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19 16:37:28

2022년 대한민국-폴란드 방산계약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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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자1] 파일:우크라이나 원형 국기.png: 우크라군의 승리, 파일:러시아 원형 국기.svg: 러시아군/친러반군의 승리[첨자2] 파일:ongo.png: 진행중, 파일:우크라이나 원형 국기.png: 우크라군의 승리, 파일:러시아 원형 국기.svg: 러시아군의 승리[첨자3] 파일:우크라이나 원형 국기.png: 우크라군의 공격, 파일:모호 아이콘.svg: 공격주체 미상, 그 외 각주 참조[BLR] 벨라루스 파르티잔 공격[A] 러시아의 동남부 우크라이나 병합 이후 러시아 연방에 편입된 군민정청[A] [B] 러시아의 동남부 우크라이나 병합 당시 독립적인 주로서 러시아 연방에 편입되지 않은 군민정청[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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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1. 수출 물량
2. 협상 체결 과정
2.1. 폴란드 측 설명2.2. 예상되는 대한민국의 이점
2.2.1.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국제 경쟁력 증대2.2.2. 경제 효과2.2.3. 규모의 경제를 통한 가격경쟁력 향상2.2.4. 정치·외교상 이점2.2.5. 대한민국 방위 산업의 개발 역량 강화2.2.6. KF-21 분담금 미납에 대한 인도네시아 압박
2.3. 예상되는 폴란드의 이점
2.3.1. 신규 장비 도입 직전의 일시적인 전력 공백 완화2.3.2. 방위 산업 기반 재건2.3.3. 러시아 장비에 대한 간접적인 기술 공유
3. 폴란드의 한국산 장비 도입 사유
3.1. 대한민국의 조달 역량
3.1.1. 한국제 장비의 강점
3.2. 역사적, 지정학적 배경
4. 결정된 사업 부문 및 경합 무기
4.1. K-9 자주곡사포 완제품 수출 및 현지 생산4.2. FA-50 완제품 수출 및 현지 생산4.3. K-2 흑표 완제품 수출 및 현지 생산
4.3.1. M1 에이브람스와의 비교4.3.2. 레오파르트 2와의 비교
4.4. K4 고속유탄기관총 완제품 수출4.5. K-239 천무 부품 수출 및 탄약 라이선스 계약4.6. K-151 도입 및 라이센스 생산4.7. K-9 차체 기반 중장갑차 개발 및 양산4.8. 폴란드제 워메이트 드론 도입
5. 협의 중인 사업 부문 및 경합 무기
5.1. KF-21 검토 중5.2. K808 차륜형 장갑차 MOU 체결5.3. AS-21 레드백 도입 검토 (도입되지 않음)
6. 2차 계약 잔여분 진행 상황
6.1. 2023년 하반기6.2. 2024년 상반기6.3. 2024년 하반기
7. 반응과 영향
7.1. 러시아의 대응
7.1.1. 불곰사업에 대한 오해7.1.2. 북중러관계에 대한 왜곡된 인식7.1.3. 한러관계의 특수성
7.2. 북한의 대응7.3. 제1세계의 시각
7.3.1. 한국 방산에 대한 악영향7.3.2. 독일
8. 기타9.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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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파일:K2-Polen-Vertragsunterzeichnung-3_MoD-POL.jpg
협정 체결을 기념하는 대한민국과 폴란드
2022년 7월 27일대한민국폴란드 간에 체결한, 한화로 약 20조 원 규모의 기본협정과 그에 따른 방위산업협력이다.

상단 사진의 좌측부터 각각 KAI 대표 안현호, 현대로템 대표 이용배, 마리우시 브와슈차크(Mariusz Błaszczak)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 한화디펜스 대표 손재일, PGZ[1] 대표 세바스티안 흐바웨크(Sebastian Chwałek)이다.

1.1. 수출 물량

<rowcolor=#fff> 품목 예정 수량 납품 완료 수량
K-2 흑표 수출 180대 46대 납품 완료
K-2PL 라이센스 생산 800대 -
K-9 수출 670문 72문 납품 완료[2]
FA-50 파이팅 이글 GF 수출 12기 12기 납품 완료[3]
FA-50 파이팅 이글 PL 라이센스 생산 36기 -

2. 협상 체결 과정

협상 체결 과정을 짧게 요약한 에펨코리아 게시글

폴란드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어나자 러시아에 대한 위협에 큰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고, 서쪽에서는 독일이 재무장 선언을 하여 만일의 위협에 대비해서 의 규모를 기존보다 크게 키우기로 결정했다. 2024년까지 국방비를 GDP의 2.5% 수준까지 증액하고 2035년까지 5240억 즈워티[4]를 투입해 군대를 현대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15만 명이었던 정규군은 25만 명으로, 2만 명이었던 향토방위군은 5만 명으로 대폭 확대하여 폴란드군을 현재의 2배 정도 규모로 키워서 북대서양 조약기구 중에서도 매우 규모가 큰 군대로 만들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국방비도 GDP의 5%까지 증액하기로 했다.# #

이렇게 강군 육성을 위한 폴란드의 병기 조달 방안 중 하나로 2022년 7월 27일 대한민국과 맺은 K-2 흑표·K-9 자주곡사포·FA-50 구매에 대한 기본협정의 큰 틀에서의 합의가 이루어졌고 각 업체별로 세부적인 계약 조정도 진행된다. 기본협정은 본 협정 이전에 체결하는 것으로 양해각서보다 훨씬 구체적이며 정규 계약 형식으로 맺는다. 대규모 방산 계약은 대부분 개인/기업 간 거래가 아니라 국가와 국가 간 거래라서 계약(Contract)보다는 협정(agreement)이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한다. 이는 MOU라 불리는 양해각서와는 달리 강제력이 있어 체결한 이상 함부로 취소할 수 없다는 점에서 양국 간 방산거래가 확정단계에 안착했음을 의미한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기본협정 체결일 당일 수도인 바르샤바에 있는 폴란드 국방부 본부에서 열린 협정 체결식에서 "대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인한 지상·공중 전력의 공백을 메꿔야 했는데 기술, 가격, 도입 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한국의 무기 체계가 가장 적합하였다.", "K-9 자주곡사포는 기술을 인정받고 있어서 빠르게 도입을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체결식에는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 등 대한민국 내 방산기업체 대표와 브와슈차크 장관, 야로스와프 미카 폴란드군 총사령부장, 아르투르 쿱텔 군비청장이 참석하였다.

또한 폴란드는 신형 전차인 K-3 전차KF-21 보라매의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한국제 무기류를 대량 도입하는 상황에서 그 지원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후속 기종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각 방산 수출국에서 첫 무기도입에 출혈 경쟁이 일상인 것도 이런 경로의존성을 노리고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경로의존성이 역방향으로도 작용하는데, 폴란드는 독일프랑스의 공동 개발 전차인 MGCS 사업에 참가를 희망하였으나 거절당한 사례가 있다. 이에 관해서는 독일 측의 정치적인 의도를 포함해 폴란드 측 요구사항이 아무런 이득이 없었다는 익명의 인터뷰가 있다.

양국의 협상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가 침공한 직후 동구권 무기 대부분을 우크라이나에게 넘겨주면서 급진전되었다고 한다. 폴란드군이 2022년부터 도입을 시작할 무기규모는 각각 K-2 흑표 1천 대, K-9 자주곡사포 및 파생형 모델을 포함한 672문, FA-50 파이팅 이글 48대 규모이다. K-9 672문은 현재 대한민국에 배치된 수량의 60%에 육박하는 엄청난 규모이다. 함께 도입할 예정인 K-10 탄약보급장갑차와 K-11 사격통제지휘차량의 정확한 도입 수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세부적으로는 K-2 흑표 180대를 먼저 도입한 뒤, K-2PL 개발 후 450대를 2030년까지 인도받고 나머지 370대를 현지에서 생산하며, K-9 자주곡사포 역시 48문을 인도받고 K-9PL 624문 중 일부는 대한민국에서, 일부는 현지에서 라이선스 생산한다. FA-50은 12대를 우선 인도받은 뒤 블록 20 사양의 FA-50PL 36대를 나중에 인도받는다. 기존의 인도 분량 역시 블록 20의 사양이 인도되면 모두 블록 20 사양으로 추가로 개량된다.

협정 체결식에 포함된 프로그램으로 KAI는 조종사 양성을 위한 국제 비행학교를 폴란드에 설립 할 예정이다. 그동안 동유럽 국가에는 조종사 양성 교육기관이 따로 없어서 조종사 대부분이 미국에서 교육을 받아야 해서 불편했다. 폴란드에 국제 비행학교를 설립한다면 미국의 F-16 조종사와 호환 교육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같은 서방권인 폴란드의 자체적인 항공 역량의 증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듯하다.#

한 달이 지난 2022년 8월 26일, K-2 흑표 180대와 K-9 자주곡사포 212문을 공급하는 첫 번째 행정협정이 체결되었다.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인 브와슈차크가 밝힌 바에 따르면 계약의 세부 사항으로는 K-2 및 K-9A1의 120mm, 155mm 포탄 및 기관총 탄약, 폴란드군 병사를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포함한 K-2 흑표 전차 패키지가 33억 7천만 달러, K-9A1 자주곡사포 패키지 24억 달러이다.

훈련 프로그램은 2022년 10월부터 대한민국에서 진행되는 폴란드 육군 제16기계화사단 소속 장병들이 수료할 예정이다. K-2 흑표 180대는 폴란드 북부에 주둔하는 제16기계화사단 예하의 9기갑기병여단과 15기계화여단, 그리고 20기계화여단에 배치하고 K-9A1 212문도 16기계화사단 예하 9기갑기병여단, 15기계화여단, 20기계화여단, 11포병연대에 배치할 예정이다. 또 같은 해 9월 내에 FA-50 파이팅 이글 항공기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2023년에는 12대를 인도할 예정이다. 이 FA-50 12대는 마조비에츠키에에 있는 군공항에 주둔시킬 계획이다.

2022년 9월 7일, 폴란드에서 개최된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 2022)에서 현대로템과 PGZ는 폴란드 내에 K-2 흑표 1천 대 및 장갑차량을 제조하기 위한 생산 시설 구축과 차세대 전투 차량의 공동 개발을 위한 제휴협정(partnership agreement)을 체결하였다.

계약의 세부 내용으로는 K-2PL 전차 1천 대를 폴란드내에서 생산하고 정비하기 위한 생산 시설 구축과 향후 현대 로템에서 개발할 K-3 전차, 폴란드형 K808장갑차량, 지상 무인 시스템에 개발에 대한 공동협력이 포함되었다. 또한 향후 폴란드에 건설될 생산 시설은 현대 로템의 전차나 장갑차를 도입할 의향이 있거나 도입한 주변 유럽 국가에게 판매 및 정비를 위한 유럽 내 거점시설로 활용될 예정이다.##

대한민국은 이번 수출 규모의 약 70%에 해당하는 12조원 가량의 금융 지원을 폴란드에 약속하였다. 이러한 지원 방식은 문재인 정부 시기 이집트에 K-9 자주곡사포를 수출했을 때와 유사하다.

2.1. 폴란드 측 설명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는 대한민국과의 방산 협정을 맺으면서 대한민국과의 방위 산업 협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폴란드 기갑 전력의 힘을 결정할 K-2 전차 납품 계약을 승인했습니다. 이 현대식 장비에는 첨단 사격통제, 능동 보호 및 통신 시스템이 장착됩니다. 첫 번째 전차는 올해 군대로 갈 것입니다. K-2 전차 주문은 두 단계로 나뉩니다. 첫 번째 단계에선 전차 180대를 획득하고(납품은 올해 시작됨) 두 번째 단계에선 K-2PL 표준의 전차 800대 이상을 포함합니다. 2026년에 폴란드에서 K-2PL 전차의 생산이 시작됩니다. # #

K-9 곡사포와 탄약 및 지휘 차량, 훈련 및 물류 패키지의 납품 계약을 승인했습니다. 첫 번째 곡사포는 2022년 폴란드 육군 병사에게 갈 것입니다. K-9 곡사포 인도 첫 번째 단계에서 자주곡사포 48문을 구입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그 중 일부는 올해 폴란드에 인도될 예정입니다. 자주곡사포 600문 이상이 2024년에 인도되기 시작하고 2026년부터 폴란드에서 제조됩니다.# #

폴란드 공군의 요구 사항에 따라 구성될 FA-50 항공기 납품 계약을 승인했습니다. 이 계약에 따라 공군은 최대 3개 비행중대를 장비할 수 있고 첫 항공기는 2023년 중반 폴란드에 배치될 예정입니다. 첫째, 공군은 2023년 중반까지 FA-50 항공기 12대를 인도받아 총 48대가 인도될 예정입니다. 비행기는 폴란드 공군이 제시한 정확한 요구 사항에 따라 구성됩니다.# #

우리는 폴란드군을 강화할 수 있는 기본협정에 서명했습니다. 시간은 부족하고 폴란드군을 빨리 무장시켜야 합니다. 침략자가 감히 폴란드를 위협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원칙에 관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전차와 자주곡사포가 올해 폴란드로 도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서 결론을 내립니다. 전차와 포병은 오늘날 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는 많은 힘을 가져야 합니다.# # #

우리 군대는 빨리 현대식 장비를 갖추어야 합니다. 올해 첫 주문은 폴란드에서 이뤄질 예정입니다. 우리는 이 생산이 폴란드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앞으로 가정합니다. 이것은 우리 업계에 기회입니다. 장기적으로 폴란드 크라프와 K-9의 경험을 활용해서 이 무기를 양국에 통일되게 만들 생각입니다. 폴란드 방산 공장의 생산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겠습니다.# #

우리가 주문한 FA-50 항공기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F-16 항공기와도 호환됩니다. 따라서, FA-50을 통해 공군사관학교에서 훈련할 생도 수를 늘릴 수도 있습니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FA-50 항공기는 공군력을 강화합니다. 우리 공군은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본협정은 양국과 방위산업 간의 강력한 협력의 시작입니다. # #[5]

조국의 안보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또한 우리 무기산업에 강력한 동력이 됩니다. 우리의 협력은 세계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

2.2. 예상되는 대한민국의 이점

대한민국은 이번 한-폴 방산 협정으로 다음과 같은 이점을 예상할 수 있다.

2.2.1.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국제 경쟁력 증대

기존 한국제 무기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 비해 무기개발의 역사도 짧고 실전 경험도 매우 제한적이며 이미 방산시장을 선점해있던 서구 열강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

1970년대 말만 해도 전차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해 크라이슬러에 외주를 주었던, 그것도 단가 절감을 위해 크기를 줄여대서 경쟁력을 스스로 잃어버린 적이 있다. 바로 K-1 전차인데, 당시 설계을 맡은 크라이슬러가 대한민국 정부 측에게 '차후 개량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실제로도 120mm 활강포 장착을 위해 포탑을 완전히 새로 만들고 차체도 현수장치를 교체하고 내부 설계를 수정하는 등 큰 변화가 있었기에 기존 전차의 개량은 포기하고 전량 신규로 생산 해야만 했다. 이 때문에 K-1 전차는 사실상 120mm 활강포의 K1-A 계열과 105mm 강선포의 K1-E 계열 두 종류로 나눠져 있는 상태다. 그리고 말레이시아에서 그 K1을 판매하려다가 PT 91을 판매한 폴란드에게 밀려 탈락되었다. 그로부터 30년 뒤, 그 폴란드가 절치부심을 상대적으로 진행한 대한민국제 무기를 도입하고 있다.

이렇듯 대한민국은 방산업의 관점에서 보면 정말 별볼일 없는 나라였으니 자연히 국제시장에서 대규모 계약 건을 따내는 건 꿈도 못 꾸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국가적으로 연구 역량을 총동원하고 유수의 공학자가 절치부심해 불과 한 세대 만에 카탈로그 스펙상 세계 최고 수준의 최신형 MBT를 양산하는 방산강국으로 발돋움했다. 더구나 대한민국은 고통스러운 전쟁을 겪었던 경험이 있었고 이를 토대로 전차 및 자주포와 같은 무장들의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개전 초기, 북한의 포와 전차에 속절없이 무너졌던 쓰라린 기억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한-폴 방산 계약이라는 성과를 낳았다. 당연히 이만한 대규모 방산 계약을 따낸 만큼 위상이 크게 높아졌고 방산시장에서 영향력도 커졌다.

이 덕분에 이미 베스트셀러 자주포였던 K-9 자주곡사포는 아예 서방세계의 표준 자주포를 바라보고 있다. K-9 도입국의 모임인 ‘K-9 유저스 클럽’이 조직, 활성화되어 운용등에 관한 정보 교환을 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FA-50 역시 T-X 프로그램에서 아쉽게 낙방하며 놓쳤던 '서방 세계 표준 훈련기'의 자리, 혹은 공군력이 필요하지만 일선급 전투기를 사기에는 돈이 부족한 국가에게 제안할 수 있는 멀티롤 경전투기의 자리를 노릴 수 있게 되었다. 특히 AIM-120 AMRAAMAESA 등의 인티가 완료되는 Block 20이 완성되는 시점부터는 '멀티롤 경전투기' 카테고리에서 해외의 타 기종 대비 가격, 성능, 운용 편의성 등 다양한 방면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게 된다.

심지어 FA-50은 KAI의 고정익기 파트너인 록히드 마틴에서 직접 폴란드에 F-16과 호환됨을 근거로 도입을 추천했다고 한다. 미국은 파이브 아이즈 바로 다음 급의 동맹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한국, 일본에게도 하이, 미들급 무기를 팔지 않을 정도로 방산 수출에는 보수적인 성향이 있는데, 딱히 한국과 방위산업 면에서 경쟁할 필요도 없고 오히려 직접 자국산 무기를 팔기는 미덥지 않지만 미국의 권역으로 들이고 싶은 제3국이나 2~3급 동맹국으로 분류되는 국가에게 한국제 병기를 앞으로도 더욱 권장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국가로 폴란드, 루마니아 등이 있으며, 일부 동유럽이나 기타 친미 성향을 보이기는 하지만 미국산 무기를 직매하기엔 꺼려지는 국가들이 이에 해당한다.

"군사 분야에서 세계 최강은 미국인데 그냥 미국이 만들어서 팔면 되는 것 아니냐?" 하고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은 냉전 종식 이후 군축으로 생산 라인이 대폭 감소하여 생산 라인이 닫혀있거나 더 이상 제조하지 않는 분야라 다시 생산라인을 구축해서 만들어서 팔기엔 돈이 지나치게 많이 든다. 그리고 록히드 마틴 측에서도 F-35 보급을 하느라 바쁘고, F-16 생산 설비는 개량용 외에는 폐쇄되었으며, 그마저도 양안전쟁으로 물품 수급이 딸리는 중화민국 공군에 몰아주고 있다. 게다가 미군이 원하는 수준의 최첨단 병기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보안상 돈만 있다고 아무 나라에나 팔 수 있는 물건도 아니다. 당장 F-35이스라엘과의 관계 때문에 중동 국가들에게는 원천적으로 판매가 금지된 것이나 마찬가지고, 심지어 투자국이었던 튀르키예조차도 판매가 막혔다.[6] F-35보다는 전세대 기체인 F-15 조차도 사우디 판매분은 온갖 제약이 걸린 SA라는 별도 버전이다.

또한 F-16과 같이 개량된 기체들은 미국에서나 로우급 전투기로 취급받지,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로우급이라고 하기에는 성능이 지나치게 좋아 최신식 전투기나 지역 최강 전투기 취급 받는 국가도 있고, 가격 역시 굉장히 비싸다. 미국이 보유한 전투기 기종들 가운데는 저렴한 편이지만 그래도 다른 국가들이 사기에 만만한 가격이 절대로 아니다.

미국의 동맹국 중에는 이런 로우 레벨이나 특정 카테고리의 무기체계를 원하는 자유진영 국가가 수두룩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상당수 동유럽 출신 국가들이 자신들이 운용하던 옛 소련제 전투기들을 우크라이나로 보내고 미국제 전투기로 갈아타려 하고 있다. 심지어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 조차도 미국에게 F-16 좀 달라며 애원하는 처지다. 그렇다고 미국 입장에서는 스스로가 사용하지도 않을 무기를 정부 차원에서 예산을 들여 개발 및 제조하기에는 환금성도 낮고 부담이 크다. 실제로도 F-20이라는 역사에 길이 남을 사례가 있고.

따라서 미국이 제조하지 않는 NATO 표준 규격 병기를 만들고, 차후에 미군이 실사용중인 최첨단 병기를 구매할 경로성을 형성해줄 서브 병기창 동맹국의 존재는 미국에게도 큰 이득이 된다. 일종의 분업화외주를 주는 것이다. 이 설명에 정확히 부합하는 무기가 K-9 자주곡사포FA-50 파이팅 이글이다. 농담이 아니라 이 두 무기에 대응되는 무기 체계가 미국에는 없다.

더구나 한국은 미군과 군사훈련을 자주 갖는 국가이고 주한미군주둔한 국가이다. 당연히 원활한 작전능력과 훈련을 위해서는 미군의 무장과 호환 가능한 무기체계가 필요하고 일부 미군 측 무장들은 대한민국에 수리와 정비를 맡길 정도로 수준도 높다. 여기에 이를 통해 축적된 노하우나 개발 능력도 상당하다. 한국 역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에 비해 약하다고는 하지만 서방권 국가에서 이 정도로 경쟁력 있는 국가는 한국 밖에 없다.

그래서 일부 풍문에 따르면 차후 미국의 요청으로 미국이 하이엔드급 무기 제작을 맡고 대한민국은 로우엔드, 혹은 미들급 무기 제작 및 위탁 생산을 담당해달라고 할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게 어느정도 말이 되는게, 그 미들급 무기도 대한민국 100% 자체 개발도 있지만 상당수 미국의 핵심 부품이나 소프트웨어 등을 탑재하는 무기 또한 많아서 이들 무기를 수출하면 미국 입장에서도 로열티 수입 등 나름의 이익이 있다. 아예 미국과 무관한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제 병기에 비해 대한민국제 무기 수출은 미국에게도 정치적인 것 외에 실질적인 금전적 이익이 된다.

더불어, 이 계약으로 폴란드가 대한민국산 방산 품목의 생산 및 유지 거점이 되면 유럽에서 대한민국산 방산 물품의 경쟁력이 높아짐은 당연하고, 핀란드, 노르웨이와 같은 북유럽 국가들과 발트 3국, 비셰그라드 그룹과 같은 동유럽 국가는 물론이고 팀 K-9 썬더 사업을 벌이고 있는 영국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핀란드는 제정 러시아 시절부터 소련, 러시아 시절까지 직접 국경을 맞댄 최대 적성국 중 한 곳이었으며 겨울전쟁계속전쟁의 역사 또한 존재하기 때문에 북대서양 조약 기구 가입을 서둘러 신청했다. 지상 전력은 러시아군이 침투할 때 대처할 기갑전력이 부족한 편이다. 전투기는 F-35와 F/A-18을 총 127대 보유하여 충분하지만 이를 보좌하는 경 전투기 - 공격기 세력이 구형 BAE 호크 계열기 73대로, 러시아의 위협이 높아지는 현 상황에선 기체를 신뢰하기 어려운 면이 있어 교체 수요가 있다.

노르웨이는 K-2NO 54대를 도입하는 조건으로 절충교역 100%를 내걸어, 사실상 콩스베르그社의 NSM과 흑표를 물물 교환하겠다며 '최초 완제품 수출'을 약점으로 잡아서 텃세를 부리는 중이었다. NSM이면 미군에서도 쓰는 검증된 것이지만 어쨌든 미사일은 결국 이리저리 훈련 및 시험 용도로 써버리면 끝인 탄약이다. 반면, 전차는 장기적으로 쓸 수 있는 장비다. 즉 소모품과 장비를 물물교환하자는 제안이 나온 시점에서 노르웨이가 우위를 가진 상태였다고 분석할 수 있다.

그러나 노르웨이가 강짜를 부리는 사이 폴란드에서 시원하게 최초 완제품 직도입 + 무지막지한 수량을 발주해버려서 노르웨이가 협상 우위를 다소 잃었다. 결국 이 사업은 노르웨이의 정치, 외교적인 이유로 인해 독일의 레오파르트 2A7이 채택되었지만, 이미 폴란드가 대량으로 발주했기 때문에 현대로템 입장에서는 실상 계륵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었다. 도리어 NATO에서 꽤 실세인 축에 드는 노르웨이마저 대한민국 방산의 영향권에 들어가면 독일과 마찰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

발트 3국은 3개국 모두 나라 크기나 군 규모의 문제 등으로 인해 러시아에 대항할 수 있는 이렇다 할 전력이 없는 관계로, 군사장비를 도입한다면 소수의 라팔이나 F-16 등이 될 가능성이 더 높지만 러시아 인접 국가라는 점에서 미국의 무기를 직도입하기에는 부담스럽다. 하지만 Block 20으로 업그레이드된 FA-50이라면 가성비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슬로바키아는 아직 공군에서 러시아제를 운용하고 있기에 이에 대한 교체 수요가 있고, 지상 전력 역시 교체가 필요할 수 있다. 체코와 슬로바키아 둘 다 전통적인 공업 강국이고 자체적인 자주포도 있기 때문에 K-9 자주곡사포 판매는 힘들 수 있지만, 체코는 이번 계약 건을 계기로 FA-50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발트3국이나 비셰그라드 그룹의 슬로바키아 등은 폴란드가 자국군의 부담을 감수해가면서 해당 국가의 방위를 책임져주고 있는 상황이라 발언력이 꽤 높은 편이다.

또한 체코와 슬로바키아 뿐만 아니라 이집트, 필리핀, 말레이시아, 아일랜드 등 그간 사전 교섭이 진행중이었거나 관심있게 지켜보는 정도에 그쳤던 국가가 이전에 비해 적극적으로 대한민국에게 접촉을 해 오고 있는 중이다. 상술한 것처럼 대한민국제 방산 산업의 경쟁력이 상승해 여러 국가의 관심이 고려 수준에서 확신 수준으로 상향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방산계약 직후 대한민국에서 열린 방산장비 전시회 'DX KOREA 2022'에는 앞서 언급한 국가의 주요 국방, 외교 인사가 대거 참석하기도 했다.#

2.2.2. 경제 효과

평시 민간 물자라도 조 단위의 대규모 거래 성사는 흔치 않기에 이번 계약의 홍보효과는 막대하다. 따라서 이번 수출 거점 획득은 향후 AS-21 레드백, 천무 다연장로켓, 천궁, KF-21 보라매 등 대한민국 방산 업계의 효자 상품이 더 늘어날 수 있는 교두보가 된다.

병기 특성상 제품에 큰 충격을 가하는 일이 많아 부품 수명이 일반적인 공산품보다 짧다. 싸우다가 총포를 맞는 전장이 아니더라도 군사훈련으로 험하게 굴리는 게 일상인 특성상 어쩔 수가 없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같은 부품을 교체해줘야 하기 때문에, 일단 무기를 판매하였으면 이후 지속적인 부품 판매만으로도 큰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다.

차후 개량 사업까지 고려하면 현대로템, KAI, 한화디펜스 방산 3사와 이들에게 원자재와 부속품을 공급하는 수많은 대한민국 내의 하청사는 막대한 규모의 안정적 예산을 확보한 것이다. 더불어 병기에 적용된 기술은 역설계에 상당한 시간과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산업 스파이나 카피가 활개치는 영역의 경공업 제품과는 달리 기술유출 리스크도 적어 대량 판매가 무조건 이득인 사업이다. 특정 국가가 K-9를 역설계해 카피버전을 자체생산 한다 하더라도 파워팩이 가장 큰 문제인 상태이다. K-9도 1999년 도입이후 두산제 파워팩 도입까지 30년 가까운 세월이 걸렸으며, 현재 수출버전도 독일제 파워팩으로 수출되고있는 상태이다.

폴란드의 우려대로 러시아와의 전면전이 펼쳐졌을 경우 공산권에 노획 당해 기술 유출이나 역설계를 당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의견이 있다. 하지만 진짜 어쩌다 기술이 유출된다고 한들 대한민국 무기의 수준 파악이나 추후 개발할 무기에 들어갈 기반기술 확보 이상의 가치는 없다. 한국산 장비들 대다수는 이미 알려질 만큼 알려진 기술들을 효율적으로 적용하고 자국에서 이미 대규모로 운용 중이기에 가성비가 뛰어난 것이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처럼 최신기술을 한껏 적용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가진 것들이 아니다.

설령 러시아가 아닌 다른 국가가 기술을 뜯어가서 유사하게 만든다고 한들 궤도차량이나 전투기 같이 고도화된 병기는 정밀성 탓에 원본과 똑같은 성능[7]을 내기 매우 어렵다. 무단복제와 기술유출의 대명사인 중국도 여전히 러시아제 원본 수준의 성능은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개발되어 내놓은 무장들 가운데 실전에서 그 성능이 입증된 무기들이 거의 없다. 자기들이 최고의 성능을 가졌다고 주장하기에 ‘그런 모양이다’ 내지는 ‘그게 최종 목표인 것 같다’라고 추측하고 있을 뿐이다.

당장 인도-파키스탄 분쟁 당시 대한민국의 K-9 자주포를 도입했던 인도가 중국제 차륜형 자주포로 무장했던 파키스탄에 맞서 압승하자 중국에서 긴장했었다는 일화도 있었다. 중국 특유의 권위주의 체제에서 군의 불만을 씹고 강제적으로 그 결함투성이 무기를 쓰게 하면서 어거지로 실적을 쌓는 것이다. 그리고 인도군이번 분쟁에서 성과를 거두자 K-9 자주곡사포를 추가 구매 및 배치했다.

또한 후진국이 아니면 차라리 동맹국의 지원을 받거나, 판매국과 라이선스 생산에 관한 계약을 맺고서 합법적으로 기술이전을 받으면 그만이다. 해당 국가에서도 '핵심 기밀'로 취급하여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도 이전을 거부하는 기술도 있다. 이쪽은 돈을 더 쓰거나, 아예 다른 방면으로 입수하는게 좋다. 대표적으로 대한민국의 경우 미국이 이전을 거부한 몇몇 기술들은 영국, 프랑스, 독일을 비롯한 타국에서 이전받아 쓴 경우도 많다.

이를 감안해도 아예 100% 데드카피 할바엔 그냥 합법적으로 라이선스를 맺어 역량을 쌓은 후 점차 국산화나 제3 국가 등을 통해 기술을 사들여 대체하는게 훨씬 안정적이다. 바로 과거 대한민국이 미국을 통해 라이선스나 핵심 기술을 제외한 기술력만 받아 생산을 진행하다 자체적으로 핵심 기술들을 개발하며 100%에 가까운 국산화 전력 확보에 매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게다가 이번 계약의 경우 현지 생산량도 상당히 많으므로 이를 통한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상술한 동유럽의 대한민국 무장 관심도 증가를 통해 대한민국이 폴란드 현지 공장을 통해 동유럽 수출품을 조달할 수 있어 이를 이용한 간접적인 이득도 볼 수 있는, Win-Win 체계에 가까운 경제효과를 볼 가능성도 있다.

2.2.3. 규모의 경제를 통한 가격경쟁력 향상

전차나 자주포같은 무기는 고정비의 비중이 매우 높고 기본적인 생산 수량이 적기에 규모의 경제가 매우 큰 폭으로 적용된다. 많이 만들면 만들수록 단가는 일반적인 공산품보다 훨씬 큰 폭으로 떨어진다는 이야기. 즉 이 계약으로 인해 폴란드뿐만이 아닌 대한민국이 필요한 K-2 흑표, K-9 자주곡사포, FA-50의 대당 단가와 유지비도 동시에 절감된다.

특히 K-2 가격 하락으로 회계상으로는 진즉에 잔존 가치 0을 찍은, 즉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손해인 M48A3K / A5K 계열 노후 전차와 F-4, KF-5 등 노후 전투기도 예정보다 일찍 퇴역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생겼다. 가령 일본만 해도 헌법상 극단적으로 무기 수량을 제한하므로 일본 자위대가 공급받는 무기 또한 매우 적게, 딱 자위대의 필요 분량 정도만 만들기에 장비단가가 터무니없이 비싸진다. 결국 많이 찍어내서 파는 것이야말로 가격을 낮추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단, M48 패튼 계열 전차는 전체 퇴역과 별개로 오히려 단기적으로는 퇴역이 늦춰질 수 있다. 폴란드에 인도할 K-2 초기 인도분은 원래 패튼을 대체할 대한민국 국군 인도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K-2 단가가 떨어지고 생산성이 향상될 테니 결과적인 전량 퇴역 시기는 이 계약 덕에 더 빠르게 진행할 수도 있다.

2.2.4. 정치·외교상 이점

군수산업은 정치 및 외교와 관계가 깊은 분야 중 하나이다. 20세기 말부터 21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탈냉전의 기조 하에 급격하게 군축을 해오던 서방 진영에서 유일하게 냉전형 전략을 고수하던 나라가 한국이다. 하지만 이 미련해 보이기까지 하는 구시대적 냉전형 전략을 고수해온 것이 신냉전 체제 아래 서방국의 군사 전력 재구축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게 되면서 빛을 발하게 됐다. 더구나 냉전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던 서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보면서 ‘달라진 건 없다’라는 냉혹한 현실과 직면해야 했고, 소련 붕괴만 보고 성급하게 냉전이 끝났다 여겨 국방비와 전력을 삭감, 감축한 대가를 치르는 중이다.

특히 이번 대규모 방산협약으로 서방권과 기타 제3세계 국가의 신뢰를 확보함과 동시에 대한민국의 국제적 지위를 기존의 단순 '미국의 비NATO 동맹국 중 하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병기 지원으로 NATO의 유럽 방위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태평양지대 우방국'으로 격상시키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2021년 이후로 대한민국은 계속 NATO 정상회의에 초청되고 있는걸 보면, “지리적으론 NATO에서 멀지만 군사력으론 중요한 국가”라는 입지를 점점더 굳이고 있다. 반면 유럽 방산을 책임지는 영국, 프랑스, 독일 입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좋게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문제가 있다.

실제로 K-9 자주곡사포K-2 흑표의 경우 독일을 긴장시키고 있으며, 프랑스 역시 차후에 양산될 KF-21을 상당히 우려섞인 시선으로 주시 중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저마다 라팔 전투기PzH2000 자주곡사포, 레오파르트 전차로 유명한 이 두 나라는 유럽 시장을 절대로 순순히 내어줄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이 덕에 NATO 국가들과 추후 외교 협상시 일정 부분 이점을 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폴란드와 맺은 방산 계약은 재래식 전력으로 이제 완전히 북한을 제친 것을 재확인하는 계기도 되었다. 냉전 시절 북한이 대한민국보다 잘 나가던 시점에서조차 북한보다 우월했던, 북한 산업계에게 스승과 같았던 폴란드가 이제는 한국제 무기의 품질을 인정하여 대량 구매한다는 것은, 남북 간 군사 격차에 대해 왈가왈부할 필요가 아예 사라졌음을 뜻한다. 한편으로는 핵과 같은 비대칭전력의 경우 안심할 수 없다. 물론 대한민국은 관련 기술력을 이미 확보했거나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확보할 수 있으나, 실전 배치는 미국의 편집증적인 핵 억제 정책 때문에 일부러 착수하지 않는 입장이기도 하다.

2.2.5. 대한민국 방위 산업의 개발 역량 강화

그동안 대한민국 국군 자체 수요만으로는 사업성이 낮거나 아예 관심이 없어 논의가 지지부진하던 K-2 계열의 각종 지원 차량이나 FA-50의 블록 20 개발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가령 현대로템은 그동안 주력 부문인 철도 부문에서 활로를 찾지 못하면서 묶여있는 방산 부문 역시 침체된 상황이었는데, 이 사업을 계기로 특별 공고를 내는 등 본 사업의 진행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사업 관리, 생산기술, 구매, 품질관리 외에 연구개발 부문의 인력까지 다수의 분야에서 대대적으로 인력을 확충하며 고용시장에 활력을 주기도 했다. K-9 역시 2027년으로 예정돼 있던 A2형의 개발 완료일정을 K-9PL 계약 덕에 2024년으로 만 3년이나 앞당길 수 있었다.#1#2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노후화된 무장들의 교체, 무장들의 현대화 및 차세대 무장 개발도 대한민국의 방위산업을 한 단계 더 상승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무인기나 함선, 더 나아가 군사위성과 같은 것들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자주 국방력 강화와 직결된 과제이고, 이러한 무기들의 국산화와 관련된 핵심기술 개발역량 역시 증진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향후 수출 및 거래 시 중요한 이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2.2.6. KF-21 분담금 미납에 대한 인도네시아 압박

폴란드는 현재의 KF-21 보라매의 사업 파트너인 인도네시아와는 다르게 제조업과 공업 기반이 있는 국가다. 항공 산업에서는 독립 직후인 1920년대부터 쌓아온 노하우가 있다. 1990년 공산정부 붕괴 이후에도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뤄냈으며, 핵심적인 항공기 부품을 생산해 각국에 공급하는 나라이다.

그리고 2012년 이후부터는 EU의 공동 항공우주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한다. 폴란드 정부도 항공산업 기술 개발을 위한 R&D 투자에 적극적이며, 현지 주둔 미군까지 적극적으로 환영한다. 이미 미국의 록히드 마틴은 폴란드의 우수한 항공산업 인프라를 이용하기 위해 공장을 지었다.# #

즉 대한민국 입장에서 폴란드는 기술 협력 부분에서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인도네시아보다 사업 파트너로서 가치가 더 높다.분담금도 제때 안 내고 날강도식 협상을 벌이는 민폐 손님을 쳐내고 말이 잘 통하는 새로운 파트너를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이에 그동안 강짜를 부리며 KFX 사업의 간을 봐온 인도네시아 입장에선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대한민국 정부는 한-폴 방산계약 체결 이후 허겁지겁 날아온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에게 "분담금을 완납하지 않을 경우 초도물량은 물론 일부 기술을 이전 받은 인도네시아 연구진을 제외한 그 어떤 부품이나 추가 기술 역시 단 하나도 가져가지 못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상황이다. 더 나아가 KF-21의 시뮬레이터에 탑승한 첫외국인 파일럿이 인도네시아 공군 파일럿이 아닌 폴란드 공군의 이레네우시 노바크(Ireneusz Nowak) 준장임을 보면 간접적인 차등 대우도 이미 진행되는 듯하다.#

인터넷에서는 반 장난으로 기체에 도장된 인도네시아 국기를 뒤집어서 폴란드 국기로 만드는 합성 짤방을 내놓기도 했는데, 2022년 11월 26일 방산수출회의장에 전시된 5호기에서 정말로 인도네시아 국기를 가려버렸다. 그리고 KAI를 방문한 폴란드 대표단도 이를 인식했는지 KF-21을 보고 "폴란드 국기가 거꾸로 달려있네요?" 하는 농담을 실제로 했다고 한다.# # #

2.3. 예상되는 폴란드의 이점

폴란드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목표와 중·장기적인 목표를 모두 달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2.3.1. 신규 장비 도입 직전의 일시적인 전력 공백 완화

이 계약 이전에 이미 미국의 F-35M142 HIMARS, M1A2 SEPv2 등을 구매하기로 결정했지만, 폴란드가 필요로 하는 수량이 상당히 많은 관계로 단기간에 그 수량을 모두 도입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러시아제 장비 대부분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해준 폴란드군은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의 장비가 완전히 도입되기 이전의 전력 공백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이 계약으로 직도입하는 K-2 흑표K-9, FA-50 파이팅 이글을 이용해 이 공백을 빠르게 메꿀 수 있게 되었다. FA-50의 경우 폴란드 수출 초도분 12대에 대해, 대놓고 Gap Filler(GF)라고 이름 지을 정도다. 또한, K-9이 자국의 자주포인 AHS 크라프와 차체를 공유하기 때문에 보급소요가 줄어든다는 점, 그리고 FA-50 파이팅 이글을 이용해 F-16F-35의 조종/정비 인력을 지금까지보다 더욱 수월하게 양성할 수 있다는 점과 기체 피로가 심한 F-16을 쉬게 해 줄 수 있다는 점도 폴란드 입장에서는 충분히 장점이 될 수 있다.

초계비행같은 것은 굳이 폴란드의 주력 전투기인 F-16이 할 필요가 없는데도 당장 그 역할을 맡길 마땅한 다른 전투기가 없어서 계속 F-16이 맡고 있었으나 이제는 FA-50에 맡기면 된다. 또한 전투기 파일럿 양성을 위해 하나도 아쉬운 F-16을 훈련용으로 따로 빼놔야 해서 문제가 많았는데 이 역시 FA-50이 담당할 수 있게 되어서 그만큼 F-16을 실질 전력으로 써먹을 수 있어 간접적으로도 전력이 크게 늘어났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앞에 써놓은 대로 F-16의 정비가 필요하면 그 빈 자리를 당분간 FA-50에 맡겨도 되고.

다만 이건 FA-50에나 맞는 말이지 K-9과 K-2에까지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K-9은 그 자체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주포이고 K-2 또한 한 국가의 주력 전차가 되기에 충분한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오히려 어느 정도는 K-2를 주력으로 운용하기 전 전력 공백을 메꾸기 위해 에이브람스을 들여왔다고도 할 수 있다.

2.3.2. 방위 산업 기반 재건

원래 폴란드는 전간기에 전차와 쌍발 전투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할 정도의 방위산업의 역량이 있었지만, 2차 세계대전과 공산화의 영향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이를 상실했다. 그러다가 AHS 크라프를 개발하던 중 자국 방산업체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껴서인지, 장비 직도입 뿐만 아니라 현지 면허생산과 기술 도입, 공동개발 참여 등이 계약에 들어가면서 폴란드 역시 대한민국과 협력을 통해 자국산 병기 개발을 위한 역량 확보를 꾀하고 있다. 또한 본 계약 이후 이루어진 K806/808 장갑차에 대한 MOU 추가 체결, AS-21 레드백 검토 및 KF-21 공동생산 검토 등의 소식을 종합해 본다면, 단순히 기술력 축적과 현지 개량 등을 넘어 차세대 장비를 개발하기 위한 기반 확보 등 장기적인 부분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

2.3.3. 러시아 장비에 대한 간접적인 기술 공유

대한민국은 불곰사업을 필두로 러시아와 군사기술적 부분에서 꽤 긴밀한 파트너로 작용한 경우가 많으며, 실제 대한민국의 최신예 무장에는 직-간접적으로 러시아의 기술력이 들어간 케이스가 많다. 대표적으로 K-2 흑표엔 러시아의 T-80U 전차에 적용된 기술 일부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신궁은 이글라 미사일의 기술이 일부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 등이 있다.

물론 불곰사업의 한계로 직접적인 기술 공유는 불가능하다. 해당 사업에 의한 조약에 따르면 이러한 '직접적인 기술 이전' 등은 사전에 러시아의 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러시아의 기술력이 들어간 한국제 장비를 라이선스 생산하며 얻는 기술력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러시아의 기술력을 흡수할 수 있는 셈이다. 이는 폴란드의 주요 위협세력이 러시아임을 고려하면 상당히 폴란드에게 이점이 될 수 있는 사안이다.

3. 폴란드의 한국산 장비 도입 사유

이번 방산 계약은 그 규모나 금액을 고려하면 급박하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빠르게 진전이 이루어졌다. 처음 방산계약 관련 기사가 언론에 보도된 이후로 하루하루 내용이 달라지는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폴란드 자국 언론에서는 대량도입 계약을 쉽사리 납득하지 못하는 여론이 다수였고, 폴란드 국민들도 대부분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다. 계약 품목으로나 규모로나 누가 봐도 급하기는 어지간히도 급했나 보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눈 돌아가서 진열대 위에 올라와 있는 것들은 일단 잡히는 대로 다 사온 모양새였던 것이다.

거의 한 국가의 군대 전체를 개조하다시피 하는 전례 없는 초거대 방산계약이라, 심지어 판매하는 입장인 한국 국민들마저 어리둥절했으니, 그만한 돈을 들여 사는 폴란드 입장에서 걱정하고 반대하는 여론이 없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할 지경이었다. 대한민국에서 직도입한 1차 제품들에 대해서는 절충교역 조항이 없는 보기 드문 현찰 박치기가 오갔다.#.

오죽했으면 계약 관련 내용이 처음 언론에 보도되었을 당시 "폴란드 정도 국가의 연간 국방 예산이야 뻔한데, 이 정도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면 그 대금을 다 지불할 능력이 있느냐." 하면서 국내 여론조차 안 믿는 분위기였을 정도였다. 계약 규모가 나라 곳간을 닥닥 긁어야 살 수 있을 만큼 터무니없는 양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폴란드는 나토의 최전선이자 주먹 역할을 하는 국가로, 유럽연합과 나토의 다른 회원국들에게 상당히 많은 군사재정 지원을 받는 국가라 생각보다는 돈을 더 낼 수야 있을 것이다. 다만 이걸 감안하더라도 의문부호가 들 정도로 무리한 계약으로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전차만 해도 국군 K-1 대수에 맞먹는 1천 대라는 엄청난 양을 주문했으니 더더욱 그렇다.

폴란드 자국 내 인터뷰 대부분에서 왜 다른 경합 무기 대신 굳이 대한민국산 제품을 선택했는지 묻는 질문은 약방의 감초처럼 나왔다. 예를 들어, 특히 말이 많은 FA-50은 도입 사유에 대한 설명기사까지 올라올 정도로 폴란드군에서도 여론에 민감히 반응하였다. "다른 장비는 구입해도 동급의 다른 장비(또는 자국산 장비)가 있는데 왜 하필이면 한국제를 구입하는 것이냐?" 정도의 불만이지만, FA-50은 유일하게 미들급 멀티롤 전투기를 로우급 경공격기로 대체하는, 겉으로 보기에는 확연한 다운그레이드라서 그런지 특히나 반발이 더 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폴란드 국민들이 오해한 것이다. 폴란드 국방부에서 공식 발표한 차세대 공군 육성 플랜에 대해선 해당 문서 참고. 요약하자면, MiG-29를 FA-50으로 대체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다. MiG-29를 F-35로 대체할 때까지 일시적 전력의 공백을 메우고 다양한 상황에서 운용하기 위해 FA-50을 도입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애초에 FA-50은 MiG-29와 운용 개념이 달라서, 대체 가능한 기종이 아니다. 이렇게 양국가의 국민들도 이해하지 못할 만큼, 폴란드 정부는 마치 생판 처음 들어간 아시아 마트에 대뜸 카트를 여럿 끌고 들어가 멤버십 가입을 하고 진열대를 모조리 쓸어담듯이 처리하였다. 이렇게 행동한 이유는 폴란드가 처한 내·외적인 상황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신냉전이 본격화됨과 동시에 러시아의 침공 위기로 인한 안보의 위협이 점점 가시화되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폴란드는 우크라이나군을 지원하기 위해 아직 소련제 무기를 주로 사용하는 우크라이나군이 원활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폴란드가 운용 중이거나 퇴역한 다수의 소련제 장비를 정비해 공여하였다.

이렇게 폴란드군이 소유한 장비가 공여하고 남은 소련제 무기 잔여 수량과 새로 들어오기 시작한 NATO제 무기로 이원화된 상황에서, 유럽연합의 군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남은 소련제와 앞으로 수입할 병기들도 NATO 규격에 호환되는 군사 장비로 교체하여 군수 체계를 일원화해야 했다. 이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여하느라 생긴 전력 공백도 최대한 빨리 해결해야 했다. 따라서 폴란드는 1)NATO 규격과 호환되며 2)대규모 공급과 최대한 빠른 납품이 가능하며 3)합리적인 가격과 우수한 사후 프로그램(교육, 정비, 생산 시설 등) 지원, 그리고 폴란드~우크라이나/벨라루스~러시아 전장에서 효과적인 작전 수행이 가능한 ROC까지 충족시킬 수 있는 뛰어난 품질의 군사장비를 제조할 수 있다는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판매자를 찾아야 했다.

그런데 오랜 악우인 서유럽 국가들은 기만 외교전술에 속아넘어가 러시아와 중국을 믿고 너나 할 것 없이 군축경쟁을 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독일은 신규 장비를 생산하지도, 기존 병기를 제대로 관리하지도 않는 방만경영을 하며 도저히 도움이 되질 않았다. 그러자 대한민국이 눈에 들어왔다.

대한민국은 러시아불곰사업 등을 진행하는 중요한 협력국인 동시에 친미 국가로서 자유진영의 태평양 최전방의 임무를 수행하는 기묘한 양가적 상태인 국가이다. 이리하여 문재인 정부윤석열 정부 모두 비살상 군사장비만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해주면서 최대한 전쟁에 개입하길 피하고 러시아를 크게 자극하려 들지 않는다. 즉, 폴란드는 러시아의 훼방을 받지 않으면서도 NATO 규격과 교리가 반영된 최신 장비를 코 앞에서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고, 대한민국 국군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장기적으로 러시아군 장비를 일부 운용하는 북한군적성장비의 정보를 입수하고 전력탐색을 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 수가 있었다.

또한 대한민국은 신뢰할 수 있는 판매자라는 점도 컸다. 대한민국은 오랜 세월 일본, 러시아, 중국 등 군사력이 막강한 국가들과 북한이라는 핵무기 보유 조직에 둘러싸여 끊임없이 외세의 위협에 대비해야 했다. 대한민국은 국방력이 약해 국가 전체가 심대한 고통과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던 일제강점기6.25 전쟁, 그로 인한 남북분단으로 전쟁의 위험에 시달리며 자주국방이 중요성을 수세대에 걸쳐 인지하고 방위산업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이런 대치가 70년 넘게 지속되어 대한민국은 드론인공지능 같은 신개념 분야는 물론이고 남들이 다 내팽겨쳐놓은 재래식 병기들도 언제나 개선·교체·신규 개발의 사이클을 돌리고, 대한민국 국군은 북한군을 상대로 실전에서 직접 사용할 무기를 개발하고 성능을 시험하면서 얻어지는 결과물을 지속적으로 차세대 병기에 반영한다. 즉, 독일을 비롯한 서유럽처럼 정치인들의 성향에 따라 방위산업 일정이 밀리거나 군축을 핑계로 고객과 한 거래 약속을 나 몰라라 하면서 내팽개치는 일은 절대로 없다는 점이 폴란드의 눈에 띄었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미군정 이후 반북기조가 강세인 군사정권을 지나서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문재인 정부, 윤석열 정부까지 시대를 막론하고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국방비 관련 예산은 절대로 삭감을 하지 않고 오히려 지속적으로 인상해왔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국방비가 감축된 유일한 사례는 외환 위기 때문에 1999년도 국방 예산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을 때뿐인데, 이마저도 정치적 이유로 내린 결정이 아니었다.

국가 경제의 근간이 뒤흔들리는 초유의 경제위기를 맞아 어쩔 수 없이 단행한 예외적인 사례에 불과하거니와, 말이 감축이지 깎인 비율도 극히 미미했다. 1998년 국방 예산이 13조 8천억 원이었는데 1999년 국방 예산은 13조 7500억 원으로 500억 원이 감소했다. 일단 액수가 줄었으니 감축이 맞긴 하지만 비율로 따지면 약 0.36% 정도 줄어든 것으로 사실상 동결이나 마찬가지였고, 이후 2000년 국방 예산은 다시 14조 4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4.7% 증가했다. 그래서,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국회의 예산편성에서는 모든 분야의 예산이 삭감되었지만 국방비의 예산만 놓고 보면 사실상 삭감을 빙자한 동결일 뿐이었고, 실질적으로는 더더욱 증가한 것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국가가 휘청이는 외환위기 상황에서조차 국방예산이 미비한 조정만이 가해졌을 뿐이었고, 대한민국 정부의 대북정책은 각 정권에 따라 강경과 유화를 오갈 순 있어도 자주국방 정책만큼은 당파를 초월하는 장기적인 국가정책 과제로 지속되어왔다는 것이다. 가령 KSR 시리즈KSLV 계획으로 이어지는 우주발사체 연구라던가, KF-21 보라매를 탄생시킨 KFX 사업, 지속적인 해군력 증강처럼 자주국방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국책사업은 정권교체가 수차례 있었음에도 여전히 엎어지지 않고 계속되었다.

게다가, 한미 미사일 사거리 지침이 폐지되었을 때 당시 제1야당이었던 국민의힘에서도 정적인 여당더불어민주당을 공격하거나 성과를 폄하하지 않았고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 선언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또 하나의 유의미한 결과로 평가한다." 라고 이야기를 했을 정도로 긍정적인 논평을 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 시기에 F-35 구입, 정조대왕급 구축함 사업 등 해군공군에다 거액을 투자했으며, 이 때도 더불어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반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찬성했다. 심지어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과 KFX 사업을 동시에 진행했다.#

사실, 밀리터리 매니아가 아닌 대다수 유럽인들에게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이 아닌 지구 반대편 나라의 무기를 도입한다는 게 생소하긴 했다. 튀르키예K-9 자주곡사포, K-2 흑표, KT-1 웅비를 구입하고, 대우조선해양이 영국에 타이드급 군수지원함을 납품하고, 한화디펜스가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에 K-9 자주곡사포를 판매한 사례가 있지만, 대한민국 - 유럽 간 방산거래가 조 단위로 성사된 적은 없기 때문이다. 동아시아에서 강대국 수준의 방산업 기반을 가진 다른 나라로는 일본과 중국도 있지만, 일본산 무기는 가격이 비싼데다 섬나라 일본의 지형적, 군사적 특수성에 최적화되어 만들어지기에 일본 열도에서라면 모를까 지구 반대편의 내륙 국가인 폴란드군에게 크게 이점이 없다. 당장 자위대자국 체계의 문제점부터 해결해야 할 상황이다.

중국산은 기본 베이스가 동구권제 무기라 NATO 제식 규격과 맞지도 않고, 철강 기술을 비롯한 전차의 기술력과 성능이 그렇게 좋은 편도 아닌데다 적성국 러시아의 우방이기 때문에 구입을 할 이유가 없다. 사실 폴란드가 구매 의향서를 보낸다 한들 오히려 중국공산당이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볼 것이다. 그리고 반중 감정이 강한 폴란드 입장에서는 선택지에 없는 옵션이다.

이렇게 정치, 외교, 중공업 수준, 병기 제원, 리스크, 진영 논리 등 모든 제반사항을 종합해보면 현재 폴란드군이 처한 문제점을 최단시간에 해결을 해줄 수 있는 국가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단 하나 밖에 없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외에도 세부적인 고려 사항들이 있는데, 이는 아래에서 추가로 서술한다.

3.1. 대한민국의 조달 역량

폴란드가 대한민국산 무기를 도입하기로 결정하도록 한 매우 중요한 이유중 하나가 바로 2022년 당시 폴란드가 소요제기한 작전운용성능(ROC)을 충족시킬 수준의 무기를 원하는 기간 내에 원하는 만큼 조달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을 제외하면 대한민국이 사실상 유일하다는 것이다.#

미소 냉전 종식 및 탈냉전 이후로 이 정도 규모의 대규모 방산 계약은 손에 꼽을 정도다. 폴란드가 2030년까지 분할 인도를 요청한 계약의 거래 금액을 합치면 한화 19조 4천억 원으로 대략 20조 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계약이다. 2022년 기준, 대한민국의 1년 국방비는 54조 원 정도이니 방산 계약 1건의 총 금액이 대한민국 1년 총 국방비의 35%를 넘는다.# #

대한민국 총 국방비의 35%라고 하면 적어보일 수도 있지만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국방비 54조 원'은 각종 장비의 유지비, 수송비, 신무기 개발과 구입에 필요한 비용과 군인 급여, 편의 시설 운용과 치료비 등의 복지 금액, 군인연금, 군 복지 프로그램, 독립운동가, 참전용사국가유공자를 위한 사회 자본, 군 홍보 비용 등 모든 국방 활동에 소모되는 금액이 포함된 예산안이기 때문이다.

반면 2022년 대한민국-폴란드 방산계약은 순전히 무기 구입 금액과 공장 건설과 기술 이전, 훈련 프로그램으로만 약 20조 원에 달하는데, 이를 대한민국의 총 국방비와 비교하면 오히려 35%가 비상식적으로 큰 금액이다. 적게 잡아도 사실상 현상유지 + 월급에만 대한민국 국방비의 약 2/3가 지출됨을 고려할 때, 35%면 한 해 대한민국 국군 신무기 도입량보다 훨씬 더 많은 수치라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 대한민국 국군의 무기 도입을 총괄하는 '방위사업청'의 예산에 해당하는 '방위력개선비'가 2022년 기준 약 16조 원으로, 이번 폴란드 방산계약이 대략 3~4조 원이나 더 많다. 심지어 대한민국의 '방위력개선비' 16조 원에는 전차와 화포와 전투기 뿐만이 아니라, 총알 하나부터 돌격소총이나 헬리콥터 까지 모든 국군 무기의 구입 비용과 신무기 연구비용도 모두 포함한 금액인데도 말이다. 그만큼 이번 대한민국-폴란드 방산계약이 규모가 엄청나게 큰 것이며, 이 계약으로 대한민국은 어마어마한 이득을 얻는다고 할 수 있다.

폴란드가 이렇게 엄청난 규모로 대한민국제 무기를 대량 발주한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갑작스럽게 동유럽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져서 무기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반면에, 공급처는 매우 한정적이란 점이었다. 친러 국가 벨라루스, 러시아령 칼리닌그라드 주와 국경이 맞닿은 폴란드는 서방의 최전선에 위치한 국가로 군사적 긴장감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결국, 급하게 발등에 불이 떨어진 우크라이나에게 이미 보유한 구 소련제 무기를 공여했지만, 이로 인해 생긴 전력공백을 빠르게 메꿀 수 있는 방안이 없었다.

공여한 무기의 빈 자리를 서방제로 확충하려니, 영국은 공군, 해군에 투자하고 다른 서방국도 이미 국방을 최소한으로 유지할 수 있을 정도까지 군축을 진행한 데다가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주느라 폴란드의 전력 공백을 메꿔줄 수 없었다. 또한 미국 역시 2024년 이전에는 장비 공급이 어려운 실정이라 공백을 빠르게 메꿔줄 수는 없는 상황이다. 공여나 임대도 어려운 2022년의 상황 속에서 자체생산으로 가닥을 잡는다고 해도 설비 확충, 맨땅에서 시작하는 R&D, 인력 모집 등으로 적어도 수 년, 최대 수십 년은 걸리기 때문에 바로 내일 쓸 무기가 필요한 입장에서는 결코 선택할 만한 길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3.5세대 전차 180대, 초음속 전투기 12대, 자주곡사포 48문에 달하는 대규모 주문을 수 년도 아닌 수 개월 내로 납품이 가능한 활성화된 생산 라인을 보유하였고, 작전운용성능을 충족하는 믿을 수 있는 고품질의 군수물자를 현지 라이선스 생산은 물론이고, 기술 이전 및 사용자 훈련 프로그램 같은 후속 지원에도 적극적인 글로벌 방산업체를 보유한 서방권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했다.

폴란드가 가장 절실히 원하는 빠른 생산능력 문제를 보면, 일단 유럽 지역의 다른 나라들은 수십 년에 걸친 군축으로 군대의 전반적인 전투력이 약화되고 방산물자 수요가 곤두박질쳐 방산업체의 제조 역량도 저하됐기에, 폴란드가 필요한 군납 수량을 맞출 공업 역량을 가진 국가가 없다.

3.1.1. 한국제 장비의 강점

K-2 흑표 전차는 한창 자국군에 납품 중이라 제조사인 현대로템이 열심히 만드는 중이고, K-9은 지속적인 개량사업을 벌이고 있을뿐더러 자주포 수출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찍으면서 '제1세계의 새로운 사실상 표준 자주곡사포'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생산라인이 활발히 가동되는 베스트셀러 병기이다.

FA-50 역시 납품 중인 현역 경전투기로서 라인이 돌아가고 있으며, 화성 KF-5 추락사고를 계기로 노후화된 KF-5를 전량 퇴역시키고 긴급대체분으로 FA-50을 추가도입한다는 얘기가 돌고 있는 상황이라 생산 속도가 더 가속화될 여지도 있다. KAI에서는 TA-50을 월 2대씩 생산 가능하다고 공개한 바 있다. 폴란드와의 방산계약 체결 이후에는 고정익동의 두 개 생산라인을 모두 가동하면 TA-50은 매달 5대씩 생산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동안 대한민국이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POSCO 등의 대기업들을 필두로 뛰어난 기술력을 보여줬고 한류 문화의 부흥을 비롯해서 수많은 경험치를 쌓아온 국가 브랜드의 높은 가치도 폴란드가 대한민국을 선택하는 것에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은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이기에 '납품 기한' 준수 문제에 정말 민감하게 대응한다. 필리핀에 FA-50을 판매했을 때에는 필리핀 측 요청에 따라 대한민국에서 페리 비행까지 해가면서 직접 일정을 맞춰주었고, 인도에서의 K-9 라이선스 생산은 최초 약속된 일정보다 더 빠르게 출고했으며, 이번 계약 역시 납기일을 준수하기 위해서 대한민국 국군과 긴밀히 협의하여 내수로 돌릴 예정이었던 병기마저 바로 수출로 전용하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일단 계약이 이루어지면 납기는 어떤 방식을 써서라도 상대국의 요청에 최대한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따라서 폴란드가 대한민국을 선택한 것은 국방력을 시급하게 강화하려는 목적을 합리적인 가격에서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이자 길이었다고 할 수 있다.

평시의 방산수출처럼 고작 수십 대 정도만을 구매한다면 대한민국제 방산물품은 유지·보급 등이 힘들 수도 있겠지만, 2022년에 폴란드가 원하는 수요량은 라이선스 생산이 오히려 저렴할 정도로 대규모의 물량이기에 크게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다. 라이선스 생산은 기술 확보와 자국 내 유지 보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라이선스를 받는 비용 자체가 매우 비싸기 때문에 일정 수량 이상을 생산하지 않으면 단점이 장점을 상쇄해버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어지간한 대규모 생산이 아니라면 굳이 비싼 돈을 주고 라이선스를 받을 이점도 전혀 없다. AH-64을 일본이 도입할 땐 대당 2200억 원, 대한민국이 도입할 땐 대당 450억 원으로 차이가 5배에 달했던 사례가 그러하다. 일본은 원래 계획했던 물량(63대)을 아예 생산 라인까지 다 깔아놓고 난 후에 국회에서 13대로 잘리는 바람에 이런 꼴이 나긴 했다.

자금 부문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 유럽 국가가 대러시아의 최전방인 폴란드에 EU 지원금을 거액으로 몰아주고 있기 때문에, 폴란드 정부도 이번 기회를 이용하여 그간 꾸역꾸역 혼용하던 구 소련제 무기를 우크라이나가 사용할 수 있도록 공여 및 인도를 해주고, 자신들의 국방체계는 NATO 표준으로 완전히 물갈이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즉, 폴란드를 선두로 러시아의 예봉을 유럽 국가가 저지하기 위해서 한국제 무기를 EU가 대신 구매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결국 현대로템은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정식계약을 하고 겨우 2개월이 되기도 전인 9월 21일, K-2 폴란드 육군물량 1호차를 직접 언론에 공개했고 한화디펜스 또한 10월 19일 K-9A1을 공개하면서 압도적인 생산력을 여실히 과시했다. 이 정도면 차량반도체 대란 이전 일반적인 양산차 제조사에 차를 주문했을 때 인기가 많아 조금 대기를 해야하는 차 정도로, K-2가 민수용도 아니고 군용 병기인 전차라는 걸 생각하면 그야말로 경악할 만큼 빠른 속도다.

이는 상기한 대로 대한민국 내부 소요분의 해외 전용() 물자이기는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생산라인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증거라는 점은 분명하다. 대한민국 내부 소요분이라고 해도 그만한 물량이 요구되고 있으며 방산기업에서도 이를 빠르게 채워줄 정도로 생산 능력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심지어 이러면서도 한국군 수요도 정확하게 챙겼다.

그리고 폴란드 역시 대한민국의 생산 능력과 계약 준수 의지를 완전히 신뢰하는 것인지, 계약이 완료된 FA-50 파이팅 이글 48대 분량의 30억 달러 중 약 30%인 9억 달러를 기본협정 완료로부터 4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11월 29일에 선지급했다. 통상적으로는 선수금 지급을 약 10% 내외로, 최초 계약 완료 후 1년 정도 지난 후에 지급하는 것을 고려하면 엄청나게 빨리, 그리고 많이 주는 것이다. 11월 16일에 우크라이나에서 실수로 날아온 대공미사일이 자국 내에 떨어지기도 한 만큼 큰 위기의식을 느끼고 최초 계획보다 더 서두르는 듯하다.#

2022년 12월 6일 폴란드 그디니아 항에 최초 인도분인 K-2 10대와 K-9 24문이 입하했다. 이 자리에는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부총리 겸 국방장관, 세바스티안 흐바웩 국영방산그룹(PGZ) 회장 등 폴란드 정관계 인사와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유동준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장, 임훈민 주폴란드 대사,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등 대한민국 측 민관 인사가 참석했다.#

연설에서 두다 대통령은 "보통은 물건을 받을 때 오래 기다리는 느낌이 들지만, 이번에는 그런 말씀을 드릴 수 없군요. 기다리던 물건이 워낙 빨리 대한민국에서 도착했기 때문입니다." 라고 발언을 하면서 대한민국의 조달 능력을 극찬하면서 호평을 하였다. 참고로 폴란드에 장비를 납품한 배는 폴란드에 입항한 이후 다시 에스토니아로 가서 에스토니아가 주문한 K-9을 수송했다. 대한민국은 폴란드군 물량과 에스토니아군 물량을 동시에 생산해서 조달한 것이다.##

FA-50 파이팅 이글 역시 2023년 7월 9일에 초도분 2대가 인도된 것이 확인되었다. 원래 8월에 인도되어 폴란드 현지에서 조립될 예정이었는데 폴란드 국군의 날인 8월 15일에 공개할 수 있도록 일정을 당겨달라고 한 요청에 부응한 것. 이 FA-50GF 2대는 2023년 8월 5일 조립 및 내부 테스트 완료가 확인되었으며, 8월 15일 퍼레이드 때 K-2 흑표, K-9 자주포와 함께 일반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3.2. 역사적, 지정학적 배경

이 계약이 실제로 타결될 수 있던 근본적인 이유는 러우전쟁으로 인해 부각된 폴란드의 실질적인 안보 위협이 매우 심각하기 때문이다. 러시아-폴란드 관계는 지난 200년간 폴란드가 러시아에게 세 번이나 멸망했을 정도로 전통적인 앙숙관계이며, 현재까지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최초의 폴란드 분할, 나폴레옹 전쟁 이후의 폴란드 입헌왕국 - 프리비슬린스키주, 제2차 세계 대전의 서막 중 하나인 폴란드 침공 및 이후의 폴란드 인민공화국. 그리고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의 노골적인 동유럽 재점령 계획이 명확해지자, 폴란드는 안보적 위기를 더욱 절감하게 되었다.

지정학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동유럽에 진출하는 관문이자 훌륭한 배후지이다. 한편 폴란드 입장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서부 진출을 막는 거대한 마개이다. 미국과 유럽의 입장에서도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는 러시아 세력의 전면에 배치된 두 개의 핵심적인 전방 군단으로서, 중소 국가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동유럽을 러시아로부터 지키는 단 둘뿐인 수문장이나 다름없다.

그렇기에 폴란드 입장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당하거나 위성국화가 된다는 것은, 마개가 뚫림과 동시에 사실상 러시아와 국경을 맞닿은 상황이 도래해 이로 인한 안보 부담이 현재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폭증한다는 의미이다. NATO 입장에서는 최전방의 방패 2개 중 하나가 사라지고 러시아가 서유럽의 심장부로 깊숙히 진출할 문이 반쯤 열린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크라이나가 패배할 시, 인접 국가 중 폴란드와 연계하여 폴란드 전선의 러시아 전력을 분산시킬 수 있는 국력을 가진 NATO 가맹국은 없다.

폴란드는 현재 북동부 국경에서 러시아 해군 발트함대와 제11군단이 주둔 중인 칼리닌그라드, 그리고 러시아의 위성국이자 독재자 루카셴코가 다스리는 벨라루스와 접하였다. 칼리닌그라드의 인구는 102만 명에 불과하지만, 인구에 비하면 병력이 많다. 벨라루스는 인구 950만에 현역 6만 5천, 예비역 포함 33만 이상의 병력과 전차 497대를 보유했기에 결코 만만하게 보아넘길 만한 나라는 아니다.

그동안 벨라루스와 칼리닌그라드는 북동쪽으로는 리투아니아라트비아, 남쪽으로는 우크라이나에게 포위된 상태이기 때문에 폴란드에 가해지는 위협은 어느 정도 분산되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라는 오른쪽 날개가 사라지면 나라 크기도 작고 군사력이 강하지 않은 리투아니아, 라트비아는 벨라루스와 칼리닌그라드 주둔 러시아군 병력에게 더 이상 위협이 되지 못한다. 이 두 국가는 개별 군사력이 대한민국 육군 1개 보병사단 정도의 규모밖에 되지 않는다. 예비군을 소집하면 여기다 1개 여단 하나 정도를 추가로 편성 가능하다. 공군 또한 없어 나토 순회 공군이 주둔한다.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점령당하거나 괴뢰화된다면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라는 거대한 발판을 바탕으로 폴란드 전선을 향해 지금보다 더 안전하게 기동하여, 더 넓은 지역을 공격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폴란드 동북-동남국경 전체가 러시아군의 직접적인 위협에 노출된다. 폴란드 동부는 수도 바르샤바 한복판을 흐르는 비스와강에 이르기까지 이렇다 할 자연방어선이 없으므로, 폴란드는 우크라이나라는 거대한 완충지역을 잃어버리는 것 하나만으로도 수도가 위험해진다.

또한 우크라이나가 패배하면 러시아로서는 푸스타 평원의 동북쪽 입구인 자카르파탸를 통해 동유럽에 진출, 갈짓자 행보를 걷는 헝가리나 19세기 이래로 골수 친러 국가 행보를 걷는 세르비아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전략 또한 구상이 가능해진다. 중남유럽의 중심부에 러시아 제국주의의 세력이 뻗친다는 의미이다. 그러면 슬로바키아, 루마니아가 직접적인 위협을 받게 되며, 그 바로 뒤에는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 체코가, 그리고 남으로는 그리스튀르키예가 전선이 된다. 이 경우 주전장인 폴란드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은 점점 더 커지지만 안 그래도 군축으로 약화된 NATO의 대응은 더욱 분산되고 늦어질 수밖에 없으니, 결국 가장 큰 손해를 보는 것은 최전선의 부담을 홀로 떠맡게 될 폴란드이다.

이 때문에, 유사시 폴란드군이 방어해야 할 전선은 북으로는 칼리닌그라드부터 남으로는 폴란드 - 우크라이나 국경까지 장장 900km에 이른다. 그런데 이마저도 러시아군이 루마니아까지 침공하는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이 상황까지 확전된다면 폴란드는 국토의 절반이 전방위적인 위협에 노출된다. 물론 실제로는 루마니아나 발트3국이 본격적으로 위협받는 시점에서 NATO의 집단안보조항이 발동될 것이고, 이 경우 이들을 구원할 최선봉에 설 것은 당연히 유럽 내 NATO 최강의 지상군을 보유한 폴란드가 될 것이다.#

또한 만약 우크라이나가 이번 전쟁을 마무리하고 NATO에 가입하고 나서 다시 우크라이나가 재침공을 당한다면 바로 이웃한 폴란드군이 지원하게 될 것이다. 즉 폴란드는 대한민국처럼 단순히 자국을 방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나토 동유럽권 동맹국을 지원하는 최전선 기지로써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그러므로,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의 승리와 강력한 국방력 건설의 필요성을 절실히 체감하고 있다. 폴란드 국방부의 "우크라이나는 스스로의 자유뿐만 아니라 폴란드의 자유를 위해서도 싸우고 있다."라는 발언은 폴란드의 이러한 심각한 안보적 위기감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폴란드는 현 사태를 사실상 준전시상태로 인식한다는 의미이다.#

문제는 폴란드의 이러한 무기 수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그리고 충족시켜줘야 하는 서유럽은 정작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이 알아서 다 해주겠지'라는 안일한 마음과 경제난으로 인해 25년간 대대적인 군축 열풍이 불었는데다 군축 폭이 적은 영국도 해군, 공군에만 대거 투자했고, 기타 유럽 국가들도 유로마이단 사건 이후 벌어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합병이 벌어졌음에도 경고만 날렸지 군축을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NATO는 미국의 국방력에 무임승차한다" 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당시 NATO 회원국들의 행동 때문에 정작 자국 국방비에도 상당수를 투자하던 대한민국에도 괜히 불똥이 튄 셈이며, 당시 미국의 여야가 독일과 프랑스에는 쓴소리를 하면서도 대한민국은 그나마 두둔해주던 이유도 어찌보면 대한민국이 양반으로 보일 수준으로 NATO가 방만한 행보를 보인 것도 있다. 그러한 결과, 현재의 서유럽은 군수체계와 무기생산역량이 크게 퇴보했고 극소수의 현역 무기만 운용하게 되었다.

대한민국 역시 주한미군이 주둔해 있고 이 때문에 국방비로 쏠릴 수 있는 국가예산이 민간 경제에 쓰여질 수 있었음은 사실이다. 게다가 북한이 핵실험과 핵개발로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현재에 들어와서는 이게 더 절실한 지경이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국민들, 심지어는 밀리터리 동호인들 조차도 ‘자주국방’이라는 명제에서는 한치도 벗어난 점이 없었다. 게다가 2020년대 들어 신냉전 체제가 확고해지고 북한, 러시아 등의 위협이 커져가자 자주국방을 넘어 독자적인 핵무장을 하자는 여론까지 생기고 정치권에서도 거론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전차만 보더라도 그러한데, 폴란드가 보유 중인 T-72 200여 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낸 뒤 독일에서 이 공백을 독일제 전차로 메워주겠다고 제안했다. 허나 독일이 보유한 600대 레오파르트 2 중 현용 300대를 제외하면 대다수가 상태가 좋지 않다. 독일군은 냉전 종식 이후, 오래 사용한 레오파르트 1은 아예 퇴역시키고, 레오파르트 2는 한동안 운용하다가 계속 군부대를 줄여나가면서 현역으로 운용할 전차만 업그레이드해서 계속 사용하고 나머지는 전시를 위해 보관하거나 해외에 매각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예비물자로 돌려서 독일군 내에 남은 2A4나 2A5는 정기적으로 관리해주지 못해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것. 때문에 대부분을 싹 다 손봐야 해서 당장 보내줄 형편이 아니다. 그래서 이보다 구형인 2세대 전차인 레오파르트 1 100대를 보내주겠다는 황당한 제안을 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실제로 해당 기사가 올라왔을 때 적지 않은 독자가 이를 '레오파르트(2) 1,100대'로 이해했다가 곧 '레오파르트 1 100대'임을 깨닫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레오파르트 1은 핵전쟁을 두려워한 냉전기에 만들어서 핵포탄을 피하기 위해 아예 방어력이란 것을 포기하고 기동성 위주로 설계한 전차라 벨라루스군과 러시아군의 주력 전차 T-72는커녕 BMP-3의 30mm 기관포탄조차 방어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이 레오파르트 1이 오래된 장비다 보니 당장 운용하기 어려운 상태가 제법 되었다. 급기야 우크라이나가 결함으로 인해 수령 거부를 했다.# 군수물자 하나하나가 아쉬운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사소한 결함이라면 알아서 수리해서 전선에 투입했을텐데 수령거부까지 했다는 것은 결함의 정도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독일 입장에서도 이런 사태를 만날 정도로 제대로 검수도 안 하고 전차를 보냈다는 말이 되는 탓에 이는 망신이라고 볼 수 있다.

독일은 앙겔라 메르켈 정부 당시 군축을 상당히 큰 폭으로 오랫동안 해오다 보니 장비를 개발하고 조직하는 노하우 자체를 잃어버렸고, 신규장비 도입 사업을 족족 잘라버려 기존장비로 버티게 되자 시간이 지날수록 노후장비 유지비가 눈덩이처럼 증가했다. 게다가 그 노후장비도 대 IS 군사 개입 차원에서 쿠르드족 무장단체에게 막대한 군사지원을 해 버리는 바람에 재고가 급감하고 말았다. 독일은 러시아가 정말로 우크라이나를 전면침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쿠르드족에게 탄약창을 탈탈 털어 지원했다.

그런데 러시아는 진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안보위기 속에서 독일은 뒤늦게 재무장을 위해 탄약창을 다시 열어봤지만 이미 비축된 무기는 전부 쿠르드로 흘러간 상태였고 무기고는 그야말로 텅텅 빈 상태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 우크라이나 측에선 10만 명 분량의 방탄 헬멧과 방탄복을 요청했으나 독일에서 보낸 지원은 고작 방탄 헬멧 5천 개였단 소식이 있다. 그 시점에서 독일은 메르켈 정부가 에너지 자원을 전부 러시아 의존으로 만들어놔서 러시아의 눈치도 봐야 했겠지만, 독일의 군수체계가 그 정도로 무너졌단 증거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것은, 라인메탈이나 KMW같은 독일 방산업체들은 그럼에도 어떻게든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신기술 및 신장비 개발을 지속해 왔던지라 자체 보유한 기술 자체는 아직 어디 내놔도 모자람 없는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다. 당장 서방제 최고 전차에서 독일제는 빠지지 않는 수준이다. 실제로 K-2 흑표가 초기의 생산량 감소 이후 찔끔찔끔 추가 생산이 이어지고 있어 업체측에서 자금과 타이밍 문제로 추진하지 못했던 업그레이드를 폴란드에 대량 수출하면서 추진할 수 있게 되었는데, 밀리터리 리뷰 등 군사전문지에서 K-2 흑표에 필요한 각종 업그레이드 요소를 살펴보니 대부분이 현재 독일 업체가 이미 보유중이거나 실용화 단계에 도달한 기술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이 만든 레오파르트 2가 기술 수준이 더 낮은 국가가 만든 흑표보다 성능이 뒤떨어진다는 실험 결과가 나올 지경이다. 즉 독일은 낙관론에 빠져 가지고 있는 기술도 활용하지 못하다 대한민국에 동유럽 시장을 내어주게 생긴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딱 들어맞는 상황인 셈. 물론 자국의 군축 등의 문제 탓에 고성능 신병기를 빠르게 만들어 봐야 전망이 좋지도 못했으니, 굳이 방산업체만의 문제는 아니긴 하다. 반면에 프랑스는 미국과 영국M1 에이브람스와, 챌린저 2 등 3세대 전차를 동원할 때 2세대인 AMX-30을 운용한 걸프전을 체험한 후 이대로면 오랜 텃밭인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까지 흔들릴 수 있음을 깨달았고, 마크롱 정부부터는 군축을 멈추고 군비 확충으로 돌아섰다. 국방부 간판을 기존보다 더 공격적인 이름의 군무부라고 바꾼 것이 괜한 쇼가 아니라 공개적인 천명이었던 것.

다만, 르클레르 전차의 가동률이 40%라던가 르클레르의 오명인 '세계에서 가장 비싼 전차'라는 말 등을 보면 대한민국에 비해 방만하게 운영했다는 것은 부정하기 힘들다. 물론 이는 프랑스의 지정학적 위치도 염두에 둬야 한다. 사실상 스페인과 더불어 유럽에서 가장 안쪽에 위치한 국가이기 때문에 폴란드-독일과 달리 지상 전력에 미칠듯이 목맬 필요가 없기 때문이고, 프랑스는 대륙 국가치고 해군, 공군 비중이 높다.

한편, 영국은 미국의 제1 동맹국이자 영연방 수장으로 파병도 많이 하고, 미국과 해외 작전을 많이 하며 중국, 러시아도 견제해야 하기에 재래식 전력은 줄여도 퀸 엘리자베스급 항공모함, 드레드노트급 잠수함, 45형 구축함, 26형 호위함, F-35 등에 대거 투자하면서 군의 첨단화, 유연화를 시도했고, MI6, DI, GCHQ를 비롯한 정보기관의 영향력과 내공은 여전해서 러시아, 중국의 첩보상황을 자세히 지켜보면서 내부스파이 소스를 통해 전쟁 징후를 예측할 정도였다.

해군을 바레인, 싱가포르, 쿠웨이트, 영국령 인도양 지역 디에고 가르시아 등에 주둔하면서 태평양 지역의 공백을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메꾸고, 공군 역시 미국과 합동 작전하면서 중국, 러시아에 대한 견제를 지속했다. 심지어 가장 투자가 적은 육군 조차도 챌린저 2 라인을 3 방식으로 개량하면서 어느 정도 전력 유지를 천명하고 있다. 냉전 후 영프독의 행보를 비교해보면 세계를 쥐고 흔들어본 영국프랑스, 지역강국에 머무른 독일의 차이가 극심하게 드러난다.

그 결과 현재 라인메탈과 진행 중인 레오파르트 2PL 개량사업은 지지부진한 진척에 비해서 비용만 증가하던 상황이었다. 거기에 독일과 미국에게선 폴란드가 원하는 기술이전도 제대로 얻어낼 수 없어서 폴란드가 바라는 자주국방을 위한 자체 국방기술력 강화를 추구할 수 없었다. 폴란드 입장에선 안보에서 더 이상 독일을 신뢰할 수 없게 된 와중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면서 위협이 폭증한 것이다.

실제로 폴란드는 계약으로 구매한 장비 배송을 단순히 기다리는 것만이 아니라 전차 승무원 장병이 군용기를 통해 대한민국에 방문하여 K-2 흑표 전차 운용 훈련을 받고 물자를 수령받을 정도로 한시라도 빨리 전력화를 시키려고 하고 있으니, 정말로 폴란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폴란드는 러시아의 침공을 방지하기 위해 단순히 사단을 늘리고 최신무기를 확보해 단기적으로는 지금 당장 필요한 군사력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타국에 무기생산역량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에서 벗어나 동구권과 서구권 장비가 혼재하는 군수체계를 아예 싹 다 갈아엎고 자체적인 국방력과 군수산업을 강력하고 빠르게 증대시켜야 한다는 목표를 잡았으며, 이에 따라 동구권 전력을 도태시키기 위해 사업을 진행하던 차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동구권 전차 전력을 대거 공여해주면서 처리하였다.

당연히 그로 인한 큰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M1 에이브람스 250대를 긴급 구매하고 서방에서 일부 보상품을 받았으나, 독일과의 T-72 전차 보상 협의는 2022년 9월 기준 합의되지 않았으며, 트바르디 전차 지원은 보상으로 미국에서 M1A1SA 전차 116대를 공여받았지만 지원한 트바르디의 절반이 안되는 수량이다. 당연히 이것으로는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인한 전차 전력 공백을 채우기에 크게 모자랐고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와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M1A1SA 전차의 도입속도도 매우 느린 게 큰 단점이었다.

냉전기 폴란드는 자체 개발이 아닌 소련제 라이센스 생산이기는 했지만 전성기에 세계 5위의 규모를 자랑했다. 그러나 소련이 해체되면서 폴란드 방산업계도 타격을 받아 규모가 현저히 쇠퇴하는 결과를 불렀다. 라이센스 생산이라도 대규모로 행한 경험 때문에 궤도차량 플랫폼으로 사용할 용도의 UPG-NG를 포함해 나름대로 개발을 해봤지만, 러시아와의 전면전을 언제나 상정해야 하는 폴란드는 이 정도로 만족할 수 없었고 축소된 방산업계의 규모를 회복시킬 필요도 있었다.

대한민국의 무기를 살 때 상당수를 현지 생산하겠다고 결정한 이유는 이것도 있었다. 폴란드의 계약과 이에 응하듯 빠르게 초도 수출을 이행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고 군비증강이 절실하면서 러시아와 인접한 동유럽 여러 국가가 대한민국의 무기 수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그 생산과 정비를 폴란드가 분담할 수도 있기에 일석이조이다.

반면 대한민국은 이미 미영프독러가 대거 선점한 현재의 방산시장에 어떻게든 후발주자로서 비집고 들어가려면 폴란드처럼 도입을 희망하는 국가의 의사를 최대한 들어주면서 기술이전이나 현지 조립공장 같은 고객이 좋아할 만한 사안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홍보할 수 밖에 없다. 당장 한국도 미국을 상대로 KF-16 구입 당시 어느 정도 라이선스를 구입했고, F-35의 경우도 정비창까지 확보했다.

다른 제품도 그렇지만 유사시 나라의 존망이 달릴 수도 있는 병기 거래는 특히 신뢰성을 중요시 하는데, 폴란드에 수출되는 3종세트 중 K-2 흑표는 실전 기록이 없으니 타국 입장에서는 아무리 카탈로그 스펙이 좋아도 미심쩍을 수밖에 없다. 병기 해외 판매 경력이 짧은 데다가, K-9 자주곡사포라면 몰라도 카탈로그 스펙은 뛰어나지만 정작 실전기록이 없어 불리한 K-2 흑표 전차를 수출해야 하는 대한민국 입장에서 어떻게든 세계의 시장에서 얼굴이라도 내밀려면 고객에게 최대한 잘 보이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리고 그런 기술 유출을 걱정할 시간에 일단 대한민국 국군 덕분에 많이 운용해 저렴한 가격 대비 좋은 성능을 내세워서 조금이라도 많이 판매하여 신뢰를 쌓는 것이 더 시급하다. 특히 실전기록이 적은 병기는 최소한 다른 잠재적 고객에게 "우리도 한국제 무기 수입해서 써봤는데 괜찮던데요?" 라고 말해줄 제3자가 한 명이라도 더 많이 필요한 상황이니 말이다. 실제로 이번 거래도 튀르키예구입하고 개량한 것을 보고 폴란드가 구입한 것이다.

FA-50 역시 필리핀이라는 고객이 없었다면 수요가 이렇게 많아졌을지는 의문이다. 두테르테 정권 당시 필리핀에서 FA-50을 도입한 후, 자국내 게릴라 반군 소탕작전에 사용해 성능이 입증되자 말레이시아와 같은 여타 다른 나라에서도 도입하겠다며 문의가 들어왔던 것이다. 게다가 말레이시아는 필리핀과는 앙숙인 나라다. K-9 역시 인도-파키스탄 분쟁, 그리고 튀르키예의 대시리아 전투에서 보였던 활약으로 말미암아 수출의 기회가 열렸고 심지어 노르웨이나 핀란드와 같은 북유럽 국가들 마저 도입하는 일도 있었다.

게다가 방위산업이란게 대부분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인 데다 개발 기간이 짧은 것도 아니라서 결국 연구개발에도 투자는 해야겠지만, 지금 당장 군사력 확충을 위해서는 대량으로 무기를 사는 것 말고는 딱히 다른 대안은 없다. 무기는 생산단가도 비싸지만 그만큼 생산설비 구축, 연구개발 등 각종 요소에 들어가는 고정비 역시 상당한 데다 유지비도 여타 공업제품에 비해 높다. 실제로 방산 산업에 대거 투자할 수 있는 국가가 극소수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중국, 러시아, 한국, 이스라엘이 전부며, 대만과 튀르키예를 포함해도 얼마 안 된다.

특히 방산업계의 연구개발 종사자석사, 박사 졸업자 등 꽤 고급 인력이기 때문에 인건비도 만만치 않은데다, 생산직 노동자들도 어느 정도 스킬이 있어야 한다. 개발기간은 기본적으로 5년 이상은 잡고 가니 그동안 인건비 지출만으로도 어지간한 대기업 연이익 수준이 들어간다. 대한민국산 무기 설계에 중추적인 곳이 국가 기관인 ADD인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때문에 평시였다면 폴란드 국민의 동의를 얻어내기 어려웠겠으나 초유의 안보위기가 모든 걸 가능케 했다.

이러한 다양한 항목에 대한 폴란드측의 시각을 잘 보여주는 디펜스24의 기사도 올라온 상황이다. 해당기사를 번역한 유튜브 영상 #

4. 결정된 사업 부문 및 경합 무기

현재까지 결정된 부문에 대해서는 아래에 간단히 대한민국제 장비와 경쟁 장비를 기재하며 이유를 기재한다. 잘 보면 대부분 "써 봤는데 별로더라" 와 "그것도 샀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폴란드가 인도군, 이집트군처럼 무기 박람회장을 차려 스스로 군수보급 체계를 꼬아버린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체제전환국인 폴란드 특성상 발생할 수밖에 없는 동구권→NATO 표준으로의 과도기가 그동안 탈냉전 군축분위기와 자국의 낮은 산업역량 속에서 무한정 늘어졌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비상사태를 맞아 문제가 전면에 드러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사실 해당 포스팅에서 지적하는 무기박람회장화의 가장 큰 원인인 소련제 무기는 대부분 우크라이나에 지원물자로 보내서 소모시키는 등으로 퇴출하고 있고, 폴란드군의 신규 무기 도입은 미국제+미국제와 호환되는 대한민국제+유럽 및 대한민국 등 NATO 진영의 기술을 도입한 폴란드 국내생산제품 등으로 나름 일관성 있게 진행되는 중이다.

4.1. K-9 자주곡사포 완제품 수출 및 현지 생산

2023년까지 K-9A1 48대를 직도입, 2024년부터 624대의 K-9PL을 도입, 이 중 2026년 이후 물량은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K-9PL은 K-9A2 사양이며 폴란드 현지생산이 개시되는 2026년에 최초 도입분인 K-9A1 48대도 PL 사양으로 개량한다는 계획이다.

폴란드 방산업계에서 가장 반발이 큰 부분이다. 다른 부분과 다르게 이쪽은 어쨌든 자국산인 AHS 크라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라프도 애초에 포탑은 영국제 AS90, 차체는 자국산 UPG-NG로는 답이 없어서 K-9 자주곡사포의 베이스를 가져다가 간신히 완성할 수 있었던 혼종이었다. 2022년 시점에 생산 자체는 계속되고 있지만, 연간 생산량이 겨우 20문이라서 처음에 계약했던 122문 물량이 22년까지도 조립되지 않은 데다가 그나마도 우크라이나 발주분과 나눠서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크라프의 폴란드 잔여 계약분 48문이 인도 완료되는 시점은 2026년으로 잡혀 있는데, 대한민국은 2023년까지 동수의 물량을 운용병의 적응 훈련까지 완료하여 납품할 수 있다.

이번에 계약을 맺은 세 품목 중 유일하게 경쟁자랄 것도 없이 이미 여기저기 잘 팔리고 있는 품목이라 크게 화제가 되지 않는 편이지만, 1차 행정협정 물량 212문만 해도 인도와 이집트를 뛰어넘는 물량이고 기본계약 672대는 지금까지 K-9의 최대 수출물량이었던 라이센스형 T-155 프르트나조차 뛰어넘는 초대형 계약이다.

사실 폴란드 입장에서는 의외로 가장 답이 없고 시급한 부문이 포병 전력이기도 한데, 공군은 일단 FA-50 도입 이전에 F-35의 계약이 체결되어 인도를 기다리는 중이었고 육군 전차전력도 K-2 도입 이전에 M1 에이브람스 계열 도입 계약이 체결되었지만, 포병은 K-9 외에 신규 도입이라고 할 만한 게 한 달에 1대도 못 받아오는 크라프뿐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ShKH vz.77 Dana 111문과 2S1 그보즈디카 198문이 있는데, 크라프는 155mm, 다나는 152mm, 2S1은 122mm라 얼마 안 되는 곡사포 전력 내에서도 보급체계가 중구난방이다. 게다가 122mm 자주포는 여단급 이하 일선 화력지원용도면 몰라도 전면전에서 포격전을 벌일 체급이 못 되며, 그나마도 이것 역시 일부 우크라이나에 공여됐다.

이미 러우전쟁을 통해 적을 부대 단위로 와해시키는 150mm급 중포병의 가치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고, 특히 수도 바르샤바가 벨라루스 국경에서 200km도 떨어져있지 않은 폴란드 입장에서는 적의 진격을 막아줄 포병 전력 확충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었다. 수도가 최전선에서 고작 50km도 안 되는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경부선 절반 남짓한 200km라는 거리가 까마득히 넓어 보이겠지만, 임진강 방어선이 있는 서울과는 달리 폴란드 침공 당시 폴란드는 5주 만에 항복했던 사례가 있으니 과한 걱정이 아니다. 이조차도 폴란드 침공 당시의 국경은 부크강 건너 150km 이상 동쪽에 형성되어 사실상 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서부의 절반 정도가 폴란드 영토였는데 지금은 이 완충지대를 모두 상실하고 부크강이 바로 국경이다.

아울러 서울은 6.25 전쟁 당시 사흘만에 함락당했던 경험을 되살려 시 자체를 준요새화 했으며 부산, 대구, 울산, 창원, 포항, 구미 등을 키운 것이다. 설사 적군에 의해 서울이 함락된다 해도, 전쟁에서 가장 최악이라 불리는 시가전을 치르게 된다는 의미이며, 부산, 대구 쪽으로 백업이 가능하다. 거기다 서울은 북쪽으로 임진강이 흐를 뿐만 아니라 주변에 산이 있기 때문에 방어에 용이한 편이다. 폴란드 - 벨라루스 국경에서 부크강을 넘으면 바르샤바까지 이렇다 할 하천 방어선이 없어 개활지를 따라 적이 밀려올 테니 전혀 안심할 만한 거리가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찍이 미국으로부터 M142 HIMARS 구매를 타진하기도 했지만, 애초에 신속전개를 위한 경량무기로 기획된 하이마스의 특성상 대량 생산도 어렵고, 미국 특유의 현지생산에 대한 인색함까지 겹쳐 고작 20문을 도입하는 데 그쳐 남은 해법은 오로지 150mm급 중포병자산을 도입하는 것뿐이었다. 폴란드군 내에서 여기에 해당되는 무기체계는 AHS 크라프와 Dana의 두 종류인데, 이미 폴란드가 서방권으로 전향한 이상 NATO 표준이 아닌 152mm는 언젠가는 도태될 수밖에 없고 무조건 155mm급 포병전력을 대거 확충할 필요가 있었다.
  • AHS 크라프
    폴란드가 운용 중인 유일한 155mm 자주포 자산이다. 이 때문에 K-9 도입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미 AHS 크라프를 생산중인 HSW에서 반발을 거세게 하기도 했다.
    크라프는 우크라이나에서 제법 괜찮은 실적을 올렸음에도 현기증나는 생산능력 때문에 K-9에 밀려 미래가 없는 상황이다. HSW에서는 생산능력을 2배까지 확대했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2022년 9월 5일 체결된 폴란드 육군의 크라프 48문 추가 주문 역시 2025~2027 만 2년간에 걸쳐 도입이 진행되며 이는 연간 24대 규모로 대한민국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이러한 사정과 더불어 폴란드 동부의 열악한 도로사정과 현용 차륜형 자주포 제품의 낮은 생산능력 탓에 폴란드 입장에서는 이미 차체를 도입해 운용해 본 K-9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폴란드 동부의 주요 간선고속도로인 A2 바르샤바-쿠쿠리키 노선은 리초웩-쿠쿠리키 약 150 km에 달하는 구간이 삽도 안 뜬 상황이다.
    이런 저조한 생산량이라는 단점을 제외하더라도, AHS 크라프에서 제일 문제가 되는 건 연 20대 정도의 저조한 생산성과 사실상 외국에서 산 후 조립만 자국내에서 하는 말뿐인 국산화 때문인 듯. AHS 크라프 개발 당시 대한민국의 K-9 자주곡사포 차체에 영국의 AS90 포탑, 독일 엔진, 미국 변속기, 프랑스 포신(#)을 결합하는 등 외국 의존이 너무 심하다고 폴란드 내에서도 욕을 많이 먹었다. 실제로 한진해운이 파산했을 당시 K-9 차체가 인천항에 묶이자 폴란드 내 생산량이 급격하게 줄어든 적이 있다. HSW에서는 크라프의 생산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미 영국은 AS-90을 단종시켜 포탑 수급은 고사하고 부품 조달 및 업그레이드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일뿐더러 차체는 어차피 K-9의 것이다. 이 때문에 역설적으로 외국 의존도가 높은 AHS 크라프가 대한민국의 차체를 썼기 때문에 K-9과 부품 공유가 가능해 보급 소요가 감소한다는 장점이 생겼다.
    다만 2022년 9월에 48대를 추가 발주한 것을 보면 폴란드 사정이 급하기도 하고 일단은 국산 장비이니만큼 계속 끌고 갈 생각이긴 한 것 같다. 폴란드 정부도 K-9 도입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차기 국산자주포 크라프2(가칭) 개발을 위한 역량 확보라고 밝힌 바 있다.
  • PzH2000
    폴란드가 직접 도입한 바는 없으나, 우크라이나군에 해당 제품이 지원되었다.[8] 그러면서 폴란드에 지원센터 설립을 추진중이다. 폴란드에서도 일단 도입을 검토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가격이 우크라이나군 기준 100문에 17억 유로(한화 약 2.3조원) 수준이다. K-9 1차 본계약이 212대 패키지 총 24억 달러(한화 3.3조원) 수준인 걸 생각하면 거의 1.5배 정도의 가격차가 난다. 이것도 K-9은 탄약과 훈련 등을 모두 포함한 풀패키지 가격이라 우크라이나군 패키지의 구성에 따라 비용차가 더 날 수도 있다. 통상 PzH2000과 K-9의 차량 가격차는 3~4배 정도로 본다.
    게다가 그 비싼 가격 때문에 수요도 많지 않아 사실상 폐쇄된 라인을 다시 돌리다시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주문을 해도 언제 받을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한창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계약분조차 납품일정이 확정되지 않고 있으며 최대한 긍정적으로 보아도 수년은 족히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성능이나 내구성 모두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정작 고장이 발생했을 때의 부품 수급에 답이 없는 상황이라는 보고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장 사정이 급하고 주머니도 넉넉하지 않은 폴란드 입장에서는 K-9을 도입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만하다.
  • ShKH vz.77 Dana
    크라프에 밀려 잘 언급되지 않고 있으나 이미 111대를 도입해 해외파병까지 보내본 경험이 있고, 차륜형 자주포 특유의 가성비가 있으니 군비를 급속히 확장시켜야 하는 폴란드 입장에서는 고려해볼 만한 옵션이었다. 운용중인 Dana는 39구경장 152mm 버전이라 최고 사거리가 20km에 불과하긴 하지만, 45구경장 155mm를 장착한 Zuzana는 사거리가 39km까지 늘어나 나름대로 쓸만해졌다. 하지만 러시아와의 전면전 상황에서 자연 방어선 하나 없는 동부국경을 수비하기 위해서는 화력과 방어력, 험지주파력을 모두 갖춘 하이엔드급 궤도형 자주포가 필요했다. 게다가 차륜형 장갑차는 으레 돈 없는 군대가 최소한의 비용으로 포병 전력을 구축하기 위해 선택하는 옵션이다 보니 수백 대 규모의 대량 주문을 소화할 수 있는 모델이 없는 점도 문제다.
  • AHS 크릴
    위의 다나의 후속판으로 도입을 진행중인 155mm 차량화 자주포 체계다. 하지만 이쪽은 당초 2021년으로 계획되었던 생산개시 시점이 계속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경량화 및 자동화에 대한 요구사항이 계속 갱신되면서 2014년 이후로 기존 체계를 아예 갈아엎고 개발을 다시 진행하고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4.2. FA-50 완제품 수출 및 현지 생산

원래대로라면 대한민국보다 좋은 성능의 전투기인 미국산을 선호했을 것이다. 그러나 폴란드가 시급히 원하는 전투기인 F-16의 추가도입에 대해 미국은 납기일도 물량도 맞추기가 힘들다. 제조사인 록히드 마틴은 F-16을 대체하는 기종인 F-35를 생산하는 중이라서 F-16 생산 라인을 사실상 닫은 상태다.

미국이 F-35A나 F-15EX를 제안하기 애매한 국가에 제안할 모델이 F-16V밖에 없기 때문에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지만, F-35의 생산이 우선이기 때문에 F-16 라인은 말그대로 '살아만 있는' 수준이다. 현재 F-16 라인의 생산능력은 월 4대 수준이나 2027년까지 월 3대 수준의 생산일정을 채우고 추가 주문은 그 이후로 넘기고 있다. 이 때문에 록히드 마틴이 인도에 F-16을 F-21이라는 이름으로 입찰했을 때에도 타타그룹이 인도에서 라이선스 생산을 하는 조건이 있었다. 결국 F-16을 추가로 도입하려면 2030년이나 돼야만 가능할 예정인데, 폴란드는 그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

그에 반해 KAI는 지금 이 순간에도 FA-50을 생산 중이므로 즉시 제작과 납품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FA-50도 록히드 마틴 공동개발이라 조종석이 F-16과 동일해 미 공군 조종사가 추천했다고 한다. 부품도 85% 이상 호환된다고 하니 향후의 유지보수 때문에라도 매우 매력적인 조건이다. 일단은 같은 항공기 계열인 F-15조차 초기형인 F-15A와 후기형인 F-15E의 부품공유율이 15~20% 수준이다.

그러니 부품공유율이 무려 70% 이상이라는 건 그냥 같은 항공기를 조금 개조한 수준으로 봐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이다. 실제로도 해외에서는 FA-50을 F-16의 변종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계약 후 폴란드에서 진행한 블랙이글스 기념비행에 동승한 폴란드 공군 조종사와 영관급 장교가 T-50B의 성능에 굉장히 만족했다.

특히나 폴란드의 공군기 부족은 FA-50의 조달능력에 목을 멜 수밖에 없는 여건을 조성하는데, 발트 3국에 공중전력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발트3국 공군에 비행기가 아예 없는 건 아닌데 수송기, 헬리콥터, 훈련기 등이며 각 공군 당 십수대 수준이라 러시아 상대로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나마 리투아니아에서 2022년 5월에 전투기 구매를 추진하기 시작했지만 전투기 구매가 그리 간단한 문제도 아닌 데다 리투아니아 군대 규모 상 보조전력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는 어렵다. 다만 자국산 4.5세대 전투기인 JAS 39 그리펜 C형 79대를 보유하고 있고 E형 60대를 추가주문한 스웨덴, F/A-18 C를 55대 보유하고 있고 F-35A를 64대 주문한 핀란드NATO에 가입했기에 폴란드 입장에서는 조금 여유가 생겼다.

때문에 NATO에서는 폴란드에게 발트해 항공경찰 역할을 요구하고 있고, 여기에 슬로바키아 영공 방어까지 넘겨받으면서 폴란드 공군은 자국 육군과의 공지합동훈련까지 포기해야 할 정도로 만성적인 전술기 부족과 혹사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 4개 사단인 폴란드 육군이 6개 사단으로 늘어날 예정이라 이에 따른 공지합동작전 수요도 덩달아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FA-50 관련으로 공군위원회 위원장 이레네우시 노바크(Ireneusz Nowak) 준장이 한 인터뷰에서도 "오늘만 해도 육군에서 CAS 훈련 요청이 있었는데 F-16 부대에 여유가 없어서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라는 언급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있는 전술기도 갈수록 유지보수가 어려워지는 소련제 MiG-29와 Su-22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아예 퇴역 예정이던 MiG-29는 우크라이나에 전량 공여하기로 했으며, 이들을 대체할 F-35는 2024년 이후에나 연간 4~5대 페이스로 도입된다. 그렇기에 폴란드 공군의 전술기는 수치상으로만 그럴듯 하지, 실제로는 F-16C/D 48대가 전부인 상태다.

그나마도 F-35는 유지비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스크램블이나 지상공격 등에 마구잡이로 굴릴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이레네우시노바크 준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F-35의 시간당 유지비가 3만 달러라고 밝혔다. 과거 4.5만 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F-16의 1.5배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2023년까지 12대를 도입해 F-16의 1/3 수준의 유지비로 운용할 수 있는 FA-50의 존재는 그야말로 가뭄 속 단비와도 같다.#

폴란드 국내에서는 시기적으로 미들급 주력전투기인 MiG-29의 퇴역(및 우크라이나 공여)과 맞물려 FA-50이 그 빈자리를 대체하는 모양새가 되다 보니 사실상 다운그레이드로 여기며 반발하는 여론도 있다. 하지만 원래 MiG-29의 대체용으로 도입하는 기종은 F-35이다. MiG-29의 퇴역과 F-35의 도입 사이에 발생하는 2년의 간극을 원래라면 그냥 F-16을 갈아넣으면서 버텼겠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그런 속편한 짓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즉 FA-50은 MiG-29를 대체한다기보다는 MiG-29의 퇴역과 F-35의 도입 사이에 발생한 구멍을 메우기 위한 긴급 도입, 나아가 폴란드 공군의 규모 확장에 가깝다.

폴란드 공군은 이미 MiG-29를 제공임무는 고사하고 가상적기로도 써먹지 않는 수준이다. 가상적기 역할조차 F-16D가 없는 소티를 쪼개서 맡고 있다. 슬로바키아는 자국 MiG-29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F-16V가 도착할 때까지 비어버린 영공을 체코와 폴란드 공군에게 맡겨버렸는데 F-16V 라인이 지금 코로나 등 여러 이유로 빌빌거리고 있어서 이것도 체코와 폴란드가 언제까지 부담을 떠안을지 기약이 없다. 폴란드의 국방위원회에서 국방력 강화를 위해서는 전술기의 최소 적정보유량을 150기 이상으로 권고했다고 한다. 이는 기존 폴란드 공군력의 2배에 가까운 수치로 기존 F-35와 F-16V 신규도입분을 다 합쳐도 한참 모자란 수치였다. 즉, 어찌됐든 두 기종 외의 기체를 더 구하긴 해야 했다는 것.

폴란드 공군에서는 FA-50 도입을 매우 반기고 있으며, 이에 대한 외부의 의견에 대해서는 "F-16 도입 때 있었던 일이 반복되고 있다" 정도로 일축하고 있다. 폴란드는 F-16 도입때 완전 신품으로 받았는데, 언론에서 사막 스크랩을 사왔다며 평가절하를 했던 것을 마음에 두고 있는 듯하다. 당시 폴란드 공군에 대한 평가절하는 대한민국이 F-15K를 도입할 때 이미 당시에도 구형이던 F-15A/B의 개량형인 구닥다리 전투기를 구매했다는 억울한 비난을 받던 것과 비슷한 정도였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기본형 FA-50에 훈련기 목적으로도 겸용할 수 있는 훈련용 소프트웨어 옵션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전술기로서의 역할과 훈련기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FA-50의 장점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아직 폴란드 공군이 원하는 블록 20으로 업그레이드되지 않은 FA-50조차도 최소한 'F-16D를 훈련임무에서 해방시키는' 효과는 확실하게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T-50 도입 이전의 대한민국 공군은 F-16 조종사 양성을 위해 'KT-1 -> T-38/BAE 호크 -> F-16-32 -> KF-16-52'라는 커리큘럼을 따르고 있었기 때문에 F-16D 일부 물량을 훈련용으로 할애해야 했고, 이에 따라 작전전력 부족과 훈련시간 부족이라는 이중고를 감내해야만 했다. 이후 TA-50이 배치되자 KF-16D를 대부분 전술기로 복귀시켰는데, 저 시절의 대한민국 공군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폴란드 입장에서 이는 여러모로 참고할 만한 본보기일 것이다.

게다가 단좌기밖에 없는 F-35A의 조종사를 양성하는 목적으로도, 미국의 T-X 프로그램 입찰을 위해서 F-35와 유사한 풀 디지털 계기와 훈련시스템을 옵션으로 장착 가능한 FA-50이 더 용이하다. 폴란드 공군의 F-35A 도입계약 내용은 폴란드가 2024년에 첫 기체를 인도받고 2030년에 32기가 전부 인도된다고 알려졌다. 즉 늦어도 계약으로부터 2년 뒤(24년)에는 폴란드군이 도입한 F-35A 초도물량이 폴란드에 도착하므로 그때까지는 F-35A 파일럿 양성을 위한 고등훈련기를 확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KAI는 고정익기 생산라인에 KF-21 보라매와 FA-50을 두고 있는데, KF-21 시제기 6기의 생산은 거의 끝났고 FA-50은 공군이 F-5 대체분을 위해 TA-50 추가 주문을 냈으나, 역시 해당 물량을 공군의 양해하에 FA-50으로 변경해서 폴란드로 먼저 보내기로 했다. 구형 T-50은 FA-50과 기골이 달랐으나, 최신형 T-50과 TA-50은 기골이 FA-50과 동일해 스펙변경이 원활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공군 입장에서는 나머지 F-16D를 원래 임무로 복귀시키는 훈련시스템 전환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리고 추가로 폴란드는 암람 인티 등 Block 20 업그레이드 사양을 요구하였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이 업그레이드 비용을 폴란드 측에서 지불할 예정이다. FA-50 항전 통합은 록히드 마틴이 담당하고 있고 그 비용이 상당했기에 업그레이드가 어려웠던 부분이었는데, 이 건으로 예산과 명분을 얻었으니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 체결 후인 2022년 8월 4일자 폴란드 매체 '디펜스24'에서는 아예 다른 유럽 국가들에게도 판매할 가능성에 대한 분석기사도 나왔는데, 이는 유럽에서 추가 판매를 할 수 있다면 라이선스를 통해 일부 부품의 생산시설 및 정비능력을 보유하게 될 폴란드가 KAI의 생산량 일부를 분담할 수 있어 나온 기사라고 한다. 현재 유럽에서 FA-50 도입을 거론중인 국가는 아일랜드, 포르투갈, 불가리아, 슬로바키아 등 적지 않으며, 여기에 발트3국이나 핀란드 등도 루머가 떠돌고 있다.

나중에 KF-21의 생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KAI 사천공장이 한참 바빠질 때 T-50계열 훈련기와 경전투기의 수출물량을 원활히 생산하기 위해 일부물량을 폴란드에 배정하면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T-50 계열 전술기 생산에 필요한 부담을 폴란드에 넘길 수 있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은 KF-21의 생산집중과 그로 인한 품질안정, 납품기한 충족이라는 이득을 얻을 수 있고 폴란드 입장에서는 유럽 전체에 걸쳐 자국 보유량 이상의 물량을 뒷바라지하며 부품 판매 및 정비로 수익을 거둘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고인 셈.

위에서 언급된 대로 이번 대량도입으로 인해 폴란드에는 부품 수급 및 장비 유지보수를 위한 지원센터 등이 건립될 예정이며 훈련센터 등 다양한 시설이 추가로 생길 가능성도 높다. 그에 비해, 유럽의 다른 국가에서도 추가 도입을 성사한다면 아무래도 폴란드처럼 대량으로 구매할 국가는 나오기 힘든 만큼 타국에는 라이선스를 통한 지원센터나 훈련센터 등을 짓기 힘들 가능성이 높은데, 이러한 요소를 거리가 먼 대한민국을 대신해 폴란드가 맡아 행정 비용상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덕분에 실제 FA-50을 운용할 제23 전술공군기지 사령관과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 기존 MiG-29와 SU-22의 파일럿은 물론 정비사나 운용인원등 상당수가 FA-50 운용기지에의 전입신청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는 앞서 언급한 대로 FA-50 조종사는 FA-50 조종 경험을 통해 쉽게 다른 미국제 기체로의 적응과 운용능력 획득 후 차후 신형기가 도입되면 바로 투입될 수 있고, 정비 및 운용요원 역시 F-16V 및 F-35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데다 지원센터나 훈련센터 등 배치 가능한 TO가 훨씬 늘어나게 되니 커리어상 유리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 벌어지고 있는 전훈을 바탕으로 폴란드 측에서는 기존의 개량 계획에 더해 다양한 추가 무장의 인티 가능 여부 및 KGGB등 기존 무장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문의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현재 폴란드 측의 주문사항을 분석해 보자면 기존의 고등훈련기 및 전환훈련기, 인접국 에어 패트롤, 단거리 긴급 요격 등의 1차 영공방어, 가상적기, 근접항공지원 능력 외에도 중거리 지상타격(JDAM 및 KGGB), 대함공격(NSM 및 JSM), 적 방공망 제압(AGM-88 HARM), 일부 종심타격 소티의 분담(KEPD 350K-2 타우러스 축소형) 등 경공격기라는 기체의 포텐셜 한계상 불가능한 제공권 장악과 핵 투발 정도를 제외한 거의 모든 항공임무에 사용가능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즉, 작지만 다재다능한 멀티롤 기체의 진가를 제대로 활용하려는 심산인 것. 실제 위 23 전술항공기지 사령관의 인터뷰에서도 "FA-50은 제공권 장악을 위한 제공전투기가 아니다"라고 단언하고 있다.
  • F-16
    폴란드의 밀리터리 커뮤니티에서는 왜 당장 F-16을 가져오지 않는냐며 불만의 목소리가 크지만 상황이 복잡하다. 당초 폴란드 국방부는 중고물량을 찾았지만, 이미 전 세계적으로 쓸 만한 중고품은 2000년대에 진작에 거래가 끝났고 전 세계 공군은 손에 쥔 F-16을 안 놓아주고 있는 판국이다. 뭣보다도 F-16을 대체할 만한 기종이 없다. 워낙에 가성비가 역대급으로 뛰어난 전투기이고 개발사인 록히드 마틴은 현재 F-35 생산에 전력을 다하고 있어서 추가 생산을 할 여지가 없다. 물론 신형 버전인 F-16V가 있으나 기존 F-16을 소유한 국가에 한정돼있고 이마저도 도입이 쉽지 않다는 문제까지 엮어있다. 공군 전력이 가뜩이나 아쉬운 국가들에게 쉽게 내줄 수 없는 기종이 되어버린 셈이다. 가장 최근에 풀린 물량이 노르웨이 공군의 F-35 도입으로 인한 퇴역 물량으로 그리스군에서 쓸어갔다. 하지만 이 기체는 무려 1980년부터 도입된 것이라 아무리 개량을 해도 잘해봐야 2030년쯤에는 놓아줘야 한다.
    그래서 신규 기체를 구매하자니 제조사 록히드 마틴은 생산 라인을 F-35에 집중하고 있는데다가 COVID-19 사태로 인한 하청업체의 조업난 등으로 인해 지금 확정된 물량도 2030년까지 생산 일정이 밀려있다. 2022년에 새로 계약한다면 족히 10년은 기다려야 한다. 게다가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의 결과 더는 로우급 전투기가 아니게 되었고 구매가도 유지비도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는 점도 폴란드 공군의 발목을 잡았다. F-16V는 도입 비용도 운용 비용도 4.5세대 하이급 전투기와 맞먹는다. 이래저래 시간도 부족하고 돈도 부족한 폴란드 입장에서 F-16 신제품은 불가능한 선택지였던 것. 새로 도입할 FA-50은 현재 보유 중인 F-16의 로우급에 더해 다양한 방식으로 운용할 계획임이 확인되었다.
  • 유로파이터 타이푼
    올 상반기까지도 MiG-29의 퇴역과 우크라이나 지원에 따른 공백을 노리고 이탈리아 공군이 보유한 트란체-1 12~16기의 중고 판매를 추진했다.# 하지만 공대지 능력이 전무한데다가 안그래도 높은 유지비와 낮은 내구성 등 오만 구설수의 주인공이었던 트란체-1을 중고로 구매해서 다시 비싼 돈 들여 업그레이드 해서 써야 한다는 사실이 폴란드 공군에게 달가울 리가 없었다. 게다가 트렌치 1의 경우 내부 배선 배치와 거기 맞춘 기체 구조가 후속 개량형들과 달라서 트렌치 2/3로 개량할 수 없다고 한다. 기존 상태에서 성능향상에 필요한 최소한의 장비만 더 추가하고, 유지비가 낮은 부품으로 교체하는 정도가 한계라고. 또 게다가 이탈리아 측 판매자가 다름아닌 M-346으로 개판을 친 레오나르도였으니 폴란드 공군은 뒤도 안 돌아보고 공대지 능력 빵빵한 신품 FA-50 PL을 고를 수밖에 없었다.
  • M-346FA
    폴란드가 운용 중인 M-346의 경공격기 버전.
    FA-50의 도입사유에는 폴란드가 기존에 사용하던 M-346의 문제도 있다. T-50이 M-346과의 경쟁에서 탈락한 이후 폴란드 공군은 M-346을 계약했으나, 인도지연은 당연했고 폴란드 공군에 인도된 뒤에도 M-346은 기체 결함 탓에 가동률이 처참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총리가 직접 "당시에도 저렴해서 M-346을 선택한 것이지 기체가 좋아서 선택한 것이 아니다." 하고 악평하면서 M-346의 평가가 어떤지 극명하게 밝히며 디스하기도 했다. 심지어 이탈리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할 때도 M-346에 대한 불평을 할 정도였다. 2011년에 이드치크(Marcin Idzik) 국방차관이 "운전을 배우기 위해 페라리가 필요한 건 아니다" 라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 이때는 M-346이 채택될 때가 아니라 모든 후보군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이유로 사업을 한번 엎었을 때의 얘기였다(M-346이 도입된 것은 2013년 말의 일이었다).

    폴란드 공군은 운용 중인 M-346의 유지보수 및 가동률에 굉장히 불만이 많아서 FA-50 도입과 별개로 이탈리아에 항의할 정도였다. 또한 록히드 마틴의 영향으로 유사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여 전환기간이 짧은 FA-50·F-16·F-35 패밀리와는 달리 M-346은 혼자서 따로 논다는 점도 마이너스 요소이다. 초음속기와 아음속기로 성능의 격차가 확실하며, 실전 실적도 가진 FA-50이 유리한 입지를 갖고있다. 무엇보다 이탈리아 자체도 군축 중인지라 예상보다 뒤떨어지는 M-346의 생산성으로 인해 번번히 계약에 실패하며, 그 여파로 부품값이 올라가 완제품의 가격도 올라가 버렸다. 예전에 M-346을 FA-50 대신 도입한 이유가 싼 가격이었음을 생각해보면 M-346FA를 도입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애초에 러시아와 외교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마당에 M-346이 러시아제를 기반으로 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아웃이다.

    게다가 M-346은 Yak-130을 기반으로 서방의 요구사항에 맞게 만든 기체이긴 했지만, 그 서방의 기체가 유로파이터 타이푼과 같은 유럽산 전투기에만 국한된 탓에 결국 폴란드 공군은 보유한 F-16을 운용할 파일럿을 양성하기 위해 안 그래도 부족한 F-16D를 훈련용으로 차출해 사용해야 했다. 게다가 폴란드 공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소련제 항공기를 전량 퇴역시키는 중인데, 당연한 얘기지만 소련제 항공기는 퇴역했어도 그걸 조종하던 파일럿은 여전히 폴란드 공군에 남아 있고, 전투조종사라는 귀중한 인력을 조종할 기체가 없다는 이유로 같이 퇴역시킬 수는 없으니 자연히 이들의 전환훈련 수요도 폭증하는 상황이다.
  • JAS 39 그리펜
    그리펜 C/D형의 임대도 검토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쪽도 연간 임대 및 유지비가 한화 300억에 달할 정도로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게 문제. 남아프리카 공화국 공군은 이러한 문제로 인해 그리펜 가동률이 대폭 떨어졌다. # FA-50 PL 프로그램 코스트가 대당 한화 800억대에 연간 유지비는 40억 원 내외(4,500시간 기준)로 추산되는 것에 비교하면 FA-50 블록 20 풀패키지 신규 도입의 가성비가 중고 그리펜 C/D 임대보다도 낫다는 결론에 이른다. 게다가 F-16과 고도의 호환성을 보이는 FA-50과 달리 그리펜은 별도의 군수체계를 추가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었다. 같은 비셰그라드 그룹의 체코가 그리펜의 무상임대 추가연장을 거부하고 우크라이나에 던져버린 것도 폴란드의 결정에 무관치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4.3. K-2 흑표 완제품 수출 및 현지 생산

폴란드군 관계자는 향후 폴란드 육군 신형 주력전차로 M1 에이브람스와 K-2PL을 동시에 운용할 계획이라 밝혔다. 폴란드는 대한민국과의 계약에 앞서 미국과 250대의 에이브람스 도입 계약을 맺었지만 인도되기까지 몇 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당장의 전력 공력을 메우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K-2는 에이브럼스에 비해 차체가 가벼운데 이는 늪지가 많은 동유럽 지형에서 효과적으로 운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유럽 시장을 장악했던 MBT는 단연 독일제 레오파르트 2 계열이었지만, 폴란드가 대대적인 군비증강에 나선 지금은 독일제 전차도 물량이나 납기일을 다 못 맞춰준다. 이는 과거 독일 의회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레오파르트 2A7의 대규모 수출계약을 카슈끄지 암살 사건과 관련해 인권문제를 내세우며 엎어버리는 바람에 결국 신규생산라인 운용이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K-9의 UAE 수출건도 무산되었다. 결국 폴란드 국방부는 이미 운용 중이던 소수의 레오파르트 2도 흑표 인도가 완료되는 대로 훈련, 보급, 관리 체계를 일원화 하기 위해 전량 퇴역시킬 예정이다.

반면 로템/한화는 K-2 흑표와 K-9 자주곡사포가 당분간 창정비/성능개량 물량만 있어서 생산라인을 저율생산 수준이 아닌 완전 가동시킬 여력이 있다. 거기에 2교대나 3교대를 돌리면 납기일 준수도 충분히 가능하다. 대한민국은 신속한 폴란드의 지원을 위해 방사청이 발주한 3차 양산 물량을 대한민국 육군의 양해를 받아서 먼저 폴란드로 돌리는 등 클라이언트의 만족도를 민관이 협력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 국군의 전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대한민국 국군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M48 계열 퇴역에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인 K-2 흑표의 단가 문제를 해결할 절호의 기회이니 도입 일정이 1년쯤 밀리는 건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문제다. 실제로 다른 나라는 2~3년씩 지연은 예사이기도 하다.

한편 과거 냉전 시기에도 흔치 않았던 대규모 군비증강계획이다 보니 대한민국 내에선 당혹감과 의구심을 감추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3.5세대 최신형 MBT 1천 대 계약은 21세기에는 찾아보기 힘든 수요다. 20세기에도 이 정도 전차 물량을 한 번에 주문했던 것은 전쟁 중이 아닌 이상에야 없었다. 이 때문에 폴란드가 너무 무리해서 사업을 추진하다가 중간에 알타이 전차 사업마냥 퍼지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이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아직도 알타이 전차를 제대로 양산하지도 못하는 튀르키예의 사례를 보면, 일단 이쪽은 로템과 개발까지 해주는 계약을 맺은 게 아니라 단순 설계 지원, 기술 이전 계약이었다. 게다가 나중에는 로템을 아예 손절하고 EU의 기술 제재에 프로젝트 진행은 온갖 잡다한 업체를 다 끼워넣어 조별과제를 만들어 놓더니 에르도안까지 관여해 인맥으로 업체 선정을 하다가 완전히 꼬인, 전형적인 개도국 행정으로 좌초한 것이다. 단순히 덩어리가 커서 망한 건 아니다.

반면 폴란드는 로템을 배제하여 820대를 자신들이 다 떠맡거나 독자 개발할 생각이 애초에 없다. 파이낸셜뉴스에서 보도한 바에 따르면 대략적인 양산 절차는 "현대로템은 2024년까지 180대, 2030년까지 450대의 K-2 흑표 전차를 대한민국 공장에서 공급한다. 나머지 370대의 전차는 기술이전을 통해 폴란드 공장에서 라이선스 생산해 공급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관련 기사 완제품 중 굳이 450대를 따로 분리한 이유는 아마도 K-2PL을 위함인 듯하다.

K-2PL은 폴란드의 작전요구성능을 맞추기 위해 보기륜을 7륜으로 늘리고, 이를 기반으로 장갑을 강화하는 등 상당히 개량할 예정이었다. 2022년 초까지만 해도 사업 제안 단계였기 때문에 대략적인 개념만 잡은게 전부고, 시제품은 물론이고 설계도도 제대로 만든 게 없었다. 팔릴지 안 팔릴지도 모르는 물건을 상세설계까지 해 놓는 방산기업은 없다. 이미 튀르키예의 알타이 개발을 지원하면서 7륜 버전에 대한 경험은 쌓아 두었고, 폴란드에 제안한 PL 버전도 7륜 버전이라 상세설계까진 아직이지만 설계역량 자체는 충분히 보유하고 있었다고 한다.

단지 지금까진 팔릴지 안 팔릴지 모르니 개념설계 및 목업 정도에서만 그쳤을 뿐이지, 확정만 되면 예상보다 빠른 시간 내에 완성은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180대는 급한 대로 대한민국 국군 사양과 동일한 전차를 수출하며 개량사업 및 현지 공장의 라인 증설까지의 시간을 확보한 후에 K-2PL로 개량된 전차로 수출 및 현지생산을 시행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런데 2022년 10월 기준으로 기존의 보기륜 7륜으로 개량안은 철회되었다는 소문이 있다. 폴란드가 평야지대가 많아 장거리 전투가 벌어질 가능성이 많긴 하지만, 위에 언급된 대로 도로사정이 좋지 않아 중장갑을 갖춰 무게가 60톤 후반에서 70톤대가 나가는 전차는 운용이 힘들다는 이유를 들어 운용범위를 60톤 이내로 제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의 기본형에 최소한의 조치인 전면장갑 강화와 능동방어장치를 추가한 59톤대 전차(증가장갑을 장착하면 최대 61톤)라면 K-2의 현가장치 한계상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7륜까지 늘릴 필요가 없어졌다고 한다.

폴란드 입장에서야 중장갑 방어가 필요한 개활지에선 미국에서 들여온 M1A2 계열 전차를 운용하고 다른 험지에선 상대적으로 가벼운 K-2PL을 운용하는 2기종 체계로 가도 충분하고 전력증강 속도로만 보면 이쪽이 오히려 빠르기 때문에 이 방식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대한민국에서 동시에 구입을 하는 데다, K-2PL은 새로이 설계하고 테스트해야 하는 부분이 없어지니 생산시기를 더욱 앞당길 수 있다.

8월 말 폴란드 측에서 발표한 바로는 배송되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10월 정도부터 폴란드 육군 전차 승무원이 방한해서 훈련을 받는다고 한다. 한시라도 빨리 전력화를 시키기 위해서인 듯하다.

9월 21일, 폴란드 육군용 물량 1호기가 출고되었다. 원래는 8기동사단 73기계화보병여단에 배치되어야 할 물량이었다. 다만 로템 측에서 육군에 양해를 구하고 수출물량에 우선 보태준 것. 이 때문에 12월 초 초도물량분이 폴란드에 도착했을 때에 보면 차량 내부에 대한민국 육군용으로 부착한 한글 팻말이 붙은 채로 인도했다. #

향후 폴란드 현지에서 교체작업을 진행할 거 같다. 직접 생산 수출 물량이 늘어나면 대한민국 국군의 K-2 흑표 도입 단가도 내려가고 3차&4차 물량도 더 늘어날 수 있으므로 대한민국이 손해보는 일은 아니다. 폴란드 내 커뮤니티의 반응도 꽤 좋아서 11월 11일 폴란드 독립 기념일의 군사 퍼레이드에서 볼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을 정도다.

4.3.1. M1 에이브람스와의 비교

M1 에이브람스는 디젤 엔진이 아닌 가스터빈 엔진을 쓰기 때문에 연료 소모량과 엔진 유지보수 비용 부담이 크다. 따라서 폴란드군 입장에선 막대한 수요분 전량을 M1 전차로 통일하기엔 유지비가 다소 부담스럽다.

또한 폴란드의 문제만이 아니라 미국에게도 문제가 있는데, M1 전차의 생산 라인은 폐쇄 수준까진 아니지만 저율 단계에 머무르고 있으며 단기간에 1000대라는 초대형 물량을 맞추기는 힘들다. 현대로 넘어올수록 무기의 구조가 복잡하고 기능도 많아 단기간에 양산라인을 증설하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고 미군은 냉전기에 생산해두고 치장물자로 돌려둔 물량이 많기 때문[9]에 현재 생산보다는 수리와 개량에 집중하고 있다.

환경적인 측면에선 미국은 공병을 포함해서 전장을 장악하는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 어느 상황에서도 전차가 건널 만한 부교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대한민국 국군의 전차처럼 잠수 도하를 할 필요성이 없어 이를 고려하지 않고 전차를 설계하지만, 폴란드의 경우 한반도처럼 산이 많은 지형은 아니더라도 비스와강을 비롯해 많은 하천이 존재한다. 물론 동부 국경은 별 다른 장애물이 없지만, 문제는 폴란드 육군 4개 사단 중 11, 12 2개 사단은 폴독국경 인근에 주둔하고 있으며 신설되는 2개 사단 역시 국토 서부에 배치된다는 점이다.#

지상전력의 70% 이상이 경기도, 강원도에 몰려있는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이건 대한민국이 최전선으로부터 50km 거리에 수도이자 수위도시가 박혀있는 기형적인 구조라서 발생하는 기현상에 가깝다. 군사학적으로 주력부대는 오히려 적이 초전에 타격하기 어려운 2선 이하에 위치해 핵심 거점 방어 및 반격에 대비하는 것이 정석이다. 이는 대한민국 육군 최강의 전력인 제7기동군단이 휴전선 인근이 아닌 경기 동남부라는 상대적으로 후방지역에 주둔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즉 유사시 발트3국이나 슬로바키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등 인접국 영내 진입도 고려해야 하는 폴란드로서는 미국처럼 강력한 공병지원 없이 무거운 M1 에이브람스를, 국경지대 최일선에서의 방어전이라면 모르되 그 외 지역에서 폭넓게 운용하는 것도 여러모로 곤란하다. M1A2는 전비중량이 70톤에 육박해서 지형지물이 험한 곳이나 지반이 약한 곳에서는 운용하기가 매우 난감하다. 실제로 에이브람스를 도입한 국가는 대만과 폴란드 정도를 제외하면 하나같이 대규모 도하작전을 고려할 필요가 적은 호주나 중동지역 국가다. 그나마도 대만과 폴란드는 M1 에이브람스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결정적으로 M1 에이브람스 전차에는 자동 장전 장치가 제식 장비로서 탑재되지 않는다. 그래서 에이브람스는 승무원으로 전차장, 조종수, 포수, 탄약수까지 4명이 탑승해야 한다. 이미 자동 장전 장치가 없는 전차를 오랫동안 운용한 대한민국 국군이라면 모를까, 자동장전장치를 탑재한 소련제 전차 체계에 익숙한 폴란드군이 자동장전장치가 없는 전차를 주력으로 바꾼다면 탄약수를 추가로 편성해야 해 조직이 필요 이상으로 비대해질 것이다.

다만 흑표 도입과는 별개로 M1 에이브람스는 M1A2C를 추가 도입하며, 흑표와는 다른 지역의 부대에 배치하여 각자의 장점인 방어력과 기동성을 살리겠다는 게 폴란드 국방부의 방침이다. 구 소련군이 T-64, T-80을 하이엔드, T-62, T-72를 로우엔드로 써서 하이로우 믹스 개념으로 전차를 운용했던 것처럼 운용하려는 듯.

4.3.2. 레오파르트 2와의 비교

  • 외부 요인으로 인한 가격 및 비용 폭등
    폴란드군 현대화를 위한 초기예산은 11억 즈워티였고 2015년 초 부마르-KMW 및 WZM-라인메탈 컨소시엄 테스트를 포함한 군 현대화 사업에서 약 15억 즈워티로 추산했다. 그러나 폴란드 내의 정치적 변화, 정권교체로 새롭게 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PGZ 및 부마르-와벤디 컨소시엄 - 라인메탈로 지정되고 계약금액은 총 24억 1500만 즈워티로 책정되었다. 그런데 이 24억에는 현대화비용만 포함돼 있는 금액이며 30년 된 묵은 레오파르트 2의 수리비용은 빠져 있었고, 4차례에 걸친 계약에 따라 폴란드군 현대화 비용은 27억 즈워티까지 증가했으나 여전히 레오파르트 2 수리비용은 제외돼 있었다.
    결국 5번째 부속계약서를 서명함에 따라 사업비는 처음의 24억 1500만 즈워티에서 32억 9천만 즈워티로 약 한화 9294억원이며 본래 계획되었던 비용에서 30% 이상 증가하게 된다. 그 결과 프로그램 코스트가 폭등하며 레오파르트 2 대당 개량비용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이렇게 레오파르트 2PL의 높은 비용으로 불만이 생기는 상황에서 비록 실전기록은 없으나 카탈로그 스펙상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 K-2 흑표가 때마침 눈에 들어온 것이다. 신규 도입가로 비교했을 때, 레오파르트 2A7의 가격은 200억 수준으로, 80억~130억원인 흑표가 가격 면에서 훨씬 저렴하다.
  • 개량 사업 지연 및 사업주도권 문제
    원래 계약대로는 2020년까지 레오파르트 2PL 128대가 전량 폴란드에 인도 완료되어야 했고, 2018년 6월에 국방부장관이 2019년 말까지 47대가 인도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2015년에 계약한 레오파르트 2PL이 2020년에 간신히 프로토타입이 나올 정도로 사업이 지연된 상황이었다. 그래서 2023년 7월까지 계약 이행 완료가 밀리게 되었다.
    거기에 당초 사업을 시작할 때 30년씩이나 된 전차의 상태나 수리에 대해 충분한 고려를 하지 않아서 문제가 발생했고, 현대화 장비 구성의 변경, 사업 주도권에도 문제가 생겼다. 계약사항의 해석에 따른 분쟁으로 독일의 검증된 기성품이 아닌 사업을 수주받고 이제 막 개발에 착수한 장비를 집어넣어서 테스트가 지연되는가 하면 차체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거기다가 핵심기술 및 특허권을 보유한 독일과의 기술이전 및 사업수익 분배에 갈등이 빚어졌다.### K-2PL은 일정 물량을 직도입한 뒤 현지에 기술을 이전해 라이센스 생산하기로 계약했다. 문제가 생기면 폴란드 현지 공장에서 자체적으로 손보고 개조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뜻이기도 하다.
  • MGCS 사업 제외
    독일과 프랑스가 협력하는 차세대 전차 사업인 MGCS 사업에 폴란드가 참가를 희망하였으나, 2020년 1월 거절당하였다. MGCS 사업에서 제외되었다는 사실을 전하는 2년전 불가리 밀리터리 언론 기사#에서 이미 폴란드가 K-2 흑표 전차 도입량 1000대를 보면 알듯이 생산국인 독일, 프랑스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물량을 찍을거고 현대로템이 폴란드와 접촉하여 800대의 생산을 협의중이라는 이야기가 적혀있을 정도며, 왜 참여를 거절했는지 알 수 없다는 논조의 기사를 쓰고 있다. 특히 도입대량이 많아질수록 고정비용인 개발비의 비중이 크게 낮아져서 도입 단가가 저렴해지기 때문에 도입을 많이 희망하는 국가가 참여할 수록 개발국은 호재인 상황이다.

    그런데 사실 프랑스와 독일에게 폴란드의 막대한 물량은 개발 후 단순 도입이면 몰라도 개발 파트너로서는 오히려 부담스러운 요소이기도 하다. 자신들이 기술력과 자본으로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데, 폴란드의 압도적인 물량과 최전선에서 운용할 지정학적 요건은 그 주도권에 균열을 가져올 것이 뻔하고 장기적으로는 사업을 망칠 수도 있다. K-3 전차 개발협력과 같은 양자협력이면 그래도 낫지만, 이미 3개국 이상 조별과제로 오만가지 난리통을 겪은 유럽인 데다가 프독이 아무리 전력증강을 한다 해도 최전선인 폴란드만큼의 물량을 뽑아낼 가능성은 낮으니 더더욱. 하여간 어떤 이유에서든 미래를 같이 할 수 없다고 자르는 사업 파트너와 현재를 위한 일을 하기도 어려운 법. 아래에 나온 독일과 빚는 외교 갈등 국면과 같이 읽으면 의미심장하다.
  • 러시아 및 친러시아 국가 군대와 벌일 전면전을 상정한 병기 도입
    대한민국이 대치 중인 북한은 동구권 장비와 전술에 기반한 군대다. 대한민국 국군은 수십년간 수적으로 우세한 동구권 군대와의 전면전을 상정한 냉전형 군대로 성장해왔으며 신형 장비 개발사도 이와 궤를 함께한다. 이렇게 쌓은 노하우는 1990년대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꾸준히 러시아와 조율하여 러시아제 병기와 장비를 사주거나 방위산업을 함께 하면서 더욱 깊어졌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불곰사업의 결과물은 아니다. 불곰사업에 대한 이야기는 아예 없는 이야기를 지어냈거나, R/D나 추진체처럼 기업이 자기 돈으로 별개로 진행한 사업으로 습득한 기술을 불곰사업의 결과물로 조작하는 식으로 퍼졌다.
    불곰사업 이전부터 LG 이노텍이나 삼성탈레스 등 대한민국 기업은 러시아와 접촉하고 있었으며 1차 불곰사업으로 이글라 지대공 미사일이 들여오기 전에 이미 LG 이노텍은 러시아 업체와 신궁 개발에 사용할 추진체와 시커 기술이전 가계약 등을 맺고 있었다. 흔히 불곰사업의 성과로 호도되는 해성, 천궁, 신궁은 불곰사업과 전혀 상관없는 별개 사업으로 얻어진 결과물로 1, 2차 불곰사업은 현물 리스트에서 대한민국이 원하는 물건을 찍으면 러시아가 판매 가능한 물품을 다시 추려서 진행되었을 뿐 기술 이전은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

    K-2와 K-9은 북한이 보유한 공산권 기갑과 포병에 대항하는 방향으로 만들었다. 폴란드의 입장에서는 소련/러시아 병기로 무장한 과 수십 년간 대치하며 실제로 들여와서 운용하거나 연구해보고, 전면전을 대비해온 대한민국이 지금 이 순간에도 양산하고 있는 병기란 자신들의 군비 증강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와 아주 잘 맞아 떨어지는 존재인 것이다. 아예 멀쩡한 병기를 사서 들여온 불곰사업이 대표적이지만 이뿐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불곰사업 훨씬 이전부터 미국,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폴란드, 남베트남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연구용 적성국 병기를 들여왔다. 베트남 전쟁 시기에는 남베트남측이 노획한 59식 전차63식 전차를 입수해 연구했으며, 이스라엘로부터는 T-62T-72를 들여와 연구했었다. 그리고 미국으로부터는 곡산포를 입수해 연구할 수 있었다. 거기다가 우크라이나로부터는 ZSU-23-4 쉴카2K12 쿠프, 9K33 오사를 들여와 적성 대공장비에 대해 연구할 수 있었다. 폴란드로부터는 An-2 수송기를 도입해 제28비행전대에서 운용하고 있다.

    그리고 서방권에서 대한민국만큼 대규모 전면전을 상정하는 군대가 거의 없다. 미국이야 전세계 서방권 최전선 곳곳에 미군을 배치해 각종 전면전 상황을 상정하여 대비하고 있지만,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냉전 시대에도 NATO의 후방이었고, 따라서 일단 전쟁이 터지고 나면 냉전 시대의 서독, 탈냉전 시대의 폴란드 등 최전선에 병력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자국군을 발전시켜왔다.
    영국 같은 나라는 아예 섬나라라는 특성상 대륙 국가와 무기의 운용 개념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일례로 유로파이터 타이푼만 해도 섬나라에서 바다 건너오는 폭격기를 요격하는 게 최우선인 영국이 개발을 주도하다보니 고속 요격기 컨셉에 맞춰졌고 공대지 기능 부여도 지지부진해져 제대로 피 본 EADS 회원국(독일, 프랑스, 스페인)은 6세대기 개발에서는 영국과 손절하고 뭉쳐서 FCAS를 추진하게 되었다. 반대로 영국은 사정이 비슷한 이탈리아, 일본과 손을 잡았다. 전차 역시 배타고 전장 근처까지 가서 하선, 작전에 투입되는 작계다보니 현대 주력전차 치고는 기동성을 등한시하는 설계라 챌린저 2는 결국 파워팩을 교체한 수출형을 따로 개발해야 했다.
    그나마 튀르키예 정도가 반서방권과의 최전선에 위치해있긴 하지만 튀르키예의 에르도안이 쿠르드 민족 문제와 S-400 도입 반대를 하는 미국에 맞서는 행위로 그 반서방 진영에 합류할 태세인데다가 무기 체계의 자체 개발이라는 측면에서는 워낙 후발주자다보니 협력하고 자시고 할 게 없다. 물론 이것이 이번에 대한민국 무기를 선택한 직접적인 이유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폴란드의 입장에서 봤을 때 대한민국의 경험은 이렇게나 큰 군사계약에 앞서 긍정적인 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 독일 및 서방과 빚는 외교 갈등
    EU에서 주도권을 가진 독일에 대한 폴란드의 강력한 반감과 소련의 지배를 받게 한 원인을 제공한 나치 독일폴란드 침공, 폴란드의 성소수자 없는 구역과 사법부 독립 / 언론의 자유 훼손에 대한 독일과 폴란드의 외교적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적극적으로 돕자는 폴란드와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나서지 않는 독일의 모습처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 대한 양국의 의견 차이 등으로 독일과 폴란드의 외교 관계는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특히 폴란드의 법과 정의당 정권은 독일의 영향력에서 독립하기를 꾀하고 있는데, 이는 가톨릭과 폴란드식 보수주의를 내세우는 법과 정의당 정권과 독일 주도의 유럽연합이 내세우는 서구식 자유주의와 다원주의가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 독일이 인권 문제에 유독 민감하지만 프랑스 역시 앙시앵 레짐과 이후 한 세기에 걸친 공화국 전복시도의 기억 때문에 가톨릭을 비롯한 종교의 정치 개입에 대해서는 알레르기성 반응을 보이는 나라다. 여긴 아예 헌법 조항과 종교적 전통이 충돌하면 종교의 자유 따위 무시하고 무조건 헌법 우선으로 적용해 공공장소의 히잡 착용도 막고 있다. 문제는 이를 단순히 반서방 보수주의로만 치부하기에는 폴란드인에게 있어서 가톨릭이란 폴란드 인민공화국 시기 반공 민주화 시민운동이 가능하게 해준 정신적 지주이자 러시아 정교회 문화권에 맞서는 사상적 보루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1950년대부터 가톨릭은 반정부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고, 특히 폴란드 출신인 요한 바오로 2세가 1980년대 폴란드 반공운동에 끼친 영향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법과 정의당은 이 기회에 독일산 무기를 배제해서 자국의 발언권을 높이고 유럽연합 내부에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고 하고 있다. 거기다, 법과 정의당의 실세인 야로스와프 카친스키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독일의 전면적인 재무장 정책을 두고 "러시아를 겨냥한 것인지 또 폴란드를 겨냥한 것인지 불분명하다."면서 오히려 독일도 비방하고 있다. 폴란드는 제2의 독소 폴란드 점령을 막겠다고 막대한 군비 증강 프로젝트를 가동 중인데 카친스키의 의중에 따라 독일산 무기는 단 한 기도 도입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이다. 현 폴란드 정부가 독일 역시도 가상 적국으로 간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레오파르트 2는 '가상적국의 무기'로 간주되므로 새로운 전차로 대체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

    좀 더 나아가면 동유럽 지역에서의 주도권을 둔 동구권과 서구권 간의 대립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폴란드의 입장에서 당면한 적은 러시아이고 그 다음으로는 독일을 경계하고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서방 자체(정확히는 서유럽권)에 대한 신뢰도도 좋다고 하기 어렵다. 역사적으로는 2차대전 이후 서방이 폴란드 망명 정부자유 폴란드군을 토사구팽한 문제도 있거니와, 특히 2010년대 들어 이상주의를 앞세운 서유럽이 벌인 각종 깽판질, 특히 아랍권에 대한 군사개입의 여파로 터진 유럽 난민 사태 같은 문제를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가 1차로 뒤집어 썼고, 독일의 대러 유화정책 끝에 터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발등에 불 떨어진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와 서유럽 국가의 온도차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의 입장에서 독일은 그동안 폴란드를 방패막이 삼아 군축으로 이득을 봐 놓고 이제 와서 자신들이 촉발하다시피 한 러시아발 신냉전 구도 속에서 EU 지원금으로 다시 독일제 무기를 팔아 배를 불리려는 내부의 적이나 마찬가지다. 안그래도 과거 유로화 사태 시절, 유로화로의 통합으로 제4제국 드립이 메이저 언론에까지 오를 정도로 독일만 배를 불리고 그리스 등은 골탕을 먹었다는, 독일에 대한 불만이 제법 있었다. 필요할 때 원조를 요청해야 할 상대라서 말을 아꼈을 뿐 속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이런 동유럽 국가의 탈독일 움직임 속에서 폴란드가 지역의 맹주 역할을 자처하며 서유럽을 대신하여 서방권 무기체계를 단순히 구매하는 것을 넘어 생산, 개발능력까지 도입할 파트너를 찾아 총대를 멘 것에 가깝다. 폴란드는 4천만에 가까운 인구에 5천억 USD의 GDP를 찍는 명실상부한 동유럽 최대의 국가로, 유럽 국가중 GDP로 부동의 강대국인 G7국가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와, 중견국 스페인 네덜란드, 튀르키예 다음으로 GDP 8위의 국가이다. 스웨덴, 벨기에 등과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지만 그들보다 3배이상 많은 인구수로 인해 이미 고소득국으로 성장이 정체된 두 나라와 장기적으로 격차를 벌일 것은 확실하다.
    그나마 인구 면에서 여기에 견줄만한 국가는 인구 4천만의 우크라이나 정도지만 경제 면에서는 이 계약과 같은 해에 터진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2014년의 유로마이단 혁명 이전에도 유럽 최빈국이라 비교가 안 되는데다 안그래도 부실하던 경제기반이 전쟁으로 작살이 났고, 한동안 러시아의 위협이 금방 종식되지는 않을테니 한동안 과중한 국방비 부담을 피하기가 어렵다.

    반대로 대한민국제 무기 도입에 대해 전방위적인 반발이 터져나오는 것도, 단순히 방산업체의 반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친 EU 성향의 야권에서 대한민국제 무기의 대량 도입을 탈 EU 정책으로 인식하면서 이를 정책적인 차원에서 반대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현 법정당 정권은 아예 대놓고 폴렉시트를 떠들어대는 상황이라 야권에서는 더더욱 위기의식을 느끼는 상황이다.

4.4. K4 고속유탄기관총 완제품 수출

폴란드 군비청 대변인이 트위터에 관련 사실을 공개했다. 이쪽은 라이선스 없이, 50만 발의 탄약과 함께 수백 정의 K4 고속유탄기관총을 구매했다고 한다. 납기는 수개월 내라고 한다. 원래 폴란드는 미국제 Mk.19 고속유탄기관총을 사용했으나, 우크라이나에 탄약과 함께 공여했기에 이 빈틈을 메우고자 구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K4 고속유탄기관총은 Mk.19 고속유탄기관총을 역설계한 복제품에 가까운지라 운영 및 정비 등에 큰 차이는 없기 때문에 공여분을 메꾸는 임시로 쓰기엔 더할나위 없다. 초도분은 문자 그대로 카피품에 가까워서 미국산을 뜻하는 'MADE IN USA' 마크를 새긴 부품도 있었다는 카더라도 있고. 물론 오늘날 K4는 Mk. 19와 부품호환이 되지 않으므로 수리를 위해서는 별도로 부품을 구매해야한다.

4.5. K-239 천무 부품 수출 및 탄약 라이선스 계약

2022년 8월 26일 마리우시 브와슈차크(Mariusz Błaszczak)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 장관이 천무 도입에 관심이 있다고 현지 언론에 밝혔다. 폴란드 언론에 따르면 폴란드 현지 조립 생산 및 폴란드 실정에 맞는 개량에 대해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

그리고 2022년 10월 13일 폴란드 부총리가 보도자료에서 천무 300문을 대한민국에서 구매함과 더불어 탄약을 라이선스 생산하기로 결정지었고, 2022년 10월 19일 폴란드에서 288문 구매 기본계약이 체결되었다.#

폴란드 측에선 HIMARS와 병행해서 운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완제품 수출은 아니고, K-9과 크라프의 관계와 유사하게 천무 발사기만 구매한 다음 사격통제시스템은 외산인 토파즈, 차대는 폴란드 국산차대인 Jelcz에 장착해 운용하는 방식이다. 이 폴란드 개량형 천무는 호마르(HOMAR)라는 이름으로 제식화될 예정이다.
파일:폴란드판 천무.jpg
폴란드에 수출된 천무
2023년 6월 7일 폴란드 국방부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결합된 천무 본체를 공개하였다. #

천무에서 발사하는 KTSSM-II이 탑재된 것도 확인되어, 수출 사실이 확인되었다.

기타 경합 장비는 아래와 같다.
  • M142 HIMARS
    2022년 5월 26일 약 500여 문 분량으로 주문을 문의하였으나, 미국 정부의 느린 허가 절차 때문에 늦춰지고 있다. 그리고 폴란드가 문의한 500문은 현재 전 세계 M142 HIMARS의 총 물량보다도 많은 수준이라 미국도 물량을 확보하기 힘들다. 도입의 어려움에 관해서는 아래 HOMAR 참고. 천무 300문을 도입한 이후에도 하이마스 200문을 추가 도입해 총 500문을 채울 계획이다. 러시아가 폴란드를 침공하는 상황이 되면 최소한 총동원령은 당연하고 우크라이나와 발트3국까지 모두 러시아군의 수중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천무는 넓은 전장에서 적의 주력을 타격하고, 동시에 하이마스는 유도탄 중심의 히트 앤 런 작전으로 적의 거점을 정밀 타격하는 이원화된 전술을 구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근 NATO 국가에 대한 지원과 긴급전개를 실시할 경우에도 30t이 넘는 육중한 천무보다는 20t 미만의 가벼운 하이마스가 크게는 항공수송이나 교량통과부터 작게는 유류소모까지 여러모로 유리하다.
  • M270 MLRS
    12셀 플랫폼으로, 대규모 전면전을 상정하는 폴란드가 만족할 만한 화력을 투사할 수 있으나 단종되었다.
  • WR-300 호마르
    원래 계획은 폴란드 국산차대 기반의 HIMARS 60문 도입이다. 2015년부터 진행되었으나, 2019년 계약될 때는 미 국무성 허가의 한계로 20문 도입 사업으로 줄었고, 미국 완제품으로 하기로 결정되었다. #
  • WR-40 랑구스타
    BM-21의 폴란드 개량형이다. 이것도 같이 생산한다는 국방부 장관의 발표가 있었다. 경쟁 장비라기엔 문제가 있는데, BM-21은 1963년에 개발되어 ADD가 K-136 다연장로켓 구룡을 만들 때 보고 모방한 오래된 무기다. 천무 도입 시 WR-40에 들어가는 122mm 로켓 운용 기능을 요구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나온 바가 있다. 대한민국 국군에서도 천무에 구룡에서 쓰던 131mm 로켓탄을 운용하고 있다.

4.6. K-151 도입 및 라이센스 생산



기존의 자국산 소형전술차량 혼케르(Honker)를 대체할 목적으로 2024년부터 2030년까지 400대를 라이센스 생산한다. 기아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PGZ와 로소막의 컨소시움이 기아 K-151을 자국 사정에 맞게 개량하여 생산할 계획이다. 사업비로 2억 9천만 달러가 책정되었다. 출처

4.7. K-9 차체 기반 중장갑차 개발 및 양산

폴란드 내 건설되는 K-9 생산 설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K-9 차체 기반 장갑차를 개발하기로 결정되었다.

4.8. 폴란드제 워메이트 드론 도입

한국군은 2024년 9월 북한의 자폭 무인기 위협에 대응하여 수백기의 폴란드제 WB 워메이트를 긴급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 안 그래도 국군이 보유한 자폭형 무인기의 숫자가 지나치게 적다는 논란이 있던 와중에, 북한이 자폭형 무인기 보유를 공개하면서 자폭형 무인기 도입의 필요성이 더더욱 강조되었고, 게다가 폴란드의 대규모 한국산 무기 도입에 대한 대응 구매의 역할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가 된다.

5. 협의 중인 사업 부문 및 경합 무기

폴란드 국방부 무기청 대변인 크시슈토프 프와테크(Krzysztof Płatek) 중령은 폴란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K-2, K-9, FA-50 이외에도 AS-21 레드백 보병전투장갑차, K806/808 장갑차(폴란드 라이선스 생산), KF-21 보라매의 도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2022년 폴란드 미사일 피격 사건으로 인해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의 구성요소인 천궁L-SAM에도 관심을 보이는 기사까지 올라왔다.

5.1. KF-21 검토 중

KF-21 사업에서 생산, 기술 측면의 실질적인 기여는 없고, 그나마 기여하는 분담금도 줄여달라는 등의 과한 요구를 일삼는 인도네시아를 배제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규모의 경제 때문이다. 그러나 폴란드의 KF-21 도입이 성사된다면 아예 인도네시아를 배제한다고 해도 예상 단가는 크게 차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된다면 인니 측도 전투기 도입에 차질이 생기는 만큼 분담금 협상에서 좀 더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이다. K-2도 그렇고 여기서도 폴란드가 구원 투수로 등판한 셈.

실제로 협정이 발표되자마자 인도네시아가 협상에서 불리해질 것을 우려해 이 문제를 정상회담 의제로 올렸다. #1, # #2 아이러니하게도 폴란드와 인도네시아는 국기 색이 상하로 정반대라 KF-21에 붙어 있는 인도네시아 국기를 떼고 뒤집어서 폴란드 국기로 고쳐 달자는 짤과 농담도 나왔다.#1,#2,#3 실제로 KAI를 방문한 폴란드 대표단도 KF-21을 보고는, "폴란드 국기가 거꾸로 달려 있다."는 농담을 했다고 한다.#

2022년 10월, 폴란드 남동부의 제슈프(Rzeszów) 시의 시장을 포함 대표단이 사천을 방문하여 사천에어쇼 관람 등을 진행하였다. 제슈프 시는 항공 산업 관련 시설이 다수 포진해 있다. #

2022년 12월 3일에 전직 육군 소령이자 법정당 소속의 국회 국방위원장인 미하우 자흐(Michał Jach)가 이 날 회의에서 KF-21의 개량형인 KF-21PL로 폴란드에서 공동생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언급을 하였다.#

2023년 4월, 폴란드 국영방산업체 PGZ의 흐바웩 회장이 공식적으로 KF-21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5.2. K808 차륜형 장갑차 MOU 체결

기사

현대로템은 폴란드군에 K808 보병수송장갑차를 제안했다.

폴란드는 핀란드의 파트리아 AMV를 현지 라이센스 생산한 KTO 로소막 8X8 차륜형 장갑차를 각종 계열 포함 977대나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K-2나 FA-50보다도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로소막의 라이센스가 2023년 종료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협력사업을 추진하던 중 기술이전과 협력사업에 적극적인 K808에 눈을 돌렸다.

일각에서는 로소막 사업으로 습득한 기술이 폴란드의 성에 차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전차 등에 비해 훨씬 난이도가 낮은 차륜형 장갑차를 1천대 가까이 라이센스 생산하고서도 자체 개발을 하지 못하고 새로운 협력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은 논란이 될만한 일이다. 특히나 로소막 라이센스 계약은 폴란드 측에 자체 파생형 개발과 수출권리까지 부여한 상당히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폴란드가 K-808에 대해 요구하는 사안은 단순 라이센스 생산이 아닌 K-808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모델의 공동개발, 즉 알타이 전차T-155 프르트나 개발사업에 가깝다. 현대로템이 자체 개발을 진행중이었던 30톤급 차륜형 장갑차 사업이 공동개발사업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른 사업과 달리 MOU는 강제성은 없으므로 변동 가능성은 있다.

5.3. AS-21 레드백 도입 검토 (도입되지 않음)

폴란드 언론 기사
한국어 번역

부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장관은 폴란드 국방부 컨퍼런스 센터에서 언론과 인터뷰중 보르숙 장갑차보다 무거운 중형 보병전투장갑차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공식적으로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부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장관은 "현재가 아닌 미래지향적인 솔류션"이라고 발언하여, 폴란드 언론은 대한민국 육군에서 현재 운용 중인 K-21 보병전투차량이 아니라 K-21의 개량형인 AS-21 레드백을 강력한 후보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폴란드에서는 AS-21의 차대와 자국제 기관포탑을 조합한 중장갑차를 만들어 M-1 에이브람스의 보조전력으로 운용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한다.

AS-21을 도입하는 대신 상술한 대로 K-9 차체 기반 중장갑차를 개발 및 양산하기로 결정했다.

6. 2차 계약 잔여분 진행 상황

6.1. 2023년 하반기

2023년 10월, 상반기에 마무리될 예정이었던 폴란드와의 무기 수출 2차 계약이 금융지원 문제로 계속 연기되고 있다는 연합뉴스의 기사가 보도되었다. # 이는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이 폴란드 무기 수출을 위해 구매국에 정책 금융을 지원할 수 있는 한도가 거의 다 찼기 때문이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야는 수출입은행의 자본금 한도를 올리는 내용의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 정책당국은 폴란드 무기 수출 2차 계약 금융지원을 위해 민간 은행의 자금까지 빌리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

그런데 10월 15일, 2023년 폴란드 총선거에서 범야권이 승리하면서 정권교체가 확정되었다. 야권은 이전부터 법과 정의당 정권의 국방비 지출이 과도하다면서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국방예산 및 대한민국과의 방산계약을 재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 게다가 야당들은 친 EU 성향의 정당들로써, 이번 총선에서도 법과정의당 정권이 망쳐놓은 EU와의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리고 이의 연장선상에서 EU 국가들의 무기를 구매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과 진행중이던 2차 계약이 마무리되지 못하고 무산될 가능성이 한층 더 올라간 상황이다.

차기 정부 국방부장관으로 유력시되는 Tomasz Siemoniak는, 구속력 있는 계약은 해제하지 않고 이행하겠으나, 논의중인 계약 건은 면밀이 살피겠다고 밝혔다. #

12월 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군비청과 K9 자주포 등을 추가 수출하는 '2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 이번 계약은 K9의 남은 계약 물량(460대) 중 일부인 152문을 금융계약 체결 등을 조건으로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2023년 폴란드 총선거로 정권이 교체될 게 뚜렷하자 "대한민국 기업과 체결한 군비 계약을 다시 검토할 것" 이라고 밝혔다. # 일단 이전 정부 계약은 비리가 관련되어 있지 않은 이상 존중한다고 밝혔다.#

12월 27일, 도날트 투스크 총리는 대한민국과 체결한 방산 계약과 관련하여, 기존에 알고 있던 바와 달리 "대한민국에서 제공하기로 한 융자금이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도날드 투스크 총리는 "폴란드 새 정부가 여전히 대한민국과 방산계약을 지속하길 희망한다" 라고 밝혔다. #

6.2. 2024년 상반기

1월 24일, 매일경제는 해외 대형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수출입은행 자본금을 확대하는 수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계류중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특히 정책금융 지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존 계약마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다행히 2월 29일, 수출입은행의 법정 자본금을 한도를 15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늘리는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4월 22일, 후속 보도가 있었다. 수출입은행의 자본금 한도를 25조 원으로 즉시 늘리는 것이 아니라 5년간 단계적으로 늘리는 것이었고 이에 계약이 삐걱거리고 있다고 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한화 측에서는 시중은행(민간은행)을 통한 자금보증을 진행 중인데, 폴란드 정부는 민간은행 자금은 대한민국 정부가 제2차 보증을 서 주기를 원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 일단 같은 날, 폴란드 사절단이 방한하여 방사청장이 폴란드의 파베우 베이다 국방부 차관, 마르친 쿨라섹 국유재산부 차관, 다리우스 우코프스키 안보실 부실장 등이 함께 방산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

6.3. 2024년 하반기

9월 12일, 체자리 톰치크 폴란드 국방차관은 FA-50 구매계약과 관련하여 "구매 결정이 며칠 만에 몹시 빨리 이뤄졌고 폴란드와 폴란드군의 이익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며 감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톰치크 차관은 장착할 무기가 계약에 포함되지 않아 훈련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종에 맞는 무기 생산이 중단돼 중고를 알아보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이미 넘겨받은 12대 이외에 폴란드 공군의 요구사항에 맞춘 FA-50PL 36대도 9개월까지 인도가 늦춰질 위험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7. 반응과 영향

7.1. 러시아의 대응

러시아는 본 계약에 대해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대한민국-우크라이나 관계대한민국-러시아 관계 속에서 다음과 같은 러시아의 반응이 간접적으로 있었다.
  • 2022년 10월, 푸틴 대통령이 직접 "대한민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을 알고 있다. 그러면 한러관계가 파탄날 것"이라는 경고성 발언을 하였다. 이것이 본 계약의 경계심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연합뉴스의 분석이 있었다.
  • 2023년 6월,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가 "대한민국이 우크라이나와 관련하여 레드 라인을 넘지 않았다"고 갈등을 봉합하는 발언을 하였다. #

1년이 넘게 지난 2023년 7월 기준으로도 러시아는 이렇다할 강경 대응책보다는 '경고'에 해당하는 발언에 그치는 상황이다. 같은 해 9월, 러시아와 북한의 정상회담에 이어 2024년 1월 2일 하르키우 미사일 공격에 북한제 화성-11가가 사용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데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이 주러 대사를 초치하는 등 한러관계는 소원해지는 반면, 북러관계가 다시 가까워지는 추세이다.

다만, 이는 이번 계약과 별개로 국제정세 자체가 신냉전 구도를 이루면서 같은 세력권에 묶인 러시아-북한과 달리, 서방측과 구소련계로 정 반대 세력에 위치한 대한민국과 러시아의 특수성 때문에 벌어지는 잡음에 더 가깝다. 실제로 러시아는, 불곰사업을 준수해 북한에 기술력을 전달하는 움직임은 없고, 대한민국 역시 우크라 지원에 대한 발언은 내놓지만 실질적 지원은 비살상계 지원으로 국한하고 있으며, 결국 냉랭해지는 한러관계 환기를 위해 고위급 회담까지 개최하는 등, 양측 모두 한러관계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7.1.1. 불곰사업에 대한 오해

일부는 러시아의 잠재적 적국인 폴란드에 무기를 판매하면 러시아가 대한민국에 불곰사업의 조약 등을 근거로 보복하려고 북한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강화하거나, 주러 대한민국 기업에 대한 강도 높은 경제제재 및 교민에 대한 불이익을 가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불곰사업에 걸려 있는 조약은 러시아가 북한에 무기를 수출하거나 지원하지 않는 대신 대한민국도 러시아로부터 받은 무기(예: T-80) 및 러시아 업체와 공동개발하여 러시아 기술이 들어간(예: 천궁 대공미사일) 무기 등을 타국에 보낼 시 허락을 받아야하는 것이므로, 대한민국이 자체 혹은 제3국과 공동 개발한 무기를 판매하는 것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상하게도 불곰사업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널리 퍼져있어서 생긴 오해이다.

이미 대한민국은 러시아의 잠재적 적국인 핀란드NATO에 가입되어 있는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튀르키예K-9 자주곡사포를 판매한 전적이 있으며 튀르키예에는 아예 K-2 흑표 전차에 관한 기술까지 이전해주기도 했다. 당연하지만 러시아는 이를 신경쓰지도, 수출 중단 요구를 하지도 않았다. 게다가 폴란드 역시 NATO의 일원이고 우크라이나와는 달리 직접적으로 전쟁 중이지 않기에 친러시아파가 주장하듯이 양국 사이의 마찰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실 러시아는 불곰사업 협약이 깨지면 한러관계가 악화될 것이 뻔하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인 지금까지도 방산협정은 준수하고 있다. 대한민국 역시 국제 여론을 따라 대러 제재에 동참하되, 그렇다고 러시아와 완전히 틀어지길 원치는 않아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물품만 줄 뿐 살상무기 지원은 일본 및 호주와 함께 절대 불가를 표명한 상태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포탄 전달은 대체로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넘겨줘서 재고가 바닥난 국가에 포탄을 판매하는 간접적인 지원으로 볼 수 있는 것일 뿐, 우크라이나에 직접적인 살상무기 지원은 아예 안 하고 있다. 심지어 '수틀리면 지원할 수 있다'고 발언하던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우크라이나엔 살상무기 지원을 하지 않았다'고 천명했을 정도. 그렇기에 '정말로' 불곰사업의 관할에 있는 T-80UBMP-3 등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지원을 요청했음에도 계약 준수를 이유로 인도하지 않는 것이며, 전략적 모호성을 빌미로 단 한 정의 소총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묘한 친밀성은 러시아도 마찬가지이다. 제1세계 국가 중 그나마 제일 러시아의 입장을 많이 봐주고 특히 경제적ㆍ항공우주산업 쪽으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대한민국을 대놓고 적대하기에는 잃을 것이 너무 많다. 대한민국은 일단 제1세계 국가이기에 러시아와 의견을 같이 하긴 힘드나,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최소한도로, 그것도 지나치게 비인도적인 행동에만 비판을 가할 뿐이며 이마저도 뭔가 실질적으로 행동하는 게 아니라 말만 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와 별개로 대한민국은 러시아산 천연가스는 물론 다양한 천연자원을 수입하며 조금씩 러시아와 무역을 늘리는 상황이고, 러시아 또한 대한민국산 제품의 주요 수입국인 만큼 한러관계는 세간이 아는 것보다 더욱 돈독한 상황이다.

반대로 북한은 대표적인 채무불이행 국가 중 하나다. 일반적인 국채가 당연히 그 나라가 잘 나가야 값이 오르는 것과는 반대로, 북한의 국채는 북한이 망할 것 같으면 되려 값이 오르면서 거래가 활발해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어차피 북한이 갚을 가망이 없으니, '남북통일, 특히 흡수통일이 되면 대한민국이 갚아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는 기대심리 때문인데, 이 정도로 국제적인 신뢰도가 엉망인 나라가 북한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소련 시절부터 북한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하에 대한민국 정부에게 차관을 얻어쓰고 북한의 반발은 뭉개버린 적이 있다. 실제로 북한은 저때 이후 사실상 러시아가 내다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지라 무장마저도 러시아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북한의 로켓 기술이나 핵 기술은 러시아보단 이란이 더 영향력을 줬다는 게 세간의 평가다. 코넷 대전차 미사일은 이미 중동권에 물량이 상당히 많이 들어간 상황이라 북한이 이란에 손만 벌려도 충분히 들여올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사실이 2020년대 들어 이란에 대한 국민감정이 악화된 이유 중 하나다. 이외에도 유조선 피랍, 히잡 시위 진압 등 반인륜적 행위가 이란에 대한 반감을 키우게 되었고, 2023년 1월 UAE 방문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적 실언에서도 미국 때와는 달리 그리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 이유이며, 언론은 한겨레 등의 진보 계열을 제외하면[10] 역시 과거 이란과의 우애관계 강조보다 이란이 이 사건 이후 페르시아-오만 만 일대에서 대한민국 선박의 통행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성 발언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는 선에서 그쳤다.

실제로 첨단기술의 총아인 전차나 전투기의 개발진척이 얼마나 지지부진한지를 보면 러시아가 북한에게 기술력을 거의 제공하지 않은 것은 사실로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전투기는 개발은 커녕 소련 붕괴 이전에 MiG-29 40여 대[11]를 도입한 이후로는 전투기 신규 도입이 아예 없는 실정이고, 전차도 구형을 굴리고 있다가 21세기가 되고서도 꽤 지나서야 3세대 전차와 유사한 외형을 구축하기 시작했으며, 이마저도 저게 실제 전력화가 된건지, 아니면 단순한 보여주기식 더미인지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어쩌면 외형만 그럴싸한 2.5세대일 가능성도 점치고 있을 정도다.

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가 굳이 북한을 지지하고 대한민국을 버리는 건 자충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애초에 자국의 이익이 그 어떤 조약보다 우선시되는 게 국제사회이며, 여전히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며 패권국임을 과시하는 러시아가 고작 서방의 지역강국 중 하나와 맺은 조약인 불곰사업을 스스로 준수하는 데다, 조약 위반으로 추정되는 상황마다 이를 부인한다는 건 러시아 내부에서 이미 대한민국과의 손익계산서를 다 끊고, 대한민국과 관계가 소원해지면 자국의 이익에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세계에 알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7.1.2. 북중러관계에 대한 왜곡된 인식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이들의 삼각관계는 그다지 견고하지 않고 알력 문제가 적지 않으며 반미 노선이라는 공통점만이 있을 뿐이다. 대표적으로 러시아-중국은 러시아가 소련이던 시절에 국경분쟁까지 벌인 국가고, 북한 역시 계속해서 핵 미사일 개발 등으로 국지 도발을 해대는 와중에 중국이 극혐하는 마약 등을 퍼뜨리는 등 '미국이 싫어서'라는 공통 분모를 제외하면 그다지 친하지 않다. 그나마 러시아와 중국은 반미 정책을 공유하기 때문에 미국이 건재한 현재로서는 서로 최대한 친하게 지낼 따름이니, 방심은 금물이지만, 자국의 이익을 희생하며 도울 만한 가치를 느끼는 건 아니다.

"러시아가 북한을 꼬드겨서 대한민국을 압박하게 할 것"이라는 발상도 비현실적이다. 북한과 러시아가 서먹서먹한 관계에서 의도대로 움직여 줄지도 의문이고, 북한 자체의 무력 '따위'로는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건 불가하다. 무엇보다 제2세계 입장에서는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미국이라는 막강한 혈맹국을 둔 대한민국을 북한이 쉽사리 침공하기는 힘들다. 애당초 북한의 존재의의이자 절대적인 제1목적은 '김씨왕조 정권의 유지'인데, 아무리 러시아에게 푼돈을 받아봤자 과연 패배할 게 뻔한 전쟁에 자기 자신을 내몰까? 후술되겠지만 북한은 이미 전쟁 직전까지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할 정도로 대남도발을 여러 차례 해봤다가, 더 이상 했다간 진짜로 전쟁날 것 같으니까 2020년대부터는 동해바다에 의미 없이 미사일이나 포탄 쏘는 정도 무력시위하는 것으로 후퇴하였다.

휴전 이래 북한은 수없이 대남도발을 일으켰으나, 대한민국은 미국의 압박과 설득 및 잃을 것도 많기에 '참아준 것' 뿐이다. 일례로 연평도 포격전 당시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주긴커녕 오히려 대한민국의 북한 불바다, 북진통일 같은 분노만 일으켰고 이를 미국이 억눌러야 했다. 당시 미국은 대침체의 여파로 경제가 말이 아닌 상황인데다가 이라크, 아프간 두 개의 전선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었던 상황이라 역내 국가의 추가적인 무력충돌을 막아야 했기 때문이다. 미국도 여유로운 상황이었다면 자유진영의 태평양 변경백인 대한민국-일본을 자꾸 건드는 북한에게 경고성 무력 시위를 하는데 당연히 찬성했을 것이다. 애초에 북한도 이를 알기에 아슬아슬하게 고수위의 도발을 한 것이고. 양측의 군사력 차이는 이미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벌어졌으며, 두 국가 간 주력무기의 성능 격차는 아득히 벌어졌다.

이들이 주장하는 대전차 무기, 대공미사일, 다연장로켓포 등은 물론 북한도 쓸만한 게 많다지만 지금이 구닥다리 1차 세계 대전 시절도 아니고 초고도화된 현대전 양상에서 그런것들만을 가지고 전쟁을 이길 수는 없다. 결국 적의 심장부까지 보병 부대가 도착하거나 압도적인 전력으로 상대국의 전의를 상실시켜야 전쟁이 비로소 끝나는 것인데, 지금의 북한군이 합참의 정찰 자산과 AH-64AH-1로 무장한 육군 항공여단, 수천문의 포에서 쏟아져 나오는 포격 세례, 수천대의 전차를 굴리는 기갑부대, 4세대와 5세대 전투기로 가득한 공군 전력, 각종 구축함이 즐비한 제1~3함대의 해군, 온 사방에서 밥먹듯이 상륙전을 시도하는 해병대를 모두 성공적으로 방어 또는 무력화 시키고 대한민국 국군에 심대한 위협을 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주한미군을 제외하고도 이정도인데 지금 현재 대한민국이 실질적인 위협을 받으면 주한미군 뿐만 아니라 일본에 주둔중인 주일미군항모전단을 이끌고 태평양 방위를 위해서 참전한다.

재래식 무기중에 북한군이 대한민국 국군 및 주한미군과 상대할만한 병기는 MiG-29 50여 기와 대전차 미사일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그 무엇도 없다. 심지어 대전차 미사일도 아군 정찰 자산과 연계해서 탐지를 한 다음 쏘든 말든 할 수 있는 것인데 현 북한군 체제로는 사실상 불가능한 옵션이다. 실제로 우크라군이 대전차 미사일로 재미를 본 이유는 자국이라 지형에 훤하다는 점도 있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정보력이 강력한 미국이 적극적으로 정보자산을 제공해준 것도 크다. 한마디로 게임으로 치면 맵핵 켜고 공세 경로와 공세 주기까지 훤히 보고 싸우니 지기가 힘들 정도였던 셈.

일각에선 제4차 중동전쟁을 언급하며 북한군의 미사일에 대한민국 국군의 전차가 찢겨나갈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이는 상당수를 걸러들어야 하는 발언이다. 일단 전훈만 보자면 이집트군은 이스라엘군을 철저하게 분석하여 대규모 대전차무장과 방공망, 소방펌프까지 동원해 바레인 방어선을 돌파하고[12] 대전차+방공호를 구축, 몰려오는 이스라엘의 전차를 격퇴하고 공군 역시 방공부대의 지원을 받아가며 효율적으로 격퇴하였다.

이스라엘은 전쟁 기간 동안 무려 800여대에 달하는 기갑 전력을 상실했을 정도로 큰 손해를 봤으나, 정작 이스라엘 본토로 진격한 이집트군 역시 전열을 재정비한 이스라엘군에게 박살났다. 이리하여 양쪽 모두 치명타를 입었고, 결국 이집트와 이스라엘은 원래 이집트령이었던 시나이 반도를 반환하는 것을 조건으로 휴전했다. 이때 시나이 반도를 돌려받은 이집트는 3차 중동전 이후 처음으로 수에즈 운하를 재가동했다. 전쟁으로 입은 피해가 크긴 했지만 수에즈 운하가 이집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실리는 전부 챙겨간 셈이다. 휴전하였다. 만약 진짜 이집트군이 전쟁 끝날 때까지 이스라엘을 압박했다면 이스라엘은 지도상에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애초에 아랍 국가들은 진짜 이스라엘을 멸망시키려고 전쟁을 벌인 것이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이 꾸역꾸역 살아남았음은 결국 피로스의 승리라도 일단 이겼기 때문이기도 하다. 거기다 오히려 이집트 역시 시나이 반도를 돌려받은 4차 중동전 이후부턴 이스라엘과 데면데면한 수준으로 관계가 개선되었다.

또한 북한은 내부적으로 군대 사정이 썩 좋은 편이 아니라 아무리 신형무기를 쥐어줘봤자 제대로 훈련도 못할테고, 그런 것을 들고 나와 봐야 실전에서 대한민국 국군에게는 특진용 고가치 표적 내지는 전리품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줘봤자 별 의미도 없다. 또한 북한은 전세계에서 테러리스트 집단보다 조금 나은 수준으로 국제적인 위상도 낮다. 러시아가 섣불리 북한을 지원해 주면 오히려 UN 안보리에서 체택된 대북제재에 대한 정당성 부여와 더불어 대러제재 또한 강해질 것이라, 러시아로서는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중국이나 러시아가 북한에게 몰래 무기를 지원해줄 가능성이 아예 없지야 않지만, 바로 지원 여부가 탄로날 터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7.1.3. 한러관계의 특수성

다른 걸 다 떠나서 러시아가 굳이 대한민국을 먼저 자극할 필요가 없다. 애초에 전쟁이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은 러시아와 겉으로는 데면데면해도 의외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상호교류도 활발했다. 러시아의 영토가 대한민국의 법적인 영토와 맞닿고 있다고는 하지만 러시아의 본거지나 전략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곳이 동유럽 지역이라 역사적으로 동유럽에 비하면 한반도에 대한 개입 사례는 별로 없고 국제적 진영논리 이외의 충돌 역시 거의 없어 정치적으로도 서로 대립각을 잘 안 세웠다. 비록 후술하듯 러시아가 대한민국을 비 우호국 목록에 포함시켰으나 외교관 추방, 입국 금지, 비자 발급 금지 등을 시행하는 여타 국가와 달리 대한민국에게는 매우 형식적인 조치만 취하고 있으며 이후에 수면 밑에서는 다시 기존 관계를 회복하고 있다.

우선 대한민국은 안보 부담이 상승하는 걸 원치 않는 국가인데다, 막대한 자원의 보고인 러시아의 자원을 저가로 업어 오는게 이익인 만큼, 어느 정도 러시아를 의식하며 행동하는 중인데 굳이 러시아 측에서 강성외교로 나가 대한민국이 아예 완벽한 반러 국가로 돌아서거든 오히려 러시아 입장에서 손익계산서를 두드리기 바빠지니 그냥 적당히 현상유지를 하는게 러시아 입장에선 이익인 셈이다.

실제로 대한민국은 서방 국가의 일원이지만 자국의 안보 부담이 상승하는 것은 원하지 않아서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서방 진영으로 할 수 있는 도리인 '인도적 지원'은 수행하나, 살상 무기나 본격적인 군사 장비와 같은 적극적인 지원은 하지 않겠다고 답변한 상태다. 대러 제재도 최소한의 형식적인 것만 하는 상황일 정도로 서방 국가이면서도 반미 진영인 중러의 눈치도 살피는 중이다. 물론 다른 서방국가 입장에선 반발하곤 있으나, 탄도미사일을 실험이랍시고 머리 위에 밥먹듯이 쏴제끼며 긴장수위를 고조시키는 북한 때문에 전략자산을 쉽게 빼지 못한다고 선을 긋고, 퇴역무장에 가까운 T-80U 등도 '불곰사업' 조항을 빌미로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며, 서방국가도 이것을 알고 있어 직접 압박을 못하고 침묵 중인 상황이다. 대한민국도 따지고 보면 북한과 중국과 맞닥뜨린 서방 진영의 최전선 중 하나인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서방진영, 특히 미국은 이번 방산 수출을 매우 환영하는 분위기로, 대한민국이 러시아권과 가장 마찰이 심할 동유럽 지역에 무기 공급을 떠맡아주면 미국 입장에서 자국의 일선급 무장을 위험지역에 줄 이유도 줄어들고, 이번 방산계약을 빌미로 여러 병기를 폴란드 등을 거쳐 우크라이나로 보내줄 루트가 생기기 때문이다.구형장비 짬때리기 실제로 당장 무기 판매처를 잃은 독일은 이번 계약을 비판하고 있으나, 독일을 제외한 서방국 다수는 이번 방산계약을 호의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거기다 러시아도 소련 시절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무기대여법으로 이것저것 쏠쏠하게 공여받았다. 따라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마저 항의할 수 있는 명분이 떨어진다. 이런 마당에 러시아가 먼저 대한민국을 자극하면 대한민국은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으로 아예 반러 행보에 본격적으로 동조할 명분이 생긴다. 앞서 말했지만 러시아는 굳이 한러관계에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다.

게다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국회 연설 홀대 논란 같이 우크라이나의 호소나 여론전에 냉랭한 반응도 심심찮게 있었고 이를 러시아 측에서 이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러시아도 타국에 무기를 수출하고 있는 마당에 당장의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가 아닌 제3국인 폴란드와의 무기 거래에 발끈하는 건 내로남불에 지나지 않아서 내정간섭 문제로 불거질 여지도 있다. 어차피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건 어느 나라든 다 똑같다.[13]

이미 2022년 3월 7일부로 대한민국은 러시아의 비우호 국가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 다만, 쿠릴 열도 분쟁 등으로 안 그래도 분쟁이 있어서 외교관 추방, 입국 금지 등 적극적 조치를 취한 일본과 예로부터 계속된 러시아와의 분쟁에 휩싸인 유럽연합 국가와 다르게 대한민국과 러시아는 영토 분쟁을 겪고 있지는 않으며 한러관계 특성상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만 해도 관계가 가끔 삐걱대기는 할지언정 나름대로 괜찮은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었기에 러시아가 대한민국에게 한 것은 현재로는 형식적인 조치 수준이다. #1 #2

결국, 대한민국이나 러시아나 서로 말로만 큰 소리를 치고 뒤로는 알아서 호박씨까는 것 마냥 거래를 잘 하고 있는 태도인데, 미국과 중국이 아무리 외교적으로 사이가 안 좋은 상황이 되었어도 서로 입국금지를 시키거나 초강경스러운 경제제재를 가하지도 못한데다 차마 단교까지는 하지 못했다는 점이 많은 것을 알려준다. 민간 교류에서도 러시아가 초기에는 서방 국가의 민간인 입국을 불허하거나 까다로운 절차를 밟게 했는데, 대한민국만은 형식상의 절차를 밟고 입국을 허가하기도 했다. 이 상황은 전쟁이 장기화된 이 계약 체결 시기까지도 현재진행형이다.

2022년 8월 하순 들어 공군기의 KADIZ 침범[14]과 동시에 을지프리덤방패 훈련에 대해서도 북측을 지지하는 성명을 내는 등의 행보를 보인 바 있다. 북한에 MiG-31Su-27공여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러시아가 굳이 서로 형식적인 조치만 하는 현재 상황에서 대서방 창구인 대한민국과 맺은 관계를 훼손해가면서 북러관계를 구냉전 시절처럼 끌어올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정리하자면, 러시아는 대한민국과 폴란드에게 상당히 언짢은 상황이지만 딱히 뭐라고 할 말도 없는 상황이다. 애초에 폴란드와 대한민국에는 침공 명분으로 삼을 아조우 연대같은 단체도 없는 데다, 우크라이나와 달리 "무력 통일을 할 만한" 민족적인 연관성도 상당히 멀다. 폴란드인슬라브족서슬라브에 해당하지만 동슬라브의 대족인 루스인과 거리가 있다. 한국인은 아예 인종부터 완전히 다르니 연관성도 전혀 없다. 또한 폴란드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게 나라가 멸망당하고 모진 수모를 겪은 적이 있는 국가라 나치를 향한 혐오와 증오가 상당하다.(독일이 나찌질을 하면 그 전차들이 독일쪽으로 불을 뿜을수 있다라는 것.[15] 이것때문에도 러시아가 할 말이 없다.) 물론 이쪽도 일단 사람 사는 동네라 네오나치 세력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대한민국에서 친일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시선과 대등하거나 더 심한 멸시를 받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러시아가 NATO에 소속된 폴란드에 대한 점령 시도는 제3차 세계 대전을 각오해야 가능한 일이며, 대한민국과 러시아 양국은 서로 교역을 많이 해왔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대놓고 적대할 수도 없고, 적대시한다 하더라도 이득은 없고 손해만 볼 뿐이다.

7.2. 북한의 대응

북한은 이번 수출건이 상당히 신경이 쓰였던 건지 1달 만에 대한민국 정부를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북한 대외 선전 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2022년 8월 25일 "얼마 전에도 윤석열 역적 패당은 미국의 패권 전략에 편승하여서 정세가 긴장한 유럽 지역의 어느 한 나라와 무장 장비 수출 계약을 맺는 놀음을 벌여 놨다. 이것이 첨예한 분쟁 지역들에 피비린내 나는 유혈 참극을 조장하는 세계 평화 파괴 행위인 동시에 날로 핍박해지고 있는 민생은 안중에도 없이 막대한 국민 혈세를 탕진하며 스스로의 안보 위기를 불러오는 무모하고 어리석은 광태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면서 "최근 남조선의 윤석열 역적 패당이 무장 장비 수출 확대 놀음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역적 패당은 무장 장비 수출 확대를 주요 국정 과제로 정하고 관련 기구들을 개편하는 놀음을 벌여놨는가 하면 무장 장비 수출 규모를 확대하고 이를 위한 수출 제도도 간소화하고 있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

그러나 같은 날 로동신문에서는 선군절을 맞아 김정일선군정치가 북한의 국방 공업을 증진시키며 '혁명 무력 건설에 쌓으신 거대한 업적'이 되었다는 심히 내로남불적인 주장을 했다. 참고로 미국 국방부 산하 DIA에 따르면 북한는 이미 아프리카 10개국(콩고, 앙골라, 나미비아, 리비아, 수단, 에리트리아, 에티오피아, 우간다, 탄자니아, 모잠비크), 중동 3개국(시리아, 이라크, 이란), 아시아 1개국(버마), 중남미 1개국(쿠바) 등에 무기를 수출하고 있다. 즉 오히려 뒤로 호박씨를 까고있는 것은 북한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폴란드는 냉전 당시에는 북한과 우방국이었다는 점을 감안해, 북한이 폴란드를 문화어식 표기인 "뽈스까" 대신에 "한 나라"로 표기하여 폴란드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자제했다. 설령 폴란드를 언급해도 과거 불곰사업 성사 당시에도 지도층마저 비슷한 충격을 받은 상황에서 자신들의 주적이 과거의 우방국에게 무기를 수출하는 것을 북한 주민에게 알려봤자 오히려 대한민국의 위상만 높다고 시인하는 꼴이기 때문에 좋을 게 없다.

실제로 대한민국이 '유럽 지역의 어느 한 나라'에 무기를 수출했다는 것은 대외 선전매체에서나 알렸지 북한 주민들도 보는 로동신문에는 전혀 알리지 않았다. 이와 비슷하게 탈북자 출신 동아일보 기자인 주성하에 대해 다룰 때에도 대외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에서는 '인간쓰레기'라고 비방하면서 탈북자 출신이란 것을 간접적으로 언급했으나 로동신문에서는 '인간쓰레기'라는 막말조차 하지 않으며 탈북자 출신이 남한에서 대접받으며 활동한다는 사실을 은폐했다. 사실 한류 열풍과 롯데월드타워 건설 등 북한에서 대외 선전 매체에서나 욕하지 대내적으로는 철저히 감추는 일은 은근 흔한데, 이는 북한에서 남한의 번영을 북한 주민들에게 철저히 감추려 한다는 것의 일환이다.

그런데 10월부터 북한은 갑자기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고 휴전선 근처에서 대대적인 포사격 훈련 및 야간 비행 훈련을 시행하면서 긴장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연평도 포격전 발발 이전의 상황과도 유사하다고 분석하고 있으며,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 및 대한민국에 대한 도발을 대가로 항공유와 같은 천연자원을 받은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연평도 포격전을 예시로 든것에서 알 수 있겠지만 북한은 외국에서 큰 전쟁중이거나 미국이 국내외적으로 힘들 때, 혹은 중간선거를 거칠 때 흔들기용 혹은 이슈용으로 이렇게 도발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러시아가 했다고 몰아가긴 힘들다. 다만 러시아도 이 계약이 자국에 이익은커녕 손해가 되기 쉬운 계약이니 어찌됐건 항의는 해야겠지만, 직접 항의하면 대한민국과의 관계도 나빠지는데다 타국의 주권침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에 이미 관계가 좋지 못한 북한을 시켜 본인들의 불만을 대신 항의하게 사주했을 가능성도 아예 0은 아니라고 추측할 수 있다.

7.3. 제1세계의 시각

우크라이나에게 살상용 무기를 공급하지 않는다는 대한민국의 공식적인 입장과 달리, 제1세계 정부 및 매체에서는 이 계약으로 대한민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본격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아니냐고 보고 있다.
2022년 대한민국-폴란드 방산 계약 체결로 인해서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또한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가장 큰 무기 거래로 유럽에 쇄도하는 주요 무기 공급국이 될 것이며, 독일의 태도로 NATO의 동방(동유럽) 국가가 크게 실망한 점을 고려하면 대한민국의 제의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브뤼셀 경영대학원의 한국 학장인 라몬 파체코 파르도는 "몇몇 다른 나라가 행동에 나서기를 꺼리는 것이 이 기회를 주었다.", "누군가는 우크라이나를 무장시켜야 하며 대한민국은 이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대한민국은 이 판매가 우크라이나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인정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며 미국의 동맹국인 대한민국의 정책은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원조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고 대러 무역 및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때문에 러시아의 반감을 사지 않기 위해 노력했으며 "이 협정이 우크라이나 분쟁에 더 많은 개입을 시사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박진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은 폴란드와 대한민국 양자 간에 이루어졌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폴란드는 이미 우크라이나에 대한민국제 부품으로 만든 AHS 크라프 자주포의 일부를 주었고 한 보안 소식통은 그러한 무기이전은 대한민국 정부의 승인을 필요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2022년에 바로 폴란드에 들어갈 초도분량 K-2 전차나 크라프 자주포의 원본인 K-9 자주곡사포가 대한민국 정부의 승인하에 우크라이나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은 사실상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대한민국이 승인을 거부하면 되는 문제이기도 하고 대한민국 방위사업청 대변인은 개별 수출 승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확인하지 않고 있으며,폴란드와의 이번 협정은 우크라이나 지원과는 관련이 없고 폴란드군을 증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에 파체코 파르도는 "일부는 사업의 기회이기도 하지만 다른 일부는 정치적 제스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이로 인해 타격을 입을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정치적 선택이 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출처: Analysis: With massive Polish arms deal S.Korea steps closer to Ukraine war
<대한민국, 폴란드와의 방산계약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발을 딛다> 정도의 뜻
원본기사

파체코 파르도의 이 언급과 같이 서방의 외신은 대부분 이 계약으로 이제 대한민국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한다는 식의 기사를 쓰고 있다. 이는 현재 시행 중인 대 러시아 제재와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민국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에 이에 대한 반발심리에서 나온 기사로 보는게 타당하다.

실제로 대한민국은 러우 전쟁 개전 이후로 우크라이나의 호소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 비판을 받았고 우크라이나가 그토록 원하던 T-80 공여 등은 불곰사업 문제로 대놓고 거절하고 '인도적 지원'이란 명분 아래에 비살상용 자원만 지원하고 있다. 당연하겠지만 서방 국가 다수가 이를 고운 시선으로 볼리 만무하기에 최대한 대한민국이 우크라이나 상황에 직접 개입하려고 한다는 논지의 기사를 써 러시아의 반발을 불러 어쩔 수 없이 대한민국이 더욱 서방세계와 친밀해지길 바라는 얕은 수에 가깝고 실제로 양측은 서로 모르쇠로 일관하는 상황이다.

상술했듯 러시아 입장에서 '굳이' 대한민국을 건드려 이익이 될 것이 없고 대한민국도 '굳이' 러시아를 척져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은 만큼 양국은 서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미국, EU 등 서방 세계의 제재를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러시아의 입장에서 현재로서는 대한민국이 민간외교로나 정부외교로나 러시아의 거의 유일한 대서방 소통창구이다. 특히 일본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러 제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영사를 서로 맞추방할 정도로 관계가 악화된 상황이다. 애초에 러시아와 일본은 쿠릴 열도 분쟁 때문에 제2차 세계 대전 평화협정마저 70년 가까이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방산 베이스는 미국+러시아의 혼용에 가깝지만 현재 대한민국 국군이 원하는 미사일 관련 기술력은 러시아제가 거의 대부분이다. 또한 대한민국은 천연자원이 부족하기로 손꼽히는 국가인데 이를 수급해줄 중국이 전랑외교를 바탕으로 자원 무기화를 꾀하는 것과 더불어 미국-중국 패권 경쟁으로 미국이 본격적으로 대한민국이 중국 정부와의 교류를 최소화시키도록 요구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입장에선 필연적으로 기존의 천연자원을 구매하던 중국 대신 다른 수입처를 알아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세계에서 천연자원으로 가장 유명한 러시아와의 교류와 커넥션을 완전히 포기하면 대한민국이 짊어져야 할 자원 리스크가 지나치게 높아진다.

실제로 동아시아 측 서방 국가는 러시아와 불편한 동거를 하는 것은 둘째 치고 서로 이윤이 되는 경제협력 등은 별다른 잡음도 없이 수행할 정도로 러시아와의 관계도 자체는 그럭저럭 양호한 형국이다. 근대 제국주의 시대부터 러시아와 줄창 대립하고 현재도 쿠릴 열도로 대립하는 일본조차도 러시아와의 천연가스 수송로인 '사할린-2' 가스관의 건설 자체는 찬성할 정도로 동아시아계 서방 국가는 유독 러시아와 지나치게 대립하는 건 지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무래도 천연자원이 부족한 동아시아계 서방 국가 입장에서 러시아라는 자원의 보고와 친하게 지내는 게 여러모로 국익에 이익이 된다. 러시아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프로파간다로 아시아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미주, 유럽과는 다르게 일본을 크게 자극하고 있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외신의 설레발성인 기사와 다르게 대한민국에서는 이번 방산계약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면서 입장을 확실하게 밝혔다. 당연히 대한민국의 이번 교역 사업 대상국은 어디까지나 폴란드이지 우크라이나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하면서 생긴 전력 공백을 대한민국이 파고든 것은 맞지만 그러한 군사력 공백을 감수하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전폭 지원한 것은 폴란드 정부의 결정이지 대한민국은 이와 아무 상관도 없다. 비유를 하면 우리집에서 쓰고 있던 냉장고를 옆집에 중고로 팔고 삼성전자에서 새 냉장고를 구매했다고 해서 삼성전자가 옆집에 냉장고를 판매한 것은 아닌 것과 마찬가지이다.

러시아도 꼬투리를 거의 잡지 않고 그저 관망하며 바라보는 형국이다. 다만 푸틴이 직접 전쟁에 관여하지 말고 미국 편 들지 말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긴 했으나 다른 유럽 국가에게 가하는 대러제재의 반작용 강도나 견제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안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오히려 어차피 대한민국이 대놓고 개입하는 것도 아니라서 슬금슬금 전쟁 이전의 관계로 반쯤 회귀하거나 중립으로 된 상태다. 오히려 러시아는 러시아에서 대한민국과 관계를 맺고 차관을 받은 이후로는 북한에 대한 무기 거래는 끊어버리고 무기와 무기의 부품을 구하려는 북한 공작원을 체포하고 있으며 지금도 그러고 있다.

게다가 북한이 굴리는 러시아제 무기들 목록을 보면 하나같이 제3국에 왕창 팔려나간 것들이다. 즉 러시아에서 샀다기보단 이란 등을 통해 우회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일단 러시아 정부 자체의 입장은 공식적으로도 비공식적으로도 '북한과의 무기거래는 없다' 라고 선언했다.

한편 미국도 쭉 군축을 해오다 막상 이번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여유 물품을 몽땅 지원하다 보니 155mm 견인곡사포 포탄이 모자라 대한민국으로부터 여유분 비축탄 22만 발을 구매하였으며, 최소 30만 발까지 구매할 계획을 정했고 여기에 더해 올해 3월, 50만 발을 대여 형식으로 받아가기로 계약을 체결하였다. 말이 대여지 포탄 자체가 소모품인 만큼 실질적으로 구매나 다를 게 없다. 거기다 비단 미국 뿐 아니라 서방세계 포탄을 이용하는 대다수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공여하고 정작 자국군이 쓸 물량이 없자 대한민국에게 수만~수십 만발의 포탄을 구매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캐나다군이 우크라이나에 포탄 공여 후 10만발을 구매한다던가.

이 때문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하는 거 아니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다만 이는 진짜 대한민국을 협박한다기보단 대한민국의 기초 기조인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공여하지 않는다'는 스탠스가 여전한지에 대해 확답을 받는 것에 가깝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필요하다면 살상무기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는 말에 급격히 반응하다가 대한민국이 '그럼에도 살상무기 지원은 아직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는 대답에 바로 조용해지는 등 사실상 대한민국이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에 가까운 셈이며, 대한민국 정부 역시 이미 세계 각국에서 지원하는 마당에 굳이 러시아와 불필요하게 척을 지면서 지원할 필요성까지는 없어서 여전히 살상무기 지원에는 선을 긋고 있는 형국이다.

7.3.1. 한국 방산에 대한 악영향

파일:국내방산_악영향.jpg

일각에선 한국의 무분별한 방산시장 확대가 앞으로 한국의 기술 역량 획득에 악재가 될 것이란 시선이 이번 사태로 커졌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본래 EU 진영의 무기를 담당하던 독일이나 프랑스가 대놓고 불편함을 드러내면서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생겼다. 실제로 이번 방산 협약에서 독일은 대놓고 쇼크를 드러냈고, 프랑스도 'EU는 유럽제 무기를 쓰는 게 좋지 않겠나'며 에둘러 한국을 견제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불편함을 드러낸 독일과 프랑스는 미국과 러시아에 가려졌을 뿐, 여전히 방산업계에서 강력한 입지를 가진 국가라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 K9A2에 겨우 도입한 자동장전장치 등을 독일은 이미 십여년 전 PzH2000에 더 좋은걸 도입해서 쓰고 있고[16], 전투기 기술력도 20년 가까이 차이가 난다. 때문에 한국 입장에는 최대한 고개를 숙여 배워야 하는데, 이번 사태로 단단히 미운 털이 박힌 셈이다.

한국 방산의 전방위적인 무리한 영토확장 시도[17]로 인해 국내방산의 기술발전 수준이 아직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방위산업 선진국들과의 기술협력 기회가 날아가 버렸다. 이로써 국내방산은 해외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독자적으로 개발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상대적으로 기술력 수준이 낮은 부분[18]은 독자적으로 개발해야 되게 된 것이다.

다만 유럽은 본래부터 기술 공유를 꺼리는 성향인데다[19] 자국 장비로 갑질하는 경우도 꽤 있고[20], 애초에 한국 무기 체계는 기본적으로 미국에 더 크게 의존하는데 미국과 한국의 간극은 매우 멀기에 미국이 이번 사례로 기술 공유를 꺼릴 이유가 전혀 없다.[21]

유럽이 경계성 발언을 한건 맞으나, 결국 한국산 무기를 택한 국가들은 비싼 유럽제 무기를 감당하지 못하는 동유럽 빈국들이 다수였다. 그나마 폴란드가 이례적이지만 이는 당시 집권당인 '법과 정의당'의 반 EU 및 반독 정서가 매우 크다는 특수성도 존재했다. 무엇보다 정작 유럽이 군축을 하다보니 사고 싶어도 살 물건이 없었다. 폴란드는 이전부터 레오파르트 2A7을 도입하려고 독일과 밀당을 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K2 흑표를 도입했다.

거기다 정작 유럽이 저런 발언을 한 이후에도 정작 자본이 되는 EU 국가들은 독일이 방산업계 부활을 약속하자 다시 독일제 무기를 사주는 등 큰 변화가 없고, 과거 냉전에 준할 정도로 진영 갈등이 팽배해지는 상황에서 구태여 같은 진영의 국가끼리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저 기우로 끝날 가능성도 높다. 무엇보다 한국도 굳이 유럽쪽에 진출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UAE와 같은 중동 국가로 판매 방향을 선회했기에 결과적으론 일시적인 헤프닝이 될 가능성이 크다.[22]

다만, 한국이 기술 이전을 받을 가능성이 줄어들 가능성은 커질 것이다. 기술 이전이라는게 결국 자기한테 없거나 개발하기 까다로운 기술을 지닌 국가에게 대가를 주고 대신 해당 기술을 받아오는 것인데, 한국의 방산 기술력이 상승하면서 이제 한국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은 사실상 해당 국가의 일선급 기술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이야 방산업계 후발주자인데다, 무기 개발을 같이 할 국가가 없어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서라도 저런 일선급 기술도 공유 대상으로 올리는 경우가 많으나, 그건 한국이 특수한 케이스이지, 보통 자국의 일선급 기술은 이전하길 꺼린다.[23] 그러니 당연히 한국이 앞으로 기술 이전을 받으려면 그 대가가 커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애초에 그 정도 대가를 지불할 필요가 없는 기술은 한국이 자체적으로 개발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며, 시장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결국 일선급 기술을 직접 개발해야 한다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24]실제로 KF-21 개발 당시 F-35를 도입하면서 전수받고자 했던 4대 핵심 항전장비 기술의 이전이 거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체 개발로 선회하여 성공한 전례도 있었다.

그리고 이런 소리를 하려 한다면 주제넘게 K11 복합소총 개발이 껌이라는 식의 마인드에 K1 전차를 M1 에이브람스와의 호환성은 갖다 버려 국제적 망신당한 반성하지 않는 태도나 신나게 까놓고서 위기 운운하는 것이 순서이다.

위기라고 느끼고 이 글을 쓴 것인지가 의심될 따름이다.

7.3.2. 독일

다음은 계약 체결 직전에 CNN에서 보도한 이번 계약에 대한 내용이다.
우크라이나에 무기 보낸 폴란드, 수백 대의 대한민국산 전차와 곡사포를 구매한다.
폴란드가 대한민국으로부터 거의 1,000대에 이르는 전차, 600문이 넘는 대포, 수십 기의 전투기를 구매한다. 폴란드 국방장관은 K-2 및 K-2PL을 포함한 980대 이상의 전차와 K-9 자주곡사포 648문, FA-50 48기를 도입하는 내용의 계약이 수요일에 공식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이 제작한 120mm 자동장전포가 장착된 K-2 전차의 초도 생산분 180대는 올해 도착하고, 820대는 폴란드에 제안했던 개량 모델인 K-2PL을 2026년부터 폴란드에서 생산될 것이다.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 초도 물량 48문은 올해 도착하고, 2024년부터는 K-9A2 버전으로 도입하는데 2025년부터는 폴란드 안에서 생산될 것이다.

일부 방위 산업 분석가는 대한민국산 무기가 유럽에 적합할지 의문을 제기한다. 영국군에서 복무했고, 지상전 전문 방위 산업 분석가인 니콜라스 드러몬드는 K-2가 독일의 레오파르트 2보다 조금 떨어진다고 발언했다. "아시아 국가가 대한민국에서 K-2 전차를 사면 전시에 지원받기 쉬울 겁니다. 그러나 유럽 국가라면 긴급할 시 지원이 더 어려울 것입니다."

FA-50 전투기는 대한민국의 항공우주 산업이 미국의 거대 방위산업체인 록히드 마틴과 협력해서 개발한 초음속 경전투기이다. 공대지 공격과 일부 공대공 임무에 특화되었다.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 매버릭 공대지 미사일, 30mm 기총으로 무장되었다.[25] 정밀 유도 기능과 중력투하탄도 사용가능하다. FA-50은 전투용과 훈련용 버전으로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이라크, 필리핀, 태국에 수출되었다. 그러나 폴란드가 48기를 구매하면 폴란드가 대한민국 다음가는 운용국이 될 것이다.
출처: "폴란드, 수백 대의 대한민국산 전차, 곡사포 구매한다." 원본 기사

중간에 언급된 니콜라스 드러몬스는 지상전 전문 군수산업 애널리스트 겸 컨설턴트이다. 영국 KMW 고문이며 전직 영국군 장교로, KMW(크라우스-마파이 베크만)레오파르트 2, PzH2000의 생산회사이다. 즉, 레오파르트 2 관계자 입장에서 레오파르트 2를 대신해 폴란드군의 주력 전차가 될 K-2를 비난한 것.

저 말은 원론적으로야 맞는 말이지만 상술했듯이 후에 유럽 현지에서 라이선스 생산을 시작하면 어느 정도 보완될 단점이고, 폴란드가 바로 옆의 우방국가를 놔두고 멀리 떨어진 아시아 국가까지 온 것도 그 우방국의 군수 산업 능력이 긴박한 시기를 감당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밀리터리 블로거 Oryx는 K-2 흑표가 실전기록은 없어도 레오파르트 2A7과 비교하면 많은 면에서 진보된 전차인데 CNN이 경쟁사인 KMW의 관계자를 기갑 전문가로 포장하는 불공정을 저질렀다면서 비판하고 있다.

니콜라스는 이러한 비판을 받자 장문의 해명문을 트위터에 타래로 올렸는데, 레오파르트 2의 장점을 늘어놓나 싶더니 만약 한반도에 긴급 사태가 발생하면 폴란드가 주문한 K-2 흑표는 한반도에 묶여 폴란드인은 손가락만 빨게 될 것이고, 결국 K-2 흑표는 더 비싸져서 결과적으로 레오파르트 2가 가성비에서 더 우월할 것이라며 K-2 흑표를 대놓고 깎아내렸다. 또한 말미에 독일의 공업능력을 의심하는 자는 '푸틴 옹호자'라는 쓸데없는 말을 덧붙였다.

당연히 이 글에는 폴란드 및 EU 네티즌의 질타만 쏟아졌다. 오히려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진 이래 약속했던 우크라이나 무기 제공을 번번이 거부, 지연시켜 원성을 사고 있었다. 애초에 폴란드가 굳이 이역만리 너머의 대한민국산 무기를 사는 것도 그렇게 자랑하는 독일의 공업 및 방위사업이 너무 축소되어서 빈약하기 이를 데가 없어지는 바람에 제때 레오파르트 2를 못 받았고 품질도 조악한데다가 계약된 납기일도 못 지켰기 때문이다.

정작 독일은 처음 폴란드에 레오파르트 2가 아닌, M60 전차와 같은 2세대 전차인 레오파르트 1를 지원하겠다고 제안을 했었다. # 레오파르트 2의 장점으로 18개국이 도입했고 독일이 지척에 있기에 정비와 부품수급이 용이하다는 점을 꼽았으나, 폴란드군은 지지부진한 개량 사업 때문에 시간과 돈만 잃어가면서 그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도 못했다. 이러다보니 레오파르트 제조사 임원이 최신형 레오파르트 2의 성능을 아무리 극찬해봤자 도입이 제대로 되지 못 해서 운용을 못하는 폴란드 입장에선 그저 위선이자 망언일 뿐이다.

게다가 대한민국이 국제 신용도를 완전히 깎아먹을 정도로 계약을 지키지 못하는 긴급 사태라면,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성상 이는 단순한 무력 도발 따위가 아니라 최소 제2차 한국전쟁, 더 나가면 제3차 세계대전에 준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제 장비가 폴란드로 올 수 있냐 없냐의 문제가 아니라 핵전쟁과 같은 인류의 존망 자체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당연히 이는 매우 극단적인 예라서 반박의 예시로는 적절치 못하다.

실제로 "전통적인 독일의 구매 텃밭이던 폴란드를 대한민국에게 빼앗겼다." 라면서 우려를 나타내는 독일의 일간지 디 벨트의 기사를 저격하는 폴란드 디펜스24의 기사에서도 나타나듯이, 독일의 고성능 무기 개발 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그것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능력에 대해서는 타국 입장에선 꽤나 불만이 쌓인 상태인 것으로 보이는만큼, 독일이 방위산업 시장에서 다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개발 능력만이 아니라 생산 능력도 같이 확보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소위 말하는 사후지원을 잘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가장 우수한 전차포와 관통력 높은 포탄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은 미국과 독일 정도로, 군축 상황 속에서도 각 회사가 나름 꾸준히 신형 장비를 개발해 왔으니 기술력 자체는 아직도 대한민국이 독일을 따라가긴 힘들다. 독일산 전차는 제2차 세계 대전에서부터 유명했던 독일의 독보적인 생산품이었다. 그래서 독일 축구 대표팀을 보고 ‘전차군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문제는 전쟁 개전 전까진 말 그대로 각 회사에서 기술력 보존을 위해 알아서 개발한 것일 뿐, 정작 만들어 내도 실제 도입하거나 판매하지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술 및 신장비 개발이 그대로 도입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과는 상황이 좀 다른 편.

K-2 흑표와 K-9 자주곡사포의 폴란드 최초 도입분 출고에 관한 폴란드측 기사에도, "전차가 빨리 온 건 좋은 일이고 앞으로 독일에게 전차 장비 도입 등으로 끌려다니지 않아도 되는 것도 좋은 일인데, 그래서 대한민국의 무기 성능(특히 주포와 방어력)은 어느 정도인가?" 하며 불안해 하는 댓글이 다수 보일 정도다. 그나마 K-9은 이미 여러 국가에 수출도 진행되었고 국지전이지만 실전에서 어느정도 성능을 입증했기에 우려가 적은 편이지만 아직 실전경험은 아예 없는 K-2 흑표 전차는 카탈로그 스펙상은 뛰어나지만 실전에서 좋은 성능이 나올까 라는 의견이 당연히 나올 정도로 꽤 우려하고 있다.

대한민국제 장비는 이번 계약을 통해서 폴란드에 생산 기지를 짓고 직접 기술 이전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폴란드는 계약한 장비의 라이센스 생산은 물론이고 향후에 업그레이드 및 연구 개발 역량 강화라는 다양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대한민국제 장비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자국의 공병 전력을 고려하여 최대한 다른 기종의 부품과 같이 호환이 되도록 설계했기에 여차하면 대체를 하는 것도 가능하고, 심지어 미군 장비와도 상당한 수준으로 호환이 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대한민국제 장비가 채택된 이유는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고 기존에 대한민국 국군이 대량으로 사용하면서 생산 라인이 유지 중이며 충분한 사후지원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군수무기 생산 및 공급이 안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입각하자면, 폴란드가 굳이 바로 옆 나라를 두고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의 무기를 수입한다는 것 자체가 독일이 지난 군축으로 인해 "고작 국경이 맞닿은 이웃나라로 갈 물량조차 생산도 제대로 못하고 지원도 하지 못해 지구 반대편 나라의 무기를 도입해올 정도로 생산 및 공급 상황이 개판이다" 하고 선언하는 자폭이나 다름없는 망신거리다. 그들의 말대로 독일이 충분히 폴란드에 레오파르트 2를 공급하고 관리할 여력이 됐다면 아무리 독일에게 뒤통수를 맞은 폴란드라 해도 섣불리 대한민국산 장비를, 그것도 독일이 미국과 동급으로 선구자격으로 잘 만든다는 '전차' 까지 사올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자국의 예산뿐만 아니라 EU 차원에서 지원받은 방위력 개선 자금까지 써가면서 말이다. EU의 최대 물주이자 유럽권 방위산업 강국이며 선진국인 독일과 프랑스의 비난마저 감수하면서.

다만 정치적으로 보자면 이야기가 많이 달라진다. 현재 폴란드의 집권당인 법과 정의당은 야당으로부터 2015년 집권 이래로 폴란드 언론탄압과 민주주의 지수를 후퇴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EU에서 탈퇴하는 폴렉시트 이야기까지 심심찮게 나오는 상황이라 이에 따라 EU와 벌이는 신경전이 무시못할 수준이다. 특히 독일과도 충돌을 많이 일으켰기 때문에 법과 정의당으로서는 정치적으로 독일제 무기를 더이상 신뢰하기 어렵다. 집권여당인 법과 정의당은 모두까기(반독일/반러시아/반유럽) + 철저한 국수주의라고 보면 거의 손색이 없다. 다만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법과 정의당출신임에도 현재 당과 세세한 부분에서 마찰을 일으키고 있으므로 정도의 차이는 감안해야한다. 전반적으로는 당이 대통령보다 더 강경한 메세지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2023년 8월 폴란드는 현재 벨라루스로부터 협박에 가까운 침략위협을 받고 있는지라, 집권여당에 힘이 강하게 실리는 한편 비판 여론이 힘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자세한 건 10월 말의 총선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현재의 집권여당이 그대로 권력을 유지하는 편이 거래의 안정성 측면에서 여러모로 유리한 게 사실이다.

2023년 12월 친EU 성향 야권연대가 정권교체를 달성, 도날드 투스크가 총리로 정식 취임되고 이전 계약들은 비리가 관여되지 않은 이상 존중하며 이어가되 앞으로는 EU와 맞는 무기를 구매할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독일에게는 호재가 되었다.

독일은 자국의 도덕적 기준에 맞지 않은 나라에게는 독일제 무기 공급을 공식적으로 불허하는 조치를 이미 했던 선례가 있으며, 만약 폴란드가 대한민국제가 아닌 독일제 무기를 대량구입하기로 했는데 정작 독일이 법과 정의당의 처신을 문제삼아 무기공급을 일방적으로 끊어버리거나, 이를 인질삼아 법과 정의당에 반EU적/반민주적 정책철회 및 전향적인 행동을 요구할 위험성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말이좋아 도덕적 기준이지 사실상 잠가라 밸브이다. 만약 폴란드가 폴렉시트에 성공해 EU에서 나가버리기라도 한다면 이는 거의 반드시 일어날 일이다. 따라서 도덕적 문제는 차치하고 법과 정의당 입장에서는 오히려 독일제 무기야말로 리스크가 너무 컸으며, 이번에 대한민국제 무기들을 선택한 것도 이러한 이유가 아주 없지는 않을 것이다.

8. 기타

  • 대한민국 밀리터리 커뮤니티는 폴란드와의 논의에서 흑표에 대한 긍정적인 기류가 오가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설레발을 치다가 죽쑨 적이 한두번이 아니기에 다들 "기대를 하지 않으면 배신 당할 일도 없다"자제를 하자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폴란드 국방장관 일행의 대한민국 방산업체 방문이 이뤄지자 기대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급기야 방산 3사와 MOU가 체결되자 완전히 광란의 도가니가 되었다. 물론 MOU 체결 후로도 계약을 엎는 사례가 일상다반사인 분야가 바로 방산이라 이내 침착하자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폴란드가 당면한 상황이 급박한 만큼 금세 각국 국방부와 방사청으로부터 보도자료가 공식적으로 배포되면서 정말 다신 없을 축제가 열렸다.

    군사 갤러리에서 계약이 체결되기 한 달 전에 '우리와 함께하면 독일 정복도 꿈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힘을 원하는가스러운 유머 사진이 크게 유행하기도 했다. 해당 짤방의 원 출처는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국방장관이 KAI를 방문해서 조종래 상무에게 F/A-50에 대해 설명을 듣는 모습이다. 이후에는 한술 더 떠서 폴란드가 대한민국산 장비로 침략전쟁을 준비한다는 유머성 글도 유행하였다. 예시 조종래 상무 인터뷰
  • 해당 계약이 체결됨으로써 대한민국 방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2022년 9월, 대한민국 고양시KINTEX에서 시행했던 대한민국 방위산업전 DX KOREA 규모가 2배로 커지고 관람객은 5배 이상으로 폭증했다.
  • 2022년 10월 1일부터 갑작스럽게 부정적인 기사가 늘고 있다. 기사의 주제는 "대한민국 국군이 사용할 장비를 폴란드에 먼저 보내는 바람에 예정된 훈련과 전력증강 지연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라는 것이다. 이미 계약 체결 당시부터 군의 양해를 얻어 초도물량은 대한민국 국군 납품용을 전용해서 보내는 것이 언급되었음에도 기자들은 마치 새로이 취재 중에 비밀이 알려진 것처럼 묘사하는 기사가 주를 이루었다.
    위의 내용에서도 언급햇듯이 이미 2022년 7월 27일 계약 체결된 당일에 대한민국 국군에 납품용으로 만든 제품을 폴란드 수출 우선으로 돌린다고 언론에 공개되었다. 이처럼 국방부의 협조 하에 제품을 수출 우선으로 돌리는 것은 이미 방산업계의 오랜 관행이었다. 언론에서 이를 문제삼는 것은 문제제기가 한참 늦은 것은 둘째치고, 대한민국 방산 수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생긴 무식하고 몰지각한 행위이거나 혹은 알면서도 일부러 행하는 악의적인 조작 혹은 왜곡이다. 이전부터 이런 소식에 대한 언론의 보도 태도를 보면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해당 기사를 접한 시민도 어안이 벙벙하다는 반응이다. KBS의 최초 보도, FA-50 전용을 비난하는 민주당 김영배 의원 보고서 기사
  • 대한민국 언론에서는 전체적으로 방산시장의 약진과 수출호조에 대한 긍정적인 기사가 늘어난 반면, 폴란드 언론에서는 지속적으로 도입이 결정된 대한민국제 무기에 대한 소개 기사나 특집 기사등이 거의 매주 한번씩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이는 위에서도 언급되어 있듯이 폴란드 시민, 특히 국방에 관심이 많은 밀리터리 동호인 입장에서 생소한 대한민국제 무기라는 미지의 제품에 대한 우려를 토로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이런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이러한 폴란드측의 노력과 K-2 흑표와 K-9 자주곡사포의 빠른 출고 덕인지 점점 폴란드측 밀리터리 동호인의 평가도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 전체 대금의 약 30%인 9억 달러, 한화로 약 1.2조원이나 되는 FA-50 선수금을 예정보다 빨리 지불하는 등 계약에 서두르고 있는 모습이 인도네시아KFX사업에서 분납금을 미루는 것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대한민국의 군사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인도네시아측에서 보라매의 개발금을 제대로 납부를 안하면서 계속 부담금을 줄이고 자국판 수출허가를 해달라는 등 날강도식 협상 태도를 보이길 계속해서 별로 인도네시아를 좋게 안본다. 그런 판이 폴란드가 이런 대규모 계약을 체결함에 더불어 보라매 등의 신형 항공기 개발도 관심을 보이는데다 마침 폴란드와 인도네시아 국기가 서로 거꾸로 하면 같아져서, 아예 국기를 뒤집어 폴란드 국기로 만든 뒤 체커 문양을 박아 개발국으로 대우해주자는 반응도 있다.
  • 12월 5일에 10대의 K-2 흑표와 24대의 K-9 자주곡사포가 폴란드 그디니아항에 도착했다. 이와 더불어 트램 12대도 함께 도착했다. 한편 이 배는 에스토니아로 가서 K-9 12대를 하역했다.##
  • 2023년 찰스 3세 대관식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했는데 이때 찰스 3세가 한 총리에게 "대한민국이 방위산업이 강하죠?"라고 질문했다고 한다. #
  • 지난 1차 수출 당시 대한민국 정부가 폴란드에 약 12조원 가량의 금융 지원을 했고, 2차 수출 협상이 진행중인데 이번에도 같은 규모의 금융 지원을 요구하는 중이라 정부가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이 보도되었는데, 문제는 이 글을 작성한 기자가 왜곡보도로 악명 높은 SBS의 김태훈 기자의 단독 보도라서 교차검증이 필요하다. 폴란드 현지 언론에서는 해당 보도를 부정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9. 관련 문서



[1] 폴란드 군비 그룹[2] 기사[3] 기사[4] 한화 약 151조 4720억 원[5] 실제로 FA-50 조종사는 기종전환훈련 6시간을 거치면 F-16을 조종할 수 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 6시간이면 조작방법은 거의 똑같고, 그냥 조종 감각만 익히면 되는 수준에 가깝다. 부품 호환도 많이 되므로 F-16을 이미 굴리는 국가라면 FA-50 부품 수급이 더 수월하다.[6] 다만 튀르키예는 이스라엘과의 관계보다는 S-400 미사일 구매건으로 막혔다.[7] 1980년대 인도의 T-72 사례가 있다. 같은 설계도를 보고 만들었어도 인도 기술자들이 라이센스따서 만든 전차와 유럽이나 러시아의 기술자들이 만든 전차들 사이에서는 신뢰성의 차이가 심하게 났었다.[8] 네덜란드(8), 독일(10), 이탈리아(5) 등 총 23문 지원, 여기에 100문 수출이 승인되었다.[9] 현재 약 3,300대가 치중물자로 보관 중이라고 한다.[10] 사실은 한겨레도 그닥 이란에 호의적인 논조는 아니었다. '왜 굳이 입을 놀려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냐'고 타박하는 논조라 이란을 반쯤 적성국으로 분류한다는 전제 자체는 깔고 들어갔기 때문.[11] 러시아는 이 기종에 대한 부품 수출은 물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비롯한 후속 지원을 전부 끊어버렸다. 북한 요원들이 이 기종의 부품을 밀수하려다 FSB에 잡히는 케이스가 꾸준히 나오는 걸 보면 지금까지도 풀어주지 않은 모양.[12] 소방펌프가 동원된 이유는 이집트군이 이걸로 고압의 물을 대량으로 뿌려서 이스라엘군이 쌓아놓은 모래 방벽을 무너뜨리고 진군했기 때문.[13] 게다가 구형무기 짬때리는건 폴란드가 결정한 사안이다. 대한민국은 구형무기를 계속 굴리다 공중에서 내구연한 초과로 자폭하는 공군 순직 장교가 계속 나오는데 걔네도 오래 돼서 떠넘긴 거 아니냐 라는 것.[14] 해당 진입은 정상적인 전술적인 조치로 일단락되었다.[15] 법과 정의당의 실세인 야로스와프 카친스키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독일의 전면적인 재무장 정책을 두고 "러시아를 겨냥한 것인지 또 폴란드를 겨냥한 것인지 불분명하다."면서 오히려 독일도 비방하고 있다. 폴란드는 제2의 독소 폴란드 점령을 막겠다고 막대한 군비 증강 프로젝트를 가동 중인데 카친스키의 의중에 따라 독일산 무기는 단 한 기도 도입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이다. 현 폴란드 정부가 독일 역시도 가상 적국으로 간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레오파르트 2는 '가상적국의 무기'로 간주되므로 새로운 전차로 대체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이 문서 상단 내용에서 발췌-[16] 한국은 차체에서 포탑으로 포탄을 가져오는 시간을 줄이지 못해 포탄을 포탑에 몰아넣었으나, 독일은 이를 해결한 물건을 쓰고 있다.[17] 기술이전, 현지생산, 산업유출 등. 국가의 이익 보다는 방산기업의 이득만을 쫒고 있다.[18] 양자, 우주, 인공지능, 전자전, 사이버, 지휘통제/통신, 레이더, EO/IR, 해양무인, 항공무인, 지상무인, 방공, 국방SW(소프트웨어), 고정익 체계, 회전익 체계, 국방M&S 등[19] 기술 공유에 대해 미국은 계약 자체는 어렵지만 계약 이후에는 계약된 부분만큼은 분명히 이행하지만, 유럽은 그 반대라는 평이 많다.[20] 대표적으로 독일은 인도주의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자국 장비가 들어간 무기의 수출을 금지하는 경우가 꽤 있다. 이것 때문에 한국이 UAE 무기 수출이 막힌 적이 있어 국산 파워팩 개발을 시작했다.[21] 반대로 미국은 한국의 서방세계 무기창고화를 환영하는 입장인데, 자국의 A급 무기를 살 여력이 없는 동유럽이나 아프리카 빈국에 한국산 무기를 대신 공급시킬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F-16 같이 해당 국가들도 주력으로 쓸법한 B급 기종은 미국에선 진작에 생산이 끝난데다 더 만들 이유도 여력도 없기 때문이며, 차선책인 자주포도 한국은 가성비 최강인 K-9을 보유하고 있다.[22] 물론 동유럽에선 관심이 크나, 애초에 동유럽은 독일제 무기를 맞추기엔 자본이 그닥 여유롭지 않은 케이스가 많다. 그나마 폴란드 정도가 자본이 되는 축에 속하고, 그 폴란드는 이번 이후엔 도로 독일제 무기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23] 미국도 일선급 기술 이전은 아예 국가에서 법으로 못한다고 못 박아놨고, 러시아는 수출품을 의도적으로 다운그레이드 한다. 그럼에도 둘은 방산업계 선두주자들이라 다른 국가들에서 탐내는 기술이 많아 규모의 경제 실현이 쉽다. 유럽은 자기들끼리 공동개발 등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근데 한국은 어느 범주에도 속하지 않는다.[24] 모든 기술을 전부 개발할 수는 없어도 상당수의 일선급 기술을 개발할 수 있으면 현재의 반도체 시장과 같이 크로스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방식을 통해 시장을 계속 끌고 갈 수가 있는데, 그게 안되면 그만큼의 라이선스 비용을 부담하거나 최악의 경우 수출 통제가 걸릴 수 있다.[25] 해당 내용은 오류로, FA-50이 장비한 기관포는 20mm 구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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