문에 조직에 큰 해를 끼친다. 호감이 있는 경우 업무를 엉터리로 해도 봐주는 경우가 생긴다. 반대로 업무를 하면서 "내 의견이 맞고 네 의견이 틀렸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것을 "쟤가 감히 나를 공격한다"고 받아들이고 악감정을 가지거나, 반대로 사적으로 악감정이 있다고 해서 전달사항을 제때 전달해주지 않거나 비꼬고 무시하면서 일을 함께 하는 등 일의 효율을 저해하는 행동을 한다.

8.2. 성차별

요즘은 여직원에게만 설거지를 시킨다거나 커피 셔틀을 시키는 티 나는 성차별은 드문 편이다. 하지만 일부의 경우 신입 여직원을 갈구는 지능적인 성차별은 존재한다.

여성 상사가 존재할 경우 당연히 노골적인 여성비하나 섹드립 같은 것을 하다가는 본인이 숙청당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선을 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도 여적여처럼 성별과 권력 관계는 별개로 동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순히 여성이 갑이라고 해도 사회를 완전히 이해하기 전에는 다른 이야기가 벌어질 수 있으니 조심하도록 하자.

실제로 전근대 사회에도 여왕이나 공주, 귀족 등 여성 지도자들은 많았지만, 그런 여성 지도자들 아래에서도 하층민 여성들을 성희롱하거나 강간하는 악습은 오랜 세월 동안 뿌리 뽑히기 어려웠고, 갑을 관계의 차이로 상위 계급의 여성이 하위 계급의 여성에게 단순 성별이 같다고 공감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된다. [18]
  • 군부심 시전하기: 작은 회사의 경우 설거지, 행주질을 직원들이 직접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경우 동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군대를 안 가서 그래라고 흠 잡는 경우가 있다.
    • 행주질: 여자들의 경우 꼼꼼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하도록 교육을 받기 때문에 행주질을 할때 팔을 크게 휘두르지 않으며 팔을 움직이는 각도 폭의 변화가 적은데, 회사 내에 성격이 마초적이고 욱하는 기질의 남직원이 있을 경우 동작이 시원치 않다며 군대 드립을 시전한다.
    • 설거지: 설거지를 할 때 세제를 적게 쓴다고 이런 식으로 갈굼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남자들의 경우, 뭐든 크고 거칠게 하는 걸 남자답다고 여기는 고정관념이 있어서 이를 못마땅하게 보고 쪼는 것이다.
      • 그런데 평소 이런 발언을 하는 사람은 여직원이 남들이 말하기 전에 냉장고 청소를 한 것은 당연한 듯이 여기며 고맙다는 말 한 마디 안 한다.
      • 다만 그렇다고 해서 회사 내 모든 남직원들이 저런 것은 아니다. 이러한 발언을 할 경우 여기가 군대냐? 왜 갈구고 그래?라며 제지하는 남직원도 분명 있다. 문제는 남직원 대부분이 여직원을 배려하는 분위기라 할지라도, 단 둘이 있는 경우에는 본성을 드러내며 맘대로 갈군다는 것이다.
      • 이런 경우, 어르신들이 나 때는 더했다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고, 똥군기 시전자가 경상도 남자인 경우는 이게 갈구는 것인지, 그 지역 특유의 츤데레적인 표현인지 분간이 안 되어서[19] 순진한 사회 초년생들이 그래도 본심은 악한 사람이 아닐 것이라고 참고 넘어가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요즘은 경상도 남자라고 다 저렇지 않다는 것이다. 출신 지역이 어떻든, 살아온 배경이 어떻든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임을 잊지 말자.
  • 외모 디스: 다른 남직원들은 외모 비하를 하지 않으려고 조심을 하는데, 일부러 부추기는 경우가 있다.
    • 예를 들어 어떤 남직원이 인파가 몰리는 출근 시간대에 뚱뚱한 여자에게 눌려서 불편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남녀 직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매우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고 치자. 이 남직원이 말한 여성은 몸무게가 세 자릿수로 추정되는 여성인데, 또 다른 남직원이 그 자리에 있는 어느 여직원을 지적하며 너도 곧 그렇게 돼라는 식으로 공격하는 것이다. 애초에 얘기를 꺼낸 남직원은 물론 공격당한 여직원까지 무안하게 만드는 화법이다.
    • 여직원이 다른 여직원의 외모를 칭찬하는 경우에 끼어 들어서 분위기를 깨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후배 여직원이 선배 여직원에게 덕담으로 언니, 여배우 *** 닮았어요라고 했는데, 걔 얼굴이 얼마짜리 얼굴인데(저 얼굴을 연예인 얼굴에 비유해)라는 식으로 까는 경우이다. 여적여라는 통념과는 달리 이렇게 남직원이 여자들 사이에 끼어들어서 산통 깨는 경우도 없진 않다.
    • 여직원에게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일삼는다.

다만, 이 사례는 대부분의 회사에서 일반적인 경우라거나 가해자의 성별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평소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 성격 꼬였다는 평판을 듣는 사람임을 유념해야 한다. 문제는 저런 성격의 소유자가 남성일 경우 만만해 보이는 여성을 스트레스 해소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8.3. 자진퇴사 유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계약을 거부하거나, 중간관리직이 기분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자진퇴사하도록 유도할 때, 명예퇴직을 강요할 때 등 나타난다.

서열이 낮은 사람이 서열이 높은 사람에게 미움을 사면 학창시절의 집단괴롭힘과 같은 것을 겪는 것이다. 따라서, 도덕적으로 정의로우려고 노력하거나, 타인에게 이타적이고 친절하려고 노력하거나, 타인에게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방식으로는 똥군기가 심한 직장에서 배척을 이겨낼 수 없다. 서열이 높은 사람이 배척을 그만두라고 말해야 배척이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배척받는 사람에게는 자신에게 아무 것도 잘못한 것이 없더라도 배척하고 은따를 시키고 멀어지려 한다.

8.4. 출신지에 따른 편가르기

회사가 서울부산 등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장거리 출퇴근족이나 자취족이 많아지면서 회사와 집이 가까운 직원이 질시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회사가 집과 가까운 직원은 자신보다 직급이 높은 자취족보다 많은 돈을 저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성격이 꼬인 사람이 너는 돈 많아서 좋겠다며 돌려까기를 시전하는 경우가 있다. 다만 이 경우는 빈부 차이에 의한 갈등과도 비슷한 점이 많다.

사내 정치에서 지역별로 향우회를 만들고 지역 차별을 하기도 한다. 또한 사장이 의도적으로 특정 지역 사람들만 집중 채용했을 경우 타 지역 사람이 소외감을 느끼는 상황도 빚어질 수 있다.

우리은행이 상업, 한일, 평화은행간 출신차별을 20년 가까이 하는 것도 여기 들어간다. 지역 문제는 아니지만 엄연한 출신지 차별이며 한일은행이 조금 밀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화은행은 서자 of 서자. 국민은행도 주택은행 출신은 평균적으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동남은행, 대동은행, 장기신용은행 출신이면 본인 노력이 탁월하지 않는 한 한직 신세.

하지만 신한은행은 조흥은행 출신에 대한 차별 없이 영업실적으로만 경쟁하였고, KEB하나은행도 행장부터 서자 취급받았던 서울은행 출신이고 충청사업본부(충청은행) 등 여러 성분을 거친 사람인지라 출신 은행 간 차별에서는 자유롭다. 충청은행 직원이 그나마 퇴출은행 출신 중 차별이 덜한 편이며 이는 국내 모든 업계 중에서 거의 유일한 사례나 다름없다. 원래 타사 인수분 인력은 차별받기 마련이다.

8.5. 배신뒷담화

회사 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적당한 거리감 유지이다.

회사 안에서 뭔가 뒷담화를 당할 만한 말이나 행동 하면 회사 사람들은 웬만해선 비밀을 지켜주지 않는다. A가 잘 나가면 잘 나갈수록 다른 사람이 인정받을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동기나 선배 중 마음 맞는 사람 (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승진이나 전근 등 개개인의 이익이 걸린 민감한 문제에 부딪히면 언제든지 뒷담화를 퍼뜨리는 등 배신할 수 있다. 따라서 웃고 떠들더라도 정말로 믿을 수 있는 사람 외에는 속깊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 편이 낫다. 당신이 자리에 없을 때나 뒤돌아서면이 아닌 면전에서 개쪽을 줄 수 있으니 처신이 중요하다.
예: "힘든 일 있거나 할 얘기가 있으면 비밀을 지켜줄테니 이야기해보라, 도움을 줄 수 있으면 도움을 주겠다" → 일을 못 할 때마다 '너는 00해서 일을 이따위로 하는 것이지." 하고 갈굼의 핑계로 삼거나, 일을 잘 할 때마다 '쟤는 일에는 매달릴 지 몰라도 결국 00하기 때문에 쓸모없는 인간이다.' 같이 뒷담화를 하는 도구로 삼는다.

특히 밉보일만한 직원이 뒷담화를 당할 만한 말을 하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퍼뜨리고 다닌다. 이 때문에 직장에서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그 분노원한으로까지 발전하면, 밉보인 직원이 퇴사하거나 이직하면 다른 회사까지 쫓아가서 뒷담화를 하거나 평판 체크에 최하점을 주기도 하는데 참 거슬리지 않을 수 없다.

만약 회사 내에 적이 있는데 그 적이 자기보다 평판이 훨씬 좋다면 상급자에게 아무리 사회생활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아왔어도 한 순간에 '그렇게 안 봤는데...'라는 이야기가 나올 확률이 높다. 특히 서로의 비등비등한 단점을 잘 아는 경우 서로가 뒷담화를 하면 평판이 낮은 쪽이 더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해서 회사에서 일체 (회사 내에서의) 사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고 뒷담화에도 끼지 않으면 위험한 인물로 찍혀서 은따를 당하는 수가 있다.[20]

정말 위험한 경우는 뒷담화에 참여해서 뒷담화의 대상을 옹호하는 경우다. 뒷담화를 하는 경우는 그사람이 올바른 일을 했든 그른 일을 했든 아니꼬와서 까는 것이다. 그러므로 섣부른 옹호는 되려 적을 만들 수 있는 행위라는 것을 명심하자. 게다가 뒷담화하는 내내 웃으며 뒷담화를 하는 사람을 역으로 조롱하는 인상을 남긴다면 언젠가 그 사람과 틀어질 확률이 상당히 높아진다. 뒷담화의 대상에 대한 오해가 있어서 그런 경우라면 깔 때는 진지하게 듣고있다가 나중에 까던 사람과 둘이 따로 만나서 그사람에 대한 오해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조심스레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결국 대한민국의 회사에서는 어떻게 되든 뒷담화나 은따는 어쩔 수 없이 일어나게 되어있다.

끗발 있는 라인을 타려고 잔머리를 굴리 경우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A 부서의 박통수 대리가 있는데, B 부서가 회사 내 실세 조직이라면, 박통수 대리는 자시 소속 팀장의 말은 귓등으로 흘려 듣고, B 부서 사람들에게 자진해서 선물을 하면서 친하게 지낸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정작 자기 부서 팀장보다는 B 부서 팀장과 더 친밀한 관계가 형성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친한 지인에게는 B 부서가 갈궈 대서 힘들다고 뒷담화를 한다. 즉, 어디까지나 출세를 위해서 앞에서만 친밀하게 구는 것이다.

의도대로 되면 실세 조직인 B부서의 힘을 타고 승진이 된다. 반대로, 의도대로 되지 않으면 끗발 있는 부서의 라인을 타지 못하고 그냥 팽 당하는 경우도 있다. 사내 정치 문서로.

8.6. 힘이 약한 집단에 대한 배척

어떤 회사가 '국내 대졸 평사원 정규직 공채 출신'을 위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자. 그러면 권력을 잡지 못한 집단 출신이면 차별을 받는 곳이 많다.

8.6.1. 유학파 배척

유학파끼리는 회사 오래 다니고 싶으면 사람들하고 섞이지 말라는 조언을 듣는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영미권 유학생의 경우 한국의 조직 분위기에 질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상대적으로 더 많다고 볼수 있겠다.

대부분의 직장인들 특히 글로벌 기업에서는 이런 일이 거의 없지만[21] 때때로 어디서 공부했는지 묻는 질문에 무슨 나라의 무슨 대학을 나왔다는 정도로만 대답해도 자랑한다, 잘난 척 한다 등의 비난을 듣는 경우가 있다. 물론 너무 장황하게 역사가 어떻고 학비가 비싸고 이런식 으로 말해서 그런 소리를 듣는 경우도 있겠으나 유학파에 대해서 수능을 보지 않고 돈을 발라서 유학 갔다는 식의 편견을 가진 국내 출신들 중 간혹 이런 경우가 있긴 하다.

또 하나 예시를 들자면 영어 발음이 영국, 미국 본토 발음으로 섞여 나오거나 대화 중에 영어 단어가 섞여 나오면 잘난 척 한다고 면박을 주기도 한다. 물론 한국말로 해도 알아듣기 힘든 전문 용어 긴 영어 단어 같은 걸 굳이 영어 단어로 말하는 그런 사람들이 종종 있긴 하고 이런 지적은 틀린 게 아니지만 영어를 써야 하는 상황에서 본토 영어 발음을 하는 것만 가지고 면박을 준다면 그건 좀 상식 밖의 행동이라고 볼 수 있겠다.

8.6.2. 비숙련 비정규직 배척

같은 분야 동종 업계의 다른 곳에 근무했던 사람, 혹은 정년퇴직이나 명예퇴직했던 사람을 재고용해서 쓰는 경우도 해당된다.

(촉탁계약전문직, 임원에 대해서는 해당 항목으로. 비숙련 비정규직에 대한 임금 차별에 대해서는 비정규직 항목으로.)

위에 적힌 것은 정규직 낮은 직급 사원의 고충을 다룬 것이 대부분이다. 비정규직, 파견직, 아르바이트생, 대한민국의 병역의무 (병사 및 동급) 등이 겪는 신분상의 고충은 단순히 월급이 적고 직업안정성이 낮은 정도를 훨씬 넘어선다. 회사에서 인간관계라는 것은 '상대가 나에게 도움주기를 거부할 수 있냐 / 상대가 수틀릴 때 나를 얼마나 해코지할 수 있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대부분이므로, 정규직들에게 도움 주기를 거부할 수도 없고 수틀릴 때 해코지할 수도 없는 비정규직들에게는 인간적인 호의 이상으로는 잘해주려고 들지 않는다. 텃세를 부리고 조금만 수틀리면 은따를 시키려는 사람들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기는 어렵다. 삼성경제연구소, '경력입사자의 전략적 관리방안' 보고서로.

그러다 보면, 비정규직들이 아래와 같은 부당한 일을 당해도 정규직들은 도와주지 않는다. 어차피 정규직들은 비정규직들을 알바 내지는 잠깐 있다가 갈 사람 정도로 여긴다.[22]
  1. 같은 휴게실에서 쉬는 것은 신분을 어지럽힌다고 화장실에서 쉬게 하는 경우가 신문에 보도되었다.
  2. 다과, 커피, 도시락, 술자리, 회식 같은 것은 사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정규직끼리만 하기를 원하고 비정규직은 부르지 않는다. 끼게 되면 눈치없다며 몇분만에 내쫓아 버린다.
  3. 사적으로 말을 붙이는 것, 담배를 같이 피러 가거나 수다를 같이 떠는 것도 싫어하는 경우가 있다. 바빠서 못 하는 것이면 문제가 아니지만, 정규직끼리는 수다를 떤다. 하지만 비정규직이 근처에 오면 수다를 끊어버린다.
  4. 정규직끼리는 갈등이 생겨도 회식을 통해 서로 화해하고 풀도록 권유하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갈등이 생기면 비정규직만 이유없이 잘리는 경우가 많고, 잘리지 않는다 해도 화해하고 갈등을 대화로 풀어나갈 생각보다는 죽을 때까지 어떻게든 밟아서 자기 발로 나가게 만들 생각을 한다. 한번 꼬장 피우기 시작하면 그 정규직과의 인간관계는 그걸로 끝이다. 잘 지낼 수 있다는 기대를 버려야 할 정도이다.
  5. 위에 써 놓은 모든 걸 비정규직이 눈치껏 자발적으로 하길 기대한다. 기분나쁜 표정을 드러낸다면 반항적인 태도라면서 자른다.

8.6.3. 신규 직원을 향한 부조리한 행태

대부분의 정상적인 직장 혹은 최소한의 경영에 일가견이 있는 사장이 경영하는 사업장에는 신입 갈구기가 거의 없다. 왜냐하면 신입을 갈궈서 업무효율이 떨어지면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질이 좀 떨어지는 사업장에서는 신입에 대해서 신입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시하고 욕하는 경우도 있고 똥군기를 잡는 경우도 있다고한다.

만약 어느 회사에 A라는 사람이 관련 경력 없이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고 가정하면, 직무교육을 받지 않았고 바로 일선에서 일을 처음부터 배우면서 시작한다면 처음부터 업무적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잘 하기는 정말 힘들다. 물론, 업무적으로 빨리 적응하는 유형의 사람도 있을테고 느리지만 천천히 적응해나가는 사람도 있는 등 개인차는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신입사원이 일을 못한다는 등 수습 기간도 안 지났는데 심하게 갈군다던지 갑의 횡포를 부리는 경우도 있다. 직장생활 문단의 위쪽 내용에도 나오는 내용이지만, 신입사원이 업무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태도가 불량하지 않다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단순 반복적인 조립공의 업무를 수행하게 되더라도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아는 것은 그다지 오래걸리지 않지만, 업무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전체 공정을 잘 수행할 수 있으며, 심지어 조직 문화에 완전히 융화되는데는 시간이 어느정도 걸린다. 심지어 업무 성격상 복잡하고 생각을 많이해야 하는 직무를 수행한다고 하면 처음에는 실수하고 삽질하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고, 업무에 적응되고 완벽히 이해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더욱 많이 걸린다. 즉, 태도가 불량하지 않는이상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조금씩 적응해나가는 신입 사원을 갈구는 행동이 비정상적이고 인간적으로는 그다지 잘 하는 짓은 아니다. 심지어 특이사항이 없더라도 단순히 본인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비위에 상한다고 갈구는 경우도 존재한다.

위와 같이 무시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신입으로서 3년 경력 이내이면 일부 직종 외에는 자기가 얼마나 잘 행동하든 간에 업무적으로 신뢰를 해주지 않는 사업장이 많은데, 특히 실적이 눈에 바로 보이는 영업직이 아니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쉽게 그만둘 사람을 일찍 쫓아내기 위해 인턴이나 수습 기간에 해병대 캠프 입소, 신입사원 전원 강원도 배치 등의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는 것도 일종의 신입 걸러내기에 해당한다.

우선 신입 사원을 '쓸만한' 인력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각종 시간과 비용을 기업에서 부담해야 한다. 기업의 존재 목적은 이윤 추구이기 때문에, 이윤 추구에 도움이 되지 않는 교육이나 각종 사건사고 발생은 기업에 손해를 끼치기에 기업에 반드시 필요한 것 외에는 신입사원의 적응을 위한 교육을 대충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건 기업 입장에서는 손실이다.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고 일주일, 한달 만에 퇴사하는 일이 한국도 1990년대 이후로 속출하고 있다. 신입사원을 채용해서 교육비를 아끼려고 적응 교육을 안 시키니 적응 못하고 스스로 나가거나, 겨우 적응하자마자 이직하는 것이다. 대기업의 경우 채용과 교육비용을 많이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2년 이내에 대졸 신입사원이 퇴직할 경우 회사는 손해를 본다.

대졸 신입으로서 의미있는 업무를 맡고 싶다면 영업직이 아니라면 일반적인 기업체에 입사해서는 안 된다. 전문서비스업, 전문직의 경우 상당히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하게 되며 신입이라도 업무에 대해 상급자에 반대되는 의견을 낼 수 있는 분위기를 가지기에 이쪽이 더 나을 수 있다.

2023년 3월, 점심시간에 회사와 5분 거리에 있는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가 상사에게 구박받았다는 30대 직장인 사연이 올라오기도 했다. 집에서 쉬고온 A씨의 상사가 그를 불러 "직장이 주는 점심시간에 어떻게 집에 가냐"면서 구박했다고 한다. 황당한 A씨가 "점심시간은 법적으로 주어진 제 자유시간 아니냐"고 되물었지만, "개념이 없다. 자유시간은 맞지만 아무리 그래도 사내 분위기도 있고 거기에 맞춰야지, 왜 집에 가려고 하냐. 직장 생활 20년 동안 너 같이 점심시간에 집 가는 애는 처음 본다"라며 A씨를 혼냈다. 참고로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휴게시간은 근로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8.6.4. 프리랜서 배척

프리랜서도 비슷한 일을 당한다. 실질적으로는 비정규직인 데다가 노조 같은 이권 단체도 없기 때문.
  • 번역가의 경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번역이 트집잡히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일선에서 활동하는 번역가가 집필한 책에서도 페이를 안 주려고 트집 잡는 경우가 있다고 할 정도. 다만 그 책에 나온 사례는 고용주를 상대하는 경우이지만, 직원이 그러는 경우도 있다. 해당 언어를 해석할 능력이 없음에도 이거 원래 이런 스토리인데 잘못 옮긴 거 아니냐는 식으로 상상의 나래를 써서 트집잡는 경우도 있고, 원고가 괴상한 내용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아니라고 지적을 하면 더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8.6.5. 전공, 또는 담당 분야가 다른 사람 배척

직장에서 특정 분야의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한 명만 있을 경우, 그 직원은 튀는 존재이므로 왕따의 표적이 될 수 있다.

* 사무직 다수 속의 기술직: '재무, 예산' 등 승진에 도움되는 보직은 기술직은 사무를 모른다는 이유로 주지 않는다. 기술 일만 열심히 하고 있으면 핵심 보직을 맡지 못했기 때문에 승진이 안 된다. 그리고 '공대를 나와서 인문사회계 학문에 대해 모른다'라고 비난하거나 일에서 배제하지만, 무엇을 공부해야 할 지 가르쳐주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배제하기만 한다.
* 기술직 다수 속의 사무직: '말해봤자 모른다'라는 이유로 기술적 문제가 섞인 결정에서 배제한다. 무엇을 공부해야 할 지 가르쳐주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배제하기만 한다.
8.6.5.1. 학과별 편견과 관련된 애로 사항
  • 일반 사무직 다수 속의 외국어 전공자: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의 이미지를 해당 언어 전공자와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 나라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있을 경우 인간관계가 불편해질 수 있다.[23] 일어일문학과 문서에 언급되어 있지만, 일본어 전공자라서 친일반민족행위자나 사회 생활을 못하는 오타쿠로 매도당하는 경우. 그리고 조직 내에 반일 감정이 유난히 심한 사람이 있을 경우. 속을 알기 어려운 사람이라 오해받을 수도 있다. 다만 조직에 일본 서브 컬쳐 덕후가 있다면 반대로 유리한 측면도 있으므로 복불복 그 밖에 이미지 나쁜 나라의 언어를 전공한 경우에도 안 좋은 쪽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냉전시대 적성국 언어 전공자라든가.[24]
    • 원래 영어가 아닌 다른 외국어를 전공한 경우에는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좀 특이하게 보이긴 쉽다. 그래도 중어중문학과인 경우는 취업을 위한 스펙이라 인식되어서 특이하게 보진 않지만, 기타 외국어의 경우는 해당 국가에 특별한 애정이 있지 않고서는 굳이 배울 일이 없다고 생각하기 쉬운 것이다. 하지만, 그냥 고등학교 시절 제2 외국어라는 이유만으로 전공을 택하는 사람들도 있고, 어찌하다 보니 그게 적성에 맞아서 직업이 되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
  • 기타 이색 전공: 자기 전공과 무관하게 취업한 경우, 해당 학과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무지편견 때문에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철학과인 경우, 비인기 학과라는 특성 탓에 정말 철학을 좋아해서 진학했음에도 점수 맞춰서 진학했냐는 놀림을 받기도 한다. 또한 사회학과의 경우 왕년에 데모 좀 하신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8.6.6. 비정규직 내부의 군기

놀랍게도 같은 알바 또는 비정규직 간에도 존재한다. 겨우 몇 달 차이로 선배로 군림하려는 경우인데, 당연한 얘기지만, 내세울 게 정말 이런 짬밥 밖에 없거나 혹은 알바 비정규직이라고 무시를 당하니 직장 후배에게 대접을 받으려고 그러는 사람들도 있다.

* 외부 손님이 신입 알바 A에게 X 부서가 어딘가요?라고 묻길래, 이쪽입니다하고 안내해 드렸더니, 해당 부서의 선임 알바 B가 그건 내 업무인데 왜 네가 안내했냐고 빈 사무실로 신입 알바 A를 불러내 경찰 취조하듯이 윽박지른 경우가 있다. B가 원한 것은 그 손님이 빨리 길을 찾는 것이 아니라 A가 그 손님에게 X 부서는 B씨에게 물어보세요라고 안내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메뉴얼에 그렇게 하라는 지시가 내려간 상황[25]이거나 사전에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음에도 그렇게 했다면 그건 다른 문제일 것이다.
  • 타당하지 못한 군기를 잡는 경우 어딘가 문제가 있다. 업무와 무관한 내용을 가지고 인신 공격을 하거나 잘못을 질책하는 과정에서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하는 등의 행동이다. 예를 들어 대만의 수도 타이페이에 관한 자료를 대만 정보 사이트에서 찾았더니, 타이페이는 중국의 도시인데 왜 중국 사이트에서 안 찾고 대만 사이트에서 찾았냐고 갈구는 경우도 있다. 영문 사이트의 경우 타이페이가 China의 한 지역으로 분류되어 있긴 하지만, 시사 상식을 아는 사람이라면, 하나의 중국이란 외교 원칙 때문에 빚어진 병크란 걸 아는데, 그걸 모르고 일을 잘못했다고 타박하는 것.
  • 단기 알바 간에도 있다. 예를 들면 아줌마와 젊은 여성이 있을 경우 아줌마가 젊은 여성 알바를 타당한 이유 없이 갈군다. 보통, 단기 알바 현장은 단기간에 바쁘게 업무를 처리해야 하므로 주어 없이 물건만 딱 보여주면서 알아서 반응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줌마가 번지 수를 잘못 찾고, 실무자에게 문의해야 할 것을 단기 알바생한테 잘못 찾아가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 어리둥절해하는 알바생에게 왜 말귀를 못 알아듣냐고 다짜고짜 꽥꽥 소리를 지르는 아줌마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단기 알바생에게 항의하기에는 적합한 상황이 아니다.
    • 정직원은 단기 알바생을 이렇게 대하는 경우는 잘 없다. 왜냐면 어차피 알바가 끝나면 고객이 될 사람들이고, 아무래도 정직원이면 회사의 이미지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 또한 단기 알바생들이라 하더라도 본사에서 직접 뽑은 사람들끼리보다는 본사 고용 알바, 파견 회사 알바가 섞였을 때 저렇게 되기 쉽다. 본사에서 직접 뽑혀서 왔다면, 나중에 그 회사 정직원으로 일할 수도 있는 것이니 당연히 처신을 조심하게 되지만, 파견 회사면, 어차피 그 일 끝나면 안 볼 사람들이니 막 대하게 되는 것이다.
    • 그런데, 이렇게 을끼리 갑질하는 아줌마가 모든 젊은이에게 다 그렇게 대하는 것도 아니라는 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빡치는 일인데, 당연히 가해자가 무슨 기준이 있어서 저러는 게 아니다. 그냥 운 나쁘게 그 아줌마 기분 나쁠 때 화풀이 대상으로 당첨이 된 것이고, 기분 좋을 때 만난 사람한테는 태도가 돌변해서 자기 딸 대하듯 잘해 주는 이중적인 아줌마도 있다.

9. 경영진이 어리석어서 벌어지는 일

경영학을 제대로 배운 사람 또는 본인 스스로가 경영자라는 자각이 있는 경영자들은 이런 행동을 잘 안한다. 이런 행동을 하는 건 삼류 이하의 경영자고 자질이 없는 인간들이다. 예를들어 하단에 서술한 인건비를 아끼려고 사람을 적게 뽑으면 얼핏보면 이익 같지만 그 직원은 회사에 애사심을 티끌 만큼도 가지지 않을 것이고 또 과도한 업무로 사고가 나면 새로 뽑아야 하는 공백기에 발생하는 손실이나 그 사고 과정에서 지출해야 하는 경비 등 추가 비용이 더 들어간다. 직원에 대한 폭행 역시 전문 경영인의 자질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런 건 기본으로 절제를 할줄 알아야 한다. 자질도 없는 인간이 인적 관리를 담당하니 저런 문제가 터지는 것이다. 괘씸죄의 경우에도 정말 심한 상사에 대한 패드립이나 가족을 모욕하는 그런 언행을 한 정도가 아니라 경영 방식이나 운영에 대한 논리적인 비판이라면 경영인이라면 그건 당연히 들어야 할 이야기고

단순 욕이나 비난이라도 경고를 주고 감독하는게 옳다. 경영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자질이 없는 사람이 경영을 하면 저런 문제가 생긴다고 할 수 있다.
  • 인건비 아끼려고 일은 많은데 일부러 사람을 적게 뽑고 수당도 주지 않는 경우. 야근 항목으로.
  • 부하에 대한 폭행 등. 갑과 을 항목으로.
  • 해고, 명예퇴직 (특히 괘씸죄 문제로 벌어질 경우)

9.1. 경영진의 사생활이 부도덕한 경우

  • 유부남 사장이 불륜 상대녀를 회사로 데려와 업무를 맡기는 경우.
    사실 사장의 불륜 상대가 맡은 업무를 잘 해내면 문제가 없고, 직원들이 눈치 채더라도 눈감아 준다. 오히려 첩이 애교로 사장을 달래 주면 우리가 갈굼 당할 일이 줄어든다고 은근히 반기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불륜 상대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회사 내 제2인자 행세를 하는 경우이다. 정상적인 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 비선실세로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전자보다 이쪽으로 막장화될 확률이 훨씬 높다. 불륜 상대녀의 비위를 맞춰주지 못하면 직원들이 '참 나쁜 사람'이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해고를 당한다.

9.1.1. 부조리를 넘어 불법에 해당하는 경우

이런 경우는 잘 없으며 설령 있다고 해도 가장 먼저, 그것도 외부에 의해 정리되는 유형이다.
  • 사장이 남자 직원들을 음란 퇴폐 업소에 강제로 데리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 룸살롱을 훨씬 넘어서서 일반인의 성적 기준으로는 역겨움을 느낄 만한 곳이라 남직원들조차도 구역질을 느낄 정도로 괴로워한다고 한다.
  • 안전불감증이 심하여 설비 점검을 게을리하거나 사고를 묵인할 경우. 상사가 아무리 막장이라도 직원을 살해하는 경우는 없기에 직장에서 누군가 죽는 경우는 모두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 상사가 폭행, 횡령, 갑질, 성범죄, 가혹행위, 집단괴롭힘, 사기죄, 음주운전범죄불법행위를 저지르는 범죄자일 경우. 하지만 이 정도까지 간다면 수사망에 걸리지 않기 힘들고, 설령 걸리지 않았다고 한들 고발 한 번이면 조사와 처벌은 순식간이다.
  • 기업 자체가 업무 과정에서 불법으로 돈을 만지는 자들의 조직이거나, 기업이 움직이는 목적이 불법 행위 그 자체[26] 일 경우. 이 경우는 경찰을 넘어 검찰이나 정보 기관[27], 심지어 정계까지[28]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에 와해는 시간 문제이다.

9.2. 종교 강요

역시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 업무 자체는 종교와 무관한데, 면접 자리에서부터 지원자의 종교를 묻고, 1시간 가량 종교 교육을 시전하는 사장도 있다. 대성그룹, 고려은단, 동진쎄미켐, 서희건설, 이랜드 등 특정종교 계통 기업이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진 경우라면 알아서 피하지만, 중소기업인 경우에는 사전에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모르고 지원하는 일이 많다. 물론 이런 회사는 설령 면접에 합격했더라도 구직자들이 출근을 안 하기 때문에 구인구직 사이트에는 내내 취업 공고가 내걸린다. 그런데 취업난이 심하니까 사장이 면접 자리에서 '교회 다니냐?'라고 물어보면 안 다녀도 다니는 척 하는 사람도 있다고는 한다. 또한 거래처 사장이 자기가 갑이라고 자기 다니는 교회에 기부금을 내놓으라는 경우도 있다. 또 다른 예로는 사장이 십일조 명목으로 직원들 월급 10%를 삭감하고 교회헌금으로 내다가 소송으로 발전한 일도 있었다.

9.2.1. 반대의 경우

물론 종교재단 회사에서의 부조리함도 있지만 반대로 일반 회사에서 종교를 가진 사원을 존중하지 않는 것 또한 문제이다. 예를 들어 교회를 다니기 때문에 일요일엔 특근이 어려운 사원을 비난하며 교회에 가지말고 회사에 나오라고 강요하거나[29] 회식때 교회를 다니기 때문에 술을 못먹겠다는 사원에게[30] 술을 마시라고 강요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특정 종교를 싫어한다는 이유로 해당 종교의 신자인 사원을 괴롭히거나 걸핏하면 종교 이야기를 하며 해당 종교를 비하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1. 기독교 신자인 사원에게 일요일 근무에 나오지 않는다며 눈치를 주거나 혹은 반기독교주의의 논리를 들이밀며 교리를 폄하하거나 모든 기독교는 개독교라고 비하한다던지[31]
2. 불교 신자인 사원에게 일부 승려들의 잘못을 언급하며 비하하거나
3. 드물게 무속신앙을 따르는 사원에게 무속인들을 사기꾼이라며 비하하거나
4. 무슬림인 외국인노동자에게 돼지고기를 먹으라며 강요하는 등 억지로 율법을 어기게 하거나 ISIS를 언급하며 이슬람 자체를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비하하는 식이 있겠다

무신론자거나 종교가 별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종교를 욕하는게 왜 기분 나쁘냐며 이해 못하더라도 신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종교가 비하 당하는 것은 매우 모욕적일 수 밖에 없다. 특정 종교인이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을 존중해야 마땅하듯이 종교를 믿는 것 또한 존중받아 마땅한 일이다.

9.3. 경영진의 이간질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회사에서는 노조를 없애기 위해서 직원을 프락치로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또한 운동권 대학생들이 위장 취업을 많이 했던 80년대에는 이런 직원들을 가려내기 위해 프락치를 활용했다.
그런데 노조가 애초에 생길 수도 없는 소규모 기업에도 그런 일이 있다. 사장이 직원들의 뒷담화를 알아내기 위해 프락치를 심는다. 프락치로 선택된 직원은 직원 사이를 이간질해서 단합을 방해한다. 직원이 자발적으로 프락치를 하기도 하지만, 신입일 경우에는 자신이 이용된 걸 모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이런 회사에는 일단 신입이 들어오면 의심하고 경계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예쁘면 남자 사장의 세컨드, 안 예쁘거나 남자이면 사장의 친척

10. 하극상

대부분의 대한민국의 회사생활은 위계질서가 강하지만, 이에 무색하게도 의외로 후임(부하)이 선임(상사)을 괴롭히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특히 후임 쪽이 양아치거나 인성에 문제가 많은데 선임은 인성에 별 문제가 없는 경우 또는 후임이 선임을 싫어하는 경우[32] 이렇게 된다. 기수열외의 직장생활판이라고 볼 수 있다.
  • 두 사람이 지시를 받았다고 하자. 선임은 지시대로 이행하고 후임은 지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경우, 후임은 "자신은 못 들었는데, 선임은 들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뒤집어씌운다.
  • 후임이 선임에게 사적인 일의 뒤처리를 떠맡기려 한다.
  • 후임이 선임보다 더 윗선임의 지시를 받거나 묵인을 약속받고 일부러 선임을 괴롭힌다.
  • 위의 경우에 추가적 사례를 이야기 하자면 후임이 맡은 직무를 오래하다가 타부서에서 선임이 오는 경우, 선임은 회사만 오래 다녔지 새로 이동한 부서의 업무를 좀처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럴경우 성질 개떡같은 놈이 후임이면 대놓고 선임 무시를 시전한다, 선임 그 윗선임이 후임인 자신을 신뢰한다는 자뻑에 빠져서 여차하면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덤빌수도 있다, 이런일 생기는 이유는 후임이란 놈이 회사 때려칠 궁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다, 왜? 어차피 잃을게 없으니까! (이런 개떡후임이 때려쳐고 잘되는 경우는 이래저래 중간에 끼는 놈만 불쌍하다.
  • 좀 악질적인 경우[33] 위에서 시키지도 않았는데 일부러 선임을 쫓아내려고 별의별 난장판을 만든다. 대개 비열한 인간들이 많아서 선임이 같이 양아치면 오히려 못 건들고, 힘이 없으면 괴롭히는 편인데 대개 이런 선임들이 회사에서 업무상 문제가 아니라도 이거저거 찍혀서 힘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회사에서는 크게 신경 안쓴다. 다만 이 경우 대개 선임이 싫어서 상급자들이 신경 안쓰는 척 하는거지 결코 후임을 좋게 보는 게 아니며, 선임만큼은 아닐지라도 오히려 후임 역시 나쁘게 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양아치 후임도 선임이 나가고 나면 나중에 같이 쫓겨나게 된다.
  • 한국에서의 조직사회는 하극상에 거부감을 가지며, 선임자가 싫어도 대개 겉으로는 존중해주며, 속으로만 무시하는 정도를 넘지 않는다. 미국군이라면 선임자가 구타를 할때 그 선임자를 두들겨패도 면책된다. 선임자가 정당하지 않은 권위를 행사했고, 애초에 권위 자체가 무효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한국에 비해 하극상의 범위가 좀 더 좁아서 상하간에 의견 대립이 있을 경우 겉으로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토론도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선임자가 마음에 안든다고 정당한 지시를 대놓고 개무시하는 후임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 미국군의 경우 곧바로 불명예 전역을 시켜 버린다. 나중에 다른 상급자에게도 그러고, 하급자에게는 횡포를 부릴 인간이기 때문이다.

11. 경력직과의 갈등

짬순에서 충돌이 생길 때 이 짬순은 대개 회사에서 정해져오는 관례대로 시행한다. 가령 '갑' 회사에서는 '학력 (100% 인정) + 이전 회사의 경력 (100% 인정) + 우리 회사의 경력'이 짬순을 결정한다. 반대로 '을' 회사에서는 '학력 (인정하지 않음) + 이전 회사의 경력 (인정하지 않음) + 우리 회사의 경력'이 짬순을 결정한다. 그래서 갑 회사에서 을 회사로 이직한 사람이라면 경력의 인정 문제로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석사 졸업 후 A전자 마케팅 부서 3년 경력을 쌓은 '김나무' 씨는 '갑 전자'에 입사하면 대리 2년차이고 '을 공단'에 이직하면 사원 1년차이다. 또 대졸 후 '갑 전자'에 입사한 후 경력 1년을 쌓은 '박위백' 씨는 사원 2년차이고, 대졸 후 '을 공단'에 입사해서 경력 1년을 쌓으면 사원 2년차이다. 이 때 을 공단에 두 사람이 입사했다고 하자.
  • 김나무는 "다른 분야이기는 하지만, 나는 사회 생활을 해 봤다" 라는 이유로 박위백을 선임으로 보지 않는다.
  • 김나무가 박위백에게 먼저 보고를 하는 일이 절대로 없다.
  • 박위백 입장에서는 자신이 상사이므로 자신이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보는데, 김나무 입장에서는 자신이 선임이라며 모든 판단과 결정을 자기가 하려고 든다. "이렇게 하세요"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지시하기도 한다.
  • 김나무가 박위백이 일하는 방법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한다.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는 해당 회사의 관행에 따라 정해진다. 가령 갑 전자에서는 이런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으며 김나무가 선임자로 인정된다. 하지만 을 공단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김나무는 '을 회사에는 을 회사의 규칙이 있다'라는 것을 이해해야 하고, 자신의 경력을 충분히 인정해줄만한 회사로 이직하는 게 좋다. '갑 회사의 규칙이 이러므로 내가 선임'이라고 주장해봤자 을 회사의 불문율으로는 인정해주지 않는다.

반대로 박위백 입장에서는 '짬순을 따지는 것보다 일을 잘 되게 만드는 게 훨씬, 훨씬 중요하다'라는 점을 파악해야 한다. 이 상황에서 짬순으로 김나무를 찍어누르거나 뒷담화를 퍼뜨릴 생각을 하고 있다면 둘 다 승진 꼬이는 건 마찬가지이다. 이는 설사 박위백이 '나이 많은 중간관리직' 입장에 서더라도 똑같다.[34] 여담이지만 1~2년 정도 기수 차이에서 이런 짬순 문제가 발생한다면 터치할 생각 하지 말고 내버려두는 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35]

12. 기타 오해로 인한 갈등

처음부터 상대방을 견제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오해로 인해서 발생하는 갈등이다.
  • 번역가에게만 존재하는 갈등은 해당 문서로.
  • 전문 분야가 달라서 생기는 오해: 출판 분야의 경우, 글을 다룬다는 점 때문에 국문과 출신들이 많은데 이들이 전문 분야의 원고를 담당할 때 과도교정을 하기 쉽고, 이 때문에 타 분야 전공자와 갈등을 빚기 쉽다. 예를 들면 노동법에 등장하는 사용자라는 단어를 사용인이라고 고치는 식이다. 이게 왜 문제가 되냐면 원래 사용자와 사용인은 반대 개념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자면 사용자는 사장, 사용인은 직원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암기할 때 사용자=사장놈이라고 생각하면서 외운다고 한다.
  • 이처럼 전문 분야 용어를 잘 몰라서 빚어지는 오해가 심각하다. 비슷한 사례로 고등어 구이가 초미세먼지를 유발한다는 논란을 들 수 있다.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애초에 초미세먼지는 부적절한 번역이며 외국에서는 이러한 용어를 쓰지 않는다고 한다. 링크
  • 그런 이유로 공무원 수험서 출판사에서는 공무원 시험 응시 경험이 있는 사람을 우대한다. 행정학, 행정법 용어의 경우, 겉보기에는 익숙한 단어라 할지라도 그 분야에서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의미와 매우 다른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몰인정은 인정머리 없는 냉혹한 심성을 뜻하므로 나쁜 의미로 통하지만, 행정학에서는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공정함을 의미한다고 한다.

13. 기타

13.1. 기업 자체의 조직적 관리

중소나 중견기업의 경우 돈만 벌어주면 그 다음에 뭘 하는지는 거의 간섭이 없다. 하지만 대기업은 다르다. 다단계, 불륜, 직원 간의 금전 거래 등이 모두 감시, 입사 거부, 징계 및 해고 대상이 된다. 좋게 보자면 직원들의 악행을 차단하여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든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불법적인 일을 강요하기 위해 회사 밖의 술자리를 미행하는 것쯤 되면 '건강한 조직을 위해'라고 그냥 넘겨버리기는 힘들게 된다.

짬순을 결정한다. 반대로 '을' 회사에서는 '학력 (인정하지 않음) + 이전 회사의 경력 (인정하지 않음) + 우리 회사의 경력'이 짬순을 결정한다. 그래서 갑 회사에서 을 회사로 이직한 사람이라면 경력의 인정 문제로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석사 졸업 후 A전자 마케팅 부서 3년 경력을 쌓은 '김나무' 씨는 '갑 전자'에 입사하면 대리 2년차이고 '을 공단'에 이직하면 사원 1년차이다. 또 대졸 후 '갑 전자'에 입사한 후 경력 1년을 쌓은 '박위백' 씨는 사원 2년차이고, 대졸 후 '을 공단'에 입사해서 경력 1년을 쌓으면 사원 2년차이다. 이 때 을 공단에 두 사람이 입사했다고 하자.
  • 김나무는 "다른 분야이기는 하지만, 나는 사회 생활을 해 봤다" 라는 이유로 박위백을 선임으로 보지 않는다.
  • 김나무가 박위백에게 먼저 보고를 하는 일이 절대로 없다.
  • 박위백 입장에서는 자신이 상사이므로 자신이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보는데, 김나무 입장에서는 자신이 선임이라며 모든 판단과 결정을 자기가 하려고 든다. "이렇게 하세요"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지시하기도 한다.
  • 김나무가 박위백이 일하는 방법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한다.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는 해당 회사의 관행에 따라 정해진다. 가령 갑 전자에서는 이런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으며 김나무가 선임자로 인정된다. 하지만 을 공단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김나무는 '을 회사에는 을 회사의 규칙이 있다'라는 것을 이해해야 하고, 자신의 경력을 충분히 인정해줄만한 회사로 이직하는 게 좋다. '갑 회사의 규칙이 이러므로 내가 선임'이라고 주장해봤자 을 회사의 불문율으로는 인정해주지 않는다.

반대로 박위백 입장에서는 '짬순을 따지는 것보다 일을 잘 되게 만드는 게 훨씬, 훨씬 중요하다'라는 점을 파악해야 한다. 이 상황에서 짬순으로 김나무를 찍어누르거나 뒷담화를 퍼뜨릴 생각을 하고 있다면 둘 다 승진 꼬이는 건 마찬가지이다. 이는 설사 박위백이 '나이 많은 중간관리직' 입장에 서더라도 똑같다.[36] 여담이지만 1~2년 정도 기수 차이에서 이런 짬순 문제가 발생한다면 터치할 생각 하지 말고 내버려두는 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37]

13.2. 돌려 말하기 계통의 조언을 가려 듣기

엉터리 자기개발서에는 돌려 말하기 계통의 조언이 많기 때문에 가려 들어야 한다. 자기개발서는 자기 이름 걸고 쓰는 책이기 때문에 쪽팔리지만 유용한 조언은 웬만해선 싣지 않는다. 직장에서 선배나 동기와 대화해도 혹시 내용이 새어나가 욕을 먹을까봐 진짜 이유는 가르쳐주지 않는다. 따라서 모르는 직장인에게 묻든지 외부에서 친한 사람에게 물어야 한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의 인재상을 보면
센스있고 눈치빠른 사람이 좋다.
말귀 잘 알아듣는 사람, 커뮤니케이션 잘 되는 사람이 좋다.
핑계 대지 않는 사람이 좋다, 책임감 있는 사람이 좋다.
팀워크를 중시하고 사교성 좋은 사람이 좋다.
적극적이고 열심히 하는, 일할 의지를 보이는 사람이 좋다
→ 상사의 기분을 최대한 좋게 유지시키고 비위를 맞출 것.
직장생활에서 꾸중을 안 들으려면
센스는 알아서 길러야 한다. 저 정도는 눈치껏 해야 한다. 눈치가 없어서 그러니 자기 자신을 탓해야 한다.
기본이 안 되어 있어서 그렇다. 그러니 기본기에 충실해야 한다.
개념이 없어서 그렇다. 무개념이라서 그렇다.
어이가 없는 짓이므로 뭐라고 가르쳐 줄 수도 없다.
→ 입사 전에 친구나 연인의 도움을 받는 등의 방법을 활용하여 미리 암묵적인 규칙들을 배워 와야 한다.

14. 결론

이렇듯 이 문서에서는, 대한민국의 기업에서는 어떤 사람이 신입이고 하급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사람의 인간으로서 가지는 모든 권리가 무시되고, 남들이 그 사람에게 온갖 직ㆍ간접적인 불이익을 줘도 된다는 인식이 만연하다는 서술이 주를 이룬다. 물론 실제로는 직장마다 케바케이고 사회생활에 대한 취준생들의 막연한 선입견, 뉴스나 신문 기사를 접했을 때 부정적인 얘기를 더 오래 기억하는 인간의 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되어 실제보다 부정적인 면이 과장된 것이라 걱정에만 빠져 있을 필요는 없다. 다만 어느 정도 주의할 필요는 당연히 있다는 것이다.

이 문서의 서술에 따르면 사회에서 살아남으면서 인권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힘들게 취업하고도 막상 직장 내에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병든 마음으로 살아가든가[38], 그게 싫으면 기껏 거액을 들여 자영업을 시작했다가 투자금 날리고 빚쟁이가 되어 길바닥에 나앉든가. 어느 쪽을 골라도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흔히들 일자리를 알아볼 때 퇴사율이 높거나 구인난에 시달리는 기업은 기피해야 한다는 말이 많다. 막장 상사들이 "어차피 너 없어도 우리 회사는 잘만 돌아가니까 그만둘 거면 그만둬라."라는 말을 함부로 내뱉는 것과 달리, 저렇게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회사를 유지하기도 힘들어지며,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전체의 생산성에 구멍이 생길 수도 있다. 그걸 알면서도 갑질의 주동자들이 저따위로 구는 이유는, 회사의 존폐라는 중대한 사안보다도 자신들의 사내 지위를 과시하려는 같잖은 자존심을 더 중요시하기 때문이다.[39]

아무리 현대 들어서 갑질에 대한 사회인들의 혐오가 극에 달했고 인권 침해 사건이 언론을 통해 공론화되어 대중들에게 적잖은 비난을 받아도, 결국 물리적인 무력으로 일일이 막기라도 하지 않는 한 쉽게 근절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는 학교폭력, 병영 비리 등 다른 악습들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40]

예를 들어, 아무리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들에게 자가격리를 강력히 권고해도 일부 무책임한 확진자들이 이를 무시하고 사회를 활보하며 바이러스를 확산시켜 결국 대유행을 초래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 전 국민이 기본적인 일상생활 자체를 영위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데, 그럼 이 모든 것의 원인을 제공한 최초 확진자들이 전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라도 하던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아니, 오히려 반면교사조차 되지를 못해 더 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묻히고 와서 사회 전체에 퍼뜨리고 다니는 게 현실이다.

세대 별로 직장생활에 대한 인식도 꽤나 차이 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2019 세대별 워킹 트렌드 데이터로 보는 회사 생활 세대 차이 70년대생과 90년대생의 엇갈린 답변 점심을 꼭 팀원들과 먹어야 할까?

위와 같은 문화에 의해, 시간당 노동 생산성 도표(2010)를 보면 한국인의 시간당 노동 생산성은 처참한 수준이다. OECD 1위인 룩셈부르크나 노르웨이가 76$ 정도고, 나태한 근무 태도로 전 유럽에서 악명을 떨치는 그리스의 경우에도 32$가 나오는데, 한국은 그보다도 낮은 27$가 나온다. 독일이나 프랑스 기업의 운영방식을 보면 한국과 도저히 시간당 노동 생산성이 같을 수가 없다.[41] 2008년에 기밀 해제된 미국 문서에서 CIA가 적국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이 문서에서 말하는 내용을 스파이에게 시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말도 안되는 처우가 당연하게끔 용인된다는 사실과 그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야말로, 한국의 모든 걸 좀먹는 사람들 머릿속의 거대한 바오밥이다. 개인을 짓밟고 올라선 집단에 미래가 있던 적은 없었지만 이 땅에서는 모두를 위한 행동이라는 행위로 꾸며진 채 행해지고 있다. 불합리함은 사라져야 하고, 그것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남아있어선 안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지만 기형적이게도 한국에서는 개인보다 조직이 위에 있다는 성립할 수 없는 불합리함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리잡고 있다는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렇게 직장이 부조리투성이라면 아예 처음부터 자영업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충분한 기술력을 갖추고도 창업에 실패하는 게 대부분인 현대 사회에서 자영업을 생각한다는 건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애초에 자영업으로 성공할 수 있으면 모든 청년들이 직장 내 부조리를 피해 창업전선에 뛰어들었을 텐데, 그렇지 않다는 건 그만큼 취업을 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인식이 많기 때문이다. 자세한 건 자영업 문서로.

15. 근절되기 어려운 이유

닫힌 사회를 깨는 방법으로는 스스로가 작은 사회를 떠나든지(이직-퇴사), 외부로부터 압력을 넣어 까발리고 닫힌 사회를 해체시키는 방법(감사, 내부고발)이 있는데, 직장생활에는 강제성이 없으므로 후자를 선택하는 이는 매우 적다. 이 때문에 불만을 느끼는 사람들은 적응하는 쪽을 택하든지 퇴사를 택한다. 일단 이런 식으로 분란을 일으킨다고 찍히면 승진이 물건너가는 건 물론이고, 사기업에서는 퇴사당할 위험도 높다. 직장에서 부조리, 불문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 대부분의 경우 보복을 당하며, 말해봤자 바뀌는 것도 없다.

감사내부고발으로 깨 보려고 해도 깨기 힘들다. 예를 들어 범죄자가 사람을 죽였다면 경찰서에 신고하면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다. CCTV를 조사하고 주변 원한관계를 조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무태만과 나태함으로 인해, 세전 5,000만원을 받으면서도 성과와 업무량은 세전 1,200만원 받는 사람보다 못하고 부족한 업무량은 후배들에게 강요함으로서 빠져나가는 이기적인 사람이 있다면 그는 어떻게 처벌받을까? 거기에 대한 물증이 없고 연공서열에 따라 나날이 호봉이 올라가기 때문에, 사실상 처벌받지 않는다. 이렇듯 닫힌 사회의 여러 부조리는 처벌받지 않는다는 데서 나온다.

게다가 직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뚜렷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외부의 감시와 간섭이 없다. 이 때문에, 이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규칙이 평등하고 민주적이고 합리적이고 건강한 사회와 같을 것으로 기대한다면 큰 실망을 하게 된다. 위계질서가 평등하지 않고 외부의 감시가 없다 보니 계급으로 인한 차별이 생긴다. 그 정당성은 공동 목표를 대놓고 무시해서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이기적인 불문율이 많다. 사규에도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로 말은 안 하지만 지켜져야 되는 규칙'으로, 정규직이라 해도 이런 불문율에 의해 밉보이면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않고 배척당하기 십상이다. 반대로 이걸 잘 알고 가면 쉽게 대처할 수 있고 윗사람들에게 잘 보일 수 있다.

한국 사회가 유교 문화, 일제 강점기 식민 지배, 독재 정권, 징병제, 군대문화, 남과 비교하는 문화, 눈치와 불문율을 강조하는 문화를 지니고 있다보니 많은 직장이 위계질서를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향후에 자신보다 유능한 아랫사람이 나타나서 똑같은 과정을 통해 자신의 밥그릇을 위협하게 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업무성과나 실적과 관계없는 무형의 연차 (경력)의 중요성을 강조해서 아랫사람을 찍어누르고 불만을 없애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직장생활을 수년~수십년간 하면 위계질서의 중요성에 대해 자연스레 동질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때문에 말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내가 말을 안 하고 있는 것은 내가 직장생활 센스가 있고 지혜롭고 현명하기 때문이다', '절대 말을 못 해서 못 바꾸는 게 아니다', '이것저것 따지고 드는 사람은 쫓아내야 한다.'라고 자기합리화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실제 직장생활을 해보면, 회사를 변화시키는 것보다 자기 생각을 변화시키는 것이 훨씬 쉽다.

대도시, 특히 서울 지역의 경우 평균 4년마다 이사를 다닌다는 통계가 있다. # 한곳에서 오래 살았던 토박이가 아닌 어린 시절부터 이사가 잦았던 뜨내기들일수록 자신이 살고있는 동네에 정을 두지 않고 싫으면 짐싸서 떠나면 된다라는 생각을 지니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사소하지만 이러한 생활환경도 직장생활에서 불만을 가지면 회사를 변화시키지 않고 차라리 적응하거나 혹은 퇴사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지니게 했다고 볼수 있다.

사리에 맞지 않고 조직에 해되는 것을 내버려두는 이유는, 갑을관계에서 갑에 있는 사람의 권위를 합리성에 관계없이 조직에서 인정해준다는 것을 아랫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면도 크다. 회사 측에서 이런 질서를 공공연하게 인정해주면 아랫사람은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어도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업은 윤리적인 결과물을 내놓기 위한 집단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한 집단이므로, 이런 갑을구조가 기업의 돈벌이에 도움이 된다면 기업은 이런 질서를 택하기도 한다. 아니, 기업 전체의 돈벌이에는 해가 되는데도 기업을 좌지우지하는 단 몇 명에게만 이득이 되기 때문에 이런다고 차마 말은 못한다. 닫힌 사회 속에서 계급으로 인한 불합리한 면을 평온하게 유지하려면 내부 결속력이 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완전히 복종하는 인물이 아니면 텃세를 부리고, 반항적이다 싶으면 갈굼을 해서 쫓아내기도 한다. 비정규직(계약직, 파견직), 내부고발자, 신참 등이 이에 의한 피해를 입는다. 사내 정치, 임직원 갈등 역시 자신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쫓아내고 자신의 파벌을 위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보상심리도 원인이라는 의견도 많은데, 낮은 직급이던 시절 온갖 직장생활 부조리를 수~수십 년간 겪어온 사원이 높은 직급이 되자마자 부조리를 근절할 생각을 하기는 커녕 나만 당하고 살긴 억울하니 니들도 겪으라며 후임들에게 부조리를 대물림하는 경우도 많다. 이게 지속되면 부조리 근절이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는 원인으로 이어진다.

16. 대처법

16.1. 묵인

  • 1~3년차 신입사원 단계에서 여러 실수가 생긴다면 실수 리스트를 만들어서 확인하는 게 좋다. 다른 사람들도 실수를 저지르기 때문에 자신만 잘못한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 권한이 제약된 신분으로는 오래 있어도 직장생활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된다. 대규모 조직의 비정규직, 인턴 같은 경우 조직의 일원으로 대우하기 싫어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숨기려 든다. 월급이 낮더라도 조직의 일원으로 있을 수 있는 곳에 가야 많이 배울 수 있다.
  • 신입 행동에서 기존 구성원들이 기분나빠하는 말, 행동, 옷차림을 하면 '눈에 띄는 행동을 한다, 말을 함부로 한다, 튀는 행동을 한다'라는 종류의 비난을 듣는다. 이런 행동들을 줄여야 한다. 업무시간, 업무 외의 시간까지 직장동료, 상사, 후배를 보는 등 호감을 사야만 직장생활을 편하고 오래 할 수 있기 때문에 다들 맞춰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직하거나 퇴직하고 연락할 정도로 좋아서 이렇게 챙겨주는 것이 아니다.
  • 상급자의 의견에 절대 태클을 걸어서는 안 된다. 물론 일이 잘못되었을 때 왜 태클을 걸거나 반박하지 않았냐고 따지는 경우도 결코 드물지 않다. 이 때는 잘 몰라서 그랬다는 등 최대한 돌려서 상대해야 한다. 당연히 이런 꾸중을 들은 뒤 '앞으로는 일이 잘못되었을 때 태클을 걸거나 반박해야 하는군!'이라고 생각한다면 100% 직장생활 망한다. 상사의 지시가 규정이나 규칙과 다를 때 그 사실을 말하거나 규정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것, 비아냥대는 것, 상사의 지시가 이전에 나쁜 결과를 불러왔음을 말하는 것 역시 태클에 해당한다. 상사의 의지를 꺾으려는 시도는 그것이 윤리적이든 법적으로 옳든[42] 기술적으로 옳든 조직에 이익을 가져다주든 전혀 상관없이 웬만해선 태클로 간주되니까 주의.

가장 신상에 좋고 현실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아무리 억울한 상황에 부닥쳐도 그저 참고 당하기만 해야 하기 때문에 피해자 본인의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내에서 불공정한 권력 관계가 존재하는 것이 비단 지배자의 직접적인 권력 남용뿐 아니라 하급자들을 그 권력에 순응하고, 어느 사이엔가 당연시까지 하고 있게 만드는 식으로 상급자들이 또 한 번 잘못을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가해자들도 머릿수나 비율상으로나 적기 때문에 사원들 사이에 '부당한 대우에는 항거한다'라는 인식이 있다면 한두 명이여야 해고시키지, 저런 공감대가 퍼져나가면 임원은 물론 고객도 별 수 없다.

16.2. 회피

정상적인 경영진 입장에서는 최대한 팀워크의 불협화음을 줄이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리자조차 사조직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은 당신이 희생양이 되었을 때 아무도 막아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당신 스스로가 볼 때 인성에 별 문제가 없고 기본 근무 태도가 그렇게 나쁘지도 않은 사람을 대놓고 따돌림시키거나, 그런 사람을 위에서 문제삼지 않고 묵인하는 조직이 있다면 당장 거기서 탈출구를 찾아라. 종합병원 간호사 같은 여초 조직 역시 살얼음 걷듯 파벌을 줄타기해야 해서 위험할 수 있다. 참고로 조직생활에 정말 제대로 부적응한다면 여초보다는 차라리 남초가 나을 수 있다. 양아치 같은 인성의 소유자[43]가 아닌 한 최소한 파벌은 덜 만들고, 업무 똑바로 하면 그래도 대접을 해주는 편이다.

어렵게 들어간 회사라 하더라도 문제가 심각한 회사에서는 가급적 부서를 옮기거나 이직하는 게 좋다. 다만, 부서를 옮기겠다는 생각이 들어도 신중에 신중을 기할 것. 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부서를 옮겨달라고 하는 것만으로도 조직생활 부적응자 발견!이라면서 인사상의 불이익을 주는 회사도 있다.

상대방과 적당히 상대방과 거리를 두거나, 내 생각과 다르더라도 일단 겉으로는 그렇다고 말로만, 겉으로만이라도 수긍하는 것이 필요하다. 직장을 그만두거나 떠났을 때는 남남인 케이스가 많다. 어떠한 조건이나 지위에 따른 만남은 적당히 마음의 거리를 두는 것이 필요하기는 하다.

16.2.1. 선공후사

사적인 대화는 물론, 상대방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업무 등 반드시 필요한 대화가 아니라면 상대방과 대화하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너무 말을 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자기를 싫어한다고 알아차릴 수 있고, 오히려 원만한 생활에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44] 따라서 적당히 수긍하고, 아 그러시냐고 하거나, 경청하는 척 표정을 짓거나 제스처를 취한다. 웬만해서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된다.[45] 또한 그 자리에 없는 직원의 험담을 하는 직원은 반드시 기피하거나 멀리해야 될 케이스이다. 이런 직원들, 특히 자신보다 힘이 강한 사람에게는 정말 웬만해서는 자기 속사정을 내보여서는 안된다. 언젠가 치명타가 될 수 있다.[46]

조지 오웰의 1984를 보면 오브라이언(1984)은 주인공의 반정부적인 생각에 동조하는 척 하면서, 속마음을 드러내게 만들어 결국 주인공을 끔찍한 방법으로 숙청하는 걸 떠올리면 된다. 실제로 북한 같은 독재사회나, 일부 범죄 조직들은 이런식으로 끄나풀을 풀어서 내부 반동분자나 스파이를 숙청한다.

다른 사람이 특정 상사나 동료, 하급자에게 뒷담하는 의견에 동조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인데, 여러분이 쿠데타의 주인공이 되는 경험을 한다고 보면 된다. 쿠데타는 성공한다면 모르겠지만, 어차피 그렇게 되더라도 여러분이 전쟁에 참여해야 하는 것 만큼 피곤한 일이 펼쳐지고, 실패할 경우 숙청이 확정인 셈이다. 게다가 여러분이 쿠데타에 성공한다 할지라도 몇몇 사람들은 보다도 배신자를 더 신뢰하지 않으며, 여러분이 여포같이 박쥐같은 행동을 하다가 여러분이 믿던 뒷배가 숙청을 하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다.

16.3. 소극적인 저항

가장 이상적이면서도 위험한 방법. 소위 말해 '직급이 높다고 아랫사람한테 이래도 되는 거냐', '갑질은 폭력이다', '나는 이런 부조리를 타파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거다'라는 자신의 주장을 확고히 하는 것이다.[47] 물론 하급자도 사람이고 당하고만 있기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 실제로는 아무도 이렇게 할 엄두를 내지 않는다. 왜냐 하면 높으신 분들은 스스로의 사고가 뚜렷한 하급자를 절대 가만두지 않기 때문이다.

이 선택을 하는 순간 피해자는 상급자에게 찍혀서 직장 내 괴롭힘의 표적이 된다. 이 때 윗선에서 피해자에게 가하려는 보복의 강도는 물리적인 리스크만 없을 뿐 중고교 시절 학교폭력과 집단괴롭힘을 당하는 것과 맞먹는다. 승진이나 보너스 등의 각종 기회를 은근슬쩍 빼앗기는 것은 예사이고, 다른 사원들에게 아예 말도 섞지 말고 커피도 같이 마시지 말고 인사도 받지 않는 등 투명인간 취급하라고 시키거나, 직장에서 사소한 트집을 잡혀도 모욕을 당하는 등, 피해자가 알아서 회사를 나가 버릴 때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악랄하게 피해자를 괴롭힌다. 심지어 해당 조직을 떠난다고 해도 업계에 소문을 쫙 퍼뜨려서 피해자를 매장하려 들기도 한다.

이런 선택을 하면 똥군기를 주도하는 이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소리를 듣는다.
조직 부적응자, 사회 부적응자, 패배자, 배신자의 변명이다.
배가 불러서 하는 안이한 어린아이의 투정일 뿐, 다른 이들은 열심히 노력해서 조직에 적응하고 있다.
이런 소리를 하는 이들은 다른 이들이 멍청해서 조직에 적응하려 노력하는 줄 알고 제멋대로 남을 평가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런 조직 부적응자들보다 생각도 깊고 똑똑하기 때문에 조직에 적응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쓸데없고 자신을 갉아먹는 잘난 척일 뿐이다.
다들 오냐오냐 해주는 귀한 환경에서 자라났는지 세상 물정을 모른다. 세상을 책으로만 배워서 실제 세상이 어떤지를 모른다. 사회생활을 모른다. 사회성이 떨어진다.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겉으로 표현하거나 내색하지 않게 노력하는 것이 좋다. 최대한 피하거나 거리를 두는게 최선책이다. 진심이나 정답과는 다르더라도 상대가 기분나빠할 만한 것이라면 그것을 굳이 말하거나 표현해서는 안 된다. 상급자의 의견은 무비판적으로 수용해야 하고,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다는 식으로 적당히 대응하여야 한다.

16.4. 폭로와 공론화

이를 테면 상사가 괴롭힐 때 자신에게 하는 폭언이나 폭행 등을 녹음 및 녹화해서 익명으로 신고하거나 언론에 고발해서 대중에게 비난받도록 유도한다든지. 즉 일종의 내부고발을 하는 것이다.

일단 당사자 앞에서는 알아서 기는 척하며 그 사람이 뭔 짓을 하든 얌전히 당해 주면서, 그 과정 가운데 주도면밀하게 증거를 수집하고 증거가 충분히 모였다 싶을 때 이를 외부에 터뜨리는 것이다. 사내에서야 내 편이 하나도 없을지 몰라도 바깥 사회는 이러한 갑질 문화를 혐오하는 사람도 있기에, 잘만 하면 대중들의 화살이 회사의 높으신 분들을 향하게 할 수 있다. 이 방법 자체가 닫힌 사회에서 벌어지는 부조리를 그곳의 상식이 비교적 덜 미치는 외부로 끄집어내는 것이고 또 그만큼 당연히 피해자의 신상은 보장될 가능성이 높기에, 위의 면전에서 대들고 맞서는 것보다 비교적 안전한 대응이 게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내부고발이라는 것 자체가 절대 말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다. 자세한 것은 내부고발 항목으로.

16.4.1. 개인적으로 외부 도움 활용

소극적인 저항이나 공론화의 하위 버전으로, 직장 내의 여러 부조리가 회사 밖의 사적인 일까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역이용하는 것이다. 아무리 무능하거나 폭압적인 상사라도 가족을 흔들거나 친구 사이를 멀어지게 하거나 사랑을 깨뜨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가족, 친구, 연인에게 사내 정치와 부조리로 인한 고충을 토로한다면 위로 등의 심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그들이 인간관계에 밝다면 실질적인 조언도 들을 수 있다. 심리학자나 의사, 종교인을 찾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회사 사람이 없어 토로가 편한 회사 밖의 동호회나 소모임 등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비록 취미 같은 비슷한 열쇳말로 모였지만 다들 비슷한 고충을 품고 있을 테고, 자신이 겪은 일을 털어놓고 공감하며 좀더 친해지기도 좋다.[48] 회사 밖에나마 자신의 편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는 것은 이 방법만 써도 큰 도움이 되지만, 다른 방법을 사용할 때도 기본적으로 갖추는 게 좋다. 일례로 빽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방법까지는 아니더라도, 운이 좋다면 이런 방법에서 시작해 외부의 적극적인 도움을 끌어들일 수도 있다.

16.5. 퇴사, 이직

부조리가 도를 넘거나 설령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직 기간을 지낼 기반과 안전하게 다른 직장으로 옮겨 갈 방법이 있다면 일단 퇴사하는 것도 방법이다. 앞서 말했듯 직장 내에서는 부조리지만 직장 외에 있는 사람한테 그 부조리를 시전하면 허공에 뱉는 실언에 그치거나, 부조리 수준을 넘어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아무리 악독한 상사라도 회사 내에서 나간 직원에 대해 불평할지언정 해당 직원을 쫓아다니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16.6. 인수

이건 선택지에 넣기도 뭐한 것이, 막대한 거금을 들여 회사를 통째로 사들이는 것으로서,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일반인 입장에서는 비현실적인 얘기다.

기업공개주식회사에서 가능한 꼼수. 돈으로 회사 주식을 잔뜩 사서 대주주가 되어버린다. 실제로 미국에서 복권에 당첨된 20대 자동차 수리공이 자기가 일하던 회사를 통째로 사버린 적이 있었다.

무한상사에서 정준하가 시전하기도 했다. 이었지만.


[1] 특히 사기업 조직에서 두드러진다[2] 상사의 마인드가 "학교에서 배운 것은 사회에서 아무런 쓸모도 없다"인데, 이를 수긍하지 못하면 그 전략의 표적으로 찍힐 가능성이 매우 높다.[3] 상사의 직속상사에게 무능함에 대해 알려질 경우, 내부고발 제도를 활용하지 않더라도 거의 100%[4] 단 업무를 할 거 하면서 짬짬이 휴대폰 만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일반화는 금물. 문자나 메신저 몇 번 확인하는 정도로 업무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이 정도는 거의 문제 삼지 않는 편이다. 그리고 여기서 불성실한 태도도 언제까지나 업무량이 중요한 일반 회사 이야기고 비상대기나 경계 업무를 하는 경우 대기 상태 자체가 업무라서 업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내 근무 중 스마트폰 사용은 근무태만이 아니다. 그리고 모바일 개발이나 모바일 웹페이지 만드는 업체는 당연히 스마트폰이 업무에 쓰이는 물건인 만큼 논외대상이다. 물론 업무시간에 휴대폰으로 유튜브, 영화를 본다던가 게임을 한다던가는 당연히 사칙위반이다.[5] 특히, 수습기간 내라면 수습기간 내에는 해고가 쉽기 때문에 쫒아내려는 경우도 존재한다.[6] 결국, 정말로 뛰어나거나 잠재력이 있는 하급자는 회사를 스스로 그만두거나 수습 기간 내라면 수습 해고를 당한다. 수습 해고도 어디까지나 절차상으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유로는 사내 부적응만으로 해고하기 어렵기에, 신입사원 정도라면 업무 습득 미달 + 부적응 이런식으로 해고한다.[7] 과장 수준의 왕언니를 박살내려면 적어도 전무~상무 정도의 권한이 있어야 한다. 이들이 자신의 행복에 왕언니가 방해된다는 판단이 서면 왕언니고 뭐고 개박살 낼 수 있다.[8] 무능력한 상사 문서의 공정거래법-상법 케이스 문단으로.[9] 사실, 이런 식으로 충언을 해서 괜히 괘씸죄를 뒤집어쓸 필요는 없다. 해당 부회장 취임 후 LG전자 경영실적은 망했고, 이 프랑스인 상무는 잘린 뒤 다른 기업 임원으로 이직해서 직장생활 잘 하고 있기 때문이다.[10] 아랫사람이 일을 더 잘해서 성과급을 더 받거나 할 수도 있다면 어찌보면 윗사람의 생존전략이다.[11] 특히나, 입사한지 한두달도 안된 신입사원이 일선에서 실무를 배우는 상황인데 태도도 괜찮더라도 업무에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욕을 먹거나 심하게 갈굼을 당하는 경우가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12] 실제 한국 법과 비교해보면, 민법에서 조리의 적용은 성문법이 없을 경우로 한정하며, 미풍양속에 어긋나는 조리는 아무리 관행이 오래되었더라도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또한 형법의 경우 법전에 올라와있지 않은 사유로는 아무리 나쁜 짓을 했다고 생각하더라도 처벌할 수 없으며, 의무없는 일을 시키거나 당연한 권리를 빼앗은 사람은 관행이나 사회적 지위에 관계없이 강요죄로 처벌받게 된다. 즉, 법보다 주먹이 더 가깝다는 말에 불과하다.[13] 그러나 일부 고인물 분위기가 심한 조직의 경우, 새로 부임한 임원을 상대로 자기들이 보고하고 싶은 것만 보고하거나 실무현장 무시하고 지시 내리면 일 터져서 다같이 죽는다는 식으로 사내 정치 혹은 을질을 시전해 역으로 상급자를 길들이려 하는 경우가 있다.[14] 그나마 탕비실은 대학 기숙사 생활에서, OJT는 군대에서 들어볼 수는 있다. 파티션은 컴덕이라면 비슷하게 의미를 유추할 수 있다.[15]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들도 1년에 5~7일 쓰는 게 한계였다. 그러다가 휴가 일수를 채우지 않으면 경영평가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였다.[16] 중국에서는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선물을 바치고 밥을 사는 문화가 있다. 하지만 신경쓰지 말자.[17]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엄석태가 이런 경우고, 사실 어느 조직에서건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18] 예를 들면 왕좌의 게임을 보면 세르세이조프리에게 왕족이나 귀족들은 배우자가 마음에 안 들면 매춘부와 놀아도 된다는 막장 자식교육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본인도 그레고르 클리게인같은 싸이코패스 강간범을 부하로 삼고 있는 모습을 보면 된다.[19] 타 지역 사람들이 방언을 욕설로 오해하는 경우가 왕왕 있어서 더욱 그렇다. 다만 지내다 보면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게 된다.[20] 다만 회사 외에서의 사적인 이야기라면 좀 다른데, 사내 정치에 근로자의 회사 외부 일 혹은 아예 외부 사람의 일까지 끌어들이는 일은 잘 없고 설령 그런다 해도 시전자가 매우 나쁜 시선을 받기 때문이다.[21] 아주 없지는 않다.[22] 어찌보면 서로 거리를 둘 수 있다는 점에서는 다소 편할 수도 있다. 다만 이것은 거주지나 출신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의 직장을 출퇴근할 때라는 조건이 붙는다.[23] 어학연수가 늘어나면서 외국어 전공자 하면 어느 정도 외국물을 먹었을 거라 여기므로, 유학파 배제와 비슷한 맥락이다.[24] 다만, 80년대 운동권 중에 사회주의를 공부하기 위해 노어노문학과에 진학한 사람들이 톨스토이를 좋아해서 진학했다고 둘러대는 경우가 있긴 했다.#[25] 물론 메뉴얼에 지시가 내려간 경우라면 선임 알바의 잘못을 신입이 함부로 지적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26] 한국에서는 전멸하다시피 해서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지만 불법 무기 거래, 장기 밀매, 밀수, 마약상, 살인 청부, 일부 민간군사기업 등이 이에 해당한다.[27] 국정원의 임무 중 하나가 산업 스파이 색출이다.[28] 유착이 있다면 반대 진영에서의 좋은 비판 떡밥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29] 그나마 기독교 신자들을 존중하는 회사의 경우엔 부득이하게 교회를 빠지고 출근한 사원들이 신우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잠시나마 자신들의 신앙을 지킬 수 있도록 배려해주기도 한다[30] 한국의 개신교는 문화적인 이유로 음주를 하지 말라고 하기도 하기 때문에 독실한 신자들은 술을 마시지 않는 경우가 많다[31] 그외에도 일반 기독교와 기독교계 사이비를 동일시하며 똑같은 족속이라며 폄하하기도 한다. 당사자가 사이비와 같지 않다고 반박하면 "목사 신격화하는 교회도 있더만 그러니까 똑같은거고 같은 단체지"라며 우기며 인정하라고 강요하는 경우도 있다[32] 능력부족도 있지만 그보다는 서로 성격이 안맞는 경우가 더 많다.[33] 주로 비정규직 혹은 정규직에서도 열악한 임금과 처우를 받는 일자리인데 이런 곳은 별의별 인간들이 다 온다. 특히 스펙이 화려한데 왜 여기 오나 싶은 사람. 윗선에 잘 보이려고 지나치게 나대는 후임은 의심 좀 해봐야 한다.[34] 중간관리직, 리더십 문서로. 일을 못 하면 일을 못 한다는 이유로, 성과가 처지면 성과가 처진다는 이유로 김나무를 비난한다면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태도와 위계질서를 이유로 김나무를 비방한다면 박위백 역시 꼰대 당첨.[35] 상대가 올바른 사람이라면 박위백이 잘못하는 것이기에 박위백만 망하게 되고, 상대가 나쁜 사람이라면 박위백이 터치하지 않더라도 조만간 더 큰 문제가 터지게 되어 있다.[36] 중간관리직, 리더십 문서로. 일을 못 하면 일을 못 한다는 이유로, 성과가 처지면 성과가 처진다는 이유로 김나무를 비난한다면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태도와 위계질서를 이유로 김나무를 비방한다면 박위백 역시 꼰대 당첨.[37] 상대가 올바른 사람이라면 박위백이 잘못하는 것이기에 박위백만 망하게 되고, 상대가 나쁜 사람이라면 박위백이 터치하지 않더라도 조만간 더 큰 문제가 터지게 되어 있다.[38]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대기업에 취업하더라도 실무자 시절에는 신분이 약해 직장상사들의 온갖 갑질을 다 받아내야 하고 중간관리직, 임원이 되면 이번에는 고용불안 때문에 일 중독에 가깝게 굴려진다. 임원은 계약직이므로 말할 것도 없고, 중간관리직은 아무리 신분이 정규직이라 하더라도 회사의 눈 밖에 나버리는 순간 회사에서는 자진퇴사를 시키기 위해 온갖 압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워라밸이 거의 사라진 데다 조출과 야근이 일상화되어 있다.[39] 이는 개인의 인성 문제도 있겠지만 자신들도 회사의 소모품이란걸 인지하기 때문에 더 막나가는 케이스도 있다. 어차피 오래 다닐 회사가 아니기에, 도토리 키재기라도 좋으니 그 짧은 기간 동안만이라도 자신의 권위와 체면을 인정받으려 하기 때문이다.[40] 애초에 이 셋은 현장이 되는 공간만 다를 뿐, 결국 사회 공동체 내에서 빈번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는 부조리한 악습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뼈대는 똑같다.[41] 서구 선진국 기업을 보면 업무 시간에는 일에만 집중하고 절대 딴청피우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반면에 한국은 글로벌 기업이라고 자칭하는 최고의 대기업들에서도 현재(2016)까지도 일하다가 차를 마시러 간다고 동료들과 2-30분씩 자리를 비우며 잡담을 하거나 자리에서 웹서핑을 하면서 쉬거나 하는 문화가 아직까지도 남아있다. 어차피 일이 많아서든 다른 사람들 눈치를 봐서든 밤늦게까지 남아서 야근을 해야 하므로 오전부터 빡쌔게 일하면 심신이 남아나지 못하기 때문이다.[42] 단, 부하 직원 본인이 법적인 리스크를 질 것이 확실할 경우에는 태클을 걸 수밖에 없다. 이직이 힘들다 한들, 전과가 주는 리스크보다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적기 때문이다.[43] 보통 스펙 보면 알 수 있는데, 스펙이 상당히 화려한 사람이 여기서 뼈를 묻겠다고 하면 의심해봐야 한다. 여기서 계속 일하겠다고 할 정도로 기존 업종에서 인성에 문제가 있었거나 뭔가 다른 이유가 있어서 해당 업종에서 퇴출된 사람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만일 당신이 이런 사람과 운 나쁘게 일을 하게 된다면 절대 약점을 잡히지 말 것.[44] 특별히 상대방이 싫은 게 아닐지라도 상대방은 오해할 수 있으며 이것이 자신에게 해로 돌아올 수도 있다.[45] 물론 이 역시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하는 것이 좋다. 무작정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46] 굳이 직장생활이 아니라도, 그 자리에 없는 다른 사람의 험담을 자주 하는 사람은 최대한 피하거나 멀리하는 것이 좋다. 피하거나 멀리할 수 없다면, 속마음, 진심을 보여줘서는 안 된다. 무조건 솔직한 것이 좋은 게 절대 아니다.[47] 굳이 가해자(=상급자)에게 대들거나 태클 거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에이 씨..." 정도의 가벼운 짜증을 표출하는 것도 포함된다.[48] 단, 이 방법은 오프라인에서 혹은 특정 소수에게만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토로하는 방법은 좋은 사람도 있지만 그저 비웃을려는 사람들도 있고, 무엇보다 모두에게 공개된 공간이기에 들킬 위험도 있어 추천되는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오프라인이라면 설령 소문이 퍼져 당사자까지 알게 된다고 해도 원 출처를 알 길이 없으며, 열린 사회에서 소문이 퍼질 정도라면 확실히 당사자의 잘못임이 드러나 당사자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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