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28 09:45:05

다테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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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어원3. 유래4. 현대 사회

1. 개요

일본인들의 대표적인 가치관으로 보통 다테마에(建前)와 혼네(本音)[1]를 묶어 이야기한다. 다테마에는 상대방에게 드러내는 마음(겉마음), 혼네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속내(속마음)다.

세계 어딜 가도 사람은 표리부동한 경우가 많지만, 일본은 특히나 이것이 고유의 문화, 국민성으로 자리잡을 정도로 확실한 편이다.[2] 한국에선 먼나라 이웃나라 일본편에서 소개되었고 일본 예능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다루면서[3][4][5][6] 한국을 비롯한 이웃한 국가들에게도 교토만의 심한 다테마에가 잘 알려지게 되었다.[7][8]

비유적으로 'オブラート[9]に包む'(쓴 약에 전분막을 씌우다)라는 표현이나, '猫を被る'(고양이처럼 행동한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2. 어원

혼네는 '본디 하고 싶은(本) 소리(音)'이기 때문에 쉽게 유추 가능하나, 겉치레를 왜 '다테마에'(たてまえ)라 하게 되었는지 대해서는 어원이 불분명하다. 일본 내에서는 상량식에 올릴 대들보가 화려했기 때문에 그랬다는 민간 어원설이 존재한다. 실제로도 상량식 자체를 다테마에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3. 유래

오닌의 난이 일어난 1467년부터 무로마치 막부가 교토에서 축출되는 1573년까지, 길면 오사카 전투를 끝으로 내전이 종식된 1615년까지 일본은 최소 100년 이상 전쟁을 반복하고 있었다. 전쟁으로 인한 사회적 환경의 차이 역시 사생관의 충돌로 나타났다. 강항, 조헌, 그리고 에도 시대 초기에 일본을 방문한 사행원들은 전쟁 상태였던 일본인들을 보면서 경생(輕生)이라는 표현을 썼다. 전국시대 일본에서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무사의 정체성이었다. 사무라이 사회에서는 목숨보다 무사로서의 명예가 중요했으며, ‘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가볍게 여기고 적과 싸우는 것을 무사의 사명으로 인식했다.[출처1]

이 때문에 항상 남에게 시의심을 가지고 가족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풀지 않거나 모욕을 당하지 않도록 항상 타인의 말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서로 붕우로서의 맹약을 맺으면 친구가 되어 목숨조차 버렸으나 서로 마음의 균열이 생기면 서로 죽고 죽이는 사이가 되었다.이런 분위기에 제일 가까울듯. 또한 조금이라도 남에게 불만을 가지면 살인도 서슴지 않았고 서로 시의심을 가지며 술자리에서도 경계심을 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출처1]

이러한 생명을 경시하는 태도는 무사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었다. 전국시대 일본에서는 과감하게 죽는 것을 칭송하는 분위기가 사회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다. 복수를 수행하여 원수를 죽이고서 자신도 자결하면 그 자손들이 큰 명예를 얻었다. 집단 단투에 있어서도 미천한 사람일지라도 용감히 싸우면 대우를 받았고 두려워서 도망가는 자는 비록 권문귀족의 자제일지라도 온 나라에서 버림을 받으며 사람들에게 용납되지 못했다.[출처1]

전국시대가 끝나고 도쿠가와 막부가 들어서면서 이러한 풍조를 적극적으로 제재하였다. 에도 막부는 에도성 내에서의 발검을 할 경우 가산몰수, 작위박탈, 사형하는 처분을 내렸다. 하급자의 모욕을 사적으로 벌하는 기리스테고멘도 적법한 정식 결투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처벌하였다. 또한 다이묘의 가신단 내의 불화, 난심, 난행이 있을 시 번 내에서 해결하게 두지 않고 막부 차원에서 개역을 실시하며 중앙 통제력을 발휘하였다.

하지만 겐로쿠 아코 사건의 예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당대 민중들의 의식은 전통적인 무사관을 추종하였다. 46사의 행위는 막부로서는 처형해야 하는 일이었지만 민중들에게는 영웅적 행위로 받아들여졌다. 처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막부는 에도 시대 대표적인 유학자인 오규 소라이에게 처리를 문의하였고 그는 "46사의 행위는 윤리적이지만 공적(公的)인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현대에는 살상에 대해 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지만 당대에는 법적으로는 문제가 있지만 윤리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막부는 처형이 아닌 할복처분을 할 수밖에 없었다.[출처1]

사무라이 사회에서 혼네를 들키면 위험에 빠지는 바람에 혼네로 말하는 것은 꽤 어려웠다. 따라서 사무라이 사회에서는 혼네와 다테마에의 구별, 어느 쪽인가 하면 다테마에의 사회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출처2] 이러한 사회 분위기는 서로간의 분쟁을 피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졌고 다테마에라는 일본 특유의 대인관계 태도를 형성하게 되었다.

4. 현대 사회

다테마에는 계급이 사라진 현대 사회에서도 일본의 중요한 문화로 자리잡았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손님에게 겉으로 항상 친절하게 응대하는 문화도 다테마에로부터 비롯되었다.

한국어에서는 우리와 남의 2단계 구분을 하지만 일본의 경우 나(私), 우치(內)[15], 소토(外)[16] 3단계를 철저히 구분을 한다. 한국의 경우 남을 우리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하지만 일본의 경우 소토에 대해 다테마에나 샤코지레이(社交辞令, 발림말)을 통해 거리감을 유지한다.[17] 따라서 한국어에서 보이는 의례성은 의례성일 뿐이고 일본어에서 보이는 혼네와 다테마에는 표리부동이다.[출처3]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일본인들과 가까이 지내기 어렵다고 하는 이유도 이것으로 일본인들의 진짜 속내를 알아내려면 결국 한국의 군 정보기관, 국정원, 통일부에서 북한의 속내를 알기 위해 노동신문의 기사 행간 하나하나 세세히 분석하는 것마냥 해당 일본인이 하는 말, 뉘앙스를 하나하나 분석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한편, 일본의 다테마에는 옆 나라인 한국과 중국과는 차이가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사회적 교류 방식인 다테마에는 의례적 측면이 강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중국의 경우 자기 스스로를 보고 느끼는 자괴적이며 반성적인 부끄러움인 리엔(脸/검)과 남에게 비추어진 자신의 모습을 보고 느끼는 부끄러움인 미옌쯔(面子/면자)로 구분되며, 한국의 경우 '남들이 바라보는 나의 모습'을 신경쓴다는 점에서 일본과 비슷해보이지만 목적하는 바가 다르다. 일본의 다테마에는 일정한 사회적 기준에 맞추는 것[19]을 목표로 하고 한국의 경우 일정한 사회적 기준을 넘어서서 인정 받는 것에 목표를 둔다. 논문

먼나라 이웃나라에서도 소개된 유명한 예로, 일본 기업과 거래할 때 협상 상대방으로부터 '한 번 사장님과 잘 이야기 해보겠습니다.'라는 말을 듣는다면 대체적으로 거절의 의미라고 생각하는 게 좋다는 말이 있다. 한국식 완곡 어법은 "지금 제안이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잘 안 될 수도 있습니다."라고 불발의 가능성을 높여서 제시해주는 정도라면 일본의 다테마에는 [사장과 논의하겠다]라는 형식을 빌려 사실상의 거절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고, 실제로 사장과 논의하지도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때 [사장과 논의하겠다]라는 말은 단지 회사의 형식을 지키기 위함일 뿐이지, 실제로 그러겠다는 뜻의 발화가 아니다. 그러니 형식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 "사장과 논의하겠다고 했는데 결과가 어떻게 됐느냐"라고 물어봤자 안 와서 연락할 시에는 '우리는 그런 말 한 적 없다.'라는 식의 면박만 들을 것이다. 즉, 일본의 다테마에가 좀 더 형식적인 면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외교적 수사 역시 '외교사령'으로 표현하는데, 실제로 국제 사회에서 외교적 수사도 다테마에와 가깝게 돌아갈 때가 많다. 위 유래에서 일본의 다테마에가 말 하나에 꼬투리 잡힐 수 있는 상황에서 비롯된 극심한 형식화이듯이, 국제 외교에서도 말꼬리 하나로 전쟁 등의 파국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극도로 형식화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해당 문서에서 소개하듯 국제 외교에서 "귀국의 의견을 고려하겠다"라고 해서 나중에 "고려해보겠다더니 결과가 어떻게 됐느냐" 하면 위와 같은 반응이 돌아올 것이다. 이때의 '고려'라는 것은 상대국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한 용어 사용일 뿐, 실제 행동에 옮기겠다는 표현이 아닌 것이다.


[1] 한국어, 표준 중국어에서는 '본디의 소릿값'을 뜻하는 다른 뜻이다.[2] 여담으로 일본내에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교토 사람들이 다테마에 문화의 정점이라고들 한다.[3] 예시로 오사카 vs 교토 비교 영상 또는 각 지역의 시민 인터뷰를 해서 교토의 심한 다테마에 문화가 진짜인지 아닌지 알아보는 예능 콘텐츠가 있었다.# 비교 대상이 주로 오사카와 이와테인 이유는 교토와 같은 간사이의 이웃한 대도시이면서도 오사카와 도호쿠의 도시 이와테는 예로부터 상인들이 많아서 교토와는 정반대로 왁자지껄하고 속마음을 잘 드러내는 도시 이미지가 있어서다. # 링크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오사카와 교토와 이와테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서로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들을 잘 알고 있으며 반농반진으로 서로를 디스하기도 한다.[4] 보통 오사카로 대표되는 간사이 지방이 마치 한국의 경상도처럼 일본에서 도호쿠 지방의 전라도인 이와테와 더불어 서로 비슷할듯 말듯하면서도 가장 외향적이고 거침없으며 특유의 돌려말하는 경우가 적다고 잘 알려져 있는데 교토만큼은 절대 예외이다. 다테마에의 직간접적인 유래가 된 일본 전역의 사무라이 문화에 더해서 근래에 도쿄(에도)로 천도하기 이전까지 일본의 공식 수도로서 오랜 세월 동안 군림해왔다보니 격식 있으면서도 매우 폐쇄적인 황실 및 귀족 문화도 같이 뒤섞인채로 근대까지 줄곧 유지되어 왔던 도시다. 이로 인해 다른 간사이 지방의 지역들과는 완전히 다른 교토만의 내부 분위기가 지금까지도 존재한다. 한국인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비유하자면 경상도 내에서 경주시가 신라시대부터 근대까지 왕실의 중심지이자 귀족과 양반이 모여사는 명목상 수도 + 손꼽는 대도시 역할을 계속 해왔고 이에 따라 부산이나 대구를 비롯한 다른 이웃 경상도 도시들과 분위기가 전혀 딴판인 케이스라고 보면 편하다.[5] 그런데 알고보니, 오사카이와테는 둘 다 정치적으로 일본 내에서 반자민당 성향을 가진 지역이지만, 문화적으로 메이와쿠와 더불어 다테마에와 혼네가 서로 같을수도 있지만, 다른 경우도 있다.[6] 또한 일본내에서 다테마에와 혼네뿐만 아니라 메이와쿠도 심하고 보수적인 지역인 야마구치교토도쿄도 있다. 특히, 야마구치가 가장 심한 편이다.[7] 불청객에게 '부족하지만 간단한 밥이라도 차려드릴게요' 라고 말하면서(혹은 오차즈케) 넌지시 부담을 준다는 교토를 풍자하는 식의 농담이 있다. 즉, 고상하고 예의를 차리는 말투이지만 잘 음미해보면 말속에 뼈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8] 한국 역시 눈치로 분위기를 파악해야하거나, 상황에 따라 돌려서 이야기하는 것이 어느 정도 정석으로 여겨지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의 다테마에 문화 앞에서는 두 손 두 발을 들 정도이다.[9] 네덜란드어 'oblaat'에서 차용한 단어이자 전분으로 만든 막이다. 유아들에게 알약이나 가루약을 먹이기 위해 사용한다. 과거 한국에서도 '오부라이트'나 '복약용지'로 불렸다.[출처1] '무사사회의 도덕규범 - 조선 사절이 본 일본인의 도덕의식 - 박상휘, 국문학연구 38권'[출처1] [출처1] [출처1] [출처2] 「畏(かしこ)まる」文化と「賢(かしこ)がる」文化 : 忠臣蔵と春香伝を中心に, 朴容寛, 総合政策論叢, 2002-03-25, pp36[15] 이너서클(inner circle)[16] 아우터서클(outer circle)[17] 출처:물건의 貸与 · 譲渡에 관한 許容度의 한일비교.[출처3] 일본인과 한국인의 의식 구조, 한국인의 의례적 언행과 기능[19] 그 이상이나 이하로 가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