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집시>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캐스트 앨범 (1959) 빌 에반스 트리오, <The Complete Village Vanguard Recordings> (1961년 6월 25일) 더 밴드, <The Band> (1969) 패티 스미스, <Horses> (1975) 윌리 넬슨, <Red Headed Stranger> (1975)
당시 앨범 제작 상황은 꽤 복잡한 스토리가 있었다. 로린 힐이 속해있던 푸지스의 앨범 The Score가 크게 성공하고 로린 힐 본인은 휘트니 휴스턴 등 유명 가수들에게 프로듀싱을 제공하기도 하며 영화에도 출연하는 등 당시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으로는 별 문제가 없는 듯 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상업적 성공으로 인해 푸지스 멤버들과의 사이도 틀어지고 와이클리프 진과의 연애도 어긋나기 시작했다. 이후 로린 힐은 밥 말리의 아들 로한 말리와 연애를 시작하고 아이를 임신하는데, 주변에서는 아이 출산이 로린 힐의 음악 경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출산을 만류했으나 로린 힐은 출산을 감행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푸지스 멤버들에 대한 원망, 혼란스러운 상황, 그리고 모성애라는 감성은 앨범 작업을 위한 풍부한 원천이 되어줬다.
시기 또한 앨범 발매에 있어 아주 적정의 시기였는데 96,97년투팍과 비기라는 힙합계의 두 거물이 안타깝게 사망한 이후 동부와 서부간의 긴장감이 옅어지고 흑인 음악은 대중적으로 꽃을 피우던 시기였다. 퍼프 대디, 자 룰, 넬리, 아웃캐스트, 에미넴과 같은 전국구 힙합 스타들이 등장하며 힙합이 음악시장의 주류가 된 시기는 로린 힐에게도 절호의 기회로 다가왔던 것이다.
삶의 변화와 트라우마를 힙합 예술로 승화한 Lauryn Hill의 처음이자 유일한 솔로 앨범.
Lauryn Hill의 솔로 데뷔작이자 유일한 앨범인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은 1998년 발매 당시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당대 최고 스타의 내면과 정신세계, 그리고 당시의 시대정신까지 깊이 있게 다뤘고, 놀랍도록 솔직했죠. Hill은 앨범 제작의 전권을 틀어쥐고, 천부적인 재능을 쏟아냈습니다. 그의 자신감은 때론 랩으로, 때론 가스펠에 영향을 받은 정통 소울로 표출됐죠. 그리고 이는 수십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리스너들의 삶에 파고듭니다. 흑인 여성이 전형적인 1차원의 존재로 인식되던 시대에, Hill은 본인의 다사다난한 삶과 깊은 내면을 음악으로 온전히 풀어냈습니다. 진정성과 더불어 디테일이 살아있는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가 되었죠. 또한 결코 모방할 수 없는 음악성과 서정미, 솔직함으로 훗날 이 앨범을 발견한 새로운 세대에게 강력한 힘을 발휘했습니다.
래퍼로서의 랩 실력과 디바로서의 가창력을 모두 갖췄다고 평가받는 로린 힐의 재능을 극대화시켜 제작한 앨범으로 감미로운 보컬 사운드와 몽환적인 R&B 사운드가 합쳐진 트랙들과 정통적인 힙합 송, 남성에게 휘둘리지 말라는 여성을 위한 사회적 메시지까지 모두 들을 수 있는 명반. 다만 붐뱁과 같은 딱딱한 정통 힙합만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실망할 수 있는 앨범으로 힙합 송 보다는 상대적으로 R&B, 소울의 비중이 훨씬 높다. 제목과 앨범 인트로에서는 '학교 교육 없이도 나는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데 앨범 발매 당시 23세의 로린 힐이 음악적 재능만으로 이런 명반을 발매하며 스스로 자신감을 증명해냈다.
당시 갱스터 랩, G-funk 등 힙합은 남성들만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릴 킴, 미시 엘리엇, 다 브랫과 함께 바꿔버려 리스너들에게 큰 충격을 줬을 뿐 아니라 자신의 가장 독특한 장점인 '가창력을 갖춘 래퍼'라는 점을 활용해 R&B와 힙합을 결합한 결과물을 대중들에게 선보이게 되었다. 푸지스에서의 상업적 성공이 어떤 위기를 불러왔는지 설명하는 인트로곡 Lost Ones, 젊은이들에게 충고하는 Doo Wop (That Thing), 어쿠스틱 기타소리가 인상적이며 자신의 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담긴 To Zion, 푸지스의 멤버였고 자신의 전 남자친구였던 와이클리프 진을 원망하는 감미로운 이별 이야기 Ex-Factor 등의 곡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어 여유로운 감상이 가능하다. 어떤 이들은 Illmatic이 힙합의 교과서라면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은 힙합 소울, 알앤비의 교과서라고 극찬하기도 한다.[2]
사실상 힙합 송이라 부를 곡이 많지는 않지만 정통적 붐뱁 곡인 Final Hour에서는 붐뱁 특유의 묵직한 드럼 비트 위에서 여타 래퍼들만큼 뛰어난 랩스킬을 보여주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더 고평가를 받는 이유는 R&B와 힙합을 잇는 징검다리의 역할을 해낸 앨범이며[3] 여성 래퍼로서 선구자였기 때문에 니키 미나즈와 여성 래퍼들의 대선배가 되었고, 지금 인기를 누리고 있는 Drake, The Weeknd 등 유명 아티스트들의 장르인 얼터너티브 R&B의 뿌리가 된 앨범으로 남았기 때문일 것이다.
[1] 히든 트랙 추가 시 16곡.[2] 여담으로 로린 힐은 나스의 대표곡 중 하나인 If I Ruled the World (Imagine That)에 피쳐링으로 참여한 바 있다.[3] 그 예시로 롤링 스톤 선정 500대 명반에서 2020년 이전에는 314위였으나, 흑인음악과 여성 음악가들의 대우가 보다 좋아진 2020년 개정판에서는 무려 10위로 껑충 뛰어올랐다.