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1-21 12:11:46

람세스 9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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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 제20왕조 제8대 파라오
람세스 9세
Ramesses IX
파일:800px-Ramses_IX_Karnak.jpg
람세스 9세의 부조[1]
<colbgcolor=#decd87><colcolor=#A0522D> 이름 람세스 9세(Ramesses IX)
출생 미상
사망 기원전 1111년
재위 기간 이집트 파라오
기원전 1129년 ~ 기원전 1111년
(약 18년)
전임자 람세스 8세
후임자 람세스 10세
부모 아버지 : 몬투헤르코셰프
어머니 : 타카트
배우자 바케트웨르넬
무덤 왕가의 계곡 KV6

1. 개요2. 통치
2.1. 왕릉 도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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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이집트 신왕국 제20왕조의 8대 파라오. 제20왕조에서 람세스 3세, 람세스 11세 다음으로 오랫동안 재위한 군주다. 대략 18년 4개월 정도 고대 이집트를 통치했고, 그의 통치기 내내 이집트는 끝없는 추락의 길을 걸었다.

2. 통치

2.1. 왕릉 도굴

람세스 9세의 시대에 터진 가장 유명한 사건이라면 아마 왕릉 도굴 사건일 것이다. 그가 재위한 지 16년 쯤 되는 해에 테베왕가의 계곡에 있는 왕릉들의 도굴 여부를 조사했는데, 거의 대부분이 싸그리 털려나간 상태로 발견되면서 당시 이집트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불러일으켰던 것. 선대 파라오였던 람세스 6세의 무덤은 지어지고 나서 20년도 안 돼서 도굴당한 것으로 판명났고, 그를 제외한 나머지 왕릉들도 대부분이 부장품이 도굴당해 처참한 상태였다고 한다. 어느 정도 도굴꾼들의 심각성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정도인지는 몰랐던 람세스 9세와 신하들은 경악했다. 당연히 제 무덤도 털릴 것을 우려한 람세스 9세는 인근 지방의 총독들을 시켜 무덤들을 잘 간수하라고 명했지만 별다른 효과는 없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도굴 사건과 관련된 판례를 상세히 담고 있는 문서가 바로 에봇 파피루스다. 에봇 파피루스에는 당시 테베의 두 관리들 사이에서 일어난 기싸움과 도굴 사건의 경과에 대해 전하고 있다. 테베는 나일 강이 한복판을 가로지르고 있는 형태의 도시였는데, 강 동쪽을 다스리는 관리 파세르와 강 서쪽을 담당하는 관리 파웨로 사이에서 도굴 사건 조사를 두고 싸움이 일어난 것이다.[2] 람세스 9세가 테베의 관리들에게 모든 무덤들의 실태를 전수조사하라고 명령하자 비상이 떨어진 관리들은 인근의 무덤들을 모조리 조사하기 시작한다. 파웨로가 조사한 결과, 파라오 소베켐사프 2세,[3] 대신녀의 무덤 4개 중 2개, 그리고 테베 시민들의 무덤 대부분이 이미 도굴당한 상태였다고 한다. 게다가 신전을 장식하는 구리 장인이 람세스 3세의 왕비 이시스의 묘를 포함한 인근 무덤들을 조금씩 도굴하고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나게 된다. 파웨로는 구리 장인을 고문하면서 어느 무덤을 도굴했는지 추궁했으나, 장인은 기억력이 좋지 않았던지 끝내 답을 하지 못했다.

장인이 관리들에게 끝까지 답을 내놓지 못하자 파웨로는 어쩔 수 없이 인근의 모든 무덤들의 도굴 여부를 일일이 확인해보아야만 했다. 관리들은 역대 파라오들의 명단, 대귀족들의 명단, 시민들의 명단들을 모두 뒤져 무덤의 위치를 확인했으며,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무덤들이 그나마 온전한 상태로 보존되어 있다는 것을 검증했다.[4] 무덤이 도굴되지 않았다고 파라오에게 보고를 올린 파웨로는 이를 축하하기 위해 테베에서 대대적인 축제를 열었다. 이때 축제를 옆에서 지켜보다 화가 난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테베 동안의 관리 파세르였다. 파세르는 파웨로가 자신의 공을 내세워 큰 축제를 벌인 것이 자신을 은연중에 깔보는 것, 그리고 무능한 자신을 겨냥한 것이라고 여겼다. 그는 파라오에게 무덤들의 도굴 실태와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바로 고발하겠다고 별렀다. 그러나 파웨로가 당시 재상 카엠와세트와 결탁해 파세르를 직위해제시켜버렸다고 한다. 이 것이 바로 에봇 파피루스의 내용이다.

참고로 람세스 9세 본인의 미라는 1898년 데이르 엘 바하리 위쪽의 깊은 암굴 무덤(TT320)에서 발견되었다. 왕가의 계곡에 있던 본래 무덤은 당대에 이미 다 털렸고 제21왕조의 시아문 재위기에 파라오의 명을 받은 테베의 아문 대신관인 피네젬 2세가 왕가의 계곡을 돌며 도굴당한 무덤에서 파라오들의 미라를 수습한 뒤 재염습해서 자기 자신과 가까운 가족들이 죽으면 쓸 가족묘에 매장했다. 람세스 9세의 미라는 네스콘스[5]의 석관에 안치되어 있었는데, 부검 결과 죽을 시점에 약 50세 정도였을 것이라 한다. 그의 미라는 도굴꾼들 때문에 갈비뼈, 목뼈가 완전히 부러졌으며 코 부분은 아예 사라졌다. 현재는 룩소르의 이집트 문명 박물관에 안치되어 있다.
[1] 카르나크 신전에 새겨진 부조.[2] 에봇 파피루스는 파웨로의 관점에서 사건을 정리하고 있다.[3] 이 소베켐사프 2세의 무덤을 턴 도굴범을 잡아 심판하는 내용이 암헤스트 파피루스에 기록되어 있다. 당시 도굴범은 자신이 소베켐사프 2세의 무덤을 포함해 여러 왕릉들에서 32파운드에 달하는 황금을 훔쳤음을 인정했고, 파라오의 미라를 찢고 그 속에 있던 보석들까지 가져갔다는 것을 실토했다. 다만 증거나 공정한 판정이 담보되지 않은 고대 시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 도굴범이 진짜 범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당시 왕릉 도굴은 워낙 고위 관리들까지 깊이 연루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4] 물론 파라오의 질책을 피하기 위한 거짓일 가능성이 크다. 상식적으로 그 당시까지 무덤들이 도굴되지 않았다는 것이 말이 안되기 때문.[5] 테베의 대신관 피네젬 2세의 아내로, 쿠시 총독을 역임했고 시아문 재위 5년에 사망했다. 생전에 람세스 9세의 미라 재염습을 위한 리넨 천을 기부했다는 기록이 있고, 네스콘스의 관을 남성용으로 재단장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해서 관도 기부한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